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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전정국] 그대야 안녕 10화 | 인스티즈 

 


 

 

 

 

BGM - 세렝게리의 찻잔 (달샘) 


 


 


 


 


 


 


 


 


 

10화 

: 바다 


 


 


 


 


 


 


 


 


 

 졸린 좀비를 이끄는 호석이와 그 좀비의 뒤를 따르는 정국이. 아직도 반쯤 자고 있는 것 같은 정신에서 헤어나오려 가볍게 양쪽 뺨을 짝짝 두 번 치니 옆에 있던 정국이가 흠칫 나를 돌아본다. 수업이 끝난 다른 학교 애들도 많이 탄 엘리베이터에서 내 소리가 신경이 쓰였나 싶어 흐릿한 의식을 잡아 눈을 크게 떴다. 혹시나 계속 나를 보는 게 아닐까 점차 마음이 간질간질해지고 침이 꼴깍 넘어간다.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고개를 푹 숙여 조심스레 얼굴을 숨기는데 옆으로 보이는 야무지게 생긴 정국이 팔이 눈에 들어온다. 팔은 계속 멋있네. 손도 계속 예쁘고. 우연찮게 네 손에 시선이 묶이다보니 그때 그 남사스러운 기억이 꽃봉오리처럼 피어올라 얼굴에 열이 오른다. 아힛.. 참. 속으로만 웃는다는 게 어느새 광대가 고개를 내밀고 애써 설렘을 삼키니,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해 우리 셋을 포함한 모두가 내린다. 다른 애들과 함께 앞의 호석이가 우르르 내리고, 그 뒤를 따라 발을 디디니 정국이가 성큼성큼 내 앞을 지나간다. 아무래도 느린 나보다 먼저 내리려는 건가 싶어 나도 더 열심히 발을 옮기려는데. 


 

 "..." 


 

 정국이가 내리지 않고 엘리베이터 열림 버튼을 꾸욱 누른다. 누가 내 맘을 주먹으로 한 대 때리기라도 한 듯 얼떨떨해져 눈이 커진 채 고개를 드니, 서로 마주치는 시선이 어색하기 그지없다. 가만히 내 쪽을 보고 서서 내가 나가기를 기다리며, 진득한 정적 속에 밑 입술을 살짝 깨무는데 그 사이에 그만 내 맘이 단단히 껴버리고 만다. 게다가 손가락 끝이 노래지게 버튼을 꾹 누르고 있는 행동과는 달리, 내 눈을 마주치다 금세 피해버리는 큰 눈동자는 얼마나 내 속을 살랑살랑 간지럽히는지. 아직 낯을 가린다고 해도 그렇게 배려 넘치게 가리면 내가 어떻게 감당해야 하는 걸까. 나는 아무래도 너랑 결혼해야 하는 걸까. 


 

 "뭐해? 안 내리고. 너네 시간 없어." 


 

 속으로 주접을 떨고 있자 호석이가 정신차리라는 듯이 밖에서 우리를 재촉한다. 그에 번뜩 정신이 들어 안에서 버튼을 눌러주고 있는 정국이를 두고 먼저 내리니, 우리보다 더 급한 호석이는 벌써 저만큼 앞장서고 있다. 분명 나 잠 깨워준다고 했는데 어째 자기가 더 신나 보이는 건 착각일까. 


 


 


 


 


 


 


 


 


 

 

 잔말 않고 호석이를 따라온 곳은 학원 옆에 위치한, 가로등 빛이 멀고 인적이 드문 공원의 한 구석이었다. 


 

 "아아.. 어떡해. 너무 가여워." 


 

 어두컴컴한 나무 아래 수풀 사이로, ​몸집이 작은 주황색 새끼 고양이가 말똥말똥 앉아있다. 이내 가냘프게 울기 시작하니 쭈그려 앉아있는 호석이가 능숙하게 머리를 쓰다듬는다. 사람 손을 타는 동물인지 그릉그릉, 좋다는 소리를 내며 그 손을 잡고 그 자리에서 몇 번을 뒹구는 모습이 ​경악스럽게 귀엽다. 그냥 보기만 해도 얼굴에 인상이 써져서 어쩔 줄을 모르고 있으니 호석이가 방금 하던 이야기를 잇는다. 


 

 "아무래도 엄마는 멀리 떠난 게 맞는 것 같아. 여기 고양이들 차에 많이 치이거든. 몇 주 전부터 아예 안 보여." 

