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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무리 전체글ll조회 1447l 4
등장인물 이름 변경 적용


* 동양식 호그와트를 보고 싶어서 만든 세게관 입니다. 해리포터와 유사성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 세븐틴의 인원수가 가장 많기 때문에 카테고리는 세븐틴으로 고정합니다.

* 노래 있습니다.







음양학당(陰陽學黨)








시험은 총 사 일에 걸쳐서 치르게 된다. 일학년 정원은 여주까지 합쳐 총 서른두 명. 첫째 날에 국, 수, 영이 한꺼번에 몰렸고 둘째 날 과목이 음양 한국사와 체육 실기 시험이었다. 여주는 첫째 날을 별문제 없이 넘겼다. 한국사 시험까지 그럭저럭 잘 본 것 같았다. 문제는 체육 실기 시험이었다. 체육 실기는 여주가 시연에게 된통 깨졌던 날, 그 방식, 그대로였다.



2인 1조로 선생님이 무작위로 팀을 짠다. 체육관에서 십 분 동안 근접 전투에서 이기면 되는 간단한 시험이었다. 물론, 이긴 사람의 점수가 조금 더 높겠지만 진 사람의 점수가 최악인 것은 아니다. 과정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오히려 이긴 사람보다 더 좋은 점수를 받을 수도 있었다, -힘들겠지만.-  누가 서로 붙게 될지는 당일, 시험장에서 알 수 있었다.




"자, 종 쳤다. 모두들 펜을 놓도록"




한국사 시험이 끝이 났다. 종이 침과 동시에 선생은 학생들에게 펜을 내려놓으라고 지시했고 책상과 펜이 부닥치는 소리가 거의 동시에 크게 울려 퍼졌다. 뒤이어 몇몇 학생들의 입에서는 아쉬움의 탄식을 터트렸다. 한국사 시험도 객관식이라 나름 선방했다는 느낌이 든 여주였다. 선생은 박수 한 번으로 모든 시험지가 책상 공중 위에 떠올랐다. 그리고 손짓 한 번에 시험지들이 이름 순대로 나열된 채 교탁 위에 올려졌다. 학생들은 몇 번에 몇 번 찍었냐는 둥, 물어보고 좌절하고 기뻐하고 있었다.



뒤에서 서로 답을 맞혀보고 맞았다고 좋아하는 학생 두 명의 대화가 귀에 들어온 여주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어차피 곧 답지가 나올 건데 왜 서로 공유하는지. 그리고 그 문제에 답, 그거 아닌데. 왜 기뻐하는 거야. 서로 맞았단 걸로 기뻐하는 건가. 선생은 모든 학생들의 시험지가 다 있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한 후, 다시 박수를 쳐 이번에는 시험지가 아닌 답지를 학생들에게 나눠주었다.



여주는 일단은 답지는 접어 두고 체육복으로 갈아입기 위해 교실을 나섰다. 긴장한 얼굴이었다.




"어, 어! 여주님, 같이 가요!"




자리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답지를 보던 승관은 여주가 교실을 나서는 걸 보고 허겁지겁 여주를 따라나섰다. 승관과 여주가 급하게 나가는 걸 보고 또, 한솔과 성연도 급하게 나섰다. 아이들은 여주 뒤를 따라 걸었다. 성연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작게 승관과 한솔에게 속삭였다.




"여주님, 오늘따라 표정이 많이 굳어있지 않아?"




승관은 성연의 말에 고개를 재빠르게 끄덕 거리며 동의했다.




"나만 느끼는 줄. .... 체육 실기 시험이라서 그런가?"




승관의 말에 성연과 한솔이 '아...'하고 탄식을 내뱉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한솔이 말을 덧붙였다. 체육시간 때마다 반 애들이 그렇게 조롱했다고 들었긴 들었는데. 한솔의 말에 승관과 성연이 소리를 꽥 질렀다.




"뭐? 어떤 놈들이!"
"미친 것들....!"




승관과 성연의 목소리에 주위가 집중되었지만 여주만 뒤를 쳐다보지 않고 사물함으로 향했다. 여주가 위층으로 올라가는 모습에 성연이 일층에서 기다리겠다고 전했고 여주는 알겠다는 표현으로 눈길을 아이들에게 주고 고개를 끄덕였다.




"요새 우리 여주님이랑 소통 잘 되고 있지 않아?"
"맞아. 항상 무시하셨는데. 약간 뿌듯해도 되는 부분이지, 이거?"




승관과 성연은 뿌듯한 미소를 이층을 향해서 여과 없이 내뿜고 있었다. 해롱해롱 거리고 있는 승관과 성연을 한솔이 체육복 갈아입으러 가야 된다고 그 둘을 질질 끌어당겼다.




체육복으로 갈아입은 일학년 학생들은 강당에 여덟 명씩 네 줄 대형으로 섰다. 종이 치자 선생이 그 앞으로 나왔고, 조를 발표했다. 선생이 이름을 호명할 때마다 서로의 실력을 잘 알고 있는 학생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그중 여주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어찌 됐든 자신보다 못하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누가 되든 상관없었다. .... 아, 너무 강한 애만 안 걸렸으면 좋겠다는 정도? 예를 들면 시연이라든가, 시연이라든가, 시연이라든가....




"자, 'H'조는 김여주, 박시연이다"
"아...."




