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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XX] 한 여름 밤의 꿈 번외(남은 이야기) | 인스티즈













뭔가 이상한 아침이었다. 아침 잠이 많아 매일 아침 눈 뜨기가 어렵던 재환이 아침이 다가오자 알 수 없는 무언가에 이끌리듯 급하게 눈을 떴다. 하지만 그게 다였다. 재환의 창문 밖 하늘은 맑고 상쾌했으나, 으레 자연스럽게 눈이 떠지는 날 느껴지는 상쾌한 기분이 재환에게는 없었다. 축축 처지는 팔을 들어 기지개를 한 재환이 무거운 몸을 이끌고 등교 준비를 하기 위해 거실로 나가 화장실로 들어갔다. 재환의 침대 옆 서랍 위에 올려져있던 핸드폰이 짧게 진동했다.





방과후 농구 코트~





어제까지만 해도 입고 다녔던 생각만해도 몸서리 처지는 춘추복을 옷장 깊숙한 곳에 박아 넣고 얇은 소재에 하복 와이셔츠와 바지를 꺼내입은 재환이 아직 덜 마른 제 머리를 손으로 털며 학연에게서 온 문자를 확인했다. 새삼스럽게 문자는. 여태껏 문자 없이도 매일 방과후만 되면 농구 코트로 알아서 모이던 재환과 친구들이었다. 그러고 보니.. 아. 문득 재환의 시선에 들어 온 시계 속 시간을 보고 재환이 하던 생각을 멈추고 재빨리 가방을 챙겨 집을 나섰다. 7시 30분. 등교 시간과 가까워지고 있었다.







"아 형! 왜 이렇게 늦어요! 나까지 지각하겠네 진짜."





집을 나와 상혁과 만나기로 한 버스 정류장까지 열심히 뛰어가던 재환의 교복 바지에서 흔들림을 이겨내지 못한 핸드폰이 떨어져나왔다. 아, 바꾼지 얼마 안된건데. 마치 제가 다친 듯 기스가 난 휴대폰을 애처롭게 바라보던 재환이 이내 저 멀리 정류장에서 짜증을 내며 자신을 기다리는 상혁을 보고 휴대폰을 다시 바지에 넣지 못하고 손에 든채 급하게 다시 뛰어가기시작했다.






"아 미안해 미안해. 겁나 시끄럽네 진짜."






여차하면 재환을 한 대 칠 기세로 아주 열심히 잔소리를 토해내던 상혁이 뛰어온 통에 흐른 땀을 손으로 닦아내며 가빠진 숨을 몰아쉬는 재환을 재수 없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땀 봐 진짜. 불쾌지수 확 올라가고 좋네요 아주. 손에 들고있던 차가운 캔음료를 재환에게 던지듯 넘겨준 상혁이 얼떨결에 캔을 받아 어정쩡한 자세를 취한 재환을 미련 없이 버리고 학교를 향해 발걸음을 돌렸다. 웬일로 쟤가 나한테 캔음료를 다주네. 혼자만 마시지 않았..었나? 점점 멀어져가는 상혁을 보고선 흐릿한 제 기억을 되짚던 재환이 크게 한번 숨을 몰아 쉬고선 다시 상혁에게로 뛰어가 제법 힘을 써 헤드락을 걸었다.






"어쭈. 이게 막 형님을 버리고?"


"아 아프잖아요! 땀 냄새 나! 저리가요!"


"싫어 이놈시끼야."






헤드락을 건채로 사이좋게 학교 교문을 통과한 재환과 상혁이었다. 상혁이 오만상을 찌푸리며 재환의 헤드락을 힘겹게 풀어내자 재환은 낄낄 웃으며 상혁을 우쭈쭈할 뿐이었다. 아, 진짜 아파. 울상을 지으며 흐트러진 제 머리를 정리한 상혁이 아직도 자신을 비웃으며 3학년 건물 쪽으로 걸어가는 재환을 째려보고선 이내 자신도 1학년건물로 들어갔다. 상혁의 가방에는 아직 차가운 캔음료 하나가 더 남아있었다.











"어째 날씨가 더 더워진 것 같다."





