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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의 주인공 민형은 제 전 글 [악마 나재민의 하루]에 나오는 민형과 다른 민형임니당. 세계관이 달라용! 


 


 


 


 


 


 


 


 

천사 이민형의 타락 


 


 

 

 

 

[XIA- 꽃(Flower)] 


 


 


 


 


 


 


 


 

비단같이 찰랑이는 검은색 머리칼이 하얀 베개 위에 흩어져 있었다. 하얀 깃털들이 침대 주위로 흩날렸다. 민형님, 일어나셔야 해요. 작은 아기 천사가 살며시 다가와 민형의 몸을 흔들었다. 민형이 미간을 찌푸렸다. 5분만 더. 제노님이... 지금 일어나시라구... 민형이 신경질적으로 몸을 일으켰다. 아기천사가 이에 놀라 후다닥 민형의 방 밖으로 작은 날개를 펄럭이며 사라졌다. 민형이 고개를 들었다. 천장에 새겨진 금빛 황도 12궁이 반짝였다. 민형이 기지개를 폈다. 3쌍의 거대한 날개가 하나 둘씩 펴졌다. 민형이 허벅지 위로 흘러내리는 얇은 천을 들어 대충 허리에 묶었다. 검은색 머리칼을 탈탈 털던 민형이 침대에서 일어나 욕실로 향했다. 찝찝했던 몸을 대강 씻은 민형이 거울에 낀 김을 손바닥으로 쓸었다. 거울에 비치는 제 모습이 보였다. 천사답지 않은 검은색 머리칼. 민형이 한숨을 쉬곤 욕실 밖으로 나와 대충 옷을 껴입곤 방 밖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민형은 식당에 흐르는 싸늘한 기운을 감지하곤 눈을 감았다. 긴 테이블을 가운데에 두고 양 옆에 빼곡히 앉아있는 천사들이 보였다. 테이블의 첫 자리만 남겨둔 채 모두가 긴장한 듯 정자세로 앉아있었다. 민형이 걸음을 옮겨 빈 의자에 앉았다. 오늘은 무슨 일이지. 그게... 2쌍 이상의 날개를 가진 천사들만 모인걸로 보아, 사사로운 일은 아닌 듯 하고... 민형이 턱을 괴었다. 가장 가까이에 앉아있던 제노가 민형을 쳐다보곤 고개를 살며시 저었다. 너무 겁주지 말라는 듯한 제노의 표정에 민형이 살며시 웃었다. 말해봐. 무슨 일이냐니까. 주신님께서 전쟁을 원하십니다. 중간쯔음에 앉아있던 천사가 입을 떼자 모두가 그 천사를 쳐다보았다. 전쟁? 무슨 전쟁. 민형이 흥미로운 듯 푸른 눈동자를 빛냈다. 대천사인 민형님께서, 악한 무리들을 물리쳐 주신다면... 주신의 가호가 있을 거라고... 예언이 내려왔습니다. 민형의 표정이 한순간에 식었다. 예언? 참나. 언제까지 그 예언을 믿을거지? 민형의 말에 제노를 제외한 나머지 천사들이 몸을 일으키며 반발했다. 말씀이 지나치십니다! 주신의 예언은 언제나 옳습니다! 옳을뿐, 맞은 적이... 손에 꼽던가. 민형이 태연하게 손가락을 접었다. 천사들이 주먹을 쥐었다. 주신의 절대적인 명령입니다. 거부하실수...없습니다. 민형이 웃었다. 알아. 


 


 

 

[NCT/민형] 천사 이민형의 타락 | 인스티즈 

 


 


 


 


 


 


 


 


 


 

