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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4

선을 그어주던가



w. 랑데부




16.


알바 괜히 뺐다 싶었어, 돌아오는 길에 어쩔수 없이 밀려 앉다 선배 옆자리에 앉았거든. 그냥 알바나 할 껄 왜 따라와서 굳이 굳이 불편한 상황을 만들었나 싶기도 하고. 입안이 화하고 씁쓸한 맛이 났어. 전같았으면 그래도 한 두마디로 시작해 대화를 이어갔을텐데 좀 그렇고 그런 사이가 되어버려서, 근데 그와중에 선배한테 자꾸 눈길이 가더라고. 진짜 이 눈을 어디 확 갓길에 던질 수도 없는 처지에 이어폰 꽂고 잠든 선배 얼굴 천천히 봤어. 어떻게 해야하지,,

가는 길에 한번도 안 깨고 곤히 자더라고, 두시간이고 세시간이고 그냥 보고 있었어. 
그리고 도착하곤 선배가 바로 일어나서 정리하더라고 여기서 딜레마였지, 계속 피해서 그냥 가야하나 걷는 길이 같으니 기다려야하나. 선배도 불편할까, 어떡하지 하고 괜히 머리만 풀었다 묶었다하고 있었어. 근데 ㅁㅁㅁ이 이렇게 헤어지긴 아쉬우니까 저녁 먹고 가자고 분위기를 끌더라고. 나 여기서 밥 먹으면 체할 거 같은데, 빨리 눈짓으로 윤도운한테 빼내 달라고 부탁했는데 우리 착한 도운이는 꺼지라고 웃더라.




"걍 옆에 붙어 있어라, 불편하면"


"넌 참 도움이 안돼. 그치?"


"배 고픈데 가자. 누나 나 배고프다"




얘는 꼭 불리하거나 부탁할 거 있으면 '누나 니'가 아니고 '누나'라 부르더라. 결국엔 그냥 윤도운 옆에 붙어서 밥만 먹고 나오잔 심산으로 들어갔는데, 다들 지치지도 않는지 술 시키는 거야. 대단한 청춘들,, 나 빼고. 나는 선배랑 대각선으로 마주 앉고 내 앞엔 ㅁㅁㅁ이 앉았어, 근데 ㅁㅁㅁ은 잘 마시는 건지 의외로 선배한테 마셔달라 그런 말은 안하고 나한테 웃으면서 잔에 술 따라주더라고. 나 정말 웃는 얼굴에 침은 못뱉는 성격이고, 다들 같이 있으니까 나도 웃으며 한두잔 받아 마셨는데 문득 그런 말을 하더라고.




"이제 좀 괜찮아요? 계속 힘들어했는데 얼굴이 많이 괜찮아졌길래,"




아, 무슨 말인가 했더니 이 오해의 갈등을 증폭시키려 하는 구나 딱 느껴졌어. 그리 큰 목소리로 물은 건 아니었는데, 윤도운이 귓속말로 "뭔 소리 하는 거야" 라고 물을 정도면 도운이 앞에 있는 선배도 듣지 않았을까. 




"..어, 아, 그게 아니고..."


"힘들면 우리 계속 이야기해요. 그리구 자주 봐요"




망했다. 너무 태연하게 웃으며 말을 뚝 끊고 답하는 게 그냥 난 고개만 끄덕거리고 바람 좀 쐰다고 하고 나갔어. 
선배가 뭐라고 생각할까도 그러고 왜 나는 가는 데마다 나로 인해 괜히 불편한 일을 만드나 해서 바로 옆골목에 앉아서 무릎에 얼굴 묻고 있었거든. 그러다 마른 세수하고 옆으로 고개 돌렸는데 선배가 조금 멀찍한 거리에서 담배 불 붙이고 있더라고, 뒷쪽으로 나와서 못 봤나해서 조용히 가려했는데 하필 누가 버린 캔을 찌그려 밟아서 좀 큰 소리가 났어. 




"...그게"




선배도 갑작스런 소음에 좀 놀랐는지 바로 담배 끄고 바라보는데, 그 얼굴 보는데 그냥 내 발이 맘대로 움직여서 선배한테 가고 있더라고.




"....그, 선배 그게"


"선배가 생각하시는 거 그거 아니에요. 이건 오해인 거 같아서 말씀 드리려했는데, ...선배 때문에 제가 힘들어 했고, 그거 정말 아니에요"


"...그리고 피해다닌 건 죄송해요"




이 말 하는게 뭐 어렵다고 나는 질질 끈 건지, 눈 딱 감고 말하니까 그래도 머릿 속 그대로 술술 나와서 다행이었어. 근데 선배 얼굴 보기가 좀 그런거야, 괜히 상처준 사람 붙들고 뭐한 거지 해서 입술만 꾹 물었어. 




"계속 물고 있음, 피난다"


"..네?"


"내도 내멋대로 생각해서 미안하다고, 애초에 너랑 이야기 할 일이었는데. 다른 사람 말 곧이 곧대로 들은 건 내 잘못이다"




그러고 머리 헝클어주는데 눈물이 시야에 차올라서 우선 눈물부터 손부채질해서 말리고, 올려다봤는데 오롯히 내려다 보고 있더라고 선배가. 가로등이 깜빡거리다 이내 꺼져버려서 잘 보이진 않았는데, 선배가 먼저 웃어주더라.




"안 덥나, 들어가자"



*



"이걸로 계산하고 도운아, 니 내일 내한테 줘라"



그리고 좀 편하게 있을 수 있었어, 같이 들어와 앉으니까 앞에 ㅁㅁㅁ의 표정이 엄청 날선 표정으로 변했는데 그냥 난 고개 박고 술 좀 더 마시고 자리 일어났지. 윤도운은 더 마시다 들어가겠다고 해서 어깨 툭툭 두드려주고 짐 챙기는데, 선배도 뒤따라서 가방 들고 나오더라고.




"같이 가자"


"ㅇ,아 네? ..어"



"길 어둡다 아이가. 얼른 따라 온나"



그래서 얼른 쫒아 따라갔어, 근데 또 선배 되게 천천이 걷는거야 그때 내가 잘못 본 건가.
선배는 더 자세한 건 묻지 않았어, 더 물으면 뭐라고 대답해야지 머리 마구 굴리고 있었는데 자연스레 다른 이야기로 넘기더라고. 자를 대고 잴 수 없는 거리가 조금씩 다시 줄고 있는 게, 분명 마음 접겠다고 했는데 왜 기분이 좋은 건지. 그거에 분위기 올라서 조금 신나 이야길 했나봐 근데 갑자기 선배가 문득 서서 뭐지하고 올려다 봤어.





"얼라같네"




거기서 아 뭐에요, 하고 받아쳤어야 하는데. 순간 정말 아무 생각이 안들더라, 그래서 내가 무슨 표정이었는지도 모르겠어. 엄청 바보 같은 표정이었겠지, 아마.




17.  



결국 내린 결론은 티내지말자 였어. 그렇게 재고 따진 결론이 겨우 이거라니, 근데 내 마음은 내 마음대로 안되는 거더라고.
아 그리고 좋은 일, 응 좋은 일도 생겼어. 아는 언니랑 통화하다가 왠만하면 시간이 날 때 좀 자격증 따 놓으라고, 휴학하고 다시 돌아와서 졸업이네 뭐네 이것저것 하다보니까 답 없다고 하소연하는데 나도 좀 공부해 놓을까 해서 시작했거든.




"ㅇㅇ야"




한참 책 펴놓고 졸고 있는데 누가 조용히 어깨 톡톡 치는 거야, 그래서 희미한 시야로 올려다보니 선배인 거야. 학내 도서관이 꽤 넓어서 몰랐는데, 좀 떨어진 자리에 선배 가방이 보이더라고. 나는 순간 놀라서 헙,하고 입 막았다가 같이 잠깐 도서관 나왔어.




"같이 하면 되겠네, 그제"




선배가 벽에 기대서 듣다가 딱 그 말 뱉는 순간 아 나 공부하긴 글렀다, 싶었는데 엄청나게 고개 끄덕였지. 힐끔힐끔 안 봐도 되니까 진짜 마음 속에선 감격 눈물 흘리고 싶었어. 그리고 다시 같이 들어와 난 자리에 앉고 선배가 짐 챙겨와 앉는데 당연히 맞은 편에 앉을 거라 생각했는데, 오른쪽 의자 쓱 끌어 옆에 앉아 책 꺼내더라고. 끅, 딸꾹질 나오는 거야. 이 딸꾹질은 진짜, 하 도움 안되네. 근데 선배는 잠깐 돌려 보고선 그냥 아무 말 없이 웃고 다시 책 보더라고.

한 페이지 보고 선배 얼굴 보고, 또 두 페이지 보고 선배 얼굴 보다가 나 뭐하는 거지 싶어서 책 파는데 자꾸 한 지점에서 막히는 거야. 아니 술술 풀리다가 막히니까 진도가 안나가니 답답해서 지우개로 뻑뻑 지우는데 선배가 가까히 와서 와 풀리나 하고 묻더라고. 그래서 혹시 알까 싶어서 책 조금 옆으로 밀어주니까 한 오분 정도 앞 뒤장 살펴보고, 내 앞에 손바닥 딱 피는 거야.




