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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무단 배포를 금지한 글입니다. 공유를 원하시는 분은 저에게 말씀해주시면 바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이 글의 저작권은 오직 저, 쿠키가죠아에게만 있음을 다시한번 알려드립니다.

 

 

 

 


구다정과 기데레 21~22화

W.쿠키가죠아

 

 

 

 

 

 


성용이 청용을 붙잡고 들들 볶고 있을 때, 자철은 집 소파에 앉아 얼굴을 굳힌 채 고민을 하고 있었다. 자철은 일이 이렇게까지 꼬여버리자 그동안 자신이 하고 있던 일들에 회의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 자철을 보던 정호가 차가운 물 한잔 따라 건넨다.

 

 

 

 

 

 

 

"형, 괜찮겠어요 이렇게 둬도?"
"…"

 

 

 

 

 

 

아무 대답 없는 자철에 정호는 한숨을 쉬더니 그저 조용히 앉아있을 뿐이다. 그런 정호가 자철은 신경쓰이기는 했지만, 그보다는 성용이 신경쓰이는 것이 훨씬 컸다. 그러고보면 처음부터 지금까지 자철과 성용은 쉽게 가는 일이 없었다. 항상 긍정적인 마음으로 모든 일에 침착하게, 호기롭게 대처하던 자철도 성용과 관련된 일만큼은 꼭 울고 웃는 문제가 빠지질 않았다. 처음 자철과 성용이 마주칠때부터…

 

 

 

 

 

 

 

처음 청소년리그를 뛰면서 잠깐 만났던 성용을 보고, 나는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처음에는 그저 기쎈 녀석에 움츠러든건가, 하고 투덜거렸다. 그런데 그 생각은 오래가지 않았다. 한번, 두번 녀석과의 만남이 늘어날수록 내 심장은 점차 빠르게 뛰고 있었다. 그 속도도 만남이 거듭될수록 점점 빨라졌다. 녀석이 나를 볼때마다 치는 장난과 디스질에 저녀석은 날 볼때마다 저럴정도로 싫은건가, 싶었다. 그래도 그것이 좋아서, 아무것도 아닌 것보다는 낫겠다 싶어서 어느샌가 나 역시도 녀석의 장난과 디스에 맞대응을 하고 있었다. 서점에 멀뚱히 서서 유머책을 정독하고, 어떨 때는 책을 직접 사가지고 와서 잠들기 전까지 읽을 때도 있었다.

 

 

 

 

 

 

 

"나 뭐하고 있는거지? 나참… 이런다고 그녀석이 날 좋아하게 되는 것도 아닌데,"

 

 

 

 

 

 


새삼 그러고 있는 내 행동에 피식 웃으며 자괴감도 느꼈지만, 그뿐이었다. 나는 몇년동안 그 짓을 꾸준히 해왔다. 그러면서 알게된 것은 녀석이 나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라는 정도였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그동안의 내 노력을 전부 보답받는 기분에 웃음이 절로 나왔다.

 

 

 

 

 

 

 

2012년 올림픽 대표 선발, 대부분 계속 같이 뛰어오던 동료들로 많이 구성되어 그 기쁨은 컸다. 거기다 와일드카드 주영형과 성룡형, 창수형의 발탁도 환상적이었다. 그리고 거기에 두말할 것 없이 좋았던 것은 뒤늦은 합류였지만 기성용과 같은 그라운드에서 뛸 수 있다는 것.

 

 

 

 

 

 

"자철아, 성용이도 올림픽 대표로 선발됐다."

 

 

 

 

 

 

 

매니저에게 그 말을 듣고나서 혼자있을 때 얼마나 집안을 방방 뛰어다녔는지 모른다. 혹독한 훈련을 견뎌내는 데에도 녀석의 존재가 너무나 큰 힘이 되었다. 매번 경기를 뛸때마다 경기중에는 공 하나만을 바라보았지만, 매번 경기가 끝나고나서는 기성용 하나만 바라보게되었다. 기적의 4강신화를 써나간 영국전이 끝나고 나서도 그것은 마찬가지였다. 녀석은 그저 기쁜 마음으로 나를 찾았을테지만, 나는 녀석과의 포옹이 영국전 승리만큼이나 좋았다. 정말이지, 빠져도 단단히 빠져버렸어…

