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고 싶은건 다 시켜주시고 믿어주시고 지원해주시던 부모님은 이제 없다. 어쩜 하늘은 매정하게도 내 세상에서 가장 단단하고 또 견고하던 두분을 한순간에 앗아가버렸나. 늘 해주시던 말씀이 아직도 이렇게나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데. 왜. 왜 그래야만 했을까. '택운아. 꼭 꿈을 연주하는 사람이 되거라. 꼭 희망을 연주하는 사람이 되거라.' 이제다 소용없어요. 엄마. 아버지. 내 연주를 누구보다 좋아해 주시던 당신들이 이제 더이살 없는걸요. 제 연주는 두분이 떠나시던 그날 같이 죽어버렸어요. 죄송해요. 이런 날 용서해주세요. 어쩔 수 없었어요. 할 줄 아는게 이것 뿐이라 두분의 울타리에서 튕겨져 나온 저는 이렇게 밖에 살 수 없어요. 부모님 두분이 돌아가시고 원래 살던 그 집을 유지할 능력도 적막감을 버틸 능력도 없던 택운은 작은 집으로 이사를 하며 옮겨왔던 낡은 그랜드 피아노 앞에 앉아서 흰건반을 의미없게 눌렀다. 피아노 앞에 앉아있을때면 더욱더 또렷히 생각나는 부모님의 얼굴. 한손으로 건반을 누르던 택운은 양 손을 건반위로 올려 피아노 연주를 하기 시작했다. 말할 수 없는 비밀 ost Secret. 남자주인공이 여자주인공을 만나러 가기 위해 연주를 하던 그곡. 혹시나 택운도 다시 행복했던 과거로 돌아갈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이마에 땀이 맺히도록 연주를 하지만 연주가 끝나자 찾아오는건 적막감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건반에 얼굴을 묻는 택운. 쾅 하며 공중에 흩어지는 소리들이 마치 무너져 내리는 택운의 마음인듯. 밖으로 표출하는 감정이 적던 택운이 깨달은 감정. 스스로 밖으로 튀어나오는 걸 깨달은 '화'라는 감정은 어김없이 튀어나와 택운의 숨통을 조른다. 왜 시련을 줬으며 그게 왜 자신여야 했으며 그때문에 왜 망가져야먄 하는지. 겨우 비틀거리며 일어나 침대에 몸을 맡긴 택운은 벽에 걸린 가족사진을 보며 말을 건다. 돌아오는 대답은 없지만 하루의 마지막일이 되어버려 거스를 수 없는 듯. 나 오늘은 좀 힘들었어요. 입씨름을 했거든요. 이제 연주를 못하겠다 말했어요. 피곤하네요. 오늘은 일찍 잘래요. 소년은 차가운 방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새하얀 침대위에서 웅크리고 잠이 들었다. 날이 밝았다. 모처럼 맞이한 맑은 주말이라 대청소를 해야겠다 마음먹고 창문을 활짝 열고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이것 저것 치우다 구석에서 발견한 악보들. 더이상 피아노를 치지 않겠다 마음 먹어 놓고도 이사올때 버리지 못해 챙겨온 악보들. 처음 피아노를 배울때 사용하던 악보들도 콩쿨에 나가기 위해 연습하던 악보들도 공연을 위해 연습한 악보들도 모두 한 상자에 차곡차곡 담기 시작한다. 상자의 뚜껑을 덮어 현관문 옆에 두는것으로 청소를 마무리 한 뒤 쇼파에 늘어지게 앉아있는 택운. 뭔가 마음이 텅 비어 버린듯 하다. 역시나 미련이 남아 계속 시선이 가는 상자. 