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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푸른 기가 맴도는 새벽. 해가 저만치서 올라올 준비를 하고는 있지만 그 빛을 뿜어내지는 못하고 있는 시간. 지민은 아무도 없는 병동을 지켰다. 주말동안 태형이 앉았던 의자에 앉아서는 숨을 색색 내쉬는 로운을 내려다보자니 문득 인상이 찌푸려졌다.

영향이 없을래야 없을 수가 없지. 하필이면 제가 곁에 없었을 때 그런 일을 당했다는 게 지민은 기분이 이상했다. 묘한 죄책감. 지민은 미동도 없는 로운의 손을 잡았다. 언제나 따뜻했던 손이 그 온기를 잃은 것이 느껴졌다. 우리가 연결돼 있다면, 네가 위험해 처해도 바로 달려갈 수 있을 텐데. 여기까지 생각이 들자 지민은 로운의 손을 놓았다. 아, 지금. 이거.

그래. 인정할 수밖에 없다. 지민은 체념한 듯 바람 빠진 웃음을 지었다.



“……박지민?”
“깼냐.”
“아……나 얼마나 누워 있었어?”
“한 이틀쯤.”
“장난 아니네. 디멘터 자식 더럽게 못생겨서는 더럽게 세구나.”
“어디 뼈 같은 건 안 나갔냐?”
“디멘터랑 싸우면 피는 안 봐. 영혼을 빼앗기지. 지금 좀 넋이 나간 느낌이긴 하네.”
“야.”
“왜?”



지민은 로운이 몸을 일으키는 동안에도 대답을 않더니 로운이 그 눈을 빤히 볼 때서야 입을 열었다.



[방탄소년단] 호그와트; 일곱 개의 호크룩스 34 | 인스티즈

“나 이미 너무 오래 살아서.”



그래서 하는 말인데.



“오래 살아도 좋은 거 없어.”
“…….”
“그린델왈드 같은 놈이나 보고. 딱히 재밌진 않거든?”
“생각해 보니까 그 사람 작년에 시험문제로 나왔던 것 같아.”



아, 좀 들어 봐. 지민이 타박하자 로운이 무릎을 가슴 쪽으로 끌어당겨 앉았다. 듣고 있어.



“그래서 나도 나한테 시간제한을 한 번 걸어보려고.”
“뭔 소리야?”
“널 주인으로 받겠다는 소리야.”
“……뭐?”



로운은 무릎에 기댄 고개를 번쩍 들었다. 방금 제가 무슨 말을 들은 건지 의심스럽다는 표정이었다. 지민은 잠자코 로운을 쳐다봤다. 로운은 지민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일어나자마자 들은 말은 무거워도 너무 무거웠다. 저번처럼 가볍게 뱉은 말이 아니었다. 어쩌면 그때도 마냥 가볍지만은 않았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로운을 감싸왔다.



“……내가 싫다면?”
“뭐?”
“내가 싫으면 어쩔 거야.”



싫다면…… 원래 같으면 네 의견을 존중하겠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다.



[방탄소년단] 호그와트; 일곱 개의 호크룩스 34 | 인스티즈

“그런 거 없어. 내가 선택하는 거야.”
“뭐? 잠깐. 야!”



지켜야 할 사람이 생겼다는 건 검에게 아주 중요한 일이니까.

순간 짧은 섬광이 일었다. 로운은 제 왼쪽 손목에 이상한 기분이 들었지만 눈을 뜰 수 없었다. 낮보다도 밝은 빛이 잠잠해지고 나서야 겨우 눈을 바로 떴다. 지민은 온데 간데 없고, 칼이 덩그러니 이불 위에 놓여 있었다. 만화영화처럼 요란하게 변신할 건 또 뭐람. 로운은 투덜거리며 왼쪽 손목을 확인했다. 안쪽에 작게 그려진 칼 손잡이 그림에는 지민의 머리칼과 같은 색의 수정이 박혀 있었다.



“야…… 박지민. 이거 설명 해 빨리. 칼인 척 하지 말고 빨리 다시 사람으로 변하라고. ……야! 박지민!”



아무도 없는 병동. 새벽이 가시고 날이 밝았다.



























호그와트; 일곱 개의 호크룩스
34.


















시험이 끝났다. 시험기간 내내 병동에 있었던 로운은 시험문제를 받아 교장선생님 외 다수의 교수님들의 감독 하에 병동에서 시험을 치렀다. 시험이 끝나고도 며칠 있다 퇴원한 로운은 온 학교에서 느껴지는 들뜬 분위기에 고개를 갸웃했다.



