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쾅거리는 문소리에 깨버렸는데, 내 침대에 엎드려 자고 있는 흥수씨가 제일먼저 보인다. 피곤했던 건지 시끄러운 문소리에는 아랑곳 않고 잘만 자는데, 어휴 누가 잡아가도 모르시겠네. 잠깐 조용해 졌던 문소리도 다시 커지고, 결국 흥수씨도 깨버렸다.
"박흥수!!!!!!!!!!!!"
비몽사몽한 얼굴이다. 시끄러운 문소리에 정신이 없는지 고개를 두어번 젓다가 나를 한번 슥 바라보고 내 이마에 손을 얹는다.
"다행이다....열 떨어졌네..."
"야!! 안에 아무도 없어요? 여기맞는데..!!"
"....이지훈이다."
문을 한번 바라보고는 잠긴목소리로 대답해주는 흥수씨. 빨리 문 열어줘야겠다는 생각에 침대에 내려가려하자, 날 억지로 침대에 눕히는 흥수씨다.
"내가할게요. 더자."
고개를 끄덕 거리니 자기도 날 따라 고개를 끄덕끄덕 하고는 밖으로 나간다. 이내 이지훈이라는 사람의 목소리로 약간 소란스러워지고 나가라는 흥수씨의 목소리가 들린다. 여자친구냐며 자기도 보고가겠다고 악을 써대는데 흥수씨는 또 뭐가 그렇게 싫은지, 안됀다며 아프다며 내쫒기에 급급하다. 하여튼, 안돼겠다 싶어 현관쪽으로 나가니 날 보자마자 그 이지훈이라는 사람이 눈을 동그랗게 떠보인다.
"아.. 안녕하세요!"
"아 가라고 쫌!!!"
날 보자마자 인사하는 이지훈씨. 밝게 웃어보이는 그 얼굴이 옆에 찌푸린 흥수씨 얼굴이랑 참 대조된다. 뭐가 그리 불만인지, 입은 잔뜩 내밀고 왜 나왔냐며 나를 째려본다.
"안녕하세요.."
"아 이름이?"
"고남순이요.."
내가 말하기 시작하자 더욱 심해지는 흥수씨의 눈빛에 결국 이름만 말하고 입을 다물수 밖에 없었다. 결국 지훈씨는 흥수씨에 못이겨 쫒겨나게 되었고. 지훈씨가 나가자 마자 나도 후환이 무서워 방으로 재빨리 들어와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타박타박 흥수씨 발소리가 들린다. 다가온다. 내옆에 앉는다. 흥수씨 시선이 나를 콕콕 찌르고 있는게 느껴진다.
"자는척하지이?"
들려오는 목소리에 한쪽 눈을 살짝 뜨니 내 코앞에 얼굴을 가까이 들이대고 있는 흥수씨가 보인다. 놀라서 질끈 눈을 감으니 눈떠- 하는 흥수씨의 목소리가 들린다. 따뜻한 숨결이 내 얼굴 앞에서 느껴진다. 슬며시 눈을 뜨고 쳐다보니 한참을 말없이 째려본다. 기분좋은 마음에 웃어보이니 씩 같이 웃어보인다. 그러더니 뭔가를 한참 고민하는 흥수씨.
"왜..."
물어볼 새도 없이 내 입술에 뽀뽀를 쪽 하고 떨어진다. 멍해져서 이걸 어떻게 반응해야 하나 하고 있는데 아 이제 나도 감기 걸리겠네, 벌써 열나는것 같애 하며 능청을 떨고 있는 흥수씨의 모습에 그만 웃어버리고 만다.
몸을 일으켜서 말없이 흥수씨를 계속 쳐다보자, 내입술만 빤히 쳐다보는 흥수씨가 느껴진다. 아 진짜- 하며 머리를 몇번 긁더니 다시 내 입술로 찾아드는 흥수씨.
"...흐...흥수씨.."
내 뒷목을 잡고 아까와는 다르게 짙은 키스를 하는 그의 모습에 한참후에 숨이 차서 그의 어깨를 톡톡 두드리자 입을 떼고는 내 어깨에 얼굴을 묻는다.
"아.. 못보겠다."
"흥수씨?"
"말걸지 말아봐요. 아 얼굴보면..."
내 어깨에 고개를 푹 묻은채로 웅얼거리는 흥수씨가 너무 귀여워서 킥킥 웃어대니 그제서야 흥수씨답게 고개를 번쩍 든다.
"뭐가웃겨요."
"아니...그냥요.."
계속 웃자 뭐가 그렇게 또 심통이 난건지 나를 그대로 뒤로 넘어뜨리더니 위에 올라탄다. 아니 이남자가 지금 뭐하는 짓이야. 뭐하는 거에요- 하며 일어나려 하는 날 팔짱을 끼고 한번 바라보더니 이마를 꾹 눌러 다시 눕힌다.
"감히 비웃어."
"....왜그래요.."
정색하며 얘기하는 흥수씨의 모습에 살짝 겁먹어 말끝을 흐리자 그 자세 그대로 내얼굴 가까이 다가온다. 내가 시선을 피하자 내 얼굴을 두손으로 감싸는 흥수씨.
"웃어봐요."
"...네?"
"존댓말 이제 그만하고."
그쪽도 존댓말 하잖아요... 또다시 말끝을 흐리며 눈을 까는 내 모습에 내 얼굴을 더 꽉 감싸는 흥수씨 손이다.
"그마내여-"
붕어 입술이 돼서 그만하라고 외치는 내 모습이 뭐가 그렇게 좋은지 내 위에 엎드려서는 내얼굴을 보고 싱글벙글. 아주 좋아죽네 좋아죽어.
"그마나라니까-"
결국 폭발해서는 흥수씨의 손을 떼어내고 밀쳐내는데, 뭐가 이렇게 힘은 또 세. 하여튼 되는게 없구나 고남순.
"어이구 우리 남순이 지금 형아 밀었어요?"
의미심장한 미소를 띄우며 내 옷속으로 손을 넣어 더듬는 모습에 아 아니라니까- 하며 어느새 반말을 시작하자, 그제서야 우리 남순이 반말하네? 하며 웃는 흥수씨.
은근슬쩍 내 허리를 한번 쓸어내리며 날 슬쩍 바라보는 그 눈빛이 좋다.
"아...진짜-"
손은 따뜻한데도, 뭔가 찬 느낌에 살짝 떨자 내 티셔츠를 살짝 말아올리는 흥수씨. 그리고는 내 몸을 손으로 한번 슥 훑는다. 아... 뭐야 이 느낌은... 처음느껴보는 느낌에 흠칫 떨자 픽 웃으며 날 바라본다.
"그러게 누가 웃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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뀽........
뚜비님 비랑님 바삭님 쮸꾸님 딱풀님 키티장갑님 남순고남순님 에그님
항상 댓주셔서 사랑해여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