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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5

선을 그어주던가


w. 랑데부




22.


폭우가 한 나흘쯤 쏟아졌어 엄청 쏟아졌지, 그래서 잠깐 도서관은 쉬기로 했어. 그래도 또 쉬어가면 나태해질까봐 식탁에서 선배랑 마주 보고 공부했어. 아 당연히 공부는 제대로 안됐지, 그래도 꾸역꾸역 하다가 모르면 선배한테 물어보고 또 물어볼 수 있으니까 좋을거라 생각했는데. 아니 왜 이런 날엔 꼭 문제가 다 맞는 걸까, 하나하나 다 맞아서 아 제발제발 했는데 끄트머리에 한 두개정도 틀렸더라고. 감사합니다.




"...저, 선배"


"와"


"아 이거?"



보이나 이래 하면? 마주 앉아 있으니 단점이 글씨가 거꾸로 되서 아무리 고개를 틀어도 안되는 거야. 결국 선배가 옆에 앉아서 하나하나 짚어줬지, 또 모르는 거 있나 하고 묻는데 나도 몰랐어 그렇게 가까웠는지. 




"흐끅,"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5 | 인스티즈


심장이 무사한 것에 감사해야지. 나는 재빨리 고개 끄덕였어, 그러니까 선배가 열심히 하라고 머리 헝클여주더라. 선배 습관인가, 그런가? 그리고 선배는 그냥 옆에 앉아서 펜 잡더라고 좀 좁아서 불편할텐데 그냥 하더라고. 사실 학교 다닐때도, 방학했을때도 거의 집에서 마주치는 일이 없고 밖에서 마주쳐서 그런지 그래도 항상 단정한 선배 모습만 보다가 오늘 그냥 머리 축 내린 거 보니까 오늘도 말해야 할 거 같아. 잘생겼다.




"요 앞 가는데, 같이 가자"


"ㅇ,아 네. 잠시만요"




말도 거의 텄어, 계속 집 안에 같이 있었어서 그런가. 알바갈 때쯤 선배가 나가야한다해서 금방 따라 나갔는데, 폭우가 아니라 폭풍이었나. 바람 엄청 부는 거야, 것도 비바람으로. 정말 심해서 자꾸 바람에 밀려나가니까 선배가 나중엔 내 후드티 모자 쥐고 갔어,,, 



*




"너 깁스 풀 때 안됐어?"


"아직? 가서 빨리 사온나"


"카드 내놔"


"응 여깃다, 메론맛 우유로 사온나"




그리고 윤도운은 그 영화 사건을 듣고 월척 걸렸다는 듯이 약점 쥐고 이리저리 시키더라고, 밀어줄 땐 언제고 자기 몫도 챙길라고 어린 노무 시키가. 아 더운데 그것도 두번씩이나 나눠 시켜서 나중엔 지쳐 나가떨어졌어. 이 짓을 왜 하고 있냐면, 어느 날 보니 윤도운은 선배의 가장 친한 후배가 되어 있더라. 학교에서 윤도운을 부르면 선배도 자주 옆에 있었거든. 그걸 먼저 눈치 챘는지 윤도운은 아주 잘 이용해 먹고 있고.




"뭐가 궁금한데"


"...어, 뭐 좋아하는지?"


"누나 니 진짜 바보가, 그럴땐 어? 마 어떤 여자 좋아하냐, 이래 중요한 걸 물어야지. 그렇게 광범위하게 물었는데 내가 막 사소한 거 말하믄, 아 진짜 답답하네"


"네 입으로 다 말했네, 빨리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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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뭐고?"




미끼 던졌는데 문 건 너잖아, 어이없다는 듯이 쳐다보는 윤도운의 발을 그냥 꾹 밟았어. 아 알았다 알았다 쫌! 윤도운은 새로 산 운동화라고 징징 거렸지. 더운 날에 불러내놓고 시간 질질 끄는 거 보니 모르네 이 시키. 열이 확 올라 한 대 제대로 치려 했는데, 물어보겠다고 잉잉 거려서 못 때렸어. 어쩔수 없잖아, 둘이 자주 만나서 운동도 하는 거 같은데. 을은 을로 있어야지.




23.


선배랑 조금 가까워져서 좋은 점도 있는데 원래 좋은 건 나쁜 거랑 짝이 맞물리는 건지, 가끔 푹푹 신경이 눌러 꺼질때도 있었어. 결국 편입은 못했다는데 그냥 찾아오는 그 애, 그 애 앞에만 있으면 꼭 그래도 벽이 생기는 거 같더라. 내가 모르는 것, 그 틈을 자꾸 파고들어서 힘들기도 했는데. 결정적으로 그 애랑 같이 있으면 자꾸 다들 모르게 내 약점을 까려고 들더라고, 자주 사람이 모이고 그런 일들. 그래서 동방 가는 횟수를 줄였어, 선배한테 이미 걸린 거긴 한데 자주 보여주고 싶진 않았거든, 나도 싫은 내 그런 게.
아, 그리고 알바를 하나 더 잡았거든. 근데 이젠 거기로 오더라고, 하하. 적도쯤 가면 안 따라올까.




"모카 하나랑, 니 뭐 물래?"


"...저요?"


"어"


"저 괜찮은데.."


"그럼 그거랑 블루베리 스무디 하나 도"




오늘도 올까 싶어서, 한참 어깨 쭈그리고 만들고 있었어. 제발 마감까지 한 시간 남았으니까 오지 말라고 말라고 빌었거든, 의외로 한 시간 남았을때 사람이 몰리더라. 퇴근 시간이라 그런가. 숨 돌릴 틈도 없이 주문에, 컴플레인에 차라리 육체 노동이 나을까.




"선배, 나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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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그건 니 무라. 니끼다"


"..네?"


"먹으면서 하라고, 마이 덥제"




그래도 가끔 고맙게 선배가 하나씩 주고 가서 빨대 빨며 일하는 건 나쁘지 않더라고. 가끔은 기다렸다가 같이 가기도 했고, 정말 가끔은 맥주캔 몇 개 사서 봉지 달랑 달랑 들고 집으로 가서 마시기도 했어. 그럴땐 진짜 피곤한 날이었는데 같이 두세 캔 까 마시면 피로 확 풀리더라고, 근데 내가 술을 잘 못하는 게 문제지,, 가끔 자다깨면 항상 침대더라. 나 주사가 잠드는 거 였나. 에어컨 켜져 있는데 항상 이불 덮고 있는 거 보니까 매번 선배가 옮겨 줬나봐. 윤도운한테 술을 배울까, 그냥.



