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려온 전화와 문자에 기분이 좋아져서는 웃으며 나오니, 이지훈이 또 이상하다는 눈으로 쳐다본다.
"뭐 이새끼야."
"아니 뭐..."
"밖에 비오냐?"
"어 그러게."
언제부터 온건지 잔뜩 내리고 있는 빗방울을 보면서 내일 카페에 꼭 가야겠다고 결심하는 흥수다. 남순을 머리 가득 생각하며 내리는 빗방울을 보자니 빗방울 한알한알에 고남순이 새겨져 있는것 같이 예쁘다. 내일 어떤 표정을 하고 서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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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온 비때문인지 눈이 다녹아 깨끗해진 길거리를 보니까 내마음도 깨끗해지는거 같다. 매일 갔던 일곱시에 맞춰가려면 지금쯤이면 나가야겠다 싶어 가방을 챙겨들고 회사에서 나왔다. 카페가면 고남순이 웃으면서 반겨줬으면 좋겠는데.
딸랑
"어서오세요."
"어?"
"어. 어제 그분. 잠시만요!"
잠시 기다리라더니 곧 내가 매일 먹어왔던 모카라떼 한잔을 만들어 건네는 점장. 이건 고남순이 해주는게 맛있는데.. 고남순은 어디가고 고남순이 점장이라고 소개했던 그 남자뿐이다. 괜히 맘이 상해서 그런건지 내가 또 질투를 하고있는건지, 말이 곱게 나가지가 않는다.
"저기... 어제 그 알바생은요?"
"아. 남순이 아프다고 오늘 쉰댔는데. 그래서 그쪽 오면 이거 대신 전해주랬어요. 모카라떼."
"아파요??"
"네 어제 저랑 밥먹고 들어갈때까지 괜찮았는데, 갑자기 감기라네요."
"아....."
어디가 아픈건지. 하여튼 내가 말 건날 이후로 가만히 지나가는 경우가 없네 고남순씨. 그래도 나 올건지는 어떻게 알았는지 모카라떼 주라고 시키기도 하고 말이야.
"여기요 3000원."
"아 아니에요. 남순이가 그냥 주라던데. 미안하다고."
맘에 드는 짓만 골라한다 아주. 딱 하나 맘에 안드는 거 있다면 아픈거 정도라고 해두고. 모카라떼 한입을 먹어보니, 역시 모카라떼는 고남순이 해야겠네.
"고남순씨 집이 어딥니까?"
"네?"
"집이요. 고남순씨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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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이렇게 애매해. 택시타고 가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걸어가자니 그건 좀 멀고. 딱 우리 사이만한 거리다 아주. 터벅터벅 걷고 있자니 내가 지금 보는 이 길이 고남순이 매일 걸어오는 그 길이겠구나. 이걸로 공통사를 가졌다 싶은 마음에 기분이 좋아진 난 좀 더 걸음을 빨리했다. 빨리가서 고남순씨 보고 뭐라고 좀 해야지.
띵동.
"뭐야 없나..."
띵동.
초인종을 누르고 가만히 기다려도 보고, 문을 두드려도 보고, 아 어딜또 나간거야 아프다면서. 살짝 걱정되긴 하는데.. 그래도 애도 아니고 알아서 잘 하겠지. 싶은 마음에 집에 가려고 돌아섰다.
달칵.
"누구세...흥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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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허헝ㅇ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늦어서 죄송해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