미친. 이거 선정 기준 뭐야. 제일 못 하는 애랑 제일 잘 하는 애랑 붙여놓은 거 실화냐고. 여주는 자신의 이름과 시연의 이름이 같이 불리자 화들짝 놀라였다. 아무나 상관없는데 시연만 피해달라고 빌고 빌었는데 결국은 시연이라니. 슬쩍 시연이 선 곳을 바라보니 시연도 여주를 쳐다보고 있었다. 시연이 여주와 눈을 마주하니 입꼬리를 슬쩍 올려 고개를 살짝 숙였다.



여주도 얼떨결에 미소를 지어주었다. 입꼬리가 올라가는 게 천 톤을 양쪽에 걸어놓은 듯 올리는 데 무거웠지만. 조 이름을 다 호명한 선생은 시험을 시작하기 위해 시험 방법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지금 너네가 서있는 곳의 주위를 잘 보면 흰 선이 보일 거다. 흰 선을 나간 사람이 진다. 시간제한은 오 분. 실제 격전 상황 시, 격투가 오분이 넘기면 좀 위험한 거 알지? 오분이 될 때까지 승자가 판명 나지 않을 경우, 두 사람 다 성적은 그다지 좋지 않을 거다.


그렇다고 너무 바닥 성적을 주는 게 아니니까 너무 걱정 말고! 이기는 방법은 두 가지. 상대방을 사각형 밖으로 밀어내거나 몸을 바닥에 눌러 십 초 동안 일어나지 못하게 하거나."
"선생님, 만약에 기절하게 되면요?"
"어, 그거까지 생각은 못 했는데.... 뭐, 보건 선생님도 모셔왔으니 기절시켜도 승리다"




선생의 말에 문 쪽을 쳐다보니 흰머리 가득한 여자 보건 선생이 웃으면서 서 있었다. 보건 선생을 불러온 이유는 만약 다치기라도 하였을 때를 대비한 것일 텐데, 그럼 다칠 정도로 싸우란 건가. 일학년 학생들은 약간 무서워졌다. 한편, 여주는 선생의 목소리는 귀에 안 들어왔다. 어떻게 하면 시연을 상대로 점수를 잘 받을지 생각했다.



그냥 기술 몇 개만 보여주고 알아서 사각형 밖으로 나갈까. 기술이 시연한테 안 들어가면 그건 또 무의미한 거잖아. 일단, 시연을 계속 피해볼까. 내가 할 수 있는 공격 중 하나만 먹혀 들어가면 점수는 좀 나올 거야. 여주가 생각에 빠져있을 때, A조를 제외한 나머지 학생들이 흰색 대결선을 벗어나 주위에 열을 맞춰 앉았다. 그리고 시험이 시작되었다.



A조가 시작되고, 그렇게 B, C, D조들이 차례대로 시험을 치르기 시작하였다. 여주는 앞의 대결들을 보고 입이 벌어졌다. 무영 세계에서 봐왔던 싸움들은 고깃집에서 아르바이트할 때, 서로 시비가 붙어서 주먹질하는 개싸움밖에 보지 못 했는데 이렇게 화려한 기술들로 싸우는 모습을 보니 입이 벌어질 수밖에.



학생들의 몸놀림들은 다들 장난이 아니었다. 어떻게 저렇게 몸이 유연하고 빠르지. 몸이 둔한 건 아니었지만 유연한 것도 아니라 무술부 스트레칭 시간마다 고역을 먹고 있는 여주였다. 내려가지도 않는데 계속 등을 누르는 현우 때문에 미쳐버릴 것만 같았었다.



앞서 치른 조, 학생들의 움직임을 보니 확실히 유연성이 있어야 격투술을 배울 때, 도움이 된다는 걸 깊이 깨달은 여주였다. 곧, 자신의 차례가 다가올수록 여주는 어떻게 하면 점수를 잘 받을까 보다 어떻게 하면 덜 아프게 맞을까를 생각했다. .... 이 생각을 승관과 성연에게 전했다면 옆에서 울고불고 난리가 났을 것이다. 여주님, 무슨 그런 생각을 하세요...! 아니에요, 요새 열심히 했잖아요....! 벌써 들려오는 환청에 여주는 머리가 어질했다.



이제 여주 바로 앞 조가 한솔이 있는 조였다. 역시 앞에 있는 조들처럼 한솔과 상대 학생의 대결은 치열했다. 쟤는 저기서 영화 한 편을 찍고 있네. 한솔의 모습을 보니 생긴 것 때문인지 외국의 액션 영화를 보는 느낌이 들었다. 상대 학생의 격투 스타일은 몸이 날쌘 탓에 빠르게 여러 공격을 넣었다. 한솔은 그걸 막거나 피하기만 하였다. 그래서 그런지 상대 학생에게 밀려 보이는 듯해 보였다.



대결을 지켜보고 있는 학생들의 대부분도 상대 학생이 이길 것 같다고 예상하고 있었다. 그에 비해 한솔의 격투 스타일은 상대방의 격투 실력을 침착하게 파악하다 파악이 끝나면 무거운 마지막 한 방을 날리는 게 특징이었다. 격투 스타일에서 한솔의 성격을 아주 잘 보여주고 있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덕에 여주도 살짝 불안해졌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한솔이 이겼으면 좋겠다고 내심 바라고 있었던 것이었다.




"오 분 끝. 시험 종료. 최한솔 승리. 그다음 H조"




결국, 한솔이 상대방을 조르고 있는 채로 대결에서 이겼다. 상대 학생의 파악을 끝낸 건지 어느 한순간, 눈이 바뀌더니 공격을 하던 상대 학생의 다리를 잡아 넘어뜨리게 한 후, 조르기를 걸었다. 그렇게 잡힌 채, 삼분이 끝났고 승리는 한솔에게 돌아갔다. 한솔의 온몸은 땀범벅이었다. 숨소리도 고르지 못 한 게 힘들었다는 걸 알려주는 것 같았다. 선생이 H조를 호령하여 여주와 시연은 앞으로 나갔다.



