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면 지훈이 등교를 위해 집을 나서고, 12시가 되면 가정부가 들러 집안일을 하고 밥을 차려준 채 나간다. 학교 정규수업이 끝나는 5시가 되면, 나갔던 지훈이 집으로 되돌아온다.지훈과 떨어져있는 9시간. 만족할 정도로 퍼부어주면 제 행복을 모르는 이기적인 인간이 그렇듯이, 항상 곁에 있을때엔 몰랐던 지훈의 공허함이 그제야 느껴지기 시작한다. 그가 없을때마저 사방이 표지훈이어서. 그를 보지 않으려 눈을 감으면 까만 눈꺼풀 뒤로 표지훈이 나타나서. 고작 9시간인데도! 표지훈이 차지하는 부분이 이렇게 컸었나? 스스로를 향한 질문에 지호는 대답하지 않았다..하늘 위로 날아가는 헬륨풍선은 곧 터지기 마련이고, 높이 뛰다가는 천장에 부딪히기 마련이라고. 지훈이 다정하게 저를 대해주어 한없이 치솟을듯 했던 기분은 그가 곁에 없다는 이유만으로 저 밑바닥에 죽죽 짓밟혀 추락했다. 표지훈. 그 석자가 몸 안에 박혀서 뽑히질 않는데. 어떡하지. 네가 박혀진 부분이 너무 아픈데 어떡하지. 지호가 의미없이 눈을 깜빡였다. 표지훈이 새겨진, 마음 한켠 그곳으로부터 점점 피어오르는 뜨거운 감각. 냉기가 감도는 타일벽에 달아오른 얼굴을 문지르며 지호가 작게 목을 울렸다. 표지훈, 표지훈…. 응…. 혼자 남겨진 새끼고양이는 주인이 오기만을 애처롭게 고대하며 그를 그리워한다. 웃기지. 있을땐 싫다더니 없을땐 못 견디겠어.한없는 그리움에, 침대 시트에서 연하게 올라오는 지훈의 체취를 맡으러 코를 박았다가, 그래도 해소되지 않는 야릇한 욕망에, 화장실로 달려가 그의 샴푸향으로 대리만족. 안돼. 안돼. '알파'로 위장한 이성이 외쳤지만 보잘것 없는 인간은 고작 본능에 굴복하는 욕구의 노예일 뿐이었다. 마른 욕조에 들어가 앉은 풀린 눈의 지호가 천천히 바지를 끌어내리고 제 성기를 붙들었다. 중심에 와닿는 차가운 스스로의 손에 움찔. 그러나 그것도 잠시, 다시 욕구에 휩싸인 자신을 위로한다. 씻을 용도가 아니라, 그저 향을 맡기위해 여기저기 뿌려진 샴푸액에 얼굴을 문지르며 지호가 손을 움직였다.."응…우. 흐으….".표지훈, 표지훈. 그닥 좋아하지 않아 오히려 꺼리기까지 했던 성욕충족의 행위에 익숙치 않은 몸이 술렁이며 소리친다. 표지훈, 표지훈…! 벌려진 빨간 입술새로 젖은 신음이 지훈의 이름을 부르며 터져나왔다.표지훈……. 표지훈만 남은채로, 머릿속이 하얗게 지워졌다. ...온몸이 이상신호를 울려대었다. 위험하다고, 대비하라고. 알파의 체취만으로 욕정하는 오메가. 네가 오메가임을 인지하라고. 현재 나타나는 모든 변화가 몸이 건네는 긴급 신호임을 본능적으로 깨닫고 있을텐데. 지호는 스스로를 부정하며 그 모든 신호를 무시했다..적색등이 주는 정지신호를 무시하고 출발을 하면 교통사고의 확률이 높아진다. 신호의 무시가 거듭될수록 확률은 제곱이 된다. 백에 가까워진 확률은 극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크던 작던 반드시 사고를 일으킨다.지호는 총명했었다. 말그대로 총명'했었'다. 지훈에게 있어 '오메가' 가 되기 전까지는. 모든것을 알면서도, 지호는 신호를 무시하는 중이었다. 스스로가 멍청해지기를 바라는 사람처럼.신호를 무시하면 사고가 난다. 길가던 다섯살 짜리도 아는 사실이었다....정액이 어제보다 묽어보였다. 사실 그렇게 크게 표나는 것은 아니었지만. 어제처럼 흰 욕조에, 그리고 빨갛게 열이오른 제 오른손에 마구잡이로 쏟아진 정액은 어제만큼 욕구를 채워주지 못했다. 욕실 안의 시계를 풀린 눈길로 훑어본 지호가 욕조의 틀에 이마를 기대었다. 오후 2시. 지훈이 오려면 아직 한참이 남아있는 시간이었다. 하아…. 터져나오는 숨이 뜨거웠다. 몇일째 이러고 있을까. 몸이 이상을 일으켜 등교하지 못하는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런 짓'을 하려고 등교를 쉬는것은 아니었다. 체온 39도. 자칫하면 위험할수도 있는 온도. 왜 몸이 뜨거운걸까. 정말로, 아파서? 냉철한 이성에 저 자신이 한심해지려하면, 곧 몸이 다시 달아오르며 성욕이 들끓어오른다. 누구를 향한 성욕인가, 잠깐의 고민 끝에는 결국 '표지훈'이 꼬리를 물었다..지호가 다시 제 성기를 잡았다. 이제는 익숙해진 촉감에 인상을 찌푸린 그가 느릿하게 손을 떼었다.더, 큰. 자극이 필요한데. 제 손에 사정하는 1차원적인 쾌락은 이미 한없이 작아져 욕구를 충족해주지 못했다. 아아, 욕조에 눕다시피 몸을 기댄 지호가 입술을 깨물었다..누가, 나를.죽을만큼.쑤셔줬으면 좋겠어..움찔, 꼬리뼈를 타고 올라오는 묘한 자극에 지호가 허리를 움츠렸다....쑤셔줬으면 좋겠어? (의미심장한 미소)늦어서 뎨둉합니당....흡.... 이번편 더럽게 재미없져.. 10편이랑 뭔가 단절된 느낌까지 들고ㅠㅠㅠ 아응아ㅏㅇ 필력이 이렇게 딸려서야ㅠㅠㅠㅠ 작가라는 말이 민망하기까지하네여....... 이번편은 느리게 읽어야 조을거같아여.. 왜냐면 제가 나른한 기분으로 느릿느릿 썼기때뭉에..... 빨리 읽으면 너무 이상할수도 이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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