"샤프 좀, 내 볼펜 밖에 없다"




그래서 바로 필통에서 샤프 꺼내 드리니 곧장 풀어서 밀어주더라. 근데 또 세심하게 푼 부분 옆 화살표 쳐 놓고 왜 이런 식으로 나오는지 한 자 한 자 적어놓은 거야, 도서관이라 제대로 못 알려줘서 미안 하고 또 메시지 써 있는데 나 이 장은 뜯어서 보관하려고. 그건 아닌가,,?


처음엔 몇 번 마주쳐 같이 앉아 공부하다가, 일주일정도 후엔 아예 지정석처럼 앉아서 같이 있었어. 매번 심장이 책상 밖으로 퍽 튀어나올 거 같아서, 더 글씨에 집중하는데 정말로 이번 자격증 시험은 경험치로 끝날 거 같더라. 근데 선배는 정말 딱 공부만 하더라고, 거의 자리에서 안 일어나고 한 권하다 다른 한 권 펴서 확인하고 되게 열심히 하는거야. 그래서 또 집중하려는데 졸려 가지고 고개가 푹푹 떨어지니까 선배가 이마에 손대서 떨궈지는 고개 잡아주더라고, 




"이따 깨워줄게, 좀 자라"




그 말 듣자마자 정말 최면처럼 딱 잠들었어. 그리고 정말 개운하게 잤다 생각날쯤, 선배가 깨웠는데 앞이 텅텅 빈 거야. 와 나 이 시간까지 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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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나자, 이제. 아직도 마이 졸리나"




창 밖 보니까 완전 어두컴컴하고 그때까지 옆에서 공부했나봐, 선배가 안 깨워줬음 경비 아저씨 잔소리 듣고 쫓겨날 뻔 했잖아. 그래서 급하게 일어나서 짐 챙기는데 잠이 덜 깨서 막 필통 떨구고, 선배가 다 주워 줬어,, 그리고 나오는데 소나기인지 엄청 퍼붓더라고 우산 가지고 오지도 않았는데. 근데 선배가 좀 곤란한 얼굴로 어깨 톡톡 쳐서 올려다보니까




"ㅁㅁ이가 많이 취했다해서 데리러 가봐야 할 거 같은데 우짜지, 니 우산 있나"


"...네? 어, ..아뇨"


"그럼 여서 좀만 기다릴래?"




그러곤 밖으로 뛰어가서 뭐지 싶은데 ㅁㅁ이 데리러간다는 말이 그리 달갑진 않아 입안이 약간 쌉싸름 하더라. 그리곤 한 오분 기다렸을까, 선배가 장우산 하나 들고 다시 뛰어오더라고. 설마 B동까지 뛰어갔다온 건가 해서 입 탁 벌리고 있었는데, 선배가 아무렇지 않게 우산 쥐어주더라고.




"동방에 하나 있더라, 니 쓰고 가라"


"..그냥 저 편의점에서 하나..., 사면 돼는데"


"거기까지 비 맞고 갈래. 너도 감기 든다 그라믄"




그래서 결국 선배가 준 우산 쓰고 돌아왔어. 
이젠 조금씩 궁금하더라, ㅁㅁ이랑 많이 친한 걸까. 선배 뭐 좋아하더라, 친구가 누구였지. 
어떤 사람을 좋아할까.




18.



그리고 다음 날 선배 안 왔어, 대부분 내가 늦어서 선배 뒷모습이 보였는데 없더라고. 그래서 늦나하고 몇 번 돌아봤는데, 안왔더라고. 집에도 안 들어왔는데. 걱정도 되고 그 입안에 쌉싸름한 맛에 기분이 별로였어, 그래도 할 건 해야지 싶어서 남은 책 진도 다 나가고 체크한 뒤에 짐싸서 나오는데 생각해보니까 선배랑 단 한번도 연락해 본 적이 없더라. 그냥 전화번호부에 뜬 선배 번호만 멍하니 보고 있었는데, 누가 뛰어가다 그런건지 앞을 볼세도 없이 부딪혀서 들고 있는 거 와르르 쏟아지고 폰 떨어지고 나도 넘어졌거든 근데 앞에 구두가 익숙하네.




"미안, 괜찮아?"


"...아, 아 네"




괜찮긴 발목 시큰시큰한게 잘못 넘어졌나. 진짜 제대로 넘어져서 우선 물건 부터 하나하나 담는데 ㅁㅁ이가 같이 주워주더라고, 그러다 발목 잡고 주저 앉아서 아 나랑 부딪히면서 얘도 삐었나 싶어 괜찮냐고 물으니까 엄청 아파하더라. 당황해서 어떡하지 병원 가야 하나, 굽이 높아서,, 급하게 택시라도 잡아야 하나 하고 있었는데 익숙한 목소리 들리더라.




"누나 니 여서 뭐하냐, 넘어졌어?"


"..어, 내가 앞을 못 봐가지구. 어떡하지, 일어날 수 있겠어요?"


"니 여서 뭐하노"




또 익숙한 목소리가 뒤에서 이어 들리더라고, 아 선배네 하고 올려다 봤거든




"내가 그래 뛰댕기지말라고 했는데, 기지배가"


"..아, 아 아퍼,"




셋이 같이 있었나, 다들 같이 있었나봐 사람 조금씩 모여 들길래 나는 무서워서 급하게 가방 챙겨 일어났는데 아 하고 신음이 탁 터지더라. 헙 하고 입 막았어, 시선 집중 되는 것도 싫고 그냥 여기에 있는 것도 싫어서 가방 어깨 한쪽에 둘러 매고, 윤도운한테 먼저 간다고 어깨 툭툭하고 걸었어. 아마 개미랑 나랑 달리기 시합하면 개미가 이겼을까, 가다가 파스 사가면 되겠다 하고 더워서 이마에 땀 훔쳤어. 아 근데 정말 못 걷겠는거야, 그래서 다시 동기들 몰려있는 저 곳으론 가기 싫고 윤도운한테 전화 걸었지.




-"와"


"...야 나 진짜 못 걷겠거든? 버스 정류장까지 어떻게 좀 도와주라"


-"니도 다쳤나, 아 어딘데"


"니 고개 조금 돌리면 있어 여기 정문 앞. 야 빨리 와"




발목이 시큰시큰한게 너무 아파서 한 발로 서서 벽에 기댔어, 그리고 고개 돌리는데 무리 사이로 선배가 ㅁㅁ이 엄청 심각하게 보고 있더라. 윤도운이 바로 뛰어와줘서 다행이었어, 더 보고 있기가 좀 그랬거든. 나 나쁜 건가, 여튼 윤도운이 걸어보라고 하도 그래서 발 짚자마자 앞으로 고꾸라졌어. 나 뭐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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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니 병원 가야할 거 같은데,"


"아 무슨 발목 좀 삔 거 같고 병원을 가"


"그냥 삔 거 맞나, 왜 못 걷는데"




병원까지 갔다가 오기도 벅차서 손사레 치고 일어났지. 결국 윤도운이 도와줘서 택시 타려는데, 선배 보이더라 아 그 애도 같이. 나보다 심각해 보이는데, 그와중에 걱정 되더라고. 윤도운이 머리 집어 넣으면서 집 앞까지 가라 하고 으름장 놓아서 결국 택시를 타고 집으로 왔어. 아 근데 생각해보니까 파스를 안 사온 거야, 진짜 오늘 왜 그러지. 이런 거 가지고 윤도운 부르기엔 미안해서 다시 캡모자가 주워 쓰고 집 나섰어. 남이 보면 좀 미쳤다고 하지 않았을까, 깽깽이로 걷다 쉬다 내가 생각해도 웃기네.

여튼 어떻게 약국까지 와서 뿌리는 파스는 냄새가 너무 독해서 혹시나 집안에서 피해갈까봐 그냥 붙이는 걸로 몇장 사가지고 들어가려는데, 다시 이러고 걸어야 하는 반대쪽 발목이 아우성이더라. 아플 때 옆에 누구 없으면 속상하다는게 이런 건가. 왜 누군가 걱정해줬음 좋겠지, 괜찮냐 물었으면 좋겠지 별 잡생각이라 다시 몸 천천히 일으켜 갈려고 했는데,




"ㅇㅇ가"




선배 목소리가 들리더라고. 아 왜 꼭 이런 상황에 마주쳐야 할까, 어느새 선배가 앞에 서서 그냥 말 없이 쳐다보는데 이러고 걷기도 쪽팔리고 답이 없더라. 그래서 억지로 발 디뎠는데 나는 왜 맨날 넘어지고 이런 식일까.




"..병원 가자"


"...ㄴ, 네?"