내가 너무 겁주지 말라고 했잖아. 날개 두쌍인 놈들을 뭐가 예쁘다고 아껴. 힘도 안되는 것들이. 민형이 접시에 올려진 스테이크를 썰었다. 제노도 이에 한숨을 쉬며 고기를 썰었다. 그래도... 같은 천사니까, 좀 같이 행복하게 살면 안돼? 민형이 포크를 스테이크에 찍었다. 제노가 움찔하며 민형을 쳐다보았다. 같은 천사? 참나. 같은 천사라... 겉보기에만 같은 천사지. 깃털만 하얀색이면 다 천사니까. 제노가 침을 삼켰다. 제노는 알고있었다. 민형의 검은 머리카락은 평범한 천사의 것과는 달랐다. 사실 악마의 것이라고 볼 수 있었다.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 나타난 아기. 부모가 누군지도 모르고, 형제자매가 누군지도 모른 채 민형은 자랐다. 처음에는 모두가 민형을 보곤 소리를 지르거나 더럽다며 욕했다. 민형은 그럴때마다 조용히 받아들였다. 그러다가... 어느날 하늘에 사는 한 사람이 민형에게 돌을 던지며 소리질렀다. 더러운 놈!! 이곳은 네놈이 발끝도 댈 수 없는 곳이야!! 썩 물러가!! 민형이 조용히 칼을 빼어 들어 그 사람의 목을 베었다. 빨간 피가 하얀 바닥에 흩뿌려졌다. 민형이 활짝 웃었다. 순간 민형의 등 뒤에 세 쌍의 하얀 날개가 솟았다. 세 쌍의 날개. 보통 천사들은 가질 수도 없는, 하늘에서 제일 신성한 천사에게만 주어지는 주신이 준 사랑의 표시. 세 쌍을 가진 천사들을 대천사라고 불렀다. 민형은, 하늘을 통치하는 두 명의 대천사 중 한명이였다. 다른 한명은, 제노. 제노는 태생부터 민형과 달랐다. 천사군의 장군이였던 아비와 유명한 시인이였던 어미를 둔, 사랑스러운 눈웃음을 부모에게 물려받은 천사. 금빛 머리카락은 청명한 하늘에 반짝였고, 그의 하얀 깃털은 신성한 듯 흩날렸다. 민형과 제노는 서로 닮은 듯, 닮지 않은 존재였기에 제노가 처음 민형과 대천사 일을 시작했을때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아무말 없이 그저 조용히 파란 눈을 빛내며 칼자루를 쥐는 민형의 모습은, 마치 천사보다는 악마 같았기에. 


 


 

[NCT/민형] 천사 이민형의 타락 | 인스티즈 


 


 

 

 


 


 


 

민형이 흥미없다는 눈빛으로 날개를 퍼덕였다. 가만히 있는 악마들을 건드려서 뭘 하려는거지. 대천사가 된지 어연 이백년이 넘었다. 주신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다는 대천사라는 자리에 불구하고 아직도 주신의 뜻을 몰랐다. 오히려 귀찮은 상황을 만든 주신이 원망스러웠다. 민형님, 어떻게 할까요? 그냥 쓸어버려. 두쌍의 날개를 가진 천사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천사가 날개를 퍼덕이며 사라지자 민형이 근처에 보이는 가장 큰 나무의 나뭇가지에 가볍게 앉았다. 저 멀리 벌써 불길이 피어올랐다. 전쟁이 시작된것이였다. 민형이 멍하니 솟아오르는 불길을 쳐다봤다. 악마들의 비명이 여기까지 들리는 듯 했다. 민형이 나무에 몸을 기대어 앉았다가... 밑에서 들리는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아래를 쳐다봤다. 커다란 눈망울에 눈물을 가득 담은 채 저를 쳐다보곤 놀라 넘어지는 소녀의 모습이 보였다. 민형이 눈살을 찌푸렸다. 악마가 아닌가? 소녀의 머리색이 불길에 금색으로 빛났다. 민형이 날개를 펼쳐 땅으로 내려왔다. 소녀가 두려움을 가득 품은 눈으로 민형을 쳐다보았다. 눈동자 색은 분명이 악마의 것이 맞는데... 왜 머리색은 아닌거지. 악마는 보통 눈동자 색은 붉은색, 머리카락의 색은 검은색이였다. 소녀는 금빛 머리칼과 붉은 눈을 가지고 있었다. 마치 저와 머리카락 색만 바꾼 듯한 모양에 민형이 실소를 뱉었다. 주신은 이런 걸 원한건가. 이름이 뭐야? 민형이 다정한 미소를 머금은 채 소녀에게 물었다. 기...김여주요. 그 순간, 민형의 뒤로 천사의 목소리가 들렸다. 민형님!! 거기에도 악마가 있습니까? 민형이 커다란 날개를 펼쳤다. 순식간에 소녀가 흰 날개에 가려졌다. 아무것도 없어. 민형이 표정을 굳히곤 차갑게 말했다. 천사가 고개를 숙이곤 다시 하늘로 날아올랐다. 천사...? 여주가 다리를 움직여 민형에게서 벗어나려고 하자 민형이 여주의 손목을 붙잡았다. 천사 맞아. 근데... 악마이기도 해. 민형이 예쁘게 웃었다. 