여주가 한솔의 옆으로 지나갈 때, 한솔은 여주의 손목을 약하게 잡았다. 여주 누나, 파이팅 해요. 그러고는 자리에 들어갔다. 여주는 응원에 입꼬리를 올렸다. 이기라고 하지 않는 한솔의 응원이 기분 좋았다.







".... 살살해드릴까요"




 시연은 긴 머리를 질끈 묶으며 여주에게 물어보았다. 도발인가. 굳이 나한테 도발을 한다니. 별 의미 없을 텐데. 여주는 웃으며 답했다. 그래주면 좋고. 도발에 응한 게 아니라 정말 솔직한 마음이었다. 살살해주면 여주야 땡큐였다. 시연은 여주의 대답에 두 눈만 깜빡거렸다. 두 사람은 사각형으로 된 흰 선 안에 자리를 잡았고, 선생은 바로 호루라기를 불었다. 시험 시작이었다.



호루라기가 불리자마자 시연은 빠르게 여주 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여주도 달려들었다. 원래라면 당황해서 가만히 있어야 할 여주였지만 일주일간 무술부에 같이 있었던 덕분에 시연의 첫 시작 정도야 어떨지 눈에 보였다. 시연은 항상 대결이 시작되면 상대방의 기선제압을 위해 빠르게 상대 품으로 파고들어 공격을 했다.



공격 기술이야 항상 제각각이라서 무슨 공격을 걸어올지는 몰랐지만 시연을 당황하게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여주의 작전은 성공이었다. 당황해서 틈이라도 보인다면 점수를 따내기에 좋은 포인트가 되었다. 여주가 시연의 품으로 달려들자 역시 시연은 당황했고 여주는 그 틈을 노려 오른팔을 시연의 목에 감았다. 왼팔은 시연의 오른쪽 겨드랑이에 넣어 오른손과 맞잡았다.



그리고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힘을 넣었고, 체중을 실어 시연을 바닥에 넘어트렸다, 여주가 왼팔을 시연의 오른쪽 겨드랑이에 넣어 시연의 오른팔은 높이 들어 올려진 상태라 오른손으로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오, 여주님 대박! 기술을 거셨어! 무술부 들어간 보람은 있다...."




다들 여주의 변화에 놀란 건지 여주와 같은 시간에 체육 수업을 듣던 학생들은 짧은 탄성을 터트렸다.  여주가 기술 거는 건 잘 본 적이... 아니, 아예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시연에게 한 번에 기술을 걸다니. 놀라운 성장이었다. 성연은 여주의 변화에 눈물을 훔치는 시늉을 하며 감격스러워하고 있었다.



완벽하게 들어간 기술은 아니었지만 어느 정도 들어간 기술은 시연을 괴롭게 하기에 충분했다. 시연은 남은 왼팔로 여주의 옆구리를 주먹으로 퍽퍽 쳐댔다. 여주는 십 초가 빨리 지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가볍게 들어간 기술은 시연을 제압하기엔 힘들었다. 시연은 들어 올려진 오른팔의 팔꿈치로 여주의 얼굴을 가격했다.



옆구리에 들어오는 주먹들과 관자놀이를 정확히 타격하는 팔꿈치에 여주는 기술을 풀 수밖에 없었다. .... 독한 기지배. 팔꿈치로 머리를 찍어 누르냐. 살살해준다더니, 순 개구라. 시연은 여주가 아파할 틈도 없이 바로 기술을 넣었다. 여주의 손목을 잡고 앞으로 끌어당겨 여주의 몸을 자신의 등에 매고 그대로 넘겨 바닥에 꼽는 시연이었다.



시연이 알고 있지 못하는 사실이 하나 있는데, 여주가 학교에서 현우와 마주칠 때마다 현우가 넣는 기술이 방금 시연이 건 기술이었다. 무술부에 들어온 지 거의 삼주가 되었는데 삼 주 동안 당하기만 하는 여주가 아니었기에 그에 대한 낙법도 수십 번이나 행했다. 평소에도 실전 연습을 하니 낙법 하나는 몸에 안 베일 수가 없었다.



몸이 둥글게 돌아 바닥에 닿자마자 여주는 반동으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럴 때 부장이 도움이 되다니. 여주는 혀를 한 번 찼다. 아, 이제는 뭘 해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까. 아직도 시연에게 맞은 곳이 욱신거려 그냥 자연스럽게 사각형 밖으로 나갈까 하고 잠시 생각했다. 여주가 잠시 고민하고 있을 동안 시연의 무차별적인 공격이 이루어졌다. 



엎어치고, 메치고,... 몸이 조금 땅이랑 떨어지려나 싶을 때마다 바닥으로 던져주는 시연 탓에 체육관의 바닥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게 된 여주였다. 낙법을 부장에게서 살기 위해 배운 덕에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한 가지 이상한 게 있다면 이렇게 사람을 바닥에 패대기를 쳤으면 누르기를 해야 시험에서 이기는 건데 시연은 여주가 다시 일어설 때까지 기다렸다. 이게 무슨 여유람. 이러다가 오분이 되면 어쩌려고 저런데. 여주는 이해가 안 되는 시연의 행동에 속으로 의아해하고 있었다.




"어우, 땀 봐. 내가 수건 하나는 들고 오라고 했지? 말을 안 들어"

"아, 땡큐"


회복 주술을 받고 온 한솔은 승관의 옆으로 가서 앉았다. 승관은 아직도 가시지 않은 후끈후끈한 열기에 질색하며 자신의 수건을 건넸다. 그리고 둘 다 여주의 시험을 보고 있었다.




