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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드 기념일5
모두의 짝사랑
W. 문달 





무인도에서 탭댄스를 X 이태용 is 단짠단짠 





















✿나이는


태용=제인=채리> 영흠


학번은


채리=제인 > 태용 > 영흠


디자인학부 무대 디자인과 & 예술학부 뮤지컬 전공✿















- 태초에 이태용과 임제인이 있었다







우리과랑 공연과랑 눈 맞아서 썸씽 생기고 그러다 사구림 플로우 타는 일은 비일비재함. 그런데 그런 애들 중 하나에 내 친구가 있다는 게 와우 일 뿐임.

그것도 나랑 같이 비연애 비결혼 비출산 라이프 지향하기로 했던 애가.

사실 첫눈에 뻑 가서 졸졸 따라다닐 때부터 아 저새끼 글렀다고 생각하긴 했는데 사귄다니까 그냥 존나 대단하고 개쩐다는 말 밖엔 안 나왔음.



[NCT/치타폰] 모두의 짝사랑 +1 | 인스티즈



그도 그럴것이 남자친구 외모 능력치부터가 탈인간 레벨이어서.

게다가 건강한 와꾸에 건강한 정신 깃든 마스터피스라니까 더 쌍엄지 치켜드는거지. 야 비결혼 비출산만 지켜라.

하여튼 나는 나랑 노는거 좋아하고 나 하나 챙기기도 벅찼기 때문에 아무리 잘생긴 남자를 봐도 그저 그랬음. 그나마 당신 덕분에 눈 씻습니다 정도.


그런데


여기 중요함 시험에는 안 나오지만 중요함



혼자 놀고 먹기 달인인 내가, 집순이 아싸 마이웨이 좋아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버림 염병.



당신 내 눈에 띄지 말았어야 했어.




흥분에 차서 떨리기까지 하는 손으로 핸드폰을 열심히 두들김.



야 제인아 태용씨 옆에 있던 남자 누구야?ㅠㅠㅠㅠ






[NCT/치타폰] 모두의 짝사랑 +1 | 인스티즈




- 이름이 이영흠이래





사실 이름 듣자마자 철 지난 흠 그게 사실 이라면~ 의 줄임말 드립을 치고 싶었는데 참았음. 뭔들 어때, 원래 아무리 촌스러운 이름이라도 주인이 누구냐에 따라 구찌 샤넬 대가리 깨는거임. 그 영흠씨 이름이 촌스럽다는 건 아닌데..!

임제인이 쪼개면서 왜ㅋㅋㅋ이어줘?ㅋㅋㅋ 이러길래 됐거든 내가 알아서 할거거든 하고 말았음. 그래..여기가 사건의 발단 되시겠다.. 시발점을 붙여버린 것임.

임제인이 남칭긔랑 같이 학교 카페 앞에 있길래 야! 임젱! 하고 우렁차게 부르면서 달려갔는데 씨부랄 영흠씨도 있었음.

나는 임제인이랑 얘기하면서도 눈은 영흠씨한테 두고 있어서 사시 되어있었는데 정작 영흠씨는 나 전혀 신경 안 쓰고 스무디 쪽쪽 빨면서 폰 만지더라.

솔직히 당연한건데, 모르는 사이니까, 혼자 시무룩해져서 목소리에서도 티가 났음.

그니까 임제인이 나한테 몸 가까이 붙이고 너무 관심 있는 티내는 거 아니냐고 쳐 웃는거. 알면 가만히 있으라 하니까 알겠다 그랬음.

그래서 난 이제 아는 척 다 했으니 가면 되는 건가 싶었음. 임제인도 나를 보고, 태용씨도 나를 보고만 있는데 눈빛이 더 할 말 있어? 적 눈빛이라 이만 빠져야겠구나 하고 살살 뒷걸음치는데 내가 단이 있는 걸 생각 못한 거임.

 

 

그대로 삐끗해서 옆으로 풀썩 꺾임. 그때 하필 영흠씨도 나를 봄.

