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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가죠아 전체글ll조회 1071l 3

 

 

 

 

 

※ 이 글은 무단 배포를 금지한 글입니다. 공유를 원하시는 분은 저에게 말씀해주시면 바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이 글의 저작권은 오직 저, 쿠키가죠아에게만 있음을 다시한번 알려드립니다.

 

 

 

 


구다정과 기데레 프롤~5화

W.쿠키가죠아

 

 

 

 


대한민국 vs 영국 대망의 8강전. 처음 목표로 했던 4강에 진출하느냐가 걸린 중요한 게임이다. 종가와 맞서 얼만큼 갈지 우리의 실력을 보여줄 때이다. 120분의 긴 싸움 끝에도 결판짓지 못한 영국과의 승부. 이제 마지막 pk만이 남았다. 캡틴들의 동전던지기로 정해진 순서는 후킥이다. 1 대 1이라는 긴장감, 더욱이 상대는 홈팀. 우리나라 선수들이 공을 소유할 때마다 들려왔던 야유의 함성은 역시나 대한민국의 첫 키커인 구자봉님이 공을 찰 준비할 때에도 들려온다.

 

 


 


그러나 역시 구긍정. 마치 야유가 응원으로 들리는 듯 진중하게 찬 볼은 기분좋게 들어갔다. 골을 넣고 뒤돌아 섰을 때 왠지 녀석의 팔에 감겨진 주장 완장이 반짝거리는 것처럼 느껴진 것은 왜일까. 긴장 속에 pk는 계속 진행 되고 스코어는 4:4. 이제 마지막 키커들만 남았다. 그리고 그게 바로 나다. 아 존나 떨리네…. 순간 침을 삼키며 골대를 주시 했다.

 

 


 

 

응?

 


 

 


다시 눈을 비비고 보아도 영국의 마지막 키커를 막기 위해 골대 앞에 서있는 범영이의 모습이 마치 골대 전체를 가리고 있는 듯 하다. 하? 오늘따라 시각효과가 참 기똥차다. 구자봉에게서 후광을 보지않나, 범영이가 저리 커보이지 않나…. 아까 연장 끝나기 거의 직전 다리 쥐난 충격에 쓰러졌는데 그 영향인건가 라는 논리에 전혀 맞지 않는 생각을 하며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다 들려오는 호루라기 소리에 다시 눈을 골대로 향했다. 순간 멈칫한 스터러지의 움직임을 포착한 범영이는 눈을 빛내며 공을 막았다.

 

 


 

 

맙소사… 어머니 저 하이에나같은 이범영의 눈빛을 봐버렸습니다. 이범영이 공을 쳐내는 순간 나에게 보낸 마치 '골 못넣으면 알아서 해라' 라는 눈빛을 봐버렸습니다 어머니… 아똬 스뜨뤠쓰. 하지만 정말 이런 기회를 날려버릴 내가 아니지. 자, 우선 눈빛으로 상대키퍼한번 기 죽여주고 찌릿, 저 멀리 들려오는 야유는 그냥 한귀로 흘리고… 아놔 저 주둥아리들을 풀로 붙여버릴까

 


 

 

 

"와아아아아아~~~~!!!"

 
 

 


 


침착하게 찬 공은 그대로 골로 연결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골 확인 동시에 두팔을 활짝 피고 달려갔고 모든 동료들이 뛰어나와 서로 부둥켜안고 승리를 만끽했다. 주영이 형과 끌어안고 좋아하다 무심코 등번호 13번을 찾았다.

 


 

 

 

역시 녀석도 나를 찾고 있었던 듯 저를 찾는 나를 보며 씨익 웃더니 그대로 달려와 안긴다. 한동안 둘이 끌어안고 서로 토닥이다 다른 동료들이 부르는 소리에 모여있는 곳으로 갔다. 신나게 경기장에서 승리를 만끽하고 짐정리한 뒤 숙소로 돌아가는 차에 올라 타 앉으니 시합동안 쌓인 피로가 확 밀려온다. 아까 저려왔던 다리도 다시 저려오는 듯 하고 폭풍으로 밀려오는 잠에 헤롱헤롱거리다 옆자리에서 들려오는 나지막한 목소리에 차가 출발하기도 전에 그대로 눈을 감았다.

 

 

 

 


***


 


 

 


얼마나 잤는지 잘 떠지지 않는 눈을 억지로 떠보니 엥? 여긴 내 방이 아닌가? 내가 언제 방에 들어와 잤지? … 분명 차에 앉아 졸다가 옆에서 구자봉이 하는 말을 듣고 잤는데…? 그이후로 기억이 없다. 그렇다는건… 누가 날 옮겨줬다는 건가… 고민하던 중에 누군가 달칵하는 소리와 함께 문을 열고 들어온다. 숙소 룸메이트인 지동원이다. 동원은 잠에서 깬 나를 보며 묘한 웃음을 짓곤 말을 꺼냈다.

 

 

 

 


"어? 형 일어났네요?"

 

 

 

 


…?

 

 


 

 

뭐지? 저 웃음이 거슬리는 이유는?
 

 

 

 

 

"아.. 엉. 나 언제 여기로 온거야? 누가 나 업어서 데려왔냐?"
"푸...ㅂ. 아, 누가 데리고 온건 맞는데요 형."
"뭔데, 그 기분 나쁜 웃음은."
"크..쿠...쿠큭. 그게요."
"아 뭔데, 답답하게. 빨리 말 안할래?"

 

 


 
 


기분나쁘게 웃기만 하고 정작 대답은 안하는 녀석이 슬슬 답답하고 짜증나 인상을 찡그리고 재촉했다. 그러자 오히려 더이상 못참겠다는 듯이 폭소를 터뜨린다. 이 참치자식 뭐야, 무섭게. 상한 참치라도 쳐먹었나?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 죄송해요. 사실 자철형이 공주님안기로 데려왔어요."

 

 

 

 


아, 뭐야 그랬어. 구자봉이 공주님안기로 데ㄹ..................................................!!

 

 

 
 

 

"…뭐라고!!!"
"무려 공주님안기라구요, 공주님안기. 푸하하하하하 자철형도 대단했죠 형이 가뿐히 들리던데요? 근육 만든다더니 성공했나봐요 하하하"

 

 

 
 


이잇. 그냥 그런가보다 하면 넘기려던 나는 순간적으로 정신을 놓았다 간신히 붙들었다. 얼굴이 시뻘게지는 게 느껴진다. 이자식은 왜 하필… 깨우든가, 업든가 하면되지 그 많은 사람들 게다가 동료들 앞에서 공주님안기가 뭐냐고 공주님안기가!!! 속으로 이 호로자슥, 구자봉새끠, 구레기자슥하며 구자철을 죽어라 욕해대고 있을 때 동원이 입을 다시 열었다.

 

 

 
 


"크큭, 형. 속으로 자봉형 욕하고 있죠? 에이, 형은 그럼 안되죠."
"뭐? 어째서. 내가 내생각으로 욕하겠다는데 뭐가 안된다는거냐?!"

 

 

 

 

가뜩이나 창피하고 쪽팔려 화나죽겠는데 그럼 안된다는 동원의 말에 순간 욱해 소리를 높여 따지듯이 물었다.

 

 

 

 

"형, 내가 웃어서 더 화났어요? 이제 안웃을게요. 화풀어요~ 근데 진짜 자철이 형 잘못 없어요."

 

 

 

 

구자봉이 잘못이 없다니 얘가 뭔소릴 하는거야. 나는 동원의 말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동원을 쳐다보았다. 내 눈빛을 읽었는지 동원이 보충설명을 친절하게 해준다.

 

 

 

 


"아, 그게요. 자철형은 도착하자마자 성용형 깨웠는데 성용형이 잠꼬대인지 갑자기 자철형을 확 끌어 안는거에요. 아무리 흔들어 깨워도 자철형 이름만 연신 불러대면서 깨지는 않고 자면서 힘은 또 왜그렇게 쎈지 목에 감긴 팔은 풀릴 생각 전혀 없고 자철형은 형 성격 아니까 계속 깨운다고 깨웠는데 형은 절대 안일어나더라구요. 그래서 그거 보고계시던 감독님이 직접 안아 들어 옮겨주라고 한거에요. 크큭"
"감독님이…?"
"네, 감독님뿐만이 아니라 코치님들하고 선배, 후배 죄다 있었죠."

 

 


 


싱긋 웃으며 상큼하게 대답하는 동원이의 얼굴을 왜 저리 한대 갈겨주고 싶을까…

 

 

 
 

 

그나저나… 오 마이 갓, 제기랄! 내…내가 구자철을 부르며 끌어안았다고…? 허얼 그것도 감독님 코치님 선배 후배 다 있는 앞에서? 이건 오히려 내가 구자철한테 무릎이라도 꿇어야 하는 상황 아니던가… 내 멘탈이 다시 날아가 안드로메다는 훌쩍 넘어 더 멀리멀리 가는구나…

 


 

 


"…"
"형"
"…"
"형, 성용형!!"
"………."

 

 

 


계속 멍하니 있을뿐 대답이 없자 동원이가 내 몸을 흔든다. 그덕에 겨우 다시 정신차린 나는 자리에서 급하게 일어나다 다리에 다시 쥐나는 것을 느끼며 그대로 주저앉았다. 그러자 녀석이 깜짝 놀라 다가와 부축해주어 침대에 다시 앉을 수 있었다.

 

 

 


"형, 괜찮아요?"
"아, 괜찮아. 그건 됐고… 구자철은 어딨냐?"
"글쎄요, 자철형님도 자기 방에 있지 않을까요? 왜요? 보고싶어요? 불러줄까요?"
"야! 뭐라는거야! 미쳤냐?! 절대 부르지마!!!"

 

 

 
 

자신의 반응에 재밌다며 웃고 있는 녀석에게 다시 정색하며 구자철한테 쓸데없는 말하지 마 하며 눈빛 한번 쏘아주고는 침대에 다시 벌렁 누웠다. 녀석은 뭐가 그리 좋은건지 계속해서 실실 쪼개다가 아차하며 박수를 치더니 겉옷을 챙기며 나갈 준비를 한다.

 

 
 

 

"형, 저 태희랑 성동이랑 로드워크하고 올게요~"
"아… 오늘 경기도 있었는데 또 운동이냐. 열심이네"
"네? 아, 형 잠 오래 잤죠 참. 경기는 어제였고 곧 있으면 벌써 점심시간이라구요"

 

 


 


뭐? 아씨, 나 도대체 얼마나 쳐잔거야. 어쩐지 오래 잔것처럼 피로가 싹 풀렸다 했더니 그게 진짜였군.

 

 

 

 

"하하, 암튼 몸 잘 추스리고 있어요~ 전 나갑ㄴ.......... 어?"

 

 

 
 


오늘 날짜를 확인시켜주고는 또다시 한참 웃던 녀석은 약속이 생각났는지 문을 열다 뭔가에 놀라 하던 말을 멈춘다. 잠시 뒤 누군가와 대화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누구냐 하고 물었지만 녀석의 대답이 없다. 저 자식이 감히 내말을 씹어?

 


 

 

"야. 지동원. 감히 이 형님의 말을 씹느은ㄱㅓㄴ……………헉"

 

 

 
 


물도 마실 겸 녀석에게 한마디 해주기 위해 침대에서 일어나 현관문쪽으로 걸어가다 잘못하면 혀를 씹을뻔했다. 바로 내 눈앞에 보이는 저거… 저건! 구자철이 아닌가 맙소사, 저녀석이 왜 여기에? 나를 보며 실실 쪼개고 있는 자철의 얼굴을 보니 식은 땀이 줄줄 흐른다.