"나 저거 실제로 처음 봐"

"뭐? 박시연 격투 스타일?"
"어. 중학교에서 유명했잖아"




승관의 말대로 시연의 격투 스타일이야, 중등 학당 때부터 유명했다. 대결이 끝날 때까지 상대방이 안 쓰러질 정도로 공격하다 대결 시간이 삼십 초 정도 남았을 때, 한 번에 끝내는 것이 시연의 스타일이었다. 상대방이 안 쓰러질 정도로 공격하는 건 상대방에게 희망을 준다는 뜻이었다. 사실, 한 번에 끝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살려주는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지금 일어섰으니 공격해서 쓰러트리면 돼! 이런 헛된 희망을 심어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희망을 마지막에 부수는 것. 시연의 격투 스타일이었다.



잔인했다. 시연의 차가운 이미지와 격투 스타일이 합쳐져서 학생들이 시연을 무서워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격투 스타일은 여주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여주를 계속 일으켜 '너도 공격할 수 있어. 지금이라면 늦지 않았어. 조금 더 최선을 다한다면 시연을 쓰러트릴 수 있어'라는 희망을 계속해서 여주에게 불어넣고 있었다. 여주도 그것에 응하는 것인지 여러 차례 공격 기술을 걸었다. .... 많이 막히긴 했다.



그래도 시연이 아까와 같이 하나 간과한 점이 뭐냐면 여주는 처음부터 이기는 데에 승산을 걸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좋은 점수를 받느냐에 초점을 두고 있어서 시연이 바라는 '순수한 희망'따위는 가지고 있지 않은 여주였다. 어떻게 보면 긍정적이지 못한 마음가짐이지만 시연을 대할 때는 최적의 마음가짐이 아닐 수가 없었다.



헛된 희망을 가지고 있지 않는 여주에게 헛된 희망을 빼앗기는 무리였다. 시험이 삼십 초가 남았을 때가 돼서야 깨달은 시연은 허탈한 표정을 짓더니 시연의 공격을 받고 배를 움켜잡고 있는 여주에게 다가가 다리를 들어 올려 발꿈치로 등을 가격했다. 여주가 바닥에 털썩 쓰러졌고 시연은 여주를 들어매고 사각형 밖으로 내려놓았다.



시험이 끝이 났다. 선생이 시험 종료를 외치자 승관과 성연이 바로 뛰어들어 여주를 일으켜 세웠다. 시연도 여주가 걱정되어 곁에 다가왔다. 시연이 다가온 걸 확인한 여주는 시연에게 대결 중 궁금했던 점을 물어보았다.




"너 왜 그렇게 질질 끌었냐. 하마터면 내 발로 흰 선 나갈 뻔했잖아"
"왜 안 그랬어요? 그냥 나가면 되지. 괜히 고생만 했잖아요"

"그러면 좋은 점수 못 받잖아. 끝까지 상대하는 게 더 끈기 있어 보이니까 좋은 점수를 주지 않을까 하는 나의 추측"
"점수 때문에 그랬던 거라고요?"
"엉. 시험인데 당연히 점수가 중요하지. 나 좋은 점수 받아야 돼서"




여주는 승관과 성연의 부축 하에 보건 선생이 있는 곳으로 갔다. 회복 주술을 받기 위함이었다. 시연은 여주의 뒷모습을 지켜보더니 피식하고 웃었다. 아, 저 언니. 별 역시 유별 나. 그렇게 체육 실기 시험이 모두 끝이 났고 딱 맞 춰 종이 쳤다. 여주는 크게 하품을 하며 빨리 기숙사에 들어가길 원했다. 시험 치는 날은 특별 수업도 없으니 오랜만에 해가 쨍쨍할 때, 기숙사로 들어가는 게 행복했다.





[PLEDIS/플레디스] 음양학당(陰陽學黨) 27 | 인스티즈

".... 살살해드릴까요"




 시연은 긴 머리를 질끈 묶으며 여주에게 물어보았다. 도발인가. 굳이 나한테 도발을 한다니. 별 의미 없을 텐데. 여주는 웃으며 답했다. 그래주면 좋고. 도발에 응한 게 아니라 정말 솔직한 마음이었다. 살살해주면 여주야 땡큐였다. 시연은 여주의 대답에 두 눈만 깜빡거렸다. 두 사람은 사각형으로 된 흰 선 안에 자리를 잡았고, 선생은 바로 호루라기를 불었다. 시험 시작이었다.



호루라기가 불리자마자 시연은 빠르게 여주 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여주도 달려들었다. 원래라면 당황해서 가만히 있어야 할 여주였지만 일주일간 무술부에 같이 있었던 덕분에 시연의 첫 시작 정도야 어떨지 눈에 보였다. 시연은 항상 대결이 시작되면 상대방의 기선제압을 위해 빠르게 상대 품으로 파고들어 공격을 했다.



공격 기술이야 항상 제각각이라서 무슨 공격을 걸어올지는 몰랐지만 시연을 당황하게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여주의 작전은 성공이었다. 당황해서 틈이라도 보인다면 점수를 따내기에 좋은 포인트가 되었다. 여주가 시연의 품으로 달려들자 역시 시연은 당황했고 여주는 그 틈을 노려 오른팔을 시연의 목에 감았다. 왼팔은 시연의 오른쪽 겨드랑이에 넣어 오른손과 맞잡았다.