결국은 몸을 일으켜 상자를 당장 내다 버리기로 마음 먹는다. 택운이 몸을 일으키려다 울리는 벨소리에 발신인을 확인하고선 한숨을 푹 내쉰다. 끊길때 까지 바라만 보다 이내 다시 걸려온 전화에 어쩔 수 없이 전화를 받는 택운. [네. 기획장님. 아니요. 안합니다. 못해요 저 이제. 연주 안한다구요. 아니 못해요. 연주회 안하겠습니다. 어떻게 해요. 제가. 더이상 제 피아노 소리는 맑지 않은걸요. 마지막 약속입니다. 엄마 아버지께서 늘 말씀하셨어요. 꿈과 희망을 연주하라고. 근데 전 이제 아니잖아요. 아직도 그 목소리가 선명한데 어떻게 그래요. 저도 제 연주 못들어 주겠습니다. 이게 어떻게 꿈과 희망이에요. 이미 나락으로 떨어져 버린 소리에요. 연주가 아니라 소음이라고요.] 그리 말을 내뱉던 택운은 기획장님으로 부터 뜻밖의 소리를 들었다. 아버지께서 친구사이인 기획장님에게 늘 말해오던것이 있다면서. [택운아. 이 말 듣고 다시 한번 생각해봤으면 좋겠구나. 이제는 내가 말해줄 때가 된 것 같아. 너네 아빠는 늘 내게 말했어. 혹 너네집 사정이 안좋아지더라도 널 잘봐달라고. 사업을 하시는 분이시니 잘 알고계셨던거야. 개인사업이라는게 언제 휘청할지 모르는 일이라는거. 물론 너네 아빠 성격에 사업을 휘청거리게 하지 않았을테지만. 세상사 모르는 거지 않니. 그래서 늘 네 아빠는 내게 부탁했다. 친구 좋다는게 뭐냐고. 지금은 능력이 되서 아들 뒷바라지를 해 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게 되었을때는 네가 도와달라며. 네 연주회가 끝날때마다 얘기했다. 피아노 하나밖에 모르는 아이라 평생 피아노를 연주할 수 있게 해주고 싶다고. 그런 상황이 생기지 않게 하겠지만 혹시 사정이 여의치않아 지면 속만 깊은 놈이 피아노를 그만 두겠다고 나설까봐 그런다며. 나보고 모른척 꼭 붙잡아 달라 얘기했어. 아직도 생생하구나. '내아이. 피아노를 연주하기 위해 태어난 아이야'라며 자랑스럽게 얘기하던게. 택운아.물론 지금 네아빠가 가정하던 상황과는 좀 다르지만 피아노를 포기한다고 하니 하는 말이다. 난 내 친우가 살아생전 한 부탁을 지키고 싶구나. 잘 생각해 보고 전화주렴.] 혼란스러워졌다. 택운은 더이상 연주를 하지 않겠다 마음먹었다. 약속때문에. 하지만 지금 이순간 자신도 모르는 아버지와의 약속을 말해준 기획장님의 말에 흔들리고있다. 몇날을 뜬 눈으로 밤을 샜다. 도저히 잠을 잘 수 없었다. 다시 연주할 수 있을까. 꿈과 희망. [기획장님. 아니 아저씨. 저 택운이에요. 피아노. 다시 할래요. 도와주세요] 보고 계신가요. 아버지. 제가 잘한거겠죠. 그날따라 벽에 걸린 사진속 아버지가 더욱더 환하게 웃는것 처럼 보였다. 주목받고 있던 피아니스트. 정택운. 그의 맑고 걱정없는 선율에 매료되었던 관객들. 그리고 어느순간 홀연이 사라졌다 다시 나타난 그의 손에서 연주되는 눈물향 짙게 배여있는 슬픔어린 선율. 고운손으로 꿈과 희망을 연주하던 소년은 어느새 상처가 잡히고 굳은살이 박힌 슬픔을 노래한다. 다시 사람들 앞에서 건반을 누르기 시작하면서 얻은 별명이 생겼다. 상처를 노래하는 손을 가진 피아니스트. 그가 피아노를 다시 시작하기까지의 갈등과 고뇌들. 슬픈 기억을 가지고 다시 관객들 앞에서 연주하기 위해 연습하며 혼자 눈물짓던 시간들. 모두 하나가 되어 선율을 타고 사람들의 마음을 울린다. 