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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히비 전체글ll조회 1258l 2

필자는 비지엠과 함께 소설을 보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앞으로 제 글에서 비지엠이 있는일은 많이 없을거에요^0^  

   

사실 저의 작가명은 히비이지만...어떤분께서 이미 히비라는 필명을 쓰고계셔서  

W.히비 로 썼습니다^~^  

   

부를때는 그냥 편하게 히비라고 하시면 돼요!  

-  

   

[현성] 그의 누나의 유언.01  

   

   

W.히비  

   

   


어릴때부터 두살 터울인 누나와는 쌍둥이같다는 소리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질리게도 들어왔었다.여자인 누나와 남자인 나를 서로 똑같이 생겼다며 이야기꽃을 피워내는 아줌마들에 어릴때도 여자같다는 말은 알아들었는지 기분은 별로였지만 이내 아이스크림을 손에 쥐어주던 누나의 행동에 나는 아이스크림을 받아들며 천진난만하게 웃었다.  


커가면서는 얼굴이 달라질거라고 생각했던 내 예상과는 달리,나는 이상하게도 누나와 달라졌던 점은 성별빼고는 없었다.  


사춘기가 지나고나서 내 목소리는 나름 낮다고 생각했다.주위에서는 사내아이 치고는 얇은 목소리라고,누나와 목소리도 닮았다고 말했었다.허스키한 누나의 음성과 남자치곤 얇은,누나와 비슷했던 내 음성.  


' 성규야,나 이 옷 이뻐? '
' 응.잘 어울려. '  


봉긋히 솟아올랐지만 조금은 작은 누나의 가슴과 항상 관리를 하던 다리.그리고 남자치고는 가슴에 유독 살이 많은 나와 살이찌지않는 나의 체형.  


한마디로 누나와 나는 성별빼고는 외형상으로도 체격으로도 매우 비슷했다.흡사 내가 누나인것처럼,누나는 나인것처럼.  


' 너 왜 이렇게 키가 작냐? 170cm가 뭐야,남자면서. '
' 나랑 비슷한 남자들도 많거든?! '
' 누나는 168이다.너랑 고작 2cm밖에 차이 안나. '  

   

외형으로는 절대 구분못하는 누나와 나는 마치 쌍둥이 같았다.  

   

누나가 교통사기가 나기 전 까지는-.  

   


[01]  

   


- 김성유씨 가족분들 되시나요?
" 네,동생인데요.누구세요? "
- 지금 여기 김성유씨가 교통사고를 당하셔서 병실에 입원  

해계십니다.주소 알려드릴테니까 빨리 와주세요.
" ...예? "  


전화기가 손에서 미끄러졌다.바닥으로 추락한 휴대전화를 줍지못한 채 입을 멍하니 벌리고있자 방문이 열려,성규가 넋을 놓은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았다.엄마,어떡하지.울먹거리는 목소리가 일그러져나왔다.잠에서 다 깨지 못한 채 느릿하게 눈만 깜빡이며 가만히 서 있었다.  


" 왜 그래? "
" 엄마...어떻게하면 좋아... "
" 뭐가? "
" 누나.. "  


누나,사고났대-. 그 한마디로도 반쯤 감겨 졸음에 묻혀있던 정신이 반짝 깨어났다.바닥으로 떨어진 휴대전화가 알람음을 울리며 문자 메세지를 알렸다.서둘러 문자 메세지를 확인한 그녀가 성규의 어깨를 흔들었다.정신 차리라는 그 말을 듣고서 서둘러 신발을 대강 구겨신은 성규가 이를 부딪히며 딱딱거리는 소리를 냈다.불안함이 마음속에 서서히 올라오고있다.  

   

택시에 올라타 병원의 주소를 말한 그녀가 제 옆에서 멍하니 손을 잘게 떠는 아들의 손을 꽉 잡았다.별 일 없을거야.온화하지만 긴장감과 불안함이 가득 담긴 미소는 충분히 그  

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 수 있었다.그 불편하고도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는 섣불리 울지도 웃지도 못한다.그러기에 그녀가 내린 최선의 방법이였다.  

   

   

" 김성유 환자 몇호실이에요?! "
" 김성유 환자분이요? 아.가족 되시나요? "
" 네,가족되니까 빨리 알려주시죠? "
" 302호실 입니다. "  


성규가 그녀의 팔목을 잡고 비상구로 뛰어갔다.계단 한칸한칸을 뛰어올라갈때마다 힘이 들었지만 멈출 수 없었다.3층 복도를 가로질러 병실을 찾던 그들이 302호실의 문을 열었다.  


