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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이름 변경 적용

 

* 동양식 호그와트가 보고 싶어서 만든 세계관 입니다. 해리포터와 유사성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 뉴이스트 다음이 세븐틴이라 '세븐틴'으로 카테고리를 선정했습니다.

* 중간에 삽입된 사잔이 깜짝 놀라게 할 수도 있습니다. (안 놀라실수도 있고...)

* 노래 있습니다.







음양학당(陰陽學黨) ; 발현식(1)







"아, 너무 늦었는데...."



 학교가 깊은 산속에 있는 것인지 꽤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란 형체는 보이지 않았다. 다행히 시원한 숲속이라서 그런지 땀은 잘 나지 않았다. 말 없이 올라 가다 민현은 손목에 있는 시계를 보더니 뭔가 늦은 것인지 눈살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여주는 그 말에 민현을 쳐다보았고 민현은 휴대폰을 꺼내들더니 바로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미안한데, 부탁 하나.... 나랑 편입생이랑 같이.... 혼자 가야할.... 얼른 와서.... 여주와 멀찍히 떨어져서 말하는 민현의 전화내용에 여주는 귀를 쫑긋하며 들었다. 민현의 목소리가 띄엄띄엄 들려왔다. 나? 사실 교장선생님께서 시킨 일...  열두시 전까지..., 부탁 좀.... 어, 어. 알겠어, 고마워.




  띄엄띄엄 들렸지만 무슨 내용인지 정확히 파악한 여주는 민현이 입학식을 같이 못간다는 사실을 유추해냈다. 내용을 듣고 여주는 민현이 능력이 좋다고 생각했다. 능력이 얼마나 좋으면 교장 선생님이 학생에게 직접 일을 시켜. 여주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사실, 여주가 모르고 있는 사실을 하나 말하자면 민현은 교장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중이라 처리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오늘뿐만 아니라 거의 전교회장을 일임하고 모든 날들이 그랬다. 그중 아무에게나 시켜도 될만한 일들도 있었고 아직 열아홉 밖에 되지 않은 민현에게는 해내기 힘든 혹독한 일들도 있었다. 분명 교장이 민현에게만 말했지만 학교 수업에서도 보이지 않고 행사에서도 빠지는 모습과 누가 어떻게 안 것인지 교장이 민현에게 무얼 시키는 게 많다는 이야기가 전교에 퍼져 소문이 하나 만들어졌다. 



 바로 '교장은 전교회장을 싫어한다'라는 소문에. '아니 뗀 굴뚝에 연기나랴'라는 속담이 요새에는 신뢰도를 잃어가고 있지만 민현의 상황에선 딱 맞아 떨어지는 속담이 아닐 수 밖에 없었다. 소문은 커지고 커졌다. 2학년이 전교회장 선거에 첫출마해서 당선이 된 것도 의례적인 일이었고 3학년 때, 재선이 된 것도 의례적인 일을 만든 민현이라 그의 리더쉽은 모두가 인정했고, 그의 천부적인 다정함은 모두가 좋아했지만 교장 눈에는 영문 모를 미운 털이 박혀있다는 게 이제는 정설로 내려져 있다.




"여주야, 정말 미안해. 진짜 내가 데려다 주고 싶었는데 일이 급해서 내가 지금 못 데려다 줄 것 같아"




  민현은 통화를 끊자마자 여주에게 미안함이 잔뜩 섞인 눈빛으로 쳐다보며 물었다. 이미 전화 다 해놓고 나한테 물어보는 건 무슨 상황? 아아, 그렇네....! 여주의 심드렁한 물음에 민현은 이제 깨달았다는 듯한 뉘앙스를 취했다. 그 모습이 되게 바보.... 같았다. 응, 정말 바보.... 같았다. 여주는 그런 민현의 모습에 괜히 장난기 섞인 목소리로 민현에게 말하였다.




"혹시 내가 안된다고하면 상황이 무척 곤란한가요, 전교회장님?"

"하하, 아마 그럴 것 같은데?"



  민현은 어색한 웃음으로 대답하였다. 쩔쩔매는 민현의 모습에 여주는 일부러 더 불평해댔다. 더 미안해해라고. 괘씸하기도 했고. 아, 여주가 너무한 거 아니냐고 주위에서 뭐라해도 어쩔 수 없다. 여주 성격이 이렇다. 아주 못돼 처먹은 성격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착한 성격은 아니었다. 굳이 고르자면 나쁜 쪽에 가깝달까. 그러니까 자세히 설명은 안 했지만 고약한 괴롭힘에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주먹을 휘둘렀지. 보통의 성격이었으면 못 버티고도 남았다.



 그래도 처음이었다. 낯가림 없이 장난을 칠 수 있는 사람을 만난 건. 민현과 만나면서 느낀 건 민현에 의해서 여주, 자신이 처음 하는 것이 많다는 것이다. 색다른 느낌에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나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괘씸한 건 괘씸했기에 더 비꼬았다.




"회장이 제대로 하는 게 하나도 없어. 노리개도 두고 오고, 신수 설명도 빼먹고, 입학식도 안 데려다 주고. 뭐야 이게"

"착한 네가 참아"

"재미 없어"




  일부러 골려주려는 말을 해도 착하게 대답해오는 민현에 여주는 고개를 훽 돌려 앞으로 걸어갔다. 여주의 행동을 가만히 바라보던 민현은 뒷목을 긁적거리다 여주 옆으로 따라붙었다. 민현이 옆에 온 기척이 느껴지자 여주는 길이나 설명하라 했다. 민현은 그 모습에 씩 웃었다. 퉁명스레 말해도 여주 속은 그렇지 않다는 걸 알았챘는 거일지도.



"이 길, 쭉 따라가면 세 갈래 길이 나오는 데, 제일 오른쪽 길로 들어가면 돼"

"알겠어"

"좀 가다보면 머리 좀 길고, 하얗고... 어, 뭐 마주치면 알겠지. 마주친 여자애랑 같이 학교가면 돼"

"그래"



 여주는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얼른 가라는 듯 손을 공중에 휘저었다. 훠이, 훠이. 민현은 조심스레 말했다.