탈탈 거리며 돌아가는 선풍기를 한쪽으로 고정시킨 학연이 4개로 이어붙여 놓은 책상 위에 벌러덩 들어누웠다. 책상의 서늘함이 잠시나마 학연의 등 열기를 식혀주었다. 모든 수업이 끝난 방과후, 차마 에어컨이 쌩쌩한 교실 밖으로 나설 수 없던 학연은 결국 모두에게 문자를 남겼다. 오늘은 우리반으로~. 하고. 이럴거면 차라리 처음부터 오라고하지. 이게 뭐에요 괜히 농구코트에서 기다렸네. 투덜거리는 원식을 가볍게 무시한 학연이 학교 수업이 끝나서인지 꺼진 에어컨을 보며 아쉽다는 듯이 입맛을 몇 번 다셨다. 그래도 아직은 에어컨의 영향을 받아 차가운 공기가 남아있는 교실을 다행으로 생각하며 옆에 앉아 있는 택운에게 미니 선풍기를 들이댔다.






"아, 진짜! 내 말은 들리지도 않아요?!"


"그렇게 짜증나면 너도 선배 하던지~."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고있어."





얄밉게 누워 원식의 말을 받아친 학연을 재환이 혀를 차며 나무랐다. 옳지, 재환이 형 잘 한다! 하고 싸바싸바 하는 원식과 더위에 지쳐 널부러진 학연과 재환. 그리고 여전히 무표정인 택운을 한 번씩 쳐다본 상혁이 한심하다는 듯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나는 저렇게는 크지 말아야지. 근데 누가 하나 빠진 것 같은데.. 하고 고개를 몇 번 두리번거린 상혁이 평소와 같이 다섯인 무리를 보고 갸우뚱하며 이내 저도 함께 널부러졌다. 






"어차피 너희 농구 하지도 않잖아."


"그건 그래요. 맨날 택운이 형 혼자 하잖아."





그랬던가, 하고 제 기억을 되짚은 상혁이 어제도 흥미가 없어 벤치에 앉아 있 저와 학연, 재환. 그리고 지쳐 쓰러진 원식을 버리고 혼자 공을 튕긴 택운을 기억해내고선 택운의 말을 거들었다. 그러네요 우리 왜 맨날 농구 했었지? 농구를 시작한 계기를 떠올리려던 원식이 아무리 생각 해도 떠오르지 않는 기억에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뒤로 젖혔다. 택운과 상혁, 재환도 마찬가지인지 쉽게 말을 꺼내지 못 했다. 무언가가, 없어졌다. 그걸 인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 몰라! 햄버거 집이나 가자, 더워 죽게썽. 학연이 몸을 일으켜 제 가방을 어깨에 걸쳐 메었다. 학연의 말에 모두 생각을 멈추고 제 짐을 챙겨 하나 둘 교실 밖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반을 나선 상혁이 반 문을 자물쇠로 잠그고 멀찌감치 멀어진 형들에게 뛰어갔다. 학연의 반 선풍기는 아직 탈탈 거리며 돌아가고 있었다.









"그러고 보면, 우리 햄버거도 다들 별로 안 좋아하지 않아요?"





자연스럽게 항상 가던 햄버거 가게로 장소를 옮긴 무리가 에어컨 바로 옆 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한가지로 통일한 햄버거 세트 메뉴를 주문하고 온 원식이 말 없이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는 학연에게 말을 걸었다. 아, 그랬나?




"나는 나 말고 다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다 맛있게 먹길래."


"어, 나도요!"





나는 좋아해. 라고 조용하게 말을 꺼낸 택운 빼고, 정작 햄버거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뭐야, 햄버거 좋아하는 사람 또 있지 않아요? 이상하다는 듯 말을 꺼낸 상혁의 말을 모두 공감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지만, 다시 되물어도 택운 빼고는 아무도 햄버거를 좋아하지 않았다. 햄버거가 나왔다고 울리는 진동벨에 학연과 재환이 몸을 일으켜 햄버거를 받아왔다. 이상해, 이상해.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그게 뭔지 몰라 아무도 입 밖으로 말을 꺼낼 수 없었다. 평소와는 다르게 조용히 햄버거만 먹을 뿐이었다.






햄버거를 다 먹고 가게를 나선 무리가 한동안 움직이지 않고 가게 앞 보도에 가만히 서 있었다. 가자, 이제. 학연이 상혁의 팔을 당겨 이끌었다. 그제서야 하나 둘 느릿하게 무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여기서 누구랑 헤어지지 않았나? 원식이 생각했고, 원식을 제외한 4명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5명의 집 방향은 모두 같았다. 의아함을 떨구지 못 한 채 무리가 말 없이 서로 발만 이끌었다. 뭔가가 없다. 하지만 아무리 기억해내려 해도 결국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재환이 아파오는 머리를 느끼며 제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 다섯은, 아무것도 기억할 수 없었다. 아무것도.










글이 안 써지기 시작했어요.. 클나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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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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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코알라
앗..!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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