그리고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힘을 넣었고, 체중을 실어 시연을 바닥에 넘어트렸다, 여주가 왼팔을 시연의 오른쪽 겨드랑이에 넣어 시연의 오른팔은 높이 들어 올려진 상태라 오른손으로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오, 여주님 대박! 기술을 거셨어! 무술부 들어간 보람은 있다...."




다들 여주의 변화에 놀란 건지 여주와 같은 시간에 체육 수업을 듣던 학생들은 짧은 탄성을 터트렸다.  여주가 기술 거는 건 잘 본 적이... 아니, 아예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시연에게 한 번에 기술을 걸다니. 놀라운 성장이었다. 성연은 여주의 변화에 눈물을 훔치는 시늉을 하며 감격스러워하고 있었다.



완벽하게 들어간 기술은 아니었지만 어느 정도 들어간 기술은 시연을 괴롭게 하기에 충분했다. 시연은 남은 왼팔로 여주의 옆구리를 주먹으로 퍽퍽 쳐댔다. 여주는 십 초가 빨리 지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가볍게 들어간 기술은 시연을 제압하기엔 힘들었다. 시연은 들어 올려진 오른팔의 팔꿈치로 여주의 얼굴을 가격했다.



옆구리에 들어오는 주먹들과 관자놀이를 정확히 타격하는 팔꿈치에 여주는 기술을 풀 수밖에 없었다. .... 독한 기지배. 팔꿈치로 머리를 찍어 누르냐. 살살해준다더니, 순 개구라. 시연은 여주가 아파할 틈도 없이 바로 기술을 넣었다. 여주의 손목을 잡고 앞으로 끌어당겨 여주의 몸을 자신의 등에 매고 그대로 넘겨 바닥에 꼽는 시연이었다.



시연이 알고 있지 못하는 사실이 하나 있는데, 여주가 학교에서 현우와 마주칠 때마다 현우가 넣는 기술이 방금 시연이 건 기술이었다. 무술부에 들어온 지 거의 삼주가 되었는데 삼 주 동안 당하기만 하는 여주가 아니었기에 그에 대한 낙법도 수십 번이나 행했다. 평소에도 실전 연습을 하니 낙법 하나는 몸에 안 베일 수가 없었다.



몸이 둥글게 돌아 바닥에 닿자마자 여주는 반동으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럴 때 부장이 도움이 되다니. 여주는 혀를 한 번 찼다. 아, 이제는 뭘 해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까. 아직도 시연에게 맞은 곳이 욱신거려 그냥 자연스럽게 사각형 밖으로 나갈까 하고 잠시 생각했다. 여주가 잠시 고민하고 있을 동안 시연의 무차별적인 공격이 이루어졌다. 



엎어치고, 메치고,... 몸이 조금 땅이랑 떨어지려나 싶을 때마다 바닥으로 던져주는 시연 탓에 체육관의 바닥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게 된 여주였다. 낙법을 부장에게서 살기 위해 배운 덕에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한 가지 이상한 게 있다면 이렇게 사람을 바닥에 패대기를 쳤으면 누르기를 해야 시험에서 이기는 건데 시연은 여주가 다시 일어설 때까지 기다렸다. 이게 무슨 여유람. 이러다가 오분이 되면 어쩌려고 저런데. 여주는 이해가 안 되는 시연의 행동에 속으로 의아해하고 있었다.




"어우, 땀 봐. 내가 수건 하나는 들고 오라고 했지? 말을 안 들어"

"아, 땡큐"


회복 주술을 받고 온 한솔은 승관의 옆으로 가서 앉았다. 승관은 아직도 가시지 않은 후끈후끈한 열기에 질색하며 자신의 수건을 건넸다. 그리고 둘 다 여주의 시험을 보고 있었다.




"나 저거 실제로 처음 봐"

"뭐? 박시연 격투 스타일?"
"어. 중학교에서 유명했잖아"




승관의 말대로 시연의 격투 스타일이야, 중등 학당 때부터 유명했다. 대결이 끝날 때까지 상대방이 안 쓰러질 정도로 공격하다 대결 시간이 삼십 초 정도 남았을 때, 한 번에 끝내는 것이 시연의 스타일이었다. 상대방이 안 쓰러질 정도로 공격하는 건 상대방에게 희망을 준다는 뜻이었다. 사실, 한 번에 끝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살려주는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지금 일어섰으니 공격해서 쓰러트리면 돼! 이런 헛된 희망을 심어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희망을 마지막에 부수는 것. 시연의 격투 스타일이었다.



잔인했다. 시연의 차가운 이미지와 격투 스타일이 합쳐져서 학생들이 시연을 무서워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격투 스타일은 여주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여주를 계속 일으켜 '너도 공격할 수 있어. 지금이라면 늦지 않았어. 조금 더 최선을 다한다면 시연을 쓰러트릴 수 있어'라는 희망을 계속해서 여주에게 불어넣고 있었다. 여주도 그것에 응하는 것인지 여러 차례 공격 기술을 걸었다. .... 많이 막히긴 했다.



그래도 시연이 아까와 같이 하나 간과한 점이 뭐냐면 여주는 처음부터 이기는 데에 승산을 걸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좋은 점수를 받느냐에 초점을 두고 있어서 시연이 바라는 '순수한 희망'따위는 가지고 있지 않은 여주였다. 어떻게 보면 긍정적이지 못한 마음가짐이지만 시연을 대할 때는 최적의 마음가짐이 아닐 수가 없었다.



