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단편/조각 만화 고르기
이준혁 몬스타엑스 강동원 김남길 성찬 엑소
울적 전체글ll조회 1440l 3

 

 

 

 

 

1

 

 이쯤이면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습니까. 그렇게 묻는 목소리가 떨려서 조금 웃었다. 항상 내게 모질지 못했던 녀석의 버릇이 으레 튀어나오는 것이었다. 버석하게 마른 웃음만 흘려대는 나를 보며 너는 울듯한 표정이 되었다. 그래, 그만할 때도 되었다. 그렇지만 그만두고 싶지 않았다. 태어날 때부터 몸 담았던 조직을, 태어나서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가족이란 미지의 존재에게 홀려 배신하고 모든 걸 부수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형님, 하며 따르던 녀석들을 불바다로 밀어넣었다. 무엇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무엇이 나를 그렇게. 불꽃이 넘실대며 아가리를 벌렸다. 나는 차마 그 구덩이로 뛰어들지도 못했다. 이렇게 쉽게 타 죽어버리면 미안하니까. 미안해서. 잠깐 회상에 잠긴 나의 빈틈을 파고든 녀석이 황급히 내 손목을 잡아챘다. 그제서야 울컥 고통이 쏟아졌다. 녀석은 제 옷을 벗어 내 손목을 꾹 눌렀다. 쿨럭쿨럭 쏟아지는 붉은 피가 보였다. 나는 녀석의 어깨 언저리에 콱 나이프를 박았다. 녀석이 움찔대며 뒤로 조금 물러섰다가 다시금 한 발 다가왔다. 화가 치밀었다. 그냥 죽게 내버려둬. 싸늘한 내 말에도 녀석은 미동 없이 내 손목의 지혈에 힘썼다. 녀석의 어깨에 단단히 박힌 나이프를 다시 빼내고는 녀석이 누르고 있는 손목의 윗부분을 칼로 그었다. 피가 또 다시 흘렀다. 녀석은 기어이 버럭 소리를 지르며 내 손에서 나이프를 빼앗아들었다. 왜 이러세요, 제발. 녀석의 흐느끼는 목소리에 모든 것이 아득해졌다. 눈 앞이 뿌옇게 변하는 것을 느꼈다. 나는 도대체 왜.

 

 

 

 

“씨발놈아, 손 놔… 이런, 이렇게 대우 받을 자격도 없는 씨발 새끼니까, 나……. 차라리 죽게 내버려둬. 다들 죽어버린 마당에 살아서 뭐해, 씨발… 씨발, 씨바알…”

“형님 잘못 아닌 거 압니다.”

“너도 두 눈으로 봤잖아. 내가, 내가 그랬어. 다 알면서 모르는 척, 그 창고가 폭발할 거란 걸 알면서 모르는 척 애들을 보냈다고. 내가 그랬어, 내가… 다 내가 죽인거야. 더러워, 더럽다고……”

“아직 제가 있어요. 저는 살아있습니다. 아무도 원망하지 않을 거에요. 형님이 저희한테 어떤 분이신데요.”

“싫어, 제발…”

“형님이 얼마나 가족이란 단어에 예민하고 민감한지 누구나 다 알아요. 다 이해했을 겁니다. 제발요, 형님. 지금 이대로 죽어버리시면 뭐가 바뀌는데요…”

 

 

 

 

 나를 어르고 달래는 녀석의 말투에 기어코 눈물이 쏟아졌다. 피가 솟구치는 녀석의 어깨를 내 손으로 꽉 막으며 녀석에게 매달렸다. 그래. 난 죽고 싶었던 게 아니었다. 누구던지 괜찮다고 말하기를 기다렸을 뿐이었다. 그렇게 말해줄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고 생각해서 죽으려고 했던 것 뿐이다.

 

 

 

 

“동운아, 미안해… 미안해…… 다 내가, 내가 죽였… 어, 모두가 불 속에서 타서……”

“그만 우세요.”

 

 

 

 

 

 

 

2

 

 단언컨대 그 사람은 돈만 쥐어주면 자는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항간에 떠도는 말마따나 돈만 준다고 바지를 훌렁 벗지도, 상대의 옷을 벗기지도 않았단 말입니다. 사람들의 음담패설의 대상이 되던 순결한 피해자일 뿐이었습니다. 항상 반짝이지만 어딘가 뿌옇던 눈동자나 아이같이 맑은 것 같으면서도 어딘가 가라앉은 웃음 따위가 뒷말만 할 줄 아는 쓰레기들의 상상력을 자극했던 게 다입니다. 단언컨대 기광선배는 돈만 주면 같은 사내와 뒹구는 사람이 아닙니다. 선배가 직접 말해주었습니다.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내 귓가에 분명히 속살거렸습니다. 내가 너랑 자는 건 내가 너를 좋아하기 때문이야, 하고. 나는 기광선배를 믿기로 했습니다. 왜냐면 나 역시 기광선배를 좋아하니까요.

 

 

 

 

 

 

 

3

 

“빚 갚으려고 들어왔지. 여기 들어온 사람 백이면 백이 다 그 이유 아니겠어?”

