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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몬스타엑스 샤이니 온앤오프
리본 전체글ll조회 793l 6

 

 

 

 아빠, 난 어떻게 태어났어?

 

 

우리 엄마는 술 마시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아빠가 술을 마시고 들어오면 ‘그만 마셔 술. 저번에 안마시겠다고 약속했잖아…’ 라면서 작게 투덜거려요. 그럼 우리 아빠는요 엄마를 꼭 안아주면서 미안하다고 말해줘요.
그런데 그런 엄마가 술을 마시고 왔어요. 현관문을 열어주자 엄마가 비틀거리며 들어왔어요. 그리고는 날 꼭 안으면서 엉엉 울었어요. 만날 내가 울면 나쁜 아이라고 해놓고선 엄마가 울었어요. 난 그래서 엄마가 해주듯이 엄마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는 토닥여 줬어요. 그러자 엄마가 더 울면서 내게 말했어요.

“진리는, 우리 진리는 엄마 안 버릴 거지? 우리 진리는…… 엄마가 제일 좋지?”

나는 ‘응’이라고 말하고서는 엄마를 토닥여 줬어요. 엄마가 술을 마시고 우는 모습은 처음 보는 것 같아요. 나도 울 것만 같았어요.
엄마는 다음날 일어나서 내게 미안하다고 말했어요. 엄마의 큰 눈이 퉁퉁 부어있었죠. 엄마는 유치원에 가야하는 나를 잡고는 원복이 아닌 다른 옷을 입혔어요. 내가 유치원은 어떻게 가냐고 묻자 엄마는 아무 말도 안했어요. 엄마가 또 울 것 같아서 그 뒤로는 궁금한 것도 꾹 참고서 엄마를 따랐어요.
우리 엄마는 조금 특이해요. 특이하다는 게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지만 무튼 우리 반 성식이가 그랬어요. 좋은 말이라고 생각하고 고개를 끄덕였죠. 그런데 지금 생각하면 썩 좋은 말 같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그 뒤로 성식이가 나만 보면 ‘게이 새끼’라고 욕을 했거든요. ‘게이’가 무슨 소린지는 모르지만 ‘새끼’ 라는 게 욕이 분명하니까 성식이는 나한테 욕을 한 걸 거예요. 하지만, 내가 이런 얘길 하면 엄마가 싫어할 테니까, 엄마한텐 아무 말도 안했어요.
유치원 성교육 시간에 내가 어떻게 태어났는지를 배웠어요. 아빠의 정자와 엄마의 난자가 만나면 아기가 생기고, 그 아기가 나라고 선생님은 말해주셨어요. 그리고 그걸 엄마랑 아빠에게 말하니 둘 다 표정이 좋지는 않았어요. 동생을 만들어 달라고 조르고 싶었지만 엄마랑 아빠가 싫어하는 건 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조용히 밥만 먹었어요.
엄마를 따라 한참을 걷는데 엄마가 나한테 말을 했어요.

“……지금 어디 가는 줄 알아 진리야?”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어요.

“우리 진리 진짜 엄마 만나러 가는 거야…. 예쁜……엄마 말이야.”

엄마를 올려다봤어요. 또 울 것처럼 눈이 빨개져 있었어요. 나는 엄마 손을 꼭 잡았어요. 엄마가 장난을 치는 줄 알았는데 아닌가 봐요. 진짜 엄마가 따로 있데요. 세상에서 제일 예쁜 엄마가 내 손을 잡고 있는데 더 예쁜 엄마래요. 엄마 손을 더 꼭 잡았어요.

“진리는 좋겠네. 예쁜 엄마도 생기고 말이야……”