 


 


 


 

헐, 천사라고 다 착한 줄 알았더니 그것도 아니네요? 어떻게 머리카락 색으로 사람을 차별할 수 있어요! 여주가 입술을 내밀었다. 진짜 나쁘다... 민형이 여주를 빤히 쳐다보았다. 너도 머리카락때문에 고생했다며. 저는...어쩔수 없었으니까요. 부모님도 없고, 고민을 털어놓을 친구나... 형제자매도 없고. 여주가 씁쓸하게 웃었다. 민형이 아직도 빨갛게 불타는 불길을 가르켰다. 저기에 집이 있던거 아니야? 아, 저 집 없어요. 그냥 떠돌이로 살고 있었어요. 그래?  근데요, 민형님은 왜 자신이 악마라고 생각해요? 민형이 여주의 말에 자신의 머리카락을 당겼다. 머리색이 악마의 색이잖아. 그리고 딱히 대천사의 덕목인 착한 마음도 가지고 있지 않아. 그럼 악마 아니야? 여주가 민형의 팔을 가볍게 때렸다. 민형이 눈을 휘둥그레 뜨곤 여주를 쳐다보았다. 그렇게 치면 저도 천사죠! 악마의 필수 조건인 악한 마음을 딱히 가지고 있지 않으니까요. 지옥에 살때는...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서로를 먹었어요. 더 강한 힘을 원해서. 그래서 지옥에서 도망쳤다가 마땅히 갈 곳이 없어서 떠돌아 다닌 거에요. 여주가 한숨을 쉬었다. 하늘은 어때요? 지옥보다 좋아요? 민형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오히려 지옥보다 더 안좋을 수도. 여주가 의아한 듯 물었다. 왜요? 겉보기에만 착한 천사지 속은 안그래. 말했잖아. 머리카락 색 하나 다르다고 그렇게 차별을 한다고. 겉만 하얘, 속은 검고. 여주가 살며시 웃었다. 왜웃어? 민형님은 머리카락이 검은색인 대신 마음은 하얀색이잖아요. 안그래요? 여주가 무릎을 모아 끌어안았다. 민형이 화들짝 놀라며 여주에게서 고개를 돌렸다. 민형의 귀 끝이 빨개져 있었다. 


 


 


 


 


 


 


 

인간의 세계에 살던 악마 3군단을 모두 소멸시켰습니다. 수고했어. 민형이 단조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전쟁 결과를 보고한 천사가 사라지자 민형이 황급히 몸을 일으켰다. 자신의 집무실에 있는 커다란 유리 창문을 들어올리고, 날개를 펼쳐 하늘 아래로 날았다. 날갯짓 소리가 들려 하늘을 쳐다보던 여주가 민형의 모습을 보곤 활짝 웃었다. 민형이 날개를 접곤 여주의 옆에 섰다. 뭐하고 있었어? 여주가 손에 들었던 빨간 보석 팔찌를 흔들었다. 이거 만들고 있었어요. 팔찌? 팔찌를 왜? 여주가 살며시 웃으며 민형의 손목을 부드럽게 잡았다. 민형님 드리려구요. 생명의 은인이니까... 여주가 팔찌를 민형의 팔목에 걸어주곤 부끄러운듯 고개를 돌렸다. 여주의 하얀 뺨이 발그래져 있었다. 민형이 멍하니 손목에서 반짝이는 빨간 보석이 엮인 팔찌를 쳐다보았다. 예전에 지옥에서 살때, 보석상한테서 몰래 빼온거에요. 아, 혹시 지옥의 물건이 하늘에서는 반입이 안되면...다시.. 여주가 갑자기 자신을 끌어안은 민형때문에 말을 잇지 못했다. 고마워. 정말 고마워. 여주가 어색하게 민형의 등을 토닥였다. 그렇게 고마워 안해도... 아니, 진짜 고마워. 민형이 여주를 껴안곤 연신 고맙다는 말을 반복했다. 민형에게는 처음이였기에. 어쩔 수 없이 같이 있게 되어 정이 든 제노를 제외하곤 처음부터 순수하게 저에게 다가온 상대는 여주가 처음이였다. 처음이였기에 어색했지만, 또 그만큼 새로운 기분. 인간계의 계절은 봄이였다. 민형과 여주의 주위로 하얀 벚꽃잎이 흩날렸다. 가지고 있는 아픔도, 서로가 가지고 있는 특징도 너무나도 비슷했던 둘은 비슷했기에, 또 처음이기에 서로에게 빠져들었다. 


