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이준혁 몬스타엑스 샤이니 온앤오프
AQUA 전체글ll조회 813l

 

 

"나가줘,"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알베르토가 그에게 처음 꺼낸 말은 그 한마디였다.

타일러는 그 말에도 크게 개의치 않고 점점 더 알베르토가 누워있는 침대 쪽으로 다가간다.

그는 침대 옆에 있던 의자로 다가갔고, 누워있는 알베르토를 차분히 바라보았다.

고작 몇 시간 전에 벌어졌던 일이다, 제일 가까이서 비명소리를 들었던 사람도 타일러였고, 피치 위에 쓰러졌던 순간 알베르토의 눈은 타일러와 마주했었다.

알베르토는 그의 반대방향으로 머리를 옮겼고, 링거액이 똑똑 떨어지는걸 대신 응시했고, "나가" 라고 다시한번 속삭였다.

조용했던 5분이었다, 그렇게 5분, 10분 지나가고 있었고 타일러는 그저 제 손을 보았고, 뭘...어떻게...어떤 얘기를 해야하나라고 고민했다.

15분이 지나자, 타일러가 서랍을 열어서 리모컨을 꺼냈다. 역시 시즌 개막하고 한달이 지나있어서 그런지 티비만 틀면 축구다.

자국 리그 중계시간이 지나면 옆에 섬나라 축구경기가 한창 진행 중이다.

나름 유럽내에서는 유명한 "레즈 더비"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가 오늘이었다는 사실에 잠시 알베르토가 아닌,

그 티비화면을 타일러는 지켜보았다.

티비 소음이 들려오자, 알베르토는 얼굴을 옆으로 돌려 타일러를 다시 보았다. 아니, 이번에는 노려보았다.

그 째려봄에 타일러는 작게 미소지었고, 어깨를 으쓱이더니 다시 경기에 집중했다.

알베르토는 짜증나고 이 상황이 너무 못마땅하고 화가 치밀어올랐지만, 뭘 저리 유심히 봐...라며 타일러의 시선을 따라 그 역시 시선이 티비로 향했다.

그때 리버풀의 백넘버 8번이자, 그 팀의 "캡틴" 스티븐 제라드의 기가막힌 프리킥 골로 1:0이 되자 타일러가 일어나 좋아했다.

알베르토는 처음 보는 모습에 콧방귀를 껴버렸다.

그 소리에, 타일러가 뒤돌아 리모컨을 옆에 선반에 올려두곤 말한다.

"내가 좋아하는 선수거든...언젠가 이런 인터뷰를 봤어. 서른 다섯 제라드에게 몇몇 사람들은 끝이라고, 더 이상 뛸 수 없다고...하지만 봐봐.

저 팀 전설감독 빌 샹클리는 폼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라는 명언을 남겼는데...그걸 몸소 제라드가 증명해주네.

리버풀에서 태어났고, 지금도 살고있고 리버풀 유스출신에, 스물 셋의 나이에 주장이 된 제라드는...내가 좋아하는 선수 중 하나야.

모든걸 다 갖췄어...저들 나라 리그인 프리미어 리그 우승컵만 그가 들어올리면 되는데...흠...그가 꼭 이뤘으면 좋겠네..."

누워서 듣고만 있던 알베르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역시 그의 의견에 동의했다.

그렇게 경기를 본지 벌써 30여분이 됐을까, 타일러가 그를 흘끗 쳐다보며 물었다.

"그래...수술은 언제한대?"

"내일 오전 11시."

"알았어," 타일러가 말한다. "나 내일 아침에 올거다."

그가 나가고 나자, 알베르토는 그가 앉아있던 자리와, 그가 나간 문을 의심쩍게 보았다. 무슨 꿍꿍이일까...

타일러 라쉬가 다음날 아침 9시에 걸어오자, 알베르토 몬디는 놀랐다.

타일러가 정말로 그가 내뱉었던 말을 그대로 따를줄은 미처 몰랐었고, 기대 하지 않았었다.

한 손에는 도넛이든 크라상이든 다 먹은 빵 봉투와, 반쯤 마신걸로 보이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그리고 다른 손에는 책 두 권이 쥐어져있었다.

"신문은 없네?" 라며 알베르토가 눈썹을 치켜올리며 묻자, 타일러는 으쓱였다.

