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생 담임선생님이랑 연애하는썰10
안녕ㅎㅎㅎ? 아직도 습기때문에 푹푹 찌는 찜통 속에 들어와 있는것 같은 느낌이야ㅎㅎㅎ
나만 그런거 아니지ㅠㅠㅠ? 진짜 덥다 아니야ㅠㅠㅠ?
날도 더운데 입맛은 더럽게 넘쳐나서 집에서 먹는거 밖에 하지를 않아욯ㅎㅎ
어쨌든 저번거 이어 쓸게!
* * * *
내 오빠♥
-○○아
-내가 친구한테서 뭘 받았는데
-(동영상)
-이게 뭔지 알어?
-너 어제 뭐하고 돌아다녔어?
-나한테 이게 뭔지 설명을 해야될 것 같은데ㅋ
-나랑 장난해?
-보면 바로 전화해라
-나랑 얘기 좀 해야 될 것 같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저 카톡을 봤는데 너무 놀랬어
일단 오빠가 자음만 쓰거나 이모티콘을 쓰거나 안그러고 국어 선생님 답게 진짜 띄어쓰기도 정직하고 바르게 쓰거든
근데 뒤에 붙은 ㅋ 때문에 먼저 놀랐고
'전화해라'라고 쓴 명령형 어투에 다시 놀랐어ㅠㅠㅠ
그리고 오빠는 대체 저 동영상을 어디서 본건가 생각이 드는거야
저번에도 말했다싶이 바빠서 쉴틈도 없는데 흥미도 없는 야구를 볼 리도 없고
너무 당황해버려서 카톡방에는 들어갔는데 여기에 뭐라고 답을 해야될지를 알 수가 없는거야ㅠㅠㅠ
되게 뭔가 오해를 깊게 하고 있어서 화가 많이 난거 같은데 여기서 까딱 잘못 실수로 자판 쳤다가는 큰 일 날거 같았어ㅠㅠㅠ
그래서 한동안 멍 때리고 있는데
-봐놓고 답장을 왜 안해?
-느끼는게 있지?
-집인거 아니깐
-한시간 뒤에 너네 아파트 앞에 카페로 나와
-대답할게 많을 거 같으니깐
-차분히 잘 생각해보고 나와
...나 그때부터 진짜 무서워지기 시작하는 거야ㅠㅠㅠㅠ
그래도 오빠 만나서 친구랑 그냥 야구 보러간거다, 진짜 친구 사이일뿐이다, 하고 이야기하면 항상 오빠는 나한테 져줬으니깐 괜찮을꺼야 라는 생각이 있었어
그래서 차분히 마음 가라앉히고 씻고 준비했어
집에서 나와서 카페 가는 길에도 후하후하-하면서 심호흡 했어
그리고 카페 앞에 가니깐 오빠가 창가 쪽에 앉아서 테이블에 손가락 톡톡 치고 있는게 보였어
오빠랑 눈이 마주쳐서 그래도 인사는 해야겠지 해서 손만 살짝 들고 웃었는데 오빠는 나 빤히 쳐다보더니 고갯짓으로 빨리 들어오라는 제스쳐를 하는거야ㅠㅠㅠ
나 그제서야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았어ㅠㅠㅠㅠㅠ
들어가서 오빠 있는 곳 찾아서 앞자리에 앉았어
근데 오빠가 또 아무 말도 안하고 테이블 두드리면서 내 얼굴만 빤히 쳐다보는거야 정색한채로ㅠㅠㅠ
나는 그래도 지은 죄?까지는 아니어도 미안한 마음이 있어서 여기 봤다가 저기 봤다가 하면서 눈치만 살피고 있었어
그렇게 5분?10분? 무언의 침묵이 감돌았는데 사실 이때가 제일 무서워ㅠㅠㅠㅠ
오빠가 평소에는 선하디 선한 얼굴로 진짜 성스러움 뽐내시지만 정색하면 얼굴에서 생각을 읽을 수가 없어서 너무 당황스럽기도 긴장되기도힌단 말이야
제발 뭐라도 말 좀 해줬으면...하고 있는데 그제서야 조용히 말을 시작하심ㅠㅠㅠ
"○○아"
"ㅇ,어?어어...?"
"너는 나한테, 할 말이, 없어?"
"응?"
"나한테, 할 말이, 있어야 될 것 같은데, 아니야?"
"어?응...어, 오빠가 그걸 어디서 어떻게 봤는지는 모르겠는데, 나 진짜 순수하게 친구랑 갔다 온거야ㅠㅠㅠ어,진짜 저것도 진짜 잠깐이지 진짜 야구만 보다 온거야ㅠㅠ"
"......"