 

 

 


"여어~ 기성용, 일어났냐?"
"자철형, 성용형하고 얘기나누세요. 저는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하핫"

 

 

 
 


안돼…! 손을 흔들며 나가는 참치녀석을 손을 뻗어 잡기위해 현관문 앞으로 달려갔지만 거리는 너무 멀었고 재빨리 나간 녀석은 이미 저 멀리 사라졌다.  아오, 저자식은 그라운드에서도 저리 빨랐으면 열골은 더 넣었겠네 여전히 땀 삐질거리며 다시 눈을 돌려 구자철을 보았다. 녀석은 나를 실실 쪼개며 인사 안하냐는 듯이 빤히 쳐다본다. 아씨… 어쩌지

 

 

 

 

"……………… 하하하하. 왔냐? 음…………… 그럼 잘가라"

 

 

 

 

어색하게 웃으며 자철을 보며 손을 들어 흔들며 문을 닫았다. 그러자 웃던 녀석의 얼굴이 급히 굳어지며 닫히는 문을 막았다.

 

 


 


"방금 왔는데 지금 가라고?"
"응? 들어올려고?"
"하, 당연한거 아니냐"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치곤 방으로 성큼성큼 들어왔다. 벙찐 표정으로 자철을 보고 있던 나는 한숨을 쉬며 문을 닫으며 안으로 들어갔다. 이녀석 전에는 오라고 해도 귀찮아서 안간다고 하던 녀석이 제일 오지 말았으면 하는 지금은 어째서 내 눈 앞에 있는건가… 나는 침대에 걸터 앉아 있는 자철과 좀 떨어져 테이블 의자에 슬며시 앉았다. 그러자 자철이 이상한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본다.

 

 

 

 

"뭐야, 이 거리감은?"
"아, 좀 더워서"
"에어컨 틀어놔서 추울 지경이구만 뭐가 덥다고, 아 혹시 열이라도 나?"

 

 


 

식은땀까지 흘리는 내가 이상했는지 자리에 일어나 다가오는 구자철덕분에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내가 벌떡 일어나자 조금 놀랐는지 눈이 커진 자철을 보며 자신도 놀라 속으로 식빵식빵거리며 애써 태연한척 평소대로 침대에 걸터 앉았다. 그러자 여전히 자신을 이상하게 쳐다보며 옆 침대에 걸터앉은 구자철이 나를 계속 주시한다. 뭐지… 항상 이랬는데 찔리는 게 있어서 그런지 미치겠다.

 

 

 

 

"…… 그건 그렇고 여긴 왜왔냐? 전에는 오라그러면 틱틱 투덜만 하던 놈이 먼저 찾아오고?"
"뭐… 심심해서"
"뭐야, 구자봉 역시 내가 없으니 쓸쓸했냐?"
"엉, 그러더라"

 

 

 

 

음… 어라? 얜 또 왜이러냐, 평소같음 미쳤냐 웃기지 말라며 대들더니 오늘은 쉽게 긍정한다. 오히려 내가 더 당황스럽네
 

 

 

 


"어때, 반나절을 잠만 자더니 피로는 풀렸냐?"

 


 

 


녀석의 의외의 대답에 대꾸할 말을 찾지 못해 멍하니 있던 나를 한참 보던 구자철은 다시 입을 열었다. 뭐지? 뭐냐고 이분위기는 왜이렇게 진지한건데.

 

 

 

 

"그럼 내가 누구냐, 너야말로 구여자 주제에 아직 힘든거 아니냐?"
"피식, 내가 체력빼면 뭐가 남는다고"
"하긴- 그건 그래"
"……"

 

 

 
 


응? 녀석이 눈이 아닌 딴 곳을 보며 말을 하던 자꾸 말이 끊기는 분위기에 나는 의아해하며 녀석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그제야 녀석이 말을 한다. 이녀석, 혹시… 내가 어제일 쪽팔려하는걸 느낀건가?

 

 

 


 

"아까… 발 좀 절던데. 왜그래?"
"엉? 내가 그랬나?"
"미약하지만 절었어."
"아… 자다 일어나서 그런가?"
"웃기지마 내가 자고 일어난 널 못 본것도 아니고. 뭔일인데 혹시 어제 경기때 쓰러진거랑 관계있는거냐?"
"음… 뭐 조금."
"얌마, 경기 아직 다 안끝났어. 몸관리 잘해라"
"걱정마, 걱정마"
"근데 어제…"
"…"

 

 

 


아, 다리얘기였구나 다행이다 하며 속으로 몰래 안도의 한숨을 쉬는데 녀석의 입에서 다시 들려오는 소리에 숨이 잠시 멎었다. 헉, 어떡하지 그얘긴가 드디어 나오는건가 아씨 젠장.

 

 

 

 

"… 감독님이 수고했다고 고기 잔뜩 먹여주셨는데 너는 잠만 자느라 못 먹어서 어떡하냐, 킬킬"
"엥? 아… 그래? 뭐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아… 씨발 깜짝이야 뭐야 그얘기가 아니였잖아 괜히 긴장했네 녀석의 뒷말에 눈을 크게 떴지만 금새 표정관리를 하며 퉁명스레 대답했다. 하지만 녀석이 이상한 눈으로 날 쳐다본다. 응? 내가 뭘 잘못 말했나.

 

 

 
 


"헐? 너 기성용 맞냐? 고기라면 환장하는 녀석의 반응이 겨우 그거라고?"
"아… 흠흠 펄쩍 뛰면 너가 사주기라도 하게? 고기라면 환장하지만 이미 지나간 일을 어쩌겠냐 뭐야, 그거 놀리려고 온거였냐?"

 

 

 

 

옘병, 구자봉 이새끼는 오늘따라 왜이리 예리한거야 간떨리게, 다행히 빠른 대처로 위기를 넘겼지만 계속 이렇다면… 아씨 생각만해도 끔찍하네 그냥 내가 먼저 말해버려? 아직 이상하게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녀석의 눈을 피해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다 뺨을 긁적였다.

 

 

 

 


"… 야 구자봉"
"왜"
"그… 어제 말이야"
"응?"
"음… 어제 그 버스에서 말이야"
"버스?"

 

 

 


아놔 이녀석 왜 여기선 또 둔한척하냐고 망할 자식 한번에 알아들으란 말이다. 한숨을 푹 쉬고는 에라 모르겠다 말을 이었다

 

 

 

 

"하… 어제 버스에선 미안"
"뭐가 미안한데?"
"…"

 

 

 

 

이자식 분명히 날 놀리는거다 이때다하고 늘고 물어지며 놀리는거다. 제대로 약점 잡았다는 저 하회탈같은 웃음

 

 

 


 

"아오 이새끼가 진짜 다알면서 묻기는"
"응? 모르겠는데"
"아씨! 사람들 다 보는데 안아서 미안하다고! 썅… 근데 하필 공주님안기가 뭐냐고!"
"크크크크큭, 아 배아파. 야 말 좀 이쁘게 해라. 그리고 그건 어쩔 수 없었어 니가 너무 격렬하게 안고는 팔은 절대 안풀러서 게다가 감독님의 말씀도 있고하니 그 수 밖에 없었지"
"…하"

 

 

 

 

그래 넌 잘못이 없었지… 이쯤 되면 감독님이 무척 원망스러워지는구나… 머리를 짚으며 한숨을 쉬는 나를 보더니 녀석은 씨익 웃으며 가만히 나를 보았다. 그걸 보고있자니 괜히 밀려오는 짜증에 머리를 벅벅 긁으며 침대에 벌러덩 누웠다.

 

 


 

 

"야, 기성용"
"…"
"야, 기레기야, 기뚜라미, 기꾸라지야"
"아 왜!"
"근데 왜 미안한건데?"
"…"

 

 

 

 

이새끼 자꾸 꼬치꼬치 캐묻네. 지가 꼬치인가 일부러이러는거지 이거 녀석에게 이제라도 책 잡히지 않게 말을 돌리며 넘어가려 했지만 녀석은 끝까지 집요했다. 구집념 새끼.

 

 

 
 

 

"그나저나 너 배 안고프냐, 그러고보니 난 어제 경기 끝나고부터 계속 굶은거 아니냐 배 존나 고프네."
"야, 대답해봐 엉? 그게 왜 미안했던건데?"
"…"
"왜? 뭐가 미안한건데?"
"아 거참, 씨팔 그래 내가 졌다, 새꺄. 사람들앞에서 쪽팔리게 해서 미안했다고"
"…"

 

 

 

 

녀석의 재촉에 순간 성질을 못 참고 소리를 치며 누웠던 몸을 일으켰다. 그러자 녀석의 표정이 진지해지며 입을 닫았다. 뭐지 또, 이녀석 오늘따라 왜이리 진지모드에 잘 빠져

 


 

 

 

"… ㅡㄴ데."
"뭐?"

 

 

 

 

가만히 녀석의 반응을 살피던 나는 녀석이 조용히 속삭이는 말을 듣지못해 다시 되물었다.

 

 

 

 

"…별로 안쪽팔렸는데"
"…아 그래?"
"…"

 
 

 

 


…?

 
 

 

 

 

"기성용아"
"왜"
"나 안쪽팔렸다니까, 오히려 기분 좀 좋았을걸?"
"…!"

 

 

 

 

녀석의 말에 눈이 크게 뜨곤 껌뻑였다, 이자식 오늘 컨셉은 삽질이었나

 

 

 

 

"어이, 여자철. 새삼 이 멋진 형님한테 반했냐?"
"미쳤냐? 그냥 나쁘지 않았다고 샹놈아 오바하지마"
"새끼 애써 부정하긴"

 

 

 

 

하… 그럼 그렇지 이런 놈이었는데… 나는 이제껏 왜 고민을 한거냐고 아오씨 이건 다 그 이상한 웃음 짓던 동원참치녀석 때문이다 이자식 오기만 해봐, 죽었어

 
 

 

 

"야, 배고프다며 밥이나 먹으러 가자"
"오, 좋다 오늘 메뉴는 뭐였냐"
"오늘 메뉴 별로더라. 밖에 나가서 먹자"
"사주는거냐?"
"에라이, 기생충아 우선 씻기나 해 너 지금 참 못났다"
"하지만 너보단 잘났지"

 

 

 

 

아싸 돈굳었다. 나중에 아인이 선물이나 사줘야지 아인이 생각에 나오는 바보웃음에 구자봉은 내 생각을 읽은건지 그냥 내 웃음이 웃긴건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간단하게 샤워를 마친 후 주섬주섬 간편한 복장으로 갈아입었다. 그러고보니 샤워하고 나왔더니 구자봉이 없다. 이자식 밥사주기 싫어서 도망간건 아니겠지, 뭐 구자봉이 그럴리는 없지만 혹시나 하며, 복도로 나가니 역시나 구자봉은 엘리베이터를 미리 잡아놓는 이쁜짓을 하고 있었다.

