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오빠랑 콩키우는썰
부제: 바보,멍청이
오빠랑 나는 소개팅으로 처음 만났어. 나는 스물 한살때, 오빠는 스물 다섯살때.
둘다 소개팅을 싫어하는 성격인데, 어떻게 이렇게 사귀게된건지 신기해 ㅋㅋㅋㅋ
오빠는 엄청 큰 기업에서 일해. 회계 쪽이라서, 머리쓰는일이 엄청 많아.
그리고 워낙 회사가 크다보니 나보다 일이 먼저일때도 가끔 있어. 속상하긴해, 쪼금?
오빠가 평소에 공과사 구분 확실하고 생활이 선그어놓듯이 체계적인 사람인데,
한번은 일도 다 팽겨치고 나한테 온적이 있어
내가 맹장이 터졌나? ㅋㅋㅋㅋㅋㅋ 그랬을거야
내가 학교에서 핸드폰 톡톡 두드리면서 친구 기다리는데, 배가 살살 아파오는거야.
화장실에 가고싶은거였나, 해서 친구도 안오길래 화장실에 들어갔어.
근데 변기에 앉자마자 미친듯이 배가 아파오는거야
변비랑은 비교도 안되게, 장이 꼬이는거같고 그랬어.
진짜 못참겠는거야 눈물도 막 쏟아지고
오빠가 일에 애착이 커서 아무리 아파도 오빠 일 끝나고 연락했었거든?
근데 오늘은 아무리 전화를 해도 아무도 안받는거야
그래서 결국 오빠한테 전화했어 그때 나 식은땀 엄청나고 눈물이랑 섞여서 진짜.. 가관이였는데
그런것보다 배가너무아파서 아무생각도 안들었어
전화하니까 오빠가 되게 바빠보이는거야, 미안하게..
"어 ㅇㅇ아"
"오빠..."
"..왜그래, 아파?"
종현오빠가 또 감동인게, 목소리만 들어도 내가 어떤상태인지 알아서 먼저 걱정해주고 그래.
아파서 눈물나는데 오빠 목소리들으니까 더 눈물나는거야..진짜 울면서 말했던거같아
"오빠..나..배,아프,..으"
"어디야. 어디야 지금."
"학교..화장실..어"
화장실이라고 말하자마자 전화가 뚝 끊겼어.
설마 오빠가 오려나 하는 생각도 들고 한데 목소리들으니까 힘이 쭉 빠지는거야..
화장실 바닥에 쓰러져서 정신 잃었던거같아.
머리가 찡하고 울리는거같아서 눈뜨니까 병원이더라.
눈 몇번 깜빡이는데 종현오빠가 가만히 내려다보고있더라고
내가 놀라서 일어나려하는데 배가 너무 땡기는거야 그래서 아. 이러니까 오빠가 인상쓰더니
"가만히 있어" 이래서 다시 누웠어.
"오빠.."
목소리 다 갈라지고 그러더라.
내 목소리 들으니까 오빠 엄청 화난표정이였어
"조금만 더 늦었어봐."
"...."
"너 나 못봤으면 어떡할래."
내가 아프고싶어서 아픈것도 아니고, 오빠 일 방해할까봐 연락 늦게한건데 나를 혼내니까 서러운거야 너무
그래서 조금씩 훌쩍였더니 오빠가 옆에 앉았어.
"이럴려면 나랑 왜만나. 남자친구는 괜히 있어?"
"..오빠 일 바쁘잖아"
"지금 일이 중요해?"
"...."
진짜 속상한거야 나는
가뜩이나 아픈데, 오빠생각하느라 제일먼저 연락 못한것도 슬픈데.
저렇게 화만내고.
내가 계속 훌쩍이니까 오빠가 한숨쉬더니 안아주더라.
"ㅇㅇ아"
"......"
"대답해."
"..응"
오빠가 나 끌어안고 머리 쓰다듬어주는데,
심장뛰는소리도 다 들리더라.
"나 얼마나 놀란줄 아냐"
"......."
"나한텐 일도 중요하지만,"
"......."
"니가 훨씬 중요해."
그러더니 안고있던 팔 풀어서 내얼굴 한번 보더니 다시 끌어안았어
"나 진짜 바쁠때도 니전화는 꼭 받잖아, 그치."
"..응"
"나 너때문에 오늘 회의있던것도 다 취소하고 달려왔어. 알아?"
"....."
내가 좀 미안해서 오빠 품에 얼굴 묻으니까 푸스스 웃어.
"오빠가 미안해."
"..뭐가"
"나만 생각해서. 아직 알콩달콩 연애 많이하고싶을텐데. 직장인 만나기 힘들지?"
"..아니"
내 머리위에 고개 올려놓더니 등 토닥토닥 해주더라
"돈 많이 벌어서, 너 맛있는거 다 사줄게."
"....."
"싫은가. 그럼 옷도 다 사줄게."
"....."
"음.. 집도 사줄까?"
내가 그만하라고 오빠 등 치니까 큭큭 웃어. 그리고서 나만 들리게 말해줬어.
"좋아해."
"...."
"말로 표현할수 없을만큼."
이건 나중에 알게됬는데, 오빠가 내전화 받자마자 차타고 학교와서 화장실 다 돌아다니면서 나 찾았대.
여자화장실이였는데도..
그일로 오빠랑 나는 학교에서 유명인사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