 

 

 

 

 

 

영국전이 끝나고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도 역시 난 녀석의 옆자리에 앉았다. 내가 뒤에서 다른 녀석들에게 살살 압박을 넣어둔 성과로 항상 성용의 옆에는 내가 앉을 수 있었다. 영국전의 긴장감이 풀려 피로가 몰려왔는지 옆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는 성용의 모습이 귀여워 살짝 미소지었다. 잠시 그 모습을 감상하다 녀석의 귓가에 편히 자라고 속삭이니 녀석이 내 어깨에 머리를 댄체 잠들었다. 살짝 당황하긴 했지만, 실실 쪼개며 숙소로 향했다.

 

 

 

 

 

 


숙소 앞에 도착하고 나서 조금이라도 이 황홀한 기분을 더 느끼고 싶었지만, 나중에 녀석에게서 들을 잔소리에 녀석을 깨웠다. 깊게 잠들었는지 쉽게 일어나지 않는 녀석을 조심스럽게 흔들며 깨운 그 순간 내 머릿속은 새하얘졌다.

 

 

 

 

 

 

"으… 자철아, 조금만… 으음…"

 

 

 

 

 


성용이 갑자기 팔로 내 목을 감싸며 안겨왔다. 잠꼬대로 내 이름까지 부르며… 와씨, 심장 터지겠네. 쿵쿵거리는 심장에 정신이 없던 나는 주위에서 들려오는 환호성에 정신을 차렸다. 주위를 둘러보니 그 환호성의 주인들을 보았다. 빡쭈형, 보갱이, 동원참치… 전부 내가 속마음을 털어놓게 된 사람들이다. 그 환호가 무엇을 의미하는 지 알기에 식은 땀이 흘렀다. 아무리 깨워도 일어나지 않는 성용에 가만히 지켜보고 계시던 감독님은 차분히 한마디를 꺼내셨다.

 

 

 

 

 

 

"구자철, 안아들 수 있겠나?"
"네?"
"그 포즈로는 업기가 무리일테니, 그대로 안아서 얼른 내려라."

 

 

 

 

 

 

 

감독님의 말에 세명의 환호성이 더 커졌다. 그런 소란 속에서도 성용은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않는다. 하는 수 없이 녀석을 안아들었다. 버스에서 내리자 먼저 내렸던 동료들과 코치님들의 시선이 확 꽂힌다. 동원과 함께 올라와 성용을 조심스럽게 눕혔다. 동원은 얼마나 웃긴건지 몸까지 베베 꼬며 연신 킬킬대고 있다.

 

 

 

 

 

 

"야, 그만 좀 웃어"
"킥킥, 알았어요. 그렇지만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즐겁잖아요."
"즐겁긴… 나중에 이 일 알게되면 이녀석 무지 난리칠텐데"
"에이, 형탓도 아니었는데요. 뭐 성용형 할말 없을껄요? 무엇보다 형 입 지금 찢어지겠어요."

 

 

 

 

 

 


나가는 말과는 달리 내 입은 찢어질 듯 올라가 있었다. 그런 나를 동원은 호러영화보 듯 쳐다봤다. 그제서야 나도 킬킬거리며 웃었다. 그래, 지금 이상황이 너무 행복해서 꿈이 아닐까 싶다. 잠든 성용을 한참을 보다가 감독님께서 특별히 준비해주신 고기를 먹기위해 동원과 방에서 나왔다. 식당에 도착하자마자 집중되는 시선에 또다시 멋쩍었다.

 

 

 

 

 

 

 

공주님은 잘 눕히고 왔냐는 감독님의 말에 모두가 빵터져 웃기 시작하고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 앉았다. 고기를 열심히 먹으면서도 나는 세상모르고 자고 있는 성용이 떠올랐다. 녀석이 그렇게 깊게 잠들다니, 그만큼 녀석이 받은 피로가 크다는 거겠지? 내일은 피로를 풀어줄겸 맛있는거나 사줄까… 뭐, 일종의 데이트하기위한 핑계거리지만, 큭

 

 

 

 

 

 

 


다음날, 일어나자마자 깨끗이 씻고 성용 방 앞에 섰다. 문을 열려던 순간 방안에서 들리는 큰소리에 잠시 멈칫했다. 분명 이 목소리는 성용의 목소리인데? 일어났구나. 다시 문을 열려고했지만 그보다 먼저 문고리가 돌아갔다. 문이 열림과 동시에 동원의 얼굴이 보였다.