헛된 희망을 가지고 있지 않는 여주에게 헛된 희망을 빼앗기는 무리였다. 시험이 삼십 초가 남았을 때가 돼서야 깨달은 시연은 허탈한 표정을 짓더니 시연의 공격을 받고 배를 움켜잡고 있는 여주에게 다가가 다리를 들어 올려 발꿈치로 등을 가격했다. 여주가 바닥에 털썩 쓰러졌고 시연은 여주를 들어매고 사각형 밖으로 내려놓았다.



시험이 끝이 났다. 선생이 시험 종료를 외치자 승관과 성연이 바로 뛰어들어 여주를 일으켜 세웠다. 시연도 여주가 걱정되어 곁에 다가왔다. 시연이 다가온 걸 확인한 여주는 시연에게 대결 중 궁금했던 점을 물어보았다.




"너 왜 그렇게 질질 끌었냐. 하마터면 내 발로 흰 선 나갈 뻔했잖아"
"왜 안 그랬어요? 그냥 나가면 되지. 괜히 고생만 했잖아요"

"그러면 좋은 점수 못 받잖아. 끝까지 상대하는 게 더 끈기 있어 보이니까 좋은 점수를 주지 않을까 하는 나의 추측"
"점수 때문에 그랬던 거라고요?"
"엉. 시험인데 당연히 점수가 중요하지. 나 좋은 점수 받아야 돼서"




여주는 승관과 성연의 부축 하에 보건 선생이 있는 곳으로 갔다. 회복 주술을 받기 위함이었다. 시연은 여주의 뒷모습을 지켜보더니 피식하고 웃었다. 아, 저 언니. 별 역시 유별 나. 그렇게 체육 실기 시험이 모두 끝이 났고 딱 맞 춰 종이 쳤다. 여주는 크게 하품을 하며 빨리 기숙사에 들어가길 원했다. 시험 치는 날은 특별 수업도 없으니 오랜만에 해가 쨍쨍할 때, 기숙사로 들어가는 게 행복했다.





[PLEDIS/플레디스] 음양학당(陰陽學黨) 27 | 인스티즈

".... 살살해드릴까요"




 시연은 긴 머리를 질끈 묶으며 여주에게 물어보았다. 도발인가. 굳이 나한테 도발을 한다니. 별 의미 없을 텐데. 여주는 웃으며 답했다. 그래주면 좋고. 도발에 응한 게 아니라 정말 솔직한 마음이었다. 살살해주면 여주야 땡큐였다. 시연은 여주의 대답에 두 눈만 깜빡거렸다. 두 사람은 사각형으로 된 흰 선 안에 자리를 잡았고, 선생은 바로 호루라기를 불었다. 시험 시작이었다.



호루라기가 불리자마자 시연은 빠르게 여주 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여주도 달려들었다. 원래라면 당황해서 가만히 있어야 할 여주였지만 일주일간 무술부에 같이 있었던 덕분에 시연의 첫 시작 정도야 어떨지 눈에 보였다. 시연은 항상 대결이 시작되면 상대방의 기선제압을 위해 빠르게 상대 품으로 파고들어 공격을 했다.



공격 기술이야 항상 제각각이라서 무슨 공격을 걸어올지는 몰랐지만 시연을 당황하게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여주의 작전은 성공이었다. 당황해서 틈이라도 보인다면 점수를 따내기에 좋은 포인트가 되었다. 여주가 시연의 품으로 달려들자 역시 시연은 당황했고 여주는 그 틈을 노려 오른팔을 시연의 목에 감았다. 왼팔은 시연의 오른쪽 겨드랑이에 넣어 오른손과 맞잡았다.



그리고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힘을 넣었고, 체중을 실어 시연을 바닥에 넘어트렸다, 여주가 왼팔을 시연의 오른쪽 겨드랑이에 넣어 시연의 오른팔은 높이 들어 올려진 상태라 오른손으로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오, 여주님 대박! 기술을 거셨어! 무술부 들어간 보람은 있다...."




다들 여주의 변화에 놀란 건지 여주와 같은 시간에 체육 수업을 듣던 학생들은 짧은 탄성을 터트렸다.  여주가 기술 거는 건 잘 본 적이... 아니, 아예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시연에게 한 번에 기술을 걸다니. 놀라운 성장이었다. 성연은 여주의 변화에 눈물을 훔치는 시늉을 하며 감격스러워하고 있었다.



완벽하게 들어간 기술은 아니었지만 어느 정도 들어간 기술은 시연을 괴롭게 하기에 충분했다. 시연은 남은 왼팔로 여주의 옆구리를 주먹으로 퍽퍽 쳐댔다. 여주는 십 초가 빨리 지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가볍게 들어간 기술은 시연을 제압하기엔 힘들었다. 시연은 들어 올려진 오른팔의 팔꿈치로 여주의 얼굴을 가격했다.



옆구리에 들어오는 주먹들과 관자놀이를 정확히 타격하는 팔꿈치에 여주는 기술을 풀 수밖에 없었다. .... 독한 기지배. 팔꿈치로 머리를 찍어 누르냐. 살살해준다더니, 순 개구라. 시연은 여주가 아파할 틈도 없이 바로 기술을 넣었다. 여주의 손목을 잡고 앞으로 끌어당겨 여주의 몸을 자신의 등에 매고 그대로 넘겨 바닥에 꼽는 시연이었다.



시연이 알고 있지 못하는 사실이 하나 있는데, 여주가 학교에서 현우와 마주칠 때마다 현우가 넣는 기술이 방금 시연이 건 기술이었다. 무술부에 들어온 지 거의 삼주가 되었는데 삼 주 동안 당하기만 하는 여주가 아니었기에 그에 대한 낙법도 수십 번이나 행했다. 평소에도 실전 연습을 하니 낙법 하나는 몸에 안 베일 수가 없었다.