"난 네가 보고싶어하지 않을 것 같아서." 그리고 나서 타일러는 알베르토의 표정을 살펴보자, 알베르토는 화가나서 얼굴이 붉어져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 내 팀이 그렇게 돼서 비웃고 꼬셔하겠지...그래, 너도 그 일부 중 하나 아니겠어?

나 이렇게 된거 좋아서 어제, 오늘 연달아 오는거야? 그래? 잘난 너희 팀 동료가 내 다리 그렇게 깠을때 넌 이제 안심이 된거 아니냐?

너랑 나랑 현재로써는 득점 한 골 차이고...적어도 내 부상은.....6개월...!!"

그때 타일러는 이게 아니라는 듯 슬픈 표정으로 알베르토를 보자, 알베르토는 기가 찼다.

"허-지금 그 표정...날 마치 동정하는거야? 그래?"

"그런거 아니야..."

"...너 계속 이렇게 보면...수술 잘 안될것 같아. 쫌 멀리 떨어져있어! 네가 내 다리 그렇게 만든 것도 아닌데...그 표정은 대체 뭐냐구!"

늘 긍정적인 타일러도 윽박지르고 경멸하듯 자신을 보는 알베르토를 볼 자신이 없어서 잠시 복도로 나가있자 그때 알베르토 동료들이 그를 보았다.

어제 타일러가 들어가려 할때 말렸던 골키퍼 역시 오늘 와있었다.

알베르토의 팀동료들이 와서 알베르토에게 수술 잘 될거라고, 그를 북돋아주웠고 걱정말라며 그를 다독였다.

수술은 무사히 잘끝났고, 수술하는 내내 타일러는 병실에 앉아 처음에는 책을 잘 보다가 방금 알베르토의 말과 표정에 집중이 되지 않아서 자리에서 일어나 서성거렸다.

그때 알베르토가 누워있던 침대가 들어오자 타일러가 급히 그를 살펴본다.

오른발엔 붕대가 감겨있다...

그가 깨어날때까지 있을까, 수술 잘됐다니 그냥 집으로 돌아갈까...그 고민만 계속하는데 그때 알베르토가 눈을 떴고 푹 잠긴 목소리가 조용히 울렸다.

"....네가 여태까지 있을줄은 몰랐는데. 너 뿐만 아니라 내 동료들도 다 간건줄 알았어."

알베르토가 표정없는 얼굴로 그를 보며 말했고, 타일러는 의자에 철썩 앉아 말한다.

"그들은 갔어...나만 남아있고."

"꽤 긴 시간 아니었어?"

"글쎄...난 지금 몇신지도 모르겠어."

그때, 알베르토의 팀내 절친인 동료선수가 노크를 하고 들어오자 타일러는 잠시 자릴 피해주었다. 동료는 챔피언스리그를 위해서 뮌헨으로 떠나기 전에 알베르토와 인사를 나누기 위해서였다.

그가 가고나서 타일러는 곧 바로 병실로 가지 않았다. 그 역시 자신의 팀 동료들이 있다. 그중 하나와 꽤 오래 통화를 다 하고 병실로 돌아가보니 알베르토는 잠들어있었다.

오늘은 참 기다림의 연속과도 같은 날이다...그렇지만, 누구도 시키지 않았다. 타일러 본인이 자청한거지.

이번에는 타일러가 졸고있고, 알베르토가 눈을 떠 그렇게 졸고있는 타일러를 보며 얼마 안있어서 바닥에라도 떨어질까봐 그를 부르려고 하면, 타일러가 온몸에 전기가 나듯 몸을 부르르 떨며 눈을떴다. 그러자 알베르토와 바로 눈이 마주치자 제 얼굴을 쓸어내리며 깼어? 라고 묻는다. 그의 물음에 알베르토는 갑자기 말한다.

"넌 반드시 행복해야 돼," 알베르토는 인상을 찌푸리며 말한다. 잠을 하도 자서, 찌뿌둥하고 아무래도 수술한 자리가 계속 신경쓰이는 탓이다.

"넌 모든걸 지금 가졌잖아, 안그래? 모든 국내에서 열리는 시상을 했고 감독, 기자들이 뽑은 트로피들도 있고, 게다가 발롱도르까지...

그러니까...조금은 더 행복해해도 될 것 같아..."

몽롱한 상태였지만 적어도 그의 두 눈은 절대 타일러를 떠나지 않았다. 타일러가 으쓱이며 대답은 하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에 알베르토는 동료들과 화상통화를 했다. 뮌헨으로 떠나서 내일있을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에 참가해야하기 때문이다.