임제인이랑 태용씨랑 놀래서 눈 커져가지곤 괜찮냐고 일으켜 세워주는데 아픈 거고 자시고 쪽팔린 게 더 큰 거임.. 시발.. 영흠씨는 나랑 아는 사이는 아닌데 앞에서 사람이 갑자기 쓰러지니까 당황해서 암말 못하고 쳐다보기만 하고.

첫인상이 제대로 엉망진창이었음.

실성한 듯 실실 웃으면서 아이고 다리가 풀렸나 ~ 단이 있는 줄 몰랐네~ 이러면서 대충 넘겨버림. 나는..이만..갈게..안녕..안녕히 계세요..하고 가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쪽팔림이 심한거 (오열) 계속 생각남.

가만히 앉아 있는데도 덥고 막 그랬음. 영흠씨 표정도 자꾸 생각나고. 그 와중에 잘생겼더라. 앗시발!! ㅠ 하면서 소리치다가 도서관인거 생각나서 입 막고 짐 주섬주섬 챙겨서 나감. 오늘 여러모로 주목 많이 받고 다니네 젠장할.






그 뒤로 툭하면 넘어지는 나와 눈이 마주친 영흠씨 표정이 자꾸 생각나는 거임.

내 표정 어땠을까, 엄청 웃긴 눈 코 입이지 않았을까. 이런 수치가 또 없다.

한숨 푹푹 찌고 있으니까 임제인이 옆에서 찔러댔음.



"야, 너 영흠이 좋아하지."



"공기 많이 섞어서 얘기 해."



"영흠이랑 오늘 밥 먹기로 했는데,"



[NCT/치타폰] 모두의 짝사랑 +1 | 인스티즈

"둘이서?"





둘이 밥 먹기로 했단 말에 배 아파서 큰 소리로 반문했음. 교수님이 앞에서 강의 하시다가 무슨 일이냐 물음. 내가 죄송합니다 하고 인사 하니까 집중 안 한다고 잔소리를 해댔는데 어차피 안 들어서 괜찮음. 임제인이 나 대신 얼굴 붉히며 조용히 하라고 입에 손 갖다댐. 내가 엡퉷퉯 거리면서 치우니까 웃더니 태용씨도 온다고, 너도 올래 하고 넌지시 던졌음.

헐 나? 헐! 어! 갈래! 어 아냐 다 친한데 나만 안 친하고 완전 남인데 눈치 없게 못 끼겠다 불편할 듯 이러니까 그래 하고 마는 거임 속상하게 ㅠㅠ 그래서 남은 수업 시간 내내 뾰로통 하게 있었음. 


그리고 집 와서 (아임 통학생. 안 궁금하겠지만) 수시로 시계를 쳐다봄. 셋이서 9시에 술집에서 만난다 했으니까 지금 일곱 시 밖에 안됐고 어쩌고~~

내가 자꾸 시계 쳐다보니까 엄마가 뭔 일 있냐고 물어서 뭔 일 없다고 하고 방 안으로 들어감. 결국 9시가 됐고 나의 망상도 시작됨. 이프 내가 뻔뻔하게 그 자리에 꼈더라면, 영흠씨랑 앞으로 만나면 인사해요! 정도 사이는 될 수 있지 않았을까.. 갈 걸. 간다고 할 걸. 후회 겁나 몰아서 하다 끙끙 거리며 잠에 듦.


그리고 그 다음 날은 전공 수업이 없어서 임젱한테 어제 영흠씨랑 어땠는지 물을 수도 없었음. 그나마 위안 되는 건 바뀐 제인이 프사에 어제 같이 찍은 셋 사진이 있는데 맨 뒤에 빼꼼 내밀고 찍은 이영흠 당신 존나 예뻐.






입 막고 엉엉 거림. 시발..잘생긴 거 최고야.. 어떡해..주접 떨고 싶어..

솔직하게 말하면 내가 평소 그리던 이상형이랑은 안 맞았음.

일단 나는 무쌍에 큰 눈, 구릿빛 피부, 큰 키를 가진 사람이 좋다고 나불댔으니까.