 


 
 

 


"구자봉이 웬일로 센스를 발휘하네"
"웬일로? 난 항상 센스 만점이다"
"푸핫, 그래 사람 웃기는 센스는 만점이다"
"하여튼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어"
"근데 뭐먹으러 갈꺼냐"
"글쎄, 햄버거?"
"윽, 구자봉씨 이왕 사는거 쿨하게 더 쓰지?"
"얻어먹는 주제에 참 말이 많다"

 

 

 

 

일단 나가면 뭔가는 있겠지, 라는 대책없는 말을 내뱉으며 앞장서는 녀석이 약간 불안하긴 했지만 뭐 일단 믿어볼까

 

 

 

 


"…야, 여긴 대체 어디냐"
"… 글쎄, 하하"

 

 

 

 

한 삼십분을 걸었을까 슬슬 커지는 불안감에 넌지시 물었다. 하지만 녀석에게서 돌아오는 답은 오히려 물음표가 달려있다. 아오, 이새끼를 믿은 내 잘못이지 인상을 잔뜩 찡그리자 녀석이 땀 삐질흘리며 급하게 주위를 둘러보다 겨우 작은 레스토랑을 발견했다. 조금만 늦었어도 확 까서 먹어버릴뻔했다 구자봉아

 

 

 

 

 

 

 


"아, 저기 있다 들어가자"
"아오 대충대충 하는 것봐라 내가 너한테 뭘 기대하냐"
"씁, 아까도 말했지만 얻어먹는 주제에 말이 많다니까 넌"
"돈 내고 한번 지랄해봐?"
"아휴, 졌다 졌어 성질하고는"

 

 

 

 

질린 표정으로 고개를 절래절래 젓곤 하여튼 한마디를 안져요 하며 궁시렁거린다. 본전도 못찾으면서 매번 덤비기는 아까는 내가 꿀리는 게 있어서 봐줬다만 이젠 아니지, 먼저 가게쪽으로 향하는 녀석을 보며 콧방귀 한번 껴주곤 뒤따라가다 문을 열고 점원의 인사를 받은 녀석이 멈칫하더니 난감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본다. 뭐지, 이상한 가게였나 아님 아는 사람이라도 있나? 왜그래 똥마려운 개새끼처럼, 하며 녀석을 밀치고는 안을 확인하는 순간 나 역시 난색을 표했다. 가게 안이 아기자기 알록달록 한것이 여기는 동화속세계에요 하는 것 같다 마침 우릴 맞이하던 종업원이 멈춘 반응에 다시 말해줄게요 하는 듯이 인사말이 들려온다.

 

 

 

 

"Well come. Here is Family Restaurant, 'fairy kingdom'. Adult two people, sir?"
(어서오세요. 여기는 패밀리 레스토랑 '동화나라'입니다. 성인 두명 맞습니까?)

"…"

 

 

 

 

헐, 진짜 동화나라였어? 어린이 레스토랑이라는 소리에 주위를 둘러보니 죄다 어린아이와 그 부모들로 이루어진 가족들뿐이다. 어이없는 표정으로 구자봉을 쳐다보니 녀석이 어색하게 웃으며 다른데로 갈까…? 란다 배는 고파 뒤지겠는데 또 걷고 싶진않다. 아이도 싫어하는건 아니고 아니, 오히려 좋아하는 편이니까 그냥 먹자 하니 녀석이 그제야 표정을 풀고 종업원이 안내해주는 자리에 앉았다.

 

 
 


 

확실히 우리나라와는 달리 타인에게 잘 신경쓰지 않는 외국인들이라 그런지 건장한 성인 남자 두명이 들어와도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뭐, 이건 다행이네 그래도 나는 녀석에게 구자봉 너 이런 악취미도 있었구나 하고 놀렸다. 그러자 녀석이 발끈하며 밖에서 볼땐 전혀 몰랐다느니 이거라도 찾은게 어디냐며 변명을 해댔지만…  가게 이름만 봐도 딱 모르냐, 하긴 naver stop 한테 뭘 바라냐 하자 입을 꾹 다문다.

 

 

 


 

"아오씨, 너 이새끼 독일 올때 각오해라."
"아이고 무서워 죽겠네, 됐고 빨리 주문이나 해봐"
"… 야, 너가 해"
"… 푸하하 구자철 진짜 골때리네"

 

 

 

 


주문을 하기위해 종업원을 불렀는데 종업원이 왔음에도 말을 못하다 자신에게 떠넘기는 녀석의 말에 한참을 큰 소리로 웃었다. 얼굴 빨개지며 연신 젠장젠장거리는 녀석을 뒤로한 채 메뉴판을 쓱 훑어보고 내가 먹고싶은 것만 골라 주문을 했다. 주문을 끝날때까지도 아직 젠장거리는 녀석, 임마 시끄러워 민폐잖아 한참을 지나서야 젠장연발을 그만두고 말을 꺼낸다.

 

 


 

 

"아 맞다, 오늘 저녁에 맨체스터로 간대 시간은 좀 남았지만 빨리 먹고 가서 몸 좀 풀자."
"그래? 오, 지성형님이 밟던 그라운드를 밟아보는건가"
"그러게, 약간은 흥분되지?"
"변태냐,"
"아씨, 진짜 죽을래?"
"그랬다간 넌 내 팬들한테 죽게될껄?"
"헐, 야 나도 팬 많거ㄷ…"

 

 

 

 

거의 발악하는 수준으로 따져드는 녀석의 말이 주문한 음식이 나옴으로써 드디어 멈춰졌다. 거 참 쫑알쫑알 새새끼도 아니고 귓구멍을 한번 후비곤 앞에 펼쳐진 음식을 향해 손을 뻗었다

 

 
 

 

 

"야"
"왜"
"여기 분명 레스토랑 아니였냐"
"이젠 치매까지 오냐, 아까 들었잖아"
"…근데 이 메뉴들은 대체 뭔데? 무슨 김밥천국인줄 알았네"

 

 

 


 

그러하다. 지금 내 눈에 놓인 메뉴들은 볶음밥, 떡볶이, 라면, 김치찌개 등등 김밥천국 메뉴리스트 등이었다. 나도 메뉴판을 보다 혹시나 했지만 진짜로 이렇게 나올줄이야 뭐, 나야 내가 좋아하는 한식 먹을 수 있으니 좋지만

 

 

 


 

"나도 좀 놀라는 중, 메뉴판에 있길래 시켜봤는데 진짜 나왔네"
"헐, 이게 좀 놀라는 걸로 끝나는 정도냐?"
"아 몰라, 이거 맛있네 그럼 된거지 얼른 먹기나 해라 안먹으면 내가 다먹는다"
"앗, 그건 안되지 와 여기서 김치찌개를 먹을 수 있다니 감동이네. 거봐 내가 역시 잘 고른거였어"

 

 

 
 

 

아, 이녀석 김치찌개 귀신이었지 참

 

 

 

 


"아, 맞아 야 성용아 우리 작전이 성공한 듯 하다"
"뭐가?"
"이등병의 편지 말이야"
"아아,"

 

 

 

 

이등병의 편지. 우리는 영국전을 치루기 바로 전날 이 노래를 직접 엠피에 담았다. 언젠가 도움이 될것이라는 자철의 말에 반 장난식으로 담았던 노래다. 그리고 영국전이 끝나고 짐정리하기 위해 라커룸에 모였을 때 자철이 슬며시 이노래를 크게 틀었다. 분위기는 침울했지만 모두의 눈빛은 하나같이 비장했다. 굳이 군면제에 연연하는 것은 좋지 않지만 우리들에게는 제대로 동기부여할 수 있는 노래가 아닌가 그 예상은 적중했다.

 

 

 

 

"그 노래 듣더니 모두 하나같이 눈에 불을 키고 달려들 기세야, 아까 91녀석들도 시키지도 않은 로드웍하러 나갔고"
"아하, 그것때문이었냐 오올, 구자봉이 왠일로 기특한 짓을 다 했네"
"킬킬, 어떠냐 이제 나도 어엿한 캡틴 아니냐?"
"금세 들뜨긴, 오바하지마 그래도 넌 영원한 지성캡틴의 세컨드다"
"넌 여전히 까칠하구만, 칭찬해줄거면 계속해주던가. 어떻게 1분을 못가 1분을"

 

 

 

 


콧방귀뀌며 다시 먹을 것에 집중했다. 그러자 질수없다는 듯 녀석도 다시 집중하며 음식을 빨아들인다. 특히 김치찌개를 … 남성 두명이 집중하고 먹기 시작하자 그 많던 메뉴들은 금새 바닥을 보였다. 아, 배부르다 잘먹었다 구자봉 하고 서비스 후식으로 나온 케잌을 한입 먹는데 너무 달다. 그대로 포크를 다시 내려놓고는 구자철이 다 먹을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주변을 다시 둘러보았다.

 

 

 

 

막상 배불러 오고나니 여기에 도대체 무슨 용기로 들어었는지 새삼 감탄 중이다. 아무리 봐도 여긴 화려해도 너무 화려하다. 그래도 각자의 부모님들과 행복한 표정으로 밥먹고 있는 아이들을 보고 있으니 기분은 좋다. 아, 아인이 보고싶다. 가만히 둘러보다 혼자 아장아장 걷고 있는 아이를 발견했다. 아이가 걷고 있는게 뭔가 불안불안해서 계속 주시하고 있었다. 역시나 몇걸음 못가 아이가 바닥에 철푸덕 넘어지고 말았다. 앗, 순간 반사적으로 몸이 튀어나가려했지만 잠시 멈칫했다. 거리도 꽤 멀었고 아이의 주위에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3초, 아니 1초만에 그것을 후회했다. 주위의 사람들은 근처에 아이가 넘어져서 울던 말던 하나같이 다 아이를 무시한 채 자신의 아이만 챙기기 바빴다. 씨발, 진짜 속으로 욕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려던 찰나…

 

 

 

 


"씨발, 진짜"

 

 

 

 


앞에서 후식만 쳐먹고 있는 줄 알았던 구자철이 나와 같은 것을 말하며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 순간 놀라 녀석을 쳐다보니 녀석은 그대로 성큼성큼 어디론가 걸어갔다. 아까 넘어졌던 아이앞에 선 녀석은 아이를 일으켜 넘어지면서 바지에 묻은 아이스크림은 닦아준다, 저녀석 저런 면도 있나 싶었다 나는 살짝 미소짓거든 금새 표정을 굳히며 자철과 아이에게로 다가갔다. 물론 아이 주위에 있던 모든 사람들에게 한명씩 일일이 패기를 쏴주면서 혼자말처럼 그러나 목소리는 최대한 크게 말을 뱉었다.

 

 

 


 

"Are you okay, kid? Shit, gentlemen don't take care of kids around, huh? Looks like a beast to take care of your own kid."
(괜찮니, 꼬마야? 제길, 신사는 주위의 아이를 돌보지 않는건가? 마치 자신의 아이만 챙기는 짐승같아 보이는군)

 

 

 

 


내말을 모두 들었겠지만 아무도 반응하지 못한다. 당연하지, 난 틀린말 따위는 안했으니까 구자철은 알아듣진 못했지만 억양상 추측했는지 나만 보이는 작은 미소를 짓곤 다시 표정을 굳히며 나와 함께 패기를 날린다. 잠시 뒤 아이의 부모가 와 감사의 인사를 전했고 우리는 마지막으로 한번 더 가게안의 영국인들을 꼬라봐주곤 나왔다. 아씨, 신사의 나라 영국은 개뿔, 지랄하네 진짜 속으로 온갖 욕이란 욕은 다 꺼내며 속풀이하던 중 옆에서 구자철의 말이 들려왔다.

