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직진사랑에 철벽 '이동혁'을 심어드립니다.
1.
"넌 뭘 해도 결국 그런 식이야."
"뭐가요."
"누나랑 결혼식."
"아..."
아 세상에서 이동혁 놀리는 게 제일 재밌다!!!! 야 이거 나만 할 수 있는 거야!! 다른 누군가가 동혁이에게 이런다면 난 전재산을 털어 동혁이를 킹브레이아크 섬으로 보내버릴 것임. 어딘지 모르겠지? 그래서 거기로 보내는 거임.
내가 요즘 의도치 않게 책을(무인도에서 살아남기) 읽고 있어서 그런가 우리 동혁이한테 내 마음을 고백하는 표현력이 오져버림... 사실 누나가 동혁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더 커져서 그런 것 같기도 해? 한 발 다가가면 두 발 멀어지지만 누나 한 발은 동혁이 세 발하고 맞먹으니까 걱정은 없다.
굳이 요즘 걱정이 하나 있다면
"왜 그런 얼굴을 해 동혁아. 누나가 너 보려고 여기까지 왔는데."
"나 보려고 온 게 아니라 형한테 빌려준 돈 받으러 온 거잖아요."
"너 보러올 겸 해서 돈 받으러 온 거야, 순서는 정확히 하자."
"겸하는 거 없이 그냥 오면 그 땐 정확히 할게요."
우리 동혁이가 날로 똑똑해지고 이상하리만치 나를 들었다 놨다 해... 작은 말로 누나의 무거운 사랑을 들어 옮기는게 마치 거중기...ㅠ 동혁아 네가 나한테는 측우기고 앙부일구다? 비고 태양이라는 뜻이야ㅠ
"아... 약 먹어야겠다."
"갑자기 무슨 약타령이에요."
"동혁이랑 백년가약을 누나가,"
"거기까지."
원래는 백년가약만 들어도 방으로 들어가버리는데 지금은 듣다가 끊기만 한다니까요? 나 참 이게 사랑이 아니면 뭔데. 와서 설명을 해 봐. 해보라고.
"세상에 동혁아 너 이거 상처니?"
"아니라고 아까 얘기 해줬는데요."
"아니야 잘 봐, 진짜 상처 같아서 그래."
"그러면서 은근슬쩍 손 잡으려고 하지 말라고요. 잡고 싶으면 말을 하든가."
"대박. 말하면 잡아주게?"
"아니요?"
후... 나의 사랑스러운 리틀디어... 누나는 너를 사랑해... 누나 꿈이 사슴 사냥꾼, 아 아니 사슴 돌봄이였어...*^^*
2.
내 인생에 계탄 날이 있다면 동혁이의 성인 첫 술을 함께한 날과 이 날이 되시겠음. 언제냐면 때는 바야흐로 내가 동혁이와 약 한 달만에 영화를 보러 간 날임. 유후 우리 동혁이가 목에 칼이 들어와도 로맨스는 안 보러 간다길래 액션 보는 대신 마음속에 누나가 들어가도 되겠냐고 하자마자 로맨스 보러 가기로 함. 참 내 귀여워서 살 수가 없네.
내가 우리 동혁이랑 아주 오랜만에 데이트 하는 거니까, 뭐 왜 데이트잖아. 흑심있는 사람이랑 영화보면 데이트지.
아무튼 되게 샤라방방하게 하고 나갔단 말이에요. 왜냐면 그냥 그러고 싶었어. 좀 다른 방향으로 효과가 들긴 했는데...
"저기..."
"네?"
"아까부터 봤는데 너무 제 스타일이셔서요. 번호 좀 알려주시면 안 될까요?"
제가 당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스타일이어야 되는데 어찌 이런 일이... 사실 살면서 내 번호 바라는 사람이 다단계 말고 없어서...^^ 이걸 어쩌지 하는 마음에 이도저도 못하고 있었음. 아니 주고 싶은 마음이 없을 뿐더러 저는 지금 저희 동혁이 찾아야 되거든요ㅠ
"아 죄송한데 제가,"
"애인...이 있으시구나..."
"네?"
