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끝자락에 놓여있다. 아슬아슬하게. 이제 막 따뜻한 기운이 느껴지는 초봄같기도하다. 기다림이 지루해 꽁꽁언 손으로 핸드폰 잠금을 풀었다 열었다를 반복한다 약속시간이 사십분이 지났어도 그는 올 생각을 하지 않는가보다.
오늘이 그의 결혼식이라는걸 깨닫고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자리를 떠나지 못한다. 그의 결혼식은 아직 시작도 안했는데, 잠깐 와줄 수 없나… 그가 밉다. 얼어버린 코 끝이 따갑고 아직은 차가운 바람이 눈에 닿자 눈도 아려온다. 아직… 겨울은 끝나지 않았나봐 종현아.
그의 와이프는 아름답다는 말이 어색하지 않는 여자였다. 재벌 집안에서 귀하게 자라 성품도 우아하고, 온화한게 나와는 딱 정반대인 여자다. 그러니 그의 취향과도 정반대임을 알고있다. 마르고 하얀, 짧은 웨이브의 단발머리. 웨딩드레스를 입은 그녀는 더욱 아름다웠겠지. 마지막으로 그를 본 것은 그가 신혼여행을 떠나로 공항에 왔었을 때이다. 그는 여행지로, 나는 유학을 떠났다. 비행시간도 비슷하다. 그렇게 나는 사년간의 풋사랑의 끈을 놓았다. 그래 정말 놓은 것 같다.
그리고 나는 마쓰야마로 향했다. 다신 그를 못본다는 생각에 비행기에서 엉엉 울었다. 주위의 사람들이 시선을 주고, 승무원이 당황을 했지만 나는 여의치 않았다. 어차피 다신 볼일 없는 사람들. 비행기가 뜨자, 온몸에서 기운이 쫙 빠졌다. 아, 이제 정말 떠나는구나. 내가 너를 떠나는 구나.
[종현/온유] 관계
----
그냥..반응 있으면 연재 없으면 엎어버리려고 올리는 짧은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