"속 괘안나"


"..ㅇ,아 네. 선배 저 잠들면 굳이 그렇게 안하셔도 돼요. 괜히 힘드시게,"


"하나도 안 무거운데"


"..에?'


"오늘은 내 먼저 간다, 올 꺼면 빨리 따라 나온나"




선배 시간 좀.. 저 머리도 안 말렸고, 옷도 이 상탠데요? 또 허겁지겁 하고 나오면서 슬리퍼 신고 나오면 "운동화 신고 나온나, 다친다" 꼭 돌려보내더라. 그냥 애초에 말하시지,, 




24.



"아, 괜찮아요? 안 다쳤어요?"



선배가 자격증 시험 때문에 한참 바빠지니 혼자 오더라고, 컵 세 개째 깬거야 그렇다 하지만 커피 쏟아놓고 괜찮겠니. 팔목이 얼얼하더라고, 이래서 여름에 더운 걸 시킨 거구나. 근데 그 애도 실수였는지 손목에 아예 부어버린 거 보고, 팔 붙잡더라고. 인류애는 있구나 싶었는데, 그게 아니고 상처를 꾹 잡더라. 그리곤 일어서서 나가는데, 깨진 컵 값은 또 나구나 싶었어. 웅성웅성 거리는 사이에 매니저님이 우선 얼음팩부터 하라고 들여보내서 휴게실에 앉아 얼음팩 대는데 아 이래서 나중에 일은 어떻게 하지 싶더라. 이런 상황에서 계속 우왕좌왕 하고, 떠오르는 기억이 자주 있으나 더 달갑지 못하고 이건 또 선배한테 뭐라고 얘기하나 싶어 한숨 밖에 안 나오더라고.

이 상태로 가면 별로 좋은 상황은 못 볼 거 같아서, 마감하고 집 앞 뱅뱅 돌고 있었거든 붓기 가라앉을때까지.




"...니 여서 뭐하는데"




내앞에선 거의 안 물어서 까먹었던 거야, 담배 물었다 바로 빼고 걸어와 대문 열어주는데 되게 어색하게 날이 좋아서요 라고 답했어, 오늘 밤온도가 38도라는데. 선배는 그냥 고개 끄덕여주다가 진짜 아무렇지 않게 팔 쥐더라고. 뭐라고 답하지 뭐라 답해야하지, 나 뭐라고 답해야 해?




"이건 와,"


"....제가 실수해서"


"마이 아프나, 많이 부었는데?"


"...그게"


"드가자. 이걸 일 끝날때까지 참았나"




집엔 얼음팩이 없으니 선배가 찬 수건 두 개 얼려서 번갈아 대줬어. 새벽이었는데, 한참 바빠서 졸리고 피곤하고 그럴텐데 아무 말 없이 해주더라. 그리고 나도 졸음 쏟아지니까 미안해서 잘 수는 없고 어떻게 버텨 보려 했는데 눈꺼풀이 말을 안 듣는거야. 자꾸 깜빡깜빡 내려오는 게, 고개도 힘이 빠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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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리제"


"에? ㅇ, 아니요"


"원래는 더 해야하는데, 우선 자라. 많이 졸린갑네 눈 꾸벅꾸벅 내려오고"




그리고 자라고 바로 문 닫아줘서 한 오분, 그러고 있었나 그 담엔 기억이 없어. 엎어져 잤나봐. 



*


그리고 다음 날은 불운의 연속이었어. 잠깐 볼일 있어 나가니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고, 아이스크림 사 잠깐 열었는데 그 알바가 깜빡한 건지 드라이아이스를 안 넣어줘서 다 녹고, 카페 알바만 있는 날인데 호프집 대타까지 뛰어 달라고 해서 머피의 법칙인가 했지. 되는 일마다 브레이크가 걸리니 답답하고, 짜증나고 답도 없어서 침대에 퍽 누웠는데 창문을 안 닫고 가서 다 젖었더라.
악재란 악재를 다 때려 박은 날을 겨우 버티고, 다음 날은 그래도 시작이 좋았어. 생각보다 덥지도 않고, 며칠만에 윤도운한테 연락이 오더라고.



"내 학굔데, 형 있거든 올래?"


"크게 말하지 말라고 좀,"


"올 거면 시원한 거 사온나"


"선배 뭐 좋아하는데"


"시원한 거"


"그만 살고 싶지?"


"이프로나 사온나, 아이스크림 별로 안 좋아하던데"




그대로 윤도운이랑 친구하길 잘했네, 메모장에 기억이 남았을때 빠르게 적고 우선 머리부터 묶었어. 그리고 집에서 금방 나섰지, 이온음료, 이프로 근데 편의점에 딱 이프로만 없는 거야. 아, 그래서 후문쪽 편의점도 갔는데 이프로만 똑 떨어져 비어 있더라고. 그래서 결국 손에 집히는 초록 파랑 음료 사고, 윤도운에게 줄 아이스크림도 샀어. 근데 오늘따라 정말 덥더라, 매번 더운 날이었는데 유독 더웠어. 아이스크림 녹을까봐 조금 빨리 걸었거든, 근데 동방에 없더라. 그래서 동방으로 오라한 게 아니었나 싶어서 나오는데 입구에 서 이야기하고 있더라고. 그리고 선배로 따라간 시선 옆에 그 애도 같이.




