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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낙원= 독자라 생각하고 읽어주세요.

 

 

 

프랑스로 유학간 기범에게서 소포가 왔다.여러가지 잡동사니와 프랑스의 과자,기범이 만든걸로 추정되는 옷도 가지런히 소포안에 놓여있었다. 

낙원은 옷을 들어 꼼꼼히 살펴보았다.예전보다 훨씬 압도적으로 늘어버린 실력 덕분에 이제는 따라잡을수도 없겠다는 생각에 실없는 헛웃음이 나왔다.

기범이 만든 자켓은 보통 흰 자켓일 뿐인데도 드러나는 자태는 어디 고급의류를 견줄 정도로 훌륭했다.자켓은 카라 밑에 KEY CH KEY CH(Kitsch) 라 손수 한 듯 보이는 자수가 박혀있었다.

잘 만들었네,역시 김기범.자켓을 자세히 보기위해 소포에서 자켓을 꺼내자 자켓 뒷편에는 스트로폼 사이로 가려진 편지가 보였다.

에펠탑이 그려진 편지지를 들어 뒷편으로 돌리자 기범의 깔끔한 글씨체가 써져있었다.

 

le paradis terrestre est où je suis -KEY

 

 

프랑스어로 써져있는 짤막한 문장.

이게 뭐지,얘는 왜 읽지도 못하는 프랑스어로 쓰고 난리야...기범에게 전화를 해서 물어볼까 생각도 했지만 낙원은 편지를 뒤로 한 채 프랑스의 과자를 집었다.

뭐 별거 있겠어,나중에 연락오면 물어봐야지.

 

 

 

낙원으로 가는 법

-Dream BOY

 

 

1.과제

 

"아씨!개미쳤냐!돌았냐고!!"

 

"말..말시키지마...우읍..!"

 

 

브에엑-변기에 철푸덕,떨어지는 토사물의 소리에 낙원은 더이상 구겨질것도 없을듯한 미간을 짓부렸다.이 미친놈은 왜 굳이 내 집까지 들어와서 토하고 난리야.

낙원은 방금 전 누군가 자신의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소리에 일어났었다.혹시나 괴한일지 몰라 잔뜩 긴장하며 숨소리를 죽인 채,식칼을 들고선 불이 켜진 화장실로 가자

술냄새가 진동하는 진기가 변기에 얼굴을 박고 괴로워하고 있었다.

이진기,낙원의 2살 많은 남매이자 일년도 안되게 활동한 사진작가 온유이다. 비록 유명하진 않지만 그의 이름은 간간히 사진계에서 작은 호평을 받아오고있다.

진기는 어릴적 부터 사람을 찍기보단 풍경을 찍는것을 좋아했다.사람들이 자연스레 놓치는 풍경의 아름다움을 보게 해주겠다고 어릴적부터 줄 곧 말해왔었는데 어느 새 25살의 어수룩한 사진작가가 되버렸다.

진기의 사진은 리처드 미즈락 처럼 고요하고 몽환적이다.따뜻한 색감이지만 그리 따뜻하게 느껴지지않고 정적인 구도를 통해 횅한 느낌을 주는 자연의 모습은

눈을 지나쳐 뇌의 깊은 곳 까지 파고 들었다.그런 그의 작품에 낙원과 기범은 찍는 사람을 꼭 닮은 사진이라고 입을 모아 얘기했었다.

이번에 그는 아는 형의 까페를 빌려 신촌 작은 커피집에서 사진회를 열었다. 딱 일주일만 해야지..경험을 쌓는 겸 사진회를 연 것이라고 주변사람들에게 말했어지만 사실은 빨리 데뷔하고 싶은 욕심도 없지않아 있었다.진기는 무명작가에게 전시회로 돈 벌기란 쉽지 않는단걸 알고있었다.

그저 자신의 작품을 누구 한명이라도 봐줬으면 하는 마음에 관람료 오천원만 받고서 전시회를 연것이다.하지만 예상 외로 진기의 전시회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

예술가들의 입소문을 타고 하루가 다르게 드나드는 사람들이 많아진것이다.