엄마가 계속 그런 말을 해요. 나는 땅만 보고 걸었어요. 엄마는 내가 대답이 없자 멈추고 나를 바라봤어요. ‘싫어?’ 엄마가 물었어요. 나는 엄마를 똑바로 쳐다보지 않았어요. 엄마가 너무너무 미웠거든요. 엄마는 내가 싫어진 게 분명해요. 그래서 나를 다른 데로 보내려고 하는 걸 거예요.
‘너까지 왜 그래 진리야……’ 엄마가 나한테 말했어요. 엄마 목소리가 떨렸어요. 내가 너무 미운 짓만 했나 봐요. 나는 다시 조용히 엄마 손을 이끌었어요. 엄마가 그제야 조금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어 줬어요.
엄마가 날 이끌고 간 곳은 아빠랑 자주 가던 돈가스 집이였어요. 그리고 나는 봤어요. 아빠가 못생긴 언니랑 함께 웃고 있는 모습을요. 사실 이건 비밀인데요. 난 저런 아빠의 모습을 자주 봤어요. 엄마가 집에 없을 때면 아빠는 자주 저 언니를 데리고 왔어요. 그리고 나한테는 사탕을 하나씩 주면서 엄마한테는 비밀이라고 했죠.
엄마가 입술을 깨물었어요. 나는 엄마 손을 더 꼭 잡았죠. 엄마가 아빠의 앞에 앉았어요. 엄마의 자리는 만날 아빠의 옆이었는데. 내가 앉겠다고 해도 못 앉게 했었는데. 저 못생긴 언니가 엄마의 자리를 뺏었어요.

“진리야. 네 엄마야.”

아빠가 그 언니의 손을 잡으며 말했어요. 나는 엄마의 손을 놓지 않았어요. 아빠는 기분이 좋은지 계속해서 싱글싱글 웃었어요. 나는 너무 화가 났어요. 엄마도 아빠도 너무 이상해요. 그래서 내가 말했어요. 아까부터 참아왔던 말이었어요.

“우리 엄마 여기 있어! 저 못생긴 언니가 왜 우리 엄마야?!”

웃고 있던 아빠의 표정이 무서워 졌어요. 엄마도 화를 낼 건지 무서운 표정을 지었어요. 내가 뭘 잘 못한 걸까요? 세상에서 제일 멋진 우리 엄마가 있는데. 왜 아빠는 다른 언니를 데려오려고 하는 걸까요?
엄마가 내 손을 놓으며 말했어요. 나는 엄마의 손을 잡으려고 손을 뻗었지만 엄마는 내 손을 피했어요. 정말 울고 싶어졌어요. 눈앞이 흐릿해서 엄마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어요.

“진리야, 엄마는 진리 진짜 엄마가 아니야. 거기다가 남자잖아……, 그런데 여기 있는 예쁜 엄마는 진리 진짜 엄마다. 진리 동생도 낳아 줄 수 있어. 우리 진리 동생 가지고 싶어 했잖아.”
“동생 필요 없어! 엄마 나 싫어!? 왜 다른 데로 갈려 그래!”

엄마가 진짜 엄마가 아니래요. 그래서 엄마는 내가 미워졌나 봐요. 결국에는 울고 말았어요. 나는 엄마가 나보고 또 나쁜 아이라고 그럴까봐, 날 정말 미워 할까봐 눈물을 손으로 박박 닦았어요. 아, 휴지로 닦아야 하는데. 난 정말 미운 아인가 봐요.

