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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l조회 1688l 5





[민호/태민] 잘 부탁해요, 김쌤! 의 번외편입니다.





어서와요, 김쌤!


w. Harvey












10시 30분. 샤워를 하고 나서 수영장 입구로 들어섰다. 벌써부터 저 멀리서 나를 알아보신 아주머니들께서 손을 흔드셔서 한 달음에 2번 레인으로! 어떤 일인지 잔뜩 몰려서는 시끌벅적 평소보다 더 난리가 아니다. 겨우겨우 주말 잘 보내셨어요? 하고 묻자 그제야 온 아주머니들의 시선이 나에게로 쏠렸다. 왜 이러세요 아주머니들. 





"총각, 들었어? 우리 선생님 바뀌었다며?"


"최쌤이 집안 사정으로 그만 뒀다지 뭐야. 말도 안하고 그렇게 가시는게 어딨어, 참."


"최쌤이랑 주말에 회식하기로 했었는데 그것도 못하는겨 그럼?"


"아, 기범총각이 최쌤이랑 친하잖아. 뭐 아는거 없어?"





...네?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말들에 기범은 평소 아줌마들 저리가라 하는 입담 실력이 무너지는 소리를 들었다. 갑작스럽게 맞는 이런 상황은 정말이지 물 속인데도 식은땀이 절로 나오는 기분. 누님들, 제발 한 분씩...





"최쌤이 그만 뒀대요?"


"글쎄 그렇다니까! 아니 최쌤은 말이라도 해주지. 섭섭하게스리."





이놈이 이렇게 그만 두고 갈 자식이 아닌데. 술렁이는 분위기에 기범은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었다. 오늘 수업 끝나면 전화라도 해 봐야겠네, 마음먹고 기범은 금새 아줌마들 사이에 동화되어 틈에 끼었다.





"근데 누님, 새로 오신 선생님은 보셨어요?"


"아니이~ 근데 귀분엄마 말로는 그리 잘생겼대. 자기 신랑 젊을때랑 똑같다고 좋아하던데? 귀분이네 아빠가 좀 잘생기긴 했잖아."


"에... 성격도 좋으면 좋겠다."


"걱정말어 총각. 이 누님들은 어떤 쌤이 오든 기범총각 편이니까!"





총각편이야 하는 그 눈빛에 실로 진심이 담겨있는 듯 하여 기범은 살짝 겁이 났다. 아무리 아줌마들 틈에 끼어서 수영을 시작한 것이 두 달째라지만 이렇게 한 번 씩 겁이 날 때가 있다. 그래도 학창시절부터 쭉 여자인 친구들이 많아서 그런건지, 남자라곤 저 하나밖에 없는 타임에 수영 수업을 듣는 것도 그리 이상할일이 아니고 오히려 재미있을 수 있는거다. 거기다 가끔 수영 끝나고 모여서 고기라도 굽는 날에는 진짜 어찌나 재미있는지. 예전엔 민호랑 저까지 아줌마들이랑 재밌게 보냈었는데.


그나저나, 새로오신 선생님은 누구야 진짜.


시계를 힐끔 보니 벌써 5분이나 지났다. 첫날부터 지각이라 이건가. 조금은 기분이 나빠진 기범이 입술을 냇발 내밀고 툴툴댔다. 아니, 첫 출근이면 착실해야지. 들려오는 아줌마들 대화는 자식들 학원 이야기라 끼지도 못하겠고, 패스. 





다닌지 2개월만에 기범은 상급반 코스로 올라왔다. 고등학교 다닐 적에 수상스키 특기반이었는데, 그게 이렇게 도움이 될거라곤 생각을 못했다. 덕분에 학창시절에 속성으로 배워서 그런지 다른 사람들보다 빠른 코스를 밟아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동작을 배워 두 달간 애 좀 먹었던 그였다. 그래도 이제는 제법 티가 나서 상급반 아줌마들 틈에 끼어서도 곧 잘하는 모습에 아줌마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그였다. 과연 그게 수영 때문일까가 문제지만. 


얼마 전까지는 저랑 동갑인 최민호 선생님 덕분에 금새 반에 적응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었는데. 쵬노 이놈이 이렇게 배신을 때리고 말도 없이 그만 둘 줄은 몰랐지만. 만나면 한대 패줘야지 생각하는 기범의 주먹은 벌써부터 근질근질했다.


