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쾅 쿠르르쿵 지이잉쿵 쾅!!! 아... 아침부터... 개시끄럽다... 새벽까지 영상 작업하다 잤는데... 쾅쾅 띵동 띠이이잉동 콰콰콰쾅!! 이젠 초인종까지 누르네. 어떤 새낀지 초인종 소리까지 경박해. 아 시발 "어떤 새끼야!!!!!!" 마치 알람을 끄듯, 저 짜증나는 소리를 잠재우기 위해 우사인볼트 뺨치게 방에서 뛰쳐나가 현관문을 거세게 열였다. 뭐죠.
"아... ㅇ..오늘 앞집에 이사온 ㅅ..샊..끼들 인데요..."
뭐여시방 이 때깔 고운 남정네들은. ".........네?" "이사온 기념으로 떡 드리려고 왔는데...인사도할 겸"
치킨런 닮은애가 입꼬리만 올리며 조심스레 말한다.
그제서야 정신이 든 나는 자꾸 감기려하는 눈을 억지로 뜨며 한명 한명 얼굴을 찬찬히 살피는데,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여섯 형제인가. 여섯 남정네들이 나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어머 얘들아 그렇게 잘생긴 얼굴로 날 쳐다보면 감사합니다(꾸벅) 대신 너희들 눈의 오염은 책임지지 못한단다 호홍 내가 너무 한명 한명의 얼굴을 요리조리 뜯어봤나보다. 얼굴에서 눈이 차지하는 면적이 가장 적은 분은 치킨런군과 함께 어색한 웃음을 짓고 있고, 그중 키가 제일 크고 눈썹이 인상적인 분은 나랑 눈이 마주치니 절대 피하질 않는다.
해보자는거냐.
"저기... 저기요...?" 그렇게 절대 먼저 피하진 않겠다는 마음으로 눈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데 치킨런군이 내 팔을 살짝 잡고 흔든다. 하는 수 없이 먼저 시선을 거두고 쳐다보니 떡을 든 치킨런군의 손이 파르르 떨리고 있다.
"받으세요 하하"
아무리 생각해도 다들 내 얼굴을 보고 겁을 먹어서 그나마 용기 있는 이 남자애가 나에게 말을 거는 것 같다. "아... 감사합니다. 맛있게 먹을게요." 더 이상 얼굴을 맞대고 있다간 어색함을 이기지 못해 현관 앞에서 미친짓을 할 것 같아 재빠르게 문을 닫으려 하는데, "죄... 죄송한데!!!!" 또 치킨런이다. 죄송하면 비켜 새꺄. "잠깐만 실례해도 될까요? 저희가 오늘 이사 와서 아직 짐을 옮기는 중이라 ㅎ...화장실에 가고 싶어도 못가서요... 하하 잠깐만..." 초면에 화장실이라니 ㅋㅋㅋㅋㅋㅋ 일어난지 10분만에 해탈할 지경이다. 아뇨. 안돼요. 꺼져주세요. 라고 하려했지만 요정같이 생긴분과 겁잘이신 분이 아까와는 다른 간절한 표정으로 날 쳐다본다. 들어오라는 뜻으로 문을 살짝 더 여니 감사하다고 소리지르며 우르르 몰려 들어간다. 문을 열고 비켜서 있는데 치킨런이 내가 들고 있던 떡을 다시 뺏어들더니 내 등을 밀며 먼저 들어가란다. 떡... 왜 다시 가져가...? "YG 연습생들 이라구요?" 잠깐은 무슨. 이미 거실에 퍼질러 앉아 내가 가져다준 음료와 떡을 먹고 있다.
"아 ㅇㅇ이는 티비 안보는구나! 우리 촬영도 하고 있어."
심지어 자기소개도 하고 말까지 텄다. 아까 요정닮은 분은 진환오빠, 겁잘님은 윤형오빠, 눈작음씨는 바비오빠(편하게 본명인 지원오빠라 부르라는데 안편해서 못부르겠다), 치킨런군은 한빈이(동갑이라니), 눈싸움한 놈은 준회(이름을 준회새끼로 개명하면 어떨까?), 그리고 여섯중에 제일 범생이같아 보이는 동혁이. 이 여섯남정네들이 조만간 아이돌이 될 몸들이시라니. 친화력 좋은 바비오빠는 내 옆에 앉아 이것저것 물어보며 내 신상을 털고 있고, 동혁이는 뭐가 좋은지 생글생글 웃고 있으며 한빈이는 조용히 과자를 입에 계속 쳐넣고 있다. 무슨 다람쥐도 아니고.
"ㅇㅇ이는 여기 혼자 살아?"
어머 X싸고 한결 얼굴이 밝아진 요정오빠네. "네, 뭐. 부모님은 캐나다에 계세요. 저도 얼마전까진 캐나다에 있다가 대학 때문에 한국으로 들어온거구요."
"우아 너 캐나다에서 살았어? 영어 대박 잘하겠다! 지원이랑 영어배틀해봐 영어배틀!햫"
겁잘오빠는... 생긴것과 다르게 수다스럽다. 아, 적응 안돼.
"아 형. 인간적으로 첫만남에서 자존심에 스크래치 주면 안되지. 딱봐도 지원이 형이 이길텐데."
구준회새끼가 실실 웃으면서 말하니까 명치를 망치로 내려치고 싶어졌다.
"누나, 우리 가끔 여기 놀러와도 돼요?"
"응?" 뭔 개소리야. 그 입 다물지 못할까!! "아니... 누나도 혼자고 외로울테니까. 가끔 같이 놀면 재밌을 것 같아요." 그래 우리 동혁이는 만난지 한시간만에 내가 무지 재밌는사람같아 보였구나... 그랬구나... 그래서 이런 폭탄발언을 한거구나...
"헐 좋다. 누이좋고 매부좋고 크하핳"
아닌데. 누이는 안 좋은데.
"딱히 내키진 않는데... 형들만 보내기엔 위험하니까. 나도 콜"
콜은 무슨 콜이야 새꺄. 형들이 뭐가 위험하다는거니. 아아 나한테 쳐맞기라도 할까봐? 그전에 너 때리는게 완전 콜이다 새꺄. 다들 자기네들끼리 콜콜 거리더니 진환이형만 오케이하면 된다며 요정오빠를 쳐다본다. 아니근데 집주인은 난데. 왜때문에 내 의견을 반영할 생각은 안하는거죠? 마지막 남은 요정오빠를 간절하게 바라보는데
"아, 그런 눈으로 형 쳐다보지마"
한빈이가 한 손으로 내 눈을 가리며 말한다. 아까까지만 해도 겁나 쳐먹기만 하더니 지금 뭐하는거? "야 진환오빠 안보여 좀 치워봐!" 손 하나 치우려고 버둥거리니 어디선가 햐햐햫햫햫ㅎ햫하는 웃음소리가 들리고 뒤이어 다시 진환오빠의 얼굴이 보인다. "형, 스킨십이 너무 자연스러운거 아니야?" 이 목소리는 바로 구준회 새끼. 고개를 돌려 옆을 바라보니 준회새끼가 한빈이의 손을 잡고있다. 잠깐 나와 눈이 마주치더니 실실 웃으며
"손 더러워졌잖아. 씻고와"
이새끼가!!!!!!!!!!! "야!!!" 시발 넌 평생 출입금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