"아 빨리 왔네, 뭐 사왔노"


"안녕하세요"


"..ㅇ, 아 네. 안녕하세요"




ㅁㅁㅁ이 먼지 밝게 인사하길래 솔직히 그리 고맙거나 그렇진 않았는데, 얼떨결에 인사를 했지. 오늘도 정말 예쁘게 입고 왔더라고, 나는 저런 옷이 있나. 그러다 윤도운이 봉지 뺏어가서 째리는데 생각해보니까 갯수대로 사서 하나가 부족한 거야. 그걸 생각을 못해서, 




"난 이걸로 마실게"


"..네, 도운아 너 아이스크림. 선배, 음료수 드세요"




나는 나중에 집에 가다 사먹으면 되니까, 그냥 ㅁㅁㅁ한테 줬거든. 굳이 이런 일로 스파크 튀기도 싫고, 고작 이런 거에. 윤도운은 참 잘 먹더라, 한 개 더 사올껄 하는 생각으로 하도 더워서 흘린 땀 살짝 닦고 있었어.




"니는 안 먹나"


"...ㅇ,아 저 괜찮아요"


"그럼 이거 무"




아 선배 것으로 사온 건데, 내가 극히 거부했지. 둘다 운동한 건지 엄청 더워보여서 괜히 받아 마시기가 미안하더라고. 계속 그냥 드시라고 하니까 땀 때문에 달라붙은 머리카락 떼주더라, 진짜 선배 습관인가. 그리곤 셋 사이에서 껴 있는데 사실 무슨 말하는지 잘 몰랐어. 사람과 교류도 별로 없고, 그런 성격도 아니라 그런 건지 더 그렇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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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ㅇㅇ가 머리 묶었네"


"네? ..아, 네. ..더워서"


"묶은 게 더 이쁜데, 와 지금까지 안 묶고 다녔노. 귀엽다"





집 가다가 머리끈 백개 정도 사면 되겠지? 아니 뭐래. 하필 머리 묶어버려서 얼굴로 가리지도 못하고, 말그대로 동공지진이 왔는데 그러다 ㅁㅁㅁ이 보니까 오늘 알바 가지 말까 잠깐 생각했어. 그 짧은 찰나에 되게 무섭게 바라보았다 바로 거두더라고. 얼굴 붉게 오른 건 아닐까, 아 네..하고 좀 웃으면서 엄청 손부채질 했잖아. 

그리고 잠깐 할 말 있다고 ㅁㅁㅁ이 선배랑 들어가고 윤도운이랑만 남았거든. 뭔가 긴장은 아니고, 좋은 걸까 조금 더 무언가 가까워진건가 이래저래 좀 좋은 생각이 머리에서 잠식하더니 점령했어. 이젠 꼬박꼬박 머리 묶고 다녀야 하나, 그러면 좋을까.





"그래 좋나"


"어. ㅇ,에? 아니. 아닌데"


"응, 음층히 좋아보인다. 와 갈땐 날아가지?"




닥쳐 좀, 알아서 할게.
그리곤 그냥 알바갈 때까지 뭐하고 있을까 시간 죽이고 있었는데, ㅁㅁㅁ이가 선배 손 달랑달랑 쥐더라고. 무슨 얘기인지 들리진 않는데 약간 보이는 선배 얼굴도 환해 보이고, 조금 다시 기분 다운 되더라. 이게 뭐라고 좋았다 낮췄다 말도 안되는 기복이 자꾸 덮쳐오는거 있지. 그리곤 조금의 용기인지 패기인지 모를 기분으로 전환 되더라. 근데 우선은 당장 뭐라고 불러내 꺼낼 이야기도 없고, 그렇게 애교 같은 거 있는 사람은 더더욱 아니고 조용히 앉아 있었어.




"근데 누나 니 팔은 와 그런데"


"니 팔이 더한데"


"아니 왜 흰 파스때기 같은 거 붙이고 있어서. 다쳤나"


"그냥 어쩌다보니까 그렇게 됐어"





눈치 빠른 윤도운은 끝내 폰 만지작 거리고 있는데 고개 꼭 돌려 빤히 보더라. 응 삼초면, 스캔완료 이런 거 하겠지. 





"쟈가 그런 거?"


"조용히 좀"


"..누나 니 이건 아인 거 같은데"




그렇다고 ㅁㅁㅁ 때문에 다쳤다 쪼르르 가서 선배한테 말하는 게 더 웃기잖아. 그리고 병원비도 없으니까 따질 이유도 없고, 라고 말하니까 윤도운 표정이 좀 더 찡그려지더라. 그래 오랜만에 잔소리 좀 듣겠구나 하고 폰 주머니에 넣는데 왠일로 말이 없는거야. 윤도운이 말 없을 때가 가장 무서운데. 뭔 말이라도 좀 하지, 근데 도운이는 머리만 한번 쓸어 넘기고 팔 쳐다 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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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아닌 건 아닌 기다"


"..야"


"누나 니가 안 말하면 내가 말한다"


"글고 발목, 그것도 맞제"


"...야, 아니 아니 괜찮다고"




응 윤도운 표정이 안 괜찮네.




"...맞네"




엄청 속상한 표정이더라. 도운이한테까지 말 안한 건 내 잘못이라 할 말이 없더라고, 그래서 정말 입이 안 떨어지더라. 정말 더운 날에 더위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미안함 그런 거였지.




"형한테 이야기 하는 게 뭐 어때서, 그래 참나, 엉? 그리고 내한텐 알려줬어야지. 친구 좋다는게 뭔데, 섭하게"


"...그래 그건 미안해. 우선 너한테 말 못한 거 진짜, 정말 미안해"


"그럼 술?"




이 상황에 술이 넘어가냐, 금방 또 웃는 윤도운에 얼빠졌잖아. 이럴 거면, 왜 막 무서워한 거지. 결국 윤도운은 친군데, 내 곁에 있는. 유달리 따뜻한 친구. 술은 됐고, 밥 사줄게 담에, 그리고 선배한테는 말하지마. 지난 일 굳이 끄집어내서 따지고 싶진 않았어, 물론 화도 나고 많이 힘들게 했으니까, 근데 그럴 배짱도 안되더라 나는.




"생각해보고"


"아니 야, 아니 누나 니"


"숨길 일 아이라고 말 했제"


"..알겠어, 말할 기회 있음 그때"


"또 어물쩍 넘어가지 말고"


"아 진짜 뭐라 말해. ㅁㅁ이 자꾸 다치게 해서 힘들다고? 애냐, 내가"


"그럼 누나 니는 항상 어른이냐"




그랬으니까 그러기 더 힘들다고, 누군가한테 투정이란 거 부려본 적 없었는데. 지금 선배 좋아하는 것도 적응 안되고 복잡한데. 그리곤 생각보다 밀리지 않는 윤도운의 태도에 진짜 말 안하면 기회 봐서 바로 이야기 할 거 같아 보였어. 조만간 말해야 되나, 어떡하지 나.