".... 입학식 같이 못 있어줘서 미안해"

"뭘 그런거 가지고"




 미안함이 잔뜩 섞인 목소리를 내는 민현에 여주는 무슨, 부모님도 아니고 입학식 못 와줬다고 미안해하다니 하는 생각과 함께 괜히 머쓱해져 딴 곳을 쳐다보며 무뚝뚝한 말투로 괜찮다는 말을 돌려서 내뱉었다. 그래도 모험에 같이 있어주겠다고 했는데 입학식도 못 가주니까.... 민현의 중얼거림에 여주는 기가 막힌다는 얼굴로 '그럼 가지 말던가'라고 말하며 민현을 앞서서 걸어갔다. 여주 속마음은 그게 아닌 걸 알고 있는 민현은 그런 여주가 귀여운지 또, 따라 붙어서는 머리를 쓰다듬어주었고 그 행동에 괜히 이상한 느낌이 들어 딴청을 피우는 여주였다. 그러곤 이내시계를 확인하다 정말 급했던 모양인지 자리에서 멈춰서서 여주에게 인사하고 올라왔던 길, 그대로 뛰어서 내려가는 민현이었다.




"아 참"

"...."

"여주야!"

"그냥 좀 곱게...."




[플레디스/뉴이스트/세븐틴/프리스틴] 음양학당(陰陽學黨) 03 - 발현식(1) | 인스티즈

"입학 축하해!"




  급한 와중에도 여주에게 손 인사와 입학 축하의 말도 잊지 않은 민현이었다. 여주는 바쁘다는 인간이 저럴 시간이 있나하며 툴툴대며 계속 올라갔다. 귀가 빨개진 건 다행히도 민현이 보지 못했다. 민현의 뒷모습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시계 토끼처럼 바빠 보였다. 민현의 뒷모습을 보다 여주도 다시 길을 걸었다.


 민현과 헤어진지 얼마 안 돼 민현이 말했던 갈래의 길들이 드디어 나왔다. 그런데 여주의 눈 앞에 보인 것은 알려줬던 세 갈래 길이 아닌, 네 갈래 길이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크게 세 갈래 길이 있고 제일 오른쪽엔 다른 세 갈래의 길보다 훨씬 폭이 좁은 길이 있었다. 그 모습에 여주는 당황하였다.




".... 세 갈래며?"




 회장놈이 또 실수했나. 전적이 화려한 민현이어서 여주의 의심은 합당했다. 그러나 민현이 실수한 건 아니었다. 거의 샛길이라고 봐도 무방한 제일 오른쪽 길은 사실 '음의 숲'(음의 기운이 넘치는 숲으로 요괴들이 들끓는 숲. 현재 음양학당에서 퇴마 실습 장소로 쓰이고 있으며, 학생은 수업 외 들어갈 수 없다.)으로 가는 길이었고, 학교 측에선 그 길을 철망으로 막아놨었다.


 그걸 알기에 민현은 세 갈래 길이라고 칭한 것이었고 민현뿐만 아닌 다른 학생들이라도 그렇게 말했을 것이다. 그곳은 길이라고 인식하지 않으니깐. 하지만 누군가가 고의로 끊은 것인지 철망은 온데간데 없고 시원하게 뚫려 있었다. 그런 사실을 당연히 알 리 없는 여주는 샛길도 길이라고 인식하였고 세 갈래가 아닌 네 갈래의 길이 찜찜했지만 민현이 제일 오른쪽 길이라고 일러 두었으니 곧장 샛길로 발걸음을 옮기는 여주였다.





 어째 가면 갈수록 우거진 숲만 나오는 것 같았다. 여주가 걸어들어가면 들어갈수록 학교는 무슨, 건물 한 채도 보이지 않았다. 당연한 것이다. 샛길 바로 옆에 있던 길이 바로 입학식을 하고 있는 강당으로 가는 길이었다. 조금 오래 걸었던 탓인지 여주는 점점 짜증이 차올랐고 덕분에 여주의 미간은 한없이 찌푸려져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건물을 찾았으나 학교와는 전혀 상관 없어보이는 오래된 작은 사당이 하나 있었다. 그래도 길을 묻기 위해 사람을 찾아 목소리를 내는 여주였다.




"저기, 누구 안 계세요? 저기요! .... 그래, 이런 곳에 무슨 사람이..."




[플레디스/뉴이스트/세븐틴/프리스틴] 음양학당(陰陽學黨) 03 - 발현식(1) | 인스티즈

"뭐야?"

"아, 씨!"




 여주는 뒤돌아 왔던 길을 되돌아가려 했던 그때 사당의 문이 열렸다. 문이 열리며 동시에 울려퍼지는 저음의 남자 목소리에 너무나도 놀라서 무의식적으로 여주의 입에선 욕이 튀어나오려고 했다. 다행히 시도에만 그쳤긴했지만. 놀라서 감았던 눈을 떠서 사당을 쳐다보았다. 학교 교복을 입고 있는 한 남학생이 서 있었다. 그 남학생은 냉한 표정으로 여주를 쳐다보았다.



 사당의 문을 열고 나온 그 남학생의 분위기는 다소 독특했다. 날이 서보이는 눈매는 차갑고 무서운 인상을 주면서도 눈을 느리게 깜빡거린다거나, 느릿느릿한 걸음으로 여주에게 다가오는 듯한 행동으로 부드러운 느낌을 주기도 하였다. 여주는 민현이 말한 여자애는 아니었지만 사람을 만났다는 것 자체에 안심이 되었다. 남학생은 여주에게 가깝게 다가와 머리부터 발까지 쓱 살펴보더니 입을 열었다.

 



"1학년? 노리개 없으면 벌점인데"

"...."

"뭐, 오늘은 봐주도록 할게. 첫 날이잖아"



 남학생이 위아래로 훑길래 기분 나빠져 뭐라 한 마디 하려던 참에 남학생은 말했다. 말하는 걸로 보아하니 학교의 선도부 같았다. '노리개'를 언급해서 머릿속에 민현이 빠르게 떠올라 민현을 잘게잘게 씹으려 하다 남학생의 말에 관두었다. 남학생은 참 융통성이 있다 못해 흘러넘치는 것 같다고 여주는 속으 로 평을 내렸다.




"근데 1학년이 여기 있음 안되는 거 아닌가, 왜 여기 있는거야?"

"길을 잃어버렸어"

"아, 그래?"




 남학생은 여주에게 왜 이곳에 있는 지 물어보았다. 여주는 민현이 말해주었던 남학생의 허리춤에 달려있던 노리개의 색깔을 보고선 어차피 동갑이라는 사실에 그냥 무작정 말을 놓았다. 남학생은 1학년이라고 여주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주의 반말에 아무 생각이 없어보였다. 여주는 그 모습에 속으로 박수쳤다. 오, 마인드가 꽤 선진적인데?




"그래서 입학식 가는 길을 좀 알려주라"

"음.... 그냥 데려다줄까?"