그런데 영흠씨는 나랑 키 차이도 체격 차이도 얼마 안 나고( 존나 슬픔) 말갛고, 쌍꺼풀도 진하게 그어져 있어서 (난 남자가 쌍커풀 있으면 부담스럽더라고)

아무튼 그럼.

근데 진짜 이상형은 이상형인지 덕질하는 내새끼보다 영흠씨가 더 좋은 거임.

노답이네 이게 첫눈에 반한다는 건가 봄. 되게 좋고 방방 뛰고 싶고 소리 지르고 싶을 정도로 설레하는데 한편으로는 이런 나 너무 낯설고 이해 할 수 없어..

임젱한테 영흠씨 얘기하고 싶어 하는 나를 발견하고 흠칫 놀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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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제인 보고싶다..얘 지금 어디지.. 왜냐면 나 지금 영흠씨 너무 좋아 보고싶어 상태인데 말 할 상대가 임제인 밖에 없으니까 임제인 보고싶어..

카톡으로 야 어디야 하고 야 나 영흠씨 너무 보고싶어 지랄 떨고 싶은데 오바인거 같아서 괜히 카톡으로는 딴 말이나 하고 있었음. 아 수업 듣기 싫다. 나 교양 독강이라서 존나 아싼데 교수님이 조 짜주심. 이런 얘기.


근데 임젱이 먼저 영흠씨 얘기를 꺼내는거임. 시바 내가 기다렸어 ㅠ!!

야 근데 나 오늘 영흠이 봤다 이렇게 보내서 바로 미친듯이 뭐뭐뭐오디서엉디서어디서어디서 보냄. 근데 1이 안 사라지는 거..아니 중요한 거 얘기 할라니까 너는 사라지고 그러니..

궁금증 유발자 때문에 결국 교양 시간에 폰 붙들고 수업 하나도 안 듣고 다리만 떨다 보냄.



학식 먹으러 갔다가 우연히 봤어


우리학교 학식 맛있는데 귀찮아서 1학년 1학기 이후로 편의점러가 되어버림.

우리 영흠씨 학식 잘 챙겨먹는구나..저번에도 학식에 있었다던데.




근데 너 묻던데 ㅋㅋㅋ 그 넘어지신 친구 괜찮으시냐고 ㅋㅋ



시발

영흠씨가 시발 내 건강을 걱정해주는 건 좋은데 하필 인상이 그걸로 강력하게 박힌 거 같음. 일단 내 얘기를 먼저 꺼냈다는 거에 기뻐서 ㅠㅠㅠㅠ 만 보냄.


그 있잖아. 좋아하는 사람을 ㅇ요일에 만났다 쳐. 그리고 그 다음부터 며칠 못 본다고 해. 그러면 그동안은 계속 ㅇ요일에 만난 당시 얼굴이랑 표정이랑 옷 입은 거 만 생각나잖아. 같은 장면만 떠올리기 언더스탠드?

그러니까 영흠씨를 못 본 지가 꽤 돼서 보고 싶을 때마다 떠올리는 영흠씨 모습이 너무 오래 된거임. 같은 장면 n번 되감기 해서 상상하는 것도 지치고 그럴수록 보고 싶고. 우리 학교 캠퍼스 그렇게 넓은 것도 아니면서 마주치지도 않고. 그래서 임제인한테 대놓고 물어봤지. 영흠씨 어딨을까 하고. 그니까 윤영 언니 이번에 1학년 공연 조명 디자인 하는데 거기 영흠씨 막공 스트라이크 때 올 거라 그러는 거임. 헐 윤영 언니는 언제 쉬어? 맨날 공연 해. 하며 속으로 진진자라 거리고 있었음. 언니한테 연락해서 해체 도와준다고 하니까 엇 괜찮은데 해서 제인이랑 같이 오늘 갈게 해서 오라고 허락 받음.


나 용이 처음 만났을 때가 여기였는데..추억이다..


언니랑 크루인 후배들 먹일 간식 바리바리 사 들고 극장으로 가는데 임제인이 감상에 젖어서 그런 소리를 했음. 존나 부럽더라. 나도 영흠씨랑 그러고 싶다.