"업혀라"


"...괜찮아요"




지금쯤이면 병원 불 다 꺼져가는데 괜히 헛걸음 할 거 같아서 막 손사레 쳤는데, 선배가 그 손 잡고 숙여서 내 발목 쥐었는데 너무 아픈거야. 정말 본능적으로 윽 하고 소리났어, 그리고 입 막았는데 선배가 그냥 올려다 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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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겠는데"




엄청 딱딱하게 말하길래 겁 먹어서 그냥 업혔어. 진짜 더워서 밤바람 하나 불지 않고, 말도 안돼는 날씨에 업히니까 너무 미안하더라. 그리고 그냥 그런 기분, 누군가 걱정해주고 있다는게 고마워야 하는데 뭐가 서러워서 눈물이 나는지. 그래서 계속 나오려는 눈물 말리려고 고개도 들어보고, 좀 닦아냈는데 선배는 암 말 없이 걷더라.


결국 응급실 가서 냉찜질하고 보조기 채웠어, 좀 안정 취하고 가라고 해서 응급실 침대에 앉아 있는데 선배가 대신 치료비 내고 금방 와 앞에 쭈구려 앉더라.




"마이 아프나"


"ㅇ,아뇨. ..그냥 조금"


"거짓말 잘하네 보조기 찰 정도면 내 모르겠나, 글고 아까는 와 울었는데"




아, 아까. 알고 있었나봐, 어느새 벽에 좀 기대서서 바라보는데 거짓말을 못하겠는 거야. 다 알고 있는데 모른 척 해준 거니까, 그와중에 또 생각하니까 울컥해서 시야가 좀 흐려졌거든. 그러니까 선배가 당황해서 빠르게 소매로 눈물 쓱쓱 닦아주더라. 솔직히 서울 올라와 느끼는 건데, 내가 이렇게 울음이 많았나 했어. 혼자여서 그런 건가.




"..미안, 자꾸 미안한 일만 만드네"


"아니 그게 아니고, 그게, 어"




결국 말했어. 그냥 계속 품고 있었던 거, 서울 혼자 올라와 대학 다니는 사람들은 공감하지 않을까. 아무도 없는 게 서러워서 울었다고 솔직히 내뱉으면서도 우니까 선배가 조용히 다가와서 안아서 등 토닥여주는데 막 아까 ㅁㅁ이랑 있었던 일도, 며칠 전에 풀었던 그 일도 쓸데없이 겹쳐서 또 엄청 울었다. 앞으론 가지고 다니려고, 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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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라같네"




거기서 아 뭐에요, 하고 받아쳤어야 하는데. 순간 정말 아무 생각이 안들더라, 그래서 내가 무슨 표정이었는지도 모르겠어. 엄청 바보 같은 표정이었겠지, 아마.




17.  



결국 내린 결론은 티내지말자 였어. 그렇게 재고 따진 결론이 겨우 이거라니, 근데 내 마음은 내 마음대로 안되는 거더라고.
아 그리고 좋은 일, 응 좋은 일도 생겼어. 아는 언니랑 통화하다가 왠만하면 시간이 날 때 좀 자격증 따 놓으라고, 휴학하고 다시 돌아와서 졸업이네 뭐네 이것저것 하다보니까 답 없다고 하소연하는데 나도 좀 공부해 놓을까 해서 시작했거든.




"ㅇㅇ야"




한참 책 펴놓고 졸고 있는데 누가 조용히 어깨 톡톡 치는 거야, 그래서 희미한 시야로 올려다보니 선배인 거야. 학내 도서관이 꽤 넓어서 몰랐는데, 좀 떨어진 자리에 선배 가방이 보이더라고. 나는 순간 놀라서 헙,하고 입 막았다가 같이 잠깐 도서관 나왔어.




"같이 하면 되겠네, 그제"




선배가 벽에 기대서 듣다가 딱 그 말 뱉는 순간 아 나 공부하긴 글렀다, 싶었는데 엄청나게 고개 끄덕였지. 힐끔힐끔 안 봐도 되니까 진짜 마음 속에선 감격 눈물 흘리고 싶었어. 그리고 다시 같이 들어와 난 자리에 앉고 선배가 짐 챙겨와 앉는데 당연히 맞은 편에 앉을 거라 생각했는데, 오른쪽 의자 쓱 끌어 옆에 앉아 책 꺼내더라고. 끅, 딸꾹질 나오는 거야. 이 딸꾹질은 진짜, 하 도움 안되네. 근데 선배는 잠깐 돌려 보고선 그냥 아무 말 없이 웃고 다시 책 보더라고.

한 페이지 보고 선배 얼굴 보고, 또 두 페이지 보고 선배 얼굴 보다가 나 뭐하는 거지 싶어서 책 파는데 자꾸 한 지점에서 막히는 거야. 아니 술술 풀리다가 막히니까 진도가 안나가니 답답해서 지우개로 뻑뻑 지우는데 선배가 가까히 와서 와 풀리나 하고 묻더라고. 그래서 혹시 알까 싶어서 책 조금 옆으로 밀어주니까 한 오분 정도 앞 뒤장 살펴보고, 내 앞에 손바닥 딱 피는 거야.




"샤프 좀, 내 볼펜 밖에 없다"




그래서 바로 필통에서 샤프 꺼내 드리니 곧장 풀어서 밀어주더라. 근데 또 세심하게 푼 부분 옆 화살표 쳐 놓고 왜 이런 식으로 나오는지 한 자 한 자 적어놓은 거야, 도서관이라 제대로 못 알려줘서 미안 하고 또 메시지 써 있는데 나 이 장은 뜯어서 보관하려고. 그건 아닌가,,?


처음엔 몇 번 마주쳐 같이 앉아 공부하다가, 일주일정도 후엔 아예 지정석처럼 앉아서 같이 있었어. 매번 심장이 책상 밖으로 퍽 튀어나올 거 같아서, 더 글씨에 집중하는데 정말로 이번 자격증 시험은 경험치로 끝날 거 같더라. 근데 선배는 정말 딱 공부만 하더라고, 거의 자리에서 안 일어나고 한 권하다 다른 한 권 펴서 확인하고 되게 열심히 하는거야. 그래서 또 집중하려는데 졸려 가지고 고개가 푹푹 떨어지니까 선배가 이마에 손대서 떨궈지는 고개 잡아주더라고, 




"이따 깨워줄게, 좀 자라"




그 말 듣자마자 정말 최면처럼 딱 잠들었어. 그리고 정말 개운하게 잤다 생각날쯤, 선배가 깨웠는데 앞이 텅텅 빈 거야. 와 나 이 시간까지 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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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나자, 이제. 아직도 마이 졸리나"




창 밖 보니까 완전 어두컴컴하고 그때까지 옆에서 공부했나봐, 선배가 안 깨워줬음 경비 아저씨 잔소리 듣고 쫓겨날 뻔 했잖아. 그래서 급하게 일어나서 짐 챙기는데 잠이 덜 깨서 막 필통 떨구고, 선배가 다 주워 줬어,, 그리고 나오는데 소나기인지 엄청 퍼붓더라고 우산 가지고 오지도 않았는데. 근데 선배가 좀 곤란한 얼굴로 어깨 톡톡 쳐서 올려다보니까




"ㅁㅁ이가 많이 취했다해서 데리러 가봐야 할 거 같은데 우짜지, 니 우산 있나"


"...네? 어, ..아뇨"


"그럼 여서 좀만 기다릴래?"




그러곤 밖으로 뛰어가서 뭐지 싶은데 ㅁㅁ이 데리러간다는 말이 그리 달갑진 않아 입안이 약간 쌉싸름 하더라. 그리곤 한 오분 기다렸을까, 선배가 장우산 하나 들고 다시 뛰어오더라고. 설마 B동까지 뛰어갔다온 건가 해서 입 탁 벌리고 있었는데, 선배가 아무렇지 않게 우산 쥐어주더라고.




"동방에 하나 있더라, 니 쓰고 가라"


"..그냥 저 편의점에서 하나..., 사면 돼는데"


"거기까지 비 맞고 갈래. 너도 감기 든다 그라믄"




그래서 결국 선배가 준 우산 쓰고 돌아왔어. 
이젠 조금씩 궁금하더라, ㅁㅁ이랑 많이 친한 걸까. 선배 뭐 좋아하더라, 친구가 누구였지. 
어떤 사람을 좋아할까.




18.



그리고 다음 날 선배 안 왔어, 대부분 내가 늦어서 선배 뒷모습이 보였는데 없더라고. 그래서 늦나하고 몇 번 돌아봤는데, 안왔더라고. 집에도 안 들어왔는데. 걱정도 되고 그 입안에 쌉싸름한 맛에 기분이 별로였어, 그래도 할 건 해야지 싶어서 남은 책 진도 다 나가고 체크한 뒤에 짐싸서 나오는데 생각해보니까 선배랑 단 한번도 연락해 본 적이 없더라. 그냥 전화번호부에 뜬 선배 번호만 멍하니 보고 있었는데, 누가 뛰어가다 그런건지 앞을 볼세도 없이 부딪혀서 들고 있는 거 와르르 쏟아지고 폰 떨어지고 나도 넘어졌거든 근데 앞에 구두가 익숙하네.




"미안, 괜찮아?"