*

다음 날부터 엄마는 나랑 같이 살지 않았어요. 대신에 그 못생긴 언니가 나와 함께 살았죠. 못생긴 언니는 하나도 할 줄 몰랐어요. 나보다 늦게 일어났고, 내 옷도 하나 챙겨주지 못했고, 심지어는 요리도 할 줄 몰랐어요.
대신 내가 스스로 일어나서 이불도 개고 옷도 차려 입고 머리도 묶었어요. 만날 엄마가 해주던 일인데 이젠 내가 스스로 해야 돼요. 왜냐하면 저 못생긴 언니는 바보거든요. 아침도 내가 했어요. 물론 식빵에 우유를 따른 것뿐이지만 아무것도 안하는 그 언니보단 나았어요. 하지만 아빠는 나를 칭찬해 주지 않았어요. 옆에 있는 못생긴 언니만 챙길 뿐이었죠. 나는 엄마가 너무 보고 싶은데 아빠는 아닌가 봐요.
그렇게 일곱 밤이 지났어요. 못생긴 언니는 아빠가 있을 땐 날 예뻐해 줬지만 아빠가 없을 땐 날 미워했어요. 뺨을 때리고 내 등에 담배 불을 끄기도 했어요. 난 엉엉 울었지만 못생긴 언니는 나를 달래주지 않았어요.
나는 유치원에 빠지지 않아요. 하지만 오늘은 정말 유치원에 가고 싶지 않았어요. 엄마가 너무 보고 싶었죠. 그래서 난 주머니에 있는 동전을 탈탈 털어 공중전화로 갔어요. 가방에 적혀 있는 엄마 전화번호를 보고 전화를 걸었죠. 1자가 너무 높아서 간신히 눌렀어요.
엄마가 전화를 받았어요. 힘이 하나도 없는 목소리였죠. 엄마 목소리를 듣자마자 눈물이 났어요. 엄마한테 다 말하려고 했어요. 그래서 울면서 나를 데리러 오라고 엄마한테 말했죠. 엄마가 온다고 내게 말했어요. 난 근처 의자에 앉아 얌전히 기다렸어요.
엄마가 멀리서 보였어요.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엉덩이에 묻는 모래를 툭툭 털었어요. 엄마는 이런 걸 좋아하지 않아요. 엄마는 날 보자마자 꼭 안아주었어요. 그리고는 아이처럼 소리를 내며 울었어요. 엄마도 내가 보고 싶었나 봐요.
나도 엄마와 함께 울었어요. 엉엉 소리를 내면서 말이에요. 한참을 울고 나서 엄마에게 못생긴 언니가 내게 한 짓을 말하려고 입을 열었을 때였어요. 아니, 내가 말을 시작했을 때였어요. 아빠가 날 일으켜 세웠죠.

“최진리! 엄마가 걱정하잖아!”

정말 그 못생긴 언니가 날 걱정했을 까요? 나는 아빠한테 당장이라도 내 등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아직도 씻을 때마다 따끔따끔 눈물이 날 정도로 아프거든요. 아빠는 내 손을 계속 잡아끌었어요. 나는 엄마와 떨어지고 싶지 않아서 엄마의 옷을 꽉 잡았죠.
내가 울어버리자 엄마는 다정한 목소리로 아빠의 손을 잡으며 말했어요.

“……민호야, 우리 다시 얘기해 보자….”

아빠는 엄마를 쳐다봤어요. 그리고 머리를 뒤로 넘겼죠. 엄마가 아빠 손을 놓지 않았어요. 나도 엄마의 옷을 더 꽉 잡았죠. 아빠는 고개를 끄덕이며 아빠의 차에 탔어요. 엄마와 나도 뒷좌석에 앉았죠.
처음 보는 아파트에 아빠가 차를 세웠어요. 엄마는 익숙하게 그 곳으로 들어갔어요. 나도 엄마를 따라서 그 곳으로 들어갔죠. 엄마가 107이라고 쓰여 있는 집으로 들어갔어요. 낮선 집인데도 엄마 향기가 났어요. 엄마 집인가 봐요.
엄마는 아빠와 얘기를 할 테니까 나는 방 안에 있는 TV를 보라고 했어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TV를 틀었죠.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만화는 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재미없는 프로를 보고 있는데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어요. TV를 끄고서 문을 살짝 열어보니 엄마가 아빠에게 맞고 있었어요. TV를 꺼서인지 아까는 들리지 않던 소리도 들렸어요.

“죽어, 죽어 씨발년아. 죽어 그냥!”
“왜이래! 이러지마, 이러지마 민호야…

엄마가 울고 있었어요. 아빠는 그런 엄마를 마구 때리고 있었죠. 나는 엄마를 지켜주고 싶었는데 엄마한테 갈 수가 없었어요. 왜냐하면 엄마의 말이 생각났거든요. 엄마는……진리 진짜 엄마가 아니래요. 그럼 전 어떻게 태어났을까요? 엄마의 난자와 아빠의 정자가 만나야 하는데. 우리 엄마가 진짜 엄마가 아니면, 엄마의 난자는 어디서 구한 걸까요?
엄마가 일어났어요. 나를 봤나 봐요. 나에게 다가왔죠. 하지만 아빠는 그런 엄마를 그냥 두지 않았어요. 무언가를 던졌죠. 무엇인지는 모르겠어요. 아무튼 엄마는 그 걸 머리에 맞았어요. 그리고는 쓰러졌죠. 머리에서 피가 마구 흘러나왔어요.
아빠는 그런 엄마를 바라만 봤어요. 그리고 그제야 난 엄마에게 다가 갈 수 있었죠. 아빠는 나를 바라봤어요. 나는 엄마와 아빠를 번갈아 가면서 바라봤죠. 아빠가 한 숨을 쉬면서 엄마를 발로 흔들었어요.