저번 주 금요일에 접영 기초 동작을 배우다 말았는데, 주말에 나와서 연습을 해봐도 생각보다 잘 됮 않아 조금 고민이었다. 민호라면 쉽게 도와달라고 말 할 수 있겠는데 오늘 처음 오신다는 선생님께는 부탁 드리기에는 조금 불편한데 아, 어쩌지.... 


혼자 인상을 써가며 고민하고 있는데, 갑자기 키판이 눈 앞에 툭 떨어져서 깜짝 놀라버린 기범이다.





"출발하세요."


"...?"





들려오는 목소리에 힐끔 쳐다보자 언제 온건지 남자 한 명이 제게 말하고 있어 기범은 그제야 눈 앞에 잔뜩 몰려있던 누님들이 한 명도 보이지 않는다는걸 알았다.



아, 언제 시작한거야. 누님들은 말 좀 해주지.



발차기 몇 바퀴인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따라가면 되니까. 기범은 키판을 잡고 열심히 발을 찼다. 콧가에 수영장의 소독 냄새가 느껴졌다. 평소와 같이 50m 세 바퀴를 돌고 나서야 멈추어 서길래 기범은 가쁜 숨을 내뱉었다. 마지막으로 도착한 그가 멈추어 서자, 그제야 남자가 입을 열었다.





"이전 선생님께서 집안 사정으로 그만두셔서 새로 이 반을 맡게 된 김종현입니다."





잘 생겼네, 선생님. 김쌤이라고 불러도 되죠?


넉살 좋은 신씨 아줌마의 말에 괜찮다고 웃는데 미소는 우선 합격점. 꽤 사람 좋아 보이는 인상이라 기범은 오랫동안 시선을 떼지 않았다. 잘생기긴 진짜 잘생겼네.


몇살이에요 김쌤? 부터 시작해서 이것저것 신상 정보를 캐내는 아줌마들 틈에서 당황하지 않고 이것 저것 대답해 주는 종현을 보던 기범은 살짝 기분이 상했다.



와, 누님들. 내 편이라면서...



역시 저도 한물 간건가 싶은 마음에 드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었다. 그래도 명색의 10시 반 타임의 귀염둥이였거늘! 누나들 즐겁게 해드린다며 저번에 3차로 갔던 노래방에서 쉽사리 부르지 않는 땡벌도 불러 재꼈는데.



역시, 니놈이 있어야 이 몸이 빛이 난다. 최선생.



그제야 민호의 부재를 몸소 실감하는 기범은 씁쓸하게 올라오는 미소를 애써 감추지 않았다. 그만 뒀다고 구박 하려던건 패스. 다시 오라고 살살 구슬려 봐야겠다.





"자, 그럼 자유형 50m 여섯 바퀴 가겠습니다."


"에이~ 이전에 있던 쌤은 다섯 바퀴만 했는데?"


"다들 그 정도는 하실 수 있잖아요. 자, 출발할게요"





넉살좋은 미소에 잠시 불평하던 아줌마들도 한방에 K.O. 기범은 그가 노련하게 아줌마들을 달래는 것을 보고 적잖이 놀랬다. 와... 민호는 아줌마들이 네 바퀴만 하자고 덤비면 못 이기고 질질 끌려다녔는데. 신기하게 그를 바라보다가 기범은 제 차례가 돌아오자 벽을 차고 물살을 뚫고 나갔다. 



이래뵈도 학교에서 A 맞던 실력이라 이거야. 특기생이라니까?



솔직히 50m 여섯 바퀴 쯤이야 기범에게는 그다지 어려운 일도 아니었고. 앞에서 자세를 잡아주는 새로운 강사의 모습에 기범은 나름 신경써서 자세를 잡았다.





"자, 손목을 이렇게 꺾지 말구요, 새끼 손가락이 물 밖으로 먼저 나오도록. 네."





제 허리를 감고 멈추어 자세를 잡아주길래 기범은 자세를 고쳤다. 옳지, 하며 말하는데 종현의 목소리가 꽤 좋다고 생각했다. 한 바퀴를 돌고 두 바퀴째. 아직까지는 숨도 차지 않아 수월했다. 지켜보고 있는 종현의 앞이라 방금 전 교정받은 자세를 신경써서 그의 앞을 지나가는데 이번에도 stop. 또 허리를 감아오길래 기범은 갑작스런 그의 손길에 놀라 허우적댔다. 더 강하게 잡는 힘에 그제야 몸에 힘을 뺐더니 큭, 하고 웃는 소리가 들렸다.



