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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레이] 힐링남녀 07 | 인스티즈





힐링남녀


w. 고구머니나









이씽은 짐짓 화난 표정으로 나에게 성큼성큼 다가왔다. 처음보는 이씽의 모습에 침을 꿀꺽 삼키곤 길거리 한복판에 멈춰섰다. 


"뭐하는고에요?"


이씽이 꾹꾹 참는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벙쪄서 대답을 할 생각조차 못하고 가만히 있었다. 이씽은 그런 내가 답답한지 씩씩거렸다.



"나는 오늘 쏜생님한테 할 말 이쏫는데, 쏜생님은 다른 남자 만나구."


"...."


"오늘 이로케 이쁘게 입꼬 온 것도 아까 그 남자한테 잘 보이려고 그런 거예요?"




이씽이 서툰 한국어를 빠르게 말했다. 평소보다 더 정확해진 말투였다. 화가나면 말을 또박또박 하는 편인가? 이씽의 눈을 보며 잡생각을 하는 나를 눈치 챘는지 이씽이 한숨을 푹 쉬었다. 


"나만 좋아하는 고 같쨔나요."


"아닌데."


이씽의 말에 반사적으로 대답이 튀어나갔다. 나는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도 모른 채로 멀뚱히 있었다. 이씽은 눈을 조금 크게 뜨곤 나를 바라봤다. 



"내가 방금 뭐라고 했어요?"


"쏜생님도 나 좋아해요?"


"...."


아, 내 주둥이가 또 방정맞은 짓을 했구나! 깨달은 나는 입을 꾹 다물었다. 이씽이 내 손을 조심스럽게 잡았다. 조금 전보다 진정이 된 모습이었다.


"나는 쏜생님 좋아요. 처음 봤을 때부터 조아쏘요. 쏜생님이 나 씽씽이라구 부를 때도 조아요. 떡보끼 조아하는 것도 조아요. 쏜생님 술 취해서 나한테 토해도 괜챠나요. 막 나쁜 욕해도 괜차나요. 나는 쏜생님 마니 조아해요."


갑자기 훅 들어오는 이씽의 고백에 정신줄을 놓기 직전이었던 것 같다. 



"나 오늘 쏜쌩님한테 조아한다고 말하고 시포소 같이 마싯는 고 먹쨔고 한 고요쏘요. 그론데 아까 루하니랑 타오랑 집 가는데 쏜쌩님 카페에서 따른 남자랑 웃으면서 있었쏘요. 오늘 예쁘게 하구서. 나 완젼 화났단 마리에요."


이씽의 말이 끝나자마자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이씽을 와락 껴안았다. 이씽은 내가 또 토하려는 줄 알았는지 '쏜생님..술 마셔쏘요?' 하며 물었다. 순간 흑역사가 생각나서 어금니를 꽉 깨물고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씽씽이만 좋아하는 거 아니야. 나도 좋아해요. 나는 그 쪽이 나한테 관심 없어진 줄 알고 수정이 말 듣고 질투작전이랍시고 남자 만난 거에요. 그리고 그 남자 내 고등학교 때 친구에요. 별 사이 아니란 말이에요."


이씽이 내 말을 듣고는 안심이 됐는지 내 몸에 팔을 둘렀다. 따뜻했다. 내가 이씽의 가슴팍에 고개를 묻고 웃으니 이씽도 웃었다. 




"쏜생님, 나 이제 연애 뜻 아라요. 그 날 집에 가서 차자봐쏘요."


"연애가 뭔데요?"


"연애, 명사. 여닌 관계인 두 사라미 서로 그리워하고 싸랑함. 쏜쌩님이랑 나랑, 두 사람이요."



달달 외웠는지 사전적 의미를 읊는 이씽이 귀여워 허리를 더 세게 안았다. 살랑이는 초여름 바람이 간지러웠다.




*




지하철에서 내려 집으로 향하는 길이 너무 예뻐보였다. 나는 가방을 빙빙 휘두르며 방방 뛰듯 걸었다. 요즘 유행하는 가요를 흥얼거리며 집으로 들어섰다. 


"오세훈 잘 만났냐?"

수정이 TV에 시선을 고정한 채 물었다. 망할 계집애, 빅똥을 선사한 것에 대해 한 마디 하려다 이씽의 얼굴이 생각나 꾹 참았다.