" 누나...! "  


짧게 탄식을 내뱉은 성규가 자리에 누워있는 자신의 누나에게로 향하였다.옆에 간의의자가 놓여있는것도 발견하지 못한 채,차가운 병실 바닥에 무릎을 굽혀앉아 누나의 손을 꽉 잡았다.  


눈을 감고 누워있는 자신의 누나는 야속하게도 산소마스크를 쓰고있었다.잠을 자고있는게 오늘따라 원망스러웠다.옆 환자들의 시선이 없지않아 있었지만 그 시선을 맞받아칠 상황이 아니였기에 성규도 주위도 모두 조용한 분위기를 형성해주었다.  


" 엄마,어떡해...누나가 내가 이렇게 시끄럽게 하는데도 안 깨.평소에는 조금만 시끄럽게해도 바로 일어나서 때렸으면서. "
" 성규야. "
" 어떻게해... "  


다 저 때문인 것 같았다.그 때 백화점에 간다고했을 때 자신이 차로 데려다 줄 것을 하필이면 귀찮다는 이유만으로 그저 다녀오겠다는 누나의 말을 들은체만체하며 그대로 잠  

깐의 잠을 청했던게,누나의 믿기지않은 사고가 모두 제 탓으로 느껴져 엄청난 자괴감에 빠져들려고하기 시작했다.  


어깨 위로 얹어지는 손을 바라보면 제 엄마는 슬퍼하는 저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그 행동이 마치 너의 잘못은 전혀 아니라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 더욱 슬펐을지 모른다.한동안   

입을 열지않던 성규가 입을 열었다.  

   

" ...누나,빨리 일어나.엄마가 깨우래. "  

   

그 말을 끝으로 병실에 조금은 긴 침묵이 맴돌았다.  

   

   

   

" 성규야,아직 하루도 안지났으니까 너무 걱정하지말고 이만 잠 자. "
" 괜찮아요. "  

   

그래,정말로 괜찮았다.그저 초조함과 불안감이 함께 마음속에서 뒤섞여서 얼굴을 볼 수록 식은 땀이 흘러내렸다.내 신체는 이렇게 멀쩡한데 누나는 얼마나 아파?손을 꼼지락거리던 성규가 고개를 푹 숙였다.하루도 지나지않았지만 집안에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였기에 더더욱 걱정이 심각해졌다.일을 끝내고 왔던 아버지도 침대에 누워 가만히 손을   

모아 잠을 청하는 딸의 모습을 보고 눈물을 몰래 훔쳤는지도 모른다.  


사실 아버지와 어머니가 함께 나가려고 등을 돌렸을 때 그때 제 아버지의 눈물을 보았었다.가족의 사고와 가장의 눈물.처음으로,난생 처음보는 광경이 눈앞에서 펼쳐졌다.  

가장이니까 모두 짊어지려고 하는 거겠지.하도 문지른 이불은 주름으로 잔뜩 구겨져있었다.곰곰히 생각해보면 옷장을 둘러보며 데이트를 나간다고 했던 것 같은 기억도 났다.그동안 바빠서 못 만나다가 드디어 휴가날짜가 확정되었다는 말에 옷장을 뒤지던 누나의 뒷모습이 머릿속에 스쳐지나갔다.  

   

' 성규야,너 옷 있냐? '
' 옷은 있는데 여자옷은 없거든? '
' 맞다.너 남자였지.나랑 너무 똑같이 생겨서 착각했어. '  

   

천진난만하게 웃던 모습과 함께 누나가 입을 열었다.  

   

' 성규,나 다음주에 데이트한다. '
' 왜 다음주야? '
' 걔는 아직 시험 안 끝났거든.나 그래서 오늘 옷사러 갈거야. '  


걔.연인을 칭하는 말이였다.워낙에 순정파인 성격 덕분에 하루종일 그 생각만 했을 자신의 누나가 생각났기에 성규가 얼굴을 구겼다.창문을 함부로 열지도 못하는 병실이라서 환기가 제대로 되지않은 병실에 몇 시간동안 엉덩이를 붙이고있으니 속이 답답해졌다.창 밖으로 햇빛이 밝게 내리비추고있었다.  

