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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T/나재민/이제노] SUMMER LIKE U (전편) | 인스티즈 

 


 


 

샐러드 기념일 1 

SUMMER LIKE U 

W. 문달 


 


 


 

조선제노실록 X 대신 전해드립니다 


 


 


 


 


 


 


 


 


 


 


 


 

# 운명이 나를 구하리 


 


 

 모두가 아시다시피 제노 세자는 저를 떠났습니다. 며칠을 눈물로 보낸 건 오버고 사실 낮 동안에는 그럭저럭 잘 지냈어요. 감상이 깊어지는 밤과 새벽에 울었죠. 이제노 보고 싶다고. 

어쩌다 보니 덜컥 고삼이 되었고, 자유로운 제 영혼은 부당한 입시 교육의 억압에서부터 해방코자 하였지만 차가운 현실은 마냥 낭만적이지 못하더라고요. 

한 오월까지는 저 자신을 내버려두다가 내 인생 내가 책임져야지 하는 생각에 펜을 들긴 했습니다. 분식집은 이제노가 두고 간 추억들이 많아서 아쉽지만 그만두었어요. 요즘 햄버거에 눈이 뜨여서 엄마쓰 손길에서 주말 주방 마감으로 일하는 중입니다. 그런데 좀 좆같,어휴 이런 말 하면 안 되지. 하여간 일도 열심히 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는 중입니다. 

공부는 모두가 지루해하는 거니 집어치우고 마덜쓰 탓치 얘기를 좀 해볼게요. 

그래야 스토리가 빨리빨리 진행이 되니까 오케이콜? 


 

 저랑 같은 시간대에 카운터를 보는 오빠가 있는데 좀 심각하게 잘생겼어요. 이름은 나재민인데 잘생긴 거 본인도 너무 잘 알고, 뭐. 인정합니다. 잘난 척을 해서 가끔 주먹이 운다 리턴즈를 소망하게 되긴 하는데 반박을 할 수 없는 얼굴이니 참는 거죠. 

이 오빠가 달문 대학교 유교과 3학년인데 유교과 짬밥을 좀 드셔가지고 진상 손놈 컨트롤도 아주 잘해요. 내가 어디 가서 어리광 좀 부리고 싶다. 하시면 저희 지점으로 오시면 됩니다. 묘하게 애 취급받는 기분인데 뭐라 할 수가 없어요. 잠깐 경험해 보자면 마침 제가 싼 버거를 들고 카운터에 항의하시는 손놈이 있으니 가보겠습니다. 


 


 

"못 먹겠으니까 돈을 돌려주든, 다시 만들어서 주든 해줘." 


 


 

"손님. 한 입 남겨두고 맛있게 꼭꼭 잘도 씹어 드셨으면서 이제 와서 왜 그러십니까?" 


 


 

"나 피클 싫어하는데 먹고 나니 피클이 들어있잖아! 나 피클 알레르기 있는데 이제 어쩔거야? 책임질 거야?" 


 


 


 


 


 

"어휴 그러셨구나~ 피!클! 알레르기가 있으셨구나, 우리 손님께서~저도 알레르기 있어서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자알 알지요. 그런데 피!클! 알러지 있으신 손님께서 햄버거에 피!클! 들어가는지 안 들어가는지 확인도 안 하시고 피!클!이 든 햄버거를 거의 다~드시고 나서 피!클! 컴플레인을 거시면 어떡할까요?" 


 


 

네. 대충 이런 식입니다. 포인트는 나긋하고 상냥한 목소리 톤과 웃음을 잃지 않는 인지한 표정입니다. 기 빨리죠. 저는 주방에서 주문 받는 것만 해도 기 쪽쪽 빨리는 사람이기 때문에 얼른 피하도록 하겠습니다. 


 

 처음에는 쉬라 해도 숨만 한 번 돌리고 바짝 긴장해 일했는데 요새는 테이블 닦다가 중간중간 앉아서 멍도 잘 때립니다. 사장님이 배달 가신 틈을 타서 말이지요. 물론 그렇게 노닥거릴수록 제 퇴근 시간이 늦어지긴 합니다. 앉아 쉬고 있으면 재민 오빠가 와서 설거지 안 하고 뭐 하느냐 꼽주고는 자기는 제 앞에 앉아 다리를 꼬고 여친이랑 카톡을 합니다. 보고 있으면 제 표정이 감자튀김보다 짜게 식습니다. 


 

 어느 날은 영업 종료 5분 전에 배달 주문이 와서 오빠가 욕을 하며 전화를 받았습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어떤 싸이코 새끼가 마감하느라 바쁜데 기껏 정리한 재료들 다시 만지게 하나 이를 갈며 일어났습니다. 아니, 일어나려 했습니다. 전화 받으러 간다고 그대로 카운터로 간 재민 오빠 핸드폰을 보기 전까지요. 


 

 무심코 흘겨봤다가 으으응? 거리며 폰을 들고 확대해서까지 보았습니다. 재민 오빠 여자친구 옆에 얼굴을 붙이고 곰살궂게 웃고 있는 이제노를요. 


 

이제노요. 나 두고 조선 휠릴리 간 이제노요! 


 

 들어가서 주문이나 받으라는 재민 오빠 말에 대신 핸드폰을 내밀며 누구냐고 물었습니다. 