 

 
 

 

 

"야, 난 어제 영국전에서 졌으면 나 자신을 무척 원망할뻔했다"
"나도 동감이다."
"신사의 나라? 웃기는군 맨체스터에서 지성형이 잠시나마 고생했던 것도 이제야 이해가 됐어"
"역시 동감이다"
"에라이, 가서 몸이나 풀면서 스트레스도 같이 풀어야겠다."
"콜, 가자"

 

 

 

 

그말을 끝으로 우리는 빠른 걸음으로 숙소로 돌아왔고 옷 갈아입은 후 몸을 실컷 풀었다. 물론 욕을 함께 곁들여서, 다른 동료들이 우리 둘의 모습을 보며 의아해했지만 말리지는 않았다. 한 두시간 쯤 운동했을까 감독님의 대표팀 소집명령에 의해 끝이 났다 회의실로 올라가니 마침 우리 둘과 감독님을 제외하곤 다 모여있었다. 우리 둘이 들어감과 동시에 무슨일이냐는 질문이 폭풍처럼 쏟아졌다. 그에 한숨을 쉬는 나와 설명을 열심히 설명해주는 자철이었다. 설명을 끝까지 들은 대표팀은 하나같이 표정이 울그락불그락해서는 폭발할 지경이다

 

 

 

 


가장 먼저 입을 연것은 성룡형이었다. 이 개밥에 밥말아먹을 놈들이라는 말을 시작으로 여기저기서 온갖 욕설이 난무하기 시작한다. 제지하는 사람이 없으니 웅성웅성거리던 소리는 점점 커졌다. 그때 달깍 문열리는 소리에 커졌던 소리는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분명 감독님이시니까 하지만 그도 잠시 밖에까지 들린 소란에 대해 감독님이 다시 물어보며 그 소란은 더 겉잡을수없이 커졌다. 한참을 서로 똘똘 뭉쳐 욕을 했고 밖에서 들리는 버스의 경적음에 정신을 차린 감독님이 그제서야 흠흠 헛기침하며 아직도 열올라있는 대표팀을 제지시킨다.

 

 

 

 


"흠흠, 자- 진정하고 우리가 신경써야할껀 이제 영국이 아닌 브라질이다."
"…"
"아래서 차가 기다리고 있다, 지금부터 맨체스터로 간다. 우리팀은 지금 영국전을 120분 다 뛰면서 체력이 많이 소진되었다. 도착하자마자 다들 몸관리에 더 신경쓰고 브라질은 웬만한 체력으로는 상대할 수 없는 팀인 거 다 알거라 생각한다. 축구의 명가라고 불리는 브라질이나 못이길것없다. 긴장하지 말고 평소하던대로만 하면 충분히 가능성 있다. 창수랑 성룡이는 부상때문에 병원 들러야 하니까 검사 다 끝나면 맨체스터로 와라, 다시한번 말하고 다음에도 다시 말하겠지만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 또 이번 브라질 전도 마지막 경기가 아니니 다들 부상 조심하는것을 최우선으로 하도록. 자, 다들 짐 챙겨서 버스 탑승해라"
"네 알겠습니다!"

 

 

 


 

감독님의 말씀에 따라 방으로 가는데 뒤에서 동원이 쫄래쫄래 쫓아온다. 아까까지만 해도 한대 확 패주고 싶었으나 지금은 긴장탓인지 설레임탓인지 영 그럴 기분이 아니다. 그러나 녀석은 기어코 내 성질을 돋구었다.

 

 


 

 


"형형, 아까 방에서 자철형이랑 얘기 잘했어요?"
"… 시끄러 새꺄"
"에이, 또 막 모른척하고 갈구기만 한거 아니에요 형?"
"… 야, 진짜 맞고싶냐? 제대로 사과했고 제대로 풀었거든? 너때문에 괜히 고민만 진지하게 해가지고 더 뻘쭘했잖아 이 참치새꺄"
"오올~ 그래요? 흐음, 그랬구나"

 

 

 

 


녀석은 묘한 표정과 목소리로 고개를 끄덕이더니 알겠어요 하곤 방으로 쏙 먼저 들어간다. 저녀석은 도대체 뭔생각을 하는건지 구자철이 뒤에서 야 여성용 빨리 나와라 심심해 하며 칭얼거린다. 하여튼 저새낀 내가 없으면 세상 돌아가기나 할까 요새들어 유독 더 나한테 칭얼거리거나 시비걸거나 저런다. 뭐, 나도 심심하지 않아서 나쁘진 않지만

 

 

 

 


"알았다, 자리나 제대로 잡고 앉아 있어"

 

 

 

 

 

방으로 들어가니 동원이 벌써 거의 짐을 다 싸고 나가려하고 있다

 

 


 

 

"벌써 다 쌌냐? 빠르네"
"네, 별거 없던데요? 워낙 들고 온게 별로 없잖아요 전. 하하"

 

 

 
 


그러곤 쏙 나가버리는 동원을 보며 나 역시 얼른 가방에 제 옷과 물건들을 쑤셔넣기 시작했다. 가차없이 쏟아 넣으니 역시 금새 끝났다. 혹시라도 안챙긴 물건 있을까 화장실부터 주방 침대 주변을 슥 둘러보는데 침대옆 테이블에 동원의 시계가 놓여있다. 쯧, 일찍 나가더만 칠칠맞긴 동원의 시계까지 가방에 휙 넣어 챙긴 나는 가방을 끌고 버스로 이동했다. 버스에 올라타자 맨 앞좌석에 감독님 옆에 똥마려운 Dog새끼처럼 쭈뼛쭈뼛 앉아있는 구자봉을 보고 멈칫하다 감독님이 보시기 전에 얼른 뒤로 향했다. 구자봉은 울상을 지으며 나를 쳐다보았지만 친절히 한번 씨익 웃어주고는 제쳐 지났다. 이리저리 둘러보다 혼자 앉아있는 보경의 옆에 털썩 앉았다. 웃으며 왔어요? 하는 녀석의 말에 오냐, 왜 혼자 앉아서 온몸에서 심심함을 풍기고 있냐 하니 그래야 형님 올것같아서요 하더니 혼자 킬킬거리며 웃는다.

 

 

 

 

"너의 웃음코드는 도무지 모르겠다. 같이 좀 웃자, 임마"
"저 용기있죠?"
"대체 뭐가?"
"요새 다들 기형님 옆에 안앉을라… 아, 아니 아무것도 아닙니다"

 

 

 

 


이미 난 저 말을 이해했다. 이해하면 안됬을텐데 해버렸다. 인상을 찡그리고 녀석을 쳐다보았다. 뭐야, 다들 내 옆에 안앉을라 한다고? 헐 나 은따였어? 어쩐지 구자철만 유독 내옆에 앉아준다 했더니 그런거였어? 하던말 빨리 불어라 하는 표정으로 보경이 녀석을 째렸다. 그러자 눈을 피하며 창밖을 보는 녀석, 그 때 구자철이 다가와 나를 부른다.

 

 

 

 


"야 기성용"

 

 

 

 


김보경에게 끝까지 물고 늘어질 타이밍을 놓치게 한 구자철의 등장에 잔뜩 인상을 찡그리곤 여전히 난 보경을 보며 대답했다

 

 

 

 


"왜"
"너 자지마"
"뭐?"

 

 

 

 

뜬금없이 자지말란 자철의 말에 이녀석 뭐라는거야 그제야 녀석을 쳐다보았다 더할나위 없는 진지한 표정에 당황하며 다시 되물었다

 

 

 

 

"뭔소리야, 뜬금없이 자지말라니"
"너 맨체스터 도착할 때까지 버스에서 자지말라고"
"어째서, 아까 운동도 했고 피곤하니 잘수도 있지"
"안돼, 자지마"

 

 

 

 

 

죽어도 자지말라는 녀석의 말에 납득을 할수가 없다. 지가 놀아줄것도 아니면서 자지말라니 이유나 좀 알자며 이유를 물어보니 말하라는 이유는 팽계치고 그저 자지마 자면 절대 안돼만 연발한다. 출발할 때가 됐음에도 자리로 돌아갈 생각도 안하고 끝까지 절대 자지마 하는 녀석이 귀찮아진다 그때 녀석은 비장한 표정을 짓더니 내게 얼굴을 들이밀더니 귓가에 대고 작게 속삭였다

 

 

 

 

 

"감독님의 지시야, 전에 일을 잊진 않았겠지라고 말하셨어"

 

 

 

 


헐, 감독님 너무하십니다 그제야 알았어 한마디 해주니 그제야 고개 끄덕이며 돌아간다. 대체 뭐야 저녀석, 하는 혼잣말을 들었는지 옆에 앉은 보경녀석이 킬킬거리며 웃는다. 그 웃음소리에 아차하며 녀석을 다시 째렸다. 당장 불어 새꺄

 

 

 

 

"아까 그거 뭔소리냐, 자세히 말해봐"
"네? 뭔 소리요? 제가 무슨 소리했습니까?"
"모른척 하지마, 빨리 자세하게 안불어?"
"진짜 모르겠는데요?"

 

 

 


 

이젠 휘파람까지 불면서 딴청을 피우는 녀석, 한 한시간을 그렇게 물고 늘어졌음에도 녀석의 입을 열리지 않았다 독해 독해도 너무 독해 이녀석 결국 포기한 채 입을 다물었다. 5분쯤 입을 다물고 있자 이제는 졸음이 쏠려온다. 꾸벅꾸벅 졸다가 앞에서 뭔가 강한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들어보니 감독님 옆에 앉아있는 녀석이 고개를 뒤로 돌린 채 인상을 굳히며 나를 주시하고 있었다. 순간 공포영화 한 편 본 줄 알았네 덕분에 졸음을 달아났지만 아까 이후로 입을 굳게 닫은 채 잠만 잘자고 있는 김보경 옆에서 너무 심심하다. 주위를 둘러보니 저녁시간을 지나 밤이 된지라 역시 모두 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잠을 참냐고

 

 

 

 


***

 

 

 

 

 
해냈다. 새삼 감독님의 명령과 구캡틴의 집요함을 실감한 4시간이었다. 퀭한 눈으로 버스에 내려 감독님을 찾았다. 근데 감독님도 잠을 즐겼는지 기지개를 피고 하품을 하며 버스에서 내리신다 감독님을 멍하니 주시하고 있자 감독님도 날 봤는지 내쪽으로 와 한마디를 던지신다

 

 

 


 

"가는 동안 눈도 안붙였나? 눈이 퀭하네"

"…"

 

 

 


……………………………?
이게 뭔소리지, 감독님은 어째서 내게 이런 말을 하시는거지 놀리시는 건가

 

 

 

 

"네? 감독님이 못자게 해놓으시고 무슨말씀하시는거에요 감독님"
"내가? 내가 언제?"
"너무하십니다. 아까 구자철 시켜서………………… 구자철 이새끼!"

 

 

 

 

구자철 이 Dog새끼가 설마설마 했는데 감히 감독님을 빙자해 사기를 쳐? 4시간동안 내가 그것때문에 어떻게 참았는데 샹 저 혼자 얼굴이 붉어져선 인상을 팍팍 쓰고 있는 나를 감독님은 의아하게 쳐다보았다.

 

 

 


 

"아까부터 뭔소린지, 임마 감독 앞에서 이새끼가 뭐냐"
"아, 죄송합니다. 저 잠시 구자철과 얘기 좀 나눠야겠습니다. 하하"
"그래"

 

 

 

 


감독님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나는 구자철을 찾았고 그대로 다가가 뒷통수를 때렸다.

 

 
 

 

 

"악, 샹 왜때려!"

