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도 간다지만 내 달은 여기야
"혁아."
"왜요."
"여즉 삐쳐있니 우리 애기..."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요."
예? 아 지금 무슨 상황이냐고요.
그러니까 이게... 우리 예쁜 아기곰이 누나에게 사랑해달라고 으르렁 거리는 소리입니다. 곰은 사람을 찢어... 그래서 동혁이가 내 마음을 찢어ㅠ 눈물이 다 나네 귀여워서.
저 동혁이랑 연애하는 거... 아시죠? 아시죠? 모르는 사람은 거울 보고 가위바위보 해. 이길 때까지 오지 마. 내가 아직도 그때만 생각하면 미안해서 길에 나무 대신 그 자리에 박혀버리고 싶은 느낌이야.
연애를 시작했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 건 없었음.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우리가 연애 시작 전에도 한결 같이 사랑하고 있었다는 거잖아. 아니라고 할 사람들은 플랭크 30분 하고 와.
아무튼 여전히 나의 리틀디어는 누나가 좋은 마음을 풀어내면 죽는 사람마냥 굴고 나는 그런 동혁이가 너무 귀여워서 날마다 눈물로 낙동강을 새로 파는 게 취미가 되어버림. 네? 솔직히 그건 좀 오바. 라고요?
"속상하게 왜 삐치고 그래, 자기야."
"... 아,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네 아닌데요. 그런 거 아니야. 우리 참사랑 중이야!
악! 너무 좋아 너무 귀여워! 예전 같았으면 방으로 도망가 버렸을 액희삿슴이지만 이제는 내가 손을 잡든 뜬금없이 사랑한다고 하든 도망가는 일 없다 이거예요. 대신 저렇게 귀까지 빨개져서 고개를 숙여버려... 누나는 또 눈물이 나버려... 얘는 애가 나이를 먹을 수록 귀여워질 생각인가 봐. 고맙게.
벼는 익을 수록 고개를 숙이고 동혁이는 빨갛게 익을 수록 뽀둥해진다.
연애하기 전에도 이상했던 그 누나가 연애하고 나니 연상의 사랑법이 뭔지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으니 당황할만두...
"이유를 얘기 해줘야 누나가 또 같은 실수 안 하지."
"누나."
"왜...?"
그래도 갑자기 그렇게 부르면 누나 쫀단 말이야. 쪼는 거 버릇 됐나 봐 이런 게 참사랑, (아님)
"김도영이 누구예요."
"그 이름이 왜 네 입에서 나와...?"
복 받은 새끼... 동혁이 입으로 이름을 다 불려보고. 방금 도-할 때 입술 동그랗게 되는 거 너무 사랑스러웠어. 진짜 최고다 이름 김도영으로 개명할까. 아.
누나 머리 속에서 개명 결심까지 굴러다니는 건 모르고 열심히 정색하는 우리 애기를 만나는 나는 전생에 지구를 구했나... 아니 이건 지구도 모자르다. 아마 나는 전생에 우주를 만들었을 거임. 내가 누군가의 종교였을 수도 있음. 지금 내 종교가 이동혁인 것처럼 흐흑.
"문자 왔던데요. 보고 싶다고."
"...잠시만 누나 화장실 좀 다녀오면 안 될까."
속 울렁거려... 술 잔뜩 마시고 티익스프레스 타면서 테크노댄스 추는 기분이라고.
가까스로 떨리는 속을 잠재우곤 핸드폰을 확인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넌 정말 왜 그렇게 귀여운 거야 동혁아..."
"말 돌리지 말고."
말 돌리는 게 아니라 네가 너무 귀여워서 세상을 다 뒤집어 엎고 싶어 누나가 지금.
내가 진짜 오늘은 손만 잡으려고 했는데 이건 끌어안고 부둥부둥 정도 해줘야 될 급의 사랑스러움 아닙니까.
"어이구 동혁아 내시끼..."
"이런다고 화 안 풀린다고요."
"너 방금 웃은 것 같은데."
"아닌데요."
"누나 네 얼굴 매일 봐서 이제 시력 양쪽 다 2.0이야. 무시하니?"
"헛웃음이었어요."
진짜 한여주. 내가 항상 말하잖아 동혁이 만나러 나올 때는 흑심만 챙기지 말ㄱ, 아니 이게 아니라 꼭... 꼭 심장 제세동기 챙기라고 했어 안 했어. 너 동혁이 오래 보면서 살아야지. 지금 이런 귀여움을 맨 몸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거야? 난 오늘부터 중대장이야 특기는 너희에게 실망하기...
