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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일삼 전체글ll조회 1945l 3


















태형은 마지막으로 정욱에게 부탁하기 위해 점호가 끝난 늦은 밤, 교장실을 찾았다. 이번 부탁이 무산된다면 로운을 다시 설득할 생각이었다. 트리위저드 게임에서 로운이 안전한 방법으로 탈락하게 해주세요. 이미 저로 인해 조작된 게임이니 만큼 이만한 오류 정도는 조작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태형은 교장실 입구에 가기도 전에 걸음을 멈춰야 했다. 저 멀리서 나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학생들의 장난임이 분명해요. 폴리주스 잔해가 분리수거장에서 발견됐거든요.”
“그게 이제야 발견되다니. 이미 첫 번째 게임이 시작된 이상 바로 잡을 수는 없을 텐데…….”



그 이후의 대화는 들을 수 없었다. 나인과 정욱이 교장실로 들어가는 바람에 입구의 소음에 묻혀 들리지 않았다. 태형은 가만히 손가락을 까딱였다. 타닥타닥, 차가운 벽에 손가락 닿는 소리만이 교장실로 들어가는 길목을 울렸다. 두 번째 게임 시작 13시간 전이었다.















호그와트; 일곱 개의 호크룩스
38.














로운은 알에서 힌트를 얻은 뒤로 도서관에서 살았다. 방에는 점호할 때를 제외하고는 들어가지도 않았고 잠도 도서관에서 잤다. 게임이 끝나면 방학이 올 것이고, 새 학기가 시작되면 방을 바꿔 달라 할 것이다. 아주 친한 친구나 선후배는 없지만 적어도 지금 룸메이트들보다는 나을 것 같았다. 거의 가출하다시피 방을 나온 탓에 태형에게 힌트를 알려줄 수도 없었다. 받은 만큼 돌려줘야 하는데, 태형과 접촉한다면 어쩐지 룸메이트들이 했던 오해를 진실로 만들어버리는 것만 같았다. 지민은 그런 로운 곁을 지켰다. 제가 아는 숲에 관한 지식들을 이야기해주고 로운이 피곤해 할 때면 잠시 시간을 멈추기도 했다. 마음 같아서는 불의 잔에서 이름을 꺼낼 때로 돌아가 종이를 바꿔치기 하고 싶었지만 미래를 거하게 바꿀 수는 없었다. 다만 로운의 곁에서 시간의 흐름이 로운의 편이 되도록 힘쓸 수밖에.

지민이 시간을 멈췄다 한 들, 그 날은 왔다. 두 번째 게임은 첫 번째 게임보다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학생들은 첫 번째 게임에서 누구도 탈락하지 않았으니 이번 게임에서 탈락자가 나올 것이라며 떠들어댔다. 지민은 그 말들을 들으며 머리를 쓸어 넘겼다.

두 번째 게임은 두 장소에서 진행됐다. 땅과 물, 숲과 강. 로운은 숲에서 가장 발견하기 힘들고 난폭하기도 난폭한 히포그리프를 찾아서, 교감까지 성공해야 했다. 교감의 증거는 본부까지 히포그리프를 타고 오는 것. 태형의 게임 장소는 강이었다. 강 속에 숨겨진 소중한 것을 시간 내에 찾아와야 했다. 숲 3명, 강 3명으로 나뉘어 진행되는 두 번째 게임. 태형은 게임 시작 전 로운을 만나러 갔지만 대기실에도 강가에도 로운을 찾을 수 없었다.



“로운은?”
“그걸 왜 나한테 물어.”
“뭐?”



다급하게 지민을 찾아 물은 태형이 인상을 구겼다. 그걸 왜 저한테 묻냐는 지민의 표정도 만만치 않았다. 대놓고 불쾌한 티를 내는 것이 꼭 저 때문이라고 탓하는 것 같았다. 네가 뭘 안다고.



[방탄소년단] 호그와트; 일곱 개의 호크룩스 38 | 인스티즈

“게임 시작 해. 자리에나 가.”



보바통과 덤스트랭 사이에 섰을 때까지 로운은 보이지 않았다. 어차피 강에서의 게임이 끝나야 숲에서 게임이 시작될 것이었다. 얼른 끝내고 로운을 찾으면 돼. 태형은 애써 불안함을 감췄다.