"...아, 아 네"




괜찮긴 발목 시큰시큰한게 잘못 넘어졌나. 진짜 제대로 넘어져서 우선 물건 부터 하나하나 담는데 ㅁㅁ이가 같이 주워주더라고, 그러다 발목 잡고 주저 앉아서 아 나랑 부딪히면서 얘도 삐었나 싶어 괜찮냐고 물으니까 엄청 아파하더라. 당황해서 어떡하지 병원 가야 하나, 굽이 높아서,, 급하게 택시라도 잡아야 하나 하고 있었는데 익숙한 목소리 들리더라.




"누나 니 여서 뭐하냐, 넘어졌어?"


"..어, 내가 앞을 못 봐가지구. 어떡하지, 일어날 수 있겠어요?"


"니 여서 뭐하노"




또 익숙한 목소리가 뒤에서 이어 들리더라고, 아 선배네 하고 올려다 봤거든




"내가 그래 뛰댕기지말라고 했는데, 기지배가"


"..아, 아 아퍼,"




셋이 같이 있었나, 다들 같이 있었나봐 사람 조금씩 모여 들길래 나는 무서워서 급하게 가방 챙겨 일어났는데 아 하고 신음이 탁 터지더라. 헙 하고 입 막았어, 시선 집중 되는 것도 싫고 그냥 여기에 있는 것도 싫어서 가방 어깨 한쪽에 둘러 매고, 윤도운한테 먼저 간다고 어깨 툭툭하고 걸었어. 아마 개미랑 나랑 달리기 시합하면 개미가 이겼을까, 가다가 파스 사가면 되겠다 하고 더워서 이마에 땀 훔쳤어. 아 근데 정말 못 걷겠는거야, 그래서 다시 동기들 몰려있는 저 곳으론 가기 싫고 윤도운한테 전화 걸었지.




-"와"


"...야 나 진짜 못 걷겠거든? 버스 정류장까지 어떻게 좀 도와주라"


-"니도 다쳤나, 아 어딘데"


"니 고개 조금 돌리면 있어 여기 정문 앞. 야 빨리 와"




발목이 시큰시큰한게 너무 아파서 한 발로 서서 벽에 기댔어, 그리고 고개 돌리는데 무리 사이로 선배가 ㅁㅁ이 엄청 심각하게 보고 있더라. 윤도운이 바로 뛰어와줘서 다행이었어, 더 보고 있기가 좀 그랬거든. 나 나쁜 건가, 여튼 윤도운이 걸어보라고 하도 그래서 발 짚자마자 앞으로 고꾸라졌어. 나 뭐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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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니 병원 가야할 거 같은데,"


"아 무슨 발목 좀 삔 거 같고 병원을 가"


"그냥 삔 거 맞나, 왜 못 걷는데"




병원까지 갔다가 오기도 벅차서 손사레 치고 일어났지. 결국 윤도운이 도와줘서 택시 타려는데, 선배 보이더라 아 그 애도 같이. 나보다 심각해 보이는데, 그와중에 걱정 되더라고. 윤도운이 머리 집어 넣으면서 집 앞까지 가라 하고 으름장 놓아서 결국 택시를 타고 집으로 왔어. 아 근데 생각해보니까 파스를 안 사온 거야, 진짜 오늘 왜 그러지. 이런 거 가지고 윤도운 부르기엔 미안해서 다시 캡모자가 주워 쓰고 집 나섰어. 남이 보면 좀 미쳤다고 하지 않았을까, 깽깽이로 걷다 쉬다 내가 생각해도 웃기네.

여튼 어떻게 약국까지 와서 뿌리는 파스는 냄새가 너무 독해서 혹시나 집안에서 피해갈까봐 그냥 붙이는 걸로 몇장 사가지고 들어가려는데, 다시 이러고 걸어야 하는 반대쪽 발목이 아우성이더라. 아플 때 옆에 누구 없으면 속상하다는게 이런 건가. 왜 누군가 걱정해줬음 좋겠지, 괜찮냐 물었으면 좋겠지 별 잡생각이라 다시 몸 천천히 일으켜 갈려고 했는데,




"ㅇㅇ가"




선배 목소리가 들리더라고. 아 왜 꼭 이런 상황에 마주쳐야 할까, 어느새 선배가 앞에 서서 그냥 말 없이 쳐다보는데 이러고 걷기도 쪽팔리고 답이 없더라. 그래서 억지로 발 디뎠는데 나는 왜 맨날 넘어지고 이런 식일까.




"..병원 가자"


"...ㄴ, 네?"


"업혀라"


"...괜찮아요"




지금쯤이면 병원 불 다 꺼져가는데 괜히 헛걸음 할 거 같아서 막 손사레 쳤는데, 선배가 그 손 잡고 숙여서 내 발목 쥐었는데 너무 아픈거야. 정말 본능적으로 윽 하고 소리났어, 그리고 입 막았는데 선배가 그냥 올려다 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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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겠는데"




엄청 딱딱하게 말하길래 겁 먹어서 그냥 업혔어. 진짜 더워서 밤바람 하나 불지 않고, 말도 안돼는 날씨에 업히니까 너무 미안하더라. 그리고 그냥 그런 기분, 누군가 걱정해주고 있다는게 고마워야 하는데 뭐가 서러워서 눈물이 나는지. 그래서 계속 나오려는 눈물 말리려고 고개도 들어보고, 좀 닦아냈는데 선배는 암 말 없이 걷더라.


결국 응급실 가서 냉찜질하고 보조기 채웠어, 좀 안정 취하고 가라고 해서 응급실 침대에 앉아 있는데 선배가 대신 치료비 내고 금방 와 앞에 쭈구려 앉더라.




"마이 아프나"


"ㅇ,아뇨. ..그냥 조금"


"거짓말 잘하네 보조기 찰 정도면 내 모르겠나, 글고 아까는 와 울었는데"




아, 아까. 알고 있었나봐, 어느새 벽에 좀 기대서서 바라보는데 거짓말을 못하겠는 거야. 다 알고 있는데 모른 척 해준 거니까, 그와중에 또 생각하니까 울컥해서 시야가 좀 흐려졌거든. 그러니까 선배가 당황해서 빠르게 소매로 눈물 쓱쓱 닦아주더라. 솔직히 서울 올라와 느끼는 건데, 내가 이렇게 울음이 많았나 했어. 혼자여서 그런 건가.




"..미안, 자꾸 미안한 일만 만드네"


"아니 그게 아니고, 그게, 어"




결국 말했어. 그냥 계속 품고 있었던 거, 서울 혼자 올라와 대학 다니는 사람들은 공감하지 않을까. 아무도 없는 게 서러워서 울었다고 솔직히 내뱉으면서도 우니까 선배가 조용히 다가와서 안아서 등 토닥여주는데 막 아까 ㅁㅁ이랑 있었던 일도, 며칠 전에 풀었던 그 일도 쓸데없이 겹쳐서 또 엄청 울었다. 앞으론 가지고 다니려고, 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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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라같네"




거기서 아 뭐에요, 하고 받아쳤어야 하는데. 순간 정말 아무 생각이 안들더라, 그래서 내가 무슨 표정이었는지도 모르겠어. 엄청 바보 같은 표정이었겠지, 아마.




17.  



결국 내린 결론은 티내지말자 였어. 그렇게 재고 따진 결론이 겨우 이거라니, 근데 내 마음은 내 마음대로 안되는 거더라고.
아 그리고 좋은 일, 응 좋은 일도 생겼어. 아는 언니랑 통화하다가 왠만하면 시간이 날 때 좀 자격증 따 놓으라고, 휴학하고 다시 돌아와서 졸업이네 뭐네 이것저것 하다보니까 답 없다고 하소연하는데 나도 좀 공부해 놓을까 해서 시작했거든.




"ㅇㅇ야"




한참 책 펴놓고 졸고 있는데 누가 조용히 어깨 톡톡 치는 거야, 그래서 희미한 시야로 올려다보니 선배인 거야. 학내 도서관이 꽤 넓어서 몰랐는데, 좀 떨어진 자리에 선배 가방이 보이더라고. 나는 순간 놀라서 헙,하고 입 막았다가 같이 잠깐 도서관 나왔어.




"같이 하면 되겠네, 그제"




선배가 벽에 기대서 듣다가 딱 그 말 뱉는 순간 아 나 공부하긴 글렀다, 싶었는데 엄청나게 고개 끄덕였지. 힐끔힐끔 안 봐도 되니까 진짜 마음 속에선 감격 눈물 흘리고 싶었어. 그리고 다시 같이 들어와 난 자리에 앉고 선배가 짐 챙겨와 앉는데 당연히 맞은 편에 앉을 거라 생각했는데, 오른쪽 의자 쓱 끌어 옆에 앉아 책 꺼내더라고. 끅, 딸꾹질 나오는 거야. 이 딸꾹질은 진짜, 하 도움 안되네. 근데 선배는 잠깐 돌려 보고선 그냥 아무 말 없이 웃고 다시 책 보더라고.