몸이 둥글게 돌아 바닥에 닿자마자 여주는 반동으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럴 때 부장이 도움이 되다니. 여주는 혀를 한 번 찼다. 아, 이제는 뭘 해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까. 아직도 시연에게 맞은 곳이 욱신거려 그냥 자연스럽게 사각형 밖으로 나갈까 하고 잠시 생각했다. 여주가 잠시 고민하고 있을 동안 시연의 무차별적인 공격이 이루어졌다. 



엎어치고, 메치고,... 몸이 조금 땅이랑 떨어지려나 싶을 때마다 바닥으로 던져주는 시연 탓에 체육관의 바닥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게 된 여주였다. 낙법을 부장에게서 살기 위해 배운 덕에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한 가지 이상한 게 있다면 이렇게 사람을 바닥에 패대기를 쳤으면 누르기를 해야 시험에서 이기는 건데 시연은 여주가 다시 일어설 때까지 기다렸다. 이게 무슨 여유람. 이러다가 오분이 되면 어쩌려고 저런데. 여주는 이해가 안 되는 시연의 행동에 속으로 의아해하고 있었다.




"어우, 땀 봐. 내가 수건 하나는 들고 오라고 했지? 말을 안 들어"

"아, 땡큐"


회복 주술을 받고 온 한솔은 승관의 옆으로 가서 앉았다. 승관은 아직도 가시지 않은 후끈후끈한 열기에 질색하며 자신의 수건을 건넸다. 그리고 둘 다 여주의 시험을 보고 있었다.




"나 저거 실제로 처음 봐"

"뭐? 박시연 격투 스타일?"
"어. 중학교에서 유명했잖아"




승관의 말대로 시연의 격투 스타일이야, 중등 학당 때부터 유명했다. 대결이 끝날 때까지 상대방이 안 쓰러질 정도로 공격하다 대결 시간이 삼십 초 정도 남았을 때, 한 번에 끝내는 것이 시연의 스타일이었다. 상대방이 안 쓰러질 정도로 공격하는 건 상대방에게 희망을 준다는 뜻이었다. 사실, 한 번에 끝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살려주는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지금 일어섰으니 공격해서 쓰러트리면 돼! 이런 헛된 희망을 심어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희망을 마지막에 부수는 것. 시연의 격투 스타일이었다.



잔인했다. 시연의 차가운 이미지와 격투 스타일이 합쳐져서 학생들이 시연을 무서워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격투 스타일은 여주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여주를 계속 일으켜 '너도 공격할 수 있어. 지금이라면 늦지 않았어. 조금 더 최선을 다한다면 시연을 쓰러트릴 수 있어'라는 희망을 계속해서 여주에게 불어넣고 있었다. 여주도 그것에 응하는 것인지 여러 차례 공격 기술을 걸었다. .... 많이 막히긴 했다.



그래도 시연이 아까와 같이 하나 간과한 점이 뭐냐면 여주는 처음부터 이기는 데에 승산을 걸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좋은 점수를 받느냐에 초점을 두고 있어서 시연이 바라는 '순수한 희망'따위는 가지고 있지 않은 여주였다. 어떻게 보면 긍정적이지 못한 마음가짐이지만 시연을 대할 때는 최적의 마음가짐이 아닐 수가 없었다.



헛된 희망을 가지고 있지 않는 여주에게 헛된 희망을 빼앗기는 무리였다. 시험이 삼십 초가 남았을 때가 돼서야 깨달은 시연은 허탈한 표정을 짓더니 시연의 공격을 받고 배를 움켜잡고 있는 여주에게 다가가 다리를 들어 올려 발꿈치로 등을 가격했다. 여주가 바닥에 털썩 쓰러졌고 시연은 여주를 들어매고 사각형 밖으로 내려놓았다.



시험이 끝이 났다. 선생이 시험 종료를 외치자 승관과 성연이 바로 뛰어들어 여주를 일으켜 세웠다. 시연도 여주가 걱정되어 곁에 다가왔다. 시연이 다가온 걸 확인한 여주는 시연에게 대결 중 궁금했던 점을 물어보았다.




"너 왜 그렇게 질질 끌었냐. 하마터면 내 발로 흰 선 나갈 뻔했잖아"
"왜 안 그랬어요? 그냥 나가면 되지. 괜히 고생만 했잖아요"

"그러면 좋은 점수 못 받잖아. 끝까지 상대하는 게 더 끈기 있어 보이니까 좋은 점수를 주지 않을까 하는 나의 추측"
"점수 때문에 그랬던 거라고요?"
"엉. 시험인데 당연히 점수가 중요하지. 나 좋은 점수 받아야 돼서"




여주는 승관과 성연의 부축 하에 보건 선생이 있는 곳으로 갔다. 회복 주술을 받기 위함이었다. 시연은 여주의 뒷모습을 지켜보더니 피식하고 웃었다. 아, 저 언니. 별 역시 유별 나. 그렇게 체육 실기 시험이 모두 끝이 났고 딱 맞 춰 종이 쳤다. 여주는 크게 하품을 하며 빨리 기숙사에 들어가길 원했다. 시험 치는 날은 특별 수업도 없으니 오랜만에 해가 쨍쨍할 때, 기숙사로 들어가는 게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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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지금으로부터 오 분 후에 신수학 시험을 치를 예정입니다. 그러니 지금부터 신수를 소환하세요"