그러니 제 손에서 자기 폰을 채가면서 자기 여자친구라 하더라구요. 그 옆에는 누구냐 물으니 여자친구 동생이라고 하고는 얼른 주문받고 마감하라고 잔소리하길래 일단 주방으로 들어갔습니다. 다시 한 번 제 운명의 종이 뎅-뎅- 골을 울리는 중이었습니다. 


 

 재민 오빠가 얼마나 사랑 꾼이냐면 만난 적도 없는 여자친구 분이 국문과이고, 이름은 이 여름이고, 돈가스를 좋아하고, 좋아하는 아이돌이 앤시티인 것도 압니다. 

여름님 오늘부터 받들어 모십니다. 이건 데스티니 일 수밖에 없거든요. 

이제노는 전생도 다음 생도 현생도 제 짝입니다. 


 


 


 


 


 

 먼저 재민 오빠를 이용해서 여름님과 친해지고, 여름님의 동생과 연결되면? 정말 짜릿하네요. 

재수탱이에서 사랑의 오작교 까마귀1이 된 재민 오빠를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니 질겁을 합니다. 괜찮아. 오빠는 잇기만 하면 돼. 이때까지는 몰랐죠. 나재민 최애 음식이 김칫국인 줄. 


 


 


 


 


 


 


 


 


 

#200423번째 달에 띄우는 편지_제가 여자 친구가 있는 몸이라 


 


 

 분명 먼저 좋아한 건 여름이었는데요. 갈수록 제 마음이 더 커지더라고요. 

물론 사랑의 크기는 이 세상 기구로는 측정할 수 없다는 거 압니다. 그런데 제가 더 많이 사랑하는 쪽이었으면 해요. 더 사랑하는 사람이 지는 거라잖아요. 전 그러고 싶거든요. 여름이한테는 무조건 져버릴 거예요. 


 

 이제 대숲남 타이틀 뺏겼다고 이동혁이 깐족대는 게 같잖기는 한데 괜찮습니다. 

저한테는 여름이가 있어서요. 딱히 사랑꾼 이라고는 못 느끼는데, 이만큼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한테 해주는 거 당연한 거잖아요? 다들 저더러 유교과 사랑꾼 이라고 해서 뿌듯은 합니다. 

나이는 같은데 저는 재수했고, 여름이는 졸업학년이라 취업 때문에 심란해 해서 저도 따라 속상해요. 기쁜 건 잘 나누는데 슬프고 힘든 일은 혼자 감당하려 해서 낑낑거리고 피곤해하는 거 볼 때면 제 가슴이 다 미어져요. 우리 아기 이렇게 착해서 어떡하지. 물론 여름이한테 직접 아기라고는 잘 안 하죠. 아가야 아가야 하면 그렇게 부끄러워해요. 아주. 

마음 같아서는 지금 주어진 제 분량에 여름이 얘기로만 채우고 싶은데 그러면 다음에 저 통편집 될 거 같으니까 자제할게요. 


 

 삼촌이 용돈 벌이 하고 싶으면 자기 가게 카운터 보는 거 어떻겠냐 해서 흔쾌히 그러겠다 했어요. 우리 집은 성인 되면 알아서 살아라. 주의라서 스무 살 때부터 아르바이트 여기저기 뛰어봤거든요. 프랜차이즈 카운터 일은 아무것도 아니죠. 

저보다 이틀 늦게 들어온 주방 여자애가 있는데 주말 마감 시간 때는 인원이 별로 없어요. 카운터는 저랑 삼촌, 배달하는 스무 살 남자애 한 명, 주방에 그 여자애랑 저랑 동갑인 남자애 한 명 이렇게 있거든요. 


 


 


 

 제일 어린 애가 여자앤데 구하리라고. 이름이 되게 독특해요. 구하리를 반드시 구하리 한마디 했다가 쿠사리 엄청 먹었어요. 아재 취급받을만한 거였나 싶어요, 지금 생각해도. 

아무튼, 하리라고 고등학교 3학년인데 자기 말로는 너무 힘들어서 때려치우고 싶다는데 교육 한 주 받고 햄버거 싸는 실력 보면 재능은 있는 것 같아요. 지도 아는지 삼촌이 버거 잘 싼다고 칭찬할 때마다 으쓱거리더라고요. 귀엽긴 해요. 물론 우리 애기가 더 귀여워요. 보고 싶다. 쨌든. 

씩씩하고 활기차서 또래 없이 혼자 여자인데도 오빠들 사이에서 기죽지 않는데 저를 유독 건들더라고요. 평안이는 배달한다고 바빠서 카운터만 가끔 들락날락하고, 삼촌이야 사장님인데 뭔 얘길 하겠어요, 제일 잔소리 많이 하는 사람이랑. 같이 주방에 있는 채범이는 워낙 말 수가 적고 낯 많이 가리는 애라 교류가 없는 것 같더라고요. 제가 볼 땐 그랬어요. 그나마 저랑 제일 친하게 지내요. 


 

 뭐 뭐 언제 나오느냐 고개 내밀고 물어보면 아~ 오빠 오신 김에 너겟 좀 넣어주고 가세요~ 이러고, 감자 자꾸 주워 먹지 말라 그러고. 귀여운 동생이에요. 물론 정말 귀여운 건 우리 여름이. 