 


 


 


 


 


 

무슨 약 먹었어? 제노가 실실 웃는 민형을 보곤 진심으로 이상하다는 말투로 말했다. 아니? 민형이 활짝 웃으며 샌드위치를 입에 넣었다. 아무일도 없었어. 민형이 순식간에 샌드위치를 해치우곤 자리에서 일어났다. 난 그럼 가본다. 민형이 빠른 걸음으로 식당을 나섰다. 진짜 왜저래? 제노가 반절 남은 샌드위치를 입에 넣곤 자리에서 일어났다. 평소엔 웃지도 않던 이민형이 웃는다? 무언가가 수상했다. 제노가 조용히 민형의 뒤를 따라나섰다. 


 

오늘은 뭐하고 있었어? 아, 전에 민형님이 주신 책을 읽고 있었어요. 데미안? 네. 민형이 여주의 하얀 뺨을 잡아 늘렸다. 그만 책 보고, 나랑 놀아. 여주가 웃으며 책을 덮었다. 오늘은 뭐 하실거에요? 음... 같이 누워있을까? 여주가 부끄러운 듯 웃었다. 민형이 활짝 웃으며 자신의 날개를 펼쳤다. 여주의 작은 몸이 민형의 날개에 감싸지고, 민형이 팔로 여주의 몸을 안았다. 평생 이러고 있었으면 좋겠다. 저두요. 제노는 제 앞에 펼쳐진 모습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분명 민형의 품 안에 있는 소녀는 악마였다. 소녀의 눈동자가 말해주고 있었으니까. 다만... 소녀의 머리카락 색은 제 것과 똑같았다. 금색. 천사만이 가질 수 있는 색. 민형은 무슨 생각으로 저 악마를 마음에 품었을까? 제노가 나무 그늘 뒤로 몸을 숨겼다. 제노가 나무그늘에 사라지자 나뭇가지가 바스락거리며 흔들렸다. 민형의 파란 눈동자가 나뭇가지를 향했다. 민형의 눈동자가 차가워졌다. 왜그래요? 그냥, 벌레가 지나가서. 헉 벌레요? 여주가 벌레라는 말에 식겁하며 민형의 품에서 떨어지려고 하자 민형이 여주를 안은 팔의 힘을 세게 했다. 거짓말이야. 여주가 입술을 삐죽 내밀며 민형을 쳐다보았다. 거짓말쟁이. 민형이 가볍게 여주의 입에 입을 맞췄다. 맞아, 난 거짓말쟁이야. 


 


 


 


 