".... 그래주면 난 고맙지"




 생긴 것과 다르게 꽤나 엄청난 친절에 여주는 살짝 놀라였지만 거부해봤자 손해는 자기 쪽이니 입꼬리를 당겨 웃으며 고맙다 말했다. 그러나 곧 그 입꼬리는 쭉 내려졌다. 




"근데 지금은 별로 가고 싶지않아"

"뭐?"



 남학생의 어이없는 한마디에 여주는 거의 반사적으로 인상을 찌푸리며 되물었다. 남학생은 여주의 눈을 피하며 사당 계단에 털썩 주저 앉아 거리낌없이 솔직하게 말했다.




"입학식이 지루해도 너무 지루해."

"...."

"그래서 지금 여기서 땡땡이 치고 있는건데.... 어차피 네가 중학교 3년 동안 들었던 연설이랑 별 다를 거 없어. 오히려 나랑 있는 게 더 이득일껄?"

"...."

"그냥 이렇게 있다가 발현식 시작하면 가는 게 어때. 시간은 좀 남았거든"



  남학생의 말은 자신의 학교 생활이 그닥 착실하지 않다는 인상을 여주에게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선도부 아닌가. 아까 자신이 뭐 봐주겠다는 둥 그렇게 짓껄인 걸로 봐서는 선도부가 맞긴 맞았다. .... 땡땡이라는 말을 너무 가볍게 입에 올리는 거 같은데. 여주는 '이게 무슨 개소릴까'라는 표정으로 남학생을 쳐다보았다. 남학생  아무 대답 않는 여주의 모습에 어깨를 으쓱하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사당 문을 열고 들어가려 했다.




"뭐, 싫음 말...."

".... 야! 전원우! 미친 놈아, 입학식 째지 말라했지? 죽인다 진짜!"




 그러나 사당으로 들어가려는 남학생을 막는 날카로운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들려오는 목소리에 남학생은 인상을 찌푸린 채로 한숨을 쉬었다. 아, 망했다.... 여주는 이 소리의 출처를 따라 뒤를 바라보았다. 뭔가 나뭇잎을 해치고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엄청나게 빠른 소리로. 사람이 저렇게 빠를 수가 있나? 그렇다면 우사인 볼트는 어디가서 달리기 좀 했다라는 소리하면 절대 안 될듯. 쓸데 없는 생각하는 여주였고 그런 생각을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소리의 출처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플레디스/뉴이스트/세븐틴/프리스틴] 음양학당(陰陽學黨) 03 - 발현식(1) | 인스티즈

"전원우, 학생회가 아주 장난이지?"




 여주의 눈앞에 나타난 풍경은 한 여학생이 표범 뒤에 업힌 채로 나타났다. 다큐멘터리에서만 보던 표범을 두 눈으로 보게 된 여주는 '아, 저것도 혹시 신수? 근데 표범이야, 치타야?'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오랜 걸음에 지쳐 뇌를 굴리기 귀찮았던 여주는 저 신수가 표범인지, 치타인지에 대해선 신경을 끄기로 했다. 그냥 저 선도부 같지 않은 선도부 남학생이랑 말씨름 조금만 하다 자신을 입학식으로 데려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음.... 나는 진지한데....?"

"진지하다는 새끼가 입학식을 빼먹어?"




  검은 긴 생머리에 하얀 얼굴, 날카로운 눈매. 붉은 입술. 꼭, 고양이를 생각나게 하는 여학생은 신수 위에 내려오지도 않고 바로 남학생에게 싸늘한 시선을 주며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타박하고 있었지만 남학생은 전혀 개의치 않은 듯 방긋방긋 웃어댔다. 와, 내가 저 여자애였으면 한 대 명치 세게 쳤을텐데. 혼자서 중얼거린 여주를 이제 본것인지 여학생은 여주를 향해서도 날카롭게 말했다.




"너도 땡땡이니?"



 여학생의 말에 헛웃음이 나왔다. 땡땡이는 중학교 2학년 이후로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게 그게 무슨 소립니까, 학생회 양반. 여주가 입을 떼려던 그 순간 남학생이 먼저 말했다.



"길을 잃었대."

"아, 그럼 혹시...."

"그래서 땡떙이 권유 중이었는"

"자랑이라고 나한테 말하냐?"



 여학생은 남학생의 말을 듣다 미간을 찌푸리며 뭔가를 생각하더니 뒤이어 들려오는 남학생의 말에 신수 위에서 뛰어내려오기 무섭게 바로 남학생의 등짝을 스매싱해댔다. 여주가 본 둘의 모습은 마치 아침 드라마에서 봤던 철없는 아들에게 등짝 스매싱을 날리는 엄마의 모습이 같았다. 둘 사이에 끼어들면 안될 것 같기도 했고 피곤하기도 해서 둘의 만담 아닌 만담을 가만히 지켜보던 여주는 머리 위에 느낌표 하나가 떠올랐다. 아! 혹시, 회장이 말했던 사람이 너?


 여주의 말에 남학생을 때리던 주먹을 멈추고 여학생은 여주를 바라보았다. 아, 민현오빠가 부탁했던 애가 혹시 너니? 여주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여학생은 손을 바로 내밀었다. 안녕. 나는 2학년 김민경. 반가워. 여주는 어색하게 손을 잡으며 '어, 반갑다....'라고 말했다. 이런 인사는 여주 인생에서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여주에게 입학식을 째는 걸 권유했던 남학생은 음양 고등학당의 2학년 학생회 '전원우'였고, 민현이 여주를 부탁한 여학생은 2학년 학생회 '김민경'이였다.



"낑낑아, 고마워. 이제 경원이한테 가봐도 돼"



  민경은 인사를 끝내고 바로 표범에게 '낑낑이'이란 애칭아닌 애칭을 부르면서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어주었고 가란 말에 표범은 숲을 바로 벗어났다. 여주는 고개를 기웃거리며 자신도 모르게 입으로 의문을 뱉었다. 낑낑이? 여주 목소리에 민경은 다정하게 웃어주며 친절히 설명해주었다. 아, 걔 이름이야. 주인한테 조금만 떨어져있어도 낑낑거려서.


  어쩐지 아까부터 낑낑거린다는 소리가 들린다 싶었던 여주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민경은 표범을 보내고선 여주 근처로 걸아갔다. 하지만 여주가 목적은 아니었는지  어느새 표범을 볼 때 부드러웠던 눈빛은 또다시 싸늘해져 있었고 민현이 자신의 신수를 불러왔던 행동과 똑같은 행동을 하는 여학생이었다. 민경의 손에서는 딱 소리가 났다.