그렇게 한참을 날 밀어내는 동혁이를 어거지로 끌어안고 있자니 그런 생각이 드는 거임. 김도영 이새끼...
"그래서 누구냐고요."
"친구지."
"그 형은 누나가 왜 보고 싶은데요."
"나 아니고 너 보고 싶다고 한 거야."
살면서 이동혁 얼빠지는 표정을 한 세 번 봤나... 한 번은 내가 동혁이 생각 하다가 섬유유연제 반통을 세탁기에 들이부었다고 했을 때고, 또 한 번은 내가 나랑 왜 만나냐고 물어봤을 때였을 듯. 뭐야 세 번 다 나 때문이네. 역시 이동혁 애인답게 다양한 감정을 선물선물. 프레젠또.
"그걸 내가 믿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진짜야, 볼래?"
그래서 울 동혁 넘 귀엽고...
귀여움으로 기네스북도 가능할 애야 걔는...
아 눈물 난다 올해 휴지사업시장은 내가 먹여 살림 ㄹㅇ
근데 그런 애가 너를 왜 만나
얼굴 좀 보고 싶다
"네가 여기서 마지막 말만 본 거야."
"아."
이동혁에게 찾아온 지독한 쪽팔림의 시간을 존중해주기 위해 입을 다물기로 함. 귀여운 내시끼... 내가 아침마다 눈 뜨고 싶은 이유가 너라는 걸 너는 아니... 이건 모르면 한 대 맞아야... 아니야 사랑해.
"네가 뭘 몰라서 그렇게 귀여운 생각을 하나 본데, 나 얘랑 반신욕도 같이 할 수 있어."
"그걸 왜 해요."
"... 아니 그냥 말이 그렇다는 건데 왜 화를 내고 그래. 그 정도로 막역한 사이다 이거지."
"그렇게까지 막역할 필요 없잖아요."
"응... 글치..."
난 니트고 동혁이는 뜨거운 물이야 막 휘둘리다보면 내가 한없이 작아지거든요. 물론 그걸 다시 펴는 것도 이동혁이긴 합니다만.
여전히 기분이 별로인 것 같은 우리 코코를 위해서 누나가 뭘 할 수 있겠어... 누나는 기껏해야 쓸개나 간밖에 못 주지... 후... 기쁜 감정도 떼어줄 수 있었으면. 내가 24/7 우울하게 살아도 동혁이만 기쁘면 돼. 울 말랑동혁 얼굴 보면 누나는 우울함따위 몇 광년 밖으로 날려보낼 수 있어. 광년은 빛의 이동을 말하는 거라고해도 상관 없어. 이동혁이 내 빛인데 그게 다 무슨 소용이야!
"정 못 믿겠으면 나중에 진짜 삼자대면 하는 자리를 만들어볼게 누나가. 장담하는데 얘 나보다 처음 만난 너를 더 믿을걸."
"정 못 믿겠으면 나중에 진짜 삼자대면 하는 자리를 만들어볼게 누나가. 장담하는데 얘 나보다 처음 만난 너를 더 믿을걸."
"정 못 믿겠으면 나중에 진짜 삼자대면 하는 자리를 만들어볼게 누나가. 장담하는데 얘 나보다 처음 만난 너를 더 믿을걸."
어... 그렇게 말한 건 제가 맞는데요, 솔직히 지금 여기 왜 같이 앉아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봤으면 이제 가. 우리 동혁이 조각상이라 그렇게 보면 닳는다."
"그것보다 네 관절이 더 빨리 닳는 거 알지?"
"또 내새끼 앞에서 험한 말 나오게 하네 얘가."
오랜만에 얼굴 보니까 생각난 건데 내 인생에서 주먹을 가장 많이 쥐어보이게 한 장본인이 김도영이었던 거임... 치고 빠진다는 것을 뜻하는 단어로 '김도영'을 쓰자.
"진짜 돈 같은 거 안 빌렸어요."
"미친 거 아녀, 내가 얘 빌려줄 돈이 어딨어."
"그렇긴 한데,"
"좋아해서 만나는 건데요."
롸...?
"제가 누나 좋아해서."
"미친 동혁아 누나 방금 그거 녹음 못 했어..."