“트리위저드 게임이 열린대.”
“그게 올해야? 내가 호그와트에 있을 땐 안 열릴 줄 알았는데.”



트리위저드 게임. 호그와트, 덤스트랭, 보바통 세 학교가 5년마다 한 번씩 모여 각 학교 대표 마법사를 뽑아 실력을 겨루는 시합이다. 올해는 호그와트가 시합장이 되었고, 세 가지 게임 중 마지막 게임이 될 미로는 보바통에서 준비한다. 첫 번째와 두 번째 게임이 무엇인지는 비밀인 만큼 학생들은 저마다 게임 종목을 예상하느라 바빴다.



“시험 몇 주 전부터 얘기가 나왔는데, 너는 병동에 있어서 몰랐을 거야.”



태형은 부러 로운에게 게임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혹시라도 로운이 게임에 나가기 위해 불의 잔에 이름을 넣게 되면, 또 희박한 확률로 뽑히게 되면. 태형은 가뜩이나 몸도 안 좋은 로운이 복잡한 일에 휘말리는 것은 원치 않았다.

트리위저드 게임은 개회식 이후, 학생 휴게실에 놓인 불의 잔에 학생들이 이름을 넣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불의 잔이 각 학교 별로 두 명의 이름을 뽑아내면 그들은 대표학생으로 게임에 참가한다. 그러니까 참가할 의향이 있는 학생들만 불의 잔에 이름을 넣을 수 있는 것이다.

그 날 저녁, 연회장에 모여 있어야 할 학생들은 덤스트랭과 보바통의 마차가 호그와트에 들어오는 것을 구경하기 위해 모두 밖으로 나와 있었다. 위치가 어디인지 알 수 없는 두 학교. 덤스트랭은 바다 아래에서 커다란 선박을 타고 모습을 드러냈고, 보바통은 하늘에서 유니콘인지 뭔지 알 수 없는 것들이 끌고 오는 마차로 모습을 드러냈다. 저마다의 특색이 드러나는 등장이었다. 선박이 정박하고 마차가 정차할 동안 호그와트 학생들은 다시 연회장으로 들어와 자리에 앉았다. 평소보다 많은 자리. 후플푸프와 그리핀도르, 래번클로와 슬리데린이 양쪽으로 자리를 옮겼고, 가운데에 덤스트랭과 보바통의 행진로가 비워졌다. 로운은 평소보다 좁은 자리에 힘겹게 앉으며 말했다.



“대체 저 학교들은 어디에 있길래 바다에서 하늘에서 오는 걸까.”



[방탄소년단] 호그와트; 일곱 개의 호크룩스 34 | 인스티즈

“보바통은 남쪽 산맥, 덤스트랭은 북쪽 산맥.”
“너 언제 왔어?”



어느 샌가 로운과 태형 앞에 앉아 있는 지민이 턱을 괴고 지루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방탄소년단] 호그와트; 일곱 개의 호크룩스 34 | 인스티즈

“어디서 왔는지 궁금해 하지 마. 덤스트랭은 관계자 아니면 위치를 알 수 없으니까.”



지민의 말이 끝나자마자 연회장의 문이 열렸다. 선두에 선 학생들이 덤블링을 했고 그 뒤로 불이 붙은 창을 현란하게 돌리며 입장하는 학생들은 덤스트랭이었다. 기합소리부터 우렁찬 게 학교에서 교육받는 학생들보다는 수련원에서 수련하는 자들 같았다. 덤스트랭 교장을 마지막으로 연회장의 문이 닫혔다. 큰 키와 우락부락한 몸집. 길쭉한 얼굴은 수염에 가려져 반만 보였지만 눈빛만큼은 살아 있었다. 호그와트의 교장 정욱과 반갑게 인사한 덤스트랭 교장의 이름은 드웨인이었다.

뒤이어 다시 연회장 문이 열렸다. 덤스트랭과는 다르게 사뿐한 걸음의 하늘색 물결이었다. 한눈에 보아도 비단임이 느껴지는 고운 옷감이 움직일 때마다 팔랑거렸다. 무용을 하는 학생들을 선두로 뒤이어 따라오는 학생들이 몇 걸음 걸을 때마다 양 옆으로 인사를 했다. 그러면서 내뱉는 숨은 마치 노래 같았다. 보바통 교장은 온화한 학생들의 분위기완 다르게 날카로운 눈매를 가지고 있었으나, 비단결 같은 하늘색만큼은 그 누구보다 잘 어울렸다. 먼저 와 있던 드웨인과 정욱에게 인사한 보바통 교장의 이름은 나인이었다.