 

 
 

 


급작스럽게 뒷통수 한대 맞은 녀석은 뒷통수를 부여잡곤 울상지으며 버럭 소리지른다 왜때려? 몰라서 묻냐 표정을 굳히고 녀석을 째렸다 그래도 나 주시하느라 녀석도 못잤는지 녀석의 눈도 퀭하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감히 내 잠을 그딴 거짓말로 빼앗아?

 

 

 

 


"왜때려? 뭐? 감독님의 지시? 이게 어디서 그런 생구라를 쳐"
"헉, 벌써 알았냐"
"그럼 평생 갈 줄 알았냐"
"하루는 갈줄 알았지"
"미친놈, 그건 됐고 왜 그런거냐 덕분에 내 눈 이렇게 됐다고"
"내 눈은 안보이냐?"
"누가 자지 말랬냐, 그러니까 왜 쓸데없는 말로 날 못자게 했냐"
"쳇, 이건 다 널 생각해서 그래준거라고"
"뭐?"

 

 

 

 

뜻모를 말만 해대고 후다닥 감독님 앞으로 간 자철을 보며 답답함을 느끼며 한숨을 쉬었다 김보경도 그렇고 구자철도 그렇고 왜 말을 하다 말아 짜증나게 감독님의 말씀을 듣고 다시 배정된 숙소배정표를 들여다보니 구자철과 같은 방이다. 구자철은 감독님이 불러 감독님의 방에 간 모양이다. 혼자 터덜터덜 방으로 가고있는데 뒤에서 주영형이 부른다

 

 

 

 

"성용아!"

 

 

 


 

뒤돌아 주영형을 바라보니 형은 이미 내가 다가와 어깨를 툭툭 치며 한마디를 내뱉는데 그말이 그렇게 어이없을수가 없다.

 

 

 

 

"야, 성용아 자철이한테 잘해줘라 좀. 애가 너 앞에만 서면 기를 못피지않나"

 

 

 


………………………………… 헐 내가 뭘했다고, 대체 미치겠네 내가 구자철을 놀리는 재미에 살긴 하지만 아까도 분명 분하지만 당한건 나인데, 주영형의 말에 나는 형을 붙잡고 뭐라뭐라 해명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도무지 발이 안떨어져 멍하니만 있을 뿐이다. 그런 나에게 김보경과 지동원도 한마디를 더해 나의 멘탈은 완전 붕괴되었다.

 

 

 

 

"그래요, 형 자철형이 형한테 얼마나 잘해요, 자철이 형 많이 힘들어 하던데 형도 좀 잘해줘요~"
"맞아요, 구다정 형님 불쌍합니다 그만 놀려먹고 잘해주세요 좀~"

 

 

 

 


와씨, 억울해서 눈물이 다 날 정도다. 구다정 좋아하네, 이건 또 무슨 경우냐고 저 멀리 가는 주영형과 보경, 동원을 한참을 바라보다 씩씩거리며 방에 들어와 침대에 털썩 누웠다. 내가 구자철한테 그정도로 심하게 갈궜나? 그래도 녀석도 신나서 맞대응했으니까… 아, 그래서였나 나도 모르게 재밌어서 점점 더 심해졌을지도 모르겠다. 아씨, 점점 복잡해지는 머릿속에 머리를 헝클이다 물이라도 마시자 하는 생각에 냉장고를 향했다. 냉장고에 있는 생수병 하나를 따서 벌컥벌컥 마시고 있을 때 현관문을 열며 자철이 들어왔다

 

 

 

 

 
"여어~ 쓰레기성용 형님왔다"
"푸읍……… 켁켁 아씨"

 

 

 

 

 
신나게 머릿속을 헤집고 다니던 구자철이 갑자기 들어와 나도 모르게 먹던 물이 목에 걸려 뿜었다. 그걸 본 자철은 놀란 눈으로 달려와 괜찮냐며 등을 두들기더니 입가에 묻은 물을 직접 닦아준다 녀석의 행동에 순간 놀란 나는 녀석의 손을 탁 쳐냈다. 그러자 녀석이 당황하며 그저 등만 토닥인다 아, 이게 아닌데. 나에 행동에 나도 놀라 인상을 찡그리니 녀석이 등을 토닥이던 손까지 내리며 조심스럽게 한마디를 내뱉는다

 

 


 


"괜찮아?"

 

 

 
 

 

씨발, 순간 울컥해 눈가가 뜨거워지는 것이 느껴져 아차싶었다. 다행히 아직 액체는 흐르지 않았지만 위험수준임을 감지한 나는 응이라는 짧은 답을 하며 침대에 다시 누워버렸다 구자철은 그런 나를 잠시 바라보더니 작게 한숨을 쉬곤 내가 바닥에 흘린 물을 닦고 주섬주섬 옷을 갈아입었다. 아까 그 세명이 나에게 했던 말이 신경쓰인다. 그 세명의 눈에는 나와 구자철이 그렇게 보였던 것일까. 내가 그렇게 구자철을 무시하고 못살게 굴었던 것일까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꾹 참았던 눈물이 끝내 흘러 내렸다. 몰랐다. 하지만 옆으로 누워있었기에 한쪽 눈에서 흘린 눈물이 다른쪽 눈에 들어오자 그제야 내가 울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구자철이 보이지 않는 쪽으로 누워있었기에 아직 구자철은 모를것이다 생각했다. 하지만…

 

 

 

 


"야, 기성용 왜울어"
"…!"

 

 

 

 

녀석의 말에 흠칫했다. 분명 소리도 없이 미동도 없이 눈물만 흘렸는데 녀석은 내 상태를 마치 보기라도 한 듯 저런다. 그래, 생각해보면 항상 저랬다. 구자철은 나와 투닥거리면서도 곧잘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한 내 상태를 정확히 집어내고 저번에 다리도 그렇고 저녀석에겐 항상 들켰다. 제길, 녀석에게 사사건건 까고 시비걸던 내가 못나게 느껴져 더 터져나올 것 같은 눈물을 꾹 참으며 입을 열었다

 

 

 

 


"…울긴 누가 우냐"

 

 

 

 
 

아씨, 억지로 쥐어짜낸 목소리지만 딱봐도 나 울었어요 하는 잠긴 목소리다 제발 녀석이 그냥 넘어가주길 바랬다 그래야만 했다 그래야 내일 내가 녀석의 얼굴을 그나마 멀쩡하게 볼 수 있을 것만 같아서… 그러나 그 바램은 오래 갈 수 없었다 녀석이 내 몸을 휙 잡아당겨 일으켰다 생각지도 못한 갑작스러운 힘에 차마 눈물 닦을 시간도 없어 그저 고개를 숙였다

 

 

 

 


"기성용, 얼굴 들어봐"
"싫어, 이거 좀 놔"
"…얼굴 들어"
"싫다고, 이거 놓으라니까"
"기성용…"

 

 

 

 

끝내 얼굴을 들지않는 나를 보며 한숨을 쉬던 자철이 손목에 힘을 푼다, 침대에 털썩 앉더니 다른 말도 재촉도 하지 않는 자철이 신경쓰였지만 차마 얼굴은 끝까지 들 수가 없었다 씨발, 기성용 참 못났다 잘난척은 혼자 다 하더니 지금 이 상황을 어찌할 수가 없다

 

 


 


"… 구자철"
"응 말해"

 

 

 

 


한참의 침묵 끝에 내게서 겨우 한마디가 나오자 녀석이 얼른 대답한다 한참 생각했던 질문이지만… 나 스스로가 너무 작아지는 것 같아 몇번을 망설였던 질문이지만… 내가 너무 답답했다. 이 답답함을 풀어줄수 있는 것은 이 것밖에 없다 생각했다

 

 

 

 


"… 내가 그렇게 못되게 굴었냐,"
"뭐?"
"내가 너한테 그렇게 심했어? 넌 그게 너무 힘들어서 싫어서 주영형이나 보경이나 동원이한테 하소연이라도 한거냐?"
"야… 무슨말을 하는 ㄱ…"
"진작 말하지 그랬냐, 난 그것도 모르고 혼자… 너랑 그러는게 재밌어서, 즐거워서 멍청하게… 내가 진짜 씨발"
"성용아"
"아니면 또 요새는 내가 혼자 들떠있는게 재밌어지기라도 했어? 그래서 조용히 입다물고 즐기기라도 한거냐?"
"야! 기성용!!"
"왜 이새끼야! 재밌었냐고! 씨발 사람 하나 병신처럼 만들어 놓고 옆에서 보는게 재밌었냐고!"

 

 

 
 

 

결국 마지막엔 발악하듯 큰소리까지 지르며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원래 눈물이 없는 편인데도 오늘은 쉴새없이 나온다. 마치 평생 참았던 눈물이 오늘에서야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것같이… 손으로 눈을 비비고 비벼도 흐르는 눈물때문에 녀석의 얼굴조차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울고 있는 나를 마치 비웃으며 보고 있을 것만 같아 그대로 방을 뛰쳐 나왔다 뒤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그대로 무시하며 나와버렸다

 

 

 

 

끝났다. 모두 끝나버렸다 내 성질을 이기지 못하고 끝내 녀석과의 모든 것을 태워버렸다 녀석의 말을, 대답을 듣고 싶었지만 한편으로는 듣기 싫었다 그게 사실이라고 인정할까봐… 그래서 계속 녀석이 말할때마다 말을 끊어버렸다 어쩔수 없었다 내 머리와 입이 이미 그러고 있었다. 이젠 녀석의 얼굴을 볼 자신도 말을 나눌 용기도 없다 방을 바꿔달라하기 위해 코치님에게로 갔으나 거절당하고 다른 동료들에게 부탁도 해봤지만 무슨일이냐고만 물을뿐 모두 거절했다 내가 새삼 대표팀내 왕따라는 사실을 실감했다 내 신세가 왜 이렇게 된거지 언제부터 동료들사이에서 이런존재가 되버린걸까 방에는 도저히 돌아갈 수 없어 비상구 계단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그 상황에서도 계속 손에 쥐고 있던 핸드폰이 있다는 점… 연락처에서 청용의 번호를 찾아 통화 버튼을 눌렀다.

 

 

 

 
 

-Rrrrrrrrrrrrrrr

 

 

 

 

'여보세요'
"이청용, 청용아"
'성용이냐? 너 목소리가 왜그래? 무슨일있어?'

 

 

 

 


전화너머 들려오는 걱정 가득한 목소리에 다시 울컥한다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애써 밝은 척 해보지만 쉽지 않다

 

 

 


 

"일은 무슨, 그냥 좀 피곤해서 그래"
'진짜야? 아무일 없는거 맞아?'
"응"
'근데 무슨일로 전화했어?'
"그냥 니 목소리가 듣고싶어져서"
'거짓말. 너 맨날 무슨일 있을때만 나한테 전화했잖아 이번엔 무슨일인데?'