자신도 함께가지 못하는 현실이 야속했지만, 애써 동료들에게는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숨겼다.

그렇지만 그걸 잘 아는 동료들은 꼭 승점 3점을 따온다는 약속을 하기도 했다.

다음날 저녁에 늦은 시간에 경기를 마치고 돌아온 타일러는 배가 고팠다. "알베르토..."

그 소리에 알베르토가 티비에서부터 천천히 몸을 돌려 타일러를 보았다.

타일러가 하품을 하면서 배를 만지작거린다. "나 배고픈데...그래서 뭣좀 사오려고, 너도 뭐 있으면 말해."

잠시 정적이 흐르고나서, 알베르토가 끄덕였다.

타일러가 병원 건너편에서 음식을 사들고왔고, 테이블위에 알베르토가 먹을 라비올리와 스프를 올려두었고, 자신이 먹을 타코와 샐러드는 다른 테이블에 놓으려고 하자,

알베르토가 말한다.

"알베..." 그 소리에 잘 못들은건지, 이해를 못한건지 타일러의 눈이 커지며 '응?' 하고 되묻자, 알베르토가 반복했다.

"알베라고...내 친구들, 내 동료들은 날 알베라고 불러."

그 소리에 타일러는 미소지었고, 알베르토는 테이블위에 남은 공간에 손으로 툭툭 쳤다.

"여기서 먹어. 같이...먹자."

"어? 아...그래...그럴게."

타일러가 제 음식을 내려두었고, 비록 그들은 대화를 그 이후로 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분위기가 나빴던 것도 아니었다.

그때 챔피언스리그 하이라이트를 보았고, 타일러는 알베르토를 돌아보았다. "행복해?"

알베르토는 빠르게 대답했다. "물론. 그 어려운 바이에른 뮌헨을 우리팀이 이겼으니" 그렇지만 그의 얼굴은 괴로워보였다.

"내가 저기에 있었으면 좋았을텐데...이런 생각이 드는건 어쩔 수 없지만." 그가 속삭였다.

타일러는 무슨 말을 하다가 생각났다는 듯 말한다. "그거 봤어? 너희 팀 동료 11번이 패스하려하는데 마땅히 줄 선수가 없어서 갈팡질팡 하던거? 내 생각에...너였다면 네가 기회를 만들었을거고...또, 득점도 했었을텐데."

알베르토는 타일러의 말에 얼굴에 미소가 한아름 번졌고, 또 키득키득대면서 말한다. "응, 나였다면...그랬을거야."

얼마 안 있어서 타일러가 휠체어를 끌고 병실 안으로 들어왔다.

"나가자!" 라며 발랄하게 말해왔다.

저 발랄함, 긍정적이고 누구에게 친절하고 인터뷰를 해도 겸손 또 겸손, 상을 받고도 부끄러워 하던 그 모습들...

그거 전부 다 일종의 '가식' 일거라고 알베르토는 그렇게 생각했다. 타일러 라쉬는 온갖 가식덩어리, 이런 식으로.

그렇지만...이렇게 며칠 같이 있어보니 원래 저 모습이 타일러의 성격이었구나...라고 깨달아버렸다.

제 나이보다도 더 성숙한 모습, 하지만 마음도 여리고...왠지 잘 울것 같고.

눈물 꾹 참는 모습만 벌써 몇번을 보아서 알았다.

타일러의 손에 잡혀있는 휠체어를 알베르토는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았다.

그 뜻이라도 읽었는지, 타일러가 말한다.

"그냥 잠깐 좀 타라, 알베...너 너무 여기에만 있었잖아, 나가서 바깥 공기 쐴 필요가 있어."

타일러의 말에 알베르토가 능글거리며 웃는다.

"너는 네가 충분히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구나, 꼬맹아?" 라고 놀리듯 말하자 타일러는 별달리 기분나빠하지 않고 웃어버렸다.

그러면서도 알베르토는 일으켜달라고 손을 내밀었고 타일러는 그가 안전하게 휠체어에 앉는걸 다 도왔다.

그리고는 혹시 추울까봐서 타일러는 옆에있던 보라색 담요를 가져와 몸을 낮춰 알베르토의 허벅지에 담요를 덮어준다. 그때, 그 찰나에

두 사람의 손이 스치듯 닿았고 타일러는 깜짝 놀라 얼른 일어나 이제 휠체어를 끌었다.

