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환. 이재환. 이재환. 그를 못 본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얼굴을 한 번 더 볼 수 있을까 싶어 저번에 만났던 장소를 밥 먹듯이 들락날락 거렸지만 딱히 수확이라곤 없었다. 그 사이에 있던 애가 하늘로 솟았는 지, 땅으로 꺼졌는 지 알 긴이 없는 태운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갔다. 밥은 잘 먹고 다니려나. 혹시 어디 아픈 건 아니겠지. 보고싶다, 보고싶어. 얼굴 좀 비쳐주지. " 정택운. " 여자친구 있으려나. " 정택운! " ...당연히 있겠지. " 정택운!!! " 생각에 잠겨 창문만 바라보던 택운의 귀로 날카로운 선생님의 목소리가 꽂혔다.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둘러보니 선생님을 포함한 반 아이들의 시선까지 택운에게 향해있었다. 저를 뚫어져라 보는 시선들에 괜히 민망해져 헛기침을 하곤 혀로 입술을 축였다. " 어디다 정신을 빼놓고 있어. " " ...죄송합니다. " " 알면 교무실에 있는 설문조사지, 반 애들 수 맞춰서 들고 오도록 해라. " 민망할 때는 빨리 쥐구멍으로 도망치는 게 상책. 택운은 선생님 말 끝나기가 무섭게 뒷 문으로 나갔다. 아니, 도망쳤다고 하는게 맞다. 택운은 선생님의 부탁을 핑계삼아 수업시간이라 한적한 복도를 거닐었다. 평소에 조용하고 한적한 것을 좋아하는 택운에게 복도 쪽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은 여유로웠다. 학교가 항상 답답한 건 아니네. 그 때, 교무실로 향하던 택운의 시야로 익숙한 뒷모습이 들어왔다. 그는 빠르게 계단을 타고 사라졌다. 멍하니 그 모습을 지켜보넌 택운은 선생님의 부탁도 잊은 채, 뭐에 홀린 듯 그를 따라갔다. 혹여나 그를 놓칠까, 뛸 수 있는 최대의 속도로 뛰어 올라갔다. 문이 열리자 학교 옥상의 풍경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뛰어온 터라 숨을 가쁘게 내쉬며 그를 찾기 위해 두리번 거렸다. 하지만 뛰어온 것이 무색하게도 그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드디어 만난다는 생각에 벅차 올라오던 가슴은 바람빠진 풍선마냥 쪼그라들기 시작했다. 또 사라졌네. 실망감에 어깨를 축 늘여뜨리곤 애써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뗐다. " 안녕? " 뒤돌아서는 택운의 앞에 이재환이 손을 흔들며 서있었다. 재환을 확인한 택운의 심장이 덜컹거림도 잠시 다시 빨리 뛰기 시작했다. 드디어 만났다. " 어, 선배님은 그 때... " 재환은 누군가 자신을 쫓아옴을 느끼고 뒤에 몰래 숨어 그의 행동거지 하나하나를 지켜봤다. 자신을 찾으려고 두리번 거러는 행동에 재환은 호기심이 생겼다. 누군데 날 찾지. 귀찮은 일인 건 알지만 궁금증 해결이 우선이었다. 그리고 재환은 마주한 낯 익은 얼굴에 누군지 생각에 잠겼는지 재환의 얼굴은 찌푸려졌다. 아, 열쇠. " 그 열쇠 선배님 아니십니까. " " 어, 어... " " 근데 저한테 무슨 볼 일이라도 있으십니까. " " ...... " " 뛰어오면서까지 저를 급히 찾아 오신 이유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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