 

 

 

 

 

 

 

"하하, 암튼 몸 잘 추스리고 있어요~ 전 나갑ㄴ.......... 어?"

 

 

 

 

 

 

 

성용에게 하하 웃으며 말을 하다 문앞에 서있는 나를 보더니 살짝 놀란 동원이지만 이내 실실 웃으며 반긴다.

 

 

 

 

 

 

 

"형, 왔어요?"
"응, 성용이는 일어났냐?"
"네, 일어났죠. 형 조심하세요"
"뭐?"
"야. 지동원. 감히 이 형님의 말을 씹느은ㄱㅓㄴ……………헉"

 

 

 

 

 

 

 

동원의 조심하라는 말에 뭐를 조심하라는 건지 물어보았다. 동원이 대답하려던 찰나에 뒤에서 성용이 튀어나왔다. 머리를 긁적이며 동원에게 한마디 하던 녀석은 나를 보더니 숨을 들이마신다. 저 표정을 보아하니, 동원의 대답을 들을 필요가 없어졌다.

 

 

 

 

 

 

"여어~ 기성용, 일어났냐?"

 

 

 

 

 


나를 보고 당황하며 눈을 피하는 녀석을 보자 웃음이 나왔다. 동원은 우리 둘을 한번씩 번갈아보더니 인사를 하고 멀어졌다. 그에 성용의 얼굴이 더 새하얘졌다. 녀석은 잠깐의 침묵 뒤에 손을 들더니 어색한 인사를 한다.

 

 

 

 

 


"……………… 하하하하. 왔냐? 음…………… 그럼 잘가라"

 

 

 

 

 

 

 

와우, 민망하긴 정말 민망했나보다. 녀석이 저렇게 당황하는 모습은 처음 본다. 낑낑대는 멍뭉이같은 녀석의 모습에 꽈악 안아주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하지만 꾹 참으며 최대한 퉁명스럽게 말을 이어갔다. 방에 들어와서도 녀석의 행동은 뻣뻣했다. 전에는 잘도 옆에 달라붙어 앉더니, 저 멀리 떨어져 앉질 않나, 에어컨 빵빵 나오는 방에서 덥다하질 않나… 무엇보다도 내가 입만 열려고 하면 움찔움찔거리는게 무지… 제기랄, 귀여워 죽겠다. 안아주고 싶다. 기어코 녀석이 먼저 어제의 일을 꺼냈다.

 

 

 

 

 

 


"하… 어제 버스에선 미안"

 

 

 

 

 

 

다짜고짜 화부터 낼줄 알았던 녀석의 입에서 의외의 사과발언이 나오자 나는 당황했다. 그래서 더욱 꼬치꼬치 캐물었다. 녀석은 결국 내 집요한 질문에 발끈하고는 내 행동을 따지기 시작한다. 그래, 이래야 기성용이지. 그제야 크게 웃고는 흘러가는 식으로 내 마음까지 툭 나와버렸다. 그런데 그걸 놓치지 않고 덥썩 물어버린 반햤냐는 녀석의 말에 순간 움찔했지만, 다행이도 녀석은 눈치 못챈것같다. 이런… 조심해야겠다.

 

 

 

 

 

 

 


멘체스터로 떠나는 저녁까지 성용과 밥을 미끼로 해 놀아볼 심산으로 거리로 나섰다. 그날 숙소 식당의 메뉴는 스테이크였다지…? 생각보다 괜찮은 음식점으 찾는 것은 힘들었다. 표정이 점점 굳어지는 녀석의 눈치를 보다 결국 눈에 보이는 곳 아무데나 들어갔다. 근데보이는 풍경에 또다시 녀석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었었다. 다행히 녀석이 아이를 좋아하는지라, 별 탈 없이 들어갈 수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먹은 밥은 정말 맛있었다. 이런 해외에서 김치찌개를 먹었다는 것이 신기했다. 후식으로 나온 케이크를 먹고 있을 때 갑자기 아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씨발, 진짜"