"어, 걔 하나도 안 변했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근데 너 오늘 왜 이렇게 기분 좋아보이냐? 무슨 일 있냐?"

"야. 언니 모쏠 탈출했다."

수정이가 무슨 말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냐는 표정으로 비웃다가 내가 싱글벙글 웃고만 있자 '헐, 대박.' 하며 소파에서 벌떡 일어났다. 


"OOO 진짜야? 진짜? 대박."

"그 질투작전 제대로 먹히는데?"

"당연하지, 언니 연애칼럼 쓰는 여자라니까?"

수정이와 나는 얼싸안고 거실을 방방 뛰며 소리를 질렀다. 옆집에서 민원이 들어오긴 했지만 말이다.





기분 좋은 나머지 수정이와 호프집에서 치킨을 뜯어먹고 돌아와 샤워를 마치고 침대에 누워 노트북으로 무한도전을 보며 뒹굴거리는데 종대에게서 카톡이 왔다.


[쳐돌은놈 : 올ㅋ 모쏠 탈출 ㅊㅋ 오전 1:40]

[쳐돌은놈 : 자세한 건 사무실에서 들을게 ^^* 오전 1:40]

수정이가 그새 종대에게 얘기했는지 저따위로 카톡이 왔다. 답장으로 'ㅗ^^ㅗ' 이런 이모티콘을 보내고 휴대폰을 뒤집어 놓고 베개에 얼굴을 묻고서 실실 웃었다. 구름을 걷는 기분이란게 이런 건가.. 한참 미친년처럼 낄낄 웃는데 휴대폰 진동이 울렸다.

[오세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ㅋㅋㅋㅋㅋㅋㅋㅋ모쏠이었냨ㅋㅋㅋㅋㅋㅋㅋㅋㅋ정수정이 알려줌ㅋㅋㅋㅋㅋㅋㅋㅋ대학 다니면서 뭐했냨ㅋㅋ?ㅋㅋㅋㅋ아무튼 남친 생긴 거 축하한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전 1:45]


아까 저장해 둔 오세훈에게서 온 카톡이었다. 휴대폰을 쥔 손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정수정... 씨빨!!!!! 


"정수정 죽여버릴꺼야!!!!!!!!!"





*






"뭐냐? 오늘 선생님한테 고백한다며."

루한이 강의실 앞에서 축 쳐진 채 기다리고 있는 이씽에게 물었다. 이씽은 아무 말 없이 한숨을 푹 쉬었다. 그 모습을 보던 타오가 '혹시...까였니?' 하고 물었다. 루한은 타오의 뒷통수를 갈기며 눈치 없는 새끼가 생각도 없다며 욕을 퍼부었다. 타오는 원망스럽다는 눈빛으로 루한을 내려다봤다. 

"내가 틀린 말한 것도 아니고! 선생님 데이트 있어서 그렇게 이쁘게 입은 거 아니야? 요즘 좀 거지같이 하고 다니셨잖아!" 

타오가 얼얼한 뒷통수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루한은 언짢은 표정을 한 채로 타오를 한 대 더 때렸고 이씽은 타오의 말에 한숨을 더 깊게 쉬었다. 루한은 생각했다. 요 근래 학교 행사니 강사 세미나니 하며 이리저리 불려다니던 OO은 머리를 질끈 묶고 화장도 하지 않은 채 수업을 할 때도 있었고 잠옷인지 외출할 때 입는 옷인지 분간조차 되지 않는 츄리닝을 입고 오기도 했다. 그런데 오늘은 간만에 보는 샤랄라한 원피스에 구두까지 신은 걸 보면 뭔가 있긴 있는 모양인 것 같았다.


"이씽, 기분 풀어. 내가 밥이라도 사줄까?"

"그래, 맛있는 거 먹고 기분 풀어."

루한과 타오가 애써 이씽을 위로하며 학교를 나섰다.




