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김남길 몬스타엑스 이준혁 강동원 엑소 성찬
l조회 3581l 4










식빵 한 조각 
written by Harvey












  테이블 위에 엎드렸다. 우웅. 나른한 기분에 절로 고양이 같은 소리가 났다. 순간 누군가 들었을까 고개를 휙휙 돌려보지만, 다행히 들은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생각에 킥킥 거리는 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얼마 안가서 한 숨이 웃음을 앞지르고, 나는 팔에 고개를 기댄 채로 볼을 부풀린다. 푸욱, 하고 나오는 한숨은 남들이 보기엔 장사가 안 되서 내가 이러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 그런데 난 그게 아니라 너무 심심해서 이러는 거다. 너무 심심해서. 휴우우. 심심해. 심심해. 심심하다구. 혼잣말로 꿍얼거리고 있는데, 서빙을 하고 돌아온 종현이가 나를 보며 고개를 절래절래 휘저었다.




  “야.”

  “왜요, 사장님.”

  “이게 지금 하늘같은 사장님한테..”

  “..헹. 퍽이나 하늘같네요.”




  저.. 저저저...!!!! 새파랗게 어린 것이 하늘같은 사장님한테 말 하는 꼬락서니 봐!! 나는 뒷목을 잡고 뒤로 쓰러지는 모션을 취하다가, 문득 스쳐지나가는 생각에 싱긋 웃는다. 오호. 현아, 너 월급 깎이고 싶어? 말 이쁘게 해. 확 깎아 버리는 수가 있어. 그렇게 말하며 승리감에 젖어 가려는 나를 보던 종현이는, 그 특유의 고약한 웃음을 지으며 '그러시던가요..' 라고 대답하고는 벨이 울린 테이블로 쌩- 가버렸다. 제기랄. 난 분명 이 카페 사장인데? 왜 내가 이런 취급을 받는 거야? 엉?


  가만히 앉아 있는 내 모습이 너무 바보 사장 같아 보일 까봐 일어서서 안쪽의 부엌으로 향했다. (바보 사장은 종현이가 지어준 별명이라고 말하지 않을...) 커피를 먹기도 귀찮고, 앞에 진열되어있는 아침에 공수해온 당밀 타르트나, 에그 타르트, 애플파이도 역시 손대기 귀찮다. 찬장을 열었다가 닫고, 냉장고를 열었다가 닫고. 휴. 마땅히 해볼 만한 요리도 없네. 배는 조금 고픈 것 같기도 한데.. 왼쪽의 손목을 지키고 있는 시계를 확인하자, 6시 되기 4분 전이다. 




  “……….”




  6시가 되면 칼 같이 어떤 놈이 카페 안으로 튀어 들어 올 것이다. 나를 달달 볶을 그 놈이 오기 전에 배를 채워 놔야해. 얼른! 다시 몸을 돌려서 과일이나 꺼내서 먹을까, 하고 냉장고를 다시 열어서 서랍을 뒤적거렸다. 키위… 딸기… 사과…. 




  “…에이…귀찮아.”




  결국 서랍도 닫고, 냉장고도 닫아버리고 말았다. 칼 드는 것도 귀찮고, 여러 개를 씻어서 먹어야 하는 것도 귀찮다. 오…랜만은 아니지만 귀차니즘이 강림했군. 희미하게 부엌 안 까지 들려오는, 카페 안에 틀어 놓은 샤이니의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입을 다셨다. 쩝. 귀찮지만 뭔가 먹고 싶긴 하다.





  “…어?”




  아싸아. 부엌 안의 작은 식탁 한쪽에 식빵이 있다. 운 좋게 딱 하나 남았군! 그렇게 생각하며 일단 유통기간을 살폈다. 아, 어제 종현이가 사온거지…. 근데 왜 하나 밖에 안 남았지? 잠시 그렇게 생각했지만 대수롭게 여기지 않으며 밀봉해 놓은 봉투를 열고, 남은 식빵 하나를 집어 들었다. 그 순간 작게 딸랑, 하는 카페의 문소리를 들은 것 같기도…….




