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July- Fly a letter to the w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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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오랜만이다 보고 싶었어.
한달이 지난 후 본 찬열이는 더욱더 말쑥해졌다.
내가 가져오란 소라껍데기는 가져왔지?
말없이 주머니에서 슥 꺼내 손 위에 올려주자 찬열이는 소라껍데기를 두 손으로 쥔 채 눈을 감았다.
저거 가져온다고 여기 현관에서 집에까지 다시 갔다왔는데. 왜 가져오라는지는 모르겠다.
[EXO/찬백] 기다릴게 03
아 그러니까 진짜로 그냥 이대로 있을거야? 이 새꺄 너 앞으로 남은 인생 어떡할려고 그래!!!!창창하게 젊은 놈이! 도와준대도 왜 그렇게 말이 많아?!
저번에 봤던 그 투덜거리는 교도관님이 아닌 도경수 교도관님이 찬열이와 얘기를 하고 있었다.
옷 갈아입으러 간 새에 언제 또 들어오셔서 얘기하고 계셨대.
아 씨발 내 인생 이 좆같은 인생 빨리 끝내버리고 싶다는데 당신이 무슨 상관이야!!씨발
갑작스러운 찬열이의 욕설에 놀란 마음도 잠시, 찬열이는 내가 서 있는 문을 공룡처럼 쿵쾅거리며 문을 박차고 나가버렸다.
어우 저 새끼 진짜
.........찬열이가 화 많이 났나봐요...?
내가 도와준다고 그렇게 그렇게 설득해도 맨날 저 모양이니, 원.
순 지 맘대로야, 어휴.
.......뭘 도와주시려고 하는데요?
봉사활동 오는 한낱 일반인에게 얘기해줄지 긴가민가 했다.
본론부터 얘기할게.
애기를 해 주시지 않을 것 같던 도경수 교도관님의 입이 무겁게 열렸다.
박찬열, 쟤 여기 왜 들어온 지 알아?
강간, 살인.
그것도 세 명이나.
근데 더 웃긴 건 뭔지 알아?
쟤가 강간, 살인 안 했어.
...................네?
잘못 들은 줄 알았다.
박찬열이 사람 죽인 거 아니라고.
근데 저 새끼는 멍청하게 저러고 있다.
머리가 망치로 얻어맞은 듯 띵해왔다.
난 알아. 저 녀석이 사람 안 죽였고 난 진짜 범인이 누군지도 알아.
근데 증거가 없어.
저 녀석의 진술도 필요한데 자신이 죽였다고 계속 얘기를 하니까 나도 어쩔 수가 없어.
도와준다고 한번만 경찰에 그렇게 진술하자고 매주마다 말하고 있는데,
그러면 조금이라도 형량이 줄어들텐데.
뭐가 그렇게 싫은지 안 한대.
왜 그래, 찬열아.
여기서 빨리 나가야 하는 거 아니야?
박찬열, 걔 또 2층 복도에서 먼 산 바라보고 있을 거다. 한 번 가봐.
교도관님의 말씀을 뒤로 한 채, 나는 2층으로 내달렸다.
....찬열아, 박찬열!
복도 끝에 어렴풋이 보이는 인영에 대고 소리를 치자 스르륵 고개를 돌려 내 쪽으로 바라본다.
......어, 백현아.
저벅저벅 걸어 찬열이 옆에 섰다.
마주 본 채로 나를 쳐다보길래 나도 마주봤는데.
에이씨 키는 왤케 커!
너 왜 그래!!!
다짜고짜 소리를 질렀다.
여긴 죄수들 방이 없어서 다행이지, 있었다면 나는 쌍욕 다 들어먹지 싶다.
찬열이가 눈을 크게 뜨고 나를 놀란 듯이 쳐다본다.
..........니가 안 죽였다며. 근데 왜 그 사람 죄까지 왜 다 덮어쓰려고 그래!!!!!!!
나 다 들었어.너 나랑 나이 같잖아. 우리 젊어. 근데 너 여기에서 계속 이럴거냐고!! 여기서 나가기 싫어?!나 너랑 나중에 친구해서 여기 나오면 만나서 술도 마시고 놀거야. 본지 두 번째 지만, 넌 내 친구야 박찬열. 내 말 좀 들어. 응?
소리를 질러 얼굴은 벌게지고 목소리는 떨려왔다.
눈시울도 붉어지고 몸은 부들부들 미세하게 떨려왔다.
........나도 너랑 친구하고 싶어. 나중에 여기 나가서 너랑 같이 돌아다니고 싶어.
부드러운 저음에 찬열이를 쳐다봤다.
근데.
그게 안돼.
......왜?
왜 그래 찬열아. 내가 싫은 거야?
두가지가 있어.
한가지는, 그 사람이 내게 너무나도 크고 소중한 존재야. 그 사람이 내게 너무 중요한 일을 해 줬거든. 난 그 사람한테 아무것도 못해주는데. 그때 난 결심했어. 그 사람을 위해서는 어떤 일이든 할 거라고.
아, 그 사람이 니가 죄를 다 뒤집어쓰게 만든 그 사람이구나.
씁쓸했다.
무엇을 그렇게 해 줬길래 저렇게 착한 찬열이를 이런데 놔 둘까.
한 가지는...............
곰곰히 생각에 잠겨있던 나는 찬열이의 목소리와 함께 손을 덥석 잡혔다.
너랑 친구 못해.
단호한 찬열이의 눈빛에 나는 놀랬다.
...............................................왜? 왜 그래..
그러자 찬열이는 내 손을 잡은 두 손을 올려 내 볼을 잡은 뒤
자신의 입술을 나의 입술에 맞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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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왕 ㅎㅎㅎㅎㅎㅎㅎㅎ
오늘 좀 많이 썼어요.
끊을 데를 찾다가 내용이 길어졌네요/
그래도 독자님들은 좋으실걸요?(의심미)
다음주 일욜날 뵈요.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