   

' 과속운전을 하던 차에 부딪혔는데 뇌에 타격이 매우 크고 출혈이 커서 지금 상태가 계속 유지된다면...기대는 하지않으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  

   

왜 그랬어.원망이 마음속으로 돌고 돌아 입까지 전달되었다.생각없이 스스로 튀어나온 말에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상체를 숙여 침대 위 남는 공간에 엎드리자 서운함이 밀려왔다.누나랑 못 놀러간곳도 많은데,왜 자꾸 잠만 자.소리없는 아픔이 새어져나왔다.  

   

꿈을 꿨다.갓난 아기가 나와서 이를 뽑다가 고개를 돌려 저를 향해 웃어보이는 꿈이였다.헉,곧바로 일어나 눈을 뜨자 이미 어두운 병실 안에는 모두가 수면 상태였다.창문 밖을   

보자 이미 짙게깔린 어둠이 찾아와있었고 어둠이 올 때까지 숙였던 허리는 아팠다.  


갓난아기에 이를 뽑는 꿈이라.성규가 이마에 있던 식은 땀을 닦았다.확실히 좋은 꿈은 아니였다.  

   

" ...누나... "  

   

조금만 자다가 빨리 일어나.고개를 숙였다.  

   

   

   

" 성규야,너 뭐 이렇게 땀이 많이 나? "
" 네? "
" 으이구,얼굴에 땀 범벅이잖아.안좋은 꿈이라도 꿨어? "
" 괜찮아요. "  


저 잠깐 담요 좀 사가지고 올게요.병원 밖으로 빠져나온 성규가 심호흡을 하였다.이제 겨우 하루 간호했던 것인데 병원에서 나온 밖은 평소에는 느끼지못할만큼 맑았다.
지갑을 들고 가게로 향하다가 신호가 걸려 파란불이 되기만을 기다리며 가만히 운동화끈을 바라보던 성규가 옆사람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보고 황급히 고개를 들어 신호등을 건넜다.  

가게에 들어와서 한참이고 물건을 집었다 내려놓다,집었다 내려놓다를 몇번이고 반복한 끝에 하나를 골라 계산대로 향하기 위해 등을 돌린 성규의 어깨를 누군가가 잡아세웠다.  


" 김성유! "
" 어... "
" 뭐야,머리 완전 남자처럼 잘랐네.나한테는 왜 말도 안해줬어? "
" 저기... "  


순하게 생긴 남자였다.분명히 어디서 본 얼굴이였는데 기억이 나질않는다.곰곰히 생각하고있던 참에 남자가 한마디를 툭 내뱉었다.  


" 김성유,왜 그래? "
" 아.저기 저는 김성유가 아닌데... "
" ...네? "
" 김성유 남동생인데요. "  

   

아.급히 어깨에서 손을 떼고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인 남자가 바보처럼 웃어보였다.담요를 손에 꽉 쥐고서 그를 바라보자 그가 성규를 향해 입을 열었다.  


" 근데 진짜 성유랑 닮았네요.목소리도 닮아서 구분 못하겠는데요? "
" ...그래요?저 늦어서 이만 가봐야되서. "
" 아,네! "  

   

남동생이 아니라 저정도면 쌍둥이 수준 아닌가.  

그가 등을 돌리며 노래를 흥얼거렸다.  


봉지를 손에 쥐고서 가게를 나온 성규가 신호등까지 다다르자 뒤를 돌아보았다.이미 가게와는 멀리 떨어진 탓에 잘 보이지않았지만 분명 어디서 본 적 있는 얼굴이였다.낯이 익네.볼을 긁적이며 어느덧 색깔이 푸르게 변한 길을 건넜다.  


' 김성유! '  


누나는 나였고 나는 누나였다.새삼 그것을 성인이 되어서 다시 한번 경험하자 마음이 오묘했다.허벅지에 닿는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꽤나 시끄러운지 인상을 쓰고 봉지를 허벅지에서 떨어져 멀찍이 든 성규가 골목길로 들어갔다.지금은 그것보다 누나가 더 중요하니까.금세 표정이 없어진 얼굴이 살짝 한숨을 뱉었다.  