뒷마당으로 휠체어를 끌고갔고, 타일러는 벤치에 앉았다.

하늘도 보았고 오랜만에 나무도 보고, 새도 보고...아무말없이 있다가 먼저 말을 꺼낸 사람은 타일러 쪽이었다.

"넌 틀림없이, 조만간 피치 위에 설거야...틀림없어. 멀쩡해질거야..."

"당사자인 나도 확실하다고 생각 못하겠는데...넌 매우 확신하는구나."

알베르토가 그에게 대꾸해주며, 저 앞에서 두 꼬마남자애들이 공놀이 하는걸 멍하게 보았다.

"응, 난 확신해. 그리고 나는 너하고 훈련도 할거거든."

타일러의 말에 알베르토가 타일러를 보았다. 타일러는 웃으며 어깨를 으쓱인다.

"그만 좀 놀래켜라, 놀래켜..." 알베르토가 고개를 흔들었다. "나는 그냥...뭐가 어떻게 되는건지 모르겠어."

타일러는 또 다시 으쓱였고, 그때 두 꼬마 남자애들이 그들에게 달려오자 타일러가 인사를 밝게했다.

쑥쓰러워하면서 대충보면 아홉살 정도로 보이는 아이가 타일러에게 싸인을 해달라며 볼을 내밀자 타일러는 알겠다면서 꼬마가 건넨 펜으로 싸인을 마쳤다.

아이들은 타일러의 싸인은 얻었고, 옆에있던 알베르토를 바라만 보고 알베르토도 딱히 말을 걸지 않자 타일러가 말한다.

"저기, 이봐? 애들이 너 무서워서 말 못 거나봐...싸인 좀 해주시지?"

알베르토는 끄덕이더니 그 역시 싸인을 해주고 아이들은 고맙다면서 타일러에게 한번 공을 패스해주려고 했는데 그때 그 공이 알베르토의 수술부위를 건들이자 알베르토의 인상이 찌푸려졌다.

아이들이 서둘러 사과했고 타일러가 얼른 가보라고 얘기했다. 알베르토를 살펴보며 묻는다.

"괜찮아, 안 아파?" 타일러의 다급한 물음에 알베르토가 솔직히 말한다.

"조금 ..."

"괜찮겠어? 들어가서 의사쌤 부를까?"

"됐어, 그럴것까지야."

타일러를 보며 잔뜩 자신을 걱정하는 그 눈빛이 뭔가 부담스러워서 알베르토는 엄지 손가락을 들어올렸다.

"정말 괜찮대도..."

짧은 산책을 마치고 병실로 들어온지 얼마 안돼서 의사가 들어와서는 오늘 퇴원 가능하다고 알려주었다.

"제 소견으로는 오늘밤에는 댁으로 돌아가셔도 될듯합니다," 의사가 말했다.

"붕대 풀때 다시 보겠습니다. 너무 몰아부치지 마세요, 안정이 우선입니다."

의사에게 알베르토는 인사하고, 다시 타일러와 단둘이 남게되자, 타일러는 입고왔던 가디건을 챙긴다.

"이제 여기서의 내 시간은 다 된것 같네."

"왜?" 알베르토가 걱정스레 바라보았고, 조금은 실망한 표정이었다.

"훈련장에 돌아가봐야지. 이번주에만 챔스에 리그에 경기가 두개야. "

"참...그렇구나. 그래 맞아," 알베르토가 당황했다. "잊고있었네."

타일러는 문자로 자신의 에이전트에게 비행편을 알아봐달라고 연락해두었다.

"너희 팀 동료가 나한테 문자했는데 네 친구들이 몇 시간 안에 이리올거라고 하네, 그러니까 넌 혼자있지 않을거야."

알베르토가 웃었다. "난 그런거 신경안써."

"음...이건 어때? 우리 경기를 봐." 타일러의 제안에, 알베르토는 헛웃음친다.

"그렇지만..."

"뭐?"

"난 네가 졌으면 하고 바라는데..." 알베르토가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말한다. 그렇지만, 타일러 입장에선 기분 좋은 말이 아니기에, 서둘러 사과한다.

"미안." 타일러에게 그의 눈은 충분히 정직해보였다.

"괜찮아, 나도 언제나 네가 졌으면 하고 바라는걸? 우리 팀꺼 보고나서 조롱해주든가."

"나 그거 할 수 있어."

타일러가 할수있다는 알베르토의 말에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래 그럼."