[방탄소년단] 호그와트; 일곱 개의 호크룩스 34 | 인스티즈

“자, 모두 주목해주세요.”



로운은 극명하게 대비되는 두 학교를 보며 호그와트가 다른 학교에 갔더라면 어떤 등장을 했을지 상상하다 정욱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올해는 5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트리위저드 게임이 열리는 해입니다. 덤스트랭, 보바통, 호그와트 세 학교가 돌아가며 장소를 제공하고, 마지막 게임인 미로를 준비하지요. 그리고 올해는 영광스럽게도 호그와트가 게임을 주관하게 되었습니다.”



잠시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호그와트가 게임을 주관한다 해도 최종 총괄은 마법부가 합니다. 뒤에 앉아 계신 마법부 장관님과 관계자분들께 잠깐 감사의 박수를 보내드립시다.”



태형은 박수를 치며 마법부 간부들과 보바통 교장을 훑었다. 처음 보는 얼굴들이었지만 저들은 분명 태형의 이름을 잘 알 것이다. 특히나 보바통은 더더욱. 덤스트랭, 보바통, 호그와트 순으로 돌아가던 트리위저드 게임이 다시 호그와트, 보바통, 덤스트랭으로 순서가 바뀐 것을 태형은 알고 있었다.



“그리고 올해부터 불의 잔엔 전 학년이 아닌 2학년부터 넣을 수 있습니다. 아직 고등마법을 배우지 않은 학생들의 안전을 위한 선택이니 양해바랍니다.”



불의 잔에 이름을 넣을 예정이었던 1학년 학생들의 목소리와 불공평함을 외치는 목소리가 한데 섞여 터졌다. 태형은 이것이 저를 게임에 참가하도록 만들기 위한 수작임을 알았다. 태형이 이름을 넣었을 때 조금이라도 태형이 뽑힐 확률을 높이려는 수작. 태형은 알면서도 그것에 속아야 한다. 보바통은 여전히 태형을 경계하고 있기에.



“오늘 이 연회를 마친 뒤부터, 내일 만찬이 끝날 때까지. 트리위저드 게임에 참가할 2학년 이상의 용감한 학생들, 준비된 학생들은 불의 잔에 이름을 넣어주세요. 내일 만찬이 끝난 후 불의 잔에서 이름이 뽑힐 것입니다. 선택받을 자가 되고 싶은 학생들은 오늘이 가기 전에 결심하는 것이 좋을 겁니다.”



태형은 보바통 교장이 저를 쳐다보는 것을 느꼈다. 피하지 않고 올곧게 마주한 시선에서 태형은 아무것도 읽을 수 없었지만, 마치 읽히는 듯했다.



[방탄소년단] 호그와트; 일곱 개의 호크룩스 34 | 인스티즈

이름을 넣어. 그리고 너를 증명해.



[방탄소년단] 호그와트; 일곱 개의 호크룩스 34 | 인스티즈

“그럼, 먼 길 와 주신 덤스트랭과 보바통에게 감사를 표하며. 만찬을 시작하겠습니다.”



만찬이 시작됐다. 게임의 시작 또한, 시작됐다.




































안녕하세요 육일삼입니다 오랜만이네요 원래 26일에 온댔는데.. 혐생 끝나고 또 혐생이지만 끝난 김에 좀 일찍 왔습니다
드디어 2부의 핵심인 트리위저드 게임이 언급됐어요 그리고 보바통 교장의 얼굴도 처음 나온 것 같은데 맞나요? (가물가물) 앞으로 자주 등장할 예정입니다