아씨, 쪽팔려.

일부러 쳐다보지도 않았더니 그제야 낮게 말하기 시작한다.





"고개를 좀 더 숙이고, 발은 수면위로 차오르게. 남자가 무슨 발 힘이 그렇게 없어요."





.....씨


지적에 대답도 하지 않고 남은 거리를 열심히 헤엄쳤다. 나 하체 부실인거 온 교실에 광고하나 지금? 최선생는 지적도 안했는데 왜 이렇게 난리야. 최선생은 나 잘한댔는데. 학교에서도 A 받았는데. 새로 온 강사 앞에서 첫날부터 쪽팔린 모습을 보여서 기범은 그의 앞을 지나가는게 여간 신경쓰이는게 아니었다.



세 바퀴.

자연스레 감아오는 손길도 또.



도대체 이번엔 왜요! 라는 마음으로 고개를 드니, 팔을 넘길때는 귀 옆에다 붙이시구요. 하는데, 와 진짜. 저 붙이고 했거든요? 하고 따박따박 따지려 들다가 그냥 네. 하고 말았다.



아니, 다른 아줌마들은 나보다 더 엉망인데 그냥 봐주고 마는 것 같더니만 왜 나한테만 이렇게 뭐라고해? 수영강사한테 찍힌 학생도 있나?



최선생이랑 계속 놀다가 자세를 제대로 못 배운건가 싶어 기범은 여간 기분이 상했다. 그래도 나름 잘한다고 빠르게 상급반까지 올라왔는데 첫날부터 한 바퀴당 지적 한 번씩. 아무래도 수영 헛배웠다.



그 뒤로도 네 바퀴, 다섯바퀴, 여섯바퀴. 어김없이 허리를 감아오는 손에 기범은 아예 알아서 그의 앞에서 속도를 줄였다. 이번엔 또 뭐요. 마지막 여섯바퀴째는 알아서 멈췄는데, 괜찮아요 가세요. 하는 말에 더 짜증이났다.





아, 진짜 저 강사 왜저래.





숨이 턱 끝까지 차 올라서 헥헥대며 기범은 마지막 줄에 서 있는 김씨 아줌마 뒤에 섰다.





"누님 힘들죠?"


"어이구... 말 시키지마, 기범 총각. 아주 죽겠어. 최선생님은 네 바퀴만 했는데!"





그니까요. 최선생은 놀자고 하면 같이 놀고 그랬는데!! 

괜히 억울한 마음에 입을 댓말 내밀고 있자 절 보고 씩 웃는 김선생.



왜 웃어!!

제 모습이 웃긴가 싶어 손을 들어 얼굴을 물로 닦아낸 기범은 평영 갑니다, 하는 종현의 말에 슬슬 앞으로 걸어나왔다. 평영 발차기 배우는 이씨아줌마와 박씨아줌마는 제 뒤로 갈테고, 평영 잘 못하는 김씨아줌마는 자꾸 총각 먼저해, 하면서 팔을 잡아당기니까. 세바퀴 입니다. 하는 말과 동시에 출발하는 지민이네 아줌마를 보고 기범은 솔직히 아주 조금 긴장했다. 평영도 틀렸다고 이것저것 꼬집으려나. 출발하라는 손짓에 벽을 차며 물속 깊게 들어갔다. 다리에 힘을 잔뜩 주어 폈다가 오므렸다가. 





"큭.."


".........왜요"





한창 신나서 가는데 갑자기 멈춰 세우더니 면상에 대고 웃길래 잔뜩 민망해져서 얼굴이 붉어지는걸 느꼈다.





"몸, 뻣뻣한거 알죠."


".....네"





사실, 알고있었다. 음주가무를 즐길때면 더 이상 유연해질 수 없는 몸이 물속에만 들어오면 이렇게 뻣뻣해 지는건지.





"억지로 고개를 들려고 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허리를 더 유연하게 쓰세요."