그런데 하리가 요새는 좀 이상해요. 그니까 주방 애들은 주문 피크 때는 말할 것도 없지만 제조한다고 지쳐서 말도 잘 안 하고 나와봤자 음료 리필해다가 다시 들어가고 그러는데 하리가 카운터를 자꾸 기웃거리더라고요. 왜 그러냐 물어보면 웃으면서 아니라고 그러고 다시 들어가고. 뭐지 싶어서 주방 쪽 쳐다보면 눈 마주치고 바로 피하고. 쟤가 왜 저러지 싶어서 너 왜 그래, 무슨 할 말 있어? 물어보면 몸 비비 꼬면서 답지 않게 머뭇거리다가 아니라 그러고. 이상해요. 

그래서 결국 저도 신경 안 쓰려고 무시하는데 저번에 한창 마감 한다고 다들 바쁠 때였어요. 삼촌이 마지막 오더 배달 간다고 가고 평안이는 매장 밖에 있는 테이블 대걸레로 미는 중이었는데 설거지하던 하리가 다가오더니 묻더라고요. 


 

"오빠, 여자친구랑 어떠세요?" 하고. 


 

 말을 이해 못 해서 어? 그게 무슨 소리야? 물으니까 아니 요즘은 핸드폰 잘 안 보고 있길래…. 이러면서 말끝을 흐리더라고요. 여름이가 이틀 전부터 자기 아무도 모르는 곳 가서 쉬고 싶다면서 당분간 연락 잘 안 될 것 같다 그런 소리를 해서 네.. 대책 없이 몇 시간에 한 번 오는 카톡 기다리고 바로 답하고 그랬어요. 내가 이걸 하리한테까지 말해야 하나 싶어서 그저 그렇다고만 했는데 고개 끄덕이더니 그렇구나~ 하고 다시 설거지 룰루랄라 하더라고요. 뭔가 싸했어요. 


 

 느낌이라는 게 있잖아요. 갸우뚱거리면서 돈 정산 하고 정리할 거 다 정리하고 하는데 저희 마감조 중에서는 하리 일이 제일 빨리 끝나거든요. 그래서 어김없이 하리가 1등으로 자기 일 끝내고 옷을 갈아입고 나오면서 저한테 선물이라고 뭘 주더라고요. 아까 다 만들었는데 주문 취소된 치파오 강정 조각들이었어요. 시켜놓고 안 받는대서 남아서 애들끼리 나눠 먹었는데 저는 그때 안 먹겠다 했거든요. 


 


 


 


 


 

"오빠 오늘 저녁 시간 때 밥도 안 먹었잖아요. 먹어요." 


 

 하리가 원래 이런 애가 아닌데. 고마워 잘 가 하고 보내긴 했는데 뒤숭숭했어요. 

그 뒤로도 지금까지 하리가 안 하던 친절을 저한테만 베풀고, 전보다 더 자주 부르고, 틱틱 거리고 그래요. 애가 고삼이라 입시 스트레스받아서 그런가 생각도 해봤어요. 채범이한테 하리 주방에서 어떠냐, 둘이 말은 좀 텄느냐 물으면 전이랑 똑같다 하더라고요. 달라진 점 굳이 꼽자면 카운터 쪽을 일없이 기웃대다가 주문 안 받고 미뤄서 사장님한테 넋 놓는다고 꾸중 듣는 거? 

하리한테 살갑게 구는 평안이 찔러봐도 평소랑 같다고. 

그런데 왜 나는 하리가 낯설게 느껴지지. 


 

 맞다. 중요한 게 있어요. 기억이 들쭉날쭉하네. 하리가 번호를 갑자기 물어봐서 가져간 적이 있는데- 오래됐어요. 그때 채범이랑 평안이 한테도 물었으니까- 서로 한 마디도 얘기 나눈 적 없거든요. 그런데 평일 날 뜬금없이 오빠 뭐해 하고 갠톡이 온 거예요. 그 때부터 매일 매일 카톡을 하게 됐어요. 우리 여름이보다 더 자주 해요. 큰일이죠. 속상해요. 애기가 기운도 없고 연락도 잘 안 되고. 제 카톡 울리는 지분율은 여름이가 아니고 하리라서. 


 

 뚱한 얼굴로 카톡하고 있으면 옆에서 이동혁이 얼굴에 다림질 좀 하라고, 네 애기랑 싸우고 있느냐고 시비를 걸어요. 맞아요. 이 부분이 포인트인게 제삼자가 보는 거요.하리랑 카톡하고 있는데 여름이랑 뭔 얘길 심각한 얼굴로 나누고 있느냐고 물으면 제가 애기랑 하는거 아니라 그러죠? 그러면 네가 여름이 아니면 누구랑 연락하냐 물어요. 제가 같이 알바하는 동생이라고 말해주면 여름이랑 싸웠냐 그러고, 권태기냐 그런다니까요? 이게 심각한 거죠. 나랑 지금 수업 시간 내내 교수님 눈 피해서 연락 주고받아야 할 애는 하리가 아니라 여름인데. 

이동혁은 도움이 안 되는 애라 없는 셈 치고 옆에 황인준한테 이러쿵저러쿵 풀어놓는데 그러는 거예요. 