"전원우씨 어디가세요?"






[플레디스/뉴이스트/세븐틴/프리스틴] 음양학당(陰陽學黨) 03 - 발현식(1)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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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 좀.... 심장아...."

"큽, 뭐하냐"

"아, 뱀 좀 풀지 마! 미친 놈아!"




   민경이 여주와의 대화에 눈이 팔린 동안 민경의 눈을 피해 숲속으로 들어가려 했던 원우는 눈앞에 사람 만한 뱀이 갑자기 위협적으로 나타나 뒤로 자빠져버렸다. 갑자기 나타난 사람 만한 뱀에 원우도 놀랐지만 여주도 적잖이 놀랐다. 원우가 민경에게 소리치는 걸 보아하니 이 큰 뱀은 민경의 신수인 걸 눈치챌 수 있었다. 신수가 동물의 모습이라 했지만 파충류까지 가능했다니. 그리고 표범도 그렇고 뱀도 그렇고 원래 자신이 알고 있던 크기보다 훨씬 커서 더더욱 놀랬다. 민경은 자빠진 원우의 모습에 크게 비웃어주었고 원우는 짜증난 듯, 일어나면서 툴툴 거렸다.




"알겠어, 입학식 간다고. 그러니까 빨리 이 뚱땡이 뱀이나 치워"

"뚱땡이 뱀이라고 하지마! 코코라는 귀여운 이름 있거든?"

".... 그 이름이 이 비주얼에 어울린다고 생각하냐?"




  커다란 뱀은 원우가 민경 쪽으로 기어가면서 아까보다 작게 변했고-작게라고 해봤자 보통 뱀보다 훨씬 크다. 보아뱀 정도?-  민경의 곁에 다다르자 스르륵하며 사라졌다. 꽤나 뱀스럽다고해야할까. 뱀 다운 퇴장이었다. 원우의 말은 가뿐하게 무시하고 민경은 급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아, 지금 빨리 가야 돼. 발현식 하고 있어. 민경의 말에 원우는 눈을 크게 뜬 채 되물었다. 발현식? 벌써?




"그래, 빨리 가야된다고. 늦었으니까 늘보 꺼내. 빨리 가자"

".... 늘보? 우리 늘보? 늘보를 타고 가자는 말을 하는 거야?"

"그럼. 여기서 타고 갈만한 게 늘보밖에 더 있어?"




  원우는 놀란 듯이 민경을 쳐다보았고 민경은 뭘 놀래냐는 듯이 웃고만 있을 뿐이었다. 곧, 민경은 '지금 당장 안 꺼내면 뱀을 꺼내 너의 목을 졸라버릴꺼야'하는 듯한 제스처와 표정을 지었고 원우는 포기 못한다는 듯이 낑낑이의 위치를 물어댔지만 이미 떠나간 낑낑이를 찾아봤자 무용지물이었다. 그렇게 낑낑대는 애는 일분 일초라도 빨리 보내줘야지. 민경의 말에 원우는 한숨을 크게 쉬었다.


 여주는 '늘보'라는 소리에 나무늘보를 연상하고 있었다. 이 세계는 동물원이 필요 없겠다. 멸종 동물들이 신수로 태어나서.... 쓰읍, 나무늘보가 멸종 동물이었나? 아무런 영양가 없는 생각을 하다 연상되는 나무늘보의 느릿한 모습에 뭔가 원우의 느릿느릿한 행동과 표정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여주였다. 그러다 의구심이 들었다. 나무 늘보를 타고 간다니. 아까 표범처럼도 아니고 무슨 의미인가 싶어서 가만히 원우를 쳐다보니 원우는 민현, 민경과는 다르게 휘파람으로 신수를 불러내는 듯 했다. 그러자 엄청 큰 늑대 한 마리가 나타났다. 아까 보았던 표범, 뱀보다 훨씬 큰 크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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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보야, 진짜 미안하다. 세 명이나 태워서"




 원우는 결국 자신의 신수인 늘보 위에 세 명이나 타야한다는 것을 인정한 것인지 한숨을 쉬며 늘보의 등을 어루어만져주었다. 누가보면 로미오와 줄리엣의 한 장면이라고 오해할 정도로 아련함이 가득했다. 곧, 사과를 다 한 것 같은 원우는 여주 뒤에 서더니 여주를 번쩍 들어올려 늑대 등에 여주를 먼저 태웠다. 갑자기 붕뜨는 느낌에 여주는 당황하였고 처음 탄 늑대 등의 느낌에 더 당황하였다. 그런 여주를 별로 신경 안 쓰는 듯 여주를 태우 자마자 곧장 여주의 앞에 탔고 민경도 곧 이어 탈려고 했다. .... 그래, 탈려고 했다.




"악! 미친! 너 지금 뭐하냐?"

"손님, 죄송하지만 저희 늘보는 2인승이라 탑승 불가네요."

"뭐? 죽인다, 진짜!"

"알아서 잘 걸어오세요~"




  민경이 탈려고 하자 원우는 늘보를 슬쩍 움직여 민경이 타지 못하도록 막았다. 갑작스레 움직여진 탓에 넘어진 민경이였고, 그런 민경을 보고 원우는 해맑게 웃으며 늘보를 움직여 출발했다. 홀로 남겨진 민경의 입에선 온갖 육두문자들과 죽인다는 협박이 원우와 여주의 고막을 강타했다. 하지만 원우는 별로 두렵지 않은 것인지 여전히 해맑게 웃고 있는 채로 손까지 흔들어 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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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전원우, 진짜 내가 너 죽여버릴꺼야!"

"1학년. 너도 얼른 같이 인사해! 안녕~"




  여주는 원우의 말을 따르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굳이 타박하며 멈추지는 않았다. 그냥 재빨리 여길 벗어나 발현식하러만 가면 되는 거였으니, 자신을 데려다 줄 사람이 원우가 됐든 민경이 됐든 데려다 주기만 하면 장땡이었다. 종일 서있다가 앉으니까 살 것 같은 여주였다. 조금 속도 낼껀데, 허리춤 꽉 잡는 게 좋을걸? 그래. 이미 엄청 빠른 속도 임에도 불구하고 원우는 빨리 발현식이 가고 싶은건지 약하게 원우의 허리춤을 잡은 여주의 손을 보고 일러주었다. 여주는 그 말에 과감하게 원우의 허리를 두 팔로 휘감았다. 과감한 여주에 원우는 웃음을 터트렸고 늘보의 속도는 더더욱 빨라져 있었다.




