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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 커플링: 탬쫑

받은 단어들: 이어폰, 렌즈, 커피, 책장, 문고리, 백팩, 후드집업, 애벌레, 떡볶이, 레몬사탕, 아이팟, 포장마차, 벽지, 계단, 도넛, 연필, 노트북

사용한 단어 8개: 이어폰, 백팩, 떡볶이, 아이팟, 포장마차, 계단, 노트북, 문고리(는 한 번^^;;)

 

 

 

 

12시 반부터 쓰다가 중간에 잠깐 쉬면서 썼으영. 누나들 진짜 이번 결과글은 안 읽어주면 울테다.

 

단어놀이에 걸맞지 않게도, 쓰다가 필받아서 나름 정성을 너무 들여서........... 근데 아침해가 빛나는 이 시간까지 잠도 안 자고 썼더니

 

중간에 머리가 흐려져서 원하는 퀄리티는 나오지 않았다는 슬픈 이야기. 엉엉. 이 이야기는 나중에 진짜 제대로 한 번 다시 써보고 싶네.

 

탬쫑을 원한 누나에게 미안합니당. 탬쫑인지 쫑탬인지 잘 모르겠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만, 태민이의 멋짐(?)을 보아 분명 탬쫑이라고 믿어요.

 

 

그럼 좀 깁니다. 스압 조심하면서 렛츠 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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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설국’은 이렇게 시작한다.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가자 설국이었다.’ 내가 발을 내딛은 강원도의 절경 역시, 산의 경계마저 지운 듯 끝없이 이어진 눈이 내가 선 곳으로부터 서지 못한 곳까지 흩어져 있었다. 소설 속의 글자가 풍경으로 발현된 곳. 이곳이 진정한 설국이었다.]



머그잔을 들어 커피를 한 모금 머금고 종현은 인상을 찌푸렸다. 상대적으로 난방이 덜 되는 로비는 종현이 고심고심하여 문장을 억지로 짜내는 동안 뜨거운 커피를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바꾸어 버렸다. 아이스가 500원 더 비싸니 이걸 좋다고 해야 할지.

 

쌀쌀한 로비의, 그것도 외풍이 스물스물 기어들어오는 커다란 전면 유리벽 바로 옆의 테이블에 자유여행가인 종현이 자리를 잡고 앉아있는 이유는 간단했다. 이 원고가 내일 모레까지 잡지사로 보내져야 하기 때문에. 그리고 종현이 묵는 객실에는 다정하게 이 곳을 찾은 커플 관광객을 위해 뜨거운 영상이 난무하는 TV가 비치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 두 가지 조건은 서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없는, 상반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종현은 본능대신 밥줄을 위해 로비행을 택했다.


“昼どうする?”(점심 어떻게 할래?)

“食堂行こう.”(식당에 가자.)

“またあー?飽きたよ.”(또-? 질렸어.)


다음, 다음, 그 다음 문장! 뇌의 주름 사이사이를 헤집으며 다음 문장을 고뇌하던 종현의 귀로, 익숙하지만 낯선 -굉장히 신경에 거슬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자유여행가이면서 단 한 번도 일본에 가지 않은 이유.

종현은 일본어가 싫었다.


일본에 대한 역사적 감정을 배제하고, 그저 그 억양과 어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여자고 남자고 뭔가 길게 늘여 앵앵대는 듯한, 짧으면 짧은 대로 건방진 듯한, 하나부터 열까지 듣기에 참 거슬리는 언어라고, 종현은 생각했다.


이런 강원도 산골까지 일본인 관광객들이 어쩐 일이래. 종현은 신경질적으로 로비에 들어선 두 남자를 쳐다봤다. 아까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이 머리와 어깨에 소복히 쌓인 채 두 남자는 뭔가 심각한 상의를 하고 있는 듯 했다.


“しょうがない. すぐ風も強くなって.”(어쩔 수 없어. 곧 바람도 거세질거고.)

“...そうするかな.”(그렇게 할까.)


화려한 금발 옆, 차분한 다갈색 머리가 눈에 들어왔다. 신경이 쓰여 계속 바라보다 언뜻 상대와 눈이 마주친 것 같아, 종현은 냉큼 노트북 화면으로 시선을 돌렸다.


“俺、このごろ太り気味.”(나, 요즘 살찌는 거 같아.)

“全然.”(전혀.)


뭔가 징징대는 듯한 금발의 남자를 이끌고 식당 쪽으로 사라지는 다갈색 머리의 단호하게 메마른 목소리가 계속 로비에 남아있는 것 같아, 종현은 결국 충전기를 깜빡하고 와서 차마 사용하지 못하고 있던 아이팟의 전원을 켜고 이어폰을 귀에 꽂으며 생각했다.


저 일본인들이 여기에 지내는 동안 배터리가 버텨줘야 할 텐데.







 



스키장이 딸려 있는 산 속의 리조트는, 상대적으로 주변 관광지나 편의시설이 적어 관광객이 적었다. 종현은 겨울을 맞이해 따뜻한 바다가 넘실대는 이국의 섬으로 떠나고 싶었다. 그러나 종현이 기고하는 잡지사는 그런 종현에게 말없이 예매된 기차표 두 장과 법인카드를 내밀며 먹고 떨어져라 흔들어댔고, 말이 자유여행가지 밥줄이 아쉬운 프리랜서인 종현은 정말 그것들을 손에 쥐고 이 곳으로 먹고 떨어졌다.


2박 3일의 일정으로 눈만이 가득한 이 리조트에 뚝 떨어진 것 까지는 좋았다. 그러나


“이 망할 짠돌이 편집장 영감탱이가...”