“일어나 미친년아. 연기 그만해.”

엄마는 일어나지 않았어요. 그러자 아빠는 엄마를 손으로 흔들었죠. 하지만 엄마는 그래도 움직이지 않았어요. 아빠가 엄마를 돌려 눕히자 두 눈을 곱게 감은 엄마가 보였어요. 아빠가 엄마의 코에 손을 대보았어요. 그리고 점점 표정이 이상해져갔죠. 아빠는 엄마를 흔들었어요. 계속해서 마구마구 흔들었죠.

“종현아. 종현아! 김종현! 일어나봐. 응? 일어나. 내가 다 잘못했어. 응? 종현아.…”

엄마는 일어나지 않았어요. 아빠가 울었죠. 나는 울지 않았어요. 엄마가 너무 편해보였거든요. 나는 우는 것 대신에 아빠에게 말했어요.

“아빤 엄마가 싫어? 왜 그 못생긴 언니가 내 엄마라고 했어?”

아빠는 대답이 없었어요. 대신에 계속 울기만 했어요. 엄마의 손을 꼭 잡으면서 말이에요. 하지만 엄마의 손은 너무 붉어서 엄마 손 같지가 않았어요.

“아빠……”

그제서야 아빠가 대답했어요.

“응…”

나는 엄마의 말이 나왔을 때부터 궁금했던 것을 아빠에게 물었어요. 아빠는 그 답을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우리 아빠거든요.

“아빠, 난 어떻게 태어났어?”

하지만 아빠는 그 물음에 대답해주지 않았어요. 계속해서 엄마의 손을 잡으며 울 뿐이었죠. 더 묻고 싶었지만 아빠가 너무 슬퍼보여서 입을 꾹 다물었어요. 나는 가만히 서 있었고 아빠는 울었고 엄마는…… 빨간색의 피를 흘리며 자고 있었죠. 그게 가장 평화로운 우리 집이였어요.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우리 집. 하지만 이상하게 눈물이 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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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중학생때 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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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대박이에요 ㅈ진짜잘보고갑니다ㅠㅠㅠㅠㅠㅠㅠ종현이는죽은건가요?ㅠㅠㅠㅠㅠ으아ㅠㅠㅠㅠ.....아련아련 다시읽으러가야겠어요!!!!금손작가님♥♥
11년 전
리본
우옹와아와앙 감사해요! ㅋㅋ
11년 전
독자2
헐 대박이에요...헐 어떡해.. 엉엉 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리본
엉엉 고마워요 엉엉 저렇게 오글거리는 걸 보고 이런 반응을 주시다니ㅠㅠㅠ
11년 전
독자3
오글거리지않아요 ㅠㅠ엉엉 ㅠㅠㅠㅠ 호혀너로써 정말 잘봤어요 흐엉 ㅠㅠ 너무슬퍼 흑흑
11년 전
리본
호현.....ㅁ7ㅁ8 종총은 진리입니다
11년 전
독자4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슬퍼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종현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리본
우리종현이 쥬겼네여 제가.....ㅋㅋㅋ
11년 전
독자5
헐..슬퍼요ㅠㅠㅠㅜㅠ엉엉엉ㅜㅜㅜㅜㅜ
11년 전
리본
엉엉엉엉어엉ㅇ엉엉어엉어엉 장기하 엉엉엉엉엉엉엉엉 짤이 생각나네요... 죄송해요 이런드립...
11년 전
독자6
어어유유유ㅠㅠ 종혀나ㅠㅠ 최민호 이런..오ㅓㅇㄴ어엉유우ㅜㅜㅜㅜㅜ종혀나ㅜㅜ
11년 전
독자7
아아ㅠㅠㅠㅠㅠㅠ 어쩜 이렇게 글을 잘쓰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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