제 뒤로 와서 어깨를 잡고 허리를 꾹 누르는데 기범은 민망한 마음에 앞으로 가려고 잔뜩 힘을 줬다.





"힘 쓰지 말구요. 자, 하나 둘 셋 하고. 아 뭐해요 해보세요. 하나 둘 셋 하고 숨."





꾹 쥔 어깨 때문에 앞으로 못 나가겠거든요?! 허리 위쪽부터 아래쪽으로 손바닥이 드을 훑는게 느껴지는데 아, 진짜 민망해 죽겠네!!! 최선생은 그냥 대충 고, 고. 라고만 말하고 터치하지는 않았는데 유독 이 강사는 잡고 훑고 하는게 많다 이거다. 가르쳐 준다는데 싫다고 하지도 못하겠고, 근데 민망하고. 거기다가 은근슬쩍 허리부터 손바닥이 슬슬 움직이는데 아 진짜 이거 미치겠네.





"옳지. 허리 유연하게 아셨고? 고."





고, 하면서 왜 옆구리는 꼬집냐. 밥먹고 왔는데. 아, 내 배.... 



한 바퀴를 돌고 기다리는데 기범은 무심고 자신의 손이 허리로 가지는걸 느꼈다. 그냥, 가르쳐주려고 만졌겠지? 괜히 쑥스러워지기도 하고. 저도 모르게 시선이 종현에게로 향했다. 그러고보니, 몸도 꽤 좋네. 김쌤. 민호가 몸이 워낙에 단단하고 근육잡힌 좋은 몸이었는데. 이 강사도 군살 없이 많이 마르지도 않고 보기좋게 근육이 몸을 둘러 싸서 우락부락해 보이지도 않고 그냥, 딱 보기 좋은 정도. 아 부럽다. 난 백날 해봐야 안되던데. 헬스나 끊어볼까. 하는 생각을 하며 입에 고인 물을 뱉고 다시 물 속으로 들어갔다.



이제는 별 문제 없겠지. 아까 서서 보니까 아줌마들은 지적도 안하고 대강 넘기던데, 이제 자기도 귀찮아졌다 이건가. 처음 보는 강사하러 조금 낯선 기분에 기범은 평소보다 더 자세에 신경을 썼다. 



"자세는 좋은데 발 동작이 좀 틀렸네. 자 잡아줄테니까 해봐요."


"....."


"하나 둘 셋, 하나 둘... 악!!"



헉.

두 발을 잡고 쑥 밀면서 당기고, 시키는대로 알려준 방법을 생각하며 열심히 평영 발동작을 하니 금새 놓아주길래 신이 나서 평소보다 더 발을 확 찼다. 뭔가 툭하고 닿길래 놀라서 후다닥 섰는데 허리를 굽히며 고통스러워하는 종현의 모습에 괜찮냐고 물을 수도 없었다. 아.... 아프겠다.



진짜, 그렇게 맞을 줄은 몰랐는데. 거기에 맞을 줄은 더더욱. 죄송해요 하는 말만 나왔다. 뒤에 있는 아줌마들은 출발을 못하고, 기범은 그냥 가지를 못하고.





"괜...찮으니까 가요"


"네에.."





괜찮다는 말에 후다닥 도망치듯 그 자리를 피해 열심히 헤엄쳤다. 아, 이게 무슨 난리야. 처음부터 누님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길래 저 강사와 친해질 생각은 별로없었지만, 친해지는 건 아니지만 생각보다 안좋게 엮겨도 너무 엮인다 싶다. 진심으로. 어찌됐건 기범은 강습 시간이 얼른 끝나기를 바랬다.



우여곡절끝에 평영이 끝나고 마지막 10분.



접영 갑니다. 하는 소리에 군소리 않고 마지막 자리로 갔다. 





"평영을 못 뗀 두 분은 발차기 연습하시고, 접영 발차기 하실 분들은 키판 잡으세요."





그렇게 수다를 떨며 아줌마 포스 날리는 한 등치 하는 누님들이 접영동작으로 쭉쭉 앞으로 나가는 모습을 보자 금새 부러워졌다. 아, 나도 하고싶다. 한 명 한 명 출발을 하고 나서야 마지막 제 순서가 왔다.





"어디까지 했어요?"


"접영 웨이브요. 딱 한 번 했는데."


"저번 선생님한테 방법은 배웠죠?"