 

 

 


 

청용에 말에 머리를 망치로 한대 맞은 듯 했다. 나는 가장 친하다는 청용에게까지 내가 필요할때만 찾는 그런 사람이었다 나는 그런 이기적인 사람이었단 사실이 너무 충격이었다. 당연시하게 해왔던 모든 것들이 다른사람에게 피해로만 돌아가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내가 그랬냐? 하, 너한테도 난 나쁜놈이었구나"
'뭐? 뭔소리야 그게? 니가 왜 나쁜놈이야 누가 그래'
"그냥 나혼자 새삼 그렇게 느껴져서"
'성용아, 너 진짜 무슨일이야, 지금 어디야?'
"맨체스터 숙소…"
'잘됐네 나 거기 근천데, 잠깐 나와 얼굴보고 얘기 좀 하자'

 

 

 

 


이런, 하필 이녀석은 이 근처에 있는거야 보여주기 싫은 얼굴인데… 하지만 녀석의 나오라는 말에 그냥 나가고 싶었다. 녀석의 얼굴을 보며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었다. 전화를 끊고 밖으로 나가려 자리에 일어서는데 전화가 온다. 발신자를 확인해보니 구자철이다 그냥 전화기를 꺼버리고 숙소 앞에서 청용을 10분쯤 기다리니 청용의 모습이 보였다 정말 가까운데 있었나보다 이렇게 빨리 온 걸 보면…

 

 

 

 

 

"성용아!"
"일찍왔네?"
"근처에 있었다고 했잖아, 근데… 너 울었어?"
"아… 어쩌다보니"
"무슨일이야 대체, 웬만한 일에는 꿈쩍도 안하는 니가 이정도로 울고말이야"
"별일 아냐, 오랜만에 얼굴보니 좋네"
"기성용, 말돌리지 말고"
"…"

 

 

 

 


끝내 말하지 않으니 청용이 한숨을 쉬더니 까치발을 들고 내 머리를 헝클인다 그런 청용의 꼴이 마치 아이가 어른을 위로해 주는 것 같아 웃었다. 하지마 키도 작은게, 녀석의 손을 잡아 내리는 순간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기성용!"

 

 

 

 
 


어? 구자철이네? 하는 청용의 말에 순간 멈칫하며 차마 그쪽으로 얼굴을 돌리지 못한 채 인상을 굳히자 청용의 얼굴에 의문이 떠올랐다 입모양만으로 왜그래 하며 묻는다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아무것도 아니야 하자 녀석이 인상을 찡그린다

 

 

 
 

 


"자꾸 그렇게 숨길래? 구자철이랑 싸움이라도 했어?"
"아니, 아니라니까"

 

 


 

 


어설프게 웃으며 부정하던 그 순간 자철이 어느새 우리 둘의 앞으로 다가와 청용의 손을 잡고 있던 내 손을 탁 쳐냈다 나나 청용이나 녀석의 행동에 놀라 벙쪄있었지만 그런 우리둘은 신경쓰지도 않고 청용에게 미안, 기성용은 내가 좀 데려간다 하더니 내 손목을 거칠게 잡고 끌어당겼다 순간 손목이 욱씬거려 빼내려 힘을 줬지만 쉽게 풀리지 않는다. 아까도 느낀거지만 이녀석이 이렇게 힘이 쎘었나… 절대 풀리지 않는 손목의 힘에 어쩔줄 몰라하며 끌려가고 있을 때 그대로 벙찐채 우리 둘을 바라보고 있는 청용이가 눈에 들어왔다

 

 

 

 


"청용아! 미안해! 나중에 다시 연락할게!"

 

 

 

 


그렇게나마 청용을 배웅하고 청용의 모습이 보이지 앉자 눈을 돌려 구자철의 뒷모습을 쳐다보았다. 구자철, 이거 놔 하며 녀석을 멈추세우려 했지만 꿈쩍도 안한다 나보다 키도 작은게 어디서 이런 힘이 나오는거냐 녀석은 기어코 자신들의 방에 들어와서야 손목을 풀어주었다. 벌게진 손목을 다른 손으로 감싸며 인상을 찡그렸다

 

 
 

 

 

"뭐하는 짓이냐 이게"
"…"

 

 

 

 


따져 물어도 녀석은 그저 화난 얼굴로 나를 가만히 바라보기만 할 뿐 아무런 말도 없다, 뭐야, 할말도 없으면서 이딴식으로 끌고 온거야?

 

 

 
 

 


"무슨 짓이냐고 묻고 있잖아, 말 안해? 이렇게 끌고 와놓고 장난해?"
"아까도 그래주지"
"뭐?"
"아까도 그래주지 그랬어,"
"무슨 소리하는거냐 알아듣게 말해"
"내 대답을 기다리는 지금처럼 아까도… 아까도 내 말 좀 들어주지 그랬어, 내가 변명할 기회라도 주지 그랬어"
"…"

 

 

 

 


뜻 모를 소리만 해대는 자철이 답답했다 지금은 녀석의 기분이고 내 기분이고 상관없이 그저 이 답답함만 풀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하지만 뒤이어 들려온 대답에 차마 입을 열수 없었다 그때 녀석의 대답을 듣기가 무서워 그저 내 할말만 빽빽거리며 했던 나 자신이 무척 부끄럽고 창피해져 고개를 숙였다

 

 


 

 

"니가 나한테 그랬지, 내가 너한테 했던게 그렇게 힘들었냐고. 아니, 전혀 아니야. 오히려 그 행동들 때문에 난 너한테 마치 특별한 존재라도 된것 마냥 기뻐했어. 니가 나한테 장난이라도 말 한마디 걸때마다 난 그것때문에 하루 온종일 행복했어, 혹시라도 내가 재미없으면 그대로 다른 녀석에게 가버릴까봐 너의 말에 맞장구 치기 위해 유머책도 직접 사다가 읽을만큼, 항상 내 눈하고 귀, 생각, 생활 그 모든게 너, 기성용 하나만 쫓아다녔어"
"…!"
"너는 날 그냥 좋은 친구 편한 친구 재밌는 친구 그 이상도 그 이하로도 보지 않는거 알고 있지만 난 그걸로도 만족했어. 그렇게 내 마음 꾹 참으면서 니 옆에 있는 거로도 만족했다고."
"…"
"근데 너에 대한 마음이 커지면 커질수록 너한테 들킬 것만 같아서, 누군가에게 말이라도 하면 편해질 것 같아서 그러면 이 마음이 조금은 진정되지 않을까 싶어서 몇몇 동료들에게 말을 했어. 아까 니가 말한 그 세명에게는 사정을 다 듣고 왔어 그 세사람이 너에게 이상한 말을 한 건… 그래, 나 편하자고 남한테 내마음 털어놓은 내 잘못이라 생각해."
"…"
"하지만 욕심이 점점 커지는 걸 어떡해… 같은 올림픽 대표가 되었고 같은 그라운드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행복하지만 그 행복에 내 욕심은 점점 커지는데 어떡해… 행여라도 버스에서 내 옆자리가 아닌 다른 사람의 옆에서 자다가 잠꼬대로 그 사람을 끌어안을까 불안하고, 가장 친한 친구라는 걸 알면서도 니가 그 사람의 손목을 잡고 있다는게 분하고 화나는걸 어떡해. 이 마음이, 이 감정이 어쩔땐 가짜였음 좋겠다 싶으면서도 진짜라는 것에 기쁘고 행복한 걸 어떡하냐고"

 

 

 

 


당황스럽다. 지금 이녀석이 나한테 뭐라고 하는건지 도무지 정리가 안된다. 녀석의 말, 한마디한마디가 내 귀에 콕콕 박혀 떠나질 않지만 난 이 단어들이 도무지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건지 모르겠다 하지만 눈은 이해를 하고 있는지 녀석의 말을 들으면 들을수록 눈은 점점 커지고 눈동자는 흔들리며 끝내 녀석을 주시하도록 머리가 들어올려졌다 녀석의 눈은 그저 새까맣게 빛을 내며 내 눈을 똑바로 마주하고 있었다. 마치 자신의 말은 한톨의 거짓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처럼… 녀석의 입이 다시 열렸다.

 

 

 

 

 

 

 

 

 


"지금이 지나면 넌 날 평생 봐주지 않을것같아서 너무 두렵고… 난 널 잃고 싶지 않은데, 옆에서 좀 더 가까이서 보고싶은데 넌 날 너무도 쉽게 떠나갈 것 같아서 무섭기만 해"
"자…잠깐만 너…"
"…"
"너… 대체 무슨 소릴 하는거야"

 

 

 

 

 
녀석이 말을 하면 할수록 점점 더 머릿속이 어지럽혀 지기만 한다. 결국 녀석의 말을 끊었다 내 말에 녀석의 눈은 시리도록 차가워졌다. 마주하고 있던 눈을 감고 싶은 만큼 시리고 아팠다 왜 내 말을, 내 마음을 인정해주지 않냐는 듯한 녀석의 얼굴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녀석의 표정이 내 심장을 아프게 한다. 그럴리 없는데 심장이 쬐여오는 느낌에 인상을 찡그렸다 녀석은 내 표정을 보며 차갑지만 조금만 건들면 울듯한 얼굴을 한 채 우리 둘 사이에 끝내 내뱉어선 안될 단어를 꺼내버렸다,

 

 

 

 


"…좋아해"

 

 

 

 


그 한마디에 내 머릿속을 떠돌던 그전에 단어들은 와르르 무너졌고 오직 '좋아해' 이 한 단어만이 머릿속을 채웠다 인식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인식하자마자 내 얼굴이 달아올랐다 이런 말이 나올줄을 생각도 못했다 이런 결과가 나올줄 꿈에도 몰랐다 그러나 나는, 내 몸은 그 말에 반응하고 있었다. 이미 심장은 터져버릴듯이 쿵쿵거렸고 내 눈은 이미 눈물을 흘리고 내 다리는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앉게 했다 그제서야 알았다 내가 그리도 답답했던 이유를, 그 세명의 말에 나혼자 상처받은 듯 굴었던 이유를, 내가 구자철때문에 이렇게 휘둘렸던 이유를… '좋아해' 그게 답이었다. 그것이 나를 그렇게 울게 했던 이유였다. 나도모르게 혼자 꽁꽁 동여매서 가슴 한 구석에 처박아 놓아 답답했고, 그 세명의 말에 그것이 상처입었고, 그 상대가 구자철이란 이유때문에 녀석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

 

 

 

 


자신의 행동에 모두 납득한 나는 그제야 엉엉 소리내며 울기 시작했다. 쪽팔림도 없었고 부끄러움도 없었다 그저 내가 너무도 바보같아 이렇게라도 나한테 벌을 받는 것처럼 미친듯이 울었다 그러자 자철이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내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닦아준다 울지마, 녀석의 말에 그치기는 커녕 더 큰 소리로 울었고 녀석은 가만히 바라보다 살며시 나를 품에 안았다 녀석에 어깨에 얼굴을 묻고 얼마나 울었을까 녀석의 토닥임에 어느정도 진정된 마음에 녀석에게서 약간 떨어졌다

 

 

 

 

나를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쳐다보는 녀석의 얼굴을 보고있자니 얼굴이 달아올라 얼굴을 살짝 돌렸다 녀석은 그것을 거부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는지 약간 울것같은 표정을 지으며 나에게서 멀어졌다 그것을 느낀 나는 나도모르게 녀석의 팔을 잡았다. 녀석도 나도 당황하여 서로 멍하니 마주봤다 또다시 달아오르는 얼굴에 고개를 또 돌렸지만 잡은 팔은 놓지 않았다. 녀석이 가만히 나를 보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입을 오물조물거리다 결국 작은 목소리로 입을 뗐다

 

 

 


 

"… ㅈㅗ…ㅇ…해"
"뭐?"

 

 

 

 


한번에 알아듣지 못하는 녀석때문에 순간 울컥해 녀석의 얼굴을 쳐다봤지만 녀석의 눈은 정말 못들었어요 하는 눈이다. 하는 수 없이 다시 입을 떼려했지만 역시 쉽게 나오질 않는다 녀석은 나를 재촉하지 않았지만 나 스스로 초조해져 눈동자가 흔들렸다

 

 

 

 


"… 좋아해"
"… 뭐?"
"좋아해, 나도 좋아한다고! 아씨, 나도… 나도 몰랐는데 좋아하고 있었어!"