곧이어 호각이 울렸다. 세 선수가 동시에 강으로 뛰어들었다. 어디일까. 어디쯤에 뭘 숨겨놓은 걸까. 소중한 것을 숨겼댔지만 그게 무엇인지 선수들은 알지 못한다. 경기 시작 전에 먹은 물풀 덕에 생긴 물갈퀴와 아가미로 유유히 강 속을 헤엄쳤다. 태형은 알을 생각했다. 물에 담갔을 때 들리는 목소리는 틀림없이 인어의 노래였다.



우리의 노랫소리를 따라 오세요
우리는 공기의 흐름을 따라 노래하지 못해요
한 시간 안에 찾아내야 할 거예요
우리가 당신에게서 빼앗아간 것을



그리고 어디선가 그때 들었던 목소리가 들렸다. 높게 흔들리는 음이 잔잔한 파도 같았지만 태형은 그 속에서 또다시 불안을 느꼈다. 갈대만치 길게 엉킨 해초들 사이에서 익숙한 얼굴을 마주했을 때, 불안은 확신이 됐다. 두 번째 게임에서 태형이 빼앗긴 것은.



“로운!”



로운이었다. 마법을 걸어둔 것이겠지만 눈을 감고 꼼짝도 않는 모습이 디멘터에게 습격 받았을 때를 떠올리게 했다. 태형은 서둘러 칭칭 감긴 해초를 끊었다. 그러자 아래서부터 잔잔한 파도소리가 몰려왔다. 해초를 끊었음에도 삼지창을 들고 따라붙는 것이 인어가 아니라 바다의 디멘터처럼 느껴졌다. 태형은 딱딱하게 늘어진 로운을 필사적으로 끌어안았다. 위로 헤엄쳐 올라가면서도 몇 번이고 아래를 향해 지팡이를 휘둘러야 했다.



“호그와트 김태형 선수! 가장 먼저 두 번째 게임 통과!”
“푸하!”
“로운, 괜찮아?”
“응, 괜찮아. 너는?”



태형은 서둘러 로운을 뭍으로 끌고 갔다. 제게 덮어주는 담요까지 전부 로운에게 둘러주고 몇 번이고 괜찮냐 물었다. 몇 번의 물음에 몇 번이고 같은 대답을 했지만 태형의 표정은 풀리지 않았다. 아직 병동에서 퇴원한 지 얼마 안 된 상태였다. 아무리 마법을 걸어뒀다지만 찬바람도 잘못 쐬면 병동에서 쉬어야 하는 아이를 물속에 방치해놓는 건 해선 안 됐다. 게다가 로운은 이 상태로 곧 있을 게임에 참가해야 했다. 태형은 덤스트랭이 통과하고 보바통이 탈락하는 소리가 들렸을 때 본부석으로 향했다. 태형이 지나간 자리에 짙게 물 자국이 남았다.



[방탄소년단] 호그와트; 일곱 개의 호크룩스 38 | 인스티즈

“곧 있으면 경기 치러야 하는 선수한테 불공평한 거 아닌가요?”



본부석에 다다르기도 전에 세 학교의 교장과 마법부 장관이 태형을 쳐다봤다. 태형의 말에 잠시 아무도 대답을 않는가싶더니 나인이 입을 열었다.



“태형 군.”
“네, 교장선생님.”
“불공평하다고 생각하나요?”
“로운은 병동에서 퇴원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았고……”
“그럼 소중한 사람을 여럿 만들었어야죠.”
“…….”
“하정욱 선생님을 물에 빠뜨릴 순 없잖아요?”



나인이 살짝 미소 짓고는 자리를 떠났다. 다들 다음 게임장소인 숲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정욱이 태형의 어깨를 토닥이고 지나갔으나 그것이 위로인지 응원인지 또 다른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태형이 문득 고개를 들었을 때 줄의 맨 끝에 선 지민이 태형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제야 태형은 아까의 대화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걸 왜 나한테 물어? 마주친 눈은 언젠가 보았던 꿰뚫어보는 눈빛이 아니었다.

손끝에서 뚝뚝 떨어지는 물이 점점 웅덩이를 만들었다. 잔뜩 젖은 자국들이 이렇게 말하는 듯했다.

네가 강으로 데려갔잖아.

탓하는 눈빛으로.


































