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수야!" 저 멀리서 날 부르며 달려오는 너. 나는 아픈 이를 꾹 참고선 올라가는 미소를 참으며 천천히 뒤돌았다. 너는 그런 나를 아는지 모르는지 나의 팔을 살짝 잡고 선 쌕쌕거리는 숨을 잠시 고르다, 고개를 들어 날 쳐다봤다. "맨날 노래를 들으니 내 목소리가 안들리지." "니 목소리들을 바에 이 노래를 듣는게 좋지." "뭐어???" 실은 이 이어폰속에는 노래가 흘러나오지 않았다. 그냥 너가 나를 부르는 목소리를 많이 듣고 싶은 핑계거리일 뿐이다. 같이 가자는 너의 말에 그래- 라고 짧게 대답을 해주고 천천히 학교로 걸어갔다. 너는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늦는 다며 조금 빨리가자고 내 팔을 잡아 당기면서 재촉하는 너였다. "어? 경수야. 너 왼쪽볼 살짝 부은거 같아." "사랑니 때문에-" "우오~ 우리 경수. 누구 사랑해요??" "누가 누굴 사랑해?"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갑자기 튀어나온 백현때문에 놀란 너는 뭐냐며 백현의 등을 마구 때렸고, 백현은 미안미안 이라고 말하며 빨리 가자고 재촉했다. 우리 셋은 아슬아슬하게 교문을 통과하곤 교실로 향했다. 너는 맨 앞자리로 향했고, 백현과 짝지인 나는 맨 뒷자리로 걸어가 의자에 앉았다. "야야," "뭐-" "나 혜은이랑 친해지고 싶어." "벌써 친하잖아." "아니. 씁- 이렇게 눈치없는거 아니야." 백현이는 인상을 찌푸르며 나를 바라봤고, 나는 얘가 또 무슨 개소리를 하나 싶어 애써 무시하고선 가방에서 필통을 꺼내 책상에 올려놓았다. 그런 내 행동에 백현은 자신의 얘기를 들어달라며 내 팔을 때려서 어쩔 수없이 뭐- 라고 자신을 봐주자 만족한듯 팔짱을 끼고선 조용히 나한테 말을 했다. "뭐?" 나 혜은이 좋아한다고- 백현의 말에 뒤통수를 맞은 듯 약간 멍하니 있었다. 백현은 그런 나의 모습은 보이지도 않는지 그저 재잘재잘 대기 바빳다. "니 성격에 친해지면 되겠네-" 나의 속 마음과 달리 입밖으로 마음대로 나오는 말이었다. 친해지기는 무슨- 절대로 안된다는 생각뿐이었다. 그 뒤로 4교시까지 난 수업이 들어올리는 전혀 없었고, 맨 앞자리에서 열심히 공부중인 너의 뒤통수만 보였었다. 점심시간이 되자 넌 총총 걸어와 얼른 밥먹으러 가자며 나의 팔을 쳤고, 나는 속이 안 좋으니 백현이랑 먹으러 가라며 말을 했다. "알았어~그럼 보건실이라도 가있어~!" 너는 백현이와 교실 뒷문으로 나갔고, 이내 교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하-" 답답함에 한 숨을 쉬며 책상위로 엎드렸다. [바나나우유라도 먹을래???] 12:47 짧은 진동에 확인해보니 너의 톡이었고, 나는 괜찮다고 말을 하고선 다시 책상 위로 엎드렸다. 그리고 나의 왼쪽에서 자라나는 사랑니때문에 욱신거리는 느낌을 참고선 잠들어 버렸었다.
"경수야! 나 이거 모르겠엉~" 그로 부터 한달이 지났었다. 백현과 혜은이 그리고 나는 별다른 진전없이 같이 다니고 같이 밥머고 같이 공부하고. 그냥 평범하게 지내고 있었다. 나의 사랑니도 같이. "어하- 이 오빠가 가르쳐 줄께-" "오빠는 무슨- 야, 경수보다 공부도 못하면서." "야, 이혜은. 네가 전교1등이고 도경수는 2등인데 뭘 경수한테 물어보냐?" "시끄러- 빡현." 달라진건 딱 한가지. 백현이와 혜은이가 조금 더 가까워졌다. "경수야. 오늘 학원 같이갈꺼지?" "응. " "맞다. 너 사랑니 안빼??" "빼야되는데, 자꾸 미루네." 그거 미루다가 더 아파져- 혜은이는 그렇게 말하면서 종소리에 나중에 또 놀자고 말을 하고선 자기 자리로 갔다. 백현은 그런 혜은이를 보다가 나의 팔을 툭툭치며 말을 했다. "나 오늘 고백할꺼다." "...뭘?" "뭐냐니. 이 동생이! 씁- " "혜은이?" "어. 그러니깐 응원해주시게. 친구-" 다시 통증이 오는것 같다.
[전화 좀 받아봐-] 11:49 주말에 저녁에 잠 들었다가 진동소리에 잠을 깨, 핸드폰을 확인해 보니 너한테서 온 톡이었다. 이 늦은시간에 무슨 일이 있나 싶어, 급하게 전화를 걸었다. -경수야. "응. 무슨일 있어?" -.... "밖이야?? 무슨일 인데? 어?" 급하게 침대에서 내려와 방문을 열고 나가려던 나의 모든 동작이 멈췄다. "....뭐라고?" -백현이가 나랑 사귀재. "...." -...어떻게 하지..? 진짜로 사랑니를 뽑으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