예전처럼 꿈과 희망을 주는 피아니스트 소년은 없지만 사람들은 변해버린 피아니스트에게도 관심과 찬사를 보냈다. 피아노로 상처받고 피아노로 치유하다. 더이상은 건들 수 없는 물건에서 다시 삶의 일부로. 택운은 점점 괜찮아졌다. 가끔 사람들과 얘기도 하고 가끔 웃기도 했다. 그 무렵 택운에게도 두근거리던 감정은 찾아왔다. 늘 공연때마다 객석에 앉아 진지한 얼굴로 감상을 하는 한 여자. 무대위에서 인사를 할 때 눈을 마주쳤었는데 그 뒤로도 공연을 할때마다 항상 객석 중간에서 그녀를 찾을 수 있었다. 어김없이 무대위에서 박수를 받으며 내려오던 택운은 자신의 앞에 내밀어진 꽃다발을 엉겁결에 받아들고 얼굴을 확인하니 그 여자가 서 있었다. 안녕. 택운아. 네 연주 정말 멋있다. 그렇게 별빛을 만났다. 별빛은 기획장님 딸이였는데 무대위에서 마주쳤던 진지한 얼굴과는 달리 실수도 많이하는 덤벙이에다가 어찌나 하루종일 기운이 넘치는지 같이 있는것 만으로도 주변 사람들이 피곤해 지는 사람이였다. 처음에는 그렇게 밝은 사람이 너무 낯설었다. 생각과 거리가 먼 모습에 당황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 사람이 많이 그리웠던 택운은 별빛과 조금씩 어울리기 시작했고 가끔은 집에 놀러가기도 집에 데려와 연주를 들려주기도 하며 가까워졌다. 그렇게 서로 사랑을 시작한뒤로 택운의 연주가 조금은 가벼워졌다. 너무 무거웠던것은 벗어버리고 조금씩 다시 행복을 알아가며 성숙해진 연주를 완성해갔다. 별빛은 택운이 피아노 연주를 하는 모습을 제일 좋아했다. 미술을 전공하는 별빛의 그림은 어느순간 피아노를 치는 택운으로 가득차기 시작했다. 둘은 택운의 집 거실에서 함께하는 시간이 제일 좋았다. 아직은 감정표현을 잘 못하는 택운이지만 별빛은 진심을 알고있었다. 그렇게 오가는 말 없이도 둘은 행복했다. 택운은 피아노를 치고 별빛은 그런 모습을 그림으로 남기고 그렇게 사랑도 점점 키워갈때쯤이였다. 택운의 생일이 되었다. 이미 집 비밀번호는 다 꿰고있는 사이가 된 별빛은 택운의 생일을 맞아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선물을 받고 기뻐할 택운의 모습을 생각하며 이번에는 정말 택운의 감정표현을 확실히 받아 내겠다 다짐했다. 다음 공연 회의를 하러간 택운을 기다리며 별빛은 쇼파에 앉아 시계만 쳐다보고 있었다. 준비한 선물위에 편지도 올려놓고 장난스러운 포스트잇도 그위에 붙여두었다. '1.고마우면 입술에 찐하게 키스해주기 2. 사랑한단말 3번 해주기 3. 꼭 안아주기' 제가 쓰고도 부끄러워 버릴까 말까 망설이다가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두 눈 꼭 감고 붙여둔 하트모양 포스트잇. 쇼파에 늘어지게 누워 폰을 만지작 거리다가 택운에게 문자를 보내놓고 또 부끄러워 하는 별빛. [운아 빨리와. 보고싶어 11/10 03:48pm] 좀처럼 오지 않는 택운을 기다리다 쇼파에서 선잠에 든 별빛. 택운은 회의를 마치자마자 집으로 달려와 잠이 들어있는 별빛을 보고는 작게 웃으며 집으로 들어왔다. 잠에든 별빛을 깨우려 다가가다가 무언가 거실이 바뀐듯한 느낌에 제자리에 우뚝 선 택운. 낡은 검은색 그랜드 피아노가 있어야 할 자리에 새하얀 흰색 그랜드 피아노가 자리잡고 있었다. 