뒤늦게 핸드폰을 켜서 들이밀어 보지만 아웃인 거임... 진짜 눈물 나. 나는 왜 항상 녹음기를 들고 다니지 않는 거야 멍청하게... 내 인생도 트루먼쇼 같은 거였으면 좋겠다 그럼 방금 그 말이 녹음이 뭐야 녹화까지 됐을 텐데... 그럼 음성은 벨소리로 쓰고 화면은 움짤 찔 거야ㅠ
"다행이네. 사실 걱정 했거든요, 주제 넘는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얘가 매일같이 죽는다고 그래서. 다들 정말 그 정도로 좋은 사람인가 걱정도 하고."
"너희 그랬어?"
"네가 오 분에 한 번씩 창문으로 뛰어내리려고 하는데 우리가 안 그러는 게 이상,"
"이제 가라 진짜. 마지막 기회야."
내가 아무리 우리 코코한테 온갖 주접 다 떨어도 그건 무덤까지 안고 갈 비밀이었다긔,,, 친구 비밀 말하기에 스스럼 없음을 뜻하는 단어로 '김도영'을 쓰자.
"누나 그랬어요?"
"기억이... 잘... 누나 오늘 아침에 눈 떴는지도 깜빡하는 사람이라."
"그런 사람이 한 번 본 내 주민등록번호는 어떻게 아는 건데요."
"그건 기억이랑 별개야..."
살면서 이렇게까지 쪽팔리고 기 빠지는 일이 있던가... 마! 내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나! 저도 쪽팔림 느끼고 자존심 있다구요...
내 >>☆>>남자친구<<☆<< 앞에서 그 정도 자존심은 지켜줘야지. 김도영 진짜 절교를 꿈꾸고 여기까지 온 거 아닐까 하는 순간이었음.
왜냐하면 김도영이랑 함께했던 시간동안 걔는 총 19가지의 일화를 풀었고, 이동혁은 그걸 아주 흥미롭게 들었으며 그걸 듣는 나는 당장이라도 백덤블링을 하고 싶었기 때문... 흑역사만 19가지를 풀었어...ㅂㄷㅂㄷ 한여주의 19가지 그림자야 뭐야.
"안 뛰어내려서 다행이네요. 나만 누나 좋아하다 끝날 뻔했잖아."
"내가 널 사랑한다지만 그 얘기를 계속 하는 건 아무래도 결투신청 같은데."
집에 데려다 주는... 아 물론 제가 동혁이를 집 앞까지 데려다주는 겁니다. 세상이 너무 위험해서 우리 말랑말랑 리틀디어를 혼자 보낼 수가 있어야지... 절대로 손 잡고 걸으려고 이러는 거 아님. 시티 헌터가 ㄹㅇ 사슴인 줄 알고 잡아가면 어떡함; 상상만 해도 등줄기에 땀이 뻘뻘;;
"너 좀 더 멀리 이사가면 안 돼? 걸어서 두 시간 정도 걸리면 딱 좋겠어."
"데려다주고 나서 또 다리 아프다는 핑계로 집에 안 가려고 그러는 거 다 아는데요."
"아니야... 누나 걷는 거 좋아해서 그래. 요즘엔 걷는 것도 돈이 다 되더라."
"그럼 누나 앞 집으로 갈까."
"그러다 나랑 헤어지면 얼굴을 어떻게 보려고."
"벌써 헤어질 생각을 한다 이거지."
동혁이는 가끔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내 허점을 파고 들어. 그게 사랑의 씨앗을 꽂는 건 줄도 모르고... 내가 지옥에서 온 사랑의 화원 작물 성장 영역 만렙이다... 동혁이가 이런 식으로 0.0001을 심고 가면 그걸 606으로 만들어 줄 수 있음. 나 같으면 이런 사람 안 놓친다. 주식도 이렇게 뛰진 않어.
"아무튼, 도착 했습니다. 고객님."
"누나 집에 어떻게 갈 건데요."
"누나는 오늘 기분이 너무 좋으니까 근두운 타고..."
"말고."
"내 근두운 이름이 38번이야... 바퀴 네 개..."
우리 동혁이는 진짜 하나 중에 첫번째야 진짜. 세상에 어느 연하남이 저렇게 사랑스러운 말과 행동으로 누나의 귀가를 걱정해주냔 말이야. 동혁이한테서 작은 사랑의 조각을 발견할 때마다 전율이 돋고 얼어붙어. 우울 같은 조무래기 감정따위가 끼어들 수 없다 이 말이지.
헤어지는 시간은 매일같이 너무 잔인해... 하루 종일 보고 또 봤는데 왜 집 앞만 오면 계속 보고 싶은지 이런 게 연애의 맛, 아 이건 예전에도 그랬군. 잠시 착각을.