그렇게 변명하려고 한 것은 맞으나 난 아직 아무 말도 안 했는데요? 저 혹시 이 사람이랑 텔레파시 통해서 새끼 손가락이 붉은 실로 연결되어 있고 그런 건 아니죠? 그런 거라면 중간을 잘라 동혁이 손에 매어주리...
"아니, 뒤에 애인 분 표정이... 제가 눈치가 없었네요. 죄송했습니다. 그럼..."
"아니 저기 청년..."
존나 당황한 얼굴로 막 자리를 뜨길래 저는 생각을 했지. 아, 뒤라고 하는 걸 보니 저 청년이 귀신을 보는구나... 총각귀신이라도 붙었냐 나한테ㅠ 잘못하면 굿하러 갔을 수도 있겠다 싶어서 안심하고 뒤 돌았는데요 글쎄.
"제 애인이세요?"
"그건 또 무슨 소린데요."
"아까 저사람이 뒤돌았을 때 보이는 사람이 내 애인이랬어."
"누가 봐도 번호 달라는 상황이었는데."
"야 그래도 누나가 너 생각나서 안 줬다. 잘했지."
물론 다단계일까봐 안 준 거지만 동혁이 생각이 안 난 건 아니니까 거짓말은 아니지 맞아 그래.
"응."
근데 거기서 동혁이 네가 그렇게 대답을 해버리면 아무 준비 없는 내 심장은 이미 신혼살림을 차리고 있는데 입주할래?
3.
동혁이가 인생에 내가 합류한 이후로 내새끼가 내 집에 와본 적은 아마 열손가락 다 차지도 않을 것입니다. 미친. 나는 태풍이 불어도 가고 싶은 게 동혁이 곁인데 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안 오려 그래; 아니 씌바 내가 이상한 짓 할 것 같다고 그러는 게 말이나 되냐 진짜. 이동혁은 나에 대해서 모르는 게 뭐야? 손만 잡는다고 해도 안 믿고 후.
아무튼 그런 동혁이가 우리집에 행차하신 날이 있었음. 전 날 내가 이씨 가문 형제 술잔을 좀 꺾었는데 형이라는 새끼가 내 가방을 들고 집에 가는 바람에 나는 가방잃은 방랑자가 되엇다내...룰ㄹ루,,, 괘씸하지만 고마운 새끼. 너처럼 인생에 도움되는 친구 처음 본다.
"와, 누나는 누구랑 같이 못 살겠네요. 책상이 무슨..."
"오, 마치 나와 같이 살려고 생각까지 했던 것 같은 어투인데."
"정리 좀 하고 살라는 말인데요."
그거 정리한 건데, 하는 말이 입 앞까지 올라왔는데 차마 말할 수 없는 부분. 진짜 도망가면 어떡해... 다 털어 보여줄 수 있다지만 그게 내 책상의 위생상태까지는 아님.
"혹시 가방만 주고 바로 가는 칼같은 면모를 보여서 누나 마음에 다시 한 번 불을 지를 거야?"
"...약속 있어요."
"우리 사랑은 불장난..."
그래도 나의 귀엽고 깜찍하고 사랑스러운데 예쁘고 가끔은 섹시하기까지 한 나의 아기사슴이 나를 위해서 가방을 들고 여기까지 왔다는데 그 깜찍함에 누나는 숨을 쉴 수가 없어... 그러니까 음료수라도 하나 들려 보내야겠다는 거임.
냉장고 앞에서 이프로랑 사이다 중에 고민하는데 덜컥 뒤에서 무슨 소리를 들었게요?
"누구에요?"
"뭐가...오... 글쎄, 키우던 고양이인가?"
"고양이치곤 되게 사람처럼 생겼는데."
아니 그게 왜 거기에...*^^* 나는 운명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사람이기 때문에 살면서 게으른 나를 탓해본 적이 몇 번 없는데 오늘이 그 몇 안 되는 날 중에 하나인 것 같은 기분이 들고 지금 당장이라도 저 사진에 불이라도 지를까 하며 가스레인지를 한 번 봤지만 위험하니 관두기로 해...
ㅆ;발... 버린다고 박스에 모아둬놓고 왜 안 갖다 버리냐고... 내가 살면서 동혁이 손에 제 구남친 사진이 들려있으리라고는 정말이지... 이게 뭐냐면 한석봉이 갑자기 글 안 쓰고 조각을 하겠다고 하는 느낌이요. 그러니까 약간 대재앙?