셋은 학교 앞 파스타집으로 향했다. 타오가 이 곳 고르곤졸라 피자가 졸라 맛있다며 적극 추천을 했다. 루한은 이씽의 눈치를 봤다. 이 식당은 이씽이 OO과 식사를 하며 고백을 하겠다며 계획을 세웠던 곳이었다. 이씽은 간판을 힐끗 보곤 축 늘어진 어깨가 더 축 쳐졌다. 타오는 신나게 식당으로 들어가 신나게 주문을 했다. 루한은 테이블 밑으로 타오의 발을 콱 밟았다. 하여간 저 철부지 새끼-

이씽은 깨작거리며 파스타를 먹고 타오는 우걱우걱 열심히 먹었다. 눈치없는 놈... 루한은 속으로 타오를 씹어댔다. 식사를 마치고 딱히 할 것도 없는 궁상맞은 세 사람은 신촌 거리를 배회했다. 금요일이라 그런지 신촌거리는 북적북적 했다. 


"어?"

와플은 또 어디서 사왔는지 손에 와플을 들고 온 타오가 어느 곳을 바라보다 걸음을 우뚝 멈췄다. 

"왜?"

루한은 타오의 시선을 따라 눈을 굴렸다. 헐, OO이었다. 타오가 이씽을 불러세웠다. 터덜터덜 걷던 이씽이 타오의 옆에 멈춰섰다. 카페 창가에 앉은 OO이 기분 나쁘게 생긴 차도남과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누가 봐도 연인포스가 풀풀 풍겼다. (사실, 세훈과 OO은 서로의 욕을 주고 받고 있었다.)


"거봐! 내가 선생님 데이트 하는 거라고 했지!"

타오가 루한과 이씽에게 큰 소리로 말했다. 이씽의 울적함이 20% 증가하였습니다! 이씽의 우울함을 감지한 루한은 타오의 뒷덜미를 콱 잡고선 이씽에게 '우리 먼저 들어가볼게, 너무 걱정하지 말고...' 하며 타오를 질질 끌고 갔다. 홀로 거리에 남겨진 이씽은 집에 갈까말까 하다가 OO이 있는 카페 안으로 들어섰다.



최대한 OO의 자리에서 멀리 떨어져 앉았다. OO과 남자는 꽤나 다정해 보였다. 오래 알고 지낸 사이인지 서로 툭툭치며 이야기를 하는 것 같기도 했다. 9시가 조금 넘자 OO과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카페를 나섰다. 이씽도 급하게 카페를 나섰다. 남자와 OO은 지하철 역 쪽으로 향했다. 남자는 OO에게 휴대폰을 건넸다. OO이 번호를 알려주는 것 같았다. 이씽은 건물 안에 숨어서 그 모습을 지켜봤다. 키가 작은 OO은 남자의 등짝에 가려져 자세히 보이지도 않았다. 손을 잡고 있는 것인지 OO이 남자의 품에 안겨 있는 것인지 분간조차 가지 않았다. 남자가 손을 흔들었다. 드디어 둘이 떨어지는 것인가!! OO도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 

이씽은 마음 깊은 곳에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남자를 한껏 째려보고선 OO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시작이었다.





*




토요일 아침, 눈을 번쩍 떴다. 설레서 잠도 제대로 안 왔다. 일어나자마자 휴대폰을 확인했다. 이씽에게 전화를 걸어볼까 말까 고민을 하는데 벨소리가 울렸다. 이씽이었다. 허겁지겁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쏜쌩님... 일어나쏘요?

"좀전에요. 잘 잤어요?"

-아니요... 저 잠 마니 못 자쏘요.. 쏜생님 생각하느라요..


투덜거리는 이씽의 말투가 너무 귀여워서 주먹을 세게 쥐고 입을 틀어막았다. 대답이 없는 내가 이상했는지 이씽이 '쏜생님? 자요? 괜챠나요?' 하며 말을 걸었다.

"저..저두 잘 못 잤어요.."

-쏜생님도 내 생각 해쏘요?

"네."


내 대답에 이씽이 푸스스 웃었다. 마땅히 할 말도 생각나지 않고 심장이 쿵콰콰쾅 거려서 잠자코 있었다.


-쏜생님 보고 시포요.

"어제도 봤는데 뭘 또 봐요. 근데 나도 씽씽이 보고 싶어요."

-그럼 만날래요?







나의 적극적인 동의에 결국 이씽과 한 시에 학교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화장을 마치고 어떤 옷을 입어야 하나 한참 고민한 터라 약속시간까지 빠듯해 부랴부랴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서려는데 수정이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웃고 있었다.