"근데 보통 1학년이라도 강당의 길은 대부분 알던데...."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

"아니, 너 엄청난 길치라고. 보통 중등 학당에서 어디로 가야하는 지 미리 알려주는데 길 잃은 거 보니까"




  원우의 말에 '나는 중등 학당을 나오지 않았으니까 모르지'라는 말이 목 끝까지 차올랐지만 그렇게 말하면 뭔가 길어질 것 같은 귀찮은 미래가 뻔히보여 여주는 조용히 있었다. 좋게 말해서 조용히 있었고 나쁘게 말하면 그냥 원우의 말을 씹었다. 하지만 원우는 개의치 않은지 강당으로 가면서 원우는 많은 말을 했다. 과묵할 거라는 여주의 생각을 깨부순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 원우의 수많은 말에 여주가 대답한 것은 백 개 중 세 개 될까, 말까.... 여주는 대답할 가치가 없어서 그랬는지 아까부터 씹어...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그렇지만 원우는 아랑곳 하지 않았다. 여주는 이렇게 생각했다. 얘. 강적이다.


  원우의 말을 씹다... 듣다 보니, 드디어 그렇게나 헤매였던 강당이 보였다. 여주의 입에선 저절로 감탄사가 터져나왔다. 우와. 여주의 생각보다 훨씬 크고 멋있는 건물이었다. 그리고 옆을 보니 나무들 사이사이로 학교 건물들이 보였는데 강당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 건물들도 얼핏 봐도 다 굉장해 보이는 건축물들이었다. '학당'이라는 이름에 맞게 고풍스러운 느낌은 다 모든 건물들이 공통적으로 유지하되, 형식은 건물마다 달랐다. 서양식 건물도 있었고 동양식 건물들도 있었다. 그러나 이질감이 든다거나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조화롭게 섞여있었다. 아까 전 보았던 숲속 입구의 철문이 떠올랐다. 조화롭지 않은 요소들을 모아 조화롭게 만드는 것. 그것이 이 학교의 특징이자 매력이라고 여주는 느꼈다.




"아, 그거 알아? 이번에 편입생 들어오는 거"

"...."

"신기하지 않냐, 편입생이라니"

 "그게 신기한거야?"




  원우는 걸으면서 아직 할 얘기가 그리 많은지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여주가 반응을 보였다. 편입생. 이 키워드에 여주는 당연히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 편입생 이야기, 즉, 여주의 이야기였다. 자기 얘기 하는데 누군들 반응이 없으리. 원우는 아까보다 훨씬 들뜬 목소리였다. 뭐, 목소리가 원체 낮아 들뜬 목소리인지 아닌지는 자세히 들어야 감이 오지만 말이다. 신기하지 않냐, 편입생이라니. 원우의 말에 여주는 고개를 기웃거리며 말했다.



"그게 신기한거야? 편입생이?"



 여주의 반응은 당연한거였다. 보통 여주가 살던 세계-무영(無靈)세계-에서는 전학생이라던가 편입생이라던가 흔한 건 아니었지만 신기할 정도는 아니었으니까. 전학생이란 거에 신이 나거나 설레여한다거나, 호기심 가득한 모습은 봤어도 신기해하는 건 또 처음이었다. 민현과의 첫만남에서 민현이 했던 말이 슬쩍 머릿속에 스쳐지나갔다. 너 오면 학교 떠들썩해지겠다. 왜? 편입생이잖아.




"진짜 몰라서 묻는 거야?"

"응"




  원우의 물음에 당당하게 여주가 대답했다. 진짜 모르는데 뭘 어째. 이런 생각을 하며 동시에 민현을 깠다. 왜 떠들썩해지는지 자세히 알려줬어야지.... 이 회장님아. 여주의 당당한 무지에 당황한 쪽은 오히려 원우였다. 아니, 이걸 모를 수가 있나....? 자신도 꽤 세상을 등지고 살아간다지만 옆에 있는 이 1학년은 너무 하지 않은가. 이래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려고.... 원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다른 학교에서 오는 건 금지야."

".... 에?"




  전학생이 금지라니. 예상을 벗어나는 말에 여주는 자신도 모르게 얼빠진 소리를 내었다. 그런 여주의 모습에 원우는 한 번 피식하며 웃었다. 그리고 설명이 더 필요한 것 같아 확인 차원에 질문했다.




"나름 학교끼리의 계약이야. 십 년마다 최강 학교를 뽑는 건 알지....?"




  원우의 입에서 나온 최강 학교라는 말에 여주는 할말을 잃었다. 원우는 대답을 기대하지 않는 듯 여주를 바라보고 있던 고개를 돌려버렸다. 여주는 입에서 쓰읍거리는 소리밖에 나오지 않았다. '도대체 안 해준 이야기가 몇 개일까'하며 민현의 얼굴을 떠올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분명 민현에게서 많은 이야기를 들은 것 같았는데 양파마냥 나오는 다른 이야기에 여주도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원우도 주위에 관심 없는 타입이었지만 여주를 보고 나니 자신은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우는 이제 기대하지 않고 그냥 알아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요새 말로 하면 설명충...! 설명충이 된 것이다.




".... 어쨌든 뽑는데, 그거 때문에 그 해에 뽑힌 최강 학교로 다수가 전학 가려는.... 뭐, 그런 상황이 일어나서 학교끼리 백년 전에 약속했다나, 뭐라나"

"...."




 백 년 전이면 조선시대 아닌가. 근데 뭐 그런 것 가지고 전학을.... 여주는 이해할 수 없는 사고방식에 이해하는 걸 포기한 채 원우의 설명을 들었다.


 


"나도 깊게는 몰라. 뭐, 이런 계약때문에 전학생이라던가 편입생이라던가, 이런 건 있을 수가 없지"




음양 세계, 한국에서는 십 년마다 학교 중 최강을 뽑는다. 현재 기준을 말하자면 한 학교 당 대학교는 필수로 연계되어 있어야 하는데, 대학교에서 고위급의 퇴마 직종이 된 학생을 얼마나 배출하냐가 기준이다. 그렇게 최강 학교로 선정이 되면 학교 지원비와 같은 현실적인 이익도 발생하지만 무엇보다 뽑힐 때 마다 음양진(陰陽陣)-민현이 1화부터 가지고 있던 노란 종이위에 그려진 그림과 같은 것들을 음양진이라고 한다.-이 그려진 부적이 하나씩 내려온다.