민형이 피곤한 눈을 비비며 집무실 의자에 걸터앉았다. 졸리다. 근데 귀여웠지. 민형은 좀 전 여주가 자신을 보내기 싫다며 제 품에 안겨왔던 것을 생각했다.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 순간, 집무실 문을 열고 누군가가 들어왔다. 알림도 없이 누구지? 당연히 나지. 제노가 소파에 앉았다. 나랑 얘기좀 해. 민형이 의아해 하며 의자에서 몸을 일으켜 제노의 앞에 앉았다. 왜. 너, 오늘 인간세계에 다녀왔지. 제노가 단도입적으로 말하자 민형의 표정이 싸늘하게 식었다. 봤어? 제노가 고개를 끄덕였다. 민형이 순식간에 소파 옆에 있던 칼 자루에서 칼을 빼들어 제노의 목을 겨누었다. 제노가 식겁하며 두 손을 들었다. 사람 말 좀 다 듣고나서 겨눌래? 말 하기도 전에 죽기는 싫어. 민형이 제노의 말에 서서히 칼을 내렸다. 제노가 제 목선을 타고 내려가는 칼을 응시하다... 땅을 향하는 칼 끝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행복해? 민형이 뜬금없는 제노의 질문에 얼빠진 표정을 지었다. 뭐라고? 행복하냐고. 제노가 굳은 얼굴로 민형에게 물어보았다. 민형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제노가 민형의 고갯짓에 환하게 웃으며 눈웃음을 지었다. 그럼 다행이다. 제노가 휘파람을 불며 소파에 드러누웠다. 그것뿐이야? 민형이 제노를 따라와 물었다. 그럼 다른 걸 기대했어? 아니, 왜 하필 악마랑 만나냐고, 그런건 안물어봐? 제노가 눈을 감았다. 그런 말을 하면 네가 싫어하는 얘들이랑 똑같잖아. 천사라고 다 천사랑 만나야 하나. 인간이랑도 만날 수 있고, 악마랑도 만날 수 있는거지. 민형이 한순한 멍한 표정을 지었다. 제노가 그 표정을 보곤 낄낄거리며 웃었다. 뭐든 간에, 네가 행복하면 됬어. 제노가 살며시 웃었다. 나는 네가 정말로 행복했으면 하거든. 제노가 부끄러운 마음에 뒷말을 삼켰다. 민형이 조용하게 말했다. 고마워. 제노가 웃었다. 고맙기는. 


 


 

그 뒤로 민형은 자주 여주를 만나러 인간계에 내려갔다. 둘은 떨어지는 별똥별을 구경하고, 서로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 때론 민형이 가져온 대천사의 업무를 흥미롭게 관찰했다. 가끔은 여주의 무릎을 베고 누워 잠을 자거나, 떨어지는 벚꽃잎 사이에서 입맞춤을 했다. 인간들은 수호천사를 믿는데요. 수호천사? 아, 가끔가다 아기천사들이 인간계에 내려가는걸 말하는건가? 여주가 민형에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민형을 쳐다보았다. 진짜 수호천사가 있어요? 아기천사들은 아직 때묻지 않은 순수함의 결정체야. 그래서 호기심도 왕성하고. 가끔 인간계에 내려가서 인간의 간단한 소원을 이뤄주는게... 아기천사가 승급하기 위한 첫 관문이였나. 여주가 눈을 반짝이며 민형을 쳐다보았다. 그러면 저도 수호천사 가지고 싶어요. 민형이 여주의 볼을 늘렸다. 여기 천사가 있는데, 무슨 수호천사야. 여주가 웃었다. 그러게요, 천사가 바로 제 옆에 있었네요. 제노는 저에게 새로운 세상을 알려주는 민형의 이야기를 가장 좋아했다. 저는 몰랐던 세상이였기에. 가끔 과하게 민형이 여주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 인상을 찌푸리기도 했지만, 그래도 보통은 고분고분하게 들었다. 제노는 활짝 웃으며 이야기를 풀어놓는 민형을 신기하게 쳐다봤다. 가장 곁에 있는 시간이 많은 저에게 조차도 차갑게 대했던 민형이 저렇게 웃으며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보면 무언가 심장께가 간질거리는 기분이 들었다. 사랑이라는 것이 그렇게 좋은건가. 하지만 제노는 몰랐다. 사랑이라는 단어는 완벽해 보이지만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민형이 수시로 인간계에 들락거리는 것을 수상하게 여긴 다른 천사들이 의심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민형이 금색 날개로 화려하게 장식된 상아색 의자에 앉았다. 무슨 일이지. 민형이 차갑게 뭍자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있던 천사가 움찔하며 말했다. 요즘 하늘에 들리는 소문이 있습니다. 뭔데. 민형님이 악마와 정을 통했다는 소문입니다. 민형이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게 뭐. 천사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주신이 창조하신 천사와 마물 악마는 절대로 섞일 수 없는 존재입니다! 심지어 대천사라는 직책을 가지고 계신 민형님께서 그런 소문에 휩싸이셨다는 것은, 천사족 모두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중대한 사건입니다! 이를 가볍게 넘겨서는 절대로 안됩니다! 속히 소문의 근원지를 찾아, 엄중한 벌을! 대천사라는 직책은, 너희들이 보기에만 번지르르 해보이고 명예로워 보이겠지. 민형이 천사의 말을 끊고 말했다. 천사가 눈살을 찌푸리며 민형을 쳐다보았다. 너희들은 그 사실을 몰라. 날개 세 쌍을 가졌다고, 누구보다 강한 힘을 가졌다고 해서 너희들과 다른 마음을 가진 것은 아니다. 난 그렇게 생각해. 그저 날개 한쌍 차이일 뿐인데, 정신머리까지 달라야 하나. 민형이 의자에서 일어났다. 그 소문의 근원지는 바로 나다. 천사가 눈을 크게 뜨고 민형을 쳐다보았다. 너희들이 그렇게 사랑하는 '대천사'의 명예를 지켜주기 위해서, 나는 오늘부터 대천사의 직책을 내려놓겠다. 그게 무슨 소리십니까? 얼마나 명예로운 자리인지... 그러니까 내가 내 손으로 놓겠다고 하잖아. 민형이 제 검은 머리칼에 걸린 초록색 올리브관을 벗었다. 자리에 있던 모든 천사들이 입을 벌린 채 민형의 행동을 쳐다보았다. 월계관, 대천사만 가질 수 있는 신성한 성물. 민형은 지금 그것을 벗음으로써 제 스스로 직책을 내려놓았음을 알리는 것이였다. 민형이 예쁘게 웃었다. 맘대로 가져가. 민형이 월계관을 던졌다. 다른 천사들이 뭐라할 찰나에, 민형을 빠르게 달렸다. 