한 페이지 보고 선배 얼굴 보고, 또 두 페이지 보고 선배 얼굴 보다가 나 뭐하는 거지 싶어서 책 파는데 자꾸 한 지점에서 막히는 거야. 아니 술술 풀리다가 막히니까 진도가 안나가니 답답해서 지우개로 뻑뻑 지우는데 선배가 가까히 와서 와 풀리나 하고 묻더라고. 그래서 혹시 알까 싶어서 책 조금 옆으로 밀어주니까 한 오분 정도 앞 뒤장 살펴보고, 내 앞에 손바닥 딱 피는 거야.




"샤프 좀, 내 볼펜 밖에 없다"




그래서 바로 필통에서 샤프 꺼내 드리니 곧장 풀어서 밀어주더라. 근데 또 세심하게 푼 부분 옆 화살표 쳐 놓고 왜 이런 식으로 나오는지 한 자 한 자 적어놓은 거야, 도서관이라 제대로 못 알려줘서 미안 하고 또 메시지 써 있는데 나 이 장은 뜯어서 보관하려고. 그건 아닌가,,?


처음엔 몇 번 마주쳐 같이 앉아 공부하다가, 일주일정도 후엔 아예 지정석처럼 앉아서 같이 있었어. 매번 심장이 책상 밖으로 퍽 튀어나올 거 같아서, 더 글씨에 집중하는데 정말로 이번 자격증 시험은 경험치로 끝날 거 같더라. 근데 선배는 정말 딱 공부만 하더라고, 거의 자리에서 안 일어나고 한 권하다 다른 한 권 펴서 확인하고 되게 열심히 하는거야. 그래서 또 집중하려는데 졸려 가지고 고개가 푹푹 떨어지니까 선배가 이마에 손대서 떨궈지는 고개 잡아주더라고, 




"이따 깨워줄게, 좀 자라"




그 말 듣자마자 정말 최면처럼 딱 잠들었어. 그리고 정말 개운하게 잤다 생각날쯤, 선배가 깨웠는데 앞이 텅텅 빈 거야. 와 나 이 시간까지 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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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나자, 이제. 아직도 마이 졸리나"




창 밖 보니까 완전 어두컴컴하고 그때까지 옆에서 공부했나봐, 선배가 안 깨워줬음 경비 아저씨 잔소리 듣고 쫓겨날 뻔 했잖아. 그래서 급하게 일어나서 짐 챙기는데 잠이 덜 깨서 막 필통 떨구고, 선배가 다 주워 줬어,, 그리고 나오는데 소나기인지 엄청 퍼붓더라고 우산 가지고 오지도 않았는데. 근데 선배가 좀 곤란한 얼굴로 어깨 톡톡 쳐서 올려다보니까




"ㅁㅁ이가 많이 취했다해서 데리러 가봐야 할 거 같은데 우짜지, 니 우산 있나"


"...네? 어, ..아뇨"


"그럼 여서 좀만 기다릴래?"




그러곤 밖으로 뛰어가서 뭐지 싶은데 ㅁㅁ이 데리러간다는 말이 그리 달갑진 않아 입안이 약간 쌉싸름 하더라. 그리곤 한 오분 기다렸을까, 선배가 장우산 하나 들고 다시 뛰어오더라고. 설마 B동까지 뛰어갔다온 건가 해서 입 탁 벌리고 있었는데, 선배가 아무렇지 않게 우산 쥐어주더라고.




"동방에 하나 있더라, 니 쓰고 가라"


"..그냥 저 편의점에서 하나..., 사면 돼는데"


"거기까지 비 맞고 갈래. 너도 감기 든다 그라믄"




그래서 결국 선배가 준 우산 쓰고 돌아왔어. 
이젠 조금씩 궁금하더라, ㅁㅁ이랑 많이 친한 걸까. 선배 뭐 좋아하더라, 친구가 누구였지. 
어떤 사람을 좋아할까.




18.



그리고 다음 날 선배 안 왔어, 대부분 내가 늦어서 선배 뒷모습이 보였는데 없더라고. 그래서 늦나하고 몇 번 돌아봤는데, 안왔더라고. 집에도 안 들어왔는데. 걱정도 되고 그 입안에 쌉싸름한 맛에 기분이 별로였어, 그래도 할 건 해야지 싶어서 남은 책 진도 다 나가고 체크한 뒤에 짐싸서 나오는데 생각해보니까 선배랑 단 한번도 연락해 본 적이 없더라. 그냥 전화번호부에 뜬 선배 번호만 멍하니 보고 있었는데, 누가 뛰어가다 그런건지 앞을 볼세도 없이 부딪혀서 들고 있는 거 와르르 쏟아지고 폰 떨어지고 나도 넘어졌거든 근데 앞에 구두가 익숙하네.




"미안, 괜찮아?"


"...아, 아 네"




괜찮긴 발목 시큰시큰한게 잘못 넘어졌나. 진짜 제대로 넘어져서 우선 물건 부터 하나하나 담는데 ㅁㅁ이가 같이 주워주더라고, 그러다 발목 잡고 주저 앉아서 아 나랑 부딪히면서 얘도 삐었나 싶어 괜찮냐고 물으니까 엄청 아파하더라. 당황해서 어떡하지 병원 가야 하나, 굽이 높아서,, 급하게 택시라도 잡아야 하나 하고 있었는데 익숙한 목소리 들리더라.




"누나 니 여서 뭐하냐, 넘어졌어?"


"..어, 내가 앞을 못 봐가지구. 어떡하지, 일어날 수 있겠어요?"


"니 여서 뭐하노"




또 익숙한 목소리가 뒤에서 이어 들리더라고, 아 선배네 하고 올려다 봤거든




"내가 그래 뛰댕기지말라고 했는데, 기지배가"


"..아, 아 아퍼,"




셋이 같이 있었나, 다들 같이 있었나봐 사람 조금씩 모여 들길래 나는 무서워서 급하게 가방 챙겨 일어났는데 아 하고 신음이 탁 터지더라. 헙 하고 입 막았어, 시선 집중 되는 것도 싫고 그냥 여기에 있는 것도 싫어서 가방 어깨 한쪽에 둘러 매고, 윤도운한테 먼저 간다고 어깨 툭툭하고 걸었어. 아마 개미랑 나랑 달리기 시합하면 개미가 이겼을까, 가다가 파스 사가면 되겠다 하고 더워서 이마에 땀 훔쳤어. 아 근데 정말 못 걷겠는거야, 그래서 다시 동기들 몰려있는 저 곳으론 가기 싫고 윤도운한테 전화 걸었지.




-"와"


"...야 나 진짜 못 걷겠거든? 버스 정류장까지 어떻게 좀 도와주라"


-"니도 다쳤나, 아 어딘데"


"니 고개 조금 돌리면 있어 여기 정문 앞. 야 빨리 와"




발목이 시큰시큰한게 너무 아파서 한 발로 서서 벽에 기댔어, 그리고 고개 돌리는데 무리 사이로 선배가 ㅁㅁ이 엄청 심각하게 보고 있더라. 윤도운이 바로 뛰어와줘서 다행이었어, 더 보고 있기가 좀 그랬거든. 나 나쁜 건가, 여튼 윤도운이 걸어보라고 하도 그래서 발 짚자마자 앞으로 고꾸라졌어. 나 뭐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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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니 병원 가야할 거 같은데,"


"아 무슨 발목 좀 삔 거 같고 병원을 가"


"그냥 삔 거 맞나, 왜 못 걷는데"




병원까지 갔다가 오기도 벅차서 손사레 치고 일어났지. 결국 윤도운이 도와줘서 택시 타려는데, 선배 보이더라 아 그 애도 같이. 나보다 심각해 보이는데, 그와중에 걱정 되더라고. 윤도운이 머리 집어 넣으면서 집 앞까지 가라 하고 으름장 놓아서 결국 택시를 타고 집으로 왔어. 아 근데 생각해보니까 파스를 안 사온 거야, 진짜 오늘 왜 그러지. 이런 거 가지고 윤도운 부르기엔 미안해서 다시 캡모자가 주워 쓰고 집 나섰어. 남이 보면 좀 미쳤다고 하지 않았을까, 깽깽이로 걷다 쉬다 내가 생각해도 웃기네.

여튼 어떻게 약국까지 와서 뿌리는 파스는 냄새가 너무 독해서 혹시나 집안에서 피해갈까봐 그냥 붙이는 걸로 몇장 사가지고 들어가려는데, 다시 이러고 걸어야 하는 반대쪽 발목이 아우성이더라. 아플 때 옆에 누구 없으면 속상하다는게 이런 건가. 왜 누군가 걱정해줬음 좋겠지, 괜찮냐 물었으면 좋겠지 별 잡생각이라 다시 몸 천천히 일으켜 갈려고 했는데,




"ㅇㅇ가"




선배 목소리가 들리더라고. 아 왜 꼭 이런 상황에 마주쳐야 할까, 어느새 선배가 앞에 서서 그냥 말 없이 쳐다보는데 이러고 걷기도 쪽팔리고 답이 없더라. 그래서 억지로 발 디뎠는데 나는 왜 맨날 넘어지고 이런 식일까.




"..병원 가자"


"...ㄴ, 네?"