-

타일러는 공항으로 부터 집까지왔고, 그대로 쭉 훈련장으로 향했다.

그가 도착하자마자 알베르토는 어떻냐면서 물어온다.

타일러가 말한 경기를 3일 앞둔 상태.

피곤한 몸을 하고 알베르토의 집으로 찾아갔다. 비행기를 타고말이다.

뜻밖의 손님에 알베르토는 의아했지만, 문을 열어주었다.

문을 열어주자마자 힘없어 보이고 금방이라도 툭 울것만 같은 타일러가 서있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힘없어 보이는 타일러를 보면서 알베르토는 뭐라고 해야할지 몰랐다.

이런데 있어서 약한데...

"저기...이봐? 타일러...기운 좀 내봐..." 타일러의 대답이 없자 알베르토가 한숨을 쉰다.

"리그...토요일에는 넌 그 멍청한 경기에선 이길거잖아, 너 역시 알텐데?"

"멍청하지 않아! 너야말로 멍청해.."

타일러가 발끈하자 알베르토가 반박했다. "어...그래, 알고있어..근데 나도 안멍청한데...? 아니, 그러니까 내 말은...넌 너무 걱정하잖아."

알베르토가 말했고 타일러가 묻는다. "넌 우리가 형편없다고 생각하는구나, 그치?"

알베르토는 터무니없다는 듯 웃었다.

"아니, 그렇지 않아. 누가 그런 소릴 너한테 해? 내 생각에 넌 훌륭한 선수고... 너 역시 네가 훌륭하다는걸 알아...그렇지 않아?"

타일러가 좋은쪽으로 생각하라고, 기분이 좋아지길 바라며 물었지만 되돌아오는건 한탄이었다.

"우리는 졌어...첼시한테..." 타일러가 속삭였고, 그 목소리는 떨리고 매우 조그만한 목소리여서 알베르토 역시 기분이 비참해졌다.

"우린 졌다고...그것도 완전 깨졌어."

"그래. 결과 봐서 알아...그치만...지금 넌 이걸 잘 이겨낼거야. 그렇지? 넌 할 수 있어. 나는 네가 네 팀을 더 믿을 수 있다는 것도 알고있어."

"그래...난, 믿어..."

"좋아! 그렇다면 가서 혼쭐을 내고 와. 토요일 경기는!"

-

알베르토는 밖에서 나는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강하게 들려오자 소파에서 일어섰다.

그가 '진정해, 나가! 나간다구!' 라고 말하며 비틀대면서 목발을 쥐어잡았다.

문을 열어주자마자 피곤해 보이는 타일러를 볼수 있었다. 타일러가 으르렁 거렸다.

순한 인상인 타일러도 화가나면 무서운 표정이구나...라고 알베르토가 생각했다.

"네가 그 놈의 목발만 아니었으면 난 널 때렸을거야!"

"와-내가 지금 이래서 거참 다행이구나..." 알베르토가 뒤돌아서서 다시 힘겹게 목발로 짚어가면서 소파로 갔고 타일러 역시 따라 들어가 소파 위에 있던 쿠션 하나를 들어 알베르토의 머리로 던져버렸다.

그러자, 알베르토도 화 뚜껑이 열러선 윽박을 질렀다.

"너 대체 뭐가 문제야?!"

그렇지만 알베르토는 그 다음에 타일러가 소파에 풀썩 앉아서 제 무릎에 머릴 박는건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알베르토는 목발을 바닥에 내려두고 천천히 타일러의 옆에 앉았다.

알베르토가 타일러를 바라보면서 얘가 왜 이럴까 하는 궁금증과 괜찮은지...그에대한 걱정이 한번에 물밀려오듯 왔다. 조심스레 천천히 타일러의 등에 손을 올렸다.

타일러가 움직이지 않자, 알베르토가 제 손을 위로했다 아래로 움직였다.

그렇게 소파에서 둘은 잠시 조용하게 앉아있었고, 타일러는 고개를 돌려 알베르토를 바라보았다.

"우리가 이길거라고 네가 말했었잖아," 타일러의 말투에서 알베르토는 이렇게 느꼈다.

그의 잘못도 아니었는데 절반은 비난하는것 처럼.

"미안..." 알베르토가 사과했지만, 타일러는 받아들이지 못했다.

타일러는 패배감에 잔뜩 젖어있었다, 우울해보였다. 알베르토는 그의 기운을 북돋아줄 해결책을 마련한다.

