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럽넽 전체글ll조회 534l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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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네트워크



















02





















이게 수업을 듣는 건지, 마는 건지.











"선배, 그거 제 핸드폰인데요."
"계속 카톡 오는 거 신경쓰여서 내가 수업을 못 듣겠다."
"무음인데 신경 쓰일게 뭐가 있어요."











한없이 초딩 같은 모습 보여주시는 강다니엘 덕분에 날아온 카톡에 답장도 못 하고 있었다.
물론 황민현은 '끝나고 답장 해줘도 돼.' 라고 말했을 거였다. 그렇지 않고서야 강다니엘 표정이 저렇게까지 안 좋을리가.
제 풀을 제가 못 이기는 꼴이었다. 당장 자리 피하려고 나중에 카톡으로 말하라고 하긴 했는데 카톡으로 나누는 말은 강다니엘이 볼 수도, 들을 수도 없으니 더 신경이 쓰이겠지.
아직도 강다니엘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왜 저러는지는 알 수가 없다. 정말로 황민현이 싫은 건가? 그게 아니면...











-개나리 저녁에 약속 있?
-없.
-나랑 술 마실 생각 있?











정말 하루 뺏긴게 질투 나서 저러는 건가. 제법 단정하게 적으려고 노력한 티가 나는 글씨가 삐뚤하게 노트 한 편에 자리잡았다. 
금요일이라 문제는 없다만... 점심을 황민현이랑 보내고 저녁을 강다니엘이랑 보내면 그 스트레스 감당은 어떻게 해?
누가 들으면 복에 겨웠다고 하겠지만 원래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인 법이니까. 겪어봐야 한다, 초딩과 어른의 사이에서.











-있.











그렇다고 해서 거절할 수는 없는 문제였다. 
단박에 오케이를 때리자 속상함 따위는 모르는 사람처럼 얼굴이 확 밝아지는게... 그래, 저런 얼굴이라도 봐야 죄책감 아닌 죄책감이 좀 덜어질 것 같아서다.
인간관계가 어려운 줄은 알았지만 그게 이런 식일 줄은 몰랐는데, 양 팔에 줄이 묶여 당기는 쪽으로 당겨지는 기분이다. 기회 있을 때 휴학이라도 해야지 진짜.

생각은 그렇게 하면서도 강다니엘이 신나서 수업 듣는 걸 보면 또 헛웃음이 터져나왔다. 
그렇게 아무 것도 모르고 웃어라 그래.



















점심 때가 다가올 수록 괜히 마음이 초조했다. 사실 밥 사겠다고 했을 때 그렇게 바로 승낙할 줄은 몰랐었는데. 황민현한테 밥 사주겠다고 하는 사람이 하나 둘인가.










"밥 다 먹으면 꼭 카톡 해라! 아니, 일단 만나면 카톡 해!"










제 친구에게 붙잡혀 질질 끝려가면서도 할 말은 다 하는 강다니엘에게 대충 손을 흔들어 보였다. 그냥 조용히 가라는 뜻이었다. 저녁에 또 만날 건데 뭘 저렇게... 절로 새어나오는 한숨을 삼키면서 진동이 울리는 핸드폰을 확인했다.










"네, 선배. 어디세요?"
"나 지금 너 보이는데 이름아."










무슨 드라마 찍는 것도 아니고. 황민현이 하면 곧 드라마가 된다는 말을 어렴풋이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두리번 거리며 황민현을 찾자니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그가 걸어오는게 보였다.
...참 잘났네.










"다니엘이 너 안 보내줄 것 같았는데."
"제가 뭐 선배 소유도 아니고, 그 정도는 아니에요."










오자마자 꺼내는게 강다니엘 이야기라니. 속 모를 사람이었다, 아닌 척하면서 그만큼 신경 쓰고 있었나? 쓸데 없는 생각이었다.










황민현과 강다니엘의 다른 점이 또 있다면 이런 거였다. 같이 걷고 있는 상황을 따져본다면, 여러사람이 말을 걸어 이래저래 불편한 쪽이 강다니엘이고 황민현은...










"아는 사람 아니에요?"
"응? 아, 맞아. 근데 바쁜가 보네."










거짓말. 황민현은 다들 슬쩍 훔쳐보기만 할 뿐 누구도 다가와 먼저 말을 거는 경우가 드물었다. 혼자라면 모를까, 이렇게 누군가와 같이 있을 때는 더더욱.
아는 사람 중에 가장 사려깊고 다정한 사람을 고르라고 한다면 모두들 입을 모아 황민현을 말할 것이 뻔한데. 이상하지, 다들 어려워하는 구석이 좀 있다.
누군가와 함께 걸어가는 황민현이라... 나라도 선뜻 인사하긴 어려울 것 같았다. 황민현이 먼저 아는 척 하면 모를까.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예? 아니 그냥... 선배랑 밥 먹는 거 처음인 것 같아서요."
"그런가."










별 말 아니었는데 황민현은 눈을 예쁘게 접어 웃었다. 강다니엘도 그렇고 황민현도 그렇고 웃을 때랑 아닐 때가 크게 차이 났다.
그래서 처음 강다니엘 마주쳤을 때 나 싫어하는 줄 알고 걱정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웃긴 일이었다. 건방진 생각이긴 하지만 강다니엘이 날 싫어하는게 말이 안 되니까.










"좀 더 일찍 밥 먹자고 해볼 걸 그랬나?"
"왜요?"
"그랬으면 이름이 너랑 좀 더 친해질 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서."
"지금도 친... 하죠 뭐."
"정말 그렇게 생각해?"