 


 

지금 가? 민형이 달리던 발을 멈췄다. 제노가 웃으며 제게 다가오고 있었다. 민형이 살며시 웃었다. 응. 제노가 민형에게 손을 내밀었다. 수고했어. 민형이 제노의 손을 잡고 흔들었다. 너도. 제노가 민형의 뒤를 쫓아 달려오던 천사들을 힐끔 보고는 손을 뻗었다. 커다란 날개가 민형을 감쌌다. 가, 가서 진짜 네 인생을 살아. 민형이 제노를 보며 예쁘게 웃었다. 고마워. 고맙기는. 제노가 눈웃음을 지었다. 민형이 제노에게 가볍게 손을 흔들고는 제 날개를 펼쳐 하늘 밑으로 하강했다. 제노가 사라지는 민형의 뒷모습을 멍하니 응시하다 날개를 거뒀다. 한번쯤은 저도 이 직책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날 수 있지 않을까. 


 


 


 


 

민형이 날개를 펄쳐 여주가 있는곳으로 향했다. 여주가 날갯짓 소리에 반갑게 하늘을 쳐다봤다가 날아오던 속도를 미쳐 줄이지 못한 민형과 부딪혀 넘어졌다. 민형이 넘어지던 순간에 제 몸을 아래로 하여 여주를 보호했다. 괜찮아? 민형이 제 가슴위에 누운 여주를 걱정스럽게 쳐다봤다. 아, 괜찮아요... 둘의 시선이 마주쳤다. 여주가 얼굴을 붉혔다. 어, 어쩌다가 이렇게 빨리 오신거에요? 여주가 후다닥 민형의 위에서 몸을 일으켰다. 민형도 얼른 몸을 일으켜 여주의 옆에 앉았다. 그냥 네 얼굴보니까 주체가 안돼서... 여주가 민형에 말에 활짝 웃었다. 저도 많이 보고 싶었어요. 민형이 미소지었다. 