-스키는 법인으로 처리 안 해줄 겁니다. 타고 싶으면 개인 경비로 타세요.


아침에 일어나 기분도 꿀꿀한데 스키나 타고 올까 생각하던 종현의 휴대폰으로 도착한 상큼한 모닝 메시지의 내용은, 전혀 상큼하지 않았다.


-스키장밖에 없는 곳에서 스키를 안 타고 여행기를 쓰는 게 말이 됩니까.

-우리 잡지 독자들은 스키장 후기를 읽고 싶은 게 아닐테니까요.


망할 영감. 독심술 쓰고 앉아 있네.


-그 곳이 여행자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지 알고 싶어 할 겁니다.


종현은 비실한 웃음을 흘리며 휴대폰을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스키장과 리조트밖에 없는 이 곳에서 무슨 의미를 찾는단 말인가. 스키를 제외하면 남는 건 리조트니 객실에서 뜨거운 밤을 불태우는 후기라도 써야 하나. 이 곳의 의미는 풍경이 좀 멋진 모텔일겁니다, 편집장님. 설국을 인용한 여행기 첫머리가 아주 기가 막히게 들어맞겠구만. 설국도 결국엔 남녀상열지사가 아니던가.



 

 

 



중식을 먹기 위해 1층 식당으로 가는 종현이 탄 엘리베이터가, 바로 아래층에서 멈춰 섰다. 하품을 찍 하던 종현의 눈에, 열린 문으로 들어서는 두 남자가 보였다. 하품으로 개운해진 속이 다시 답답해지는 기분이 들어 종현은 슬며시 인상을 찌푸렸다. 저 입들을 열기 전에 이어폰을 꽂아야겠다.


“ミン、今夜は酒が飲みたい!”(민, 오늘밤은 술이 마시고 싶어!)

“今から言うのか.”(지금부터 말하는 거냐.)

“ソズ?ソジュー?飲むよ、飲むよ!!”(소즈? 소쥬? 마시자, 마시자!!)

“は... わかった.”(하... 알았어.)


노래 볼륨을 높여도 귀에 스며드는 카랑카랑한 목소리와 메마른 목소리에 어느샌가 귀를 기울이고 있던 종현은, 겨우 알아들은 ‘소주’라는 말에 픽 웃음을 뱉었다.


한국의 소주는 미즈와리나 샤워랑 차원이 다를텐데. 소주로 소독하면 저 언어도 좀 깔끔해지려나.


그 이후로는 종현을 의식해서인지 두 사람 모두 조용히 식당에 도착했다. 자가운전을 하지 않으면 마땅히 갈 만한 주변 음식점이 없는지라 모든 투숙객이 리조트 식당을 이용했고, 이 때문에 빈자리가 많지 않아 종현은 두 사람의 바로 옆 테이블에 앉아야만 했다. 투덜거리면서도 종현은, 주머니에 손을 넣어 아이팟의 전원을 껐다. 이어폰으로 귓구멍만 틀어막고 있으면 어느 정도 귀마개 역할은 하겠지 하는 생각이었지만, 뇌내 저변에 깔린 두 사람에 대한 흥미를 본인도 어느 정도 깨닫고 있던 참이었다. 특히 별로 말이 없는 무뚝뚝한 다갈색 머리의 남자. 그가 내뱉는 일본어는 종현이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한 어감을 가지고 있었다.

 

황량하고, 메마르고, 툭 던져지지만 조금은 상냥한. 허스키한 미성 때문일까.


아니다. 이건 그저 외국인 관광객이 드문 이런 곳에서 자꾸만 마주치는 인물들에 대한 호기심일 뿐이다. 종현은 생각했다.


“ミン、知ってる?”(민, 알고 있어?)

“なにを.”(뭐를.)

“となりの男、さっきからずーっとミンちゃん見ている.”(옆에 있는 남자, 아까부터 계-속 민쨩을 보고 있어.)

“うるさい.”(시끄러.)

“恥ずかしいの?かわいいなーミンちゃん!!”(부끄러워? 귀엽네 민쨩!!)





 

 

 

 


리조트 입구를 벗어나 약 500m 떨어진 곳에, 포장마차 하나가 있었다. 종현은 그저 식당 밥이 질렸을 뿐이라고 스스로에게 되뇌이며 구석에 자리를 잡고 소주 한 병과 어묵우동을 시켰다. 리조트 식당에서 주류는 판매하지 않았다. 이 근처에서 소주를 마시려면 -걸어서 간단히 올 수 있는 범위라면- 이곳밖에는 없을 터였다.


뜨끈한 국물을 안주삼아 홀로 앉아 소주를 홀짝이고 있으니, 이게 무슨 짓인가 하는 생각도 알코올에 점차 젖어들어 먹먹한 마취 상태가 되었다. 그저 평일 저녁에, 눈으로 뒤덮인 산 속에서 소주병을 기울일 수 있다니, 아무리 궁해도 이 직업이 참 좋구나 하는 나른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편집장 영감탱이에게 복수하기 위해 ‘낭만을 찾으려 떠나온 이곳에서의 유일한 낙은 작은 포장마차뿐이었다’ 하고 원고를 마무리지어버릴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푸흐흐 웃으며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그런 짓을 했다간 영감은 전국의 포장마차 특집 기획을 잡아서 종현을 주구장창 뺑뺑이 돌릴지도 모를 일이었다.


“ミン!!こっち、こっち!!”(민!! 여기, 여기!!)


익숙한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포장마차의 비닐을 뚫고 종현의 귀에 닿자, 소주잔을 입에 털던 손이 멈칫했다.