  “…으, 역시 촉촉해.”




  식빵은 우유식빵답게 촉촉하고, 고소했다. 역시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식빵을 먹기엔, 우유식빵이 최고지. 그럼! 우유와 함께 먹으면 더 촉촉하고 맛있겠지. 기억을 더듬다가 냉장고 어딘가에 우유가 있었던 것 같아서 구석에 있는 냉장고로 다가갔다. 흐으음. 어디 보자.




  “…우유가…어디에…있나…”

  “……사장님!”

  “……에엥…?”




  나는 입에 밀어 넣고 있던 식빵을 씹다가 그대로 굳었다. 맙소사. 벌써 왔어. 긴 손이 내 몸 앞으로 내밀어지고, 열어져 있던 냉장고 문을 닫는다. 턱. 나는 맥없이 닫힌 냉장고 문을 절망적으로 바라봤다. 카페에 와서 매일 같이 나를 들었다, 놨다, 하는 놈이…… 벌써 왔다.




  “…사장님 배고파요?”

  “…어? 엉... 아니 그냥… 하나 남았길래…….”

  “…맛있겠다.”




  나는 애써 웃으면서 태민이를 지나 부엌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데, 엄마야. 얘 어깨가 이렇게 넓었나…. 나는 입 안에 있는 식빵을 꼭, 꼭 씹으면서 태민이에게 무언으로 비켜달라는 말을 했다. 헝…. 나 여기 사장인데…… 나 얘보다 나이 4살이나 많은데…….




  “사장님….”

  “……왜.”

  “…진기야.”

  “야, 내가 바,반말 하지 말라고 했잖아!”




  얘가 나한테 이렇게 반말 하면 나는 약해진다. 왜 그러는지 모르겠는데, 내 약점 같아. 야, 너 웃지 마. 나한테 반말도 하지 마. 속으로 외치지만 듣지 못하는 태민은 나를 보며 작게 웃었다. 근데 그 표정이, 으……. 진짜 미치겠다. 쿵쿵 거려. 나보다 4살이나 어린데. 난 이제 24살이 되고 얘는 이제 20살이 되는데. 내가 이런 어린놈한테……




  “…맛있겠다.”




  태민의 고개가 천천히 다가왔다. 태민은 자신의 검은 머리 위에 눌러쓴 캡모자를 천천히 벗었고, 나는 흐트러진 머리를 보고 잠시 넋을 놓았다. 엄마야. 얘 왜 이렇게 잘생겼어. 입 안의 빵을 씹던 움직임이 멈춘다. 나를 또 들었다 놨다 하려고 하고 있어 얘가…….


  아랫입술을 살짝 핥은 태민이, 좀 더 가까이 다가오고, 




  “……….”

  “……….”




  내가 들고 있던 남은 식빵 한 조각을, 제 입 안으로 가져갔다.




  “……….”

  “……맛있어요.”




  휴… 나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는 태민을 노려봤다. 이태민이 나를 확, 들었다가 내동댕이쳤다. 이놈이. 이 자식이. 하늘같은 사장님을 놀려 먹을라고……! 하지만 말을 하기엔 입 안에 가득 찬 식빵이 방해를 해서 빠른 속도로 씹어 삼키며 혼낼 준비를 하고 있었다. 태민은 흐트러진 머리를 정돈하면서 제 입 안의 식빵을 먹었다. 꿀꺽, 하고 넘어가는 목울대가 괜히 내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리게 만들었다. 쿵쿵. 또 쿵쿵 거린다.




  “……….”

  “……….”




  나는 남은 식빵을 모두 다 삼키고, 양쪽 허리에 손을 척척 올렸다. 종현이도 그렇고, 이 놈도 그렇고…… 나를 너무 물로 보고 있어. 이태민, 얘는 내 마음 까지 이상하게 만들고…!!