"버리려고 거기에 둔 거야."
"아, 그래요?"
"네 그렇슴다..."
"그럼 내가 나가면서 버리면 되겠네."
그러면서 박스 채로 들고 나가버리셨답니다. 세상에나 이게 질투 아니면 뭐지? 질투의 예시를 읽고 또 읽어도 방금 상황과 너무도 잘 맞아 떨어지는 말이라서 나는 더 이상 바랄 게 없다네~ 우리 동혁이 때문에 누나는 새됐어...ㅠ 동혁이의 피앙세ㅜㅠ
2.
내 인생에 계탄 날이 있다면 동혁이의 성인 첫 술을 함께한 날과 이 날이 되시겠음. 언제냐면 때는 바야흐로 내가 동혁이와 약 한 달만에 영화를 보러 간 날임. 유후 우리 동혁이가 목에 칼이 들어와도 로맨스는 안 보러 간다길래 액션 보는 대신 마음속에 누나가 들어가도 되겠냐고 하자마자 로맨스 보러 가기로 함. 참 내 귀여워서 살 수가 없네.
내가 우리 동혁이랑 아주 오랜만에 데이트 하는 거니까, 뭐 왜 데이트잖아. 흑심있는 사람이랑 영화보면 데이트지.
아무튼 되게 샤라방방하게 하고 나갔단 말이에요. 왜냐면 그냥 그러고 싶었어. 좀 다른 방향으로 효과가 들긴 했는데...
"저기..."
"네?"
"아까부터 봤는데 너무 제 스타일이셔서요. 번호 좀 알려주시면 안 될까요?"
제가 당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스타일이어야 되는데 어찌 이런 일이... 사실 살면서 내 번호 바라는 사람이 다단계 말고 없어서...^^ 이걸 어쩌지 하는 마음에 이도저도 못하고 있었음. 아니 주고 싶은 마음이 없을 뿐더러 저는 지금 저희 동혁이 찾아야 되거든요ㅠ
"아 죄송한데 제가,"
"애인...이 있으시구나..."
"네?"
그렇게 변명하려고 한 것은 맞으나 난 아직 아무 말도 안 했는데요? 저 혹시 이 사람이랑 텔레파시 통해서 새끼 손가락이 붉은 실로 연결되어 있고 그런 건 아니죠? 그런 거라면 중간을 잘라 동혁이 손에 매어주리...
"아니, 뒤에 애인 분 표정이... 제가 눈치가 없었네요. 죄송했습니다. 그럼..."
"아니 저기 청년..."
존나 당황한 얼굴로 막 자리를 뜨길래 저는 생각을 했지. 아, 뒤라고 하는 걸 보니 저 청년이 귀신을 보는구나... 총각귀신이라도 붙었냐 나한테ㅠ 잘못하면 굿하러 갔을 수도 있겠다 싶어서 안심하고 뒤 돌았는데요 글쎄.
"제 애인이세요?"
"그건 또 무슨 소린데요."
"아까 저사람이 뒤돌았을 때 보이는 사람이 내 애인이랬어."
"누가 봐도 번호 달라는 상황이었는데."
"야 그래도 누나가 너 생각나서 안 줬다. 잘했지."
물론 다단계일까봐 안 준 거지만 동혁이 생각이 안 난 건 아니니까 거짓말은 아니지 맞아 그래.
"응."
근데 거기서 동혁이 네가 그렇게 대답을 해버리면 아무 준비 없는 내 심장은 이미 신혼살림을 차리고 있는데 입주할래?
3.
동혁이가 인생에 내가 합류한 이후로 내새끼가 내 집에 와본 적은 아마 열손가락 다 차지도 않을 것입니다. 미친. 나는 태풍이 불어도 가고 싶은 게 동혁이 곁인데 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안 오려 그래; 아니 씌바 내가 이상한 짓 할 것 같다고 그러는 게 말이나 되냐 진짜. 이동혁은 나에 대해서 모르는 게 뭐야? 손만 잡는다고 해도 안 믿고 후.
