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팀원들에게 굉장히 미움 받는 편이었다. 나름 해킹 실력으로 인정받아 조직에 들어왔지만 조심성없는 성격때문에 사고를 많이 쳤다. 예를 들어 상대 조직 서버에 접속해서 털어 올 때도 흔적을 없애는 프로그램을 실행하지 않아 역으로 아이피를 추적 당해 우리 정보가 털렸던 적도 있고, 멍하니 있다 팀원들이 알려달라했던 단거리 노선이 아닌 다른 노선을 말한 적도 있다.
뭐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이 정도고 자세히 말하기엔 입아프다. 거기다가 난 한국인이고, 내가 몸 담고 있는 이 조직은 중국 소속 이었다. 중국어를 아무리 잘하여도 현지인을 따라잡긴 힘들었다. 어쨌거나 이런 일이 몇 번이나 반복되니 조직이라지만 정말 체계적인 시스템을 가진 이 곳에서 욕도 수백번이나 쳐먹었었다. 또 팀원들도 수십번의 위기를 간신히 넘겼었고. 그렇게 난 내가 생각해도 합당한 이유로 배척당했다.
그리고 팀워크가 중요한 조직 내에서 버림을 받는 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알았다. 언제든지 미끼가 되어 죽을 수도 있다는, 뭐 그런 의미.
이런 나와는 반대로 나보다 늦은 시기에 들어온 녀석이 하나 있었다. 어디서였는 진 몰라도 굉장힌 실력파라 힘겹게 스카우트 해왔다고 했다. 이름은 구준회이며 키도 크고 은근한 근육질에 총을 놀랍도록 잘 쏘는 한국인. 그에 관한 이야기는 조직 내에서도 소문 한 번 크게 났었다.
난 한국인인 그와 같은 팀이 된다는 것이 기뻤고 솔직히 말하자면 느껴지는 동질감에 왠지 내 편이 하나 생기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그 녀석과 나 사이에 공통점은 같은 팀이라는 것과 한국인이라는 것. 그 뿐이었고 사람을 관찰하는 것 같은 구준회의 눈빛을 난 싫어했다.
언젠가 구준회는 신입이라 작전에서 빠지고 대기 중이었을 때가 있었다. 난 팀 내 유일한 해커겸 프로파일러여서 아지트를 지키는 게 일상이었고. 그렇게 그 녀석과 단 둘이서만 아지트에 있다는 게 어색함으로 다가왔을 무렵 구준회가 말을 걸어왔다.
이름이 어떻게 돼?
반가운 한국말이 귀에 퍼지자 몸에 소름이 오소소 피어나는 걸 느꼈다. 내가 들은 이 말이 한국어 맞나, 그리고 목소리는 구준회의 것이 맞나. 게슈탈트 붕괴 현상. 그래, 그게 일어나는 기분이었다.
김동혁. 같은 팀인데 내 이름도 몰랐어?
최대한 장난스럽게 말을 건내고 팀원들에게 줘야할 정보들 목록을 써내려갔다. 또 허둥대다 욕 바가지로 먹을라.
아, 남의 말을 귀담아 듣는 편이 아니라서. 팀장님이 말씀해주셨었는 데 포지션이 해커인 것만 알겠고 기억이 안나네.
구준회가 웃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난 그 녀석을 확실하게 무언가가 있다고 느꼈다. 내 이름도 모르고 포지션만 아는 구준회. 난 그 녀석이 들어온 이후도 전도 한국어를 쓴 적이 없다. 근데 어떻게 내가 한국인인줄 알고 한국어로 말을 걸어온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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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고 더 쓰려고 했는 데 너무 피곤해서 이상한 부분에서 끊어요ㅠㅠ 짧아서 안올리려다가 안올리는 것보단 올리는 게 나을 것 같아서ㅠㅠ 하편이나 중하편 모두가 수위일거에요! (글쓰면서 양이 많으면 끊어서 중,하로 나눌겁니다) 게슈탈트붕괴현상 끝나면 여태 쓴 픽들 텍본으로 가져오려하는 데 어떠세요? ㅅ..싫으시다면... (소금 소금) 글이 예전만큼 쓱쓱 잘 안써져서 지웠다 다시쓰느라 시간이 많이 지체된 것 같습니다ㅠㅠ 이번 편 수위 아니라고 실망하지 마시고 다음 편이 있으니까 기대해주세요! 그럼 저는 정말 피곤한 관계로... 이만 총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