 

 

 

 

 

 


아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기가 찬 행동에 생각이고 뭐고 벌떡 일어나 아이에게 달려갔다. 아이의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주고 주위사람들을 노려보니 성용도 이쪽으로 오면서 한마디를 한다. 정확하게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분명 저들을 탓하는 소리를 서슴없이 하는 녀석의 모습에 입꼬리가 올라갔다. 기성용은 이런 녀석이다. 무심한 듯 하면서도 정의에 살고 정의에 죽는 녀석. 아닌 것을 보면 절대로 그냥 넘어가지 못하는 녀석이었다. 새삼 녀석에게 다시 반하며 내 눈은 또다시 한번 기성용을 쫓았다.

 

 

 

 

 

 

 

영국문화의 충격에 나와 성용이는 밥만 먹고 숙소로 돌아와 죽어라 운동만 했다. 땀 뻘뻘 흘리며 운동한 우리는 브라질전을 위해 버스에 탑승했다. 짐을 싸서 내려와 이번에도 당연히 성용의 옆자리에 앉아 가려던 나를 감독님이 불렀다

.

 

 

 

 

 

 

"구자철, 넌 이리와. 니자리는 여기다"
"에엑, 어째서요?!"
"전할 말도 있고 하니 빨리 와 앉아라."
"말도 안되요, 전할 말은 이따하셔도 되잖아요. 감독님!"

 

 

 

 

 

 

 


때아닌 감독에 대한 주장의 반항에 버스가 꽤 소란스럽다. 여기저기서 눈을 빛내는 시선이 모이자 감독님이 인상을 찡그리신다. 그래도 끝까지 버텨보려던 나는 감독님의 말 한마디에 깨끗이 포기해야했다.

 

 

 

 

 

 

 

"기성용한테도 전할 말이 생기겠군."

 

 

 

 

 

 

 

…아씨, 말하는게 아니었다. 그놈의 술이 문제지, 술이… 전에 팀의 주장이라고 감독님과 독대를 한 적이 있다. 그때 꽤 많이 마셨던 터라 취기가 오른 나는 스스로 흥분하며 감독님께 성용에 대한 마음을 털어놓았었다. 감독님이 별말 없으시길래 다행이다, 안심하고 있었는데 이런식으로 써먹으시다니… 눈물을 머금고 감독님 옆에 앉자 성용이 버스에 오른다. 울쌍을 지으며 녀석을 바라봤지만 녀석은 한번 웃고는 슥 지나쳐갔다. 고개를 돌려 녀석을 보니 보경 옆에 앉는다. 보경이라면 괜찮겠지… 그래도 혹시나 내가 걱정하는 일이 생길까 성용에게 성큼성큼 걸어갔다. 보경과 무슨얘기를 하는지 내가 온 것도 모르고 김보경만 빤히 쳐다보고 있는 녀석을 불렀다.

 

 

 

 

 

 


"야 기성용"
"왜"
"너 자지마"

 

 

 

 

 

 


내 말에 녀석은 황당해했지만 나는 녀석에게 약속을 받아냈다. 끝까지 싫다고 하는 녀석에 결국 감독님까지 끌어들여서야 겨우 받아냈다. 금방 들통이야 나겠지만 뭐… 하루는 가겠지? 약속을 받아낸 나는 자리로 돌아갔다. 버스가 출발하고 뒤를 돌아 녀석을 보니 역시나 꾸벅꾸벅 졸고있다. 안돼! 나는 녀석을 뚫어져라 노려보았다. 시선을 느꼈는지 나를 쳐다보는 녀석에게 나는 더욱 강하게 녀석을 노려보았다. 자지마,자지마! 자다가 혹시라도 보갱이를 끌어안기라도 하면 난 미쳐버릴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자지마라, 기멍뭉아

 

 

 

 

 


***

 

 

 

 

 

 


틈만 나면 졸고 있는 성용덕분에 가는 내내 고개를 돌려 녀석을 주시하고 있었다. 목이 결려 아파왔지만, 차마 고개를 돌릴 수는 없었다. 전할 말이 있다 하시던 감독님은 … 옆에서 코를 고시며 아주 남자답게 자고 있다. 나참, 이럴거면서 왜 날 여기에 앉힌거냐고?! 이건 분명 일부러 떼어놓기 위해 묶어놓은게 틀림없다. 속으로 감독님을 죽어라 원망하며 나는 성용을 뚫어져라 노려보아야만 했다. 숙소에 도착하여 버스에 내렸는데, 성용이 뒤로 성큼성큼 다가와 뒷통수를 때린다.