  “…야!! 이,”

  “………….”




  벌어진 입으로 태민의 입이 부딪혔고, 따뜻한 입술 사이를 가르고 나온 태민의 뜨거운 혀가, 내 입안을 간질였다. 엄마야. 나는 그대로 굳었다. 내 벌어진 허리와 팔 사이를 꽉, 끌어안아서 태민과 내 사이가 너무나 가까웠다. 굳게 감긴 눈과 긴 속눈썹이 보였다. 내 셔츠에 닿는 태민의 패딩조끼가 차가웠다. 2월이라 그런지 밖이 아직 많이 추운가 보다.




  “……….”

  “……….”




  나는 부드러운 느낌에 천천히 눈을 감고, 허리에 올린 손을 풀어 태민의 볼을 잡았다. …역시 생각대로 볼이 차가웠다. 입 안으로 닿는 호흡은 무척이나 따뜻한데, 볼이 차갑다니. 이건 너무 아니잖아……. 나는 키스를 하는 내내 태민의 볼을 내 손바닥으로 따뜻하게 만들었고, 한참 후에 입술이 천천히 떼어졌다. 

  마주 닿는 눈빛이 따뜻했다. 나는 따뜻해진 태민의 볼을 쓸어내렸다. 따뜻하니까 좋잖아……. 갑자기 기분이 이상해진다. 카페 밖에 나가면 옆에 보이는 예쁘게 꾸며진 담벼락처럼 눈앞에 보이는 것들이 핑크색으로 반짝이는 것 같기도 했다. 우웅. 커피머신도 핑크색 같고, 냉장고도 핑크색으로 조금 물든 것 같기도 하고…… 회색의 차가워 보이는 싱크대도 어느새… 핑크색으로…….




  “……….”

  “……맛있다.”




  밖에 내리는 눈처럼 하얗게 웃는 태민의 웃음이 보기 좋았다. 내가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네가 하는 말이 되게 크게 들리기 시작했고, 넌 장난스럽게 내가 좋다면서 나에게 반말 섞인 존댓말을 했지. 네가 내 어깨를 잡고 뒤에서 졸졸 쫒아다니며 장난을 치는 것도 너무너무 이상했고, 멍하니 자리에 앉아있는 나한테 커피를 만들어다 주는 것도 이상했어. 네가 하는 말이 장난 같았거든. 그런데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모르겠다.”

  “……어…?”

  “…모르겠어. 넌… 이상한 게 아니라…… 좋은 것 같아….”

  “……그걸 이제 알았어요?”




  하하. 낮게 퍼지는 웃음소리가 듣기 좋았다. 그래. 이상한게 아니었나 봐. 매일같이 나를 들었다 놨다 하는 네가…… 좋은 거였어. 네가 좋았던 거야. 네가 어리든, 나이가 많든… 네가 좋았던 거야. 




  “…어이, 게이 커플?”




  가만히 서로를 끌어안고 있는 우리 둘 사이를 방해하는, 아주 아주 괴팍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런, 못된 김종현 같으니라고!




  “야!!”


  “왜요!!!”

  “너 지금 왜 일 안해!!!”

  “지금 손님 제일 많을 시간인 거 알면서 둘이 끌어안고 난리네요, 아주.. 네? 저 혼자서 커피 다 만들다가 둘 다 안 보여서 찾아봤더니…… 아주 여기서…….”

  “기다려, 종현아. 금방 갈게.”

  “닥쳐, 이태민. 지금 나와. 사장님도요!!”

  “……혼내 줄 거야, 종현이 너.”

  “일단 손님이나 가면 혼내던지 하세요.”




  밉게 쏘아 말하고는 다시 쌩- 하고 부엌을 나가는 종현이를 보면서 나는 허탈하게 웃었다. 죽었어, 김종현. 넌 죽었어. 손님가고 나서 봐. 넌 죽었어. 그렇게 혼잣말하면서 부엌을 나서는데, …우악!