"...그래서?" 



헐. 하도 심각한 이야기에 제 삼자가 좀 떨어져 우릴 바라보고 있는 줄도 정말 하나도 몰랐어. 발걸음의 소리도 없이, 



"더 해봐라"


"....선배 그게"


"내 모르는 거 더 있나"


"...아, 아뇨. 그게 아니라..,"


"ㅇㅇ야"




어떤 타이밍에 어떻게 말하지만 생각했지 이건 그 생각 없었어. 그리고 그렇게 딱딱한 선배 모습은, 병원 갈 때 딱 한 번 봐서 숨이 흡 하고 참아지더라. 근데 정말 입이 안 떨어지는거야, 어디서 어디까지 들은 거지. 그리고 그와중에 좋아한다는 사실을 들킨 건가 나 역시 몸이 굳었어. 그리고 윤도운 보는데 윤도운은 이왕 이렇게 된 거 말하라는 눈짓이더라, 정말 어디로 숨고 싶었어.




"....미안하다"


"ㅁㅁㅁ이 왜 니한테만 그래한지는 모르겠는데 우선,"




선배가 말을 못 잇는거야. 선배 잘못이 아닌데, 왜 선배가 사과하는 거지. 그 애랑 가까워서? 그럼 뭐. 그런데 분위기가 어떻게 흘러가는건지 갈팡질팡 하고 있었어.




"저 진짜 괜찮아요. 그러니까.."



"...오빠 그게 아니고"




아, 이렇게 사자대면 하라고 그렇게 머피의 법칙에 법칙이 여기까지 끌려온 건가. 어제가, 이런 상황에 흔들리지 말라고 그렇게 운이 나쁜 날이었던 걸까. 대화의 심각성을 띄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낀 ㅁㅁ에 정말 망했다 싶었어. 그 또랑또랑한 눈으로 얜 어디서 어디까지 들은 건지, 왜 하필 본관 앞에서 이야기를 해가지고 이 사단을 만들었을까. 상황 파악이 ㅁㅁㅁ이 더 빨랐어, 금방 그 큰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차더라고.




"제가, 많이 싫으세요?"




툭 치면 정말 울 거 같았어, 어떡하지. 그리고 곧 눈물이 터지더라, 근데 이 쎄한 분위기는 뭘까. 또 이런 식으로 사람이 몰릴까봐 내가 조금 뒷걸음질 쳤거든, 윤도운이 먼저 알았는지 나한테 없어, 사람 이렇게 말하고 붙잡더라. 선배는 서서 아무 말도 없었고 윤도운 역시 말을 아꼈어, 본인이 끼어들 일이 아닌 걸 아니까. 근데 너무 서럽게 울길래 우선 걱정 돼서 가방 앞쪽에 좀 전부터 들고 다니는 휴지 꺼내서 내밀었어.




"ㅈ, 저 그게 아니고요"


"니 안 그치나"




그 순간 정말 당황했어, 되게 화난 거 같은데 그때 전 남자친구가 찾아왔을때 그때 같았어. 어디로 튈지 감이 전혀 안오는 전개 때문에, 어쩔줄 모르겠는데 ㅁㅁㅁ이 당황하더라고. 더 크게 울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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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안들리나, 그치라고. 둘이 풀 문제면 빠지고, 아님 계속 이렇게 서 기다리까"




진짜 무섭더라, 근데 여기서 이야기가 나오면 결국 선배 때문이었다가 그게 결말이잖아. 그렇게 밝혀지는 건 정말 원치 않았거든, 준비도 안 됐고.




"ㅈ,저희 둘이 풀 문제에요. 선배 가셔도 돼요"




하고 바로 윤도운한테 SOS 치니까 도운이가 "형 우선 가서, 가요" 하고 선배 끌고 피해줬어. 둘의 말소리가 점점 멀어지니까 ㅁㅁㅁ가 바로 눈물을 그치더라고, 얘 연영과인가,,? 그리고 노려보는데 그래도 내가 할 말이 없는 건 아니니까 어떻게든 마주쳐 한 번은 말해야 할 거 같아서 그냥 여기서 하자 굳게 마음 먹었어.




"재밌니 그렇게 연기하면?"


"연기 아니구요. 어디까지 아세요?"


"선배 좋아하는 거야 알았고 네가 묻는 그거? 다 아는데, 왜?"


"이용했네요"


"하면 안돼?"




대단한 사람이더라, 어떻게 알았냐고 말하기도 전에 ㅁㅁㅁ 입에서 전 남자친구 이름이 뱉어져 나오더라고. 건너 건너 아는 사이였더라, 아 다 알고 있었구나. 누가 바늘 수천개를 훅 꽂아 넣는 거 같았어. 




"저도 사람이라 그쪽이 그렇게 하면 힘들거든요"


"그게 원하는 일인데?"


"그만 하세요"


"내가 널 자퇴 시킨 것도 아니고 니가 병원에 실려간 것도 아니고. 그냥 실수였는데 뭘 그만 해야되는데?"




이야기 하는데 솔직히 이야기해서 싸이코패슨가 했어, 실례 되는 생각인 거 알지만 그렇더라고. 근데 이제야 정말 맘 먹었는데 금방 또 헛되게 돌아가버리게 하기엔, 나도 모르게 절박하게 싫더라고. 그냥 좋아하기만 해도 되는데,





"양보해, 너 그런 거 잘하잖아"


"사람을 양보하는 그런 존재는 아니죠. 그쵸?"


"이게,"


"제발, 그만하세요. 이건 부탁이에요"




내가 원래 이렇게 말을 막힘없이 했었나, 어떻게 말 한 번 안 더듬었는지. 어이 없다는 듯이 웃는 ㅁㅁㅁ한테 그냥 나가는대로 뱉은 거 같아.




"할 말 없으시면 먼저 갈게요, 그리고 최대한 당신 얼굴 보지 않는 쪽으로 전 노력할게요"




25.