 

 

 

 

 

 

 

"악, 샹 왜때려!"
"왜때려? 뭐? 감독님의 지시? 이게 어디서 그런 생구라를 쳐"
"헉, 벌써 알았냐"
"그럼 평생 갈 줄 알았냐"
"하루는 갈줄 알았지"

 

 

 

 

 

 

진짜로 하루는 속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까 감독님이랑 얘기하더니 그때 들은건가?아씨, 감독님은 진짜 왜 자꾸 방해만 하는거야. 잠 못 잔게 그렇게나 억울했던지 시시콜콜 따져오는 녀석에게, 다 널 위해서 그런거야, 라고 대답했지만 사실 날 위해서 그런거지. 내 속 뒤집혀지지 않으려고 말이야. 괜히 또 잔소리가 날아올까 재빠르게 감독님 앞으로 쪼르르 달려갔다. 그런 나를 보더니 녀석도 한숨을 쉬며 감독님 앞으로 따라온다.

 

 

 

 

 

 

코치님이 보여주신 방 배정표를 보고, 씨익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코치님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렸다. 아싸, 성용과 같은방이다. 같이 올라가려고 짐을 챙겨 녀석을 찾았지만 이번에도 또 잡는 감독님에 결국 녀석을 먼저 올려보냈다. 감독님과 함께 걸어가면서 난 불만을 표출했다.

 

 

 

 

 

 

"감독님 진짜 너무하신거 아세요?"
"뭐가?"
"아까는 전할말 있으시다면서 잠만 주무셨잖아요! 그러실꺼면 왜 굳이 옆에 앉힌거에요?"
"아아, 너 성용이랑 떼놓으려고"
"감독님!!"
"그러게, 누가 코치들 귀찮게 하래?"
"윽, 그건…"
"니 소원대로 방까지 바꿔줬는데, 이정도로는 아직 재미없지"
"감독님… 설마 더 하시려고…"
"내가 그리 한가해보이나?"
"아니요,"

 

 

 

 

 

 

앞서가던 감독님이 갑자기 돌아서더니 특유의 무표정으로 날 바라보더니 묻는다. 그에 순간 움찔하며 냉큼 대답하자 다시 돌아 방으로 들어간다. 쳇, 감독님은 가끔 저 무표정으로 다 해결하려 하신다니까. 속으로 투덜거리며 따라 들어가, 한참을 브라질전에 대해 의견을 주고 받았다. 이야기가 어느정도 마무리 지어지고, 드디어 성용이 기다리고 있는 내방으로 돌아갈 수 있겠다 싶어 그 기쁨에 벌떡 일어나 인사한 뒤 문을 열고 나가려할 때 뒤에서 감독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철아, 고백 안할거냐?"
"… 안해요"
"… 니 선택이 그렇다면야 할말 없지만, 후회할 선택은 하지마라."

 

 

 

 

 

 

살짝 애처롭게 들리는 목소리에 살짝 뒤를 돌아보았다. 역시나 무표정의 감독님이셨지만 살짝 슬퍼보이는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왠지 감독님의 말에 많은 생각이 들었다.

 

 

 

 

 


"물론 쉽진 않은 길이지만, 넌 그런거 연연할 녀석이 아니었잖냐."

 

 

 

 

 

다시 이어 들리는 말에 순간 결심이 흔들릴뻔했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안돼, 절대 말할 수 없다. 말하는 순간 지금의 이 관계도 모두 끝이다. 심장이 쓰리고 아려오지만, 그것이 현실이다. 나를 지그시 바라보고 있는 감독님에게 애써 웃어보이며 인사를 하고 나왔다.