"그 형 말인데요."
"혹시 내 흑역사에 대해서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거면 그 생각 하트 모양으로 접어서 불태워."
"그런 게 아니라, 알고 지낸지 얼마나 됐어요?"
"그게 생각 안 날 정도로 아득해... 왜?"
이 자식들이 설마 그 짧은 사이에 둘이 눈 맞아서 짱친 먹고 그럴 생각을 하는 건 아니겠지. 그런 일 있기만 해 아주. 남극 북극으로 보내버릴라니까. 눈밭에서 펭귄이랑 쎄쎄쎄하고 싶으면 어디... 상상하니까 우리 동혁이는 너무 귀여운데...? 펭귄들이 왕으로 삼을 수도 있으니까 위험해서 못 보내겠다 얘는.
"그냥, 나보다 누나를 더 잘 알길래."
"어?"
"바로 전화할 거니까 꼭 받아요. 집에 들어갈 때까지 끊지 말고."
요즘 애들은 왜 저래. 왜 마음에 불을 질러놓고 혼자 들어가버리는 거야.
다음에는 제가 데려다 줄 거니 그렇게 알고 있으라며 당부하고는 미련 없이 돌아서 들어가려는 이동혁을 붙잡은 건 내가 아니다. 내가 아니라 나의 본능이 붙잡았어. 그것과 나는 좀 다르거든요... 저는 보통 '동혁이 예쁘다'를 말로 표현하는데 그것은 그걸 손잡고 껴안는 걸로 표현을 해. 너무 고마워. 본능 없이는 연애 못 한다.
"왜요."
"손님, 안전귀가 서비스 요금 안 내셨잖아요."
그렇게 말하면서 센스있게 볼 톡톡 치는 게 연상이 사랑받는 비법 아니겠습니까. 좀 이모랑 조카 같긴 한데 내가 그렇다면 그런 거야 조용.
사실 안 해줄 거라고 생각하긴 해... 뽀뽀 주고 받으면 죽는 병이라도 걸렸는지 잘 안 해주더라고... 그래도 내가 취해서 뽀뽀하면 그건 받아주던데 혈관에 소주를 꽂고 다닐 수도 없고 참 내...
근데 동혁이가 뽀뽀를 해주는 것도 모자라서 그 위치가 볼이 아닌 입술일 때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고르시오.
1. 코피를 쏟는다
2. 차도에 뛰어든다
3. 내 뺨을 때린다
4. 주저 앉는다.
정답은 없어. 난 지금 어레스트...
"...반응이 왜 그래. 해달라면서요."
"야 누나 심장... 동혁아 누나 심장..."
"그렇다고 바닥에 주저 앉으면 어떡해요."
"나 코피 안 나? 어?"
"이걸로 코피 나면 어쩌려고."
이걸로=앞으로 더 많은 것이 남아있다. 맞지 이거지. 아니라고 하는 사람은 옥상 가서 냉수마찰 하고 와.
"한 번만 더 해주면 안 돼?"
"안 되는데요."
"그럴... 리가 없는데... 말도 안 돼... 이게 나라냐..."
"오늘 집에 잘 도착하면 내일은 생각해볼게요."
그 말 듣자마자 벌떡 일어나서 동혁이한테 안녕을 고한 사람이 누구야? 나다 이 말이야. 이거 완전 뽀생뽀사 아니냐... 인생이 이렇게도 바뀌고 너무 좋다...
어제 가늘었던 달은 점점 차오르는데 동혁이를 향한 내 사랑은 24/7 보름달이라서 나는 달 같은 곳에 안 가도 돼... 동혁이랑 신혼여행으로 가면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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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쓱)
다들 개강 개학 야근 잘 하고 계신가요?
저는 요즘 퇴근이랑 퇴사랑 헷갈리는 퇴춘기를 겪고 있어요 호호깔깔
너무 늦게 와서 자연스럽게 인사드리기도 머쓱하네요... 훌쩍
꿈에 이걸 쓰는 제가 나와서 출퇴근 길에 끄적끄적 해봤는데 마음에 드실런지...*^^*
죽지도 않고 돌아오는 철벽동혁 엪소드... 뒷얘기 궁금하셨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아요.
아 물론 글 퀄리티가 메뚜기 발바닥 수준이지만
그냥 그들은 잘 살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아무튼 우리 존재 화이팅이라긔요,,, 하트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