“곧이어 두 번째 게임의 두 번째 경기가 시작됩니다, 선수들은 숲의 입구에 모여주시기……”



숲의 임시대기실에서는 풀냄새가 났다. 1인용이라 좁긴 해도 마음을 안정시키기에 충분했다. 로운은 검으로 변한 지민을 옆구리에 단단히 동여맸다. 우선해야 할 일은 히포그리프를 찾는 것이었지만 숲은 숲이다.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 모른다. 로운이 숨을 고르며 문을 열자 문밖에는 태형이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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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운.”
“태태. 왜 여기 있어?”
“이 게임, 관두면 안 될까.”
“뭐라고?”
“너 몸도 안 좋잖아. 나 때문에 물에도 들어갔는데 숲까지 돌아다니면 또 병동에 있게 될 거야.”
“곧 있으면 방학이라 괜찮아. 그리고 뭐 내가 병동에 있는 게 한두 번인가.”
“마지막 게임이 뭔지 알잖아. 이번 게임까지 통과한다면 그 미로에서 또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른다고. 네가 나를 걱정하는 것처럼 나도 너를 걱정하는 거야. 로운, 제발.”



또다. 또 알 수 없는 표정으로 관두라 말한다. 로운은 하마터면 그러겠노라 고개를 끄덕일 뻔했다. 어깨를 덥석 잡고서는 숨도 안 쉬고 말하는 태형은 이제껏 본 모습 중 가장 위태로워보였다.



“태형아.”
“나는……”
“누가 내 이름을 불의 잔에 일부러 넣었어.”
“…….”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 내가 미워서인 이유가 클 거야.”
“로운.”
“나는 그래서 더 미움 받고 싶어. 보란 듯이 해내서 너네가 이렇게 미워해도 난 끄떡없는 사람인 걸 증명하고 더 미움 받고 싶어.”



로운은 태형의 손을 맞잡고 말을 이었다.



“네가 걱정하는 게 뭔지 아직 완전히는 몰라. 그런데, 나 그렇게 네가 걱정할 만큼 나약한 애 아니야. 일부러 위험하게 굴지도 않을 거고.”
“…….”
“그리고 누가 너 때문이래? 내가 강에 들어간 건 너 때문이 아니야. 네 ‘덕분’이지. 누군가에게 미움 받는 만큼 누군가에게 소중한 존재라는 걸 알려줬잖아.”



로운은 아직 젖어 있는 태형의 머리칼을 쓸어 넘기고는 태형을 끌어안았다. 맥을 짚지 않아도 서로의 심장이 뛰는 게 전해졌다. 태형은 마음이 가라앉는 걸 느꼈다. 이것은 태형만의 무대가 아니었다. 태형의 무대 저편에서는 로운의 무대가 꾸려지고 있었다. 둘은 각자의 무대에서 증명해야 했다.



“그래. 우리 증명하자.”



태형은 로운을 마주 안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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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증명해서, 보란 듯이 미움 받자.”
“응.”



한 번 더 울리는 방송에 로운은 숲의 입구로 향했다. 입구 앞에서는 호그와트, 보바통, 덤스트랭 순으로 서 간단한 규칙 설명을 들었다. 관중들은 입구에 있다 본부석으로 이동하거나 입구에 남아있을 것이다. 로운은 옆구리에 찬 검을 만지작거렸다. 태형의 불안한 목소리가 귓가를 아른거렸다. 꼭 예고편을 미리 본 사람처럼 굴던 게 신경 쓰였지만 어쩔 수 없었다. 우승 하겠다는 욕심은 없었으나 시작도 전에 포기할 수는 없었다. 적당한 선에서 참여하다 여차하면 관둘 것이다. 태형에게 괜찮다고는 했지만 정말로 몸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기가 도는 것을 애써 외면하며 로운은 품에서 지팡이를 꺼내들었다.



“그럼, 준비!”



이어 호각소리가 들리고 각 선수들이 입구 안으로 들어섰다. 들어가자마자 세 갈래 갈림길이 나왔다. 선수들은 자연스럽게 각자 앞에 놓인 길로 향했다. 발소리가 흙바닥에 묻혀 들리지 않았다.

