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휙 돌려보니 딱 봐도 강아지처럼 눈꼬리가 축 쳐져서는 힘이 없는 고남순이 보인다.
"아프다면서요."
"아.. 그렇게 많이 아픈건 아닌데."
거짓말. 손을 이마에 대보니 열도 나고, 눈은 빨갛다. 자기 이마에 놓여진 내 손을 뚫어져라 바라보다 이내 날 바라보고는 살짝 미소를 짓는다. 어째 내맘이 쎄하게 쓰려온다.
"왜 갑자기 감기래."
"......."
아무말 없이 그저 웃으며 날 바라보는 모습에 이마에서 손을 떼고 같이 웃어주고는, 이대로 밖에 서있는게 또 걱정되서 들어가도 되죠? 하는 말과 함께 들어와버렸다. 남자혼자 사는 집이 뭐 이렇게 깨끗하대.. 집만 봐도 성격을 알수 있다더니. 집안을 이리저리 둘러보는 날 소파에 앉아 가만히 바라보더니, 곧 내 손에 들린 모카라떼 컵을 발견했는지 얼굴이 빨개져서는 고개를 푹 숙인다.
"아~ 근데 모카라떼는 고남순씨가 해야겠더라."
컵을 흔들어보이며 고남순에게 이야기 하자 뭐가 또 좋은지 샐샐 웃는 놈을 보고 있으니, 이거 진짜 아픈거 맞나...
"근데 왜 아파요."
소파 옆자리에 앉아 물으니 고개를 절레절레하며 안아프다고 하는 모습이 또 귀엽다.
"열도 나는데."
"....."
말은 안하고 고개만 끄덕끄덕.
"나랑 말안할껀가봐요 고남순씨는."
"아..아니..그게아니라."
"그럼 왜 말 안해요."
"......미안해서..."
아직까지도 미안했던 건지 자기 손을 주물주물하며 나랑은 눈도 못 마주치는 고남순이다.
"뭐가 미안한데요."
".........어제.."
"어제? 나는 기억안나는데. 우리 어제 무슨일 있었어요?"
내가 기억안난다는 듯이 웃으며 말하자, 그제서야 고개를 들고 날 바라보는 고남순.
"무슨일 있었냐니까."
"아니.. 아니요. 아무일도 없었어요."
이제야 웃네. 그럼 웃어야지. 내가 이 웃는 얼굴 보려고 여기까지 왔는데.
"그럼 이제 그만 쉬어요. 나 갈테니까. 내일 꼭 나오고."
".....저기요.."
"왜요. 또."
아쉬운건 나도 마찬가지에요 고남순씨. 맘같아서 여기서 당신 확 잡아먹고 싶은데 그게 안되니까 그렇지. 신발을 신다가 고개를 들어 고남순씨를 쳐다보니 내 소맷자락을 잡고는 입을 꾹 다물고 있다.
"왜요."
"오늘...꼭 가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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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너무 짧은 것 같아서요ㅠㅠ 조금 더 풀어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