"피파로 날 이기고 싶어?" 라고 알베르토가 묻자, 타일러가 웃어버린다.

"응," 하고 그가 말했고, 두 눈을 닦고 정리했다. 그 두 눈은 빨갰다. 잠시 타일러와 눈이 마주친 그는 마음이 이상했다. 한번도, 이렇게 우는 모습은 본적없는데...

알베르토가 그에게 리모컨을 건네주었고, 타일러는 소파에 기대앉아 그의 다리를 앞에 있는 테이블에 올렸다.

그는 몇 개의 버튼을 만지작거렸고, 그때 알베르토는 화면을 쳐다보자, 타일러가 미국 국가대표팀을 고른걸 보게되었다.

알베르토가 으쓱이더니, 이탈리아 팀을 골랐다.

알베르토는 그가 세번의 게임에서 이기게 내버려두었고, 두 번 더 그리할 생각이었지만, 타일러는 리모컨을 내려놓았다.

"왜 안해?" 라고 알베르토가 묻는다.

"넌 시도조차 하지 않았잖아," 타일러가 그냥 웃어버렸다.

"그게 널 웃게 만들었구나." 알베르토가 말했고, 타일러는 끄덕였다. 괜한 자존심인건지 고맙다고는 말하지 못했다. "그래," 라고만 대답할 뿐이다.

"영화 볼래?" 알베르토가 주제를 바꾸었고, 타일러는 끄덕였다.

타일러는 소파위에 드러누워서 발로 멀쩡한 쪽의 알베르토의 무릎을 밀었다.

알베르토는 타일러가 어째서 이렇게 자신의 집에서 편안하게 지내는데 궁금했다.

영화를 본지 1시간이 지나갈때, 타일러의 휴대폰이 식탁에서 울렸고 그가 휴대폰을 잡고, 낄낄대더니 전화를받았다.

알베르토는 대화를 듣게되었다. "여기는 괜찮아, 나도 괜찮아, 괜찮다니까? 그도 괜찮아." 그러더니만 휴대폰을 그의 손에서 내밀었다.

"내 친구이자 네 팀 동료인 에네스야!"

전화를 바꾼 알베르토는 에네스와 통화를 했고 타일러는 영화를 보면서 오늘 다친 다리를 바라보았다. 가끔 잔디에 쓸려서 살이 까지거나 하는데 오늘은 어떤 약도, 밴드도 하나 안붙이고 급히 이곳으로 온 탓이었다.

"난 괜찮아, 에니..." 알베르토가 타일러와 보면서 웃었다. 아무래도 둘은 타일러 얘기를 한 모양이었다.

"그 녀석은 내게 쉽게 굴고있어, 난 머리에 쿠션도 쳐맞았다니까," 타일러는 그가 자신을 배신하는 것에 대해서 짜증나는 표정을 지었지만 알베르토가 웃으며 그의 옆구리를 손가락으로 밀었다.

그리고 그제서야 알베르토가 타일러의 상처 난 다릴 보게 됐고 한숨을 쉬었다.

전화를 끊고나서 이런건 치료좀 하고 오지...라면서 알베르토가 약을 발라주며 말하자 타일러는 어깨를 으쓱였다.

"그런거 안보였어. 그냥 여기에 와야겠다는 생각 뿐이었거든..."

타일러의 대답에 알베르토가 씩 웃다가 갑자기 한숨을 쉬었다. 왜 그러냐고 타일러가 물으면 알베르토가 타일러의 다리에 데일밴드를 붙여주며 말한다.

"너도 알잖아...나는 당장 5개월은 거의 아무것도 못해. 축구선수가 이런 부상이면 딴걸 뭘 할 수 있겠어? 당장 올해 후반기만 봐도 얼마나 큰게임들이 있는데..."

"의사가 새로운 소식 뭐 안전해줘?"

"빠르면 1월 말, 혹은 2월..."

"아! 그러면 내년 발렌타인데이때...내 자선게임...!"

타일러가 생각이 났는지 손뼉을 치며 기뻐하자, 알베르토는 순간 멍했다.

"뭐?!"

"그때쯤이면 한번 시험삼아서 뛰어봐도 될텐데...?"

"세상에...집어치워-" 라고 말하며 타일러의 다릴 한대 때려주었다.

-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에 타일러의 팀이 1위로 16강에 올라갔고, 타일러는 그날 2골 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Man of the Match"에 선정됐다.

