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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김태형] 조각 | 인스티즈

 

 

 

 

"어, 안녕, 난 김태형이고 대구에서 왔어"

 

그 아이는 한명씩 돌아보다 눈이 마주쳤다. 그 이후로도 나를 향한 시선이 느껴졌었다.

 

 

"안녕"

 

수업 첫날이였다. 오티 때 번호를 가져가더니 학교를 나오지 않을때도 계속 연락했다.오랜만에 이렇게 다시 만나니 부끄러웠던걸까 나도 모르게 깜짝 놀라버렸다. 그게 웃긴건지 자기 혼자 막 웃더니 옆자리에 앉았다.

 

"오랜만이네"

"응, 오랜만"

 

그리고 서로 말이 없었다. 뭐라고 말해야하나, 고민을 많이 했지만 별로 할 말이 없었다. 정작 저 김태형은 별로 어색해보이지도 않았고, 그래서 나도 최대한 자연스럽게 가방을 뒤져서 필통을 꺼냈다. 또 할게 없어진 나는 옆을 보자 날 빤히 쳐다보는 김태형이 있었고 깜짝 놀란 내가 다시 빤히 쳐다보자 내 머리에 자기손을 올려 쓰다듬었다.

 

"뭐, 냐...?"

"강아지같아서"

 

강아지...?하고 멍한 나는 곧 강아지=개라고 다시 인식이 되었고 손을 치며 '개같다그랬냐?'하며 노려보니까 자기혼자 뭐가 그렇게 웃긴지 다시 웃기 시작한다. 뭐가 그렇게 웃긴건지도 모르겠다. 그냥 같이 좀 웃을 수 있는 포인트가 있었으면 좋겠다.

 

"안녕? 반가워"

"안녕! 태형이랑 넌 .. 어 이름이?"

 

그 때 같은 과였는지 내쪽으로 (정확히 김태형쪽으로) 다가오며 친근하게 말을 걸어 주었다. 나는 내 이름을 짤막하게 말해주고는 핸드폰으로 시선을 옮겼다. 저 아이들에게 필요한건 내 이름이 아니라 김태형과의 대화였을테니까.

사실 곱상하게 잘생긴 외모로 김태형은 오티때부터 인기가 많았다. 자기소개를 한 뒤 큰 여자동기들과 선배들의 함성소리를 잊지 못한다. 물론, 나도 좋았다. 좋았는데 내색을 할 수 없었다. 사실 나도 대구에 잠깐 살았었다. 중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때까지, 그때 잠깐 김태형하고 친하게 지냈었고 다시 지금 내가 살던 곳으로 올라 온 뒤 그 뒤로는 연락이 끊겼다. 아니 내가 끊고 올라왔다.

 

"와 진짜 목소리 좋다 너! 사투리까지 쓰니까 짱 멋있어."

"아인데, 야는 별로라 그랬는데"

 

거슬리고 불편했다. 김태형이랑 얘기하면서 꺅, 거리는 저 여자애들이나 애들이랑 잘만 말하다가 나한테 말거는 김태형이나. 별로기는 아주 좋아했다 나도, 어릴때였지만, 정말 진심으로 좋아했었다.

 

"그러고보니 둘이 아는사이야?"

"근데 오티때는 번호 교환하지 않았어?"

 

별걸 다 기억하고 있었다. 그냥 얼굴만 아는사이였다고 둘러대는 나를 보는 김태형의 표정은 좋지가 않았다. 정리했다고 생각했다. 분명 다시 이사오고 난 뒤 나중에 만나기라도 하면 자랑하려고 남자친구도 사귀었었고 공부도 열심히 해서 나름 좋은 대학까지 왔는데, 막상 만나니까 아무말도 떨어지지 않았다.

 

'...전학간다고?'

'응 나 다음주에 전학가 내일까지밖에 학교 안나와'

 

지금 김태형의 모습이 그때와 자꾸 겹쳐져 보인다.

 

 

"밥은 합격점이네!"

"그러게 맛있다!"

 

나도 걔도 각자 친구들을 또 사귀었다. 시간표가 다 같지는 않은지 다음 시간에는 둘이 나뉘었고 나는 나 나름대로 오티때 사귄 친구와 김태형은 김태형 나름대로 오티때 얼굴을 봤던 친구를 데리고 식당으로 왔다. 김태형도 점심시간이였는지 친구들과 웃으며 식당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짧은 순간이지만 눈이 마주쳤고 난 자연스럽게 밥을 먹었다. 그냥 같은 과 친구일 뿐이야.

 

"쟤봐 쟤"

"응?"

"쟤 잘생겼지! 으, 그 옆애에는 귀엽고! 오티때 기지배들이 엄청 꼬리쳐댔는데 쟤들한테"

 

시선의 끝에는 김태형과 새로 사귄 친구가 있었고 아직 줄서서 밥을 받고 있는 듯 했다. 응, 아주 잘생겼어. 하는 말을 목구멍으로 삼켜버린채 얼른 먹자며 재촉했고 수정이는 '기지배 너도 좋아해?'라며 날 놀렸다. 글쎄 모르겠다. 난 분명 잊은거 같았는데

 

-집에가?