 


 

"걔 너한테 관심 있는 거 아니야?" 


 

"그런 소리 하지 마. 나 그거 느껴도 모르는 척하고 있단 말이야." 


 

"야, 그 친구가 너 여친 있는 건 알아?" 


 

"알지." 


 

"대단한 친군데? 알면서 치대는데? 하긴 내가 여자라도 여친 있는 나재민 꼬셨음." 


 


 


 


 

 

 이동혁이 또. 동또. 껴들어서 말도 안 되는 소릴 해대길래 뒤로 밀어버렸습니다. 

동혁이는 저기 가서 다른 친구들이랑 놀아. 


 

"뭐가 어려워. 너 사랑 꾼 이전에 철벽남이었잖아. 여름이랑 썸탈 때처럼 해." 


 

"인준아, 그러면 안돼~ 그거는 철벽이 아니라, 나재민도 여름이한테 관심 있어서 장단 뚱기둥당당 맞추고 꽁냥댄거지. 철벽 아님." 


 

"이동혁 저리 가서 놀라니까." 


 

"그런데 너희 뭔데 우리 애기랑 친한 척 함부로 여름이, 여름이 그러냐?" 


 

"뭐야? 왜 예민해?" 


 

"이동혁 입마개 어딨어?" 


 

아무거나 막을 걸 찾는 제 손을 보던 이동혁이 냅다 줄행랑을 칩니다. 심기가 불편해졌습니다. 콕콕 쑤시네요. 하리가 좋은 아이란 걸 알지만 제 옆에서 좋은 애는 아니었으면 하더라고요. 

마침 온 하리의 답장에 단답형으로 대처하려고 핸드폰을 들었습니다. 


 


 


 


 


 


 


 


 


 


 


 


 


 


 


 


 


 


 


 


 


 

 # 오예해, 오해해? (1) 오~예~하는 구하리 


 


 

 같은 학교도 아니고, 실질적으로 재민 오빠를 만날 수 있는 건 알바 말고는 없어요. 

그런데 알바 하는 곳도 밀려드는 주문으로 치열한 전쟁터라 재민 오빠를 저부터가 신경 쓸 겨를이 사실 많지 않아요. 그런데도! 틈 나는 대로 나 여유로운 몇 분의 시간마저 써가며! 오빠를 호시탐탐 노린다 이겁니다. 이름을 제갈하리로 바꿔야 하나. 아빠가 섭섭해 하니까 그건 안 되겠네. 혹시나 말인데 부디 오해하지는 마시길 바랍니다. 오빠를 노리는 건 정확히 오빠 뒤에 있는 여름님과 더 자세하게는! 최종 목표인 이제노니까! 


 

 그런데 아무리 제가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서 오빠한테 말을 붙이려 해도 짧게 짧게 끊어져서 몇 주째 간만 보고 있습니다. 이건 뭐 금도끼 은도끼 얻으러 옹달샘 갔는데 사냥꾼이 쫓아와서 도망간다고 물도 제대로 못 마시고 가는 상황…. 그러나 포기하면 구하리가 아니죠. 굽히면 구하리가 아니죠~! 불굴의 구하리. 반드시 내 운명을 구하리. 

사장님이 아직 출근을 안 한 틈을 타 항상 일찍 와서 카운터 앞에 서 있는 재민 오빠에게 다가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재민 오빠!" 


 

"안녕 하리야, 옷 갈아입고 와라." 


 

절 보지도 않고 메뉴얼처럼 말을 뱉네요. 후다닥 직원 탈의실로 가 앞치마와 모자를 챙겨서 나와 다시 얼쩡거렸습니다. 오빠의 핸드폰이 어디 있을까 곁눈질로 살피면서요. 


 

"오빠 왜 내 카톡 안읽씹 해요? 속상하게." 


 

"미안. 읽어줄게." 


 

그러더니 포스기 밑에 놔둔 핸드폰을 꺼내 듭니다. 거기 있었군. 목이 길어 슬픈 짐승이고 싶다…. 최대한 목을 길게 빼서 핸드폰 화면을 엿보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안 읽씹에서 읽씹으로 바뀌었죠. 


 

"오빠 오늘 뭔가 좀 달라 보이네." 


 

"너도 달라 보인다. 평소랑 다르게 바로 주방 가서 준비 안 하고." 


 

"흥. 아직 인수인계 안 받아서 그런 거거든?" 


 


 


 

 전 타임 알바생이 방금 들어온 주문부터 하면 된다고 하고 넘겨주어서 재민 오빠와의 대화는 일단 거기서 그쳤습니다. 오늘따라 까탈스럽네요. 