"네."


"그럼 가볼게요."





자연스럽게 손을 잡아 채길래 기범은 종현을 쳐다보았다. 손?





"왜요. 저번 강사 선생님은 이렇게 안했어요?"


"손은 안잡았는데."


"제가 이렇게 잡고 바닥까지 당길테니까 자연스럽게 따라오세요. 아셨죠?"


"네에.."





두 손을 꽉 잡고 쑥 당기길래, 살짝 점프하며 물 속으로 들어갔다. 어푸. 천천히 나오는데 자꾸 발이 흐트러져서 허둥대다 결국은 코로 잔뜩 물이 들어갔다. 



괜찮아요? 하며 다가오는데. 손좀 치우라고요 쫌.



왜 또 허리에 손을 대는지, 잔뜩 얼굴을 마주대며 붙어서 피하기도 애매하다. 최선생은 이렇게 하지는 않는다니까?





"자, 다시 갈게요. 하나 둘"





소리에 맞춰 다시 물 속으로 입수. 다른 수영보다 바닥에 가까이 들어가니까 솔직히 재밌기도 하지만, 나올 때마다 물을 먹어서 조금 힘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자, 기범씨"


"어? 어떻게 알았어요?"


"뭘요"


"제 이름이요"


"아주머니들께서 자주 말씀하시길래 들었죠."


"아..."


"점프 할 때 그 자리에서 하지 말고, 이렇게 앞으로 뛰는 듯 하면서 가세요. 자, 이렇게."





뒤에서 안아 올리듯 허리를 잡고 쑥 드는데 저도 모르게 엄마, 소리가 나왔다. 집에 있는 엄마를 이렇게 불러 보기도 오랜만인지라 정말 민망했다. 다 큰 사내자식이 엄마가 뭐야 엄마가. 자, 갑니다. 하는 목소리를 봐서는 별로 신경도 쓰지 않는 것 같지만 기범은 이제는 정말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강사에게 수영을 배워도 이렇게 스킨십이 강하진 않았는데. 종현을 힐끔 노려본 기범은 마지막 접영 동작을 하며 다른 아줌마들의 가장 뒤 쪽에 섰다. 어느새 시간이 끝났음을 짐작하고는 금새 수다의 장이 펼쳐진 누님들 사이에서 종현은 익숙하게 사이를 파고들어 정리를 했다.





"자, 수요일 열시 반에 뵙겠습니다."


"김쌤, 여자친구 있어?"


"네?"





갑작스런 질문에 그 답지 않게 당황하는 모습을 보며 기범은 풋 웃었다. 누님들이 아무래도 강사가 맘에 들어도 단단히 든 모양이다.





"아니, 우리 딸이 얼마나 날씬하고 예쁜데. 소개시켜주게."


"아..."


"김쌤, 온숙엄마 말 듣지마. 저 아줌마가 말하면 믿을게 못된다니까?"


"그래, 그래. 차라리 우리 기범총각이 훨 이쁘겠네~"





호호호, 하고 터지는 아줌마들의 웃음소리에 기범은 아, 누님들!! 하면서 역정을 내기에 바쁘고 뭐가 좋다고 덩달아 하하 웃고있는 종현을 노려보느라 더 바빴다. 저 인간은 왜 저래 진짜.





"맞아, 나는 우리 기범총각 볼 때마다 얼마나 예쁜지~ 피부도 나보다 더 좋다니까?"


"어이구 아줌마는 관리도 받으면서~ 역시 젊은게 좋아, 그치 기범총각?"


"아, 누님들 자꾸 왜 이러세요!"





자꾸만 놀림감이 되기에 서둘러 자리를 떠야겠다 싶어 기범은 말했다. 아 좀 끝내자구요!

그게 더 웃긴 모양인지 자꾸만 웃는 아줌마들을 정리하며 종현은 한 명 한 명 손을 모았다.





"자, 수요일날 만날세요. 하나 둘, 화이팅!"





모은 손을 올리며 다함께 화이팅을 외친 뒤 길고 긴 수영 강습 시간이 마무리 되었다.










후.

아무래도 최민호가 백 배 편하지. 새로온 사람에게 신경쓰고, 자꾸 의식하게 되는 스킨십에, 놀림까지 당하고. 한 시간도 채 못되는 시간에 잔뜩 시달려 진이 빠졌다.