로운은 신을 벗어 맨발로 흙을 디뎠다. 발가락 사이사이로 들어차는 감촉은 부드럽지만 메말랐다. 현재 오후 두시. 히포그리프는 낮 시간에 주로 사냥을 한다. 물가에서. 이곳 숲의 지리를 잘 모르는 로운으로서는 물소리나 흙의 감촉으로 위치를 가늠해야 했다. 시험 범위는 아니었지만 히포그리프에 대한 설명을 열심히 듣길 잘했다. 숲의 야생동물과 친해지는 게 미션일 줄 누가 알았겠는가. 게다가 로운은 약초에 대한 지식이 풍부한 만큼 흙을 구분하는 솜씨도 좋아 물가를 찾아내기 수월했다. 그러니까, 찾아내는 것은 쉬운데 어떻게 친해지느냐가 문제였다.



“물소리다.”



로운은 멀리서 들리는 물소리에 발걸음을 빨리했다. 촉촉한 흙바닥에 발자국이 새겨졌다. 물가에 다다르자 애써 외면했던 한기가 다시 올라오는 듯했다. 로운은 챙겨온 약을 삼키고 손으로 물을 떠마셨다. 조금 전 게임에서 ‘소중한 것’을 맡는 바람에 약 먹을 시간이 없었다. 잔기침을 뱉고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히포그리프는 보이지 않았다. 반대쪽에서 들리는 폭포소리가 우렁차다. 



“다른 물가를 찾아야 하나.”



숲의 야생동물에 대한 것들은 질리도록 공부했으나 숲의 지리 구조는 공부하지 못했다. 어느 숲이 될지 모르는 것도 이유였으나 그만큼 방대한 야생동물 공부를 하기에도 벅찬 것이 컸다. 로운은 흙 범벅이 된 발을 씻고 고민했다. 이 근방을 더 둘러볼 것인지 다른 물가를 찾을 것인지.

그리고 그때 폭포소리에 묻힌 무언가가 숲을 울렸다. 높고 짧은 소리는 살아있는 것의 울음소리 같기도 했다. ‘신비한 동물 돌보기’ 수업에서 들었던 히포그리프의 울음소리와도 비슷한 느낌. 로운은 숨죽여 귀를 기울였다. 어디서 들리는 거지.



“저기다.”



다시 한 번 들린 소리는 히포그리프로 추정되는 소리가 아니었다. 조금 더 속에서부터 올라오는 으르렁거림이었다. 어찌 된 영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폭포 뒤에서 나는 소리 같았다. 로운은 눈을 가늘게 뜨고 폭포를 올려다보았다. 뒤에 빈 공간이 있었다. 동굴 같았다. 정강이만큼 올라오는 깊이까지 들어간 로운은 신발 끈을 묶어 목에 걸고 양말을 신 안에 넣었다. 소리가 난 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암벽등반을 해야 했다. 암벽 위쪽에서부터 내려온 덩굴을 허리에 감고 천천히 발을 내딛었다. 여기서 떨어지면 수심이 얕아 척추를 다칠지도 모른다. 발이 젖었으니 최대한 손과 팔을 사용하려 애쓰며 로운은 이를 악 물었다. 입에 문 지팡이에 잇자국이 서렸다.



“미쳤어?”



마지막 한 걸음을 내딛으면서 미끄러질 뻔하자 어느 틈에 사람이 된 것인지 먼저 올라간 지민이 로운을 잡아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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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에 쓰라고 내가 따라온 거 아냐! 혼자 위험하게. 나 뒀다 뭐에 쓸래?”
“언제 올라왔어?”
“네가 미끄러질 뻔하자마자 올라왔다, 왜.”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한참을 낑낑대며 올라온 저와는 다르게 단숨에 다다른 지민을 보고 로운은 다시 한 번 지민이 인간이 아님을 상기했다. 지민이 잔뜩 예민한 얼굴로 쏘아붙이는데도 어쩐지 웃음이 났다. 곧바로 도와주지 않은 이유는 아마 제가 태형에게 하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리라. 짜증어린 목소리에서 걱정과 배려가 느껴졌다. 로운은 웃음을 숨기며 허리에 감은 덩굴을 풀어냈다. 바로 옆에서 폭포가 커튼처럼 떨어졌다.



“내려갈 땐 어떻게 내려가려고 여길 올라와?”
“그땐 정말 네 도움을 받으면 되지.”



씩 웃으며 답하자 지민이 얼척없는 표정을 지었다. 지민이 툴툴거리는 동안 로운은 주위를 찬찬히 살펴봤다. 분명 울리는 소리가 났었는데 지금은 폭포소리밖에 안 들린다. 어쩐지 로운은 이 안으로 들어가야만 할 것 같았다. 안에 뭐가 있을지 모르지만 괜찮다. 여길 단숨에 올라올 수 있는 지민이 곁에 있으니.