눈에 익은 샛노란 머리가 입구로 쏙, 들어오고 뒤이어 다갈색의 머리가 유유히 포장마차 안으로 들어왔다.


“お前、声でっかい.”(너, 목소리 너무 커.)


금발머리를 향해 뭔가 타박을 하는 듯 등을 툭, 치더니 빈 자리에 가서 앉는 그 뒷모습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술기운이 돌아서인가. 여기로 올 줄 알았다, 하는 마음과 함께 기다리던 사람을 만난 것처럼 마음 한 구석이 찌르르했다.


“早く注文するよ!”(빨리 주문해!)

“待って. 君本当にいいのか?”(기다려. 너 정말로 괜찮아?)

“大丈夫だって!!”(괜찮다니깐!!)


왜 저 둘을 따라 -엄밀히 말하자면 본인이 먼저 와 있었지만- 이 곳에 와서 홀로 자작을 하고 있는가. 종현은 멍하니 생각했다.


어쩌면 저 둘이 한국말을 못해 원하는 메뉴를 고르지 못할 지도 모른다.

아니면 일본인이라서 포장마차 주인이 바가지를 왕창 씌울 지도 모르지.


어쨌거나 본인은 여행가로서-, 그래, 본인도 타국을 여행한 적이 있는 사람이기에 그 정도 도움을 주는 건 여행객을 위한 작은 친절, 봉사라고 생각하자. 종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그저 수많은 여행지에서 겪었던 타인의 친절을 이렇게 되갚고 싶은 것 뿐이라고.


해외 관광객은 잘 찾지 않는 곳이니 포장마차 주인이 난데없는 일본어에 당황할지도 모른다. 본인도 일본어는 잘 모르지만 소주에 적당한 안주를 시켜 적당한 값을 치르게 해 주면 되겠지.


라고 종현은 생각했다. 하지만.


“여기요-.”

“네-!”


매끄럽게 흘러나온 한국어에 종현은 잔뜩 먹었던 다짐이 술과 함께 간으로 싸악 빨려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소주 두 병이랑 골뱅이무침 주세요.”

“네- 더 필요한 거 있으시면 말씀하세요.”

“ミン、ゴルバンーイは何だ?名前が面白い!”(민, 골뱅이는 뭐야? 이름이 재밌어!)

“おいしいもの.”(맛있는 거.)


그가 내뱉는 일본어는 종현이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한 어감을 가지고 있었다. 황량하고, 메마르고, 툭 던져지지만 조금은 상냥한.

허스키한 미성 때문일까.

 

아니면, 그 입으로 담고 있던 원래의 언어는 종현이 쓰는 것과 같은 것이었기 때문일까.


종현은 멍하니 다갈색의 뒤통수를 바라보다가, 마지막 잔을 들어 홀짝, 고개를 꺾었다.


“あれ?ミン!あの男、ここにもいる.”(어라? 민! 저 남자, 여기에도 있어.)


순간, 그 뒤통수가 천천히 뒤를 돌아 자신과 눈이 마주친 것 같기도 하다.






 




그 다음날부터 종현은, 그 둘의 뒤를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다갈색 머리의 남자를 뒤쫓기 시작했다. 같은 공간 안에 있을 땐 시선으로, 다른 곳으로 이동할 땐 거리를 유지해 뒤따르며 이어폰을 귀에 꽂고 그들의 대화를 들었다. 그토록 별로라고 생각했던 일본어가, 둘의 입에서 흘러나오면 그럭저럭 들을 만 했다. 아니, 사실은 무슨 뜻인지 너무도 궁금했다.


아마도 이건 쇼크 때문일 거라고, 종현은 스스로의 행동에 대한 진단을 내렸다. 일본인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아니 어쩌면 일본인일지도 모르지만, 한국어를 그토록 매끄럽게 구사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 목소리로 다시 한 번 자신의 모국어를 말하는 것이 듣고 싶어서, 종현은 졸졸 그들의 뒤를 쫓았다. 스키도 타지 못하고 오지에 갇힌 사내의 결말은, 이런 별 것 아닌 흥밋거리에 대한 집착으로 끝나는 거구나 생각하면서.


하지만 함께 있는 금발의 남자가 한국어를 할 줄 모르기 때문인지, 둘만 있을 때엔 대부분이 일본어뿐이었다. 리조트 직원과 이야기하지 않을까 싶어 로비에서 원고를 쓰면서도 귀는 줄곧 데스크로 향해 있었다. 그러나 허탕이었다.


그렇게 반나절을 보내고, 종현은 생각을 고쳤다.


저 남자가 한국인과 마주치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본인이 직접 나서야겠다고.






 

 



남자가 혼자 있을 때를 노리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종종 그 남자가 비상계단으로 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었으니까.

리조트 건물은 금연구역이었고, 흡연자들을 위해서 비상계단이 오픈되어 있었으니 자신의 객실보다 한 층 아래의 비상계단에 앉아 원고나 끄적이고 있으면, 한 번은 만나게 되어 있겠지.

그리고 종현의 예상대로, 몇 번의 흡연객이 다녀간 후 남자가 담배를 입에 물고 문을 열며 들어섰다.


-타닥타닥.


올라가는 계단참에 앉아, 무심한 얼굴로 원고를 작성하고 있는 종현을 보고 잠시 인상을 찌푸린 남자는 순간 망설이다가 한 층 아래로 향하는 계단으로 다리를 움직였다. 천천히 멀어지는 발소리에 종현은 슬그머니 엉덩이를 들어, 남자가 내려간 계단에 다시 자리를 잡고 앉았다.