   

" ... "  

   

한없이 평화로운 오후를 방해한 사람으로 느껴졌다.그만큼 조용한 병실에서 모두가 잠들고있는 시각에 조심스레 침대 옆으로 다가간 성규가 벽에 등을 기대었다.누나가 깨어난다면 내가 누나인 척 하고 누나를 밖으로 몰래 내보내머릴까.실 없는 생각이 두둥실,떠오른다.심심해서 가져온 책도읽고 잠도 청해보고 별의 별 짓을 해보았지만 시간이 가질않았다.시계를 멈춘것일까,세상을 멈춘것일까.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로 한없이 지루하고 피곤했다.  


갑자기 걱정이 앞서왔다.누나 남자친구는 누나가 이런걸 전혀 모를텐데 소식 하나 안 전해줘도 되는걸까?누나 휴대폰으로 누나의 안부를 보내볼까 하다가 괜한 오지랖인 것 같아 성규가 금세 손을 거두었다.  


평소라면 금세 깨어나 레슬링이라도 한 판 할 수 있었겠지만 제 옆자리를 만나고나서부터는 조금은 여성스러워졌던 탓에 더욱이 늦게 깨어나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세워져있던 쇼핑백이 옆으로 넘어졌다.쇼핑백이 구겨졌다.누나도 이렇게 구겨진거야? 넘어진 쇼핑백을 다시 세워놓았다.입구 안으로 살짝 보이는 살구빛깔의 치마가 얼핏 보였지만 애써 무시한 채로 책장을 넘겼다.팔랑거리는 소리와 함께 책 냄새가 풍겨온다.  


덩달아 성규도 잠시 눈을 감았다.  

   


" 누나,위험하다. "
" ... "  


복도를 걷고있던 누나의 주변이 온통 먹색으로 뒤덮여있었다.제 옷도,누나의 옷도 온통 어두운 색으로 둘러싸여있었다.창문 밖을 내다보자 아무것도 없는 듯 온통 컴컴한 바깥  

이 시선으로 들어왔다.창문을 활짝 열자 매캐한 공기가 숨을 막히게했다.  


" 축하해. "
" 너는 누구야? "  


아기.그 전번에 꿈에서 마주쳤던 아기인것일까,누나의 곁으로 뛰어가 새끼 손가락에 매달리듯 붙잡았다.성규의 얼굴 위로 당황함이 흘러내렸다.서둘러 앞으로 걸어가는 그 모습에 뒤따라 걷던 성규의 주변으로 굳게 닫혀있던 창문이 깨졌다.유리 파편이 날려와 팔 쪽에 박혀왔다.붉은 피는 나오지않는다.지금 내가있는 이 곳은 온통 흑백의 장소였다.잠시동안 사고가있었던 것을 뒤로하고 고개를 들자 어느새 검정색이였던 그녀의 치마가 살구빛으로 바뀌어있었다.봄 바람처럼 살랑거리는 치마와 함께 누나가 위태  

롭게 살랑거리며 미소짓고있었다.  

   

" 미안해. "  

   

누나는 입을 열지않았다.새끼 손가락에 한 가닥의 실처럼 묶여있는 아이만이 유일하게 입을 연 인물이였다.살랑거리는 그들이 순식간에 사라져갔다.바닥에 주저앉아 차갑게 손바닥을 바닥에 문지르고있던 손에서 피가 나오고있었다.  

   

붉은 피였다.  


마지막으로 본 아기는 미소짓고있었다.  

   


" 헉! "  

   

숨을 들이키며 흑백에서 탈출했다.병실은 평온하고도 조용했다.이보다 더 평화로울순 없으랴.성규가 이마에 흐르던 식은 땀을 손으로 훔치며 한숨을 내쉬었다.  

별 것 아니겠지.  

   


-  

   


" 누나... "  


일요일이였다.누나가 깨어나지않은지 벌써 일주일이 넘었다.온 가족이 병실에 누워 가만히 각자 제 할 일을 하고있었  

다.겉으로는 저런 모양새이지만 분명히 제대로 하고있지 못할게 뻔했다.다리를 떨며 온갖 불안감을 표시했다.  


" 성규야,정말 미안한데 엄마랑 아빠가 잠깐 밥 좀 먹고올게.엄마랑 아빠 먹고오면 너 먹으러 내려가. "
" 네. "  


뒷모습이 작아지면서 사라졌다.한 없이 움츠러든 등은 세상에서 그 어느 누구보다 작았다.일주일 째 꿈을 꾸고있는 얼굴은 표정이 없었다.주머니에서 초코바를 꺼낸 성규가 성유의 눈 위로 과자를 흔들어보았다.  