  “이태민! 놀랐잖아!”
 
 “종현이 고생 많이 하니까 그냥 내버려 둬요….”

  “안 돼! 쟤 맨날 나를… 내가 사장인데……!!”

  “종현이가 제일 고생하잖아요…. 손님가고 나서는 나를 보는 거예요. 응?”

  “…이씽. ……알…았어. 빨리 가. 종현이 눈에서 불 나온다.”




  뒤에서 나를 팍, 끌어안았던 태민이가 내 어깨를 가볍게 문지르고는 종현이 옆으로 가서 쟁반을 들었다. 서빙을 준비하는 태민이는, 아까 나한테 키스한 태민이가 맞다. 매일 나를 흔들고, 들었다 놓고… 손님이 없을 때는 나를 뒤에서 끌어안기 일쑤고, 그러고서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해맑게 웃는 이태민이… 맞아. 내가 좋아서 이 카페로 알바 하러 왔다는 말을 했던, 어제는 내가 잠든 줄 알고 내 볼에 뽀뽀하고 간 이태민이… 맞단 말야.




  “……….” 




  나는 괜히 간지러운 느낌이 들어서 볼을 긁적였다. 이상한 기분. 하지만 싫지는 않은, 오히려 좋은… 그런 기분. 나는 종현이가 남은 테이블 한 곳에 에그 타르트와 카페모카 두 잔을 가져다주는 것을 확인하고는 카운터에서 돈을 꺼냈다. 흠. 오천원이면 되겠지….




  “나는 식빵이나 사러 가야겠다…….”




  서빙을 하고 돌아오는 태민이 내 말을 들었는지, 웃는다. 

나는 오천원을 눈앞에 흔들고는 천천히 카페 밖으로 나왔다. …곧 크리스마스네. 카페 안을 크리스마스답게 바꿔야겠어. 으으, 춥다. 얼마 걷지 않았는데 멀리에서 베이커리의 간판이 보였다. 있다가 손님들 다 가고, 종현이도 가면… 태민이랑 둘이서 식빵이나 먹어야지. 촉촉하고, 고소한 우유식빵을 사야겠어.  흐음. …분명 맛있을 거야.









식빵 한 조각 fin












::




염치없이 짧아서 어디에 내밀기도 영.... 




이런 글은 어떠세요?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1
딱 자정에 올리셨네요 ㅎㅎ 탬뉴라니ㅠㅠ 잘읽고가요!
11년 전
Harvey
그러게요??? 말씀해주셔서 이제야 알았네요 ㅋㅋㅋ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1년 전
독자2
헐ㅋㅋㅋㅋ 내가 제일좋아하는 탬뉴 으헝헝 좋다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Harvey
탬공은 사랑입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3
누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잘읽고가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달달하다ㅠㅠㅠㅠㅠ간질간질ㅠㅠㅠ
11년 전
Harvey
ㅠㅠㅠㅠ감사합니닿ㅎㅎㅎㅎㅎㅎ 비루한글....ㅎㅎㅎㅎㅎㅎㅎ
11년 전
독자4
완전 조으다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Harvey
읽어주셔서감사해요ㅠㅠㅠ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샤이니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27 비밀폴더 07.23 16:36
샤이니 [샤이니/현유/조각] 친구와 사랑에 빠질 때3 크슈 06.13 19:06
샤이니 [쫑탬/조각] Shut up and let me go6 06.06 15:12
샤이니 [태민/온유] 식빵 한 조각8 05.28 00:00
샤이니 [희철/태민] 소나기(심히 짧은 조각글)9 희비교차 05.13 15:01
샤이니 [김종인X이태민] 본격 연습생 빙의글 팬픽5 하와 04.03 22:38
전체 인기글 l 안내
4/29 18:22 ~ 4/29 18:24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
단편/조각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