아무튼 그런 동혁이가 우리집에 행차하신 날이 있었음. 전 날 내가 이씨 가문 형제 술잔을 좀 꺾었는데 형이라는 새끼가 내 가방을 들고 집에 가는 바람에 나는 가방잃은 방랑자가 되엇다내...룰ㄹ루,,, 괘씸하지만 고마운 새끼. 너처럼 인생에 도움되는 친구 처음 본다.
"와, 누나는 누구랑 같이 못 살겠네요. 책상이 무슨..."
"오, 마치 나와 같이 살려고 생각까지 했던 것 같은 어투인데."
"정리 좀 하고 살라는 말인데요."
그거 정리한 건데, 하는 말이 입 앞까지 올라왔는데 차마 말할 수 없는 부분. 진짜 도망가면 어떡해... 다 털어 보여줄 수 있다지만 그게 내 책상의 위생상태까지는 아님.
"혹시 가방만 주고 바로 가는 칼같은 면모를 보여서 누나 마음에 다시 한 번 불을 지를 거야?"
"...약속 있어요."
"우리 사랑은 불장난..."
그래도 나의 귀엽고 깜찍하고 사랑스러운데 예쁘고 가끔은 섹시하기까지 한 나의 아기사슴이 나를 위해서 가방을 들고 여기까지 왔다는데 그 깜찍함에 누나는 숨을 쉴 수가 없어... 그러니까 음료수라도 하나 들려 보내야겠다는 거임.
냉장고 앞에서 이프로랑 사이다 중에 고민하는데 덜컥 뒤에서 무슨 소리를 들었게요?
"누구에요?"
"뭐가...오... 글쎄, 키우던 고양이인가?"
"고양이치곤 되게 사람처럼 생겼는데."
아니 그게 왜 거기에...*^^* 나는 운명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사람이기 때문에 살면서 게으른 나를 탓해본 적이 몇 번 없는데 오늘이 그 몇 안 되는 날 중에 하나인 것 같은 기분이 들고 지금 당장이라도 저 사진에 불이라도 지를까 하며 가스레인지를 한 번 봤지만 위험하니 관두기로 해...
ㅆ;발... 버린다고 박스에 모아둬놓고 왜 안 갖다 버리냐고... 내가 살면서 동혁이 손에 제 구남친 사진이 들려있으리라고는 정말이지... 이게 뭐냐면 한석봉이 갑자기 글 안 쓰고 조각을 하겠다고 하는 느낌이요. 그러니까 약간 대재앙?
"버리려고 거기에 둔 거야."
"아, 그래요?"
"네 그렇슴다..."
"그럼 내가 나가면서 버리면 되겠네."
그러면서 박스 채로 들고 나가버리셨답니다. 세상에나 이게 질투 아니면 뭐지? 질투의 예시를 읽고 또 읽어도 방금 상황과 너무도 잘 맞아 떨어지는 말이라서 나는 더 이상 바랄 게 없다네~ 우리 동혁이 때문에 누나는 새됐어...ㅠ 동혁이의 피앙세ㅜㅠ
2.
내 인생에 계탄 날이 있다면 동혁이의 성인 첫 술을 함께한 날과 이 날이 되시겠음. 언제냐면 때는 바야흐로 내가 동혁이와 약 한 달만에 영화를 보러 간 날임. 유후 우리 동혁이가 목에 칼이 들어와도 로맨스는 안 보러 간다길래 액션 보는 대신 마음속에 누나가 들어가도 되겠냐고 하자마자 로맨스 보러 가기로 함. 참 내 귀여워서 살 수가 없네.
내가 우리 동혁이랑 아주 오랜만에 데이트 하는 거니까, 뭐 왜 데이트잖아. 흑심있는 사람이랑 영화보면 데이트지.
아무튼 되게 샤라방방하게 하고 나갔단 말이에요. 왜냐면 그냥 그러고 싶었어. 좀 다른 방향으로 효과가 들긴 했는데...
"저기..."
"네?"
"아까부터 봤는데 너무 제 스타일이셔서요. 번호 좀 알려주시면 안 될까요?"
제가 당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스타일이어야 되는데 어찌 이런 일이... 사실 살면서 내 번호 바라는 사람이 다단계 말고 없어서...^^ 이걸 어쩌지 하는 마음에 이도저도 못하고 있었음. 아니 주고 싶은 마음이 없을 뿐더러 저는 지금 저희 동혁이 찾아야 되거든요ㅠ
"아 죄송한데 제가,"
"애인...이 있으시구나..."