택운은 멍해졌다. 이내 굳어진 표정으로 피아노 위에 놓여있는 편지 위에 붙여진 포스트잇의 내용을 확인하는 택운. 포스트잇을 보고도 굳은 표정은 펴지질 않는다. 선잠에서 깨어난 별빛은 우뚝 서있는 택운의 뒤로가서 허리를 감싸안으며 말했다. 왜 이렇게 늦게왔어. 어때. 마음에 들어? 택운은 한참을 그렇게 대답없이 서있다가 대답을 재촉하는 목소리에 거칠게 허리에 감겨있던 별빛의 팔을 풀어내고 별빛을 향해 몸을 돌렸다. 마음에 드냐고? 어깨를 세게 쥐어오는 택운의 모습이 생각했던 반응과 달라 겁을 먹은 별빛을 몰아붙이는 택운. 너. 그 피아노가 나한테 무슨 의미인지 알기나 해? 누구는 돈이 없어서 낡은 피아노 계속 쓰는줄 알아? 별빛은 꽉 쥐어진 어깨가 아파 택운의 팔을 붙잡아 보지만 노려보는 시선과 팔을 거두지 않는 택운의 모습에 눈물이 고였다. 아파. 운아. 아파? 나는 지금 더 아파. 그 피아노가 뭔지 알아? 내가 태어나서 처음 눌러본 건반도 그 피아노고 매일 연습한 피아노도 그 피아노야. 운아. 놓고 얘기해. 저 포스트잇. 고작 저런거 받고싶고 저런말 듣고싶어서 네 멋대로 내 피아노. 내 추억을 건드려? 택운은 화가나서 눈에 보이는게 없는 듯 했다. 그런게 아니라며 소리치는 별빛에게 택운은 조소를 띄며 말했다. 키스? 해줄께 그까짓거. 사랑한다고 말해달라고? 안아줘? 해줄께 다. 택운은 밀어내려는 별빛에게 거칠게 키스했다. 별빛을 끌어안고 귀에다 사랑한다고 속삭이기도 했다. 이제 원하는거 다 해줬지. 그럼 나가. 별빛은 택운을 노려보며 말했다. 억지로 참는 눈물이 고이고 넘쳐서 흘러도 노려보는 시선을 풀지않으며 말했다. 최악이야. 정택운. 거칠게 문을 닫고 집을 나가는 별빛을 쳐다보다가 새 피아노 의자에 주저 앉아 마른 세수를 하는 택운.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제 피아노를 건들인것은. 별빛을 사랑하지만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식탁위에 올려진 케이크를 바라보다 그대로 지나쳐 술을 꺼내온 택운은 아까까지만 해도 별빛이 누워있던 그 쇼파위에 앉아 새 피아노를 노려보며 마시기 시작했다. 어느정도 취기가 올라오고 멍해진 눈으로 거실에서 이질적인 자태를 뽐내고 있는 백색의 피아노를 바라보다 그 위에 놓인 편지에 시선이 닿는다. 비틀거리며 피아노 위에 놓여진 편지를 들고와 쇼파에 다시 앉는 택운. 취한탓에 제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는 손으로 봉투를 뜯고 편지를 읽어내려 간다. '운아! 피아노가 참 이쁘지! 너네 부모님께서 네가 정말 성인이 되는 날 주려고 고 우리아빠한테 특별히 부탁하신거래! 무슨 피아노인지 알겠어? 아빠말로는 네가 처음으로 개인공연을 열었을때 그때 무대위에 있던 피아노래! 지금껏 우리 아빠가 가지고 있었어. 이제야 주인을 찾아가네! 피아노에 보면 각인이 있을꺼야. 그것도 너네 부모님이 직접 쓴 글을 그대로 각인한거래! 운아! 너네 부모님은 정말 널 사랑하고 아끼셨나보다. 너네 부모님. 직접 뵙지는 못하지만 나 이쁘게 봐주시고 있으시겠지? 너 다시 웃게해줬잖아! 니가 대신 칭찬해줘. 운아 넌 피아노 칠때가 제일 멋져. 