영흠씨는 공연 들어가는거 없어?



왜 없어. 걔도 1학년인데. 당연히 있지. 번점 하잖아 걔.



몰랐지. 미친. 그거 언제 하는건데.



대극장에서 다음주 수요일인가에 할 걸?







닥치고 보러가야지. 수요일에 뭐 없겠지. 있으면 죽음뿐. 하고 달력 보는데 시부럴 전공 팀플 회의 있잖아. 솔직히 맨 앞줄에서 보려면 공연 시작 시보다 최소 삼십분은 일찍 가서 줄을 서야 하는데 팀플이 여섯시였음. 대부분 공연 7시에 하던데 아슬아슬했음. 돌았다 진짜. 머리로는 복잡하게 어떡하지 좆됐다 미쳤네 어떡하지 이러면서 일단 미뤄두고 극장 문을 열고 들어갔음. 리허설 중이라 어두웠고, 메모리 치고 있는 윤영 언니한테 다가가서 간식 봉투 전해주고 조금 보다가 언니한테 나 해체 도와주러 와도 되냐고 확인 받고 나왔음.



영흠씨는 무슨 역인데?


현빈일걸?


집 가는 길에 번점 넘버나 좌르륵 받아서 들어야 겠다 생각하며 건물 곳곳에 붙은 번지점프를 하다 공연 포스터를 찾아 다녔음. 다음 주 수, 목 4시 공연 7시 공연이 각각 있길래 영흠씨는 언제 언제 나오냐 물어보니 자기도 모른대서 또 시무룩해짐.


영흠이 수요일 4시 목요일 7시래~



태용씨한테 물어봤다며 늦은 밤 제인이가 알려줌. 칫솔을 입에 물고 있다가 핸드폰를 붙잡고 멈춰 있었음. 역시 주인공은 처음과 마지막을 장식한다..! 그러다가 치약 거품 바닥에 흘려서 엄마한테 등짝 맞음. 그리고 같은 과 윤영 언니가 조명을 맡은 1학년 공연 마지막 날.. 스트라이크를 한다고 해서 그런지 사람들이 엄청 바글댔음. 나랑 제인이는 극장 문 앞에 서있었는데 제인이가 나를 툭툭 치면서 저기 영흠이 있다고 가리킴. 그 말에 바로 뒤를 돌았다가 다시 빠르게 제인이 품 안으로 숨음. 그냥..눈 마주치기라도 하면 부끄러워서 어떡함. 그래놓고 슬쩍슬쩍 뒤돌아서 자기 과 사람들이랑 웃으면서 놀고 있는 영흠씨를 쳐다봄. 사이에 태용씨가 와서 자기 여칭긔랑 꽁냥꽁냥 거리다 가고. 나는 옆에서 부러워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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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내가 이럴 줄 몰랐음. 솔로가 최고였는데 커플들 사이에 껴 있어도 전혀 외롭지 않았는데 지랄맞은 짝사랑을 어쩌다 하게 돼서 세모 네모 동그라미 찌그랭이 모양이 됐음.



"영흠이 불러줄까?"



"아니! 왜!"



"허 참. 왜 그렇게 튕겨?"



준비가 안됐으니까! 임제인 옛날엔 지도 나만큼 태용씨 앞에선 주책이었으면서 재수 없었음.

아련하게 뒤만 계속 쳐다보다가 하우스 오픈 소식에 일단 입장함.


꽤 뒤에 서 있던 영흠씨가 어디 앉았나 허리를 꺾어 뒷 좌석만 주시함. 거의 뒤에 친구들과 나란히 앉은 영흠씨를 확인하고 나도 똑바로 앉음. 공연 자체는 재밌어서 생각 없이 보다가 관객들은 빠져나가고, 나랑 제인이는 조명 해체 하는 거 돕기로 해서 자리에 그대로 앉아 있었음.