“들어가 보자.”



로운이 신발을 고쳐 메며 말했다. 지민은 뒤따라가다가도 금세 옆에서 같은 보폭으로 걸었다. 폭포소리가 점점 멀어지자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동굴은 생각보다 깊었다. 갈림길이 나오기도 하고 구부러진 길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동굴 안을 다 돌아본 것 같은데도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 로운은 고개를 갸웃했다. 분명 이곳에서 소리가 들렸었다. 그리고 돌아가자 말하려는 찰나, 소리가 들렸다.



“이쪽이야.”
“여긴 아까 온 곳이잖아.”



소리는 동굴 안에서 들리기는 했으나, 소리의 주인이 보이지 않았다. 로운은 다시 찬찬히 살펴보았다. 앞은 막혀있지만 위가 뚫려 있었다. 밖에서 나는 소리 같았다. 지민의 도움으로 뚫린 천장 위로 나간 로운은 저편에서 히포그리프를 발견할 수 있었다. 여기서 난 소리가 동굴을 타고 폭포까지 울렸던 것이다. 로운은 히포그리프에게 다가가려는 찰나 그 앞에 있는 익숙한 형체에 걸음을 멈췄다. 뒤따라 나온 지민이 로운을 제 뒤로 물러서게 했다. 지민의 인간화된 모습을 처음 봤던 날 만난 짐승이었다.



[방탄소년단] 호그와트; 일곱 개의 호크룩스 38 | 인스티즈

“저 새끼 또 여기서 지랄이네.”



속에서부터 울렸던 소리는 저 짐승의 소리였나 보다. 히포그리프와 이름 모를 짐승은 싸우고 있었다. 사나운 성격들답게 로운이 평생 봤던 싸움 중 가장 치열해보였으나, 어째선지 히포그리프는 다리 한쪽을 절었다. 순간적으로 그 모습 위로 태형이 디멘터와 싸우던 장면이 겹쳐 보였다. 로운은 생각할 새도 없이 행동했다. 제 목에 걸린 신발을 짐승에게 던진 것이다. 신발 두 짝이 정확히 짐승의 머리를 두 번 맞추었다. 히포그리프와 짐승의 시선이 로운과 지민에게로 향했다. 지민이 당황한 얼굴로 로운을 쳐다보았지만 로운은 흔들리는 기색 없이 여섯 눈동자의 시선을 받아냈다.

태형이 디멘터에게 공격당한 뒤로 저도 당했었다. 이것은 필히 태형과 관련이 있었다. 어디선가 태형의 담담한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나는, 촛불이야. 그리고 불안한 목소리가 다시 맴돌았다. 이 게임, 그만두면 안 될까. 그 안에 담긴 담담한 불안과 단단한 위태로움은 태형이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그것은 불의 잔에 이름을 넣을 때부터, 어쩌면 슬리데린 두 명이 로운을 쏘아붙일 때부터, 아니 어쩌면 로운을 만나기 전부터, 아주 아주 오래 전부터 시작된.



“박지민, 칼로 변해.”



태형 스스로가 이겨낼 수밖에 없는 어떤 것.



“빨리 변하라고!”



로운의 말에 멈칫한 지민이 이내 검으로 변해 로운의 손에 쥐어졌다. 짐승이 제게 달려오는 동안 로운은 검을 고쳐 잡았다. 무언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태형은 전부터 말해왔었다. 다만 로운이 알아들을 수 없는 범위 내에서 조금씩, 아주 조금씩 말해왔을 뿐. 어쩌면 알아듣길 바랐는지도 모른다. 본래 인간은 누군가 알아주길 바라며 마지막 소리를 내는 법. 로운은 검을 휘둘렀다. 무언가 속에서부터 차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순간 빛이 번쩍 하고 피어올랐다. 로운이 찡그린 눈을 바로 떴을 때 짐승은 속을 울리는 소리가 아닌 깨깽하는 얕은 소리를 내며 저 멀리 도망가고 있었다. 다시 인간으로 변한 지민이 로운의 눈가를 닦아주며 말했다.



“안 죽였어, 괜찮아. 겁만 준 거야.”
“…….”
“이 근방에 나타나지 말라고도 했어 내가.”
“알아…….”

“근데 왜 울어.”
“그냥.”