- 형 도서관에 있던데



짝사랑 같은 건 막 사람을 조급하게도 만들고, 신기했어. 알바 끝났는데, 카톡이 딱 오더라고 그래서 바로 방향 틀어서 도서관으로 걸었지. 엇갈리면 어떡하지 해서 막판엔 좀 달려왔거든 문 앞에서 막 숨 골랐어. 그리고 반이 불투명 유리라 잘 안 보였거든, 그래서 꼭지발로 있나 없나 확인하려고 이리저리 살폈는데 없더라고. 아 엇갈렸구나.




"니 와 여깄노"


"아,"


"..선배 데리러 왔어요"


"니가 내를?"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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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가 엄청 웃더라, 근데 선배 어디 포인트가 웃긴지 같이 공유해주세요 같이 웃게. 대체 뭐가 웃긴 건지 싶었어, 그리고 잔숨 막 고르면서 올려다보는데 선배랑 눈이 딱 마주쳤어.




"뛰어왔나"


"..아, 아 저 그게, 엇갈릴까봐..."


"다친다, 뛰어댕기지 마라"




선배가 말하면 뭐 들어야지. 호흡도 제대로 돌아오고 선배랑 같이 학교 나왔거든, 확실히 알바 끝나고 온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이 거의 없어서 낮에 돌아다닐 때보단 편했어. 오늘은 그 끈적지근한 공기도 좀 회수된 건지 덜했고, 밤이 되게 맑은 거야. 그래서 잠깐 폰 보고 있는 선배한테 그냥 뭐든 우선 뱉고 보자 싶어서 말 걸었어.




"좀 걸을래요?"


"응?"


"아뇨, 피곤하시면. ...밤이 엄청 맑아서"




그냥 지른 거였는데 선배가 흔쾌히 고갤 끄덕이더라고. 그래서 좀씩 불꺼져 가는 캠퍼스 같이 걸었어, 
거의 가로등만 켜질 때쯤 하는 밤산책은 생각보다 좋더라, 그리고 어색할 거라 생각했는데 재밌게 대화도 많이 한 거 같아. 캠퍼스 한 두 바퀴 돌고 돌아가려는데, 진짜 엄청 불편하고 싫었던 교정이 왜 아쉬운지. 그리고 선배 올려다봤는데 볼인가 먼지 같은 게 살짝 얹어 있어서 그냥 생각 없이 손 뻗어서 떼줬는데,




"..아,"




윤도운이 민망하거나 어색하면 걍 웃으라고 귀에 딱지 붙도록 이야기를 해서 그냥 좀 어색하게 웃었는데, 무슨 이유인지 잠깐 멈춰서 내려다보는 거야. 그리고 가자 하고 다시 걷길래 따라 걸었지. 좀 더 밤의 시간이 깊어지니까 약간 시원한 바람이 불어 오더라. 매일이 이랬으면 좋겠다, 아니 이 시간에서 계속 머무르고 싶다. 차피 지날 시간이면, 선명하게 담아 좀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었어.




*



그리고 선배랑 가끔 시간이 맞으면 걸었어.




"..데리러 온 거에요" 


"안다, 가자"




같이 걷자고 말하기가 계속 머뭇거려서 저렇게 얼버무렸지. 그럼 선배는 맞춰주더라고, 그리고 정말 많이 친해졌어. 그 날 같이 걷길 잘했다고 생각했고, 선배 덕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옷도 좀 사고 꾸미려고 노력도했어. 예쁘게 보이고 싶은 마음이 커서, 그런데 대놓고 막 꾸미기엔 내가 쑥쓰럽고 어색해서 알게 모르게 조금씩. 여름이 무르익고 그 더웠던 열대야가 잠깐씩 들려갈쯤, 그때 나는 선배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있었던 거 같아.
그리고 ㅁㅁㅁ은 자주 마주쳤어, 더 독한 눈빛이었는데 이미 너무 멀리 가서 붙잡아 오기도 싫은 마음은 그냥 두기로 했어. 계속 이런 짝사랑은 나도 싫어서. 그래도 시선이 신경 쓰긴 했는지 접촉은 줄었어, 가끔 어깨 치고 가도 그런가보다 하기로 했고. 



-"누나 니 오늘 일 없제"


"안 사간다"


-"아니 그거 아이고, 오늘 공연이다"


"...어?"


"시간 없으면 시간 내서 와라




그때 선배랑 오해로 멀어졌을때 관둔 스탭 일이 생각났어. 아, 오늘이 공연었구나. 어색하게 꾸미고 다니곤 했는데, 솔직히 오늘은 정말 열심히 꾸민다고 꾸몄어. 미팅 이후로 처박은 원피스 대신 저저번에 산 하얀 원피스가 눈에 들어오는거야. 평소엔 절대로 죽어도, 아무도 보지 않는데 누가 볼 거 같고 그 시선이 무서워서 피했는데 왠지 저걸 입고 싶더라고. 그리고 나가려 가방 집었는데, 습관처럼 메는 가방을 집은 거야. 좀, 정신 차리자. 사실 꾸민다고 엄청 무언가를 해본 건 아니라 가방이 없더라, 결국 이어폰 둘둘 말아놓은 폰만 집어 나왔어.

높게 올려 묶은 머리도 이상한 거 같고, 원피스도 어색한 거 같고 근데 시간은 촉박해서 담부턴 다신 이러지 말자 다짐하고 뛰었어. 다행히 공연 막 시작한 거 같았어, 선배가 마이크 잡고 있는게 되게 편해보이면서 좋아보였어. 그래서 뒷편에서 조용히 선배 목소리 듣고 있었거든,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5 | 인스티즈




"..어"



나한테 한 건가. 눈이 마주쳤는데, 아닌가? 했어. 관객이 많아서 내가 착각했나.