혹시 내 계략을 들킨 건가. 아무리 명문대를 다닌다 해도 그 정도 통찰력은 없을 거라 생각해 혼자 도리질을 쳤습니다. 그 뒤로 무슨 날을 잡았는지 저는 화이팅 갈릭 버거만 몇십 개를 싼 것 같습니다. 염병, 앞으로 PSY버거 아니면 안 받는다 (거친 콧김) 


 

 저녁 식사 시간 때가 되니 손님도 아까보단 한산해졌습니다. 저희는 저녁을 좀 늦게 먹거든요. 사장님이 오빠들한테 뭐 먹을 거냐 물어보곤 버거를 다들 말하길래 얼음이 다 녹은 사이다를 들이켜다가 웃으면서 조용히 패티들을 끓는 기름에 퐁동퐁동 집어넣었습니다. 돌 던지듯 넣으면 기름 튑니다. 여러분. 저 보고 배우지 마세요. 재민 오빠는 불고기버거라길래 일부러 속 재료를 더 풍성풍성 많이 넣고 소스도 듬뿍듬뿍 짜서 정성스럽게 싸줬습니다. 직접 갖다 줬지요. 


 

"오빠." 


 

"고마워." 


 

"어디서 먹을 거야?" 


 

"그냥 빈자리에서." 


 

 다이어트 한다고 저녁을 따로 안 챙기고 그냥 쉬는데, 오빠랑 밥 먹으며 얘기를 나눠야지 싶어서 급하게 제일 빨리 만들 수 있는 버거를 제조해서 나가려던 참이었습니다. 사장님이 전화를 받기 전까진요. 


 

"하리야, 천천히 만들어." 


 

네네 퍽이나 천천히 되겠네요, 금쪽같은 저녁 시간에 말이죠 사장님~ 

입에 힘을 주고 웃으며 들어온 주문서를 확인했습니다. 치사하게 다들 제가 싸준 버거 들고 나가버렸네요. 이야 의리 없다. 야속한 손님은 제게 치킨을 튀기게 하셨습니다. 


 

"재민 오빠! 다 먹지 마! 기다려 줘라!" 


 

"응. 수고해 하리야~" 


 

"와 진짜 치사하다." 


 


 


 


 


 

 타이머가 시끄럽게 울리고 저는 담담하게 다 튀겨진 치킨들을 건져 열심히 양념을 쳐 묻히고, 시벌탱 난 소스 많은 거 좋아하니까 양념 소스 팍팍 묻힐 거야. 

사장님께 바로 드렸습니다. 그리고 후다닥 나갔더니 재민 오빠는 다 먹고 콜라를 쪽쪽 빨며 핸드폰을 열심히 두들기고 있더라고요. 저 미소는 분명 여자친구랑 연락이 닿기 때문에 나오는 것임이 틀림없습니다. 지금이 기회다. 싶어서 오빠 앞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러자 제가 앉자마자 핸드폰를 귀에 갖다 댑니다. 헉, 여름님과 통화하나 봐. 나도 하고 싶다. 할 말 많은데. 


 

"여름아 너 지금 뭐하는 짓이야?" 


 

-내가 뭘? 


 

"재민이 심장 아푸자나. 여름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시발. 

나재민이 사랑꾼인건 카톡 상태 메시지만 봐도 알겠는데, 직접 보니까 항생제가 시급합니다. 앞에서 소리 없이 구역질하는 시늉을 하자 오빠가 저를 손으로 가리키더니 고개를 도리도리합니다. 어쩌라고요. 


 

"아가야 이따 일 끝나고 연락할게." 


 

앗 끊지 마세요…! 여름님…!! 선배님 동생을 제게로 투 미!!! 

핸드폰에 대고 쪽 소리를 내는 것까지 완벽한 사랑 꾼을 사살하는 사냥꾼이 되고 싶습니다. 


 

"오빠, 오빠 여자친구 분 있잖아요." 


 

"응. 우리 사랑스럽고 귀엽고 예쁘고 뽀짝뽀짝한 재롱둥이 여름이가 왜?" 


 

"...아…. 속에서 엊그제 먹은 급식 올라와. 


 

사귄 지 얼마나 됐어요?" 


 

"오늘…. 383일 됐네." 


 

"헐, 1년 넘겼네?" 


 

"응." 


 


 


 


 

그러고 나서 자리에서 일어나길래 저도 따라 일어나 오빠 뒤를 졸졸 따라다녔습니다. 


 

"오빠 공개연애예요?" 


 

"응." 


 

"부모님도 다 아세요?" 


 

"응." 


 

"여자친구 분 부모님도요?" 


 

"응. 왜?" 


 

여기서 대답을 잘해야 합니다. 전혀 상관없는 네가 그걸 왜 물어보니? 이니까 솔직헌 심정으로는 그럼 여자친구 동생이랑도 잘 아는 사이겠네요. 라고 말하고 싶지만 내 의도가 뻔히 보이므로 방향을 살짝 틀어야 했습니다. 절대 티 내면 안되거든요. 


 

"그냥요. 오빠는 그럴 거 같았어요. 그러다 결혼까지 하겠네." 


 

겨우 1년 사귄 거 가지고 이렇게 깝죽거리는 이유는 그다음 말인 결혼까지 하겠네, 라는 말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면 이제노랑 형 동생 하겠네. 


 

"응. 그러고 싶다." 


 

"너무너무 사랑하나 보다…. 청첩장 저도 주세요." 


 

제가 먼저 줄 수도 있지만요. 이미 신랑 이제노 신부 구하리 나왔다. 

미래를 내다보는 대화를 이어나가는데 백만 번도 더 직접 말하고 싶어 죽을 지경이었습니다. 제가 여자친구 동생이랑 사귀어야 하는데 도와주시죠. 하고. 순서라는 게 있어서 참는 것뿐입니다. 