터덜터덜 샤워실로 향하는데, 시간도 시간인지라 그와 강사, 둘 만이 샤워실에 자리했다. 하나도 신경 안쓴다는 척 멀찍이 떨어져서 샤워를 하기 시작했다.





"수영 잘하던데요?"





헐. 갑자기 들려오는 뜬금없는 소리에 기범은 잔뜩 샴푸를 머리에 비비다 말고 그를 바라보았다. 홀딱 벗은 그의 몸을 보고 있자니 괜히 아무렇지도 않은데 신경이 쓰여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못한다고 엄청 고쳐주셨잖아요"


"그건 좀 친해지려고 그런거고."


"네?"


"스물 넷이요."


"나돈데. 말 놔도 되죠?"





솔직히 싫은데 그냥 네. 했다. 생각보다 붙임성이 좋은 사람인가보다. 첫 인상과 달라서 적잖이 속으로 놀랬다.





"몸 진짜 탄력있다, 너."


"네?"


"왜 자꾸 말 높여. 둘이 있을땐 그냥 말 놔"


"아, 네..."


"말 놓으래도"


"아, 응. 근데 무슨 말이야?"


"너, 몸 탄력있다고. 몇 번 만졌는데. 감이 좋다고 해야하나."





뭐야 저건. 완전 뜬금없이.

괜히 당황해서 기범은 아, 그래.. 하는 말을 남기고 바디클렌져를 묻혀 거품을 내기 시작했다. 강습 내내 신경쓰여 죽는 줄 알았는데 저 놈 뭐야 진짜.





"..너 말야."


"어, 어?"


"일부러 찼지"


"어?"


"내 거기, 찼잖아."





진심으로 무슨 말인지 몰라 한참을 멍하게 있다가 그제야 아까 전 수업시간에서의 소란이 떠올라 아.. 하는 소리를 내뱉었다.





"미안. 진짜 일부러 그런거 아니야"


"난 또 니가 나 거절하려고 그런 줄 알았지"


"어?"


"그런거 아니었어?"


"무슨 거절?"


"아... 이쪽 아닌가보네"


"어?"


"모르면 됐어"





알 수 없는 소리만 잔뜩 혼자 하더니 몸을 씻어내길래 기범은 잠시 얼이 빠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도대체 무슨 소리래, 다.





"저기요. 아니, 저기. 무슨 소리야?"


"....."


"거절이 뭐냐고"


"모르면 됐다고. 대충 알았으니까 그냥 씻어."





순간 짜증이 확 치솟는 기분에 기범도 입을 다물었다. 뭐야 진짜 저건. 몸을 북북 닦아내고 샤워기 물을 틀어 가만히 서서 물줄기를 맞고 있는데 마침 샤워를 끝내고 나가는 강사의 모습이 보였다.


내가 잘가라는 말 하나봐라.





"야."


"....."


"너 마음에 들었다는 소리다. 모르면 됐고."


"뭐?"


"너, 나랑 같은 부류 아닌 것 같다고."


"아 좀 알아듣게 말을해!"


"그냥, 곧 알게 돼. 덕분에 노력 좀 하게 생겼다."


"또 뭘 노력해?"


"너한테. 수요일에 봐."


"야!! 야!!!! 이 강사야!!!!!"





도대체 저건 미친놈인걸까. 아니, 알아듣게 말을 해보라고. 내가 이해해 주겠다잖아 이 강사새끼야!


이미 밖으로 나가버린 종현때문에 기범은 한참이나 그 말을 곱씹느라 밖으로 나가지도 못했다.



미치겠네. 뭔소리야 저거.











화요일까지 하루 종일 고민해도 별 감이 안잡혀서 기범은 결론 내렸다. 이상한 놈이다. 


기껏 연락한 쵬노 놈은 바쁘다며 주말에 보자고 하고, 기범은 별로 할 일도 없다 싶어 그렇게 화요일을 집에서만 보냈다. 



그리고 수요일. 10시 30분. 


오늘도 변함없이 꽃무늬 수영복을 입은 누님들이 단체로 나오시는 모습을 보며, 기범은 마음의 준비를 했다. 오늘은 그 놈이 무슨 짓을 해도 참으리라. 무슨 소리를 해도 이상한 놈의 헛소리로 받아들일 준비를.


