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남녀
w. 고구머니나
"안뇽하쎄요. 죠는 OOO쏜생님한테 한구거 배우는 장이씽이라구 하고둔요. 혹시 OOO쏜생님 집이 오디인지 알 수 있을까요...?"
-네? 아! 예...
"죠기 지금 OOO쏜생님 술이가 너무 취했고둔요."
-지금 계신 곳이 어디신데요?
"요기 신촌이요. 학교 근처에요."
-아 그럼, 학교 앞에서 버스 ***번 타고 오셔서 ㅁㅁ공원에서 내리시면 되는데... 제가 정류장으로 나갈게요.
"아! 알겠쏘요. 고맙습니다."
수정은 전화를 끊고서 리모컨으로 TV를 끄곤 소파에서 나뒹굴던 가디건을 챙겨입었다. 어쩐지 12시가 다 되도록 왜 안 들어오나 했는데 술 마시고 있었던 거구만. 수정은 혀를 쯧쯧 차고는 먹던 치킨을 식탁에 올려두곤 집을 나섰다.
아무리 봄이라지만 밥에는 조금 쌀쌀했다. 오피스텔 앞 정류장에 도착한 수정은 몸을 부르르 떨며 버스 도착 시간을 확인하곤 딱히 할 일이 없어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를 확인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정류장에 ***번 버스가 도착했다. 이씽이 내렸다. 그 옆에는 잔뜩 취해서 이씽의 옆에 착 붙어 있는 OO도 있었다. 수정은 휴대폰을 가디건 주머니에 넣고는 남자에게 다가갔다.
"아, 정말 고맙습니다. 얘가 원래 이렇게 취할 때까지 안 마시는데."
"아니에요. 괜챠나요."
"저.. 그럼 안녕히 가세요. 조심히 들어가세요."
이씽은 머리를 긁적이곤 OO의 팔을 수정의 어깨에 걸쳤다. 수정은 끙끙거리며 OO을 붙들었다. 수정은 고마운 마음에 집에 이씽을 데려가 커피라도 대접할까 했지만 제대로 치우지 않은 집이 생각나 커피는 생략하기로 했다. 수정은 이씽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하곤 오피스텔 쪽으로 몸을 돌리는데 OO이 고개를 들곤 수정을 살짝 밀쳤다.
"야, 너 왜 그래."
수정이 OO의 팔을 붙들자 OO은 뒤를 돌아 횡단보도 앞에 서 있는 이씽에게 달려갔다. 수정은 멀리서 '야!! 너 어디가!'하며 OO을 불렀고 그 소리에 이씽이 OO의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어? 쏜생님. 집에 가야죠. 칭구가 부르쟈나요."
"씽씽이! 오늘 재밌었죠? 그쵸?"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묻는 OO이 귀여워 이씽이 웃으면서 '네, 오늘 재밌었쏘요. 다음에도 놀아여.' 라며 대꾸했다. OO은 실실 웃더니 이씽을 와락 안았다. 그러더니 허리에 팔을 둘러 힘주어 안았다. 이씽은 당황해서 이러지도 못하고 토끼눈으로 OO을 내려다보고 수정은 OO에게 달려오다 놀라서 '세상에. 저 년 미쳤나봐!'하며 자리에 우뚝 멈춰섰다.
"씽씽아... 내가 선물 줄까요?"
"선물? 나 오늘 새..생일이 아닌데..."
이씽이 묻자 OO이 이씽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 실실 웃었다. 그리고 사건은 벌어졌다. 이씽은 갑자기 따뜻해지는 제 가슴팍을 내려다보았다. OO이 이씽의 품에서 빠져나와 이씽을 올려다보며 수줍게 웃었다. 수정은 입을 떡하니 벌리곤 OO에게 달려왔다.
이씽은 멍한 표정으로 OO을 바라보고 수정은 OO의 등짝을 퍽퍽 때렸다.
"너 미쳤어? 미치려면 곱게 미쳐! 옷 어떡해요.."