"진짜 나 애기 때부터 친구고 해서 진짜 그냥 친구로 만나는거야!"
갑자기 할 말 없냐고 물어서 너무 당황해버렸어ㅠㅠㅠ 그래서 내가 무슨말하는지도 모르고 그냥 뭐라 뭐라 말하는데 나는 무슨 말인지 나도 모르고ㅠㅠㅠ
그리고 다시 3분 정도 정적이 흘렀어
그 때도 오빠는 표정하나 안 바뀌고 나만 쳐다보고 있었거든
"○○아"
"난 가끔, 너무 불안해. 넌 아직 대학생이고, 학교에서는 남자들이랑 부딪힐 일도 많고, 내가 일일히 알 수도 없는 부분들이 많잖아"
"내가 손대려고 하지 않아도, 나는 너를 항상 믿어"
"니가 친구랑 야구 보러 갔다는건, 내가 알고 있었어. 나도 바쁘고 너도 친구들이랑 놀러도 다니고 해야하는거 당연히 이해하고 있어"
"근데 정말 내가 화가 났던건"
"친구라는 애가, 야구를 본건지, 어디서 본건지는 몰라도"
"다짜고짜 헤어졌냐고 묻는데, 내가 거기서 뭘 느꼈을거 같아?"
"무슨소리냐고, 여자친구랑 잘 지낸다고 하는데, 거기서 저 동영상 하나 받으면 내가 어떻게 느낄까?"
"방송 해설하시는 분들도 그렇고, 내 친구들까지 너랑 니 친구가 연인 사이인 걸로 보였다는데, 나는 무슨 생각을 했겠어?"
"친구가 니 여자친구 맞지 않냐고, 헤어졌냐고 묻는데,"
"친구랑 보러간거라고, 나도 잘 아는 친군데 내가 바빠서 대신 같이 가라고 했다고 거짓말치는 나는, 어떤 마음이었을거 같애?"
"처음에는, 그냥 막상 화가 났어. 넌 내 여자친구인데, 왜 저기서 다른 남자랑 있는게 남들한테는 연인으로 보여야하는건지"
"근데, 새벽에 생각해보니깐 그래도 니 잘못은 없더라"
"넌 그냥 야구 보러 갔을 뿐이고, 넌 그냥 친구랑 간 것뿐인데 내가 그냥 질투하는 건가 싶었어"
"응, 질투 맞아. 화도 나고 속상하기도 속상하고 그래도 생각해볼수록 질투한다고 밖에 안나온다"
오빤 너무 담담하게, 천천히, 조용하게 말했어
오빠 말 들으면서 생각했는데, 오빠가 화내는게 당연한거야
낮에 멀쩡하게 연락하고, 전화도 했던 애인데, 뜬금없이 친구라는 애들이 헤어졌냐고, 그렇게 질문을 받으면 나라도 너무 화가 날 것 같은거야
근데 오빠는 그걸 또 다시 자기가 잘못 생각한 거라는 듯이 얘기하는데 진짜 나 울뻔한걸 겨우 겨우 참았어ㅠㅠㅠ
"그래서 내가 결국에 하고싶은 말은"
"나는, 이까짓 질투에 화도나고 속상하기도 하고 했어"
"근데, 너도 내 카톡 받고나서 많은 생각을 했을거 아니야"
"그래서 그냥 듣고 싶었어"
"너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런데 다행이다"
"너 이렇게 보면서 이야기하는데도, 전혀 밉지가 않다"
하고 다시 성스럽게 웃어주는 오빠 때문에 결국 울었어
나를 이렇게 믿어주고, 좋아해주는 사람인데, 내가 상처를 준 것만 같아서,
그런데도 아직 나한테 웃어주는 이 사람한테, 내가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 * * *
어.. 오빠가 빡친거라고 했는데 진짜 빡친거 같지 않지ㅠㅠㅠ?
그래도 저 떄가 제일 무서웠어ㅠㅠㅠ
그 이후로 오빠도 나한테 화 안내고 나도 조심조심하고 있고
저 이후는,ㅋ내가 미안하다고 미치도록 운 거 밖에 없어서 차마 못 적겠닼ㅋㅋㅋㅋㅋㅋ
나 토닥토닥 달래주고 나서 찾아오는 정적은 무서웠고ㅎㅎㅎ
주제를 마구마구 던져주시와요ㅠㅠ
대체 뭔 주제로 끌고와야할지 모르겠...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