알베르토의 집에서 그닥 멀지않은 곳에서 경기를 치루고 타일러는 경기 후에 알베르토의 집을 찾아갔다. 예전보다 많이 좋아보이는 알베르토였다.

"경기...봤어. 역시 너답다..." 라며 타일러를 가볍게 안아 등을 쓸어주면서 타일러의 머릴 쓰다듬었다. 어느새 이렇게 친해져있었다.

"저기, 알베...오늘밤에 여기서 나 자고가도 돼, 괜찮아?"

"음, 그래? 근데...팀원들하고 호텔방 안잡았어? 모나코에서 여기로 바로왔네? 그러고보니."

"아...걔들은 바로 돌아갔어."

"그런데 너만 그들하고 안 돌아갔다는거구나?" 라고 알베르토가 물었다.

"응, 안가. 왜냐하면 난 너랑 내일 훈련할거야."

라고 말하며 타일러가 집안 거실로 들어섰다, 알베르토가 잘 이해가 안된다는 식으로 바라보자, 타일러는 으쓱이면서 마치 그의 표정은 '이미 말했던걸, 새삼스럽게 왜 그래?' 라는 표정이다.

"너도 알지 모르겠지만...요즘은 나는 네가 내 제일 친한 친구라고 생각해..." 알베르토가 웃으며 말했다. 타일러 역시 웃었다. 딱히 대답은 안했지만.

알베르토는 타일러의 웃음을 보고 '나도 알고있어...' 이런 식으로 이해했다.

다음 해, 2월의 발렌타이 데이. 뉴욕으로 가는 비행시간은 그리 짧지 않은 시간이었다. 휴가때나 가던 뉴욕을 일종의 '일' 개념으로 가는건 처음이다.

잔뜩 긴장해있는게 다 느껴져서 타일러가 알베르토의 팔을 한번 잡았다.

"나는 네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

"아니, 타일러. 넌 몰라... 넌 모른다고."

알베르토가 그에게 딱딱하게 굴었고, 타일러는 그렇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기며 말했다.

"너는 지금 경기를 뛸 상태가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네가 경기에 나서게 되면 무서워할까봐 그런 생각 중이잖아. 그치만...알베르토, 그럴 거 없어.

그럴 필요없다고. 왜냐하면 너는 괜찮으니까."

라는 타일러의 말에 알베르토가 눈을 깜빡거리며 그를 보았다.

"넌 말야. 어떻게 그렇게 사람 마음을 읽는건지...난 그게 무섭다..."

그의 말에 타일러가 웃었다.

"소리친건 미안..." 하고 타일러가 덧붙인다.

"괜찮아, 내가 받아들일거 너도 알았잖아." 라고 알베르토가 말했다.

"세상에서 최고가 될 준비 되있어, 알베르토?" 라고 묻자 알베르토는 그저 웃으며 타일러의 머릴 쓰다듬었다.

-

알베르토가 타일러 라쉬라고 씌여져있는 유니폼을 입고 피치 위에 올라섰다. 축구화 아래로 부드러운 잔디가 느껴졌다. 그는 그저 천천히 걸어나가다가, 이제 조금씩 뛰기 시작했다.

멀리서는 알베르토의 이름을 부르는 함성도 들려왔다. 축구팬들이 원하던 장면이었다. 알베르토와 타일러가 친선에서라도 한팀에서 뛰었으면...하는 바람.

그리고 부상 복귀후 처음 경기기도 했고. 비공식 경기였지만...

그때 타일러가 외쳤다. "준비됐어?? 어떻게 끝내버리는지 저들한테 보여주자!"

라고 말하더니 알베르토 특유의 힐 패스가 박스 안으로 연결이 됐고 타일러가 잡아채 골문을 향해 왼발로 걷어차자 그게 골이 됐다.

그대로 알베르토에게 달려가 안겼고 알베르토는 그에게 고맙다고 얘기했다.

피치 위에서 느꼈던 모든게 좋았다. 추운 날씨였지만, 뛰느라고 잠시 추위도 다 잊었고...분위기라든가, 모든게 완벽했다.

게다가 자신감도 완전히 다시 생겨났다. 이 모든걸 만들어준 타일러를 다시 껴안으며 "고마워..." 라며 타일러에게 속삭이자, 타일러가 뒤돌아 알베르토의 어깨를 꽉 잡아 그에게 안겼다.