"데이트 가는고햐~?"

"너 이번에도 김종대 새끼랑 따라오기만 해봐."

"ㅋㅋㅋㅋㅋ이번에는 안 갈거야...ㅋㅋㅋㅋ"


수정이에게 절대로 따라오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고 집을 나와 지하철을 타러 허겁지겁 뛰어갔다.








누..눈부셔! 낫닝겐이 확실해! 햇빛을 받아 뽀얀 피부가 더 반짝반짝 빛나는 이씽이 나를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미안해요, 많이 기다렸죠?"

"응. 쪼금."

"ㅠㅠㅠ미안해요. 옷 고르느라 늦었어요."

나의 말에 이씽이 내 옷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마치 일기장을 검사 받는 초등학생이 된 것 같은 기분에 민망해졌다.


"예뿌게 입꼬 왔네요. 나한테 잘 보이려고 그론고죠?"

이씽이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이씽이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연애는 밀당이 생명이랬는데... 밀당이고 뭐고 이씽 앞에만 서면 다 말아먹는 기분이었다.



"영화보러 갈래요? 요즘 개봉한 거 다 재밌어 보이던데."

"그롤까요? 쏜생님은 어떤 영화 조아해요?"

사실 나는 액션영화성애자인데 조금이라도 청순해보이기 위해 '로맨스 영화 좋아해요! ^^*' 하며 여성스러움을 한껏 어필했다. 이씽도 로맨스영화를 좋아하는지 자기도 로맨스 영화를 좋아한다며 맞장구를 쳤다.


"죠는 러브 액츄얼리 너-무 재밌게 봐쏘요. 손생님도 그거 봐쏘요?"

러브 액츄얼리가 뭐지.. 예전에 주말에 영화를 소개해주는 따분한 프로그램에서 봤던 게 잠깐 생각나 '그거 재밌어요!' 하며 러브 액츄얼리의 한 장면인 스케치북 프로포즈 장면을 따라했다. 이씽은 내 모습을 보며 소리내어 웃었다. 


영화관에 도착한 우리는 어떤 영화를 볼 지 고민했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의 액션영화를 보고 싶었지만 이씽이 로맨스 영화를 좋아한다고 하니, 결국 해외 로맨스 영화를 골라 보기로 했다. 






*



영화가 시작한 지 5분도 되지 않아 졸음이 밀려왔다. 남자와 여자가 손을 잡고 걷는 장면부터 잠이 들은 것 같다. 얼마나 깊이 잤는지 꿈도 꾼 것 같았다. 


"쏜생님... 이로나요.."

이씽이 귓가에 속삭였다. 이씽의 목소리에 눈이 번쩍 뜨였다. 스크린에서는 벌써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있고 사람들은 상영관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내 머리는, 이씽의 어깨에 기대어져 있었다. 

"헐, 미안해요. 나 머리 완전 무겁죠? 어깨 쑤시겠다."

머리를 이씽의 어깨에서 떼고 입가에 흐른 침을 닦았다. 이씽이 어깨를 몇 번 두드렸다. 대략 1시간 반동안 내 머리가 저기 올라가 있던 건가... 

"별로 안 무거어여. 근데 쏜생님 마니 졸렸나바요."

이씽과 상영관을 빠져나오는데 너무 쪽팔렸다. 침까지 줄줄 흘리고 자다니. 이미지 와장창 쨍그랑 개쩌네.


"... 저 사실 로맨스 영화 안 좋아해요."

"엥? 진쨔에요?"

"여성스러워 보이려고 로맨스 영화 좋아한다고 뻥친거에요. 나 액션영화 좋아해요."

나의 말에 이씽이 웃었다. 쏜생님 원래 요송스러워요- 하며 내 손을 잡았다.








저녁을 먹기엔 시간이 이르고 해서 영화관 옆 카페에 들어섰다. 자리를 잡고 앉아 이씽에게 영화가 어땠는지 물어보려고 하는 찰나- 카페로 들어서는 세 남자가 보였다.



[EXO/레이] 힐링남녀 07 | 인스티즈


"어? 쟤 OOO 아냐?"



