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민윤기
FOREVER
그 시절, 내가 좋아했던
나는 남자친구가 있다.
첫 만남은 그랬다. 치열한 입시 경쟁을 뚫고 설레는 마음으로 입학한 대학교는 내 환상을 다 무너지게 만들어 주겠다 하는 사람들만 모인 건지 하나같이 나에게 너무하고도 또 너무했다. 드라마나 인터넷 썰로만 보았던 전설의 조별과제 무임승차를 내가 겪게 될 줄 몰랐고, 일주일이 뭐야 한 달 내내 과제에 치여 사는 좀비인간이 내가 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 알았으면 대학 안 왔지. 연애는 무슨 그 흔한 썸, 짝사랑도 없이 대학교 새내기 로망을 박살을 내고 있었을까 그날도 어김없이 다음 강의 시간까지 잠이나 잘까 싶어 아무도 안 쓴다고 한 선배가 내게 소개해 줬던 동방ㅡ이라 쓰고 수면실이라 부른다.ㅡ로 가는 중이었다. 그래, 분명 평소처럼 아무도 없어야 정상인데,
다시 만난 민윤기
FOREVER
그 시절, 내가 좋아했던
나는 남자친구가 있다.
첫 만남은 그랬다. 치열한 입시 경쟁을 뚫고 설레는 마음으로 입학한 대학교는 내 환상을 다 무너지게 만들어 주겠다 하는 사람들만 모인 건지 하나같이 나에게 너무하고도 또 너무했다. 드라마나 인터넷 썰로만 보았던 전설의 조별과제 무임승차를 내가 겪게 될 줄 몰랐고, 일주일이 뭐야 한 달 내내 과제에 치여 사는 좀비인간이 내가 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 알았으면 대학 안 왔지. 연애는 무슨 그 흔한 썸, 짝사랑도 없이 대학교 새내기 로망을 박살을 내고 있었을까 그날도 어김없이 다음 강의 시간까지 잠이나 잘까 싶어 아무도 안 쓴다고 한 선배가 내게 소개해 줬던 동방ㅡ이라 쓰고 수면실이라 부른다.ㅡ로 가는 중이었다. 그래, 분명 평소처럼 아무도 없어야 정상인데,
다시 만난 민윤기
FOREVER
그 시절, 내가 좋아했던
나는 남자친구가 있다.
첫 만남은 그랬다. 치열한 입시 경쟁을 뚫고 설레는 마음으로 입학한 대학교는 내 환상을 다 무너지게 만들어 주겠다 하는 사람들만 모인 건지 하나같이 나에게 너무하고도 또 너무했다. 드라마나 인터넷 썰로만 보았던 전설의 조별과제 무임승차를 내가 겪게 될 줄 몰랐고, 일주일이 뭐야 한 달 내내 과제에 치여 사는 좀비인간이 내가 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 알았으면 대학 안 왔지. 연애는 무슨 그 흔한 썸, 짝사랑도 없이 대학교 새내기 로망을 박살을 내고 있었을까 그날도 어김없이 다음 강의 시간까지 잠이나 잘까 싶어 아무도 안 쓴다고 한 선배가 내게 소개해 줬던 동방ㅡ이라 쓰고 수면실이라 부른다.ㅡ로 가는 중이었다. 그래, 분명 평소처럼 아무도 없어야 정상인데,
비디오 태그를 지원하지 않는 브라우저입니다
"나 지금 작업 건 거야, 너 마음에 들어서."
라고 말하곤 떠났다. 내가, 내가 지금 무슨 소릴 들은 거야? 누군가 관심을 표한 것도 처음인데 그 처음이 이렇게 돌직구로 날라오니 정신을 못 차리겠어서 일어날 생각도 안 하고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물잔을 내려놓자마자 핸드폰이 울렸다. 발신인은 처음 보는 번호, 내용은.
[그리고 그때 걔 내 애인 아니야.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네가 오해하는 건 싫어서.]
[나 저장해. 민윤기.]
그게 민윤기와의 시작이었다.
그 이후 민윤기랑 나는 남들이 흔히들 타는 썸도 타고 연애도 했다. 겁나 진하게. 민윤기는 건축학과였고, 나는 경영학과라 그리 자주 마주치진 못했지만 시간이 빌 때마다 꼬박꼬박 만나 사랑을 키워나갔다. 정말 말 그대로 사랑을 했다. 나는 민윤기의 웃음을 사랑했고 작업하는 모습을 사랑했고 민윤기랑 하는 모든 일들이 즐겁고 기뻤다. 민윤기도 나를 사랑했고 나와 함께 하는 모든 일들을 즐거워하고 기뻐했다. 서로의 대학 시절 그 자체가 되었던 우리는 대학교 졸업 시즌이 다가옴과 함께 헤어졌다. 이유는 간단했다. 서로보다 중요한 게 생겼고, 취업 준비로 인해 만나지 못했고, 만난다 해도 서로 감추는 게 많아져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았다. 그렇게 마음이 식었고 졸업과 함께 결혼하자는 약속은 지키지 못한 채 우리는 헤어졌다.
나는 남자친구가 있었다. 민윤기라는.
그렇게 3년 정도 지났나. 나도 이제 어엿한 사회인이 되었을 때,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눈 앞에 펼쳐졌다.
"여주씨 인사해. 우리랑 함께 작업할 팀이야."
그러니까, 내 앞에 있는 이 사람이.
"잘 부탁드립니다. 민윤기입니다."
민윤기다.
"...... 네. 김여주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민윤기를 다시 만났다.
-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