"업혀라"


"...괜찮아요"




지금쯤이면 병원 불 다 꺼져가는데 괜히 헛걸음 할 거 같아서 막 손사레 쳤는데, 선배가 그 손 잡고 숙여서 내 발목 쥐었는데 너무 아픈거야. 정말 본능적으로 윽 하고 소리났어, 그리고 입 막았는데 선배가 그냥 올려다 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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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겠는데"




엄청 딱딱하게 말하길래 겁 먹어서 그냥 업혔어. 진짜 더워서 밤바람 하나 불지 않고, 말도 안돼는 날씨에 업히니까 너무 미안하더라. 그리고 그냥 그런 기분, 누군가 걱정해주고 있다는게 고마워야 하는데 뭐가 서러워서 눈물이 나는지. 그래서 계속 나오려는 눈물 말리려고 고개도 들어보고, 좀 닦아냈는데 선배는 암 말 없이 걷더라.


결국 응급실 가서 냉찜질하고 보조기 채웠어, 좀 안정 취하고 가라고 해서 응급실 침대에 앉아 있는데 선배가 대신 치료비 내고 금방 와 앞에 쭈구려 앉더라.




"마이 아프나"


"ㅇ,아뇨. ..그냥 조금"


"거짓말 잘하네 보조기 찰 정도면 내 모르겠나, 글고 아까는 와 울었는데"




아, 아까. 알고 있었나봐, 어느새 벽에 좀 기대서서 바라보는데 거짓말을 못하겠는 거야. 다 알고 있는데 모른 척 해준 거니까, 그와중에 또 생각하니까 울컥해서 시야가 좀 흐려졌거든. 그러니까 선배가 당황해서 빠르게 소매로 눈물 쓱쓱 닦아주더라. 솔직히 서울 올라와 느끼는 건데, 내가 이렇게 울음이 많았나 했어. 혼자여서 그런 건가.




"..미안, 자꾸 미안한 일만 만드네"


"아니 그게 아니고, 그게, 어"




결국 말했어. 그냥 계속 품고 있었던 거, 서울 혼자 올라와 대학 다니는 사람들은 공감하지 않을까. 아무도 없는 게 서러워서 울었다고 솔직히 내뱉으면서도 우니까 선배가 조용히 다가와서 안아서 등 토닥여주는데 막 아까 ㅁㅁ이랑 있었던 일도, 며칠 전에 풀었던 그 일도 쓸데없이 겹쳐서 또 엄청 울었다. 앞으론 가지고 다니려고, 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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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 않을 거 아는데,"


"그냥 오빠야라고 생각하고 전화해라, 맨날 앓기만 하면 병 난다. 그제"




19.


편해지는 게 맞는 건가, 선배는 그냥 동생으로 치부하는 관계를 거부하는 게 맞을까. 
짝사랑은 처음이라 엄청 어려웠어, 그리고 힘들더라고. 여기 이렇게 올라와 사는 것만큼. 그 날 선배가 말한 거엔 답 하지 않았고, 당분간 도서관도 끊고 알바만 오갔어. 안 짤린게 어디야. 다시 뭔가 빠진 거 같은데 일상에 일상으로 지나가고 넘어갔어. 그러다 윤도운이 하도 계절학기 과제 도와달라고 전화를 해대서 오랜만에 좀 화장도 하고, 옷도, 어 옷은 아니다. 그냥 중에서도 그나마 나은 거, 입고 보조기가 흠이지만 그러고 학교로 갔어.




"미팅 가나, 누나 니 엄청 예쁘네"


"나 얼마만에 나온 건지 알아? 바깥 바람 좋네"


"이래하고 도서관에 짱박히긴 아까븐데, 성진이형은 봤나"


"아니. 그리고 너 연락하지마 연락하지마, 진짜, 연락하지마"


"하면 때릴 거제?"


"과제같은 건 낼 필요도 없고, 그런가봐 도운아"




결국 윤도운은 알았다 알았다 하고 같이 도서관으로 갔어. 아니 얘는 이 쉬운 걸, 내가 듣는 건지 얘가 듣는 건지 반반 나눠서 적어가고 있었어. 분명 엿 먹이려 부른 게 확실했어 윤도운 이거 진짜. 두 시간 조금 넘었나, 금방 끝나서 윤도운 째려보고 있었는데 맞은 편에 선배가 있는거야. 아까까진 보이지 않았는데, 그래서 윤도운 쳐다보니까 실실 웃더라. 살만 한가봐, 도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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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누나 니 도와주는 거다"


"느증에 보즈"
(나중에 보자)



결국 윤도운 손에 끌려서 밖으로 나갔어. 이렇게 선배 만난 적도 없고, 분명 좋아하는데 엄청 작아지는 기분이 싫어서 그냥 머리만 매만졌어. 그냥 편하게 하고 올껄.




"형 학교에 있었어요?"


'"오야. 니는 과제?"


"네, 전 뭐 그렇죠. 점심은 드셨어요?"


"아니. 같이 갈래?"




오늘 내 몰카하는 날이냐, 내가 윤도운 뒤로 슬금슬금 가 등 꼬집었는데 너무 태연하게 애가 같이 가요 하고 도망도 못가게 팔 꽉 쥐고 데려가더라. 결국 둘 사이에 껴서 밥알 갯수만 세다 같이 나왔어. 판 깔아줘도 못 받아먹는다고 선배 앞서 가는데 뒤에서 윤도운 고나리 엄청 먹으면서 투닥거리며 따라가고 있는데 대뜸 선배가 뒤돌아보더라.




"근데, ㅇㅇ가. 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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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진짜 예쁘네"




심장이 팔딱팔딱 뛰다 못해 어딘가로 튀어 나갈 거 같았어. 
선배는 그렇게 말하고 바로 다시 가봐야한다고 갔거든, 거기서 목석 될 뻔 했지. 나 지금 무슨 말 들었더라.




"누나 니 이쁘데 진짜"


"듣고 있나?"


"알겠으니까 좀,"




침대가 필요했어, 이불킥 하고 싶었거든. 그리고 막 몰려오는 기분 좋은 뭔가 때문에 얼굴 팍 가렸는데, 이게 꿈이면 나 진짜 울어버릴 거 같았어. 얼굴도 화끈거리고 발걸음도 안 떨어져서 십분 동안 서 있었는데 왜 안 쪽팔렸을까. 윤도운 이게 끝까지 까불었는데, 한 귀로 듣고 다 한 귀로 흘러갔을까. 그만큼 좋아하는 건가. 짝사랑에도 깊이 같은 거 있었음 좋겠더라, 그냥 얼마나 좋아하는 건지 알고 싶었어. 




20.


앞으로도 그럴 거지만 항상 기브앤테이크 인생이었어. 하날 주면 하날 받고, 아 못 받는게 더 익숙했구나. 그러다보니 진심으로 주는 방법도 잃어 버렸는데 찾을 방법이 없더라고. 그냥, 그렇더라고.

아직까진 보조기 차서 금방 뛰거나 그러진 못했는데 다시 도서관 나갔거든. 엄청 열심히 책보고 있어서 옆옆 자리에 의자 끌어 앉아 책 꺼냈어, 선배는 기척에도 정말 한번 보지 않더라고. 그래서 한참 선배만 봤어, 아니 책만 봤지. 솔직히 계속 힐끔힐끔 보면서 읽어서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더라. 근데 윤도운이 깁스했다고 오라고 문자가 오는거야, 앤 또 뭐하다 다친 건지. 좀 화들짝 놀랐는데 그런 거 신경 못쓰고 최대한 빨리 나갔거든, 그리고 동방 문 열었는데 진짜 반깁스를 했더라고.




"뭐야?"


"술 먹고 넘어졌다"


"야"


"온 김에 과자 사온나, 누나"




그럼 그렇지. 이게 나 곧 보조기 푼다고 오만상을 하면서 아프다고 징징대며 양파링 조리퐁 쿠크다스 잘도 말하더라. 숨차게 뛰어오니 참 얘랑 왜 친구 먹었을까 회의감 들었어. 그래도 다쳤으니까, 아니 술 처먹고 넘어졌는데 내가 왜? 아니, 그래도 아프다니까 편의점에서 이것저것 담아서 계산하고 다시 여름이라 직사광선 제대로 맞으면서 동방으로 들어갔어.




"왔네요?"




어, 그 여자애도 같이 있더라. 그리고 옆에 선배도,




"니 또 ㅇㅇ가 시켰나, 아 아픈 거 니는 안보이제?"


"햄, 저도 아프거등요"




투닥거려 뭐해 그냥 과자 다 먹으라고 탁자에 와르르 쏟아주니까 좋다고 먹더라고. 강아지 밥 준 줄 알았네, 




"까줘"


"줘봐"




아, 순간 그 애랑 눈이 마주쳤는데 익숙한 눈동자였어. 살짝 웃는데 패배감 같은 거 주는 그런 웃음이었달까, 벽 같은 거 있는 걸 잠깐 몰랐어. 갭이라 해야하나, 두 사람이랑 앞서 마주 서 있는 나 그 거리감, 좀 딱딱해보이는 벽. 애써 무시하고 자리에 앉았어, 사실 동방에서 할 것도 없고 그와중에 윤도운이 물 떠다달라고 해서 일어서 컵 찾는데, 옆으로 ㅁㅁㅁ이 다가오더라고. 왜 이 사람은 동성인데도 무서울까. 서랍 뒤적거리는데 ㅁㅁㅁ도 뭐 찾는 건지 같이 허리 숙이더라고, 그래서 그런 가보다 했는데.