-타닥타닥.


타자 소리가 울리는 조용한 공간에, 간간이 남자의 숨소리가 들렸다. 연기를 내쉬는 그 소리는 한숨소리처럼 들리기도 했다.


곧 다시 가벼운 발소리가 가까워지더니, 남자의 다갈색 머리가 코너를 돌아 나타났다. 올라서던 남자의 발은, 종현이 앉은 자리 바로 앞에서 멈췄다.


“...”

“...”

“すみません.”

“한국말로 해요.”

“..."

“할 줄 아는거 다 아니까.”

“...お前スト-カ-か.”(너 스토커냐.)


남자가 경계심 가득한 눈빛으로 종현을 쏘아봤다. 똑바로 마주보는 눈빛이 머리색과 같았다. 참 따듯한 색인데, 어째서 이렇게 차가운 눈을 할까. 종현은 찰나의 순간에도 이런 쓸데없는 생각을 했다.


“스토커, 라는 말은 알아듣겠네. 그런 거 아니지만 관심 있는 건 맞아요.”

“...理解できない話ばかりじゃん.”(...이해 못 할 말 뿐이잖아.)

“뭐라 씨부리는지 내 알 바 아니고. 한국말로 해요. 그럼 비켜줄게.”


다갈색 눈동자가 종현을 뚫어져라 바라보다 호선을 그리며 씩 웃었다. 남자의 웃는 얼굴은 다정한 다갈색과 잘 어울렸다. 남자의 미소에 멍하니 시선을 빼앗긴 종현의, 계단을 가로막고 있는 쭉 뻗은 다리를 내려다보던 그는 또 한번 크게 씨익 웃더니 종현의 다리를 발로 툭툭, 찼다.


“비켜, 새끼야.”

“...”

“다리도 짧은 게.”


늘씬한 다리를 쭉 뻗어 종현의 다리를 건너뛴 남자가 계단을 올라 문고리를 잡았다. 그대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 남자의 발소리가 닫힌 문에 가로막힐 때까지, 종현은 입을 벌린 채 어버버 거릴 수밖에 없었다.


씨발, 한국어로 해서 그런가.

욕을 해도 상냥하게 들리네.


멍하니 노트북 화면을 바라보던 종현이, 키보드에 얹은 손 위로 머리를 툭, 떨궜다. 종현의 머리무게에 눌린 손가락이 멋대로 자판을 눌러, 워드 화면 한가득 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의 행렬이 이어졌다.


“김종현, 미쳤다......”












 

 


“食べたいー!!ミンちゃん、ト-ポ-キ-食べたい!!”(먹고싶어-!! 민쨩, 떡볶이 먹고싶어!!)



일본에 유학하며 홈스테이 중인 주인집의 외아들이자, 외로운 타지생활에서 좋은 친구가 되어준 키가 태민의 짧은 귀국에 함께 하겠다고 고집을 부리더니, 짬을 내어 잠시 들른 여행지에서조차 특유의 고집은 ‘그럼 그렇지’ 였다.


방학을 맞아 한국에 건너와 몇 가지 일들만 금방 처리하고 얼른 일본으로 돌아가려 했건만, 태민의 가족을 보고 싶다고 징징 졸라대서 데려온 키는, 태민이 정말로 금세 일본으로 건너가려 하자 소매를 잡고 흔들며 ‘어디라도 좋으니 구경시켜 줘!’라고 떼를 써 이 곳으로 발걸음을 향하게 만든 것이다.


그리고 오늘 저녁엔 떡볶이가 먹고 싶다고, 태민의 팔목을 잡고 엉엉 우는 시늉까지 하는 중이었다.


“キーくん、ダイエット中だからだめだ.”(키군, 다이어트 중이니까 안돼.)


외모에 유독 민감한 키가 요즘 좀 살이 붙은 것 같다고 다이어트를 해야겠다고 말하던 것을 떠올린 태민이 그걸 핑계로 삼자, 울상이던 키의 얼굴이 움찔, 했다.


“そんな! でもお腹ペコペコだよ!”(그치만 엄청 배고프단 말야!)


빽, 소리를 지르는 목소리가 끝도 없이 하이톤으로 올라가 방을 가득 메우자, 태민은 결국 반쯤 포기해야 했다. 하지만 마지막 경고도 잊지 않았다.


“それ、激辛だから.”(그거, 무지막지 매우니까.)

“多分... 大丈夫! ...と思う...”(아마... 괜찮...다고 생각해...)


골뱅이무침도 결국 매워, 매워 콧물범벅 침범벅이었으면서. 입을 삐죽거리면서도 꺾지 않는 저 고집을 누가 말리리. 태민은 리조트 식당에서 팔던 새빨간 떡볶이를 떠올리며 고민했지만, 곧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내는 키를 보며 고개를 젓고 말았다.


“...俺の負けだ.”(...내가 졌다.)





 

 

 




신나서 덩실거리는 키를 데리고 식당으로 향하던 태민의 눈에, 로비에서 심각한 얼굴로 노트북을 노려보고 있는 종현이 보였다.


“...이상한 사람.”

“え?なに?”(뭐라고?)

“何でもない.”(아무것도 아냐.)


식당 직원에게 떡볶이가 얼마나 매운지 물어보니, 매콤하단다. 그러니까 그 매콤하다는 것이 누구의 기준인지 되묻고 싶었지만 태민은 떡볶이 1인분과, 혹시 몰라 국물이 함께 나오는 꼬치어묵도 같이 주문했다.


“주문하신 음식 나왔습니다.”