 

 

"오빠 집가서 토하라고!!왜 술 쳐먹고 우리집에 오는건데!야!!"

 

"야,등 잘 두드려봐.."

 

우읍,다시 한번 역하게 올라오는 소리와 함께 이번에는 큰 걸 개워내는듯 토악질을 멈추지않았다.

낙원은 한쪽 손으로는 코를 막고 다른 한쪽 손으로 진기의 등을 두드렸다.젠장 이진기.죽여버릴꺼야.

진기는 거친 숨을 몰아내며 변기의 물을 내렸다.너무 과하게 마셨어.속이 쓰려왔지만 그는 실실 웃었다.그런 오빠의 모습에 낙원은 어처구니 없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맺힌 눈물을 닦아내고 개워낸 속 때문에 오는 작은 통증에 위를 쓰다듬었다.아무래도 뒷풀이를 너무 거하게 한것같다.그도 그럴수 밖에 없는게 오늘이 온유 사진전의 마

지막날이였다.전시회는 매우 성공적으로 끝났다.

전시회의 끝은 매우 감격스럽고 아쉬운 여러 감정이 교차했었다.그저 웃음만 났다.아 이제 나도 제대로 된 작가구나 라는 생각도 들고 한단계 성장한 자신의 모습에 행복했다.

그리고 전시회를 도와준 많은 동료작가들에게 고마웠다.진기의 성공을 자신의 성공처럼 축하해주는 그들에게 진기는 전시회에서 번 돈을 오늘 뒷풀이에 다 쓰고 돌아온것이다.

 

 

"다 토했으면 락스칠 하고 뒷처리까지 다하고 나와."

 

"나 물한잔만 갖다주라."

 

"팍씨,바라는것도 많아."

 

 

락스를 꼼꼼히 칠하고 입까지 잘 행구고 나오자 문 앞에서 낙원이 물을 들고 서 있었다.

말은 틱틱 거려도 내 동생 참 착해.진기가 웃으며 얘기하자 낙원은 소름돋는다며 그의 옆구리의 손을 쿡 찔러넣었다.

 

 

"억-"

 

"아니 뒷풀이 끝났으면 곧장 집가야지.왜 우리집에 오는건데?"

 

"이 근처에서 술먹었어.급했단 말이야!"

 

"급하면 바닥에다 토하면 되잖아?"

 

"야,치우는 사람 생각도 해야지. 내가 토한걸 누가 치워?그리고 얘기할거 있어서 온거야.너 이거 얘기하면 좋아죽을껄?"

 

 

뭔데?낙원이 궁금한듯 고개를 갸웃거리자 진기는 짓궂은 표정으로 으쓱거렸다.

 

"너 사진 찍어줄 애 구했어."

 

'"어?"

 

 

이낙원,그녀는 XX예대 패션디자인과 3학년으로 XX예대에서 가장 입소문을 많이타는 인물이다.

졸업한 진기의 후배인 탓 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학교 안 까지 그녀를 따라다니는 한 남자 때문이다.

그녀를 따라다니는 남자의 이름은 최민호다.학교애들 사이에서는 집착이 심한 남자친구다.이런 얘기가 오고가곤 하지만 낙원은 소문에 별 다른 대처를 보이지 않았다.

 

낙원은 요즘 큰 시련에 부딪쳤다.XX예대 패디과에서 가장 깐깐하기로 소문난 김교수가 드디어 일을 치고말았다.요새 사진과 담교수랑 친하게 지내는거 같더니 둘은 패디과와

사진과에 폭풍을 불러넣었다.패디과,사진과가 팀을 합쳐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것이였다.

합동과제도 이런 합동과제가 없었다.같은 과 끼리도 아니고 사진과랑 하라니..이런 경우는 학교측에서도 처음이라 초반에는 반발이 심해 중단을 하려했으나 금세 다들 제짝을 찾고 이 말도 안되는 과제가 다시 재기되어버렸다.

사실 패디과와 사진과는 형제과라고 불릴만큼 사이가 깊은관계다.패디과는 패션화보를 찍어오라는 과제를 받으면 항상 사진과 친구들에게 부탁을 했었고 사진과 역시 인물사

진을 할 경우 패디과에게 스타일 디렉터를 맡아달라는 형식으로 서로 도움이 되는 관계여서 과끼리 사이가 친하다.