 "그니까. 저 애를 그냥 두고 갈 리가 없는데." 


 

 아.. 그랬구나.. 천진난만한 고양이의 얼굴 뒤로 가려져있는 안타까운 사연에 나도 모르게 탄식이 흘러나오고 마음이 한쪽이 저릿해진다. 무작정 박스에 넣어서 집에 데리고 가면 어떻게라도 되지 않을까 싶은, 대책 없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작은 고양이가 걱정이 되기 시작하지만 막상 현실적인 해답은 찾을 수가 없는 노릇이다. 나와 같은 답답함을 느끼는지, 호석이 옆으로 같이 쭈그려 앉아있던 정국이가 그냥 두고 갈 리가 없다며 울적하게 고개를 떨군다. 내 밑으로 보이던 네 정수리가 힘없이 떨어지고 정국이와 호석이 둘 다 동시에 깊은 한숨을 쉬는데, 배를 보이고 누워있던 고양이가 다시 바닥을 뒹군다. 그 모습에 밑에서 정국이가 살포시 웃음을 터뜨리며 손을 뻗는데 그 팔에 난 뚜렷한 생채기가 눈에 띈다. 아마도 며칠 전, 학원 수학 수업 때 화이트 보드 앞에서 봤던 그 상처 자국인 것 같았다. 


 

 "야. 넌 만지지 마. 또 할퀼라." 

 "내가 싫어서 그런 것도 아니고 놀다가 그런 건데, 뭐." 

 "그래도~. 너 아직 딱지 앉은 거 다 안 나았잖아." 

 "걱정 마셔." 


 

 네가 또 다칠까 걱정하는 호석이의 말과 나의 마음을 뒤로 하고 정국이가 고양이 턱을 부드럽게 매만진다. 아직도 팔에 빨갛게 그려져있는 세로로 된 긴 줄을 보니 맘이 순식간에 시큰해진다. 네 팔을 그렇게 만든 게 다름 아닌 저 작은 동물이었다니. 고양이가 조금 미워지려 하다가도 금세 안쓰러워져, 감정이 온탕과 냉탕을 빠르게 오간다. 


 

 "소시지가 다 말라비틀어졌네. 바다 오늘 뭐 머거쪄? 웅?" 


 

 정국이는 턱을 만져주고 호석이는 다시 머리를 쓰다듬어주는데 호석이의 걱정어린 눈빛이 어느 한 쪽을 향한다. ​비어있는 사료 그릇과 흙이 섞여있는 물 그릇이 눈에 띄고, ​그 옆에 말라있는 소시지 조각 또한 바닥을 나뒹굴고 있다. 저 어린 것이 영양가 있는 하루를 보내지 못했다는 것은 눈에 훤히 보이는 사실이었다. 물끄러미 보고 있자니 괜히 코끝이 시큰해질 것만 같아 신발코로 애꿎은 인도 블록을 건드리니, 내 발 근처에 앉아있던 호석이가 손목시계를 확인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자, 이제 너넨 가고. 난 더 놀아주다 갈래." 


 

 상황을 딱딱 정리하는 근엄한 선생님처럼 말하고 나서 교복 바지 주머니에서 비장하게 무언가를 꺼낸다. 작은 주황색 소시지 두 개였다. 제 손가락만큼 얇은 소시지를 들고서 사뭇 집중하여 포장지를 벗기기 시작하는데 이상하게 시선이 호석이 손에 꽂히기 시작한다. 쭈그렸던 다리를 펴고 그제야 읏챠, 일어나는 정국이의 시선도 같은 곳에 모인다. 


 

 "..." 

 "..." 

 "..." 


 

 고양이 생각에 맘이 많이 급한지 얇고 길쭉한 손이 헛손질을 해대며 빨간 줄을 안간힘으로 뜯으려는데, 짧은 손톱은 좀처럼 호석이를 도와줄 생각이 없다. 그렇게 한참을 틱틱, 야속한 손톱이 빨간 줄을 비껴가니 그를 지켜보는 셋의 얼굴도 같이 험악해진다. 