 

나무가 빼곡히 서있는 숲에 누운 민형이 여주의 손에 깍지를 꼈다. 네가 전에 수호천사 한명 가지고 싶다고 했잖아. 여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거, 내가 해줄게. 민형이 예쁘게 웃었다. 악마의 수호천사라니... 뭔가 이상하지 않아요? 여주가 살며시 웃으며 말했다. 민형이 자신의 날개를 꺼냈다. 3쌍의 흰 날개가 나뭇가지에 닿을 듯 펼쳐졌다. 악마의 수호천사를 하려면, 타락 천사정도는 되야 하나? 여주가 놀란 눈으로 민형을 쳐다봤다. 민형이 눈을 감았다. 민형의 몸 주위로 하얀 기운이 사라지고, 검은 기운이 날개 근처에 멤돌았다. 그러다 서서히 날개가 끝부분부터 검은색으로 물들여지기 시작했다. 마지막 한 쌍의 날개까지 모두 검은색으로 물들었다. 민형이 눈을 떴다. 날개는 검은색이 되었지만 여전히 눈동자는 바다를 담은 파란색이였다. 민형님, 안그러셔도...! 날개의 색깔의 변화는 단 한가지를 뜻했다. 주신의 사랑을 받은 민형이 그 사랑을 거부했다는 것. 주신의 사랑을 거부한 것은 주신에게 큰 죄를 짓는다는것을 의미했다. 그래서 그 죄로 날개의 색이 변한 것이였고, 아마 민형은 평생동안 다시 천사의 날개를 가질 수 없을 것이 분명했다. 민형이 여주의 뺨을 만졌다. 나에게 있어 흰 날개라는 건 평생 지녀야 할 구속이였어. 여주가 놀란 눈으로 민형을 쳐다봤다. 그래도... 민형님은 대천사의 자격을 가지셨잖아요. 민형이 웃으며 여주에게 입을 맞췄다. 그런 건 이제 필요 없어. 구속되는건...너로 충분하니까. 민형이 웃었다. 여주도 그런 민형을 못말린다는 듯이 바라보다가... 웃었다. 불을 담은 붉은 눈동자와 바다를 담은 푸른 눈동자가 마주쳤다. 서로의 머리칼이 부딪혔다. 그들의 등 뒤로 검은 날개가 펄럭이고, 검은 깃털이 하늘에 흩날렸다. 


 

 

[NCT/민형] 천사 이민형의 타락 | 인스티즈 

 


 


 


 


 


 


 


 


 


 


 


 

분량 완전 긴거 같은데 아닌가요 헑헑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바로 한 사진 때문입니다. 


 

 

[NCT/민형] 천사 이민형의 타락 | 인스티즈 

 

이거... 보자마자 아 이건 천사 이민형 써야된다 크헝 이러고 바로 썻어요 


 

악마 나재민 다음으로 천사를 누굴 쓰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바로 맠 당첨...!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악마 나재민의 하루에서 나오는 음식 담당 귀요미 민형천사는 여기서 나오는 닼닼 민형천사와는 다른 사람임니당. 


 

아 맞다 그동안 제 글이 초록글에 엄청 많이 올랐더라구요...! 정말 감사드려요 제글이 독자분들 마음에 드셨다면 그걸로 쌓였던 피로가 다 풀리네요 〈3 

앞으로 더 노력해서 다양한 모습 보여드리는 포드 되겠슴니다 감사해용〈3〈3 

비가 엄청 많이 오죠... 제가 있는 곳도 맨날 천둥번개 치고 난리도 아니에요 

부디 독자분들도 피해가 없고 무탈히 지나가길 바라겠습니다 :) 


 