 

 

 

 

 

 

"그렇다해도, 그런 나라도… 그래도 아직은 아닙니다…"

 

 

 

 

 


방문을 닫으며 작게 중얼거린 나는 천천히 내방으로 향했다. 짧은 거리였지만 녀석에게로 가는 그 길이 마치 만리장성을 걷는 듯 너무나 멀게만 느껴졌다. 그래… 이것이 너와 나의 사랑 거리겠지? 항상 옆에 있으면서도 커다란 벽으로 막혀있는 기분이다. 오만가지 생각을 하며 겨우 도착한 방앞에서 크게 쉼호흡을 하며 문을 활짝 열었다.

 

 

 

 

 

"여어~ 쓰레기성용 형님왔다"
"푸읍……… 켁켁 아씨"

 

 

 

 

 


내가 너무 갑자기 들어왔나? 들어가자마자 물을 마시고 있던 성용이 물을 뿜고는 켁켁거린다. 순간 걱정이 된 나는 짐을 던져놓고 녀석에게 다가가 등을 두들겼다. 그런데… 지금 이상황에서도 기성용의 입술을 요염하게 타고 흘러내리는 물줄기에 눈이 돌아간다. 침을 꿀꺽 삼키며 나도 모르게 녀석의 입에 손을 갖다 댔다. 그러자 녀석이 탁, 손을 쳐낸다.

 

 

 

 

 


"…"
"…"

 

 

 

 

 

그제서야 내가 뭐하고 있었는지 인지한 나는 당황을 감추지 못했다. 젠장, 구자철 뭐하는 짓이냐. 병신같이 몸 하나 주체못하고… 속으로 나 자신에게 온갖 욕을 해댔다. 아직도 연신 기침을 하는 녀석이 다시 걱정되어 등을 토닥였지만 인상을 찡그리는 성용에 그 손마저 거두었다.

 

 

 

 

 

 

설마 아까 내 행동으로 인해 눈치라도 챈 것일까. 그래서 그런 표정을 짓는거냐? 그런거면 난 이제 너의 옆에 있을 수가 없겠네… 다시 방을 바꿔주려나. 녀석에게 내쳐질까 걱정하면서도 내 걱정의 중심은 지금 눈앞에 있는 이녀석이다. 괜찮냐는 내 물음이 응, 이라며 차갑게 돌아서는 성용에 심장을 움켜쥐었다. 내가 보기 싫다는 듯 돌아누운 녀석…

 

 

 

 

 

 

그래도 일단은 무리해가며 바꾼 방이니 좀 더 견디자, 짐을 풀기 시작했다. 힐끗힐끗 녀석을 바라보다 순간 녀석의 어깨가 살짝 흔들리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그대로 녀석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아주 약간, 미세하지만 어깨가 덜덜 떨린다. 확실하진 않지만 내 머리는 이미 확신을 가지고 입을 열었다.

 

 

 

 

 

 

 

"야, 기성용 왜울어"

 

 

 

 

 

 


녀석의 흠칫하는 반응에 확신이 확실이 되었다. 녀석이 운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 모든 세포가 터질듯이 내몸이 반응을 한다. 어째서 우는거지? 환한 미소가 어울리는 너인데, 니가 왜 울고 있는건데. 도대체 무슨일이야 안그래도 머리가 돌아가지 않아 지끈거리는데, 녀석의 목에 잠겨 울먹거리는 목소리에 그대로 녀석을 휙 잡아 일으켰다. 녀석은 끝까지 고개를 숙이고 있었지만, 그때문에 눈물방울이 아래로 툭툭 떨어졌다.

 

 

 

 

 

 


미칠 것 같았다. 당장이라도 녀석을 끌어안아 무슨일이냐고 따지고 싶었다. 녀석의 우는 모습을 보면서 날아갈 것 같던 정신중을 간신히 부여잡고 있었다. 겨우 마음을 진정시킨 나는 녀석의 손목을 놓았다. 얼마나 센 힘이 들어갔던지 빨갛게 부어오른 손목에 잠시 후회를 하며 조용히 녀석이 입을 열기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어느정도 눈물을 그친 녀석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 구자철"
"응 말해"

 

 

 

 

 

 


조용히 성용의 입만 주시했다. 저 입에서 도대체 무슨 말이 나올까 조마조마하며 집중했다. 그런데 녀석의 입에서 나온 말은 가히 충격 그 자체였다.