 

 "너네 얼른 가라니까?"​ 


 

 그러다 별안간, 한껏 인상을 쓴 채 고개를 들고 진지한 얼굴로 늦는다며 얼른 가라는데 우리가 갈 수가 있나. 정국이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가 호석이보다는 손톱이 더 길 것 같아 줘 봐, 하고 소시지를 받아드니 호석이 손이 힘없이 내준다. 호기롭게 가져온 소시지 포장 줄을 손바닥 근육이 저릴 정도로 세게 꼬집었다. 강한 악력으로 집어서 재빨리 쥐어 뜯으니 그제야 보이는 반갑게 고개를 내미는 소시지 속살. 얼굴을 빼꼼 내밀고 내게 인사를 건네는 소시지에 나도 달갑게 눈을 크게 뜨니, 얇은 손가락이 재촉하듯 내 손에 소시지를 재빠르게 가져간다.    


 

 "​고마워. 얼른 가. 늦으면 혼나." 

 "​알았어, 호들갑은. 간다."​ 

 "​내일 봐, 호석아. 어두우니까 너무 오래 있지는 말고." 

 "​알았어, 깨빵. 잘 가, 둘 다."​​ 

​ 

 누가 보면 수업 시간이 임박한 사람이 우리 둘이 아닌 호석이로 보일 정도로 서두르는 모습에, 정국이가 가볍게 웃음을 흘리고 너와 같이 구석에서 벗어났다. 그렇게 저벅저벅 우리 발소리만이 고요한 공원을 채우며 단둘이 걷기 시작했다. 영차영차 최대한 아프지 않게 다리를 움직이다 보니 어느새 또 많이 느려진 걸음이 괜시리 미안해져 정국이를 흘끗 올려다보니, 딱히 개의치 않는 듯 평온하고 별다른 생각을 하고 있지 않는 얼굴이다. 그래도 다행이다 생각하고서 아주 잠시 너를 향했던 시선을 거둬 재빨리 바닥으로 돌린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쿵쿵. 가로등이 공간을 은은히 밝히는 공원에서 어둑어둑하게 보이는 네 모습을 보니 어김없이 가슴이 떨려오기 시작한다. 괜히 봤다. 진짜 괜히 봤다. 그냥 혼자 걷는다 생각하고 앞만 볼 걸. 내 볼에 자꾸 물감을 떨어뜨리는 분위기 때문에 금방 발그레해진 얼굴이 곤란해지기 시작했다. 혹시 지금 네가 내 얼굴을 본다면 내가 널 좋아하는 게 들킬 것만 같아, 이걸 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 손에 땀이 흥건해진다. 둘만 있는 상황에 내가 갑자기 또 고개를 숙이면 이상하게 생각할 것 같아 초조해져, 최대한 얼굴을 가리지 않기로 마음먹고 어느 때보다 고개를 당당히 들었다. 터질 것 같은 얼굴로 멀쩡한 척 걸으니, 그런 나의 바로 옆에서 아주 천천히 걷는 네 발소리가 내 심장을 들쑤셔온다. 네가 향하는 걸음대로 내 마음 속에 지워지지 않을 발자국이 찍힌다. 이대로 시간이 멈추길 바라는 건 욕심일까. 


 

 "​..."​ 

 "​..."​ 


 

 어느덧 고양이가 있던 곳과는 점점 멀어져 공원의 끝이 보이고 저 멀리 학원 건물의 입구가 눈에 들어온다. 이만큼이나 같이 걸어왔지만 한 번도 오가지 않은 대화에, 이젠 떨리던 마음이 절로 슬퍼지려 한다. 공원 바닥에 비춰지는 우리의 그림자는 영락없는 친구 혹은 그렇고 그런 사이였지만, 현실은 친구도 뭣도 아닌 아직 꽤나 서먹한 사이였다. 너와 몇 번 인사도 하고 대화를 했다고 해도, 셀 수 있을 정도로 적었으니 사실 당연한 것이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밀려오는 그 이유 모를 설움에 마음의 눈물을 닦고서, 다시 한 번 결연한 의지를 다지기로 한다. 친해지고 말 거다, 정국이랑. 친해진다! 나 너랑 친해진다!   

  

 "..​다리는 어쩌다 그런 거야?"​ 


 

 기필코 너와 친해지겠다며 비장하게 마음을 먹는데, 예상치 못하게 네가 입을 열었다. 또 내게 무언가 묻는 말이었다. 친하지 않지만 다정한 말투에 머리가 멈춰 어버버하기도 잠시, 네가 대답을 기다리다 흥미 없이 고개를 돌려버릴까 얼른 물음표를 잡았다. 