" 누나,이거 누나랑 내가 좋아해서 맨날 먹던 과자다.우리 이거가지고 싸웠잖아?빨리 안 일어나면 내가 다 먹는다. "
" 아... "  


손에 들린 과자가 바닥으로 추락했다.꿈에서 깨어난 그녀가 눈을 찡그리며 바튼 숨을 내뱉고있었다.아무말도 하지 못한 채 눈만 깜빡이던 성규가 간호사를 부르기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그 순간 뿌리를 옭아매듯이 팔이 잡혀왔다.  


" 가만히...있어... "
" ...누나? "
" 성규...야,잘 들어... "
" 뭐? "  


나뭇가지처럼 초라하게 손이 올라와 머릴 쓰다듬었다.희망이라도 되는 듯 그 팔목을 잡아쥐었다.보랓빛으로 물든 입술이 건조해져 갈라지고있었다.그리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였지만 성규가 눈물을 글썽였다.  


" 성규야,누나가...죽기전에 부탁 하나만 할게... "
" 왜 그래,누나 안죽어!그런 말 하지마! "
" 내 말 잘 들어놔줘,성규야. "  


누나.목소리에 물기있었다.떨리던 손이 점차 다시 안정을 되찾아갔지만 그녀의 사정은 조금 달라보였다.점점 벅찬 숨을 내쉬며 인상을 찡그린 그녀가 입을 열었다.  


" 우현이에게...내가 사망한 걸 알리지말아줘..꼭,제발. "  


내 마지막 부탁이야.  

   

찡했던 코 끝이 눈물의 시작을 알려주었다.뜨거운 눈가가 결국은 슬픔을 삼켜내지못하고 뱉어내버렸다.병원복 위로,침대 이불 위로 한없이 쏟아지는 슬픔을 바라보던 그녀가   

손을 뻗어 성규의 눈가를 닦아주었다.  

왜 이런 상황에서까지 누나는 착해? 성규가 눈을 꽉 감았다.  

   


" 누나,누... "  


팔이 힘 없이 떨어졌다.얼굴에 잔뜩 서려있는 죽음을 본 채 성규가 다리를 휘청였다.벽을 잡고 간호사를 불렀다.소식을 들은 간호사와 의사가 죽음을 가져가기 위해 곧장 병실로 들어왔다.  


" 엄마,아빠... "  


누나가,죽었어.  


모두가 한참을 울었다.눈가를 박박 비비며 한 없이 울었다.그제서야 떠올랐다.성규가 적잖이 놀란 표정을한 채 눈물이 마르지도않은 눈물길을 매만졌다.  


갓난아이가 나오는 꿈은 주위 사람에게 안 좋은 일을 가져다준다.분명 친구가 알려줬던 꿈 해몽인데 지금에서야 깨달았다.더 이상은 희망도 없었다.매마른 그녀의 팔목을 매만지던 성규가 힘 없이 쓰러졌다.  

   

   

" ...누나,잘 가. "  

   

장례식이 이뤄지고 납골당까지 다녀왔다.집으로 돌아온 가족은 서로 말이 없었다.무거운 덩어리가 마음에 깊숙히 가라앉아 더 이상 빼낼수도없이 자리잡고있었다.부모는 더 이상 말이 없었고,밥도 먹는 둥 마는 둥 하기 일쑤였다.성규가 방으로 들어와 침대에 누웠다.  

   

평화롭던 오후,누나가 산산조각이 되어 사라졌다.사망이라는 이름을 몸에 뒤집어쓴 채로 멀리 떠나갔다.  

누나가 산산조각이 되어 사라진다.사망소식을 알리지말아줘.그 때의 마지막 유언에,그 간절한 한 마디에 성규의 주먹이 쥐어졌다.  


방 한구석에 자리잡고있는 쇼핑백이 보였다.쇼핑백 안에있던 잡히는 옷에 한번에 쑥 꺼내어보았다.성규가 그 자리에서 가만히 멈추다가 누나의 옷을 들고 얼굴을 파묻으며 흐  

느꼈다.  

   

   


꿈에서 보았던 누나의 살구빛 치마가 들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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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와! 히비님! 글 잘쓰시네요..저 암호명..남나무로 해도돼나요? ㅎㅎ
글읽고 감동했어요 흐..앞으로도 꼼꼼히 댓글도 달고 글도 보고그럴께요!

9년 전
독자2
재밌게 잘보고 갑니다
9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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