주문번호가 화면에 뜨자 아이처럼 신나서 포크를 쥐고 들썩거리는 키 때문에 픽 웃으며 음식을 받아오니, 어라.


어느새 옆 테이블에 앉아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고 있는 종현이었다.


“いただきまーす!”(잘먹겠습니다!)


빨간 색감에 침이 고이는지 후다닥 하나를 찍어 입에 들이미는 키를 향해 맛있냐고 물으니 제대로 씹지도 않고 우선 고개를 끄덕끄덕 한다. 그 모습에 태민도 안심하고 떡볶이 하나를 포크로 찍어 올리는데


“ミン、これいけてる...”(민, 이거 맛있어...)


그래? 다행이네. 하고 키를 바라보니 벌써 콧물이 주륵, 흘러나온다. 이크.


말없이 티슈와 물을 건네니 흥, 흥, 하고 콧물을 닦으면서도 입은 끊임없이 우물우물 움직이는 모습이 맛이 있긴 있나보다 싶어, 태민은 함께 나온 어묵 국물에 떡볶이를 씻어 키에게 건넸다.


“この様に食べて.”(이런 식으로 먹어.)

“うん...”(응...)


바로 건져 먹을 수 있도록 몇 개 더 어묵 국물에 넣어 씻어주고 있는데, 옆에서 피식 웃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리니 종현이 그런 태민을 보며 ‘애들 같기는’ 하고 입 모양으로 중얼거린다.


“주문하신 음식 나왔습니다.”


저 남자가 미쳤나, 이젠 아예 대놓고 아는 체를 하네? 태민이 인상을 찌푸리는 사이 음식을 받아온 종현이 노트북을 한 쪽으로 밀어내고 테이블에 올려놓은 것은, 태민의 앞에 놓인 것과 똑같은 떡볶이와 꼬치어묵.


“한국인한테 이 정도는 껌이지.”


정작 그 말을 들어야 할 키는 물을 한가득 마셔가며 오뎅국물 안을 휘저어 하얗게 탈의한 떡볶이를 건져먹느라 여념이 없는데, 어이없어하는 태민을 힐끔 바라보던 종현이 기세 좋게 떡볶이 두 개를 찍어 입에 한가득 넣었다.


“......”


그리고 콧등을 찡그리며, 겨우 겨우 씹어 목으로 넘긴 종현이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떡볶이를 그릇째 들어 어묵 국물 안으로 밀어 넣는 모습에, 태민은 저도 모르게 박장대소했다.


“ミン!大丈夫か?そんなに辛いの?”(민! 괜찮아? 그렇게 매워?)


키가 정신없이 내미는 물컵을 받아들 생각도 하지 못하고, 태민은 매운 떡볶이 때문에 얼얼해진 입술이 쓰라린 것도 느끼지 못한 채 배를 잡고 웃었다. 뭐가 그렇게 웃겨? 머릿속에서 묻는 것 같았지만 확실하게 대답할 수 없는, 이상한 감정이었다.


몰라. 모르겠어. 그냥, 저 사람 하는 짓이 너무.


식당에 울리는 태민의 웃음소리에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라보던 종현이, 곧 의외라는 표정으로 반쯤 쓰러져 웃는 태민을 보다가, 결국에는 웃음을 그치지 않는 모습에 심기가 불편한 표정으로 노트북을 들고 휙 하니 일어나 로비로 쿵쿵 걸어가자 그 뒷모습을 보며 태민은 또 한번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귀엽잖아, 정말.


그리고 그런 태민을 보며, 키는 매운 떡볶이를 잘못 먹으면 저렇게 되는 건가 하는 근심어린 표정으로 자신이 먹은 떡볶이의 개수를 마음속으로 헤아렸다.






 

 

 

 



셋째 날의 아침이 밝았다.

 

아침 일찍 떠나야 인천공항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태민은 짐을 꾸린 백팩을 아직도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키의 등에 찍어 누르며 앞으로의 일정을 다시 떠올렸다.


오후 3시행 비행기. 이제 떠나면 졸업할 때까지는 한국에 오지 못할 것이다. 졸업 후에도 가능하다면 줄곧 일본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싶다. 조명디자인을 전공한 태민에게 한국에서의 취직은 그다지 기회가 많지 않다. 일본에서 일하다가, 경력을 쌓아 유럽 쪽으로 유학을 떠나는 것이 태민의 꿈이었다.


언제 다시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태민은 키의 어깨를 흔들면서, 창 밖의 풍경을 바라봤다. 자신의 존재가 중요하다고, 본인이 어디에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었다. 한국에 산다 해도 몇 년씩 가족을 못 보고 사는 사람들도 많다. 연락만 지속적으로 한다면 상관없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한국을 떠나는 오늘, 왠지 모를 이 아쉬움은 뭘까.


오늘도 로비에 앉아 노트북과 씨름하고 있을까. 그러고 보니 문득 궁금증이 생긴다. 매일 노트북으로 뭘 그렇게 쓰고 있는 거지?

어느샌가 종현을 생각하고 있는 걸 깨닫고 나니 그 아쉬움이 무엇인지 알겠다.


알고 싶은 사람을, 알 길이 없어진다는 것.


“キーくん、起きなさい!!”(키군, 일어나!!)






 

 

 


겨우 늦지 않게 준비한 키를 재촉하며 로비를 가로지르던 태민의 눈이, 늘 종현이 앉아 있는 테이블 쪽으로 가서 머문다.

언제부터 나와 있었을까. 옆에 놓인 두 세잔의 머그컵이 일찍부터 그가 이 곳에 있었다는 걸 말해준다.


아침에 잠깐 나와볼 걸 그랬다.