 

 "​..뛰다가 접질렸어. 복도에서."​   

 "​아아."​ 


 

 정국이가 내 말을 듣고 고개를 옅게 끄덕인다. 뛰던 이유가 다름 아닌 너라는 걸 네가 알게 되는 날이 오긴 할까. 


 

 "​근데 그.. 고양이 이름이 바다야?"​ 

 "​응응. 정호석이 지었어. 고양이들은 이름을 흔하게 지어야 오래 산다고."​ 

 "​아아. 그렇구나."​ 

 "​응."​ 


 

 내게 머물러있는 시선이 거둬지는 대화의 끝이 아쉬워 힘겹게 찾아낸 다른 화제. 그 덕분에 짧은 말이 더 오갈 수 있어 다행이었다. 정국이의 말을 듣자 이해가 갈 듯 말 듯한 ‘바다’라는 이름의 이유가 아리송해졌고, 얼마 안 가 그 이유를 어렴풋이 알 것 같기도 했다. 이게 아니면 저거겠지, 정도로 단순한 호석이의 생각으로는 아무래도 딱히 생각나는 게 없어서 많이 들어본 고양이 이름으로 지은 것 같았다. 길고양이에게 이름을 붙여주는 착한 마음씨와 평범하지만 나름대로의 사랑이 담겨있는 명칭에 웃음이 비집어 새나왔다. 호석이는 참 사랑이 많은 아이인 것이 분명했다. 

 


 


 


 


 


 


 


 


 


 

 몸도 안 굽혀질 것 같은 뻣뻣한 분위기 속에 늦지 않게 학원에 도착하고, 조금 남은 시간 덕분에 손을 씻으러 동시에 각각 화장실로 들어갔다. 정국이는 맨손으로 동물을 만졌고 난 아까 소시지를 너무 힘으로 까는 바람에 손톱 사이사이에 낀 잔여물과 기름기 때문에 찝찝해하던 참이었다. 아무도 없는 화장실에 들어와 물기로 흥건한 바닥에 넘어지지 않게 한 쪽 다리로 중심을 단단히 잡고 물을 틀었다. 쏴아아 하고 내 손 위를 적시는 물기와 수많은 공기 방울들이 이리저리 튀다가 마침내 내 얼굴에도 점을 찍는다. 무슨 수압이 이렇게 센지 잠깐 수도꼭지를 원망하다가 보송한 팔목으로 대충 훔치고 나서 비누칠을 한다. 퐁퐁퐁 손을 부드럽게 감싸는 거품 촉감에 기분이 좋아져 제법 신이 나기 시작한다. 단둘이 걸어오느라 쉴 틈 없이 떨려오던 마음이 점차 긴장이 풀리는 것 같았다. 조금씩 여유를 찾으니 이제야 이런저런 생각이 떠오르고 난 또 그 생각에 빠져들어 행복해진다. 정국이는 내가 뭐가 그렇게 궁금한 건지.. 참. 지금까지 내게 질문을 한 건 고작 두 번이었지만 그 횟수는 내게 스무 번, 이백 번보다 더 크게 다가왔고 더 크게 느껴졌다. 약속이라도 한 듯이 동시에 터지는 웃음과 주접에 세면대를 짚고 고개를 숙였다. 혼자 미소를 지으며 웃음을 참다가 결국 못 참고 잠시 킥킥댔을까, 미처 손을 헹구지 않고 짚은 탓에 미끄러져 순간 몸이 휘청였다. 몸이 갑자기 중심을 잃으니 그제야 번쩍 정신이 들어 얼른 다시 물을 틀었다. 그런데 그나저나 고양이 이름이 ‘바다’라니. ‘바다’는 우리 정국이 눈동자 보고만 하는 얘기인 줄 알았는데. 손을 닦다가 다시 입에 웃음이 걸리고 혼자 또 주유소 인형처럼 몸을 못 가누고 정신없이 웃음을 삼키니, 문득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섬뜩해진다. 내가 봐도 내 모습이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아 최대한 웃음기를 진정시키고 손을 마저 닦는데, 그때 마침 학원 종소리가 복도를 경쾌하게 울린다. 순간 헉 하고 놀라 어깨가 움찔하고 부리나케 손의 물기를 털기 시작했다. 망할, 아까 영어 끝나고 가방도 못 싸고 나왔는데. 결국엔 손을 말릴 새도 없이 얼른 문을 열고 나가니 저 앞에 이미 유리문을 몸통으로 밀고서 가만히 서있는 정국이가 보인다.   