 항상 작은 헤프닝 정도는 있었지만 어느정도 완성도 있게 공연이 끝났는데, 오늘은 그동안 스탭이어서 몰랐던 건가 정말 완벽하게 끝이 나더라고. 박수도 막 따라치고, 공연날은 기억을 좀 해놔야겠다 했어. 그리고 공연 끝나니까 사람이 물 밀듯 나가더라고, 그래서 다 나갈 쯤 무대 뒤 준비하는 룸으로 들어 갔는데. 윤도운이 성큼성큼 다가와 귓속말로 그러더라




"모르는 사람인줄"




그래 그럼 그렇지, 네가. 그래서 맞물린 시선 끝에 눈으로 욕하고 자축 회식하자고 다들 들떠 있더라.




"어디 갔다 왔나"


"..어, 아뇨. 그냥 바로..."




그리곤 웃는데, 세상 저 얼굴의 미소를 모두가 봤어야 해. 정말 저렇게 맑게 웃을 수 있구나해서 멍 때리니까, 윤도운이 정신 좀 차리라고 어깨 팍 쳐서 어 그래서 정신 차렸지. 그 멍 때리는 동안 회식을 이미 정했는지, 다들 악기 챙겨서 나가고 선배도 기타 케이스 매고 나가 더라고. 




"누나 니 깜짝 놀랐다 내"


"이상해?"


"학교도 그라고 다녀라"


"아 싫어 그건"


"형이 좋아할 거 같은데"


"고려해볼게"




머리끈 백개에 맨날 원피스,, 진짜 정신 차려야지 자꾸 누가 끌어당기는 거 같았어. 

그만 자리를 옮겨서 완전 들뜬 분위기에 나도 껴서 윤도운이랑 뭐 가벼운 농담 따먹고 있었는데, ㅁㅁㅁ이 오더라고. 그리고 자연스럽게 늦어서 미안하다고 굳이 선배 옆에 앉더라. 그래 거기까지는, 그리고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하는데 그게 마음처럼 쉽지가 못해서 자꾸 눈길이 가더라. 오늘 술 컨디션은 아니어서 받는 술 윤도운 잔에 계속 따르고 있었는데, 두 사람이 되게 즐거워 보이더라고. 의식한 연출 같은 게 아니고 진짜.




"누나 니 너무 보지 마라, 봐서 뭐하는데"




착한 도운이가 또 어깨 팍 쳐주면서 정신이 돌아 오더라. 그리곤 바로 2차 가자고, 그래서 그땐 빠지려 했는데 또 어어어 하다가 끌려 갔지. 근데 술 안먹고 앞에 안주로 나온 과자만 몇 개 집어 먹으니 심심하긴 하더라, 언제 끝나지 싶기도 하고 괜히 연락올 사람도 없는데 카톡 하나하나 읽고 있었어.




"근데 둘이 사귀는 거에요?"




누가 그러더라고. 조금 아니 좀 많이 놀라서 처박았던 고개 들었는데 ㅁㅁ이 아니라고 손사레 치더라고, 그냥 친한 관계라고. 아, 친한 관계. 안도감이 들어야 하는데 괜히 마음이 쳐지더라.




'"둘이 너무 잘 맞아보여서, 난 또 뭐 사귀는 줄 알았지"


"어, 나도"


"아니였구나, 나도 둘 사귄다고 생각했는데?"




동기들이 하는 한 마디 한 마디가 왜 나를 통과해 허공으로 사라지는 건지. ㅁㅁ이랑 마주친 눈이 묘한 패배감이 아니라 확실한 선을 그어주더라고. 지난번 말도 안돼는 연애를 하며 하나 생각했는데, 왜 한 발짝만 가면 이별인데 뒤로 한 발짝 가면 사랑이 아닐까.
정확히 뭐가 사랑받는 건지 구분도 못하면서, 웃기지. 윤도운이 눈치 봐서 나갈까 했는데 또 여기서 아니 저 그어 놓은 선에 멀어지기 싫어서 괜찮다고 말했어. 별 일이었지만 별 일이 아닌 것처럼 행동하려 했고. 그래도 잠깐 바람이나 쐴까, 피로해서 잠깐만 쉬고 다시 앉을까 해서 화장실로 가는데 그 애가 따라오더라고. 




"되게 안 어울린다"


"알아요"


"진짜 별로야, 그런건 어디서 주워 입어?"


"네, 알겠어요. 그냥 지나가요 할 일 없으면"




최대한 감정 억누르고 화 내지 않으려고 답하는데 ㅁㅁㅁ은 더 빡쳤다, 아니 화난 것 같더라. 왜? 사귀냐고 오해 받을만큼 가까운데, 아무렇지 않게 선배랑 장난도 치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데. 아무 일 아니라고 마음을 누르니 눌러지더라고, 그게 편하기도 했고 뭐 어떤 것이든. 그러다 좀 있다 나왔는데, 앞 사람이랑 부딪힌 거야. 그래서 빠르게 사과하고 가려는데 뭔가 뜨겁고 기분 나쁜 게 손목에서 스멀스멀 올라와 보니 취한 건지 뭔지 사과하면 다냐고, 끌어당기는데 아무 생각도 안 들었어. 




".....놓으세요, 이거"


"ㄴ,놓아 달라고요"


"뭐하시는거에요!"



눈 앞이 깜깜해졌어, 정말. 억지로 빼려 했는데 자꾸 끌어서 손으로 벽 잡았거든 그때 다른 여성 분이 떼어주려고 손 팍 잡더라고. 그 소리가 조금 컸는지, 다들 화장실 주변으로 몰려 들더라. 그냥 거기서 주저 앉았어, 손도 벌벌 떨리고 더하면 정말 정신까지 놓을 뻔 했는데, 누군가가 그 목까지 타고 올라오는 지나치게 아픈 무언가를 딱 떼어주더라고.