멀리서 걸어 나오는 종현을 보고 누님들이 단체로 인사를 건냈다.





"어서와, 김쌤"


"하루 못봤는데 더 잘생겨졌네~ 호호호"





웃음으로 답하던 그는 어느새 저와 눈을 마주치고 있었다. 그의 갑작스러운 미소에 화들짝 놀란 기범이 시선을 피했다.





"자, 발차기 세바퀴 갑니다. 고."





한 명 두 명 출발하는 것을 보며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데, 어느새 제 옆으로 다가온 종현이 말을 걸었다.





"오늘도 잘해봐요 기범씨, 응?"


"네?"


"접영까지 자~알 가르쳐 주겠다고"


"아..."


"저한테 다 배울때까지 수영장 끊지 마시구요. 알았지?"


"..."





그나저나 허리 참 얇아. 남잔데.

라며 쓱 허리를 잡는 종현의 손에 화들짝 놀라 뒷걸음질 치던 기범이 기어이 넘어져 물을 먹었다. 어푸.





"아, 쫌!"


"큭큭"





뭐가 그리 재밌는지 혼자 웃으며 저 멀리 반대쪽으로 걸어가는 종현을 모셔 기범은 한숨을 쉬었다.


진짜, 수영 배우기 힘들다.





"김기범씨 안와요?"





저 멀리서 외치는 종현의 말에 기범은 이상을 팍, 쓰고 키판을 고쳐잡았다.


제발, 오늘은 제 허리를 보호하게 해주세요 주님! 그의 소리없는 애원만 절실할 뿐이었다.
















::




순진한 최쌤과 귀여운 태민학생이 서로의 남친이 되겠다고 하고 있을 때

능글맞은 김쌤은 순진한 기범학생에게 작업을 걸고 있었네요.

하지만 그걸 작업이라고 느끼기엔 너무 순수한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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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안대!!!!!김기번한테작업ㄱ걸지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능글거리는김종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런쫑키좋ㄴ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항상아련터지는것만봤ㄴ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다음엔 달달한걸로 하나 써주시면안돼영??? 뿌잉뿌잉ㅋㅋㅋㅋㅋㅋㅋㅋ
12년 전
Harvey
엌ㅋㅋㅋ 누나 제가 쓴글중에 쫑키 하나 더 있어요!!! 그거 달달터져베이베
12년 전
독자2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저으다ㅠㅠㅠㅠㅠㅠㅠ달달쫑키ㅠㅠㅠㅠㅠ대박ㅠㅠㅠㅠㅠㅠ누나ㅠㅠㅠ 엉어엉ㅇ엉ㅇㅇ
12년 전
Harvey
자 누나 울지말고 말해보세요...
12년 전
독자3
완전 조으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ㅠ
12년 전
Harvey
감사합니ㅏㅎㅎㅎ
12년 전
독자4
쫑키는 사랑입니다
12년 전
Harvey
공기임ㅁ미다!
12년 전
독자5
으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다르다르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누나미워요 누나글볼때마다 뭔가 포만감과 충족감과함께 엄마미소가 지어지는건 어쩔 수 없는데 제 뻥뚤린 가슴은 어쩌실꺼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바람이 숭숭들어왔다 나갔다하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외로우다.........흑흑 누나내꺼해요 그러니까 내 구멍난 가슴에 누날 가둬놓겠어ㅠㅠㅠㅠㅠㅠㅠㅠ퓨퓨퓨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암튼 왜 그게 음란한마귀에 손길인걸 모르니 기범아! 너 이제 나중에는 수영알려주는거에요 하면서 궁딩이를 팡팡하고 조물딱거려도 아 이번엔 엉덩이를 쓰는 수영이구나 하고 넘어갈꺼니! 크엉! 너의 중요한 ㅅ감대를 주물주물쳐둑쳐둑해도 가만히 잉잉지난수영쌤은안이랬는데 하고 넘어갈꺼냐고! 그러다가 어느순간 샤워하다 당합니다. 순결이 위험해. 백버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으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2년 전
Harvey
엄마 나 집착당하고이ㅆ....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는 ㅁㅜ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2년 전
독자6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누나가 올리는 글 나올때마다 집착할테야ㅇ>-<
12년 전
Harvey
어머낫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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