 

"그래." 


 

"부모님도 아시면 가족끼리 다 아는 사이네. 여자친구 분 형제자매랑도 알아요? 제 친구 중에선 그런 애 있거든요. 세상 좁아서 친구 동생이랑 자기 뭐 누나랑 아는 사이고." 


 


 


 


 


 

 횡설수설 아무말 무근본 뜬금포 되시겠습니다. 억지로 답을 끌어내려는 저의 노력에 다행히 오빠는 의구심 없이 말했습니다. 


 

"어. 나름 친한 사이지. 들어가서 일해." 


 

좋다. 나재민과 이제노가 나름 친한 사이라는 정보를 알아냈습니다. 모든 게 구하리의 계획대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기쁨을 숨길 수 없는 웃음소릴 내며 알겠다고 하곤 주방 쪽으로 몸을 돌렸습니다. 


 


 


 


 


 


 


 


 


 


 


 


 

#오예해, 오해해? (2) 오해하는 나재민 


 


 

 여름이 얘기로도 애들이랑 진지하게 어떡할까 말해본 적이 없는데 제가 지금 안중에도 없는 알바 동생 때문에 골머리를 썩이고 있습니다. 저랑 하리랑 나눈 대화 내용을 쭉쭉 읽어 내려가던 황인준이(친구 1) 자기도 보게 해달라 조르는 이동혁( 친구 2)에게 핸드폰을 넘겨주곤 손뼉을 쳤습니다. 


 

"얘 너 좋아하네." 


 

"말도 안 돼." 


 

"벽재민 다 뒤졌네. 지나치게 친절한데? 여름씨한테 꼰질러도 되는 부분?" 


 


 


 


 


 


 

 이동혁이, 이름도 불러주기 싫으니 친구 2로 부르죠. 2가 깐족대기 시작했습니다. 2에게서 핸드폰을 뺏어 들곤 옆으로 누웠습니다. 모르겠다. 

동방에 눌어붙어 사는 애들이라곤 다 남자애들밖에 없어서 그런가? 베고 있는 쿠션에 쉰내가 올라옵니다. 기분 나빠지네. 아, 저희는 공공칠 빵 이라고 빵 먹는 비공식 동아리입니다. 저희 동아리방은 아니고 다른 친구가 회장인 동아리방인데 친해서 그냥 저희가 자주 와 있어요. 양상군자죠. 


 

"쿠션에서 이동혁 자취방 냄새남." 


 

2동혁이 제 말에 바로 반응해서 코를 박고 냄새를 맡더니 버럭 성질을 냅니다. 


 

"야! 내가 얼마나 향기로운 남잔데!" 


 

"뭐래. 들어가자마자 현관에서부터 홀아비 냄새나는데." 


 

"재민아, 그 동생이랑 극적으로 잘 되길 바랄게." 


 

"저주하지 마. 방울 토마토 같은 새끼." 


 

"너! 허! 지금 내 머리 보고 방울 토마토라 그랬냐?" 


 

"지가 아직도 어린 줄 아나. 다 늙어선 바가지 머리가 뭐냐." 


 

"인신공격 지리네. 나재민 인성 터짐." 


 

콧구멍까지 넓혀가며 분해 하는 2 동혁을 보며 낄낄대고 있으니까 옆에서 조용히 있던 황인준이 전공 책으로 저와 이동혁의 머리를 내리쳤습니다. 


 

"와 미친, 둘이 쌍으로 인성 말아먹었냐? 얀마 너 그거 살인 무기야!" 


 

"시끄러워 너네. 조용히 해." 


 

"씨…. 김치말이 국수 먹고 싶어. 먹으러 갈 황인준 나재민 구함." 


 


 


 


 


 


 


 

"단순한 놈. 난 토마토 파스타." 


 

"나재민 진짜. 작작해라. 형 화나면 매우 무섭다." 


 

"네네~후식은 라파파파파파로 가자. 거기 맘모스빵 존맛임." 


 

옆구리에 양손을 올리고 턱을 척 드는 게 가소로웠습니다. 우리 방토 우쭈쭈 하며 턱밑을 긁어주는데 익숙한 듯 낯선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누구 건가 했더니 저였습니다. 발신인을 확인한 순간 같이 보고 있던 1과 2도 저와 함께 숨을 멈추었습니다. 구하리라는 이름 석 자 하나로 이동혁의 입까지 다물게 하였습니다. 눈만 도록 굴리며 서로를 쳐다보는데 황인준이 제 팔을 툭 치며 받으라고 눈짓했습니다. 


 

"..여보세요?" 


 

-오빠, 어디? 


 

"나? 학교지." 


 

-엥. 오빠 오늘 공강이라면서요 


 

"어. 아싸라 학교 외롭다는 애(친구2)가 수업 있어서 기다려주고 있어." 


 

-오빠네 학교 가도 돼요? 친구랑 같이 대학 탐방 갈 건데. 


 

"그..으거는, 네 마음대로 해. 내 허락 굳이 안 맡아도 우리 학교 들어올 수 있단다?" 


 

-..그래요. 


 

토씨 하나 안 빼먹고 다 듣겠다는 의지로 붙어있던 이동혁이 전화를 끊자마자 호들갑을 떨었습니다. 