경기가 끝이나고, 터널 속으로 들어가면서 계속 웃는 알베르토를 보면서 타일러가 주의를 줬다.

"바보같아. 그렇게 웃지좀마."

"뭐래도 좋아-다 좋아죽겠으니까."

"내가 그랬잖아. 넌 괜찮을거라고...것봐. 얼마나 훌륭했어? 돌아가면...얼른 내 라이벌로 다시 돌아와. 지금 너랑 나랑 득점 수 차이...

꽤 난다?"

"오호-자극까지 하는거야??"

타일러에게 어깨동무를 했고, 타일러가 기분좋게 웃었다. 다음날 아침에 그들은 떠나기로 했고 호텔방 앞에서 잘 쉬라고 인사하려는 찰나, 알베르토가 물었다.

"이봐, 타일러?"

"응?" 타일러가 하품을 참으며 물었고, 알베르토는 머릴 긁적였다.

"...너말야...다리에 상처 또 났어...아니, 다 너랑 친한 애들 불러온거 아니냐?

근데 왜이렇게 너한테 달려들어서 넘어뜨리고 하는거야, 그 놈은?"

"..뭔 소리야? 경기니까 그렇지. 넌 친하면 봐주고 하냐?"

"군말말고 따라 들어와. 약있으니까..."

타일러가 그냥 서있자, 답답한 알베르토가 그의 팔을 잡아 방안으로 들어가게 했고 방문이 닫히자마자 타일러는 제 다릴 살폈는데 딱히 다친덴 없었다.

"어? 야- 왜 거짓말해? 멀쩡한데...? 그걸 그냥 믿는 나도 바보였지만..."

타일러를 바라보다가, 알베르토는 주체하지 못하고 결국 타일러의 팔을 잡아 입술을 부딪혀오자 꾹 다문 입이 벌려주지 않을 것 처럼 있다가 타일러가 눈을 살짝 뜨고

알베르토의 목에 팔을 두르며 입을 벌려주자 마침내 알베르토의 혀와 만났고 타일러의 치열을 훑으며 그렇게 진하디 진한 키스를 나누었다.

두 입술이 떨어져서 타일러가 여전히 알베르토의 목에 팔을 두른채 숨을 고르자 알베르토가 고개를 숙이며 살짝 미소짓는다.

자신이 허락해줬지만, 역시나 부끄러워서 타일러가 얼굴을 붉히며 아무말도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타일러가 묻는다.

"이것도....고마워서야?"

"뭘 것 같은데?"

그때 그렇게 수술하고나서부터 친해져서 가끔 알베르토가 다정하게 자신을 부른적이...두어번 있던것 같긴 한데 이 정도로 달콤하게 말걸어온적은 없었다. 타일러는 대충 짐작을 하고 먼저 알베르토에게 입을 맞추었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

 
독자1
이거 뒷이야기보고싶은데ㅠㅠ 빨리 와 쓰니야♥
9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샤이니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191 이바라기 05.20 13:38
트위터랑 포스타입에서 천사님을 모신다가 많은데 그게 뭐야?1 05.07 16:58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번외편5 콩딱 04.30 18:59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72 꽁딱 03.21 03:16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5 콩딱 03.10 05:15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54 콩딱 03.06 03:33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61 꽁딱 03.02 05:08
엑소 꿈의 직장 입사 적응기 1 03.01 16:51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45 콩딱 02.28 04:59
이준혁 [이준혁] 이상형 이준혁과 연애하기 14 찐찐이 02.27 22:09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53 꽁딱 02.26 04:28
김남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7 걍다좋아 02.25 16:44
김남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9 걍다좋아 02.21 16:19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45 꽁딱 02.01 05:26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33 꽁딱 02.01 01:12
김남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40 걍다좋아 01.30 15:24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2 꽁딱 01.30 03:35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1 꽁딱 01.30 03:34
방탄소년단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그루잠 12.26 14:00
방탄소년단 2023년 묵혀둔 그루잠의 진심4 그루잠 12.18 23:35
샤이니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상대?184 이바라기 09.21 22:41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2 콩딱 09.19 18:10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26 콩딱 09.16 19:40
지훈 아찌 금방 데리고 올게요5 콩딱 09.12 23:42
방탄소년단 안녕하세요 그루잠입니다9 그루잠 09.07 16:56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임창균] 유사투표2 꽁딱 09.04 20:26
이동욱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4 하트튜브 08.23 20:46
팬픽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