"ㅇㅇ야"




그리고 그 어느 때였는지, 신발은 제대로 신었었나. 그 언젠가 나처럼 무작정 뛰어 나왔어. 그렇게 정말 정말 한참을, 숨이 목에 턱턱 걸리는데 그렇게 뛰니까 어느 공원이었어. 처음 보는 곳이었는데, 다 그친 줄 알았던 폭우가 뛸 때부터 그랬는데 거세게 추락하더라. 그 짧은 순간에 마주친 그 애 눈이 왜 기억이랑 겹쳐지지, 아 그 애가 같은 공간에 있었구나. 그제 알겠더라고, 그냥 보고 있었던 걸. 
그리고 좀 제정신으로 돌아오니까 너무 힘들었어. 시선도 시선인데, 자꾸 선배만 생각나는 거야. 내가 죽어도 보여주기 싫던 다시 그 자리, 그 모습. 선배랑 가까워지며 느낀 좋은 시간과 감정이 순식간에 증발 해버렸어. 잡을 새도 주지 않고. 그리고 집으로 들어가긴 글렀다 해서 주위 돌아보는데 나 어디까지 달려서 온 거지. 하나도 모르는 곳이었어. 폰이야 당연히 손에 없었지, 손에 있는 거라곤 계속 열심히 퍼붓는 비가 전부였어.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5 | 인스티즈

"야 니, .....하" 




시간이 얼마나 흘러서 제정신으로 돌아왔고 여기 얼마나 앉아 있었는지 기억도 안 났는데, 내 기억에 있는 목소리가 급하게 들리다 끊긴 거야. 그래서 천천히 고개 올려서 돌려보니까 우산 들고 잠시 숙여서 숨 고르고 있더라. 선배가. 그와중에 놀라서 몸 일으켰는데, 철벅 철벅 선배가 걸어와 서 더라.




"...괘안나"


"비 많이 맞았네"




여직 살짝씩 숨에 막히는지 그렇게 말하는데 그러고 보니 비를 내가 많이 맞았더라고. 아 이 옷 다신 못 입겠네, 노력이 펑펑 사라져갔어. 진짜 몰골이더라 나 그제야 이리저리 날 보니까. 




"..미안해요"


"니가 와, 미안할 거 없는데 자꾸 미안하다고 하지마라"




선배가 우산 내 쪽으로 기우니 더이상 비가 나에게 내리지 않더라고, 우산에 빗겨 떨어져 내리더라. 




"가요, 윤도운한테 연락도 해야 하고"


"그래. 가자"



더이상 선배는 묻지 않고 가려는데, 뭔가 입에 툭 걸리는 거야.



"선배"



그게 뭔지 아직 나도 모르겠는데,



"좋아해요"



왜 이게 지금 튀어나온거지. 순간 정말 모든 생각이 멈추고 내가 놀라서 헙하고 두 손으로 꽉 막았는데, 그렇다고 내뱉은 말이 다시 입으로 돌아올리가 없잖아. 나 정말 뭐한거지, 지금. 어떻게 수습해야하나 선배랑 눈이 맞물려 있어서 더 생각이 안나는 거야. 근데 그 상태로 좀 서있길래, 대답 하지 마라고 아주 신호를 쏘았어. 근데 선배가 입을 아주 꽁꽁 막아둔 손 잡아서 웃으며 내려주더라.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5 | 인스티즈

"내도"


"..ㅇ,아니 그"


"네가 좋다고."





-------------


분량이 너무 길어져 죄송합니다.
다음부턴 적절히 조절 해 쓰겠습니다.


좋은 아침, 좋은 점심, 좋은 저녁
좋은 밤 되시길 바랍니다.
 
From. 랑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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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한문장 한문장씩 진짜 천천히 읽었어요. 읽고 있는 내내 마음이 같이 아팠다가 빨리 뛰다가 마지막에 쿵 떨어질 때까지, 한문장 한문장 무슨 마음인지 너무 잘 적혀있어서 끝날 즈음엔 같이 울 뻔 했어요. 안쓰러워서. 사람을 미워하는 것도 진짜 힘든 일이라 넘겨버리는 그것까지 미련하던 저랑 닮아서 더 마음이 아팠나봐요. 이제 정말 아프지말고 좋은 일들만 남아있으면 좋겠어요. 잘 읽었습니다 작가님!
5년 전
독자2
아... 선생님... 저 진짜 신알신 뜨자마자 달려왔는데 저 진짜 지금 너무 말이 안 나와서 죽을 것 같아요 선생님 제 기분을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진짜 보는 내내 심장이 찌릿찌릿해서 죽는 줄 알았어요 정말이지 저 심장이 너무 아픕니다 만수무강하시고 들숨에 재력을 날숨에 건강을 얻으셔서 3 대손이 무럭무럭 잘 커서 장수하고 하는 일마다 잘 되고 손 대는 물건마다 전부 금으로 바껴서 이 생애 살아가시는 동안 불편함이 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작가님 제가 정말 네 사랑해요...
5년 전
독자3
그리고 전 분량 긴 게 너무 좋으니까 걱정 마세요 선생님...
5년 전
독자4
작가님 칼업뎃에 베이겠어요......정말 행복합니다.....일단 선댓 후감상 할게욧 ❤️🔫
5년 전
독자21
진짜 오늘 레전드다....작가님 사랑해요 지금 6화보러갑니다...
5년 전
독자5
진짜 작가님.. 칼연재 사랑해요.. 진짜 ㅠ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6
길어서 죄송하다뇨...진짜 감사할뿐인데요ㅠㅠㅠㅠ아 작가님 진짜 너무 잘읽었어요 감사해요!!
5년 전
독자7
칼업뎃....넘치는 분량 사랑합니다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저 요즘 이거만 기다리고 있어요 제가 글잡에서 글들 정말 많이 보는데 이것만큼 재밌는게 없어요ㅎㅎㅎㅎㅎ
내가 이럴줄 알았어 역시 성진이도 좋아하는거였군요 여주 행복해져라 제발!!
오늘도 좋은글 감사합니다❣

5년 전
독자8
선생님 오늘도 좋은 글 너무 감사합니다
읽으면서 아프기도 하고 웃음 나기도 하고 여러 감정이 드네요 항상 칼연재 감사드리고 오늘도 행복하세요!
전 긴분량 너무너무 좋답니다!!!