 

"진짜 너한테 관심 있나 봐. 백퍼. 옵빠 저어 친구랑 같이 업빠 보러 어빠가 다니는 대학겨 탐방 핑계루 갈건뎅 저 좀 만나주세용~" 


 


 


 


 


 


 


 

"야, 얘가 언제 옵빠옵빠 그랬냐?" 


 

"이동혁 말투 극혐이야. 우리끼리 가자 재민아." 


 

"아아! 동혁이 델꾸 가~!" 


 

황인준이 어깨동무를 해오며 빠르게 걸었습니다. 뒤에서 팔랑팔랑 소리가 날 것처럼 이동혁이 뛰어옵니다. 진짜 대학 탐방하려는데 마침 달대에 아는 사람이 있으니까 겸사겸사 얼굴 비치려고 그런 거 아닐까 하니 황인준이 글쎄라는 뒤숭숭한 말을 덧댑니다. 


 

"존나 치사한 놈들. 교구 다 만들었는데 제출 전날에 사라져라. 나재민 겉뜨기 존나 한 거 다 풀어놓을 거야! 황인준 클레이로 무민 만든 거 내가 다 박살 낸다!" 


 


 

"솔직히 관심 없으면 그렇게 안 하지, 시발 황무민 건들면 죽는다 좃만한 방울 토마토 새끼야." 


 

저와 걸으며 얘길 하던 -여전히 중간에 이동혁이 못 끼어들게 빈틈없는 어깨동무 하고 있음- 황인준이 뒤 돌아 조곤조곤 쏘아붙입니다. 이동혁은 골백번 고쳐도 도움이 안 되는 놀려먹기 좋은 친구입니다. 그나저나 여름이가 또 연락이 안 되네요. 카톡에 떠 있는 빨간 숫자 중 여름이는 없습니다. 잼무룩. 


 

"애 희망 고문 시키지 말고, 확실하게 선을 그어줘. 애매하게 하는 배려보다는 그게 덜 상처 받으니까." 


 

"인준이 넌 얘가 진짜 나 좋아하는 거 같아?" 


 

"좋아, 까지는 모르겠고 확실히 관심 있어 하는 거 같은데?" 


 

그런가, 여름이가 고치라고 했는데 저도 모르게 언제부터 손톱을 잘근잘근 씹고 있던 저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나빠. 혼잣말하며 입을 때리는 저를 이상하게 보던 황인준이 어깨에 두른 팔을 거두더니 뒤처져 있던 삐쟁이를 달래며 나재민 이상하다고 흉을 보았습니다. 


 


 


 


 


 


 


 


 


 

"왜 그런 눈으로 날 보죠?" 


 

"..동혁아 우리 빨리 김치말이 국수 먹으러 가자." 


 

"야." 


 

이리 붙었다가 저리 붙었다 하는 황인준을 밀쳐내더니 방울 토마토가 뭐라 뭐라 홱 소리치고는 코너를 돌아 사라집니다. 


 

"지금 절교하고 수업 끝나고 만나자 나쁜 놈들아." 


 

제 친구는 오늘도 혼자 절교하고 혼자 다시 친구를 사귑니다. 

건성으로 수업 잘 듣고 오라고 손 흔들어주고 하리와의 대화 톡방을 꾹 눌러 삭제했습니다. 하리를 위한 거니까 쓰레기 같아 보여도 잘한 선택이겠죠? 


 


 


 


 


 


 


 


 


 


 


 


 


 


 


 


 


 


 


 


 


 


 


 


 


 


 


 

#오베비잇츄이제시작이야무한의나동의처음과서의끝쪽부터 


 


 

 큰일 났다 싶었죠. 아무래도 재민 오빠가 저의 플랜을 간파한 것 같습니다. 저번 주보다 더 기계 같아진 방어막에 저의 모든 작업 멘트들이 무참히 튕겨 나가고 있습니다. 내가 말 꺼내는 `여` 가 여자친구의 여 인지, 여름의 여 인지, 여보세요 밥은 먹었니의 여 인지도 다 안 듣고서 무조건 안 돼 라고 합니다. 선경지명 오지네. 여 하나만 듣고 대답을 하고, 도전 골든벨 아직 있죠? 대학교 버전도 만들어서 올려주세요. 달문대학교 유교과 3학년 나재민 문제 다 안 듣고도 골든벨 울릴 듯. 


 

 몇 주간 머리 위로 먹구름 띄워대서 여름님이랑 싸웠나-그러면 안 되는데 혹시라도 싸워서 헤어지면 나랑 이제노랑도 끝인 거 아녀- 걱정스러웠는데 핸드폰 보면서 실실 쪼개는 거 보니 그건 또 아닌가 봅니다. 다행입니다. 그런데 왜 나 튕기지. 

이제 슬슬 우회적 말하기가 아닌 벌처럼 쏘기가 더 효과 있을 시기라 생각되어 오빠에게 용기 내 다가가 보기로 합니다. 


 

" 오빠, 있잖아요. 혹시 이번 주 금요" 


 

"미안한데 나 그 날 약속 생길 것 같아." 


 

"저 아직 말 다 안 꺼냈는디요." 


 

"아무튼, 우리 이러지 말자." 