 어떻게 보면 이 부적은 하나의 퍼즐인데, 백 아홉 장의 부적이 있어야 완성이 된다. 백 아홉 장의 부적이 모여 완성하게 된다면 단순히 말해서 학교와 그 학교와 계약이 된 학생들의 영력은 강해지게 된다. 그렇지만 부적이 한 장만 있어도 학교와 계약이 된 학생들에게는 개인차가 있겠지만 조금씩이지만 더 강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십 년마다 뽑히는 최강 학교에 주목을 하고, 자신의 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최강 학교로 뽑힌 곳으로 가려는 경우가 급증하게 되었다. 그런 현상이 점점 지속되자 오래 전, 학교의 교장들과 퇴마협회에서는 전학을 금지하는 계약을 맺게 되었다. 이 계약은 영력이 강한 각 학교의 교장들과 음양교육 협회원들이 맺었기 때문에 파기는 굉장히 어렵고 예외 또한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편입생이 있잖아"

"그래서 신기하다고, 바보야. 공식적으로 오는 거니깐 계약은 안 어겼다는 거잖아."




 바보란 소리에 기분은 나빠졌지만 원우의 입장에선 바보로 보일 수밖에 없으니 여주는 뭐라하지 못하고 입을 다물어야 했다. 원우는 입을 꾹 다문 여주를 보며 한 마디 더했다.




"학교에 떠돌고 있는 소문으로는 무영인이었다가 갑자기 영력이 생겨서 입학하게 되었다는 소문이 제일 강력해"




  너무나도 견고한 계약이었기 때문에 전교생은 여주가 다른 학교에서 온 것이라는 말은 터무니 없는 말이라 취급했다. 그리고 무영인이 영력이 생기게 되었다는 전혀 뒷받침할 근거가 없는 주장임에도 불구하고 다들 이 소문이 강해졌다. 뭐, 영력이 봉인되어 무영인으로 생활하다 봉인결계가 풀려 원래의 영력이 돌아왔다라는 사실은 크게 보면 맞는 말이기도 하다. 없어졌다 생긴 맥락은 비슷하니.


 


"오늘 나 만난 행운으로 발현식을 가까이서 보겠네?"



강당 입구에 다다른 원우와 여주는 늘보의 등에서 내렸다. 원우는 잘난 체 아닌 잘난 체를 하였다. 여주는 썩소를 지으며 물었다. 좋은거야? 여주의 말에 오버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원우가 대답했다. 그럼. 좋은거지!




"나도 발현식은 작년에 처음 봤지만 발현식은 진짜 재밌거든."

"재밌다고?"

"어. 그런데 그 발현식을 학생회 위치에서 보는 건 교장쌤 다음으로 발현식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말이야. 어때. 좋지?"




  뭘, 별 걸 다.... 발현식을 감명 깊게 본 원우는 철부지 꼬마아이가 놀이공원의 마술쇼를 기대하는 모습과 영락없이 닮아있었다. 여주는 고개를 저으며 강당 입구에 들어섰다.


  음양 고등 학당의 발현식은 강당 한 가운데서 진행된다. 1층에는 학생회 임원들이 발현식 준비와 위험 상황에 의한 대비 등등을 위해 위치하여있고, 관객석과 같은 2층에는 전교생들이 있었다. 동쪽에는 1학년 서쪽에는 2학년 북쪽에는 3학년이 자리 잡았다. 전교 부회장이 1학년 학생들을 순서대로 호명하고 호명된 학생은 학생회가 이동 주술을 걸어 공중으로 들어올려 2층에서 1층으로  빨리 내려올 수 있게한다.



 그 학생은 음양진(陰陽陣) 위로 걸어와 교장과 마주한다. 발현식 중 교장의 역할은 학생의 신수를 발현하게 하는 발현식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발현식 과정은 교장이 학생의 왼손 검지 손가락을 칼로 살짝 그어 음양진 위로 피를 떨어트리게 한 후, 주문을 읊어 신수와 속성-화(火), 목(木), 수(水), 토(土), 금(金)인 오행-을 발현한다. 



  발현할 때, 그 학생 마다 특유의 개성과 성격, 영력-음양인의 힘- 그리고 속성이 합해져 발현 현상이 일어나는데 발현 현상은 굉장히 다양하다. 모두가 다 다르다고 보면 된다. 어떤 학생은 발현 현상이 강당 내부를 뜨거운 불로 뒤덮었고 그 사이를 호랑이가 신나게 뛰어다녔다. 또, 어떤 학생은 발현할 때, 강당 바닥부터 물이 차기 시작하더니 강당 1층을 다 덮힐 정도로 물이 올라와서야 서서히 사슴이 모습을 드러냈다. 다른 학생의 발현 현상은 강당 밖에서 나무 뿌리가 강당을 부서질 듯이 움켜쥐더니 그 힘으로 인해 유리가 부서진 창문 사이로 독수리가 날아 들어왔다. 또 다른 학생의 발현 현상은 강당 바닥이 무너지기 시작하더니 땅에서 솟아오른 코끼리가 나타났었다.


  예시는 네 가지 밖에 들지 않았지만 같은 속성이라고 해서 발현 현상이 같은 것은 아니다. 화 속성이면 강당 내부를 불로 덮는 학생도 있는 반면, 천장에서 불구덩이가 떨어진다거나 강당 입구에서 용암이 밀려오는 경우도 있다. 또, 수 속성이면 물이 차오르는 경우가 있으면 창문을 깨고 파도처럼 밀려 들어오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게 각기 다양한 발현 현상이 나타난다. 그렇기에 대부분 학생들은 발현식이 하나의 축제라고 인식하는 경우도 많았다. 보고만 있어도 너무 재미있기 때문에. 원우 같은 학생이 한 두명이 아니란 얘기다.


  원우는 강당 문이 보이자마자 재빨리 열었다. 강당 문을 열자마자 난데없이 물보라가 휘몰아쳤다. 너무나도 갑작스러워서 눈도 깜빡이지 못하고 앞을 바라보고 있던 여주였다. 그러나 여주는 젖지 않았다. 원우가 재빨리 쳐준 결계 덕이었다. 잔뜩 쫄은 심장을 안고 원우를 따라 강당 안을 들어가니 결계로 인해 원우와 여주의 발목만 피해 흘러가는 물들이 보였다. .... 우와. 안을 살펴보니 감탄사가 안 나올래야 안 나올 수가 없었다.


