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결국 와버렸다.
언제든 나에게 돌아와도 괜찮다는 의미였을까
내가 꾀 오랜 기간 한상혁 집을 찾아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한상혁 집은 비번도 바뀌지 않았고 내가 마지막으로 찾았을 때와 집도 전혀 다를게 없었다.
나만 빼고 다 변하지않았다.
그리고 그 집에 사는 한상혁 마저도 변한 건 없었다.
큰 침대는 외롭다던 한상혁은 여전히 키보다 훨씬 작은 소파에 누워 키를 맞추려는 듯 큰 키를 숙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 한상혁을 처음 만났을 때가 생각났다.
내가 한상혁 비서로 들어가는 날
그날 한상혁을 처음 만났다.
첫 직장이라 잔뜩 긴장을 한대다가 유독 추운 겨울이기까지해서 몸까지 뻣뻣하게 숙이고 부사장실에 들어갔을 때
근엄한 표정으로 나이가 지긋이 드신 분이 앉아 있을거라는 예상과 달리 또래로 보이는 남자가 좁은 소파에 몸을 한껏 움추리고 누워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 몸에 잔뜩 들었던 긴장이 다 풀렸던 거 같다.
어떻게 해야할지 난감해서 깨울까라는 생각도 했었지만 너무 아이같이 자는 그의 모습에 가만히 지켜볼수밖에없었다.
잠자는 그를 맞은 편 소파에 앉아서 한참을 보다가 방금 긴장까지 풀려버려서 나도 모르게 잠들었던거같다.
눈을 떴을 때는 움추리고 누워있던 남자는 이미 오래 전에 깬 듯 책상에 앉아서 태평하게 일을 보고 있었다.
"별빛씨 맞죠? 오늘은 이미 시간이 늦었으니까 내일은 졸지말고 내일부터 일하세요 그럼 퇴근하세요"
너무 태평하게 일을 보고 있는 그를 보자 어떤 타이밍에 말을 걸어야할지 몰라서 일하는 모습만 한참을 보고있는데
내 시선을 느낀건지 남자가 나를 한번 보고 씨익 웃더니 시계를 한번 보고는 퇴근하라고했다.
그게 나랑 한상혁의 첫만남이였다.
"언제 왔어?"
언제 깼는지 목소리가 다 갈라져서 부시시한 눈을 뜨며 묻는 한상혁이였다.
아무일 없었다는듯이 태평하게 언제왔냐고 하는 그모습까지도 내가 바람을 피기 전과 다를게 없었다.
나만 또 변했다.
"콜록콜록 별빛아 ,너 약도 못먹는데 감기 걸리면 어떡해 빨리 집에가"
넌 또 내 걱정만한다.
그래 잘하면 그 너의 나만 생각하는 그 태도가 나를 이기적으로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고나니 또 미안해졌다.
"죽 만 만들어주고 갈께 나도 어디가야해"
손에 들었던 장바구니를 들어서 보여주며 얘기하며 주방으로가려고 등을 돌렸다.
"별빛아 가도 괜찮은데 그 어디 거기 오늘 만 안가면 안돼?"
언제 온 건지 나를 등 뒤에서 나를 끌어 안았다.
몸에서 나는 열이 나에게 그대로 전해지는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오랜만?이에요! 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