"아!"




유리컵이 깨져서 엄청 놀랐어. 완전 쨍그랑 하고 산산히 깨져버려서 보자마자 우선 큰 조각 부터 줍는데,




"니 괘안나"


"..아, 어. ㅇㅇ씨 괜찮아요? 손이 미끄러웠나보다"




아, 이 사람은 날 미워하는구나. 선배는 ㅁㅁㅁ 손 보고 조심 좀 하라고 말하는데, 동기들도 무슨 일인가 싶어서 다가오더라. 알고 있었던 걸까, 손이 부들부들 떨렸는데 우선 손에 쥔 큰 조각은 주워 버리고 사이로 빠져나와서 급하게 종이 찾았어. 근데 내가 깨뜨린 게 아닌데 어느새 왜 내가 치우고 있는 거지 하다고 우선 밟으면 위험하니까 에이포용지로 쓸어 담았어. 다들 괜찮냐고 다가와 묻는데 아 ㅁㅁㅁ이 나한테 뭘 하는 건지 알겠더라고. 그러다 ㅁㅁㅁ이 괜찮다고 살짝 웃고 괜찮다고 하니 차츰 다시 자기들 할 일로 돌아가는데 그제서야 식은땀이 차갑게 식었어. 




"야, 누나 니 괘안나"


"나가자"




구급상자 꺼내는 선배 옆에 그 애, 그것보다 우선 땀 엄청 흘린 거 보고 눈치 챘는지 윤도운이 먼저 갈게요 하고 같이 나왔어. 그리고 벤치까지 엄청 뛰었던 거 같아, 아 맨날 이런 식으로 엉망이 되는구나. 나 때문에. 상황정리도 제대로 못하고 나온 게 걸리긴 했는데 그것보다 너무 손이 떨려서 벤치에 먼저 앉았어.




"땀 좀 닦아라, 미안. 내가 괜히 시켜서.."


"아니, 아니야. 너 때문 아니니까 표정 풀어"


"누나 니 표정이 안풀린다. 근데, 진짜 괘안나"




조금 지나니까 안정이 들어서 고개 끄덕거리니까 윤도운도 표정 풀더라고.




"누나 니 피, 아, 야 니 뭐하는.."


"...아"




아 근데 너무 놀라서인지, 무서웠어서 그랬던 건지, 소리에 달려와 ㅁㅁㅁ 봐준 선배 때문인지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는데 손에서 피가 뚝뚝 흐르더라. 별로 아프진 않아서 윤도운이 준 휴지로 꾹 누르고 있으니 멎더라고. 별 거 아니였네 싶어서, 그냥 젖은 휴지 정리하는데 마음이 무겁더라. 왜인지.




"유리잔 나 아니다"


"에?"


"나 아니야"




그 한 마디에 그냥 그렇게 되서.




"니 미칫나? 그럼 아이라고 말을, 아 진짜 누나"


"그냥 너 알고 있으라고. 거짓말 못하는 거 알잖아, 어디가서 떠들면 네 얼굴 안봐 나"




그래도 윤도운밖에 없더라고. 대신 답답하긴 한데 사정을 다 아니까 그냥 어깨 팍 쳐서 웃었지, 뭐. 근데도 조금 뭔가 묵직하게 속이 무겁더라, 그건 왜인지 정말 모르겠었어.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4 | 인스티즈

"술?"


"환자가 못하는 말이 없어"


"한 두잔은 괜찮지 않을까, 응?"


"한 두대는 괜찮지 않을까? 술 말고 물 먹어. 물"




그 말 듣고 또 웃는 윤도운 덕에 그 긴장감이 아예 달아나더라고. 가다 저녁이나 먹자, 누나가 쏠 거제? 조용히 하고 따라와.




***


아빠는 죽어도 이혼 못한다고 했다, 엄마는 죽어버릴 거라고 했고. 어쩌다 여기까지 온 건지 물었을땐 그 쉽게 잠식 되지 못한 분노는 나를 덮치고 이내 잡아 먹었다, 매일 맞는 게 일상이었다. 한번은 활화산이 폭발해 길거리까지 나와 엄마의 머리채를 잡은 아빠가 소리를 질렀고, 그걸 말리려다 또 맞았다. 죽어라 맞았던 거 같은데, 다들 소란에 모여드는데 아무도 경찰을 불러 주지 않더라고. 찢긴 교복이 눈길이 더 갔는지 다들 주시했다, 나만. 그리고 셔츠가 아예 뜯어져 버렸을땐 너무 늦은 걸 알았다. 누군가 휴대폰을 꺼내들었고, 그 날 아스팔트는 정말 차가웠던 거 같았다. 


***



21.




"이따 일곱시쯤 가자, 오늘은 안졸린갑다. 눈 반짝반짝 뜨네"


"...안 졸려요, 빨리 공부해요. 그냥"


"기특하네"




머리 헝클여서 한 삼초 정도 얼었다가 아무렇지 않은 듯이 필통을 꺼냈어. 그런 하루 하루 였고,
그 일이 있고도 몇 번 그 애랑 마주쳤어. 본관 앞에서, 편의점에서 항상 선배와 같이 있었고. 그게 참 미웠는데 선배는 한결 같았어. 도서관에 함께 앉아 공부하고, 집에서 아침을 먹고 그 한결 같음에 맞춰야 할 거 같아서 아무런 일도 없던 것처럼 나도 대했는데 입안이 쌉싸름하더라. 그때부터 초콜릿 한 봉지씩 들고 다녔어, 가방에.

 그리고 어쩌다보니 과에서 그것도 방학에 잡은 미팅을 하도 사정사정해서 가는 날이었어. 맨날 빠진 게 미안하기도 하고, 머릿수만 채우려고 윤도운도 가니까 별일 없겠지 싶었어. 그리고 굳이 그런 이유는 아니었는데 옷장에 처박아 놓은 건지, 언제 샀는지 모르는 원피스 꺼내 입었어. 보조기를 푼 기념으로 구두를 신으려니 옷이 없어서 한참을 뒤지니 한 벌 정도는 나오더라. 학교에 있다는 윤도운부터 데리러 가려고 정문에 섰는데, 윤도운이 전처럼 눈 가늘게 하곤 다가오더라.




"왜 뭐, 이번엔 뭔데?"


"연락하까?"


"죽어 진짜, 싫어"


"좀 이래하고 다녀라 맨날 운동화 끌지 말고. 형 아이고 누나 맞네"



점심부터 속 끓게 해주는 윤도운 덕에 긴장은 풀렸는데, 




"엄마!"


"야야야 조심"



누가 어깨를 팍 치고 지나가는데 이쯤 되니까 알겠더라고, 근데 윤도운이 안잡았으면 다시 보조기 찰 뻔했잖아. 뭐고 하는 도운이 그냥 등 팍팍 두드려서 가자고 하려 했는데,




"오늘은 도서관 안 가나"




윤도운 죽어 진짜.
선배 목소리에 화들짝 놀래서 돌아보니까 서있더라고, 근데 선배도 어디가는지 원래 그랬는데 더 깔끔히 하고 서 있길래 할 말 잃었지. 이 말을 까먹었네, 잘생겼다. 그리고 윤도운 쳐다보는데 이거 한 대 칠수도 없고,




"..약속 있어서"


"햄, 이쁘죠. 맨날 이래하고 다니면 진짜 그냥 누나라 부를게,"


"와, 저래 안입어도 귀엽드만. 니나 신경 쓰고 다녀라. 백수가"


"그건 아인데"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4 | 인스티즈

"와 ㅇㅇ가 어때서, 어제처럼 해도 예뻤다"


"오빠 뭐해? 안가?"




아, 선배 약속이 저거였나. 솔직히 그 앨 보니 좀 우습긴 하더라고, 내가. 그냥 나올껄.  
그리고 스쳐지나가는데 계속 묵직하게 걸리는 게 뭔지 알겠더라고. 



*



사실 미팅 때도 무슨 말 하는 지 그냥 앉아 있었어. 그 걸리는 게 뭔지 알아서 더 머리가 아팠고, 다들 저녁 먹자고 자리 옮겨서도 애매한 감정이 자꾸 나를 푹푹 찌르더라. 어떻게 해야하지, 어떻게 해야 하는 건가. 그러다가 그냥 윤도운한테 먼저 간다고 하고, 나와서 선배한테 전화를 걸었어. 제정신 아니었나봐, 나 왜 이래. 걸어 놓고 신호음 가는데 내가 끊으면 될 껄 받지마라 받지마라 정신이 진짜 없었나봐.



- "어, 와"


"....."


- "여보세요"


"..아, 저 그게"


-"잠만 너무 시끄러버서"




그냥 끊을까, 길거리에서 한참 방황하다 그냥 땅만 보고 그냥 걸었거든




-"왜 전화했노, 뭔 일 있나. ㅇㅇ야"


"....저 그게"


-"어?"