[EXO/레이] 힐링남녀 07 | 인스티즈


"헐ㅋㅋㅋㅋ 대박, 야 변백현. 저기 OOO이다."


[EXO/레이] 힐링남녀 07 | 인스티즈


"쟤 OOO 맞아? 겁나 몰라보겠네."




씨발. 핵폭탄 셋이 우리 쪽으로 걸어왔다. 내 굳은 표정에 이씽이 '무슨 일 이쏘요?' 하면서 내 시선이 멈춘 곳으로 눈을 돌렸다. 


"여어- 우리 자주본다?"

동네 일진마냥 건들거리며 오세훈이 내 옆자리에 앉았다. 박찬열과 변백현이 이씽의 옆자리에 앉았다. 이씽이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야, 오랜만인데 왜 인사를 안 해!"

박찬열이 내 딸기 스무디를 뺏어 마시며 날 구박했다. 변백현도 옆에서 '우리 졸업식 이후로 처음 아니야?' 하면서 반갑다며 인사를 하는데 세 사람에게 죽빵을 꽂고 싶었다.

저번에는 정수정 김종대가 망치더니 오늘은 이 셋이 망치는 구나 ^.T






*






"혹시 이 분이 정수정이 언급한 남자친구냐?"

세훈이 이씽을 가리키며 물었다. 찬열과 백현이 놀란 눈을 한 채로 'OOO 남친 생겼어? 헐 대박.' 하며 OO의 신경을 바득바득 긁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오세훈이에요. OO이랑 고등학교 때 친구였어요."

"저는 박찬열이에요. 얘는 변백현."

"죠는 장이씽이라구 합니다."

세훈이 '아? 외국 분이시구나!' 하며 말하자 OO이 어금니를 꽉 물고 '중국에서 오셨어.' 하며 대답했다.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우리는 24살인데."

백현이 사람좋게 묻자 이씽이 '스물다솟쌀 입니다.' 하고 대답하자 찬열과 세훈이 '형이네, 형이라고 부를게요!' 하며 친한 척을 해댔다.


이씽은 종대와 수정보다 더 시끄러운 세 사람 때문에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입에 모터를 달았는지 쉴 새 없이 이야기를 해댔다.


"형, 얘 고등학교 때 어땠냐면요."

"그믄흐르..."

OO이 어금니를 꽉 깨물고 찬열을 노려봤다. 눈을 부릅 뜬 OO이 귀여워 히히 웃던 이씽이 세훈과 눈이 마주쳤다. 세훈이 음흉하게 씨익 웃었다.

"아이구, 형이 OOO 많이 좋아하시나봐요. 눈에서 아주 꿀 떨어지겠어."

세훈이 능청스럽게 말하자 찬열과 백현이 저도 보겠다며 이씽에게 고개를 들이댔다. OO은 한숨을 푹 쉬고 화장실에 다녀온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세 남자는 OO이 카페를 나서는 것을 보고서 여고생마냥 '꺄아아-' 소리를 냈다.



"형, 형이 OOO 첫 남자친구에요."

"아, 예죠네 OO이 칭구드리 얘기해죠쏘요."

 세훈과 찬열이 '보나마나 정수정이겠네.'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형. OOO이 많이 예쁘죠?"

"...네.."

백현의 물음에 이씽이 볼을 붉히며 답했다. 세 사람은 이씽이 굉장히 청정구역이라는 것을 단박에 느꼈다.


"OOO이 눈치가 없어서 그렇지 고등학교 때 인기 되게 많았어요. 남자애들이 얼마나 따라다녔는데."

"맞아. 어떤 남자애가 축제 때 노래도 불렀었잖아. 문제는 OOO이 정수정이랑 떡볶이 먹으러 나가서 그 노래 안 들었지만ㅋㅋㅋㅋ"

이씽은 세 사람의 말을 잠자코 듣다가 입을 열었다.


"근데 OO쏜생님은 여러분 되게 미워하는 고 가타요.. 아까두 막 화내쨔나요."

"OOO이 성격이 못 되쳐먹어서 그래요. 는 아니고 우리가 쟤만 보면 맨날 놀렸거든요. 그래서 그래요ㅋㅋㅋㅋ 근데 쟤 놀리는 거 되게 재밌어요."