아니다. 이제 다시는 볼 일 없는 사람인데.


노트북을 펴놓고 푹신한 의자에 기대 잠에 취한 종현의 얼굴에 피곤이 내려있어, 태민은 종현의 옆으로 가만히 다가갔다. 늘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물어볼 기회가 없으니 슬쩍 보고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정도 호기심 충족은 종현이 제게 한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스스로를 합리화하면서.


화면보호기가 켜진 노트북의 터치패드를 슬쩍 건드리니, 하얀 워드화면이 나타났다.


[...시마무라와 고마코의 인연이 그토록 허무한 것은, 어쩌면 그들의 주변에 쌓인 것이 추위 속에서만 아름다운 눈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설국에서 만난 둘에게 따뜻한 봄은 찾아올 수 없는 것이었을까. 이 곳에서 머무는 동안 나는 고마코를 찾아온 시마무라가 되었다.]

 

 

 

 


태민은 이것이 종현의 마침표라고 생각했다.


종현은 시마무라가 되었다고 했다. 그러니 결국 고마코와 함께일 수는 없다고 생각한 것이겠지. 이 이야기 속의 고마코가 자신임을 태민은 알 수 있었다.

 


-어느 틈에 다가왔는지 고마코가 시마무라의 손을 잡았다.

 


태민은 어느 틈엔가 종현에게 마음이 맞닿았다.


 

-시마무라의 가슴에 격한 감정이 복받쳐 왔다.


 

자신을 향한 것이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었음을, 태민은 그제서야 알 수 있었다. 종현이 자신을 시마무라가 되었다고 한 마지막 한 문장에서, 모든 것을 읽을 수 있었다.

 


-시마무라의 손도 따스했으나, 고마코의 손은 더 뜨거웠다.


 

종현이 내민 마음보다, 종현에게 내밀어진 마음이 어느샌가 더 컸다는 걸. 우리에겐 애초에 이 곳에 머무는 시간만이 전부였는데.

 


-왠지 시마무라는 이별할 때가 되었다고 느꼈다.

 


설국의 내용을 떠올리며, 태민은 웃었다. 종현이 맞다. 그는 시마무라다. 고마코와의 헤어짐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태도까지.

 

그리고 그것은 자신도 마찬가지다.

 


“ミンー、早く来て!!”(민-, 빨리 와!!)

 


하지만,


하지만.

 


“...まだ, 手を握らなかったんだ.”(...아직, 손을 안 잡았어.)

 


시마무라와 고마코가 헤어진 것은, 함께 손을 잡고 설국의 눈을 모두 녹일 듯한 불길을 바라본 후였다.

 

그러니 우리가 헤어지는 것은, 아마도 오늘이 아닐 것이다. 좀 더 나중, 정말로 두 손이 서로를 꼭 쥐고 난 먼 훗날의 언젠가.


잠든 종현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태민은 마지막 문구 옆에 문장 하나를 덧붙였다. 멀리서 손짓하는 키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서둘러, 그러나 종현이 깨지 않게 조심스레 손가락을 움직였다.










 

 

 

 

 

 

 




다카사키역과 가까운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로비에 앉아 노트북을 펼쳤다.

이번 기획은 ‘설국을 찾아서’ 였다. 1년 전 겨울, 종현의 여행기 원고를 본 뒤로 노랭이 편집장은 어쩐 일인지 호시탐탐 종현을 설국의 본고장에 보내려 했고, 그렇다면 1년 뒤 겨울이 아니면 가지 않겠다고 우긴 것은 종현 쪽이었다.


[...국경의 터널을 빠져나가기 전까지는 군마현이지만, 터널을 빠져나가면 설국이란 이름으로 유명한 니가타현이 나온다. 겨울에 스키장으로 매우 인기가 높은 이 곳이 설국의 배경이라는 것을,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직접 언급한 적은 없다. 하지만 니가타현의 미나미우오누마군 유자와마치가 바로 그 곳이라는 것은 매우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원고를 써내려가던 종현이 머그잔을 들어 커피를 한 모금 머금고는 인상을 찌푸렸다. 찬 바람이 도는 창가자리에서 고심하여 글자들을 엮어내는 동안 뜨거운 커피는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되어 있었다. 우습게도 일본에서도 아이스가 더 비싸니 이걸 좋다고 해야 할지.


가만히 써내려간 원고를 바라보던 종현은, 문득 내 문서 깊숙이 저장된 1년 전 원고 하나를 불러들였다.

 

이 곳과 비교하며 써내려갔던 그 곳의 이야기. 밤을 새워 써내려간, 새벽녘 동이 눈을 비추는 것을 보며 적어 넣었던 마지막 문구.


[이 곳에서 머무는 동안 나는 고마코를 찾아온 시마무라가 되었다.]


그 옆에 적힌, 한 줄의 흔적.


[...고마코도 이 곳에서, 시마무라를 기다렸을 것이다.]


돌아온 대답은 기뻤으나 이미 고마코는 사라지고 난 후였다.








 

 

 

 

 

 




혹시나 찾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는 하지 않았다. 얼마나 드넓은 섬인가. 그저, 1년 전과 같은 시간에 이 곳에 있고 싶었다.


아침 일찍 조에츠센을 타고 북쪽으로 향했다. 다카사키를 출발한지 대략 1시간 만에 미나카미 온천이 유명한 미나카미역에 도착했다. 그 곳에서도 20분여를 달려 긴 터널을 빠져나가 즈치타루역에 도착하자 펼쳐진, 어쩐지 익숙한 풍경에 소름이 돋아 종현은 작게 몸을 떨었다.


하얘. 온통 하얘.