제인이가 기지개 켜면서 일어나서 사람 빠지고 스텝들만 정리 하려고 남는 무대 위로 올라가고 나도 부리나케 그림자처럼 따라감. 가서 윤영 언니가 하라는 대로 묵묵히 하는데 조명 크루인 과 후배 옆에 영흠씨가 있는 걸 발견함. 뜬금없이 아무 말로 후배한테 말 걸고 싶다.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제인이가 나 불러서 후다닥 거기로 달려가고.. 나중에 또 기회 있었는데 제인이랑 윤영 언니 옆에서 몸만 베베 꼬며 바라만 봄. 그니까 언니가 제인이한테 얘 누구 좋아하냐? 그래서 제인이가 영흠씨 가리킴. 내가 당황해서 임젠 쳐다보며 눈에 힘주니까 윤영 언니가 다 티난다고 하면서 콘솔 자리로 올라감. 그렇게 아는 사람이 또 생겼다..제인이가 팔짱 끼면서 안녕하세요 하고 말 걸어 보라고 했는데 아까처럼 고민만 됐음. 그때 아까 영흠씨랑 같이 있었던 후배가 다가와서 자연스럽게 나보다 작은 후배 어깨에 팔을 걸침. 임제인이 옆에서 자꾸 부추겨서 콧김만 열심히 내쉬다가 나..간다! 하고 어디가냐는 후배 말 뒤로하고 다가감.

그리고 그 앞에서 멈춰 굳었음 ^^...



임제인이 야 그냥 와 하고 나 불러서 뒤 쳐다보며 힝힝 거리다가 다시 앞을 바라봤는데 영흠씨가 이제 남자들 빠지라는 자기과 학회장 말 듣고는 가려는 거임. 그래서 다급하게 젉!!! 하고 소리 냄. 내 목소리에 같이 있던 다른 분들도 나 쳐다봤는데 진짜 그렇게 무안하지 않을 수가 없음.



"안녕하세요.."



오바하는 거 아니고 진짜 물에 잠긴 목소리로 울듯이 인사함. 자꾸 무릎에 힘이 풀려서 아래로 살짝 내려갔다가 제자리로 돌아오고 그랬음. 까딱까딱..

시발 말을 걸어버렸다 ㅠ! 입술 깨무는데 영흠씨가 얼굴 든 채로 허리 숙여 안녕하세요 인사하고는 갔음.



몸에 긴장 풀고 문 밖으로 나가는거 확인하고 나서 텅 비어버린 무대에 여전히 서 있는 제인이에게 폴짝폴짝 뛰어감. 안겨들면서 나 인사했어! 인사했다고! 눈도 맞추면서! 하니까 내 등 토닥이면서 그래 잘 했어 칭찬해줌. 후배가 나랑 제인이 보면서 고개 절레절레 했지만 애써 모르는 척 함.


그리고 그 뒤로 또 코빼기도 안 보이지. 다음주 수요일까지 참자는 생각으로 내 일 하면서 시간 보냄. 그러던 중 다행히 전공 팀플 회의 시간 당겨져서 수요일 통으로 비워짐. 너무 좋은 기회 아니냐. 김치 전골 끓이면서 망상 존나 했음. 영흠씨랑 벌써 썸 타고 있음.

내가 살면서 나도 안 받아 본 꽃다발을 남자한테 줄 줄은 몰랐는데 장미 한 송이는 너무 쉽게 쓰레기통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서, 기왕이면 예쁜 걸로 주자 생각함. 미니 꽃다발을 하나 사서 부랴부랴 극장으로 달려감. 점심도 넘겨버려서 배는 고팠지만 이 줄을 벗어날 수 없다..는 생각에 소리나도 참음.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 한다니. 꽃다발을 내려다보며 잠깐 현타를 맞았지만 공연이 끝나고 만날 영흠씨를 상상하며 이겨냈음.


빨리 줄을 서서 앞자리에서 봤는데 운 좋게도 영흠씨가 내 자리와 가까운 무대 하수에 많이 와서 황홀했음. 미모 무슨 일. 진짜 영흠씨만 보인다.. 옆에 임제인이 있었다면 광대를 보여주며 주접을 떨었을 텐데 혼자 왔기 때문에 주먹만 꽉 말아 쥠. 임제인은 교양이 있어서 내일 같이 영흠씨 캐스팅에 보기로 함.