오늘도 재미있게 읽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 

좋은 밤, 좋은 하루되시길 바라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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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포드
현오니임!! 오늘도 제일 빨리 오셨군뇽 <3♥히히 타락천사 이민횽 마음에 드셨다니 다행이에요 ♥브금 고르는 보람은 언제나 독자님들이 칭찬응 해주셨을때에요 히히 제일 기분좋아용!! 현오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5년 전
독자2
안녕하세요 작가님 아니 하 진짜 너무 대박인 거 아니에요?? 제목부터 대박이더니 내용도 완전 대박이네요 저 지금 약간 눈물 흘렸어요 너무 좋아서... 대천사 민형이라뇨ㅠㅠㅠ 잘 어울려요 정말... 민형이 대박 제노도 허르르루수ㅜㅠㅠㅠㅠ 암호닉 신청해도 되나요? 된다면 [햇쨔니]로 신청할게요!
5년 전
포드
확인했어요 :) 울지 마시라고 휴지...많이 쌓아뒀습니다 어서 이걸로!!(휴지를 내민다
5년 전
비회원153.116
와...오늘은 여기군요....
5년 전
포드
(안심하고 잠에든다)
5년 전
비회원86.210
아아...(졸도) 정말 저 사진은 너무... 너무입니다... 너무죠... 타락한 천사라니 저 이 야심한 새벽에 광광 울고 있어요 작가님... 암호닉 받으신다면 [뿌꾸]로 신청하고 싶습니다...
5년 전
포드
뿌꾸님 확인했습니다 :) 졸도라니요 어서 다시 일어나세요...! 야심한...새벽엔...타락천사...히히
5년 전
독자3
드레입니다! 아 대박,, 민형이가 천사요? ㅠㅠㅠㅠㅠㅠ 맞아요 민형이는 천사죠 ㅠㅠㅠㅠ 타락천사도 천사니까요 ㅠㅠㅠㅠㅠ
5년 전
포드
드레님 어서오세용!!! 맠 천사는 천사죠 그쵸??
5년 전
비회원210.14
작가님 재니재니얌 입니당~ 역시 작가님 글은 제 취향,,, 천사인데 천사같지 않은 민형이한테 한 번 치이고 민형이 생각해주는 제노한테 또 치이고ㅠㅠㅠㅠ 작가님 항상 사랑해용💚💚 파이팅!
5년 전
포드
재니재니얌님 어서오세용!! 저도 언제나 사랑해요 감사합니다 <3<3
5년 전
독자4
구구까까에오❣️ 제가 많이 늦었죠? 죄송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ㅜㅜㅠㅠㅠㅠㅠ 글 진짜 너무 젛아요❤️❤️❤️❤️❤️ 민형이 시진이랑 내용이랑 너무 잘어올리고ㅠㅠㅜㅜㅜㅜㅜㅜㅜㅠㅠㅠㅠㅠ 진짜 글너무 좋아요 타락했데ㅠㅜㅜㅠㅠㅠㅠㅠㅠㅜ 타락해도 젛아💕
5년 전
포드
헉 구구까까님이 언제든지 보러 오신다면야 늦어도 일찍 오셔도 반가울 거에요!! 감사합니다 <3<3
5년 전
비회원148.21
토끼또잉이에요!ㅠㅠ 자까니뮤ㅠㅠ 천사 민형이도ㅠㅠ 악마 재민이도ㅠㅠ 둘다 너무 찰떡이구ㅠㅠ 너무 좋잖아여ㅠㅠ 맞아ㅠㅠ 저 티저사진의 민형이는 천사에여ㅠㅠ 자까님 계신 곳도 비 피해없이 무사히 지나가길 바라요! 그리고 오늘 밤도 좋은 밤 되세용💚💚
5년 전
포드
토끼또잉님 어서오세용 :) 다행이 제가 있는 지역은 이틀동안만 비가 왔고 그 이상의 피해는 없었어요 감사합니다 <3♥좋은 하루 되시길 바라요!!
5년 전
비회원112.188
작가님 변복임당 이런 판타지물 너무너무 좋아요ㅠㅠㅠㅠㅠ이런 종류 판타지 많이 써주세요!!!오늘도 잘 봤어용
5년 전
포드
요즈음 안그래도 판타지물 폭주하고 있어요!! 변복님 감사합니다 <3
5년 전
독자5
아 진짜 대박...대천사 민형이ㅠㅠㅜㅠㅠㅜ
5년 전
포드
He is angel...
5년 전
독자6
분위기 대박...너무 잘봣습니당ㅡㅜㅜㅜ천사 넘 찰떡이에ㅕㅜㅠ
5년 전
포드
천사와 찰떡궁합 이마크...! 감사합니다 <3
5년 전
비회원33.102
역시 이미녕은 천사! 하구 봤다가 악마두 넘나 잘 어울리네옹
5년 전
비회원101.251
쀼예요 ㅠㅠㅠㅠㅠ 자까님 오랜만입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보고 싶었어요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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