설국의 서두에 나오는 터널을 지나기 위해, 일부러 직행인 신칸센도 마다하고 중간부터 조에츠센을 이용한 참이었다. 하지만 터널을 지나자 펼쳐진 풍경은 유명한 설국의 배경이 아닌, 그 때의 그 곳이 되어 종현의 기억을 어지럽혔다.


최종 목적지인, 15분을 더 가야 하는 에치고 유자와역에 도착했다. 커다란 백팩을 메고 기차역에 내려선 종현이 주위를 둘러봤다. 신칸센 정차역다운 커다란 건물이 왠지, 소설 속 설국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역을 나와 주변을 걸었다. 스키장으로 유명한 지역이라 그런지 관광호텔이 많았다. 제설작업 중인 사람들을 둘러보며, 그렇게 천천히 길을 걷고 있는데 1년 전의 리조트와 비슷한 외관의 관광호텔이 보였다. 마침 배도 고프던 참이고, 원고에 추가할 내용도 정리해야 했다. 종현은 속으로 더듬더듬 지난 1년간 익힌 서툰 일본어들을 나열해보며, 혼자서 주문을 할 수 있을까 걱정스런 마음으로 호텔 로비에 들어섰다.


“ご注文お決まりですか?”(주문하시겠습니까?)

“에... 그러니까, 아, 메뉴-오...”


‘메뉴’라는 단어를 알아들은 직원이 친절하게 웃으며 메뉴판을 건넸다. 다행히 영어가 함께 표기되어 있었다. 한국에서는 여기저기 영어 타령이라 지긋지긋했는데, 제3국에서는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This, and This.”

“かしこまりました.”(알겠습니다.)


짧은 영어와 손가락으로 주문을 마치고 숨을 돌리려는데.


“私も同じもので下さい.”(저도 같은 걸로 부탁합니다.)

 

 

 


...설국에 오니, 시마무라를 기다리고 있던 고마코가 있다.

 

 

 

 


“너...”

“俺の名前、イ․テミン.”(내 이름, 이 태민.)

“시끄러. 너 여긴 어떻게 알고 왔어?”


참으려 해도 입꼬리는 이미 스키장을 오르는 리프트를 타고 있다. 종현의 물음에 태민이 한 손으로 턱을 괴고 씩 웃으며 다갈색 눈동자를 맞춰온다.


“ここは日本だから、日本語で言うよ.”(여긴 일본이니까, 일본어로 말해.)


언젠가의 태민처럼, 종현이 식당에서 배를 잡고 웃은 것은, 태민의 말이 1년 전 계단, 그 어디쯤에서부터 시작된 거라는 걸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답 또한, 그 곳에서부터 시작된 것이어야 하겠지.


“한국말로 해요.”


태민의 눈이 상냥하게 호선을 그었다.


“할 줄 아는거 다 아니까.”

 

 

 

 

 

 

---------------------------------------------------------------

 

 

 

긴 글 읽어줘서 감샤이니!

결과글 늦은 만큼의 보람이 있어야 할 텐데.

일어는... 나의 모자란 실력으로는 이 정도가 한계였으니 일어에 해박한 독자님들 눈에 이상한 부분이 보여도 눈감아주기예영^^;;

 