“왜 하필 이런 일로…”

“…이십 년이 넘게 모르고 지낸 친엄마라는 사람이, 여기 출신이었단다. 그 사람이 죽고 나서 다짜고짜 머리채가 잡혀서 이 방에 쳐넣어졌어.”

“…미안해요, 내가 괜한 걸 물었어요.”

 

 

 아니야. 형은 고개를 저으며 담배연기를 내뱉었다. 희미하게 웃던 형은 잠깐 말을 아끼다, 내 입에 피던 담배를 물려주며 일어섰다. 당황해서 콜록이며 기침을 해대는 내 앞에서 형은 작게 웃으며 옷을 하나 씩, 천천히 벗어냈다. 약간 헐렁하게 입고 있던 흰색 와이셔츠, 딱 알맞던 블랙 진…. 홀딱 벗어 다 드러난 형은 눈부실 정도로 하앴다. 이런 곳에서 수 없이 많은 남자들과 아랫도리를 맞대고, 웃음과 몸을 팔던 사람 답지 않았다. 형은, 꽃이었다. 내게는 진흙에서 피어나는 꽃이었다. 담배를 근처 재떨이에 비벼끄고는 내 앞에 무릎을 꿇은 형의 뺨을 감싸고는 그대로 끌어당겨 입을 맞췄다. 항상 형과 몸을 섞을 때면 늘 생각하곤 했다. 나와 몸을 맞대는 그 순간만큼은 돈에 몸을 파는 게 아니라 사랑을 이유로 몸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길. 형은 더럽지 않아요. 귓가에 속살거리자 형이 울듯한 얼굴로 웃었다.

 

 

 

 

 

 

 

 

 

 

 

 

 

 

 


브금저장소 출처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습니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1
헐...아니...이게뭐야...너무좋잖아요ㅠㅠㅠㅠㅠㅠㅠ신알신하고싶을정도로 내취향....필력이진짜좋으시네요ㅠㅠㅠ짱짱 글자주올려쥬시면 사랑합니다♥잘보고갈게요
10년 전
독자2
헐 세상에 대박.. 독방에서 왔는데 진짜 이건 구독료 훨씬 높게 받아도 될 만한 글들이에요 ㅠㅠㅠㅠㅠ 잘보고가요 ㅠㅠ
10년 전
독자3
헐 좋아요ㅠㅠㅠㅠ 특히 2가 아주 제취향을 저격했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4
세상에....취향저격...취향난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 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5
세상에... 취격ㅠㅠㅠㅠㅠㅠㅠㅠㅠ글금손님 이글너뮤 좋아요ㅠㅠㅠㅠ이런글 많이써주새요
10년 전
독자6
와나 대박
10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712 1억05.01 21:30
      
      
      
      
하이라이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3 helloi 11.26 21:23
하이라이트 [비스트/두섭] 너를 보러 왔어12 양쿠 11.14 00:07
하이라이트 [비스트/용현] 신인인척, 아무것도 모르는척4 떡밥가뭄 11.12 00:30
하이라이트 [비스트/두광] 조각 071 요서아 11.11 23:02
하이라이트 [비스트/두광] 조각 06(혐오주의)2 요서아 11.11 22:09
하이라이트 [두준X영재] 조각 051 요서아 11.11 18:28
하이라이트 [비스트/두광] 조각 04 요서아 11.11 02:21
하이라이트 [비스트] 끝이 없는 Play :: 02 U&I 11.11 01:30
하이라이트 [비스트] 끝이 없는 Play :: 01 U&I 11.11 01:26
하이라이트 [비스트] 끝이 없는 Play :: 00 (맛보기)2 U&I 11.11 01:19
하이라이트 [비스트] 조각 032 요서아 11.11 01:08
하이라이트 [비스트/투준요] 조각 024 요서아 11.11 01:06
하이라이트 [비스트/준요] 조각 017 요서아 11.11 01:04
하이라이트 [두준/요섭] 4월의 봄날7 0332 09.20 23:53
하이라이트 [비스트/윤두준] 축구부 훈남19 아마디 09.19 21:43
하이라이트 [비스트/두준] 내가 아는사람 이야기 해줄게4 POP 09.15 19:49
하이라이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3 소푸 09.14 21:20
하이라이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7 09.09 23:12
하이라이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22 월두 08.20 02:19
하이라이트 [비스트/두준] Mad World (부제 : 뭐야 이 뜬금없는 남자는)19 월두 08.19 17:45
하이라이트 [비스트/윤용] 윤용.kakaotalk5 두섭행쇼 08.17 01:19
하이라이트 방송관계자가 본 비스트 - 580 08.15 23:11
하이라이트 방송관계자가 본 비스트 - 455 08.14 21:33
하이라이트 방송관계자가 본 비스트 - 3119 08.14 20:46
하이라이트 방송관계자가 본 비스트 - 264 08.14 16:27
하이라이트 방송관계자가 본 비스트 - 199 08.14 00:16
하이라이트 [비스트/두섭] 기억을 찾습니다 "나는 어떤사람이였을까" 마카롱 08.13 20:35
전체 인기글 l 안내
5/3 10:08 ~ 5/3 10:10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
팬픽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