"죠..죠는 괜..괜챠나요.."
전혀 괜찮아 보이지 않는 이씽에게 정신을 못 차리는 OO 대신 수정이 사과를 했다. OO은 거리 한 복판에서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뛰었다. 사람이 없는 것이 참 다행이었다.
"저... 자켓... 자켓 좀 벗어주실래요? 빨아다가 OO이 편에 보내드릴게요.. 정말 죄송해요. 저거 진짜 내일 정신 차려서 어쩌려고 저래."
이씽은 조심조심 자켓을 벗었다. 수정이 잔뜩 울상으로 자켓을 받아 들었다.
"죠.. 그..그럼 저는 가..가보겠습니다. 안뇽히 계세요.."
"아..안녕히 가세요.."
이씽이 충격 받은 표정으로 수정에게 인사를 하고 수정도 어색하게 인사를 했다. 저 멀리서 OO이 수정에게 빨리 오라며 손짓을 하고 있었다.
*
한 밤중에 얇은 티셔츠 하나 입고 집에 가려니 조금 쌀쌀해 이씽이 버스를 기다리며 제 팔을 쓱쓱 문질렀다. 주머니에서 울리는 진동에 휴대폰을 꺼내니 루한의 전화였다.
"여보세요."
-어, 타오 지금 집에 데려다주고 나 지금 집 가는 중이야. 선생님 잘 모셔다 드렸어?
"어."
-목소리가 왜 그래? 선생님이랑 일부러 둘이 보내줬더니만. 타오 데려다 주다가 짜증나 죽는 줄 알았다구.
"아니... 그냥... 좀... 사건사고가 있었어."
-ㅋㅋㅋㅋㅋㅋㅋ 하긴... 선생님 좀 많이 취했더라.
"어! 나 버스 왔다. 끊자."
-그래, 월요일날 보자. 잘 들어가라.
루한과의 통화를 마치고 도착한 버스에 몸을 싣고 창 밖에 비춰진 서울 거리를 보며 OO과의 첫 만남을 회상했다.
방학동안 중국 부모님 집에 다녀왔다가 한국에 다시 돌아오니 조금 낯설었다. 어학당 개강 첫 날인데 방학동안 길도 까먹었는지 버스를 잘못 타서 쌩뚱맞은 곳에서 내렸다. 루한에게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루한의 안내에 따라 지하철을 타기 위해 역으로 향했다.
"아... 어떡해..."
갈색 생머리의 작은 뒷태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며 우두커니 서 있었다. 주위에 지나가는 사람들은 그녀를 힐끗힐끗 보며 지나쳤다. 이씽은 그녀가 딱하기도 하고 안쓰러워 그녀에게 다가갔다. 자세히 보니 구두굽이 하수구에 껴 있었다.
"어? 혹시 요기에 발 끼셨쏘요?"
서툰 한국어 억양으로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그녀가 이씽을 올려다보았다. 동글동글한 눈을 한 채로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는 중국에서 키우던 강아지와 꼭 닮아 있어서 웃음이 나오려던 것을 꾹 참고 그녀의 앞에 쪼그리고 앉았다. 꽤 아담한 체구와 맞게 발도 작았다.
구두를 빼려고 그녀의 발목을 잡으려다 아차 싶어 그녀에게 구두를 벗어달라고 말했다. 머뭇거리며 신발을 벗은 그녀는 한 쪽 발만 허공에 든 채로 한 쪽 다리로 서 있는 모습이 귀여워 피식 웃었다.
""오!! 빠죴따! 발 주세여! 발!"
그녀에게 구두를 신겨주려고 손짓을 했다. 그녀는 황당하다는 표정을 짓더니 이씽 쪽으로 발을 슬쩍 내밀었다. 이씽은 작은 발이 부서질라 조심스럽게 구두를 그녀의 발에 신겨주었다. 그녀는 민망한 지 입술을 꼭 깨물고 이씽을 내려다 보았다. 이씽은 어릴 적 동화책에서 읽은 신데렐라가 생각났다. 앞뒤 상황은 전혀 신데렐라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말이다.
