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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의 늦은 밤, 한산한 바에 앉아 지루한 표정으로 바텐더가 만들어 주는 칵테일을 세 잔째 마시던 승현이 물었다. 여긴 원래 손님이 없나 봐요? 같은 표정을 짓고 있던 바텐더가 대답했다. 목요일이잖아요. 내일 이 시간엔 붐벼요. 그런가? 잠시 다른 생각을 하나 싶던 승현이 이번엔 말없이 잔을 닦던 바텐더에게 물었다. 그럼, 여기 물은 어때요? 승현에게 눈길도 주지 않던 바텐더가 그제서야 눈동자를 들어 승현을 마주보았다. 잠시 마주닿았던 시선이 곧 떨어지고 무심한 표정의 바텐더가 말했다. 죄송한데 저는 게이가 아니라서요. 승현이 딸꾹질을 했다. 게, 게이가 아닌데 게이바에서, 딸꾹, 일을 해요? 바텐더는 간만에 웃기는 손님이 왔다고 생각하며 심심하던 차에 좀 놀려먹으려는 발칙한 마음을 품었지만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40대 백수처럼 그럴 수도 있죠, 이곳저곳 돌아다니다 보면 할 일이 생기기 마련이니까. 게이바에서 일한다고 다 게이는 아녜요. 그냥 알바하는 거죠. 승현은 딸꾹질을 멈추지 못했다. 근데 그, 그럼 여기 얼마나, 딸꾹, 있었어요? 글쎄요 한 네 달 됐나, 얼마 전에 가게 식구들이 입사 백일이랍시고 파티 열어 줬거든요. 그래봤자 맨날 지겹게 보는 술 파티였지만. 승현이 속으로 입사는 무슨 입사, 회사도 아니면서, 괜히 한 마디 쏘아붙여주려는 차에 바 측면에 붙어 있던 자동문이 열렸다. 별 생각 없이 문 쪽을 본 두 사람은 확연히 다른 반응을 보였다. 우와 멋지다, 승현은 생각했고 바텐더는 자동적으로 고개인사를 하며 바 밑에서 몰래 환희의 주먹을 꼭 쥐었다. (넝쿨째 굴러온)호박 손님이다. 오랜 바텐더 생활로-여기서 일한 건 네 달이지만 실제 경력은 일 년이 훨씬 넘었다-술 취해 울며 하소연하는 처치곤란 손님과 조용히 제 볼일만 보고 말도 시키지 않는 편한 손님, 그리고 멍하게 술을 시켜 제 지갑에서 얼마가 빠져나가는지도 모르는 손님을 대체로 구분할 수 있게 된 경지에 이른 뒤로부터는 그만큼 내공이 쌓인 덕분인지 게이바를 제 발로 찾아올 정도가 되었다. 4개월째 일하고 나니 동성끼리의 진한 스킨십이 별 거 아닌 것 같이 느껴졌다. 왠지 내가 다 게이화 되는 기분인데. 아무튼 이 손님은 좀 괜찮은 스타일이라고 생각하며 다시 승현에게로 눈을 돌리는데 승현은 이미 들어온 남자에게 푹 제대로 빠져 있었다. 남자는 승현에게 의례적인 눈길을 던지고 조금 떨어진 의자에 앉아 조용히 블랙러시안을 주문했다. 논스톱 딸꾹질을 4분 27초째 하고 있던 승현의 눈은 남자에게서 떠날 줄 몰랐다. 와, 와, 블랙러시안, 그거 도수 센데, 나도 멋있어 보이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혀 약간 불이 붙은 승현은 저도 모르게 바텐더에게 같은 주문을 던졌다. 저도, 저도 한 잔이요. 온 지 한 시간이 다 되 가지만 도수 낮은 칵테일만 마시던 초딩같은 손님이 저도 같은 걸 마시겠다고 덤비자 바텐더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30도 넘는 건데요, 괜찮으시겠어요? 진심으로 던지는 걱정섞인 말을 제 맘대로 왜곡해 저를 무시하는 말로 받아들인 승현은 바텐더를 더욱 매섭게 째려보며(안 무섭다)말했다. 괜!찮!아!요! 남자가 승현을 보고 씩(피식)웃었다. 멋있다...♥ 승현의 머리 위로 까만 하트가 한 백만 개쯤 떠다니는 것 같았다. 바텐더가 고개를 젓고 열심히 칵테일을 제조하기 시작했다. 제 몫의 칵테일이 나오자 남자가 환하게 웃으며 승현에게로 잔을 내밀었다. 엥? 나? 저여? ... 딸꾹? 멎었던 딸꾹질이 다시 시작되자 승현의 얼굴이 빨개졌다. 남자가 반짝반짝 빛나는 얼굴로 말했다. 보아하니 술 잘하시는 것 같은데 이건 선물이에요. 아, 아닌데! 술 진짜 못하는데, 아 어떡해, 딸꾹, 어떡해, 그렇지만 난 강한 남자니까, 승현은 그만 울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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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이 소리는 이승현(26,취업준비생)이 알코올에 지배당해 바 위로 엎어지는 소리입니다. 승현이 언제 엎어지나 옆에서 끈질기게 지켜보던 권지용(27,마성의 게이)은 슬슬 작업을 걸기 시작했다. 아싸 넘어왔다. 바텐더에게 술 값을 지불하고(물론 승현의 지갑에서. 방값은 제가 낼 것이므로 쌤쌤이다)살살 웃은 지용이 승현을 부축(하는 척)하며 은근슬쩍 스킨십을 시도했다. 어휴, 술을 못하시나 보네. 댁이 어디세요? 모기만한 목소리로 물으니 안 그래도 취한 승현이 제대로 대답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지용은 입이 찢어저라 웃으며 승현을 들쳐업고 바를 나갔다. 새벽 한 시가 훨씬 넘은 시간이었다. 좀 걱정되는데... 바텐더가 약간 어색하게 웃었다. 뭐 어때. 다들 저러는데 무슨 일이야 있겠어? 빈 잔 두 개를 집어든 바텐더는 신나게 팁을 주머니에 챙겨넣으며 말했다. 아싸 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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