  강당 내부는 공중에 수많은 물방울들이 떠 있었고 강강수월래를 하는 듯이 한 방향으로 열심히 돌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바람이 어찌나 불어대는지 귓가에 바람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왔다. 여주는 입을 벌리고 강당 안을 바라보았다. 원우는 그 모습을 보더니 피식하고 웃었다.


강당 안은 물로 가득했지만 강당에 있는 그 누구도 젖지 않았다. 그리고 바람에 의해 머리 한 가닥도 휘날리지 않았다. 그게 다 학생회가 쳐놓은 결계 때문이었다. 발현식에서 학생회의 역할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발현식은 예측할 수도 없고 스케일도 큰 발현 현상 때문에 위험한 상황이 굉장히 많이 일어났다. 그걸 막고, 학생들을 보호하는 게 학생회의 역할이었다.



  보통 결계 주술을 써서 2층으로 오는 피해를 막거나 발현 현상으로 부서진 강당 안을 고치는 게 주 행동이었다. 그리고 그걸 지휘하는 게 부회장과 회장의 역할이었다.-회장 민현은 일이 있어 참석하지 못한 관계로 부회장이 회장 일까지 대신 하고 있다.- 원우가 가는 대로 따라가는 여주는 강당 정중장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강당 한 가운데 알 수 없는 문양이 써져있는 원이 하나 그려져 있고-음양진이다.- 그 안에 짧은 머리에 흰 머리가 많아 나이가 꽤 드는 것처럼 보이는 남자와 예쁘장하게 생긴 여학생이 서있었다. 그 남자가 바로 민현에게 사랑을 듬뿍 준다는 교장이었고, 그 사람이 '이규원'이라는 사람이었다. 



 강당 내부를 어지럽히고 있는 그 물보라는 갑자기 어느 한 곳으로 모이고 모여 토네이도를 이루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점점 무언가가 형상을 드러냈다. 형상이 모두가 정확히 보게 되자마자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토네이도가 사라졌다.







[플레디스/뉴이스트/세븐틴/프리스틴] 음양학당(陰陽學黨) 03 - 발현식(1) | 인스티즈





'역시 현무네! 이런 발현 현상은 현무밖에 없잖아.'

'현무 나타나면 사방신 완성 아닌가?'

'몇 십 년만에 사방신 완성임? 이번 년도 미쳤다.'

'야, 몰래 잘 찍었냐? 이걸로 조회수 천 만 가능.... 아니지, 전 세계인들이 볼테니까 칠십 억....!'

'학생회입니다. 2학년 김원열 학생, 휴대폰을 압수하겠습니다.'

'아.... 한 번만....'




 발현 현상은 모두, 각기 다르지만 언제나 예외는 있는 법. 여섯 가지의 예외가 있었다. 이 학생의 발현은 여섯 가지 중 한 가지였다.




"역시 사방신이 제일 간지나긴 해"

"...."

"어때, 세상 만사 다 관심 없는 1학년?"

"뭐가"

"가까이서 현무를 보는 기분이 어떠냐고"

".... 간지네"

"역시 그렇지?"




  토네이도가 걷힌 후 보인 것은 크기가 엄청난 거북이었고 그 거북이의 꼬리는 뱀이었으며 얼핏 보기에는 그 뱀이 용처럼 보이기도 하였다. 거북이의 눈빛은 너무나도 날카로웠고 등껍질로부터 전해져오는 위압감은 말로 설명할 수 없었다. 사방신 중 하나인 현무의 위엄은 초반에 시끄럽게 떠들썩하던 강당도 조용하게 만들었다. 현무는 인사라도 하는 듯, 주인인 여학생에게 고개를 아래로 움직였다. 여학생도 마찬가지로 현무를 보고 고개를 아래로 젖혔다. 그러자 현무는 검은 빛의 작은 구슬 모양으로 바뀌더니 사라졌다.




"박시연 학생은 속성과 반은 수(水)이고 신수는 현무입니다. 앞으로 사방신으로 활동하는 학생입니다"




  무대 위 단상에 서 있던 부회장-남학생-이 마이크에 대고 발표하였다. 현무의 주인은 1학년 '박시연'이 되었다. 발표 후, 시연은 앞에 서 있던 교장에게 가볍게 목례를 한 후 1층을 빠져나와 학생회의 도움으로 2층으로 올라갔다. 그러곤 강당은 소란스러워졌다. 여주는 적막이 깨질 때를 기다렸다는 듯 곧장 원우에게 질문하였다.




"사방신이 뭐야?"

"너.... 이 세계 사람이 맞기는 해?"

".... 됐고, 사방신이 뭐냐고"




  원우의 말에 찔렸지만 자세히 말해주는 건 또 귀찮은 데다가 빨리 궁금증을 풀고 싶었기에 대충 넘어간 여주였다. 원우도 아무것도 모르는 여주에게 한 번 해 본 말인 듯 그냥 넘어갔다. 정말 여주에겐 설명충이 된 원우였다.


 사방신은 전설의 동물, 청룡, 주작, 백호, 현무를 뜻하는 신수이며, 영력이 보통 음양인들보다 더 강한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희귀한 신수이다. 보통 한 나라 안에서 10년 동안 사방신의 주인의 수는 각각 열 명 조차도 안 된다. 하지만 한국의 사방신 발현율은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


  현재, 한국에서는 청룡 다섯 명, 백호 일곱 명, 주작 세 명, 시연을 포함 시켜 현무 네 명이었다. 다른 나라에 비하면 턱없이 높은 비율이었다. 중국과 일본은 현무 한 명과 백호 한 명, 미국은 청룡 한 명, 백호 두 명, 인도에선 청룡 한 명과 현무 한 명. 나머지 나라들도 사방신의 종류가 두 가지를 넘지 못하고 많아 봐야 한 종류가 네 명인데다가 아예 없는 나라들도 있었다.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 발현율은 높다지만 어찌됐든 현재 오천 만명 중의 열 아홉 명(0.00038%)이기 희귀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그렇기에 만약 사방신이 발현된다면 그 주인의 인생은 탄탄대로라고도 할 수 있다. 사방신이 신수라면 영력이 강하다는 것을 인정 받았다는 것과 더불어 나라의 지원, 명성 등등 많은 혜택을 누리게 된다. 또, 사방신들이 전투를 위해 모였을 경우, 무엇보다도 강한 힘을 낼 수 있었다.


  희귀성이 짙은 발현율 덕에 사방신이 태어난 주인이 한 학교에 모이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며 전례로는 음양학당 외 다른 두 학교가 각각 세 번 정도 사방신을 완성하였다. 그러나 현재 음양학당에서는 방금 발현된 현무로 인해 네 번째 사방신 완성이었다.