 

 "​..."​ 


 

 이 쪽을 보고 있던 동그란 눈과 마주침과 동시에 정국이의 잘생긴 눈썹이 살짝 들썩이는 듯하다. 얼른 오라고 눈짓하는 것 같아 조급한 발걸음으로 다가가니, 가까스로 진정시킨 가슴이 너한테 향하는 몇 초 동안 다시 셀 수 없는 떨림을 전해온다. 더불어 나 큰일 본 거 아닌데 혹시 오래 걸린 시간 때문에 오해할까봐 걱정 가득한 맘으로 다다르니, 교무실에서 수학 쌤이 나올까 두리번거리던 정국이의 눈이 곧게 나를 향한다. 네가 잡고 있던 문 손잡이를 내가 받아 잡고 무사히 들어오니 그제야 눈길을 거두고 문에서 멀어지는 네 뒷모습이, 평소의 뒷모습과는 차원이 다르게 설렌다. 콧구멍에 수박을 때려넣는 정도로 벅찬 설렘이랄까. 그래도 다행히 아직 열리지 않은 교무실 문에 안도하며 콩닥콩닥 떨리는 맘으로 천천히 걷는 정국이의 뒤를 따르기 시작하니, 그때 네가 내 문제를 대신 풀어줄 때 맡았던 몽글몽글하고 향긋한 비누 냄새가 풍겨온다. 네 팔에 난 상처도 그렇고, 넌 역시 그날도 바다를 챙기고 돌아왔던 것이 분명했다. 동물에게 마음 쓰는 네가 주책스럽게도 기특하게 여겨져 속으로 주먹을 무는데 그런 네가 주저 없이 수학 강의실을 지나친다. 아까 나가던 길에 수학 강의실에 가방을 두고 와 영어 강의실에 들를 일이 없던 네가, 나와 함께 같은 곳으로 향했다. 아픈 다리로 급하게 가방을 챙기는 게 아무래도 자기 딴에는 마음에 걸렸는지, 나와 같이 가주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손을 볼에 가져가 꼬집었다. 생생한 꿈인지, 믿기지 않은 현실인지. 이제야 생각이 나는 내가 고양이 털 알레르기가 있었다는 사실도, 미뤄두다가 결국 수학 오답 노트를 몇 개 빼먹었다는 기억도 모두 안중에 없었다. 걷는 속도를 줄이고 씩씩한 네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마음이 한없이 약한 것 같은 네가 정말 한참동안 눈에 아른거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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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닉 ㅠㅠㅠㅠㅠㅠ안대ㅠㅠㅠ여기서 끝이나다니... 그것보다 둘이 얘기해써요... (´༎ຶོρ༎ຶོ`) 완전 영양가 없는 얘기지만 엄청나게 발전을 해따... ㅠㅠㅠㅠ완전 좋아요.. 작가님 글 읽으면 항상 학창시절이 떠올라서 기분이 너무 몽글몽글해요 ㅎㅎ 우리 깨빵이.. 정국이와의 관계가 정말 많이 발전해서 궁디팡팡 해주고싶네요 ㅠㅠ 기특해라 !! 오늘도 설레는 글 감사합니다 ><💜💜💜
5년 전
라잇나잇
이번에도 칭찬 정말 감사합니다 ㅠㅠ 독자님께선 항상 제게 넘치는 말들만 해주시는 것 같아요 덕분에 언제나 더 힘내서 글 쓸 수 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그러게요 ㅜㅜ 열심히 쓴다고 썼는데 오늘 분량이 넘 적은 것 같아요 다음엔 더 노력해볼게요! 오늘도 잘 봐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독자님 알라뷰~😍
5년 전
라잇나잇
독자님들 추석은 잘 보내셨는지요?😄 응원해주셔서 항상 감사드리고 작품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힘내서 다음 주 주말까지 길~게 돌아올게요♥
5년 전
라잇나잇
으아 ㅠㅜ 알라뷰님들 ㅠㅠ 정말정말 급하게 사정이 생겨서 11화 연재는 이번 주 주말이 아닌 다음 주 평일이 될 것 같습니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ㅠㅠ 기다리시는 분이 계실까봐 이렇게나마 댓글로 남깁니다! ㅠㅠ
5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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