그리고 설국 소설하고 탬쫑을 연결한 건 그냥 인물 관계 뿐임당! 설국은 사실... 우울하고도 허무함의 극치잖아영, 누나들. 그런 소설에 탬쫑을 대입하고 싶진 않았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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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흐어ㅠㅠㅠㅠㅠ 떡볶이랑 아이팟 신청한 독자에요! 와 정말 단어 조합 이상했을텐데 이런 글이 나오다니ㅠㅠㅠㅠ 정말 작가님은 금손..bbb 다음 글도 기대하겠습니다!
11년 전
스페셜K
으히 고마워요! 열심히 고민했으영... bbbbb 엄지에 피곤이 힐링되는 마음 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2
아침에 일찍 일어나길 잘 한것 같아요 ㅠㅠㅠ 이렇게 일어나서 접속하자마자 작가님의 결과글을 볼 수 있다니 ㅜㅜ 으항 ㅠㅠ 좋다.. 저 탬쫑을 원한 독자였어요! 헤헤 탬쫑은 처음써보신다더니....ㅜㅜ 처음이 아니신 것 같아요 ㅠㅠㅠ 으아니 단어조합이 저런데 또 어떻게 이런 금글을 ㅠㅠ 아무리 생각해도 작가님은 금손을 넘어 다이아몬드인가요 ㅠㅠㅠ 다음신청글에도 또 갈게요♥ 작가님 글로 이러케 하루를 열게 해주셔서 감샤이니! 항상 화이탬이여요 작가님 글을 더 많은 사람이 봤으면 좋겠어요! 다음 신청글때 또 뵈어요 ♥ 잘 읽고가요 +) 저 이어폰도 됐네용 저번에도 썻지만 제가 제시한 단어가 쓰이니 되게 히히히... 음.. 기분이 좋은 것 같아요! 열두시 였나 ... 어휴 제 멍청한 머리가 또 까먹었으영; 아무튼 늦은 시간부터 글을 쓰셨다니 몸 건강도 챙기세여 작가님은 금덩어리니까용 ㅠㅠㅠㅠ 에헤헤 아무튼 자가님 절말 잘 읽었어요~
11년 전
스페셜K
탬쫑 주신 독자님이 만족하셨다니 그야말로 다행이예영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쓰는 내내 이...이것은 탬쫑인가 쫑탬인가 고뇌했거든요. 하지만 누가 뭐라해도 이거슨 탬!쫑! 아침부터 읽어주셔서 감샤이니!!! 금..금손 14K에서 18K가 되기 위해 정진하겠습니다 !!!!! 다이아몬드는 천년 더 곁에 있은 다음에 ^▽^ 막 이래...!
11년 전
독자3
아이고 모티다 보니 제 덧글에 오타가 있네요 애교로 봐주세영>.< 헤헤 작가님이 탬쫑이라면 탬쫑이옵니다 ㅠㅠㅠ커플링이 굳이 애정행각이 나와야 뙇 굳혀지는게 아니니까요 엉엉엉 ㅠㅠ 좋아 ㅠㅠㅠ엉엉 ㅠㅠㅠ저는 충분히 탬쫑으로 보았답니다 ㅠㅠ 기분나쁘시..진... 않으시겠져...? ㅠㅠㅠㅠㅠㅠㅠ 아니여 딴말 다 필요앖고 좋아요 ㅠㅠㅠㅠㅜ 어휴 이미 24k를 넘어서 다이아손이에용♥헤헤
11년 전
스페셜K
으히히 ㅋㅋㅋㅋㅋ그쵸 글은 독자의 시선으로 읽힌 내용이 맞는거죠! 누나 자꾸 그러시면 부끄러버영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치만 막 웃고 있고 그르타-? 고마워영 독자누나!!!
11년 전
독자4
헐 탬쫑... 나 눈물날라그래 헐 이태미 ㄴ이미지가 그대로 머리에 떠올라서 미쳐요 어떻게 이런 글을 쓰셬ㅅ어요????? 헐 나 흥분해서 오타 안 고침 헐헝..... 단어 저걸로 쓰셨다구요? 말도 안 돼... 오ㅓ.... 다음엔 뭐 하실 건가요?? 님은 천재네요 땀땀
11년 전
스페셜K
ㅋㅋㅋㅋㅋㅋㅋ진정해여 누나!!! 다음글이 궁금하면 나중에 신청글 올라올 때 잽싸게 참여해주면 되지요!! 다음글은 그 때 달리는 커플링과 단어를 봐야 쓰기 시작하니까여 ㅋㅋㅋㅋㅋㅋ
11년 전
독자5
탬쫑...탬쫑이...ㅠㅠ....!!!! 단어가 뭔지는 글 읽자마자 머릿속에서 휘발되고 진짜 완전 몰입했어요ㅠㅠㅠ 지금 계절이랑 잘어울리는 글같아여ㅠㅠ 분위기도 너무 좋구 태민이랑 종현이가 서로에 빠지는 감정들도 다 너무 좋아여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누나 정말 잘봤어요ㅠㅠㅠ!
11년 전
스페셜K
흐히히히 감사합니다 누나!! 몰입하실 수 있었다니 다행이에요... ㅜㅜㅜㅜ 앞으로도 봐주시기!!
11년 전
독자5
애벌레는 신청단어가아니라 암호닉이었어요 두둥.....ㅠㅠ 그래도 자까님 글 보니까 기분되게좋아요ㅋㅋ 표현력되게좋으세요 배경지식이없는저는 이해불가ㅠㅠㅠ 설국 저도한번읽어봐야겠어요!! 좋은글써주셔서감사드려여ㅎㅎ
11년 전
스페셜K
애벌레는 암호닉이었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쩐지 뒤늦게 추가하셨더라^^ 느 느무 어렵나요 모든 독자가 이해할 수 있는 글을 써야 하는데 죄송해영... ㅜㅜ!
11년 전
독자8
아니에여ㅠㅠㅠㅠㅠㅠㅠ작가님의.필력만으로 저는 감덩입니다ㅠㅠㅠㅠ
11년 전
독자6
단어입니다;) 와우 제가 나열한 단어가 들어갔네요! 프리랜서 작가 김종현... 설정 좋아요ㅠㅠ일본이란 지역에 해박하신가 봅니다... 구체적으로 나오니 오오, 뭔가 더 멋있었어요. 탬쫑 같지 않다고 했지만 이런 거 좋습니다. 그리고 키범군ㅋㅋㅋ금발의 머리라고만 했는데 키범이가 바로 딱! 떠오르더라구요, 읽다보니 제 예상이 맞아서 매우 기분 좋았어요. 작가님의 씽크빅! 정말 대단합니다, 좋은 글 참 잘 봤어요. 감사합니다. 참 미리메리크리스마스 입니다! :-)
11년 전
스페셜K
단어누나// 일본에 관심이 많았었지요 자유여행하는게 꿈이었거든여 이제 글렀지만t_t 좋은 글이라 해주시니 감사할 따름! 메리 크리스마스영^^*!!!!
11년 전
독자7
아침에 쪽지 보고도 학교라 확인을 못했어요 흑흑ㅠ▽ㅠ 아 다음 신청글도 꼭꼭 참여할게요!! 제가 신청한 단어 있으니까 왠지 묘하고 뿌듯뿌듯하네요!!! 그나저나 이번 글 분위기가 너무 좋아요ㅠㅠ 전 눈 펑펑 내리는 겨울이 배경인 글 되게 좋아하는데 정말 작가님 대바규ㅠㅠ 항상 좋은 글 써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벌써 이브가 끝나가네요 작가님도 메리 크리스마스! 내일 하루 행복하게 보내세요~
11년 전
스페셜K
다음 신청글 독자님으로 예약 콕^_^!!! 좋아하는 겨울이 마침 배경이라니 우연이지만 다행이에여 ㅋㅋㅋㅋㅋㅋ 이브도 성탄절도 전 케빈...은 안 하지만 해피크리스마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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