5년 전
독자9
길어서 죄송하다니요ㅠㅠㅠㅠㅠㅠ진짜 이렇게 무게감 있으면서도 술술 읽히는 글 정말 오랜만이애요 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10
으아아ㅏㅏ 마지막 ... 하 .. 심장이 아프네요 ㅠㅠㅠㅠ 역시 ㅁㅁㅁ 뭔가 구리다 했더니 전남친ㅅㄲ의 소행이었군요 으유으유 !!!!!!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으니 이제 달달한 연애만 남은건가요 ~? 이번 글도 잘 읽고 갑니당 자까님 !!
5년 전
독자11
선생님... 진짜 말도 안 됩니다... 저는 분량 길어도 너무너무 좋습니다.... 진짜 너무 설레고 행복해서 제 이 회색같은 살메 밝은 빛이 되어 주셔서 매우매우 감사합니다... 오늘도 정말 재미있게 보고 갑니다 증말로 사랑합니다 선생님...
5년 전
독자12
분량 긴거... 사랑해요 진짜.. 어쩜 분량이 이렇게 긴데 한 문장 하나하나가 주옥같으신지 ㅠ 사랑합니다 작가님💚
5년 전
독자13
작가님 이렇게 자주와주시면 진짜 사랑합니다
분량도 길어서 넘나 좋아요ㅠ
다음화도 신알신울리면 달려올께요

5년 전
독자14
길게 자주 와주세요 작가님😍😍😍
5년 전
독자15
아 작가님....... 아 진짜 넘 조아요...... 아 진짜 세상에 마상에...... 진짜 사랑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17
아아 작가님... 드디어...드디어... 너무 좋아요...작가님 그거 아세요? 몽글몽글 한 글이 길어지면 몽글몽글몽글몽글 해져요!! 더더더더 몽글몽글 하다는 뜻이에요! 긴 글 감사합니다! 그리고 짧은 댓글 죄송해요... 다음에는 A4용지 꽉 채워서 댓글 달게요... ><
5년 전
독자18
작가님의 칼업뎃에 정말 언제나 행복하고 감사드리옵니다... 분량 긴거 저 너무 사랑하고 감사드려요ㅠㅜ언제나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5년 전
독자19
아니 세상에 좋다고 하다니 ㅜㅜㅜㅜ 좋다고 ㅠㅠㅠㅠ좋디고 나도 조아아ㅠㅠㅠ유ㅠ유융에에에ㅔ에엥 방방 ㅠㅜㅜㅜㅜㅜ
5년 전
독자20
와 작가님 진짜 내도 읽자마자 눈물 와장창ㅜㅜㅜㅜㅜㅜㅜㅜ작가님 글이 긴게 왜 죄송한거에요ㅜㅜㅜ진짜 오늘 묵은 스트레스 이 글로 확 풀려요❤️❤️정말 한문장 한문장이 주옥같고 일단 한번 더 읽어야겠어요 ㅁㅁㅁ사이다는 나오는 거겠죠??!??!???ㅁㅁㅁ정말 왜그러는건야ㅜㅜ
5년 전
독자22
마지막 너무 설레네요ㅠㅠㅠㅠ분량 긴것도 전 넘좋습니당 신알신도 했어요~~!앞으로 꼬박꼬박 챙겨볼게요!
5년 전
독자23
세상에 ㅠㅠㅠㅠ 작가님 진짜로 사랑해요 저 지금 설레서 죽었어요
5년 전
독자24
악 심장 터질거같아요ㅜ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25
아니요 아니요 긴 분량 너무나도 좋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26
해ㅔ엑 그래 그럼 좋으면 앙니 좋으면 그 ㅁㅁㅁ 그 애를 혼내야지 아니 세상에
5년 전
독자27
작가님 최고세요,, 사랑해요 진짜,, 감정 이입하면서 읽었어요
5년 전
독자28
아 세상에ㅠㅠㅠㅠ 마지막에 입틀막하고 소리없는 아우성 친 거 실화입니까ㅠㅠㅠㅠㅠ 아 너무 설레요ㅠㅠㅠㅠ
5년 전
독자29
아 심장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작가님 진짜 최고최고...
5년 전
독자30
어? 뭐라고 성진아?ㅠㅠㅠㅠㅠ 아 진짜 완전 젛아ㅠㅠㅠㅠ 미치겟다ㅜㅜㅜ 어쩜ㅠㅠㅠㅠ 끄앙ㅠㅠ ㅁㅁㅁ 넌 끝이야 증말루..!!!
5년 전
독자31
와우....심장폭발....ㅜㅜㅜㅜㅜㅜㅜㅜ성진아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진짜 작가님 쵝오ㅜㅠㅠㅠㅠㅠㅠㅠㅜㅜㅜㅜㅜㅠㅠ
5년 전
독자32
의아씌 사겨라 짝 사겨라 짝 진짜 몰입도가 장난 아니에요 나도 모르게 하나하나 공감이 되고 있어요
5년 전
독자33
허억허억 구독료가아깝지않앙요!
5년 전
독자34
여주 상황 너무 안쓰럽구 ㅠㅠ 또 이름은 제 이름이라 더 이입되고 그래여ㅠㅠㅠ 몰입력 하나는 최고인 것 같아요 눈물 흘리면서 봤는데 고백할 때 녹았어요 진짜 사랑해요 작가님
5년 전
독자35
작가님 진짜 넘치는 분량 감사합니다 ㅠㅠ 진짜 내도 하는데 심장...ㅠㅠㅠ 너무 설렜어요 ㅠㅠ 작가님 진짜 사랑합니다 ㅠㅠㅠ
5년 전
독자36
아 ㅠㅠ 진짜 너무 좋아요 읽는 내내 계속 긴장?한 상태로 몰입해서 봤는데 진짜 너무 몰입해서 그런지 읽을 때 실실 웃으면서 보기도 하고 너무 긴장해서 머리 아프기도 하고 이번 편 엄청 몰입도가 굉장했어요 진짜 최고에요 !
5년 전
독자37
아니 아 아니 아ㅏ 아 아 그 헐 ..........헐 그냥막충격이고그래서뭐라고댓글을써야하지 근데 어.... 글속의나답게고백한거같아요ㅠㅠㅠㅠㅠ 아무런준비도없이있는그대로의마음을토해낸것같아서더잘어울리는고백장면ㅠㅠㅠㅠㅠㅠㅠ 진짜최고예요ㅠㅠㅠㅠㅠ
4년 전
독자38
아 진짜 쓰앵님,,, 나 왜 이거 이제봐,,,,,, 미쳤다 미쳤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너무 설레서 심정 벌렁벌렁 대여ㅠㅠㅠㅠㅠㅠ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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