공연이 끝남. 객석등이 켜지고 사람들이 일어나 나가는데 배우들은 어디로 나오지, 언제 나오지 걱정이 밀려오기 시작함. 사람들 따라 극장은 나왔는데 로비 앞에서 혼자 방황하고 있었음. 다른 배우들은 각자 가족, 지인들이랑 얘기 나누고 사진 찍고 있는데 영흠씨는 어딨는 거야.8ㅁ8




하던 중 영흠씨가 대기실 쪽 복도에서 나오는 게 보임. 반가운 저 잘생긴 얼굴!

꽃다발 꼭 쥐고 서 있는데 바로 내 앞에 있던 사람들이 영흠씨 등을 두들기며 채갔음(?) 지인들인가 봄. 사진도 찍길래 게 걸음으로 이동해서 멀찍이 서 있었음. 그리고 바로 계단으로 내려가려고 하시길래 용기 내 다급히 붙잡음. 제인이가 미리 영흠씨한테 내가 팬이라고 말해줬다고 해서 나 알겠지..하고 인사부터 함. 그러니까 웃으면서 인사 받아줌.

분명 에어컨 바람 쌩쌩 불어서 추울 정도로 시원한 극장 안에 있다가 나온건데 미친 듯이 더워졌음. 극장 밖 복도가 더운 곳도 아닌데 땀이 나기 시작함. 내가 무슨 말을 지껄이는 지도 모르고 손 떨면서 꽃다발을 건네 드리니까 또 해사하게 웃으면서 감사하다고 했음. 우와- 하는데 진심으로 하는 감탄사 같아서 뿌듯했음.


여기서 헤어지기 아쉬워서 잠깐 든 정적 밀치고 내일도 보러 올 거라고 말 함. 그러니까 아 진짜요? 하면서 주먹 내미시길래 같이 주먹 내밀어서 부딪침. 이것을 스킨쉽이라고 하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서로 인사 배틀 하다가 헤어짐. 진짜 허무하더라. 갑자기 할 일 싹 사라져서 뭘 해야 할 지..집에 가야지. 나가는 길에 애들 만나서 안녕 어디가 우리 번점 보려고 어 잘 봐 너는 난 네 시 꺼 봤어 재밌어 존잼이야 이런 얘기 하고 갈 길 갔음.


그리고 집 가는 전철 안에서 임제인한테 호들갑 떨고 달력에 ㅇ월ㅇ일 꽃 주고 주먹 꽁! 한 날♡ 라고 적어둠. 임제인한테 캘린더 캡처해서 보내주니까 차라리 일기장을 사라 그래서 그러겠다 했음. 귀찮아서 결국 안사고 기억 속에서 오늘의 날씨 존잘 영흠씨는 더 존잘 그림 일기 그렸지.


사실 공연 끝나면 같이 협업했던 작업도 끝난 거니까 만날 일은 캠퍼스 안 우연 말고는 없었음. 우리 과랑 영흠씨네 과랑 같은 건물 안에서 전공 수업이 진행되고, 우리는 야작하느라, 저기는 연기 연습하느라 밤샘도 하는데 마주치는게 잘 안됨. 아니 내가 랩실 지박령 쯤 하면 마주치냐? 방채리 망상용 이영흠mp4 가 번점 공연 때로 업데이트 돼서 웃으며 감사합니다, 주먹 꽁! 부딪치며 인사하기 등 그 날 장면만 시도 때도 없이 머릿속에서 틀어재끼고 있었음.


거의 종강 다 되어가서 보강 주간이라 시간도 널널하고~ 수업 없는 전공 강의실에서 애들이랑 노닥거리다가 목 말라서 물 마시러 나옴. 우리 강의실이랑 공연과 연습실이랑 정수기 하나로 오른쪽 왼쪽 나뉨. 약간 분단선 느낌. 정수기는 한 대밖에 없으니까^^

종이컵 뽑아서 연거푸 따라 마시는데 계단에서부터 올라와 나 있는 복도로 걸어오는 게 곁눈질로 보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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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그 사람이 근데 나한테 인사를 해오는 거야. 놀라서 물 얹혀서 입 틀어막고 얼굴 확인했는데 영흠 씨.발.