"..같이 영화,"




한참 걷다가 정신이 없어서 누군가랑 딱 부딪혀 전화기 들고 올려다 봤는데,



"볼래요?"



선배가 서 있더라고. 아무 말이나 던져서, 입 헉하고 꾹 막았는데 선배가 웃으면서 전화 끊더라. 진짜 집 가고 싶었어, 나 뭐라고 말한 거지.




"가까히 있었네"


"....아, 네"




앞서 내가 살 인생도 기브앤테이크 인생이라면, 한 번쯤 받아보고 싶더라.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4 | 인스티즈


"가자"
 


줄 용기가 조금은 생길 거 같아서.





---------------------


그저 끄적거린 메모장 같은 글임에도 불구하고 
찾아 읽어주시는 이해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들숨에 건강을
날숨에 재력을 
꼭 꼭 얻으시길 :)
오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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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악 막짤 너무 적절한 것 아닙니까 자까님 ...? 서윗방ㅠㅠㅠㅠ 오늘도 성진선배는 서윗했습니다 ...⭐️ 저 ㅁㅁㅁ 거슬리네요 여러모로 !! 우리 여주 다치게 하다니 ㅠㅠ 이번 글도 잘 읽고 갑니다~~
5년 전
독자2
선댓 🔫
5년 전
독자10
와 아 오바다 작가님 오늘편 레전드......독자2마음속에저장,,,,아 너무설렌다 와 와 성진이 왜이렇게설레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와 미쳣어요 어떻게 이렇게 캐해석이완벽할수있죠???? 하 둘이 빨리 행쇼했으며뉴ㅠㅠㅠㅠㅠㅠ성진아 밀어붙이자!!!!!!!!
5년 전
비회원50.192
진짜 ㅁㅁㅁ나중에 한방 크게 먹이고 싶어요ㅠㅜㅠㅜㅜ그 와중에 성진아ㅠㅠㅜㅜ넘 설레ㅠㅜㅠㅜ
5년 전
독자3
서윗하다 서윗해ㅜㅜㅜ박성진 진짜...왜 제 주변에는 저런 선배가 없는걸까요...그나저나 ㅁㅁㅁ...왜이렇게 짜증나죠...? ㅠㅠㅠㅜ우리 여주 행복해라 진짜
항상 잘보고 있습니다 사랑해요❣

5년 전
독자4
아아아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서윗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프지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행복하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5
박서윗,,, 작가님 사랑합니다,,, 저는 네모네모 정말 가만 안 둡니다 흑흑 작가님 적게 일하고 많이 버세요 따흐흑
5년 전
독자6
성진이 넘나 스윗하고 좋네요
작가님 이렇게 자주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다음화도 보러 달려오겠습니다

5년 전
독자7
저 진짜 작가님 사랑해요
5년 전
독자8
연재 빨리 해주시는거 진짜 사랑해요 요즘 작가님 글 덕분에 살아요 ㅠㅠ
5년 전
독자9
일단 정말로 작가님 사랑합니다. 큐ㅠㅠㅠㅠㅠㅠㅠ성진이의 서윗함에 아주 좋아 죽습니다ㅠ다음화도 기다리겠습니다!
5년 전
독자11
작가님ㅠㅠ요즘 이 글 보는 맛에 살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업뎃도 너무 빠르시고 성진이도 넘나 설레고ㅠㅠ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용
5년 전
독자12
작가님 사랑해여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5년 전
독자13
아 작가님 정주행했어요ㅜㅜㅜ아진짜 박성진대ㅏㄱ 작가님도 대박 와 진짜 오랜만에 너무 설레버렸어요ㅜㅜㅜ진짜 적게일하고 많이버세요ㅜㅜㅜㅜㅜ
5년 전
독자14
작가님 제 비루한 일상의 에너지 드링크입니다 진짜ㅠㅠㅠㅜㅜㅜ박성진 너무 스윗한거 아닙니까😭 다음화 기다릴께요!
5년 전
비회원24.70
작가님ㅠㅠㅠㅠㅠ오바에요....제가 비회원이지만...이 글은 반드시 댓글을 남겨야하는 글입니다...명작 중의 명작 레전드 오브 레전드...설레서 죽어버릴거같아요ㅠㅠㅜㅜㅠㅠㅠㅠ서윗...성진선배 최고...언젠간 둘이 꽁냥꽁냥 할 수도 있겠죠.?ㅠ 생각만 해도 눈물이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작가님 정말 사랑합니다..이 글은 정말 제가 살아가는 이유...
5년 전
독자15
작가님께도
제가 감히 오늘도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감사합니다😃😀

5년 전
독자16
후엥 막짤 너무 찰떡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17
옴마 심장께 간질간질....스크롤 아껴서 보게 돼요ㅠㅠㅠ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18
드디어 용기를 냈어요..! 아 뭔가 내 자식이 첫걸음을 내딛는걸 보고 있는 기분 같아요. 아슬아슬해보이지만 발걸음 떼기전에 손 내밀어 받쳐줄 수 없는 그런거요. 아프고 아프다가도 결국 괜찮아지기를. 결국 행복해지기를 바라게 되는 글이에요. 잘 읽었습니다 작가님!
5년 전
독자19
세상에 세상에 작가님... 대박이에요... 박성진 아 너무 서윗해요 ㅜㅜ 마음이 몽글몽글해요... 감사해요 작가님
5년 전
독자20
작가님 신알신 하고갑니다..... 체고로 서윗하다 박성진...
5년 전
독자22
흐에ㅔ에이이에에ㅔ에에ㅔ 선ㅅ배님 ㅠ유ㅠㅠ우ㅠ유유ㅠㅠ 이런선배님 보고싶습니다ㅏ 제바러ㅜㅜㅜㅜㅜㅠㅠㅠ
5년 전
독자23
저도 영화보러가여야야아ㅓ어어어 선배애애ㅜㅜㅜㅜㅜㅜ ㅁㅁㅁ은 진짜 뭡니까..이게..
5년 전
독자24
작가님....글이랑 짤이랑 넘 찰떡이라 읽을맛이 더 나요 ㅎㅎ 매번 이렇게 글써주셔서 감사해용!!
5년 전
독자25
성진 선배 현실엔 없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26
그 여자 좀 ㅜㅜㅜ 어떻게 해 주세요 ㅠㅜㅠㅜㅠㅜ아윽 진짜 ㅠㅜㅠㅜㅠㅜ아니 여주랑 성진이는 너무 좋은데 그 ㅁㅁㅁ...
5년 전
독자27
자까님ㅜㅜㅜㅜㅜㅜㅜㅜㅜ 아이구 스윗해라ㅠㅠㅠㅠ 너무 달아오 정말ㅠㅠㅠ 방방이 너무 스윗해오ㅠㅠㅠ
5년 전
독자28
아아아아아아악 초반에 받은 ㅁㅁㅁ으로 인한 화가 마지막에 다 풀렸어요ㅠㅠㅠㅠㅠ 만세다 만세
5년 전
독자29
ㅠㅠㅠㅠㅠㅠ막짤 최고 진짜 최고ㅠㅠ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30
아 ㅁㅁㅁ 정말 나쁘다.. 언제까지 그럴건지 으유... 근데 그와중에 성진이 너무 스윗하네ㅜㅜㅜ 엉어유ㅠㅠ 진짜 박성진은 사랑입니다ㅠㅠㅠ
5년 전
독자31
와.....막짤...너무 적절해요...진짜 이번편 레전드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서윗하다 서윗해!!!ㅜㅜㅜ
5년 전
독자32
없던 대학로망도 생겨나네요...
5년 전
독자33
아 옵빠... ㅠ 가까이 있었네라니... 하 진짜 넘 설레는 것 작가님 당장 제 귤을 받아 주세여 ㅠㅠㅠ 진짜 고마워요 요즘 사는 낙이 생겼어여
5년 전
독자34
ㅠㅠㅠㅠ 말투 너무 설레여ㅜㅜㅜ 왜 이리 설레는데ㅠㅠ
5년 전
독자35
마지막에 성진선배 짤 너무 잘 어울려요 ㅠㅠㅠ 서윗하다ㅠㅠㅠ 작가님 덕에 너무 설레요 진짜 감사해요~ㅠㅠ 다음화 보러 달려가야겠어요
5년 전
독자36
아악 진짜 이번 편 오바에요 ㅠ ㅠ 어쩜 이렇게 설렘 포인트를 꽉꽉 이번 편에 넣어서 쫘르륵 풀 수 있죠? 진짜 설레서 잠 못 잘 것 같아요 ㅠㅠㅠㅠ 체고에요
4년 전
독자37
와 진짜 너무좋아서욕나와 와아ㅏ가가아ㅏㅏ아ㅏㄱ!!!!!!!!!!!!!!!!!!! 박!!!!!!!!성!!!!!!!!!!진!!!!!!!!! 와진짜너무설레 미챴어 단짠단짠뭐야??????? 박성진연애고수야?????? 뭐야?????? 이게모야!!!!!!!!!! 진짜 와 너무설레 개미텼..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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