이씽은 꿈에 그리던 이상형을 찾은 기분이었다. 그녀에게 번호라도 물어볼라 했는데 그녀는 바쁘다며 높은 구두를 신고 바쁘게 뛰어갔다. 이씽은 허무했다. 그러다가도 그녀가 넘어질까 걱정이 되었다.
"그렇게 뛰묜 넘어죠요.."
허공에 이씽의 목소리가 울렸다. 멍하니 그녀가 떠난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야. 너 안 오냐? 또 길 잃어버림? -루한-]
"아! 맞다. 어학당!"
이씽도 그녀처럼 바쁘게 지하철 계단을 뛰어 내려갔다.
"안뇽하쎄요."
바쁘게 달려온 탓에 땀이 조금 났다. 이마를 슥 닦고 강의실에 들어서자 보이는 것은 아까 보았던 '신데렐라'다.
"썬쌩님, 걔가 장이씽이에요."
타오가 손을 번쩍 들곤 이씽을 가리키며 말했다. 출석체크를 하던 상황이었는지 그녀가 출석부에 체크를 했다. 이씽은 자리로 돌아가며 늦어서 죄송하다고 인사를 했다. 자리에 앉아 그녀를 보고 씩 웃자 그녀도 슬쩍 웃었다. 이씽은 생각했다. 귀엽거나 예쁘거나 둘 중 하나만 해야 되는 거 아니냐고.
*
"나 어떡해."
"어떡하긴 뭘 어떡해. 쯧쯧... 나 진짜 너.. 어휴..."
수정이가 밥을 먹으며 고개를 저으며 '넌 진짜 노답이야. 니가 모쏠인 이유를 알겠다.' 하며 나를 구박했다. 나는 머리를 부여잡았다. 어떡해ㅜㅜㅜㅜ 어떡하냐고ㅜㅜㅜ
내 인생에서 더 이상의 흑역사는 생성되지 않기를 바랬다. 그런데 이렇게 제대로 흑현대사를 생성하고야 말았다.
"월요일 날 얼굴 어떻게 봐. 아 진심 마포대교 가야되나?"
"ㅋㅋㅋㅋㅋ 소감이 어때? 다 잡은 기회 날려버린 거."
"뒤질래 진짜?"
"너 덕분에 다음 달 칼럼 주제 정했어. '모쏠과 음주의 상관관계' 어때?"
망할년. 밥을 우걱우걱 쳐 먹으며 낄낄 웃는 수정이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날리곤 씻기 위해 화장실로 돌아왔다. 볼 때마다 깜짝 놀라는 몰골에 또 한 번 놀라고 샤워를 했다.
씻고 나와 방으로 돌아와 사망한 휴대폰 배터리를 갈아 끼운 후 전원을 켜보니 문자가 몇 통 와 있었다.
[선생님! 아지ㄱ도 주무세ㅇ.요? -초급2반 장이씽-]
10분 전 쯤에 온 문자였다. 나는 미안함에 허겁지겁 메시지를 작성했다.
[아니요. 아까 전에 일어났어요. 어제 정말로 미안해요ㅠㅠㅠ]
[괜차나요. ㅅㅗㄱ은 괜차나요? -초급2반 장이씽-]
[네. 아침으로 콩나물국 먹었어요.]
화장대에 휴대폰을 올려두고 머리를 말렸다. 오늘 날씨도 좋은데 수정이한테 쇼핑이나 가자고 해볼까? 아니면 근처 공원에라도 나가자 할까? 고민을 하는데 문자가 왔다.
[오늘 날씨가 진ㅉㅏ로 조아요 *^^* ㅈㅓ랑 놀ㄹㅓ갈래요? -초급2반 장이씽-]
나는 머리를 말리다가 이씽의 문자에 놀라 드라이기를 끄고 한참동안 휴대폰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놀러가자는 거지?? 맞는거지?? 헐. 대박!!! 나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포도를 먹으며 무한도전VOD를 시청하고 있는 수정이에게 뛰어갔다.