 

첫 수업이라서 그런지 일찍 끝났고 약속이 있다는 수정이는 급하게 집으로 갔고 나도 천천히 학교를 나서는데 문자가 왔다. '응 이제가지 너는?' 답장을 해주고는 건물을 빠져나가는데 김태형이 서 있었다.

 

"같이 갈래?"

 

환하게 웃어보였고 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그럴까?'하고 대답해 주었다. 교문까지 가는데도 우리는 말이 없었고 교문앞 역 앞에 섰다.

 

"난 여기로가"

"같이 가자"

 

이쪽 방향이라는 것도 아니고 무작정 집으로 같이 가자며 내 손목을 끄는 덕분에 나는 많은 생각을 할 수 없이 그냥 따라 갔다. 곧 지하철을 탔고 아직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은 별로 없었다. 그래서 지하철 안은 조용했고 나랑 김태형도 서로 조용히 앉아 있을 뿐이였다.

나는 김태형을 좋아했었다. 물론 과거형이다. 나는 과거에 김태형을 좋아했었다. 이건 진심이였다. 정말로 나는 김태형을 좋아했었고 고백했다. 하지만 차이지도 받아지지도 않았고 우리는 그렇게 이별했다.

 

"그때 왜 그러고 갔어?"

 

나는 조용히 창 밖을 봤다. 아무래도 지하철이라 그런지 어두운 벽면이 보였고 나는 그냥 웃었다.

 

"거절할거였잖아. 넌 그때 여자친구도 있었고"

 

전학 전날 나는 김태형한테 고백을 해버린채로 그 다음날 전학 수속을 밟고 바로 그 주말에 떠나버렸다. 중3 김태형을 처음만나서 알게 될때부터 나는 좋아했었다. 하지만 그 당시 김태형은 한 살 연상의 여자친구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고 괜히 부담주기 싫어서 그냥 김태형이랑 엄청 친한 여자사람친구로 남았다. 물론 고등학교도 같은 고등학교를 갔었고 전학가기 전에 후회하기는 싫어서 김태형을 불렀었다.

 

'와'

'나 니 좋아해.'

 

김태형은 눈이 커지면서 무슨 말을 하려 했지만 내가 제지했다.

 

'부담은 안줄께 어짜피 다음주에 전학가니까, 그래서 용기내서 말하고 가는거야, 처음 봤을때도 좋아했고 지금도, 지금도 너가 좋아. 그냥 친구로만 남기는 억울해서 말이야. 그래서 이렇게 말하게 됐네, 그동안 ... 음, 즐거웠어. 나중에 기회가 되면 또 보자'

'...전학간다고?'

'응 나 다음주에 전학가 내일까지밖에 학교 안나와'

 

그리고 김태형의 알수없는 표정을 뒤로하고 냅다 그 자리에서 벗어났다. 연상의 언니랑 만나기 전에 전학갈걸 하는 아쉬움, 좀 더 치근대볼걸 하는 아쉬움, 그리고 내 마음 다 말한것에 대한 후련함이 남았고 막상 김태형을 못보게 된다니까 괜히 서글퍼졌었기도 하다.

 

"가시나야 내가 여자친구 있다 그랬나, 내 니말 듣고 내 여자친구있다는거 처음 알았다"

 

당황스러웠다 무슨소린지 몰라서 김태형을 쳐다보자 복잡한 표정을 짓더니 한숨을 푹, 쉬었다. 그리고는 '그거 다 헛소문이였다. 그 때 니 괴롭혔던 미친년 기억나나, 그 소문 그 년이 다 구라깐거다. 니랑 내랑 잘될거 같으니까' 당황스러워서 빤히, 쳐다보고 있자 웃으면서 내 머리를 헝클이기 시작했다.

 

"나도 니 좋아했는데"

 

나름 사투리를 안쓰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너가 싫다고 그래서 서울말쓰려고 억수로 노력했는데"

 

어색했지만, 제법 표준어 같았다.

 

"지금도 좋아하는거 같은데"

 

나랑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는 씨익 웃어보이면서 내눈을 가렸다.

 

"너 눈만 봐도 아직 설렌다, 니. 내랑 사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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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으아아아앙 설레ㅠㅜㅜㅜㅠ사투리쓰는남자 좋아요b
10년 전
독자2
완전설랜다ㅠㅠㅠㅠㅠㅠㅠ으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태형아으어어ㅓ어어어ㅓ엉
10년 전
독자3
사귀자^^^^
10년 전
독자4
ㅠㅠㅠㅠㅠ어ㅠㅠㅠㅠㅠ사귈래ㅠㅠㅠㅠㅠㅠ사귈래ㅠㅠ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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