 

 

 

 

 

 


"… 내가 그렇게 못되게 굴었냐,"
"뭐?"
"내가 너한테 그렇게 심했어? 넌 그게 너무 힘들어서 싫어서 주영형이나 보경이나 동원이한테 하소연이라도 한거냐?"
"야… 무슨말을 하는 ㄱ…"
"진작 말하지 그랬냐, 난 그것도 모르고 혼자… 너랑 그러는게 재밌어서, 즐거워서 멍청하게… 내가 진짜 씨발"
"성용아"
"아니면 또 요새는 내가 혼자 들떠있는게 재밌어지기라도 했어? 그래서 조용히 입다물고 즐기기라도 한거냐?"
"야! 기성용!!"
"왜 이새끼야! 재밌었냐고! 씨발 사람 하나 병신처럼 만들어 놓고 옆에서 보는게 재밌었냐고!"

 

 

 

 

 

 

 

녀석이 하는 말을 당췌 알아듣질 못하겠다. 내가 녀석에게 무슨 힘든 일을 당했다는거지? 내가 뭘 했다고? 대체 저녀석의 입에서 무슨말이 나오고 있는거냐, 못알아듣겠다는 내 물음에도 녀석은 발악에 가까운 말들을 폭풍처럼 내뱉고서는 방을 뛰쳐 나가버렸다. 나는 한동안 한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

 

 

 

 

 

 

한참을 멍하니 앉아 성용이 나간 문만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앗, 정신이 들었을 때 나는 이미 방을 나와 어디론가 걸어가고 있었다. 아까 분명 주영형, 보경이, 동원이라고 했지?  이 세사람이 분명 무슨 짓을 한게 틀림없다. 나는 일단 가장 가까운 동원의 방문을 두드렸다.

 

 

 

 

 

 


"야!!! 지동원 문열어!!!"

 

 

 

 

 

 

 

쾅쾅 거칠게 문을 두드리자 동원이 잠들었었는지 눈을 비비며 나왔다. 처음 인상을 쓰던 녀석은 씩씩거리는 날 보더니 눈을 크게 뜨며 바라본다. 같은 방에 있던 태희도 무슨일인가 빼꼼히 얼굴을 내밀었다.

 

 

 

 

 

 

 

"형, 무슨일이에요?"
"너, … 일단 따라와."

 

 

 

 

 

 


태희의 시선에 녀석의 손목을 낚아채 무작정 걸었다. 녀석이 뒤에서 계속 왜이러냐고 소리를 질렀지만, 그게 중요한게 아니다. 성큼성큼 걸어 다시 발길을 멈춘 곳은 주영형의 방. 또 문을 쾅쾅 두드리며 소리를 지르자 주영형도 동원과 같은 반응을 보이며 나왔다.

 

 

 

 

 

 

 

"무슨일이야?"

"형, 안에 성동이 있어?"

"아니, 잠깐 나갔는데, 왜?"

"들어갈게"

 

 

 

 

 

 

 

무작정 동원을 끌고 들어가는 내 행동에 주영형이 잠시 당황했지만 딱히 화를 내진 않았다. 대체 무슨일인지 궁금하다는 표정만 지을뿐이다. 그런 형을 잠시 뒤로 하고 전화기를 꺼내 보경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번에 받지않아 욕을 내뱉으며 다시 전화를 거니 그제야 받는다. 녀석이 받자마자 나는 다짜고짜 너, 당장 주영형 방으로 튀어와. 하고 끊었다. 주영형과 동원은 그런 나에게 황당한 시선을 보내며 도대체 무슨일이냐 물었지만, 난 표정만 더 굳히고 보경이 도착하기 전까지 입을 열지 않았다. 잠시 후 보경이 도착해 셋을 마주해 앉은 나는 드디어 입을 뗐다.

 

 

 

 

 

 


"당신들, 셋. 성용이한테 도대체 뭐라고 한거야"
"뭐?"