아을느안녕하새여


발음 다 뭉개져서 인사하고 그는 그렇게 얼굴만 비춰주고 빠르게 지나갔음..


침착하게 무거운 강의실 문 열고 들어가서 앉아서 폰 만지던 제인이한테 나 봤어 봤어 방금 봤어 빠르게 말 하니까 그래~? 좋겠네~ 함. 나 혼자서 심각한 표정으로 너무 잘생겼어 진짜 개존잘. 흑발로 덮었나봐 너무 잘생겼어 주접떨고 있었음. 그니까 근처 있던 동기가 누구 봤는데? 이래서 어어..하고 뜸들임. 그러니까 그 옆에 옆에 과제하던 윤영 언니가 좋아하는 애. 라고 시크하게 던져서 존나 헉 했는데 몸은 정직하게 반응함.

그래서 연쇄적으로 누구 좋아하는데? 공연과? 라고 말해서 결국 '1학년 번점 막공 현빈이 걔-' 까지 나오게 됨. 다들 반만 들으면서 자기 일 하다가, 왜? 채리 누구 좋아해? 이래서 서로 다 알게 된 소수과 효과^^!


미친 이제 다 알게 됐어! 입에 손 집어넣으니까 임제인이 어차피 너 딱히 숨길 생각 없잖아. 이래서 응. 하고는 계속 하던 주접 마저 떨었음.


일단 16 동기들 중에 몇 없지만 안 친한 남자들 빼고, 여자애들이랑 잘 어울려 노는 남자애랑 ..어...내가 번점 현빈이 역 걔 좋아하는 거 모르는 사람 세는 게 더 빠르겠음. 


임제인이 태용씨 좋아한다고 16학번 애들 같이 난리쳤던 거랑 비슷하긴 한데 다른 점이 있다면 당사자인 나? 제인이 때는 나도 그렇고 애들이 같이 썸 코치 해주고, 답답해서 조언도 많이 해주고 그랬었음. 임제인은 부농아 티용아 하며 잘 사귀고 있구요.. 제 친구의 남자친구의 후배를 좋아하게 된 저는 지금까지 멋있다는 말을 제일 많이 들었네요. 너 걔 좋아해? ㅇㅇ 그렇구나. 의 플로우라서 묻는 사람도 대답하는 사람도 둘 다 담담하게 넘어감. 한 두 명 정도가 헐,그 사람 좋아해? 어디가 좋은데? 혹시 총학 발대식 때 상탈 하고 춤 춘 사람? 채리 너 그런 취향 좋아해? 이러며 어머어머 거렸음. 대대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광고하고 싶은 걸 수 도 있고, 체념하는 걸 수도 있는데 마음은 후자임. 나한테 몸과 영혼을 분리하는 기술이 있는 줄 몰랐는데 속으로는 맨날 재난 알림보다 더하게 긴급 긴급 거리면서 몸은 내 좆대로 하겠다~! 하면서 독단적인 행동을 하고 있음. 뒷수습은 그 다음 방채리 이성이 해결해 줄거야 하고 내빼는 것 같음. 자아 분열 아닙니다. 우당탕탕 얼렁뚱땅 천방지축 방채리의 모두가 다 아는 짝사랑 아닌 짝사랑이 그렇게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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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헐 아니 작가님 햇쨔니입니다 진짜 저의 사랑 모두의 짝사랑이 다시ㅠㅠㅠㅠㅠㅠ 정말 제가 정말 좋아해요 보면서 얼마나 두근두근 설레설레 하면서 봤는지... 영흠아아아아아악...!!!!!! 사랑해ㅠㅠㅠ
5년 전
문달
앗 정말용? ㅎㅎ 비록 불의의 사고로 다..사라졌지만...처음인 것처럼 같이 영흠이 짝사랑 해보아요^^
5년 전
비회원148.21
토끼또잉이에요! 자까님ㅠㅠ 저 모두의 짝사랑 진짜 너무 좋아하는 글이에요ㅠㅠ 영흠이가 귀엽고 멋있고 다정하고 다하는 글이잖아여!ㅠㅠ 다시 읽어도 너무 설레고 좋아요ㅠㅠ 헿ㅎㅎ
5년 전
문달
저도 좋아해요! 제 실화가 좀 섞여있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애주셔서 감사해용 ㅎㅎ 우리 귀엽고 멋잇고 다정한 테니로 무인도에서 탭댄스를 이어 모두의 짝사랑 쓸 수 있어서 기뻤답니다
5년 전
독자2
라나입니다! 와 다시 올라왔네요 ㅠㅠㅠㅠㅠㅠ 귀여운 영흠이를 다시 만날 수 있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ㅠㅠㅠㅠ큐ㅠㅠ
5년 전
문달
좋은,,,,(?) 기회로 글이 날아가 저도 영흠이를 다시 짝사랑하게 됐네요 ㅋㅋㅋㅋㅋ (언제나 짝사랑 중이었음
5년 전
독자3
유에스에요!!영흠이ㅠㅠ다시 처음부터 볼 생각하니까 넘 행복해요!!!!채리한테 빙의해서 열심히 짝사랑해볼께요ㅎㅎ꺄~~~~~!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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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타엑스[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3 세라05.15 08:52
      