 

 

 

 


큰 용기를 가지고 눈 꼭 감고서 다시 한번 더 말했지만 또다시 돌아오는 반문에 답답해 큰소리로 몇번을 반복해 말해버렸다 다 말하고 나서야 아차 싶었지만 그다음을 생각할 수 없었다 물컹한 무언가가 내 입에 붙었기 때문에…

 

 

 

 

그렇다 녀석이 내 얼굴을 감싸쥐더니 자신의 입술을 내 입술에 가져왔다. 너무 놀라 나도 모르게 벌려진 입술 사이로 녀석의 혀가 들어온다 아주 천천히 내 입 안을 돌아다니는 혀로 인해 내 머리와 몸이 그대로 굳어졌다 얼마나 입술과 혀를 부딪히며 있었을까 숨이 가빠짐이 느껴져 녀석을 살짝 밀어냈다 그러자 쉽게 떨어져주는 자철덕분에 숨을 몰아쉬며 입에 손을 가져갔다

 

 


 


녀석이 나를 보며 씨익 웃더니 자신의 엄지로 내 입가에 묻은 침을 닦아준다 그 행동에 또 얼굴이 달아오른 나는 속으로 자신을 죽어라 욕했다. 한번 자각하고나니 시도때도 없이 달아오른다 이거 나중에 큰일나는거 아니야? 그렇게 딴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녀석의 얼굴이 내얼굴 쪽으로 다시 다가와 순간 헛바람을 들이삼켰다. 설마 또… 하는건가? 그러나 녀석의 입술은 내 귓가로 향했고 녀석의 목소리가 내 귀를 간지럽혔다.

 

 

 

 

"나 너 좋아하는거 안할래,"
"…!"
"… 기성용, 사랑해"

 

 

 

 


나즈막히 들려오는 안 좋아할래, 라는 말에 숨이 턱 막혔다. 그 짧은 순간 오만가지 생각이 다들었다 겨우 마음 알아차렸는데 이런식으로 끝나는건가, 나는 어떻게 살아야하지, 보이지 않는 미래에 갑갑했지만, 곧 뒤에 들리는 더 기막힌 소리에 숨을 내쉬었다. 장난스런 얼굴로 킬킬 거리는 녀석을 째리고 배를 퍽, 쳐버렸다

 

 

 

 

"윽 … "
"유치한 짓 하지마"
"아 진짜 기성용 무드없게, 이럴땐 어머, 오빠 하면서 안기는거야"
"미친놈, 오빠 소리 듣고싶으면 딴여자한테나 가버려"
"헐, 기성용 그런 소리 하면 안되지, 내가 진짜 눈뒤집혀서 가버리면 어쩌려고?"
"넌 그럴수 없다는 걸 아니까"
"오, 그 말은 널 믿으니까, 뭐 이런거야?"

 

 

 

 


내 말을 제맘대로 해석하고 제맘대로 좋아하는 녀석을 보며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 그런 나를 보면서도 녀석은 뭐가 그리 좋은지 여전히 헤실헤실 웃기만 한다 하도 울었더니 이젠 머리가 지끈지끈 거린다 그러고보니 오늘 하루 정말 많은 일이 일어났다 나참, 이렇게 정신없는 하루는 오랜만이네

 

 

 

 


"몰라 임마, 너때문에 울어서 피곤해 잘거야"
"응, 그래 많이 피곤하지? 아까 많이 울었잖아, 머리는 안 아파?"

 

 

 

 

역시나 내 상태를 정확히 짚어내는 녀석의 말에 혀를 내둘렀다. 너 독심술 배웠지 하며 침대에 털썩 누우니 녀석이 어? 진짜야? 많이 아파? 어떡하지 약이 어딨더라 하며 안절부절 못한다 그런 녀석을 보면서 이제야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것만 같은 기분에 안심이 되어 미소를 지었다 엄마 잃은 아이보다 더 안절부절 못하고 이리저리 정신없게 구는 녀석을 보다 아까 혼자 덩그러니 놓고 온 청용이가 생각났다 누운 몸을 벌떡 일으키고 전화기를 찾으니 녀석이 눈 껌뻑이며 왜그래? 하고 묻는다

 

 

 

 

"아, 아까 청용이 버리고 왔잖아 잘 돌아갔나 전화라도 해보게"
"…"

 

 

 
 


청용의 번호를 누르고 통화버튼을 누르려는 순간 녀석이 자신의 손에서 전화기를 홱 낚아챘다 갑작스러운 행동에 인상을 쓰면서 뭐냐, 하는 내말에 안돼, 한다 뭐하는거야, 얼른 내놔. 손을 뻗어 다시 전화기를 가지고 오려했지만 녀석을 손을 뒤로 감추며 절대 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구자철, 전화기 빨리 안내놓냐?"
"싫어, 오늘은 안돼"
"어째서, 아까 너때문에 그렇게 두고와서 신경쓰인다고"
"… 오늘은…"
"…?"
"오늘만큼은 자기 전까지 내 생각만 하다가 자면 안돼?"

 

 
 

 


펑, 미치겠다 이녀석은 이런 말을 너무도 쉽게 한다 나는 생각도 못할 마치 연인들 사이에서나 하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는다 하지만 내 몸은 녀석의 그런 말에 기쁘다는 반응을 해버린다 얼굴이 뜨거워지며 달아올라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침대에 다시 털썩 누웠다

 

 

 

 


"그럴꺼지?"
"…"
"그렇게 할꺼냐고, 대답하기 전까지 전화기는 절대 못줘"

 

 

 


 

녀석의 표정은 안봐도 비디오다 말만 들어도 비장함이 넘쳐나니…

 

 

 

 

"징그러운 놈, 부끄럽지도 않냐"
"응, 전혀 대답은?"
"… 알았다 임마,"
"좋았어~ 옛다"

 

 

 

 


부끄럽지도 않냐는 질문에 전혀 망성임없이 부정하는 대답, 그래 니 똥 굵다 하는 수 없이 청용에게 전화하는 것을 포기하고 대답하니 그제야 핸드폰을 건네준다 점점 머리도 아파오고 내일은 아침부터 회복훈련도 있고 해서 정말 잠을 자기위해 이불까지 덮으니 녀석이 침대에 걸터앉아 등을 토닥인다 그 손길이 나쁘지 않아, 아니 오히려 기분 좋아 가만히 눈을 감았다 감은지 몇분되지 않아 그대로 잠이 든것같다

 

 

 

 


***

 

 

 


 

꿈 꿀 새도 없이 오랜만에 푹 잔 것 같다. 시끄럽게 울려대는 자명종 소리에 눈도 뜨지 못한 채 더듬더듬 테이블에 있는 시계를 찾았다 그러나 내가 시계를 찾기도 전에 자명종 소리가 꺼졌다 뭐지, 하고 눈을 비비며 애써 뜬 순간 튀어 나올뻔한 비명을 간신히 참았다 지금 내 눈앞에 불과 20cm도 안되는 거리에 구자봉의 얼굴이 있었다 어제 내 등을 토닥이다 자기도 모르게 내옆에 누워 잠든 것일까 아니면 내가 자는 것을 보고 이때다 하고 옆에 누운것일까 왠지 내가 아는 구자봉이라면 후자가 더 그럴싸하게 느껴져 한숨이 절로 나온다 나 대신 자명종을 끈 녀석은 잠결에 끈 것이었는지 눈 뜰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나는 굳이 깨우지 않고 가만히 누워 녀석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어제 일어난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며 머리를 어지럽혔다. 이녀석과 난 이제 어쩌면 좋을까 속으로 물었지만 쉽게 답이 나오지 않는다 자는 녀석에겐 닿진 않겠지, 녀석을 한참을 바라보다 작게 속삭였다

 

 

 

 


"… 구자철, 이제 어쩌면 좋냐…"
"뭐가?"

 

 

 

 

 

악 깜짝이야, 내 질문이 끝나기 무섭게 눈을 번쩍 뜨는 녀석에 의해 기겁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곤히 자고 있다고 믿었는데… 그저 자는 척을 하고 있던거냐! 혼자 놀라 아직도 빠르게 뛰고 있는 심장을 진정시키고 있을 때 녀석이 옆에서 부스스 머리를 긁으며 일어난다 녀석을 노려보며 일어났으면 일어난 척을 하라고, 하자 킥킥거리며 너의 시선이 너무 뜨겁길래, 란다. 그 말에 헛기침을 하며 자리에 일어나려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쪽"
"… 야!!!"

 

 


 

 

일어나려던 순간 자철이 내 팔을 끌어당겨 입에 쪽소리나게 뽀뽀를 한다 멍하니 있다 큰 소리로 확 밀며 떨어지니 침대에 아주 엎드려 키키거린다. 그런 자봉이 왠지 얄미워져 녀석의 뒷통수를 팍 때려버렸다 그게 또 아팠는지 악, 하며 소리를 지른다

 

 

 

 

"뭐,"
"아 진짜, 저래도 귀여워"
"… 푸으으으읍! 켁켁"

 

 

 

 


자신을 노려보는 녀석에게 불만이냐는 표정을 한번 지어주고는 갈증이 느껴져 냉장고에서 생수 한 병 꺼내 벌컥벌컥 마시는데 그때 들려오는 녀석의 말에 나는 어제에 이어 또다시 물을 뱉고야 말았다. 켁켁거리다 어이없단 얼굴로 쳐다보니 응, 그래도 귀엽다 라는 녀석의 말에 인상까지 구겨졌다

 

 

 

 


"구자철 너 미쳤냐?"
"응, 너한테 미쳤나봐"
"너 지금 진짜 징그러워, 나 소름까지 돋았다고"
"… 아씨, 그래 내가 기성용한테 뭘 바라냐, 하"
"뭐?"
"됐다 됐어,"

 

 

 
 

 

혼자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며 그대로 욕실로 들어가는 녀석, 뭐야 저녀석 그저 그런가보다하며 흘린 물을 슥슥 치우고 침대에 앉아 핸드폰을 들었다 화면을 켜보니 헉, 청용에게서만 전화 20번에 문자도 10통 가까이 와있다, 중간중간 보경,동원,주영형의 전화도 와있다 일단 청용의 문자를 읽어보니 무슨일이냐, 도대체 어떻게 된거냐, 괜찮냐, 자냐 등등… 문자를 확인하자마자 통화버튼을 눌렀다 신호음이 몇번 가지 않고 여보세요라는 목소리가 들린다

 

 

 
 

 

'야! 기성용!'
"응, 청용아 어젠 정말 미안했다"
'어떻게 된거야 대체, 구자철도 그런 모습 처음보고 너네 대체 무슨일이 있었던거야'
"아, 좀 오해가 있었어"
'후, 지금은 괜찮은거야?'
"응, 잘 풀었어, 괜찮아"
'다행이네, 너 그렇게 운거 처음봤다고 그게 구자철때문이었다니… 도대체 무슨일이길래 니가 울기까지해?'
"아… 음… 그냥 좀 … 헉"

 

 

 

 


청용의 질문에 대답을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고 있던 중 자철이 씻고 욕실에서 나와 방문에 삐딱하게 서서 나를 빤히 노려보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나도 모르게 헛바람을 들이삼켰다. 갑자기 말을 끊자 전화기 너머에서는 나를 부르는 청용의 목소리가 들렸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대답하려던 찰나 자철이 성큼성큼 다가왔다 또 무슨 짓을 저지를까, 점점 가까워져 기어코 코와 코가 다을 거리에 얼굴을 가져오는 녀석에 침을 꿀꺽 삼켰다