낙원 역시 패션화보로 인해 사진과에게 도움을 받은적은 있다.그러나 그녀의 좁은 대인관계로 인해 여지껏 진기나 진기가 있는 자리에서 진기의 지인에게 도움을 받았지

다른 모르는 이들에게 도움을 받는 적이 없고 또한 도움받기는 죽어도 싫었다.

그렇게 혼자 제 짝을 못 찾고 애가 타며 안절부절한지 꽤 오래,과제 제출이 한달 반도 남지않았음에도 파트너를 찾지못해 스토리도 의상도 컨셉도 아무것도 손도 대지 못한 상태였다.

그런 그녀의 고충을 아는 진기는 제 동생을 위해 여러 후배들에게 전화를 해서 얘기를 했지만 대부분의 괜찮다 싶은 후배들은 파트너가 있거나 이미 촬영에 나선 애들이였다.

 

 

 

"조별 과제 하기 싫은데..."

 

"싫긴 무슨,떽!"

 

"아,그거 하지마.애새끼도 아니고.."

 

 

 

진기가 애 다루듯 행동하자 낙원은 마음에 안들었는지 인상을 꾸깃 거렸다.그녀는 정말로 조별과제가 싫었다.

조별과제를 하면 싫든 좋든 관계가 형성되기 마련이다.누군가 자신의 맡은 바를 하지않으면 다른 누군가에게 책임이 부담되는 이상한 현상과 서로 갖고있는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의견이 묵살되는것도 싫었다.또 하다보면 어쩔수없는 분쟁 역시 낙원이 싫어하는거였다.그리고 교수님들은 어떻든 완벽하지 않으면 얘기하겠지.

팀워크의 문제라고 가볍게 얘기할것이다.아니,이건 팀워크의 문제가 아니다.거지같은 인력을 만난 내 문제지.

 

 

 

 

 

"그러면 어쩔려고?과제 제출 안할거야?장학금 안받아?"

 

"받아야지."

 

"근데 어쩔려고 사람을 안 구하고있어."

 

"혼자 사진도 졸라 멋지게 찍으면 B라도 주지않을까?"

 

"하나도 안 웃기그든?"

 

 

낙원은 진기에 대답에 낄낄거리며 우스갯소리로 대답했다.그러나 진기의 표정은 썩 좋지않았다.진기의 안타까우면서도 측은한 눈빛에 낙원의 실없이 웃는 얼굴이 굳어갔다.

낙원은 절로 한숨이 나왔다.진기의 표정을 보아 무슨 얘기를 꺼낼지 눈에 훤히 보였기 때문이다.

 

 

"내가 알아서 할거야.신경 꺼."

 

"언제까지 태민이 때문에 사람 안사귈래?태민이 때문에 이런 사소한것도 하나 해결 못하잖아."

 

"과제얘기하다 이태민이 여기서 왜 나와?"

 

"다 이태민 때문에 그러는거 아니야.너 사람 내치는것도 다 태민이 때문이잖아.언제까지 그럴래?사회 나가서도 그럴거야?"

 

 

 

응,그럴껀데 낙원은 확 홧김에 얘기해 버릴까 하다 곱씹고 넘겼다.이진기 신경 건드려봤자 남는게 뭐가 있겠어.

낙원은 태민의 얘기가 나오자 민감하게 반응했다.태민의 얘기가 나오는건 달갑지않았다.태민에 대한건 언제나 자신을 힘들고 비참하게 만들어서 괴롭게만 느껴진다.

낙원은 그저 지금 당장 태민의 얘기를 피하기 위해 말을 돌렸다.

 

 

"이태민때문에 그러는거 아니야.그냥 과제 미룬거야."

 

"진짜야?"

 

"응."

 

 

진기는 낙원의 대답에 다시 인상이 활짝 펴졌다.그러면 오빠가 말한 애랑 같이 해.나 이미 너 한다고 얘기 했단 말이야.

