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말하지, 여자는 꽃이라고.
근데 나는 아냐, 나는 뚱뚱하고 못생겼는데 이런 나를 누가 꽃으로 봐.
정말... 난 그냥 저런 말들이 없어졌으면 좋겠어.
비참해지니까.
-5-
"양호실까지 못가줘서 미안."
그 말을 끝으로 한빈이는 교실로 달려갔다.
와..진짜 김여주 진짜 바보구나. 상바보. 어쩌면 다시는 못들을 말일텐데..
대답을 하지 않은게 후회되고 누군가 왜 김여주는 벙어리처럼 행동을 했는가? 라고 물으면
난 무조건 잘못을 빌어야하는게 당연할 것이다.
와.. 굴러들어온 복을 이렇게 차다니.. 미쳤다 미쳤어 김여주. 돌았다 돌았어 김여주.
그렇게 머리를 때리며 한심한 나를 속으로 저주하며 양호실로 들어갔다.
"...."
-똑똑
양호실 문을 두드리곤 문을 열었다.
"들어오세요.. 뭐야?"
"....잠깐 옷 좀 말리고 갈께"
선생님한테 버릇없게 왜 반말이냐고? 그야..
저건 우리 오빠거든. 김진환이라고 오빠라고 부르기도 싫은. 학교에서 이왕이면 아는 체 하지 말래서
되도록이면 양호실 안갔는데 내가 들어서자 마자 역시나 표정 굳히네.
째려보는 김진환을 무시하고 그냥 김진환으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진 침대에 걸터 앉아 후드 집업을 벗었다.
-드르륵
교복상의 단추를 풀르고 있자 김진환이 침대위의 커텐을 젖혔다.
"뭐야?"
"너.. 애들이 이런거야?"
"아니야"
"뭐가 아니야. 사실대로 말해"
"아 그냥 남자애가 실수로 공차다가 마시던 물병이 옷에 쏟아졌어.."
"참 실수겠다. 옷 줘봐."
평소엔 잘해주지도 않으면서 내가 뭐 어디서 놀림받거나 맞고 오면 이렇게 오빠행세를 할려고 난리다.
이럴때만 좋지만 평소에는 남들보다 더 심하게 날 갈궈서 '이중인격자'라고 생각한다.
어찌되었든 교복상의를 벗은 후에 오빠에게 넘겨 주었다.
오빠는 "겨울에 추운데 창문열게 하고 있어..."라며 투덜거리며 바람으로 옷을 말리고 있었다.
"그런데 못보던 후드집업이다?"
"공 찬 남자애가 미안하다면서 줬어"
"뭐야 진짜였어? 따 당하다가 온게아니라?"
후... 사람 말을 귓등으로 듣는건지.. 꼭 사람이 진실을 말해도 자기가 믿고싶은데로 해석하고 그걸 받아들인다.
저런모습을 학생들이 알아야되는데 새로오신 양호선생님 멋지다며 좋아죽는 여자애들이 불쌍할 뿐이다.
걔네는 가식적인 김진환만 봐서 멋지다고 생각하겠지.
*
옷이 다 마르자 김진환은 나에게 옷을 쥐어주곤 내쫒듯이 했다.
좀 옷이나 말리면서 한 교시 날리고 침대에서 잘 생각이었는데 50분이라는 시간이 끝나가기도 전에 교실에 들어가야 할 판이다.
뭐 그래도 다른 선택지도 없으니 교실로 올라가는 계단으로 향했다.
"..."
교실은 3층, 양호실은 1층, 그리고 2층계단에 오르려 하자 계단에 앉아있는 김지원이랑 눈이 마주쳤다.
'쟤는 왜 여깄어? 지금 수업시간 아니야?'
속으로 이거 완전 쌩양아치새끼아냐? 이렇게 생각했지만 내색은 못하고 그냥 난 쟤를 못 본거다. 라고 생각하며
지나치려 했다.
근데 머릿속에서 '아! 옷 다 말렸으니까 이제 후드집업 돌려줘야겠지?' 해서 손에 들고 있던 후드집업을 김지원에게 건넸다.
"아. 이거.. 고마워! 나 옷 다 말려서 이제 필요없어.."
"..."
후드집업을 건넸는데 받기는 커녕 자리에서 일어나서 날 내려다봤다.
'뭐야? 말건것도 죄야?..'
잘하면 한대 칠 표정이었는데 무서워서 그냥 김지원을 보고 있던 눈을 땅으로 내리깔았다.
"필요없어."
"어?"
"이미 더러워져서 필요없다고."
"아.."
.....지금 내가 입어서 더러워졌다고 하는거지? 와.. 진짜 성격이 왕싸가지구나..싶었다.
하..그래 기분 찝찝하겠지. 후드집업 줬을 때 조금이라도 '괜찮은 녀석이구나' 라고 생각했던 내가 머저리지.
"똑같은 걸로 새로 사와, 김여주."
"...?"
난희? 나니고레?? 지금 나보고 지 후드집업을 다시 사오라는건가? 와 신종 괴롭히기 수법이구낰ㅋㅋ?
속에서 지금 천불이 나지만 차마 표현할 수도 없고 참... 오늘 일진 제대로다. 와..
어이가 가출을해서 걍 뒤도 안 돌아보고 가버리는 김지원 등에다가 손가락욕을 했다.
그렇게라도 안하면 짜증이 계속 날 거 같아서.
*
수업시간 마치는 종이 울리고 나는 그제서야 반으로 들어갔다. 그전까지는 뭐.. 계단에서 열라게 김지원 까고있었짘ㅋㅋ
후... 진짜 개새.. 암튼 들어가자마자 한빈이랑 눈이 마주쳤다.
아.. 맞다 나 한빈이한테 고백 받은거 같은데...김지원의 사건이 너무 충격이어서 까먹고 있었다.
세상에 까먹을게 따로있지.. 어떻게 그걸 까맣게 잊고있었지? 미쳤어 김여주!!
마음을 가다듬으며 머리를 식히고 자리로 가서 앉았다.
한빈이도 조금은 피하는 거 같았다. 하.. 이럴 줄 알았으면 그 때 물어볼걸..."그거 혹시 나야?" 이렇게..아니 이건 너무 당돌한가?
아..진짜 난 왜..그런 천금같은 기회를..
속으로 계속 미련한 저를 욕하고 있다가 한빈이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여주야."
"응??"
아.. 또 바보같이 너무 크게 대답했다. 마치 계속 먼저 말 걸어주길 기다린 강아지마냥..
와..진짜 자살감이다 이건..
"푸하하! 진짜.. 김여주."
"야..웃지마.."
왠지 내 마음을 한빈이한테 들킨 거 같아서 괜히 툴툴거렸다.
"여주야. 대답은?"
"무슨?..."
"나 그거 나름 내 고백이었는데. 너 좋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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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할것도없이개썅콜이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한빈아ㅠㅠㅠㅠ쏴랑해!!!!!!!!
하...쓰다보니 전개가 너무 느린거같아요ㅠㅠㅠ힝..언제 결말가지?ㅠㅠㅠㅠㅠㅠ 힝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