 

 


 

 

"뭐하냐?"
"… 야 기성용"
"…?"
"넌 진짜 일어나자마자…"
"뭐?"
"하, 진짜 됐다 됐어"

 

 


 

 

진지하게 다가올땐 언제고 말은 끝맺지도 않은 채 저 혼자 질렸다는 표정을 지으며 떨어져 나간다, 고개 갸웃거리다 녀석이 별말 없길래 계속 청용과 통화를 이어갔다 그런 나를 빤히 보던 자철은 운동복으로 주섬주섬 갈아입더니 나가려한다 벌써 나가냐? 하며 말을 거니 얼굴은 보지도 않은 채 녀석은 늦지나마라, 하더니 그대로 나가려한다. 순간 녀석의 이상함을 느낀 나는 곧장 청용과의 전화를 마무리 짓고 녀석을 잡았다

 

 

 

 


"갑자기 왜그래?"
"뭐가?"
"너 갑자기 차갑잖아, 아까까지만 해도 징그러운 소리만 해댔으면서"
"아, 갑자기 피곤해져서"
"뭐?"
"됐고, 얼른 준비나 해, 곧 아침훈련시간이야"

 

 

 

 


아씨, 나 또 뭐 잘못했나 하며 시계를 확인하니 아차, 진짜 늦을것같다 재빠르게 샤워를 하고 옷을 입고 나왔더니 다들 단체로 늦잠이라도 자는지 운동장엔 자철만이 스트레칭하고 있었다

 

 

 
 


"자봉아, 다들 왜 안나오냐?"
"나도 몰라"

 

 

 

 

아까부터 계속 딱딱한 말투의 녀석이 자꾸 거슬려 인상을 찡그렸다 하… 진짜 얘 또 왜이러는데


 

 

 

 

"야, 너 화났냐?"
"내가? 어째서,"
"… 말투가 그렇잖아 지금"
"화 안났어"

 

 

 


 


얼굴에는 아주 나 화났어요 써있음에도 불구하고 화 안났다고 잡아떼는 녀석이 답답해 오늘 아침부터 차근히 떠올려 고민을 해봤다 고민 끝에 나온 답은 아… 청용이와의 전화, 어제도 청용의 이름이 나왔을때 죽어라 노려보더니 이번에도? 설마 하며 슬쩍 이청용의 이름을 꺼내니 녀석의 얼굴이 눈에띄게 굳어진다 하… 이거였구나 이녀석 그렇게 안봤는데 누가 국가대표 아니랄까봐 질투까지 국가대표급으로 한다

 

 

 
 


"자봉아"
"왜"

 

 

 

 

내 부름에도 고개를 돌리지도 않으며 대답하는 자철, 소심하긴… 혹시라도 누가 있을까 주위를 휙휙 둘러보고 아무도 없음을 확인한 나는 녀석의 볼에 쪽하고 입을 갖다 댔다 그러자 내가 그럴 줄은 전혀 몰랐다는 듯 눈 똥그랗게 뜨고 나를 바라보며 눈을 껌뻑인다

 

 


 

 

"뭐야? 갑자기…"
"아까 일어나자마자 청용이하고 전화해서 미안,"

 

 

 


 

얼굴을 붉히며 흠흠, 거리며 대답하자 녀석이 기어코 달려들어 나를 안고야만다 잠깐 당황했지만 그게 또 기분이 좋아 가만히 있었다. 하지만 그게 문제였다 갑자기 어디서 나타났는지 뒤에서 주영형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 둘이 화해했나? 순간 녀석을 퍽 밀치고 주영형을 보며 어색하게 웃었다.

 

 

 

 


"아, 형 왔어요? 하하"

 

 

 


 

옆에서 밀쳐 넘어진 구자철이 낑낑대었지만 가볍게 한마디를 날려주었다 오버하지말고 그만 일어나, 추하다 녀석은 무안한지 머리를 긁더니 손 빌려주면 썩기라도 한대냐 하며 일어났고 그런 우리 둘을 보더니 기분좋은 미소를 지었다

 

 

 

 


"성용아, 어제 내가 한말때문에 저 구자철이랑 한바탕 했다며? 나쁜 뜻으로 한건 아니었는데 미안했다"
"아, 아니에요 형 제가 혼자 오해한건데요 뭐… 하하하"
"그래도 화해해서 다행이네 내 무지 걱정했다고"
"형! 형덕분에 더 가까워졌ㅇ… 악! 야!! 뭐하는거야!"

 


 

 


주영형에게 쓸데 없는 말을 지껄이려 하는 녀석의 발을 꾹 밟자 녀석이 길길이 날뛴다 하지만 주영형은 이미 다 알고있다는 듯한 웃음을 보이며 잘됐네 하고는 약간 떨어져 스트레칭을 하기 시작한다 아, 혹시 어제 녀석이 몇몇사람한테 말했다더니… 그게 주영형이었나? 응? 그럼… 설마

 

 

 

 

"야, 구자봉 너 그… 얘기 누구한테 했냐?"
"얘기? 무슨 얘기?"
"… 그… 나… 나를 좋아한단 얘기"
"음, 가만… 주영형이랑, 보경이랑, 동원이랑, 또… 감독님?"
"……"
"그건 왜?"

 

 
 

 

 

맙소사, 혹시나 했더니 역시 그 세명이다 결국 날 좋아하면서 맨날 당하는 구자봉이 불쌍해 한 말에 괜히 난 나쁜놈 취급 당한것처럼 쌩쇼를 했단 말이다 그런데 잠시 더 고민하며 꺼낸 사람이… 감독님?! 황당한 표정으로 녀석을 바라보았지만 아무것도 몰라요 하는 순진한 표정으로 날 보고있다 그러면서 어제 버스에서도 그걸 아는 감독님이 일부러 자신을 옆에 앉혔다고 오히려 나에게 하소연한다 정말 못살겠다 쪽팔려서 그때 저 뒤에서 날 부르는 큰 소리가 들려왔다, 뒤돌아보니 보경과 동원이다

 

 

 

 


"성용형!! 어젠 미안했어요!"
"성용형! 저도 미안했어요, 하지만 그 모습을 보니 잘 된것같네요!!!"

 

 

 

 

녀석들의 큰소리에 슬슬 나오기 시작한 다른 동료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그대로 굳은 채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다. 녀석들은 뭐가 그리 신나는지 저 멀리서 손을 흔들며 여전히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고 나는 해맑게 두 녀석을 보며 V를 날리고 있는 구자철을 한번 째려보고는 모여있는 동료들 사이로 자리를 피했다

 

 


 

 

간단한 아침 훈련이 끝나고 소진된 체력보충을 위해 오후 훈련은 없앤다는 감독님의 말에 모두 환호성을 질렀다 그러다 감독님께 꾸중을 듣긴 했지만 나 역시 쉬는동안 뭘할까 고민 중이었다 그때 보경과 동원이 다가왔다. 아까 그 일이 다시 생각나 인상을 찡그릴 뻔 했지만 티를 내진 않았다.

 

 

 
 


"형, 어제 진짜 미안했어요… 형이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일 줄은 몰랐어요"
"그래요, 저도 평소처럼 또 지랄하지마 하며 쿨하게 넘길 줄 알았어요. 어제 그 소동이 일어났을 때는 진짜 죄지은 기분이었다니까요"

 

 

 

 

진심어린 녀석들의 말에 나는 한숨을 작게 쉬곤 두 녀석의 머리를 마구 헝클었다 그래도 시무룩한 얼굴이 아까는 일부러 밝은척했나 싶을 정도로 불쌍해보였다 정말이지 이것들은 사람 화도 못내게, 일부러 이러는건가 뭐 화낼 이유도 없으니

 

 


 

 

"됐다, 뭐 좀 바보된 감이 있긴 하지만 내가 오해해서 생긴일이니 너네 탓도 아니지. 이런걸로 풀 죽지마, 내일 시합이나 신경써라"
"네! 형 제가 멋진 골 하나 넣어드릴게요 하하"
"그래요, 축하 선물로 나도 골 하나 보태줄게요"
"이것들이, 말이나 못하면… 약속 안지키면 그땐 각오해라"

 

 

 



N사 블로그에서 넘어왔어요 ㅋㅋ 반갑습니다

때아닌 축덕인가요?

혹시 이 글을 보신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사실 n사 블로그에서 열심히 연재하던 사람입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소리소문없이 잠수타버렸지만

돌아다니던 중 인스티즈를 찾아 가입을 했습니다.

 

여기서나마 글을 완성시킬까 생각중이지요

현재 64편까지 진행된 글인 만큼 쉽게 포기가 되진 않네요

 

그럼 그냥 블로그에서 하지 왜 여기서?

이런 분들도 계시겠지만

크게 데여버린 상처는 쉽게 가시질 않네요

몇일 지켜본 결과 여기는 매우 편안한 분위기에 글을 쓸수 있을 것 같아

다시 한번 글을 올려봅니다..

가끔씩 이미 진행된 글을 올리면서

조금씩 다음 글을 써내려가며 마음의 위안을 얻어보려 합니다.

물론 여러분들의 반응이 곱지 않을 땐 깨끗하게 포기하고 저는 다른분들의 글을 보며 행복하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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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우와!!쿠키죠아님안녕하세요!!!!저예전에구다정과기데레보던익인이에요♥!!이제여기서연재하시는거에요?
11년 전
쿠키가죠아
우와 어떤분이신지 정말 반가워용... ㅠㅠㅠ 계속 여기서 연재해볼까 생각중이에요 !
11년 전
독자3
암호닉신청해두될까요??자몽으로요!!!><
11년 전
쿠키가죠아
와우 암호닉 감사히 받을꼐용 ㅋㅋㅋㅋㅋㅋ
11년 전
독자1
우와 쿠키....♡ 기구보다 쿠키를 스릉하는 저라죠 호홓 n사라니 그릏군요... 여긴 뭐 익명이니까 편하고 좋아요^-^ 잘보고갑니다!!
11년 전
쿠키가죠아
봐주셔서 감사함당 ㅋㅋㅋ
11년 전
독자1
오오 신알신할께요!!
11년 전
쿠키가죠아
오오 감사합니당!!
11년 전
독자2
우와.... 금손이세요!!! 와 ㅠㅠㅠ 진짜 몰입 잘 되요 ㅠㅠ 다음편 기대하겠습니다!! 암호닉 신청 되나요? 된다면 미녕으로 신청할께요...
11년 전
쿠키가죠아
감사합니당 ㅎㅎㅎ 암호닉 감사히 받을께요 ㅋㅋㅋㅋㅋㅋ
11년 전
독자2
헐! 목록 훑다가 익숙한 제목 보고 빛의 속도로 클릭! 했는데 와ㅠㅠㅠㅠ 기다렸었는데 여기에서 보게 되다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신알신할게요!
11년 전
쿠키가죠아
이앗 , 저도 여기서 다시 등장할 줄을 몰랐어요 ㅋㅋㅋㅋ 감사합니당 ㅋㅋ
11년 전
독자4
헐헐헐 와!!! 반가워요 작가님ㅠㅠㅠ 작가님 글엄청 좋아했어요~ 블로그에서 열심히 봤었는데... 글잡을 자주 안와서 오늘 글 발견했어요! 작가님 하트하트♥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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