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cketeer - Stephanie Dan
비밀연애
01
딸랑.
「어서오세요.」
카운터에서 꾸벅꾸벅 졸고있던 남자는 문이 열리는 소리에 황급히 정신을 차려 형식적으로 어서오세요. 하고 문 쪽을 향해 고개를 약간 숙여 인사를 가했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습관적으로 열린 문을 바라보자, 남자는 별로 좋은 것을 보지 못 했다는 듯 낮게 미간을 구겼다. 그리고는 한숨을 푹 내쉰 뒤 껄렁껄렁하게 들어온 '손님'을 천천히 바라보았다. 회색 후드티에 트레이닝 바지만 입었을 뿐 인데도 태가 확 나는 남자손님. 카운터의 남자는 또 오셨네요? 하고 '손님'에게 약간 불만스럽게 묻자, '손님 '은 익숙한 듯 에이. 섭섭하게 왜 그래요? 하며 맞받아쳤다. 약간의 미소까지 입가에 걸친 것 을 보아 여유가 넘쳐 흐르는 듯 했다.
「아무튼 가 보세요. 맨날 와 봤자 헛수고 라니까.」
「오늘은 담배 사러 온 건데요?」
아차. 이 '손님'의 페이스에 금새 휘둘려 버리고 말았다. 남자는 능글맞은 웃음을 짓고있는 '손님' 을 바라보았다. 그래…. 손님. 그저 잠시 들렸다 가시는 손님 일 뿐이다. 남자의 말에 '손님'이란 남자는 카운터에 있는 남자의 행동에 기분이 좋은지 남자를 보며 다시 한 번 예쁘게 웃었다.
「아, 제가 은근히 그 쪽 번호 따는 거 바라고 계셨나봐요?」
「여기요.」
웃기는 소리 하지 말라는 듯 남자는 재빨리 자신의 위 쪽에 위치한 빽빽히 꽂혀있는 담배곽들 중 하나를 뽑아 '손님'이 자주 사 가는 담배 한 갑을 꺼내 '손님' 에게 보여주었다. 남자의 행동에 '손님' 은 졌다는 듯이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이거 맞죠? 하는 남자의 물음에 '손님'은 네.하고 웃으며 짧게 대답했다. 곧이어 '손님' 이란 남자는 바코드를 찍고있는 남자를 빤히 쳐다보며 말 했다.
「근데, 진짜 언제 알려주실 거 에요?」
「뭘요.」
「그 쪽 번호요.」
「아, 무슨 남자가 남자 번호를 따냐구요.」
「뭐 어때요. 좋으면 그만이지.」
남자는 더 이상 이 '손님' 이라는 남자와 말을 섞어봤자 득 될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자신은 싫다는데 왜 자꾸 이러는지 의아 할 뿐이다. 게다가 정상적인 사랑도 아니였다. 그래도 요즘은 동성애의 시선이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말이다. 남자인 자신한테 다짜고짜 번호를 달라고 한 지도 벌써 이주일 째계속 되었다. 이젠 이 '손님'이 늘 무슨 담배를 사 가는지도, 이 근처에 자취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매일 똑같은 시간에 자신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편의점에 시간을 재깍재깍 맞춰 들린다. 자신이 별로 궁금해 하지 않은 것 들도 말 해준다. 처음 몇 주는 어디까지나 손님은 왕이다 라는 말을 머릿속에 억지로 꾹꾹 인식시켜 저 '손님' 이 하는 말을 다 들어주었지만, 매일같이 찾아오는 손님이 어지간히 부담스럽고 귀찮았다.
그래서 한 번은 물어봤다. 실례지만 왜 이렇게.. 저 한테 잘 해 주세요? 그리고 들려오는 대답은 정말 황당했다. 이뻐서요. 어렸을 때 부터 유난히 고운 피부 탓에 자주 이쁘다는 말을 듣긴 했다만, 이제 다 큰 성인인 남자는 예쁘다 라는 말이 어색하고 이상했다. 남자의 생각은 당연했다. 엄연한 '남성' 인데, 누가 예쁘다는 말을 듣고 좋아하겠는가? 잘생겼다도 아니고. 남자는 그 때부터 그 '손님' 과 적당하게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마음 같아서는 이 일을 당장 그만두고 싶었지만, 그래도 책임감이 강한 남자는 얼마 안 남은 기간을 생각해 꾹 참고 이 '손님'의 부탁아닌 부탁을을 매번 거절해왔다.
바코드를 찍은 남자는 순간 손을 내미는 '손님'을 의아하게 바라보다 그게 곧 돈이라는 것을 알아채자 황급히 돈을 받았다. 그런 남자가 귀여운듯 '손님' 이란 남자는 낮게 실소를 터트렸다. '손님'의 행동이 못마땅 한지 남자는 몰래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뭐야..비웃는 거야? 안타깝게도 남자는 '손님'의 행동을 전혀 다르게 생각하고 있었나보다. '손님' 몰래 툴툴거리던 남자는 무언가 생각이 났는지 툭 던지듯 '손님' 에게 물었다.저기요,
「혹시. 게이에요?」
..아... 너무 돌직구였나. 남자는 자신이 던진 말에 놀라 흠칫하며 '손님'의 눈치를 살폈다. 아, 이를 어째. 기분이 그렇게 좋지 못한 듯 '손님' 이란 남자는 미약하지만 눈에 띌 정도로 인상을 쓰고 있었다. '손님'의 처음 보는 표정에 적잖게 당황한 남자는 허둥지둥 '손님' 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어 저기.기분 나쁘셨으면..」
「게이는 아닌 것 같은데.」
'손님' 의 부루퉁 해 보이는 표정에, 남자는 당황하며 '손님' 의 취향을 맞춰주려고 애 썼다. 아무리 자신을 귀찮게 한다고 하더라도 엄연히 이 편의점을 늘 찾아주는 고마운 '손님' 이기에, 남자는 눈치를 살피며 '손님'의 취향을 서둘러 긍정했다.
「아……,네. 네..그럴 수 도 있죠.」
「처음이라 잘 모르겠는데….근데 확실한 건.」
그런데, 방금 전 까지만 해도 미미하게 인상을 쓰고 있던 '손님' 은 곧바로 다시 예쁘게 웃으며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남자 앞에 얼굴을 들이밀었다. '손님' 의 향기가, 순간 코 끝을 확 하고 덮쳤다.
「제가 그 쪽 좋아하는 건 맞는 것 같네요.」
「…예?」
「그쵸? 고남순 씨.」
… 이 남자, 선수다. 남순은 속으로 곱게 되씹었다.
신알신 암호닉해주신 여러분 너무 감사합니다ㅠㅠㅠㅠ새벽에 보고 감동먹었어요s2s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