앞으로도 계속 멋진 피아노 연주 들려줬으면 좋겠다. 피아니스트 아내 되면 뒷바라지 잘 할 자신 있는데. 나. 그러니까 얼른 제대로 고백해 이 바보야. 어영부영 고백인듯 아닌듯 하고 넘어갔잖아. 자고로 여자는 프로포즈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다는거 말해줄께! 운아 생일 축하하고 진심으로 사랑해. P.S. 내 선물도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다.' 택운은 편지를 다 읽고도 한참을 그 자세로 있다가 다시 비틀비틀 걸어가 피아노 의자에 앉았다. 각인이 있는 자리를 손으로 쓰다듬다가 울컥하는 느낌에 한참을 고개 숙이고 있다가 억지로 눈물을 참으면서 고개를 들고 각인 속 글자를 하나하나 따라 읽어보는 택운. 자랑스런 택운이의 첫공연. 사랑해 택운아 -엄마랑 아빠가- 결국 참던 눈물이 피아노 위로 방울진다. 떨리는 손으로 반쯤 덮여있는 덮개를 조심스럽게 걷어내는 택운. 덮개가 벗겨지고 완전히 모습을 드러낸 피아노를 보고 택운은 주저앉을 수 밖에 없었다. 제발로 행복을 걷어차버렸다. 저를 사랑해 준 사람에게 상처를 줘 버렸다. 당장 별빛에게 가야한다는 생각하나로 택운은 추운겨울 외투하나 없이 밖으로 뛰어나갔다. 빈 집에 자리잡고 있는 백색의 그랜드피아노 위에는 제 방에 걸려있는 가족사진이 그려져있었다. 다른게 있다면 그림속 제 옆에 손을 맞잡고 앚아 같이 웃고있는 별빛이 함께 있다는 것. 무작정 집을 뛰쳐나온 택운은 골목을 빠져나가면서 별빛에게 계속 전화를 걸지만 받지 않음에 마음이 급해져서 걸음을 빨리한다. 골목끝에 도착했을때 낯익은 모습을 발견한 택운. 아무도 없는 놀이터 벤치에 앉아있는 별빛. 계속 울리는 폰을 꼭 잡고 그저 땅만 쳐다보고 있는 등이 잘게 떨리는 걸 보고 택운은 별빛의 옆으로 가 앉았다. 인기척에 옆을 돌아보는 별빛. 이내 택운임을 알고 몸을 일으키려 하자 다급하게 손목을 잡고 품에 안는 택운. 미안해. 내가 백번천번 미안해. 대꾸없이 몸을 빼내려 하는 별빛의 눈높이에 맞춰 몸을 굽힌 택운이 울고있는 별빛의 눈가를 훔쳐주며 말했다. 정말 미안해. 아까 포스트잇에 적혀있던것도 편지에 적혀있던것 처럼 멋진 프로포즈도 할 수 있게 나 용서해줘. 미안해 별빛아. 두 시선이 교차되고 이내 손을 마주잡고 놀이터를 빠져나가는 둘. 별빛은 택운을 용서해줬다. 상처받은 사람이다.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자신에게 소중한 추억을 지키고 싶어했다는 것을 이해해줘야 한다는 생각과 자신을 몰아세우던 택운이 밉다는 생각이 서로 싸우고 있을때 택운이 다시 자신을 찾아왔고 이제는 택운도 깨달은듯 했다. 지금 이순간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상처받은 땅 위에서 피어난 꽃이라고 불리는 피아니스트가 있다. '정택운' 어린나이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그는 (중략) 이번 공연을 성황리에 마무리 했다. 그는 다음달 'For Starlight'이라는 타이틀로 해외공연을 계획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