 

 

 

 

 


내 말에 주영형만이 반응하고, 두사람은 고개만 갸웃거렸다. 하나도 알아듣질 못하겠다는 표정이다. 그에 더 울컥할 뻔했지만 침착하게 아까 성용과의 일을 설명했다. 그말을 듣고 있는 세명의 표정이 점점 새하얘지며 굳어져갔다. 이로써 이들로 인한 일이었다는게 증명되었다. 한바탕 뒤엎고 싶었지만 참았다. 그래서는 해결되는게 없기에… 일단 이들 얘기를 들어봐야 한다. 하지만 이들의 입은 얘기가 끝나고 나서 오히려 더 굳게 닫혀있다.

 

 

 

 

 

 

"대체 세사람 뭐라 그런거냐니까."
"… 형"
"… 미안, 내 잘못이다. 내가 먼저 그런 말을 하는 바람에…"
"그런말? 그러니까 그런말이 대체 뭐냐고?!"
"형, 진정해요."
"그래… 알겠으니까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해봐, 빨리"
"아까 성용이가 혼자 방으로 올라가길래 불러서 너한테 잘해주라고 한마디 했는데…"
"네. 주영형 말 듣고 우리도 한마디씩 더 했어요. 형 불쌍하니까 좀 잘해주라고요."
"근데 성용형이 그렇게 받아들일 줄은 정말 몰랐어요. 이번에도 그냥 평소처럼 웃어 넘길 줄 알았는데…"
"그만, 됐어. 세사람 사정 알았어. 근데 왜… 왜 그런말을 한거야?! 내가 그런 부탁한 적 있어? 대체 왜 그런거야!"

 

 

 

 

 

 


세사람의 말을 들은 나는 계속 말하려는 동원의 말을 잘랐다. 세사람은 엄청 미안한 표정을 짓고 있다. 어쨌든 날 위해서 한 일이었는데, 결과가 나빠도 너무 나쁘다. 세사람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화가 나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그래서 결국 세사람에게 화를 내버렸다. 모진말이 나와버렸다. 세사람은 그런 내맘을 아는지 쥐죽은 듯 조용했다. 한숨을 쉬며 진정하려 하자 보경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형, 미안해요… 근데, 지금… 성용형은 어디있는거에요?"

 

 

 

 

 

 


아차, 보경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기성용, 어디간거지? 아까 그렇게 방에서 뛰쳐나가고 어딜간거지? 이제 일어난 일에 사정도 알았겠다. 오해만 풀면 되는데… 성용을 찾기 위해 벌떡 일어났다. 그때 보경에게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응. 뭐? … 그래서? 어디로 갔는지는 모르고? … 응, 알았어 고마워"

 

 

 

 

 

 

보경이 전화를 받던말던 성용 생각에 문고리를 돌리자 보경이 급하게 나를 불러세웠다.

 

 

 

 

 

 

"형! 성용형이 지금 방 바꾸러 다니나봐요!!"
"뭐?"
"범영이 전화인데, 방금 성용형이 방 바꾸자고 왔었대요. 거절하긴 했는데 표정이 이상했다고… 어어? 형!!"

 

 

 

 

 

 

보경의 말에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방을 뛰어나왔다. 방을 바꾸러 다닌다고? 말도안되, 절대 안돼! 바꿔도 내가 바꿔! 기성용, 쓸데없는 짓 하지말고 내 얘기를 들었어야지! 지금… 변명할 기회조차 주지 않겠다는거냐?!

 

 

 

 

 

 

"제기랄, 기성용. 그렇게는 절대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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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미녕입니다! 진짜 작가님 글 기다렸는데 이렇게 생각보다 빨리 나와서 너무 감격스러워요 ㅠㅠ 와 자쳐리 마음이 이랬군요... 아 귀여워요ㅎㅎ 성용이는 그런 것도 모르고 ... 그랬군요. 갈수록 흥미진진해져요!! 다음편도 기대하겠습니다 ㅎㅎ
11년 전
쿠키가죠아
구다정이 갑이져 ㅋㅋ 이런 남자 왜 제 주위에 없는지..ㅋㅋㅋㅋㅋㅋㅋ
11년 전
독자2
말도 안되요(안돼요) // 자철이 ㅠㅠ 좋아요 ㅠㅠㅠ
11년 전
쿠키가죠아
저도 좋아요 구다정 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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