"야! 이거봐바!! 이거 좀 보라고!!"
누워있는 수정이의 눈 앞에 휴대폰을 들이밀었다. 수정이가 인상을 벅벅 쓰며 발로 내 옆구리를 찼다.
"비켜봐, 이년아."
수정이가 밍기적 몸을 일으켜 내 손에서 휴대폰을 빼앗아 갔다. 수정이가 문자를 읽고선 저도 놀랐는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세상에."
"대박이지! 나보고 놀러가쟤!!!"
"야, 이 남자 무슨 보살이야? 나같으면 정 뚝 떨어졌을텐데."
나는 수정이에게 또 가운데 손가락을 날리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답장을 보냈다.
[네! 나 오늘 놀러가고 싶었는데ㅎㅎㅎ12시까지 학교 정문 앞에서 만날래요?]
[ㄴㅔ 얼른 준비 하고 오ㅅ ㅐ 요 ^ㅇ^ -초급2반 장이씽-]
룰루룰루~ 지금 시간은 10시 반, 화장하고 학교에 도착하면 딱 맞겠다. 수정이는 좋아서 꺄르르 웃는 나를 한심하게 쳐다보곤 어딘가로 카톡을 보냈다.
"언니는 다시 봄을 만끽하고 올게!"
"그러시던지."
수정이가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TV를 끄더니 화장실로 들어갔다. 뭔가 느낌이 구리다.
화장을 마치고 머리까지 완벽하게 끝냈다. 오늘따라 화장도 평소보다 잘 먹은 거 같다. 어제 내가 제대로 망쳐놓은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 청순해보이는 원피스를 입고 특별한 날에만 드는 가방에다가 파우치와 휴대폰을 챙겨 넣었다. 거울 앞에서 한 바퀴 빙그르 돌며 옷매무새를 정리했다. 내가 어제 제대로 사고 쳐놓은 이씽의 자켓은 아직 마르지 않아 월요일날 가져다줘야 될 것 같았다.
수정이 방문을 벌컥 열자 수정이가 옷을 입다가 놀랐는지 '아! 깜짝이야!'하며 침대에 풀썩 쓰러졌다.
"너도 어디 나가?"
"나도 약속 잡혔어."
왠지 수상한데... 나는 눈을 세모꼴로 뜨고 수정이를 한 번 째려본 후 다녀오겠다고 인사를 하고 신발장에서 아끼는 구두를 신고 집을 나섰다.
지하철에서 내려 학교로 향했다. 봄바람도 살랑살랑 불고 왠지 좋은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느낌적인 느낌!!! 학교 정문에서 가까워지자 이씽이 보였다. 이씽은 이어폰을 꼽고 노래를 듣고 있었다.
"이씽! 안녕하세요."
"오! 쏜생님 되게 빨리 왔네여."
"많이 기다렸어요?"
"저도 도착한 지 얼마 안 됐쏘요."
이씽과 나는 어제의 사건때문에 조금 어색했다. 멀찍이 떨어져서 걷는데 이씽이 갑자기 내 손목을 붙잡고 자기 쪽으로 나를 세게 끌었다. 얼떨결에 이씽의 품에 안기게 된 나는 침을 꼴깍 삼켰다.
"오토바이 지나갔쏘요."
"아... 네..."
이씽은 헛기침을 큼-큼-하며 내 손목을 살짝 놓았다. 나는 발그레해진 볼 때문에 고개를 푹 숙이곤 걸었다.
"오늘 오디 갈까요?"
"날씨도 좋은데 좀 걸을까요? 아, 이씽 학생... 아니아니, 씨..씽씽이 어디 가고 싶은데 있어요?"
"음.. 나 그거 한 번도 안 가 봤쏘요. 그거.. 그.. 성? 궁전? 그고 모라고 해요. 한국 꺼..."
"겨..경복궁?"
