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한다는 것은 신기하다.
소설책을 읽을 때,노래를 들을 때,이 작가는 이렇게 생겼겠다.이 가수는 이렇게 생겼을 거야.
이렇게 저절로 머릿속에 그려지는 것이 참 근사하다.
내 머릿속의 소설작가들의 모습은 대부분 손가락이 얇다.얇은 손가락으로 타자를 치거나,연필을 잡거나.
가수들은 목소리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딱히 이거다.할 것은 없다.
그림을 봐도 그렇다.난 아직도 피카소의 얼굴을 모른다.봤다 해도 까먹었다.
내 상상속의 피카소는 삐쩍 마르고,얼굴이 창백하다.눈은 움푹 패였다.이유는 모른다.
그렇지만 상상 속의 모습과 현실이 다를 때가 있다.
난 처음엔 모 프랑스 작가가 여자인 줄 알았다.
문체도 스토리도 은근 여성스럽고,가장 큰 핵심은 이름.이름이 무척 귀여웠었는데.
한국 이름으로 부르면 '귀요미'다.난 프랑스인이 아니라 남자 이름과 여자 이름의 경계를 모르지만.
아무튼 그 작가는 남자였다.난 쇼크를 먹었다.
김종국도 그렇다.난 신화의 신혜성처럼 생겼을 줄 알았다.근육 투성이일줄이야.
그런데 그것도 딱히 나쁘진 않다.오히려 반전이 재밌다고 해야 하나.
뭐 상상은 자유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