"네?"
그렇게 변명하려고 한 것은 맞으나 난 아직 아무 말도 안 했는데요? 저 혹시 이 사람이랑 텔레파시 통해서 새끼 손가락이 붉은 실로 연결되어 있고 그런 건 아니죠? 그런 거라면 중간을 잘라 동혁이 손에 매어주리...
"아니, 뒤에 애인 분 표정이... 제가 눈치가 없었네요. 죄송했습니다. 그럼..."
"아니 저기 청년..."
존나 당황한 얼굴로 막 자리를 뜨길래 저는 생각을 했지. 아, 뒤라고 하는 걸 보니 저 청년이 귀신을 보는구나... 총각귀신이라도 붙었냐 나한테ㅠ 잘못하면 굿하러 갔을 수도 있겠다 싶어서 안심하고 뒤 돌았는데요 글쎄.
"제 애인이세요?"
"그건 또 무슨 소린데요."
"아까 저사람이 뒤돌았을 때 보이는 사람이 내 애인이랬어."
"누가 봐도 번호 달라는 상황이었는데."
"야 그래도 누나가 너 생각나서 안 줬다. 잘했지."
물론 다단계일까봐 안 준 거지만 동혁이 생각이 안 난 건 아니니까 거짓말은 아니지 맞아 그래.
"응."
근데 거기서 동혁이 네가 그렇게 대답을 해버리면 아무 준비 없는 내 심장은 이미 신혼살림을 차리고 있는데 입주할래?
3.
동혁이가 인생에 내가 합류한 이후로 내새끼가 내 집에 와본 적은 아마 열손가락 다 차지도 않을 것입니다. 미친. 나는 태풍이 불어도 가고 싶은 게 동혁이 곁인데 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안 오려 그래; 아니 씌바 내가 이상한 짓 할 것 같다고 그러는 게 말이나 되냐 진짜. 이동혁은 나에 대해서 모르는 게 뭐야? 손만 잡는다고 해도 안 믿고 후.
아무튼 그런 동혁이가 우리집에 행차하신 날이 있었음. 전 날 내가 이씨 가문 형제 술잔을 좀 꺾었는데 형이라는 새끼가 내 가방을 들고 집에 가는 바람에 나는 가방잃은 방랑자가 되엇다내...룰ㄹ루,,, 괘씸하지만 고마운 새끼. 너처럼 인생에 도움되는 친구 처음 본다.
"와, 누나는 누구랑 같이 못 살겠네요. 책상이 무슨..."
"오, 마치 나와 같이 살려고 생각까지 했던 것 같은 어투인데."
"정리 좀 하고 살라는 말인데요."
그거 정리한 건데, 하는 말이 입 앞까지 올라왔는데 차마 말할 수 없는 부분. 진짜 도망가면 어떡해... 다 털어 보여줄 수 있다지만 그게 내 책상의 위생상태까지는 아님.
"혹시 가방만 주고 바로 가는 칼같은 면모를 보여서 누나 마음에 다시 한 번 불을 지를 거야?"
"...약속 있어요."
"우리 사랑은 불장난..."
그래도 나의 귀엽고 깜찍하고 사랑스러운데 예쁘고 가끔은 섹시하기까지 한 나의 아기사슴이 나를 위해서 가방을 들고 여기까지 왔다는데 그 깜찍함에 누나는 숨을 쉴 수가 없어... 그러니까 음료수라도 하나 들려 보내야겠다는 거임.
냉장고 앞에서 이프로랑 사이다 중에 고민하는데 덜컥 뒤에서 무슨 소리를 들었게요?
"누구에요?"
"뭐가...오... 글쎄, 키우던 고양이인가?"
"고양이치곤 되게 사람처럼 생겼는데."
아니 그게 왜 거기에...*^^* 나는 운명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사람이기 때문에 살면서 게으른 나를 탓해본 적이 몇 번 없는데 오늘이 그 몇 안 되는 날 중에 하나인 것 같은 기분이 들고 지금 당장이라도 저 사진에 불이라도 지를까 하며 가스레인지를 한 번 봤지만 위험하니 관두기로 해...
