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ub RD. 이태원 게이바 중 요즘 가장 잘나간다는 곳이다.
파트너를 찾으러 여기저기서 모인 핫한 게이들이 진을 치고 있는 이곳, Club RD에서 줄리안 퀸타르트는 디제이를 하고 있다.
"오늘 물 좋다. 주말이라 그런가?"
"얀, 허구한날 말하는 거지만 너 눈 진짜 낮다. 쯧쯧"
"그럼 넌 눈 높아서 맨날 이상한 놈들한테 걸리냐?"
"내가 무슨...! 야!"
줄리안은 슬프게도 반박할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러려니, 전에 눈맞아서 호텔로 간 남자는 sm을 즐기는 슈퍼변태였고, 지금 여차저차해서 사귀게 된 남자는 무려 유부남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잘생겼잖아, 라고 말하기엔 줄리안에게 상황이 조금 불리했다.
"너 빨리 정리해라? 안그럼 큰일난다?"
"남 연애사에 참견하지 마셔... 내가 알아서 해."
"그러기도 하겠다 참-"
얀이랑 떠드는 사이 메세지가 하나 도착해 있었다.
줄리안은 반쯤 설렘으로, 반쯤 내키지 않은 마음으로 메세지를 확인했다.
'ㅁㅁ호텔 1401호. 키는 바에다 맡겼다'
"엉? 언제 왔다간거지. 인사도 하지 않구.."
"뭐야. 애인님?"
"응. 나 호출받았어. 이만 퇴근한다~"
"너 자꾸 나한테 다 떠맡기면 사장한테 다 말하는 수가 있다?"
"아이잉 좀 봐줘요 오.빠."
바텐더 타쿠야에게 맡겨진 키를 건네받는 줄리안의 표정은, 얀과 대화를 할 때와는 달리 그리 밝지 않다.
붙임성 좋은 타쿠야는 줄리안에게 기분 나쁜 일 있냐고 물어보지만 줄리안은 되레 과장스레 웃으며 타쿠야의 등을 팡팡 친다.
"아파여.. 왜 괜히 오바하구 그래. 그 키 맡기신 분이랑 관련 있는거? 억지로 끌려나가는 거예요?"
"아냐 그런거. 나 갈게. 얀새끼한테 입조심하라고 전해줘~"
아냐 그런거. 정말.
그 사람 보는 건 좋은데, 상처받을까봐 무서워.
문자를 못 봤다고 할까?
그럼 영원히 이대로 끝이면 어떡하지?
버림받고 싶지 않은데, 매일 버림받는 느낌에 진저리가 나.
자주 만나던 호텔이라 줄리안은 금방 찾아갈 수 있었다.
유리로 된 엘리베이터 밖으로 보이는 세상은 온통 까맣고 뿌옇다. 커다랗고 화려한 복도에 내리게 되면, 한참을 망설이다 그가 기다리고 있는 방의 카드키를 꺼내든다.
입구에서 나는 소리에, 안에서 기다리고 있던 에네스가 천천히 걸어나왔다.
"빨리 왔네?"
다정한 키스.
"보고 싶었어......"
격렬한 포옹..
하지만 당신이 정말 나를 원하는건지는 아직도 확신이 서지 않아.
나를 사랑하긴 하는거야?
아, 이 질문은 좀 웃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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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안으로 릴레이 소설 쓰기로 했어^^ 2턴은 다른 정이 써올거야! 기대 많이 해줘 (하트 뿅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