엔시티 [NCT/황인준] Ordinary heart drop15 문달 05.31 17:42
엔시티 [NCT/치엔쿤] FAME 1부20 문달 05.12 23:53
엔시티 [NCT/정윤오] 다시 만난 소년 [上]15 문달 05.07 16:46
엔시티 [이동혁/정재현] Paper Tiger, Scissors Rabbit (Re: 完31 문달 04.22 20:38
엔시티 [이동혁/정재현] Paper Tiger, Scissors Rabbit (Re:1245 문달 04.22 01:56
엔시티 [NCT/나재민] 대신 전해드립니다110 문달 04.22 00:06
엔시티 [이동혁/정재현] Paper Tiger, Scissors Rabbit (Re:1121 문달 04.21 12:51
엔시티 [이동혁/정재현] Paper Tiger, Scissors Rabbit (Re:1010 문달 04.14 23:40
엔시티 [이동혁/정재현] Paper Tiger, Scissors Rabbit (Re:917 문달 04.13 02:18
엔시티 [이동혁/정재현] Paper Tiger, Scissors Rabbit (Re:811 문달 04.08 00:41
엔시티 [이동혁/정재현] Paper Tiger, Scissors Rabbit (Re:75 문달 04.06 13:52
엔시티 [NCT/마크] LOVE ME LOVE ME ! +48 문달 04.02 17:15
엔시티 [이동혁/정재현] Paper Tiger, Scissors Rabbit (Re:627 문달 04.01 02:49
엔시티 [이동혁/정재현] Paper Tiger, Scissors Rabbit (Re:514 문달 03.25 00:00
엔시티 [NCT/김정우] 세컨드 김정우38 문달 03.23 22:26
엔시티 [NCT/마크] LOVE ME LOVE ME ! +311 문달 03.20 14:07
엔시티 [이동혁/정재현] Paper Tiger, Scissors Rabbit (Re:410 문달 03.18 00:21
엔시티 [이동혁/정재현] Paper Tiger, Scissors Rabbit (Re:37 문달 03.11 01:35
엔시티 [NCT/마크] LOVE ME LOVE ME ! +216 문달 03.10 03:31
엔시티 [NCT/태용] 이태용 is 단짠단짠_(完)24 문달 03.07 00:32
엔시티 [이동혁/정재현] Paper Tiger, Scissors Rabbit (Re:216 문달 03.04 19:45
엔시티 [이동혁/정재현] Paper Tiger, Scissors Rabbit (Re:128 문달 02.25 23:16
엔시티 [NCT/마크] LOVE ME LOVE ME29 문달 02.22 12:58
엔시티 [NCT/서영호] 최악의 이웃 <完>22 문달 02.21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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