ㅆ;발... 버린다고 박스에 모아둬놓고 왜 안 갖다 버리냐고... 내가 살면서 동혁이 손에 제 구남친 사진이 들려있으리라고는 정말이지... 이게 뭐냐면 한석봉이 갑자기 글 안 쓰고 조각을 하겠다고 하는 느낌이요. 그러니까 약간 대재앙?
"버리려고 거기에 둔 거야."
"아, 그래요?"
"네 그렇슴다..."
"그럼 내가 나가면서 버리면 되겠네."
그러면서 박스 채로 들고 나가버리셨답니다. 세상에나 이게 질투 아니면 뭐지? 질투의 예시를 읽고 또 읽어도 방금 상황과 너무도 잘 맞아 떨어지는 말이라서 나는 더 이상 바랄 게 없다네~ 우리 동혁이 때문에 누나는 새됐어...ㅠ 동혁이의 피앙세ㅜㅠ
비디오 태그를 지원하지 않는 브라우저입니다
4.
"야, 너 그냥 이동혁이랑 얼른 연애 하면 안 되냐?"
"술 마시는데 그런 소리 하지 마, 나 진짜 체할 것 같으니까."
"이동혁 온대."
"헐, 왜?"
"네가 보고 싶다며, 그대로 전했더니 온다는데."
아니 내가 보고 싶다고 했지 부르라고 했냐고... 누구야! 고딩 때 입던 체육복에 슬리퍼 끌고 나온 사람이 누구냐고! 아무리 내 고딩 때 체육복이 미관상 예쁜 편이었다고는 하지만 동혁이한테 보여줄 정도는 아닌데. 우래기한테는 제가 패션위크만 보여줘도 모자르다고요. 당신들이 사랑을 알아...?
"야 내가 문득 든 생각인데,"
"아무래도 이동혁이 네 마음을 알아준 것 같다고?"
"...내 마음 읽는 건 너희 집안 능력이야?"
"네가 매번 똑같은 소리 한다는 생각은 안 해봤냐."
다행쓰. 정말 그런 능력이 있는 줄 알고 쫄아있던 사람 ㄴㅇㄴ... 동혁이 어머님이 나의 흑심을 알아채시면 안 되니까 말이지...
"그러지 말고, 고백을 해 차라리."
"고백하잖아 맨날..."
"그게 고백이었어?"
"그럼 그게 공갈협박이었겠냐고 시발..."
"그런 줄 알았는데."
?????????????????????????
갑자기 뒤에서 이동혁 목소리가 들리는 거임. 내가 취하면 원래 동혁이 목소리도 들리고 얼굴도 보이고 하는 건 맞는데 그래도 갑자기 이렇게 증세가 보인다고? 아, 제가 동혁병 중증... 그거라서... 야이씨 그래도 지금은 아니지.
"네가... 왜 거기서 나와...?"
"오라면서요."
"어... 그러긴 했는데 그게 타이밍이..."
"별로였어요?"
"아니, 갓-벽."
그러면서 엄지까지 치켜 올려줬는데 그제서야 생각이 나는 거임. 그러고보니까 이새끼... 그런 줄 알았다고 하지 않았나요? 그런 줄 알아? 뭐가 그런 줄 알아. 내가 너 없으면 못 사는 사람인데 너한테 공갈협박을... 하...
"공갈협박인 줄 알았다고? 너 누나가 그렇게 범죄자 같니?"
"그건 또 무슨 소리에요."
"공갈협박인 줄 알았다며."
"그런 줄 알았는데, 아니라서 다행이라고요."
???????????????????????
"얘 나랑 결혼하겠다고 한 거지 방금."
"아니, 그냥 다행이라고만 했어."
"동혁아 방금 그거 청혼 아니야?"
"아닌데요."
동혁이의 양면 사이에서 나는 날마다 죽소... 오늘 나의 사인은 심쿵이오...
-투표는 오늘의 연애로 받아놓고 심어드립니다 가져오는 인성.
-아니 모... 연애 하려면 그 전 과정이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동혁이가 공갈협박 아니라서 다행이라는데 그럼 모... 답 나왔, 아니 아무튼.
-눈치 채셨는지 모르겠지만 4의 다음날이 3입니다. 전 원래 숫자 맞추고 그러는 거 몰라효... 수학을 못해서 분수도 모르고 사는걸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