아, 또 걸렸다. 황민현과 가까이 지내려면 늘 조심해야할게 있다. 황민현만의 덫.
나한테는 대개 친분을 확인하거나, 연애 같은 이야기를 하거나, 강다니엘 이야기가 나올 경우 저 덫이 날아온다. 내가 꺼내는 이야기라는 사냥감을 정확하게 캐치하기 위해서. 황민현은 유능한 사냥꾼이었다.










그렇게 밥 먹을 장소에 도착해 자리에 착석할 때까지 나는 내 인간관계의 특징이나, 최근에 만났어도 친하게 지내는 사람과 오래 전에 만났어도 어색한 사람이 있다며 입을 털었다. 아, 물론 강다니엘에 관한 이야기는 제외했다. 두 번째 덫이 날아올 것 같아서. 프로 샤냥감은 그정도는 피할 줄 알아야 한다.










필요 없는 이야기까지 구구절절 꺼내고는 아차, 싶었지만 황민현이 꽤나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듣고 있었으므로 후회는 안 하기로 했다. 못 들은 걸로 해달라고 할 순 없잖아.
이로써 황민현은 나에게 고리를 하나 더 걸어둔 셈이다. 마치 네트워크처럼. 이제 나와 관련 된 인간관계 이야기가 나오면 그는 나를 남들보다 조금 더 잘 아는 사람이 될 수 있었다.










강다니엘과 황민현의 차이점이 더 있다면 이런 거였다. 이론적으로 알아가 경험에 써먹는 황민현과, 경험으로 알아가 이론으로 기억하는 강다니엘.
결과적으로 같이 시간을 많이 보내는 건 강다니엘이지만 나에 대해 잘 아는 건 황민현이었다. 그러니까 어느 한쪽도 불편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난 이름이 네가 솔직해서 좋아."










저렇게 남이 보면 로맨스라고 오해할 법한 눈빛으로 칭찬을 던지는 황민현은 날 찬물을 마시고 얼음을 씹게 했다. 










"저번에 그 일은 잘 해결됐어?"
"네? 아 그럼요, 그래서 제가 밥 사는 건데요. 진짜 다 선배 덕분이에요."
"아니야, 알면 도와줘야지."










황민현은 본디 제 이야기를 꺼내기 보다는 남에게 질문하고 돌아오는 대답을 아주 잘 들어주는 스타일이었다. 그런 대화만 일년 가까이 하다보니 이제는 대답에 도가 텄다고나 할까.










"생각해 보니까 이름이 연애하는 걸 본 적이 없네."
"네? 아, 연애 생각이 별로 없어서. 저도 선배 연애 하는 거 본 적 한 번도 없는 거 같은데요?"









이렇게 간간히 역질문도 해가면서 대화를 하면 그냥 보통의 대화 정도는 이어갈 수 있었다. 
역시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야, 그렇게 불편하던 인간이랑 마주보고 앉아서 밥도 먹을 날이 오고...










"나도 그 동안 연애 생각이 별로 없었거든."
"그랬구나, 하긴 선배는 연애 안 하는 쪽에 더 가깝겠네요,"
"근데 지금은 이름이 너 같은 사람이랑 연애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아, 한 방 제대로 맞았다.










밥 먹고 커피 마실 때까지 무슨 정신이었는지 모르겠다. 그걸 뭐라고 대답 해줘야 할지도 애매해서 그저 아하하 하고 세상 제일 어색하게 웃어 넘겨버렸다지... 
결국 인사까지도 어색함을 못 버려서 연신 꾸벅거리고 도망치듯 걸음을 옮겼다. 하여튼 정말 사람 곤란하게 하는데 뭐 있다.












오후 수업이 없어 집으로 걸어가다보니 강다니엘 집 앞을 지나치는 와중에 그의 당부가 생각 났다.











'밥 다 먹으면 꼭 카톡 해라! 아니, 일단 만나면 카톡 해!'








"와이씨..."










핸드폰을 들어 데이터를 켤까 말까 고민하다 에라 모르겠다 싶어 켜고 카톡을 들어갔는데...








"미쳤네 진짜..."








혼자 무슨 할 말이 그렇게나 많았는지 정확하게 328개의 카톡을 남긴 강다니엘에 절로 한숨이 나왔다. 
백퍼, 아니 백이십퍼 삐쳤다. 아마 저녁에 만나면 눈도 제대로 안 마주칠 거다.
확 못 나간다고 할까 하다가 그렇게 되면 또 매일 아침 볼 얼굴이 걱정 돼 전화를 걸었다. 
걸고 나서 한 생각이긴 하지만 설마 오후 수업있는 건 아니겠지.







손으로는 강다니엘에게 전화를 걸면서 머리로는 어떻게 풀어줄지에 대한 고민을 했다. 큰일을 하는 몸도 아닌데 몸 하나의 생산적인 작용을 전부 강다니엘 위주로 돌리고 있다.









곁에 있으나 떨어져 있으나 신경쓰이게 하는 건 그들만의 특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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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쓰이는 것부터가 사랑의 시작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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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71.110
헐....작가님의 말에 거하게 얻어맞은 기분.....ㅠㅠㅠㅠㅠㅠㅠㅠ 사랑이다!!!! 바야흐로 봄이고 사랑이지요ㅠㅠㅠㅠㅠㅠㅠㅠ어엉엉 너무 재밌어요ㅠㅠㅠ
6년 전
독자1
작가님 말이 오늘 킬링포인트다...!!!
명언 아입니까~~~!! 흐흫

6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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