진기가 사람좋은 웃음으로 웃자 낙원은 어이가 없는지 입을 벌리고선 진기를 쳐다봤다.

 

"할거지?너도 학점 날리기 싫잖아-장학금 못타서 엄마한테 돈 빌릴래? 아님 이 집에서 나갈거야?"

 

"이진기,진짜 때리고싶다."

 

"떽-이낙원,오빠한테 이진기가 뭐냐?"

 

"아오!그놈의 떽!!"

 

"아 빨리!!아님 내가 엄마한테 장학금 안 탄다고 때려넣는다?"

 

 

한다고!!해!!이진기 시바! 낙원은 오만가지 인상을 다 짓부리며 이른 새벽에 건물이 다 울리도록 소리를 질렀다.이럴려고 이태민 얘기 꺼낸거였던거구만...

낙원은 어릴적부터 저놈의 보채기 때문에 진기한테서 단 한번도 이긴적 없는걸 다시한번 깨달았다.

진기가 낙원의 고집이 꺽이자 세상을 다 가진듯한 미소로 웃으며 방방곡곡 뛰어다녔다.무르기 없기다!!무르면 현관문 번호 바꿀꺼야?

남에 집 현관문을 바꾼다는 소리에 낙원은 바닥에 있던 페트병을 진기에게 던졌으나 진기는 페트병을 가볍게 잡고 흔들어댔다.오빠라면 충분히 내가 없는사이에

현관문 번호를 바꿀 놈이야..

 

"대신 오빠가 생각하는것 처럼 좋은 결과는 없을껄."

 

 

진기는 낙원의 씁씁한 표정에 미묘한 웃음을 지었다.동생아.관계란 만나지 않으면 개선되지 않겠지만 만난다면 예측불허한 일들이 많이 생긴단다.

진기는 항상 피하기만 하거나 자신이 피해보는걸 감소하더라도 대인관계를 거절하던 낙원이 이번 기회에 제발 달라지길 속으로 빌었다.이번에는 다를거야 낙원아.

 

 

"그래,오빤 니가 장학금을 포기 안해서 정말 기쁘구나"

 

"허,그래서 누가 나랑 같이한데?"

 

"사진과 일학년 김종현"

 

"장난해?갓 스무살이랑 하라고?"

 

"군대부터 갔다와서 그렇지.너랑 나이 같아"

 

"그래도 그렇지.배운게 있어야지 하지?실력은 보장된거야?"

 

 

응,그럼-진기는 뿌듯한 미소를 지으며 낙원의 핸드폰을 만졌다.비밀번호가 걸려있음에도 쉽사리 비밀번호를 맞추고는 자신의 핸드폰을 들이다 보면서 낙원의 핸드폰을

만지작 거렸다. 낙원은 그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진기에게서 자신의 핸드폰을 뺏어갔다.뭐해,남의 핸드폰가지고

 

 

"종현이 번호야,저장해"

 

 

 

 

 

 

 


더보기

아무도 안보겠지만 예전부터 한번 써보고 싶은 얘기를 써보았어요.아무도 안보면 어때요 ㅠ..완결까지 열심히 써야지 나님 화이팅..!

샤이니 다섯명다 처음글에 나오게 해야지 했던게 무리수가 됬던거 같네요.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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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그냥 우연히 들어왔던거였는데 헐헐..완결까지 제가 보겠어요..!
9년 전
D.b
댓글 하나 달리니까 너무 기쁘네요 ㅠㅠㅠ감사합니다.독자1님 때문이라도 꼭 완결까지 쓰고말게요ㅎㅎ 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2
헐..헐 꿀잼ㅠㅠㅠㅡ종현ㅇㄱ어서 만나보고싶어요ㅠㅠㅠ
9년 전
D.b
감사합니다ㅎㅎ최대한 빠르게 써볼게요~
9년 전
독자3
헐..샤이니 잘 올라오지도 않고 제 취향의 글은 잘 안올라와서 기대안했는데...꿀잼.... 빨리와주세요 자까님ㅠㅠㅠ
9년 전
D.b
기대해주신다니 너무 뿌듯하네요ㅎㅎ오늘 새벽 세시전에 올려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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