"맞아요. 놀리면 반응 재깍재깍 하는데 그거 겁나 재밌거든요. 특히 키 가지고 놀릴 때가 제일 웃겨요."

세 사람이 신나게 떠들고 있는데 화장실에 다녀온 OO이 카페 안으로 들어왔다. 세 사람은 아무 얘기 안 했다는 듯 능청스럽게 휴대폰을 만지작거렸다.




OO은 세 사람에게 어서 당장 썩 꺼지라고 얘기했지만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지 세 사람은 반응조차 하지 않았다. 세 사람은 한참이나 떠들다가 백현의 집에서 술이나 먹어야겠다며 들어가 보겠다고 했다. 

"형! 저희가 번호 드릴게요. 혹시 OOO이랑 연애하면서 질리면 말해요. 예쁜 여자 많이 소개시켜 줄게요."

"그래요, OO이랑 싸우면 전화해요. 저희가 OO이 뒷담 같이 까줄테니까."

찬열과 세훈이 이씽에게 눈을 찡긋거리며 말했다. 세 사람은 이씽의 휴대폰에 번호를 저장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OO은 그 틈을 노려 찬열의 발을 구두로 콱 밟았다.

"아악!"

찬열이 발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세훈과 백현이 그 모습을 보고 소금쟁이 같다며 낄낄거렸다. 


"오빠들은 간다, 남자 친구랑 좋은 시간 보내라."

백현이 OO의 어깨를 툭툭치고 카페를 나섰다. 제발 만나지 말자. OO이 카페 문을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높이 들었다가 이씽의 눈치를 보고 슬며시 내렸다. 이씽은 그런 OO이 귀여워 테이블 위 OO의 손가락을 만지작거렸다. 









☆암호닉★


뽀조개 / 히링 / 힐링힐링 / 파파야 / 원주민♥ / 헤운 / 붕붕이



항상 부족한 글 읽어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ㅠㅠㅠ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도 고맙슴니다! 아 그리고 예전에 언급을 안 했었는데 루한-타오-레이 셋이 있을 때는 중국어로 말하는 거에요. 혹시 혼란스러우신 분들 계실까봐 얘기해드려요 (소곤소곤) 그럼 저는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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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후!기쁘다!너무재밌어요ㅠㅠㅠㅠㅠㅠㅠ잘읽었숩니당!ㅠㅠㅠ
9년 전
독자2
뽀조개
9년 전
독자3
입니당!! 크햐~~~~ 드디어 사구리는규냐ㅠㅠㅠㅠㅠㅠ 너희 너무 잘어울려 영원히 오래가렴ㅠㅠㅠㅠㅠㅠ 너무 몽글몽글 설레요ㅠㅠㅠ 이씽이의 질투도 너무 귀엽고ㅠㅠㅠ
9년 전
독자4
귀여워 이렇게 행쇼하는군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5
으하ㅠㅠㅠㅠ정주행하고왔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왓더 이렇게설렐수가있나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5
아 미치겠다ㅠㅠㅠㅠ힐링힐링이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 어쩐지 오늘 이씽이가 꿈에 나오더라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작가님 사랑해요ㅠㅠㅠㅠㅠㅠ으허허허허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행숖ㅍㅍ퓨ㅠㅜㅜㅜㅜㅜ
9년 전
독자6
허유ㅜㅠㅠㅠ 제남자들이 다나왔네여@@ 차녀라~세후나~배켜나~씽씽아~♥ 나랑겨론하자♥
9년 전
독자7
어엉....너무좋아여.....자까님....사랑...
9년 전
독자8
파파야예요!! 중국어로 말하는거였구나!!ㅎㅎ 타오 눈치...ㅎㅎ 눈치없는 타오는 제가 데리고 갈께여!! 이씽 질투 완전귀엽네여ㅠㅠ 풀죽은 모습도 그렇고 이제 계속 행쇼하기를!!
9년 전
독자9
히링! 셋이 있을때는 중국어로 하는거라 타오가 그렇게 말을 잘 하는 거였군요! ㅋㅋㅋㅋ! 씽씽이가 고백할때 저 완전 엄마미솧ㅎㅎㅎㅎ 좋네요 좋앟ㅎㅎㅎ 씽씽이는 사랑스럽지 않을 때가 없는고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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