 

"뭘 이러지 마요. 전 아직 시작도 안 했다니까요?" 


 

"하지마. 시작도 하지마. 마음 접어주면 좋겠어. 하리야, 나는…. 이제 퇴물이야. 응…. 이제 나 같은 거에 관심 끄고 요새 잘생긴 애들 많더라. 우리 여름이가 좋아하는 앤시틴가 뭔가 하는 애들만 봐도 엄청나게 잘생겼더라고." 


 

"시발 그게 아니라니까요…." 


 

아..네..^^ 


 


 


 


 


 

 다른 건 몰라도 하나는 자알 알겠습니다. 이 오빠가 김장부터 하고 있었네. 김칫국이든 김치찌개든 해 드시려고.이대로 가다간 속에 천불이 날 것 같아 말끔히 처리해줘야겠다 싶어서 대놓고 들이대기로 했습니다. 좋아서 들이대는 그런 거 아닙니다. 나재민 같은 생각 하지 마세요들. 


 

"저 오빠 여자친구 분한테 관심 있어요. 오빠 말구요." 


 

"..어? 우리 여름이?" 


 

"네. 아니 갑자기 당신 몸은 왜 가리는데?" 


 

"우리 여름이한테 관심이 있다고..?" 


 

심오해지는 재민 오빠의 미간에 저도 따라 인상을 찡그렸습니다. 


 

"오픈 마인드라 너의 그런 사랑은 존중은 하는데 우리 여름이는 안돼. 마음 접어 나랑 싸우기 

싫으면." 


 

"내가 말의 요지를 불분명하게 해준 잘못은 있는데.. 머리를 좀 더 굴려서 생각해보지 그랬어요..어디까지 친절해져야 돼…." 


 

"안 돼! 여름이는 안 돼!" 


 

"와 진짜. 착각은 거기까지만. 여자친구 분이랑 친하게 지내고 싶다고요." 


 

"..왜?" 


 

아직도 가시지 않은 의심의 눈초리로 재민 오빠가 이유를 물었습니다. 아무래도 끝까지 말해주지 않으면 내내 오해할 상입니다. 

숨을 한 번 돌리고 모든 걸 다 놓은 심정으로 털어놓았습니다. 구구절절. 


 


 


 


 


 


 


 


 


 


 


 

"제가 좋아하던 남자애가 있었는데 그 놈이 저를 혼자 두고 떠났어요. 그런데 어느 날 어쩌다가 오빠 폰을 본 적이 있는데 걔랑 똑같이 생긴, 존나 똑같이 생긴 남자애가 있더라고요. 그런데 오빠가 여자친구 분 동생이라고 했잖아. 그래서 내가 생각을 한 거야, 오빠랑 친해지고 오빠 여자친구랑도 친해져서 이 남자애랑 썸을 타봐야 겠다. 어허?" 


 


 

"..아아아~ 그렇구나~" 


 

"오빠 무안하죠? 미안한데 잘생겨도 내 스타일은 아니라 오빠가 솔로였어도 관심 없었음." 


 

"앗, 그건 좀 상처다." 


 

"어휴, 아무튼 비밀 지키시고 잠자코 이어주기나 해요." 


 

그래도 속은 시원했습니다. 전 이제부터 재민 오빠 입단속이나 시키려고요. 

재민 오빠 삽질 솜씨 현란한데 군대 가서 사랑 많이 받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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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27.147
아닛 아아닛! 제노랑 이어지는 편도 나오겠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5년 전
비회원136.26
허어그,,,,!!!!! 여 작가님,,,, ㅠㅠㅠㅠㅠ ㅋㅋㅋㅋ오해하는 귀여운 재민이,, 근데 저같아두 오해할듯 ㅎㅎ 하리더 넘 귀여워요 ㅠㅠㅠㅠ 후편 기대할게요 !
5년 전
비회원21.162
꺄항ㅠㅠ 자까님ㅠㅠ 이거 기다렸오요!ㅠㅠ 지쨔ㅠㅠ 샐러드 기념일 글들 다 너무 좋아해요ㅠㅠ 저 자까님 작품을 샐러드 기념일 글로 처음 접했는데!ㅠㅠ 샐러드 기념일 글 읽으려고ㅠㅠ 관련된 작품들도 열심히 읽었어요ㅠㅠ 다시 올려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ㅠㅠ
5년 전
독자1
하어어으으너ㅓㄱ 재밌어요 진짜 완전 작가님 진짜 재민아악 김칫국을 아주 한가득 마셨구나 하리는 제노에게 관심이 있엉 근데 사랑꿈 재민이 너무 좋네요 웅... 나도 너네 아가할래 재민아 시켜만 줘 내가 잘할게...
5년 전
독자2
라나입니다! 이거 다시 봐도 짜릿하네요 아주 좋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재민이 진짜 귀엽다 하면서 읽었던 기억도 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리는 제노랑 만날 거야 재민아
5년 전
독자3
헐 달달이 오늘 이거 생각나서 메일링 받은 거로 봤는데...작가님 달달이 마음 엑스레이 찰칵..?
5년 전
독자4
제노...제노랑 이어지는 편이 시급합니다 작까님...!
5년 전
독자5
이건...봐도...봐도...너무 유쾌한 자까님 드립ㅠ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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