태형은 로운이 증명하도록 도와주겠다 하지 않았었다.



“그냥……다……”



증명하자고 했다. ‘우리’ 증명하자. 라고 했었다.



“응.”
“그냥, 난, 모르겠어.”



악마, 악의 불꽃, 악의 씨앗, 악에 관한 온갖 단어는 다 붙었던 김태형. 스스로를 촛불이라 일컬으며 로운이 밉지 않다고 했던 김태형. 그런 태형이 불의 잔에 이름을 넣어야 했던 이유는 뻔했다. 태형 또한 증명해야 했던 것이다. 더 이상 그런 이름이 붙지 않는 존재임을.



“진짜, 모르겠어…….”



증명해야 할 사람이 둘인 것을 깨달았을 때, 로운은 흐느낄 수밖에 없었다. 지민은 그런 로운을 토닥이다 제 앞에 드리운 그림자에 고개를 들었다.



“그런데 남은 건 해야 할 것 같다, 로운.”



히포그리프가 로운과 지민 앞에서 예를 갖추고 있었다. 두 번째 게임의 끝이 저물어갔다.
































안녕하세요 육일삼입니다 벌써 38화라니 시간 빠르네요 로운이 드디어 태형이에 대한 무언가를 추상적인 것에서 구체적인 것으로 생각하게 된 화였습니다 저는 뭔가를 알지만 그 뭔가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걸 깨달았을 때, 무력감과 그를 동반한 괴로움이 온다고 생각해요 물론 예외도 있지만! 아무튼 앞으로 그런 부분이 호일호에서 자주 등장할 예정입니다 그래서인지 '어쩔 수 없다'는 서술어도 자주 등장해서 쓸 때도 그렇고 퇴고할 때도 그렇고 조금 색다른 말로 바꾸려고 노력 중이에요..

앞서 말했듯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자주 발생할 예정인데, 아직 성인도 안 된 애들을 너무 몰아 세우는 것도 같아서 죄책감도 들면서... 한편으로는 인물들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고민하고 고뇌하며, 잠식되거나 헤쳐나가는지 다각도로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도 드네요! 참, 그리고 히포그리프는 원작에도 등장하는 동물이지만 그 습성은 제가 지어낸 거라서 궁금하신 분들은 검색해보시기바랍니다! 

하지만 저는 더위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가 할 수 있는 것은 에어컨 아래에 있는 것뿐이지만 그럴 수 없다는 걸 깨달아버렸네요 어떡하죠 더위에 잠식되고 싶진 않은데;; 5월인데 작년 6월의 날씨네요 살려주세요;; 아무쪼록 독자님들도 작년보다 모기 덜 물리고 덜 덥고 땀도 덜 나는 여름 되시기를...^_ㅠ 우리 모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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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좋아요. 이번 글도ㅠㅠㅠㅠㅠ 태형이도 로운도 둘 다 이해할 수 있어서 더 조금 아픈것같아요.
5년 전
육일삼
안녕하세요 독자님! ㅠㅠ 양측 입장이 다 이해되는 것만큼 곤란하고 아픈 일도 없죠... 오늘도 봐주셔서 감사합니당 ꒰◍ˊ◡ˋ꒱੭⁾⁾ 
5년 전
독자2
오늘도 어김없이 위험에 닥친 로운이지만 멋지게 이겨냈네요ㅠㅠㅠ 다음편도 기대하겠습니다!!
5년 전
육일삼
ㅠ.ㅠ 로운에게 너무 위험만 주는 것 같아서 약간 죄책감도 드는...^_^....
5년 전
비회원149.163
안녕하세요 레브입니다! 오랜만에 왔는데 눈물 촉촉하게 하는 글이 올라와있다니요ㅠㅠ 로운과 태형이의 마음을 알 수 있었기에 순간 울컥했네요ㅠㅠ 그리고 지민이한테 칼로 변하라고 한 로운이의 카리스마도..! 글 잘 읽고 가요!!
5년 전
육일삼
안녕하세요 레브님! 오랜만에 와서 촉촉하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ㅋㅋㅋㅋㅋ 카리스마.... 느껴지셨나요,,, ....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저도 이만 물러납니다... 춍춍....
5년 전
독자3
잘봤습니다
4년 전
독자4
로운이가 잘 해결해 나가는걸 보면서 혼자 뿌듯 ㅠㅠ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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