"아, 올해는 현무가 끝일려나"

"...."

"주작 한 마리 더 나오면 이지훈 표정 볼만하겠는데"




 원우는 여주가 듣던 말던 상관없는지 계속 혼잣말을 이어나가며 큭큭거렸고 여주는 한 사람, 한 사람 발현할수록 자신의 차례가 긴장되기 시작하였다. 긴장보다는 설렘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치열했지만 무료했다. 또한 굴곡이 있는 것 같으면서도 각지진 않았다. 힘들었지만 지루했다. 여주가 살아온 18년의 길은 이러했다. 하지만 음양세계를 알게 된 날부터 전혀 지루하지도, 무료하지도 않았다. 연못으로 날아온 작은 돌멩이 하나가 연못에 파동이 일어나게 했다. 이러한 파동은 계속 일어났다. 점차 크게, 멀리 뻗어나갔다. 정말, 기분 좋은 파동이었다.




"중등학당에서 성적이 별로 안 좋았나봐? 네 차례 되게 안 온다"

"...."

"빨리 편입생도 보고 싶은데"



  계속 혼잣말을 하던 원우가 오랜만에 여주에게 한 마디 했다. 그렇지만 씹혔다. 아마, 성적얘기 부분에서 기분이 나빴던 모양이다. 원우는 여주보다는 편입생의 발현식을 더 기대하는 모습을 보였고 여주는 원우 모르게 살짝 비웃었다. 아까부터 같이 있던 자신이 그렇게나 찾고 있는 편입생인데 그것도 모르고 옆에서 편입생의 발현식을 기대하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게 왠지 재밌어지는 여주였다.




"한준수 학생을 마지막으로 1학년 발현식은 끝내겠습니다"

".... 너 안 했잖아."

"...."

"학생회 일처리 왜 저래"

"너, 학생회 아니냐?"

"맞는데?"

"...."




  부회장의 말에 원우는 얼굴에 물음표를 그렸고 자신이 학생회임에도 불구하고 학생회 욕 아닌 욕을 했다. 여주는 그 모습이 더 의문이라 원우에게 말을 걸었지만 들려오는 대답을 듣자하니 계속 말했다간 입만 아플 것 같아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원우는 여주의 모습에 '뭐야...'라고 작게 말하더니 눈앞을 지나가는 학생회 임원을 한 명 잡아 여주가 아직 발현식을 하지 않았다고 말하려 하였다. 끝까지 여주가 편입생이라고 생각 못하는 원우였다. 여주는 원우를 보며 고개를 절레 절레 저었다.




"지금부터 2학년 편입생 발현식을 시작하겠습니다."




 학생회 임원을 붙잡고 말하는 도중 편입생의 발현식을 시작한다는 소리에 관두는 원우이다. 그 모습에 여주는 코웃음을 터트렸다. 아직 안 한 1학년보다 편입생 발현식이 더 중요하다 이거냐. 조용히 읊조리는 여주였다. 원우는 못 들은 것인지 아니면 무시하는 것인지 그저 2층만 바라보았다. 여주는 원우를 바라보던 고개를 돌려 강당의 정중앙으로 향했다. 뭐, 상관 없으려나.




"야, 어디가?"




  갑작스레 학생회 벤치에서 벗어나는 여주를 보고 놀란 원우는 여주의 팔목을 잡았다. 여주는 잡힌 팔목을 보다가 슬쩍 떼어 놓았다. 그리고 씩 웃었다.




"발현식하러 가지. 뭘 어디가."

"지금 편입생 차례니까 나중에...."

"2학년 김여주 학생 어디있나요?""

"내가 김여주야, 원우야"




 원우는 여주의 말을 듣고선 얼빠진 표정을 지었다. 얼빠진 표정의 원우를 뒤로하고 여주는 교장이 있는 곳으로 향하였다.

연못에 두번째 작은 돌멩이가 날아왔다.






- 다음 편에 계속







*노리개 색깔로 보는 현재 음양학당의 학년!

1학년 : 남색 2학년 : 노란색 3학년 : 빨간색

참고사진

[플레디스/뉴이스트/세븐틴/프리스틴] 음양학당(陰陽學黨) 03 - 발현식(1) | 인스티즈


*모든 사진의 출저는 구글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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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크흑.....ㅠㅠㅠㅠㅠㅠㅠㅠ 다음...다음이.... 필요한데요ㅠㅠㅠㅠㅠㅠㅠㅠ 암호닉두 받으시나욧?
6년 전
독자2
작가님 중간에 오타가 있는 것 같아요 치환도 안되는 것 같은 부분이 한 곳,, 소곤소곤)
악 오늘은!!! 등장인물이 더 늘었네요!!!! 뭔가 재잘재잘 거리는 원우라니 너무 귀엽고,,, 경원이의 신수가 낑낑이라는 것 또 귀엽고,,, 민경이 신수가 뱀이라니,,! 은근 찰떡이에요,,! 여주의 신수는 주작이려나요 다음 편도 기대돼요ᅲᅲ

6년 전
비회원221.24
원우 너무 귀여워요ㅠ 민경이도 너무 야무지게 원우를 혼내고,,, 귀엽네요,,,
6년 전
비회원168.24
따흑..너무 재밌어요ㅜㅜㅜ 진짜 어떻게 이런생각을 하실수있나요 ...다음화가 매우매우매우매우 기다려지고 다른내용도 빨리 보고싶고ㅜ ㅜ엉엉 다른 뉴이스트 멤버들도 나오는건가요!!!!?!?!그렇다면 정말이지 .. 오예입니다 ♥))기다리겠습니다!!!!!!!ㅎㅎ
6년 전
독자3
흑 진짜 너무 좋아요 ㅜㅜㅜㅜ 신수들이 다 잘 어울리는 거 같아요 ㅜㅜㅜ 낑낑이는 진짜 너무 귀여운 거 아닌가요 ㅜㅜㅜㅜㅜㅜ 오늘도 잘 보고 갑니다 ㅜㅜ 혹시 암호닉 받으시나요?
6년 전
독자4
이번 편은 등장인물이 두 명이나 나왔네요!
우리나라 현대식 글은 많이 본 적이 없어서 다 몰입감이 있는 것 같아요 이번 편도 재밌게 봤습니다!

5년 전
독자5
오오!!!!!!!!!!!!!! 와 오늘은 하루종일 이거만 볼 것 같아요!!!
5년 전
독자6
원우 진짜 귀여워.. 여기서도 전늘보네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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