본래 2부는 총 스무 화로 해서 40화까지 연재하려고 했으나 쓰다보니 내용이 길어질 것 같아서 (1부의 19, 20화 이상으로..) 45화까지로 늘리게 됐어요
어떻게든 40화 안에 끝내고 싶어서 40-1 40-2로 나눌 생각까지 했으나 아무리 발버둥 쳐도 분량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더군요^^ 좋은 게 좋은 거죠 ㅎㅎ 45화까지 달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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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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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38.81
기다렸어요ㅠㅠㅠㅠ 암호닉 [파인애플맛젤리] 신청가능할까요?1화부터 쭉봐왔는데 암호닉은 인티하면서 처음신청해요오ㅠㅠㅠㅠㅠ너무재밌어요
5년 전
육일삼
앗 안녕하세요 젤리님 당연히 신청 가능합니다>ㅁ<!! 1화부터 여기까지 쭉 달려와주셔서 감사해요ㅎㅎ
5년 전
독자1
아니 이걸 출근하고서야 보다니요.. 바로는 못 읽을 것 같아서 미리 댓글 남겨요 ㅠㅠ.. 작가님 ㅠㅠ 저번화에 저한테 조금더 일찍 돌아온다구 하셨잔하여유ㅠㅠㅠㅠㅠㅠㅠㅠ흑흑 그래서 기다렸는데 ㅠㅠㅠ 많이 바쁘셨을까요 ㅠㅠ.. 그래도.. 오신다고 하신 날에 와주셔서 정말 너무 감사해요 ㅠㅠ ㅋㅋㅋㅋㅋ이제 기다림을 끝으로 여유로울때 행복하게 글을 읽어야 겠네여
5년 전
육일삼
헉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ㅠ 26일에 올리려다가 25일에 올렸는데... .ㅠ.ㅠ..ㅠ.ㅠ 거의 3시간 차이긴 하지만^^ 잘 보시면... 25일이랍니다... (머쓱) 여유로울 때 행복하게 읽으신다니 저 지금 막 여유롭고 행복해지는 느낌이에요 헤헤 미리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해요,,, 오늘 하루도 파이팅!!!!  ᕦ(ò_óˇ)ᕤ 
5년 전
독자2
안녕하세요 암호닉 [밍늉깅]으로 신청해도 될까요?😊 어제부터 정주행했는데 진짜 시간가는줄 모르고 읽었네요ㅠㅠ 오랜만에 재밌는글 찾아서 너무 좋아요ㅠㅠ
5년 전
육일삼
네! 안녕하세요 밍늉깅님!! ㅎㅎ 정주행 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슴다,, ㅠ.ㅠ 감사해요... 오늘 하루 즐겁게 마무리하시길...!!
5년 전
독자3
감사해요! 작가님도 즐겁게 마무리하세요😊
5년 전
비회원182.209
자까님 ㅠㅠㅠㅠ 현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두달만에 글잡 와서 글 정주행했어요... 많은 일이 일어났더라구요 로운이가 디멘터에게 공격당한 거랑 지민이도 그렇고.. 트리위저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호그와트 게임인데 기대돼요 ㅎㅎㅎㅎ
5년 전
육일삼
허억 안녕하세요 독자님ㅜㅜ 두 달만이라니 넘무 오랜만이자나요 .. 새로 올라온 화들 읽느라 수고하셨슴다,, 트리위저드 게임도 시작되니 좋아하는 게임인 만큼 재밌었음 좋겠네요..! ㅎㅎ 댓글 감사합니당😊
5년 전
독자4
드디어 다 읽었습니다!! 늦지 않앗다면 [태탄]으로 암호닉 신청할게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인 해리포터 이야기를 이렇게.재밌게 풀어나가신다니ㅜㅜ 이 글을 볼 수 있다는 거 자체만으로 행복합니다 진짜ㅠㅠ
5년 전
육일삼
안녕하세요 태탄님! ㅠㅠ 재밌다니 다행입니다 좋아하는 영화인 만큼 남은 화들도 취향에 맞기를,,, 저도 이런 댓글을 볼 수 있어서 행복해요,,, (o´〰`o) ♡
5년 전
독자5
으잉...! 기다렸어요..! 조만간 다시 정주행도 해야겠어요! 지민이가 결국 주인을 정했네요...!
5년 전
육일삼
앗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ㅜㅜ 지민이 주인을 정하면서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도 지켜봐주세용>.ㅇ
5년 전
독자6
세라입니다!

저 해리포터볼때도 트리위저드 진짜 좋아했거든요... 벌써부터 기대가ㅠㅠㅠ 흑흑 로운이도 나갔음 좋겠다... 그렇지만 태형이가 나가겠지...?

5년 전
육일삼
안녕하세요 세라님! 희희 앞으로 트리위저드 게임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모르겠지만 부디 남은 화를 즐겨주시길,, ⁽⁽◝꒰ ˙ ꒳ ˙ ꒱◜⁾⁾ 
5년 전
독자7
잘봤습니다!
4년 전
독자8
트리위저드가 시작됐군료...
사실 해리포터는 다 봤는데 이름이 정확히 생각이 안나서 작가님의 설명을 듣고 그게 이런 이름이었구나.. 알게되네요...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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