신수학 선생(이가은)의 말에 다들 어리둥절해 하며 신수를 꺼냈다. 여주를 제외한 여덟 명의 시선이 모두 여주의 신수로 향해 있었다. 당연한 것이었다. 여주의 신수는 일신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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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신수 시험.... 무슨 시험인지 곧 선생님께서 설명해주실거야"
"그래"




그리고 그와 못지않게 다른 층의 시연의 '현무'도 많은 시선을 받았다. 다들 시연과 여주가 한 팀이 되지 않은 게, 그리고 그 팀에 자신이 들어가지 않은 걸 아쉬워했다. 아마 학생들은 나름 체육 실기 시험 때의 연장전을 기대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체육 실기 때는 현무가 이겼으니 이번에는 일신이 이길까에 대한 궁금증은 모두가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에 대한 학생들 거의 모두,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일신이 이기겠지라고. 체육 실기는 주인끼리 붙는 대결이었고 신수학 실기는 아직 무슨 내용인지는 모르지만 크게 보면 신수의 능력 같은 걸 시험 보는 것일 테니 당연히 일신이 이기는 거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또한, 여주도 그걸 무의식적으로 당연하게 여기고 있었다.







- 다음 편에 계속





- 시험 내용 쓰는 거 되게 힘들다... 정말 선생님이 되서 시험 계획안 짜는 느낌...ㅋㅋㅋㅋㅋㅋㅋㅋ

- 성수씨... 플틴 컴백은 언제.... 프듀에 줄 곡 있으면.... 우리 애들 컴백도 좀....

- 여러분 휴대폰으로 볼 때, 제 글 읽기 안 불편한가요? 문단마다 간격을 좀 더 띄울까요?? 제 글은 문단이 너무 길어서 읽기 불편하실 것 같아서 ㅠ_ㅠ



자료들



- 여주가 명호한테 배웠던 기술(= 시연, 현우에게 사용한 기술)


[PLEDIS/플레디스] 음양학당(陰陽學黨) 27 | 인스티즈

스탠팅 암트라이앵글...? 이라는 기술이라던데... 저 이런 거 잘 몰라서 무술 나올때마다 땀뻘뻘...ㅋㅋㅋㅋㅋㅋㅋㅋ


- 실전 연습관

1층 - '해안 해변'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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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 '도시 중심부'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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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 - '주택가'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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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층 '황무지 협곡'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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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양학당은 돈이 차고차고 넘쳐서 이런 걸 구현할 수 있습니다!ㅋㅋㅋㅋㅋㅋ (돈 + 주술의 콜라보) 각 층에 문을 열고 들어가면 진짜 같은 느낌이 들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당 

-


- 여주가 퇴마론 실기 시험때 만들었던 리볼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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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밀 롕 3536 젠부 딸기빵 0846 마릴린 요플레 서랑감자 딩동 랭 체리콘 뿌랑둥이 리아 밍 도달도달 뱃살공주 0916 래번클로

21화부터 암호닉을 신청해주셨던 분들은 다시 신청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ㅠㅠ! (신청하고 찾아.... 오지.... 않으시면 쵸큼... 슬퍼요....)



계속 찾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항상 고맙습니다!ㅠㅠㅠ! 피드백은 감사하게 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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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밍이에요!ㅜㅜㅜㅜㅜ여주야ㅠㅠㅜㅠㅠ당연하게 여기지마ㅜㅜㅜㅜㅜㅜㅜㅜ뭔가 저번편에 순영이가 신수학 공부 많이 하라거 한게 복선일 것 같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ㅜㅜㅜㅜ아ㅜㅜㅜ여주 지면 안되는데..ㅠㅜㅜㅜㅠ여주야ㅠㅠ실기도 열심히 연습했어야지ㅜㅜㅜㅜ필기만 열심히 하면 어떡해ㅠㅜㅜㅜㅜㅜㅠㅜㅠㅠ뭔가 여주가 신수학 실기는 질것같은데..안돼여..작가니무ㅜㅜㅜㅜㅜㅜㅜ아슬아슬하게라도 이기게 해주세여ㅠㅠㅠㅠㅠ순영이가 질수없어여ㅠㅠㅠㅠㅠㅠㅠㅠ여주야 정신(?)차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2
아악 안돼...순영아 질수없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여주야 당연하게 생각하면 안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3
롕입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아니에요 설마 막 방심해샤 지는 그런거 아니겠죠 흑학흐그흑 안도ㅔ엑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4
여주가 방심하는 건 아니겠죠ㅠㅠㅠ 당연하게 생각하다가 큰코다치는 거 아니겠죠?ㅠㅠ안되는데ㅠㅠㅠㅠ
그리고 늘 잘 보고 있습니다! 작가님😍

5년 전
비회원98.69
앙대ㅠㅠㅠㅜㅜㅜㅜㅜ지지마ㅜㅜㅜ
5년 전
독자5
0846이에요 신수학시험 조금 불안합니다... 순영이가 보라구했어가지고 이유없이 그러지않진 않았을까
5년 전
독자6
요플레입니다!! 신수학 실기시험 이라는 글자를 보자마자 가슴이 철렁했습니다ㅜㅜㅜㅜㅜ왜이렇게 불안해올까요ㅠㅠㅠㅠ
5년 전
독자7
악 딩동입니다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안 돼요 ㅜㅜㅜㅜ 여주 짱짱 쎄야 하는데 맙소사 ㅜㅜㅜㅜㅜ불길해요 ㅜㅜㅜㅜ시험 미끄러질 거 같은 느낌이 너무 들어요 으억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8
여주 사기캐 매력 뿜뿜해야되는데ㅠㅠㅠㅠㅠㅠ
5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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