이씽이 박수를 짝- 치고는 '마자여! 그거! 견보꿍!' 하며 경복궁에 가자고 제안했다. 나도 경복궁은 고등학생 때 가보고 가보지 않은 것 같아 경복궁에 가기로 했다. 근처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경복궁으로 향했다.
"옛날에 루한이 친구들이랑 견보꿍 갔다왔다고 자랑 했는데 나도 한 본 와 보고 시포쏘요."
"경복궁 근처에 인사동 알아요? 거기도 가 봐요. 오늘 점심도 먹고 놀아요."
"네. 이따가 타오한테 자랑해야게쏘요. 타오 아직 견보꿍 안 가봐쏘요."
매표소에서 표를 받고 들어갔다. 이씽은 처음보는 경복궁이 신기한지 입을 벌리고 '우와! 견보꿍 되게 이뽀요-'하면서 여기저기 사진을 찍었다.
"이씽! 내가 사진 찍어줄테니까 거기 서 봐요."
"쏜생님도 같이 찌거요!"
이씽은 내 손에서 제 휴대폰을 가져가 지나가던 외국인 관광객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나는 쭈뼛쭈뼛 이씽의 옆에 서서 손으로 브이를 했다. 이씽이 내 어깨에 팔을 둘렀다. 나는 순간 당황해서 눈을 똥그랗게 떴다. 외국인에게서 휴대폰을 받아온 이씽이 사진 속 내 표정을 보더니 소리내어 웃었다.
"쏜생님! 표정ㅋㅋㅋㅋ 표정이가 되게 기여어여!"
이씽이 나에게 사진을 보여줬다. 사진 속 나는 'ㅇ.ㅇ' 이런 표정이었다. 이게 무슨...
"못 생겼잖아요... 지우고 다시 찍어요..."
"아닌데여ㅋㅋㅋㅋ 이거 기여워여. 나 이거 카카오톡 프로필 해나도 대여?"
나는 입을 삐죽 내밀고 '마음대로 해요..' 했다. 이씽은 아직도 웃긴지 킥킥거리며 휴대폰 화면을 바라봤다. 이씽과 나는 다른 곳을 둘러보는데 뒤에서 괜히 찝찝한 느낌이 났다. 누가 쳐다보는 거 같기도 하고... 이씽은 그런 내가 신경 쓰였는지 '무슨 일 이쏘요?' 하며 물었다.
"아니... 그냥... 누가 따라오는 거 같아서요."
이씽이 나의 말에 뒤를 돌아봤다.
"어? 쏜생님 친구?"
이씽의 말에 황급히 뒤를 돌아보자 선글라스를 낀 김종대와 정수정이 우두커니 서 있었다. 저 새끼들 뭐야?
"요 맨~"
"하이."
종대와 수정이가 나에게 손을 들어 인사했다. 나는 미간을 찌푸리곤 '너네 뭐냐?'하고 물었다.
"그냥, 우리는 너의 연애를 지켜보고 싶어서.."
"연애가 뭐에요? 먹으는 거에요?"
종대의 말에 이씽이 내 소매를 살짝 잡고 물었다. 나는 당황해서 대답을 얼버무렸다. 이씽은 고개를 갸웃갸웃 하며 '연애가 모지?'하며 궁금해했다. 종대와 수정이를 보니 지들끼리 킥킥거리고 있었다. 나와 눈이 마주친 종대에게 가운데손가락을 높이 올렸다. 종대는 히죽 웃더니 저도 똑같이 가운데손가락을 들어주었다.
어쩐지 수상하다 했어. 종대와 수정이를 계속 노려보자 둘은 내 시선을 피해 딴청을 피웠다. 이씽이 옆에 있어서 저것들한테 속시원히 욕도 못하고 답답해 죽겠다.
아직 나의 봄이 오기엔 멀었나보다.
☆암호닉★
뽀조개 / 히링 / 힐링힐링 / 파파야 / 원주민♥ / 헤운
암호닉 워아이니!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 너무 감사해요ㅎㅎㅎㅎ 신알신 해주신 분들도 너무 감사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