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누군가로부터 받는
오랜만이지?? 사실 내가 힘든 일이 있어서 이렇게 쓰는 텀이 길어졌네ㅠㅅㅠ
내가 우리집에서 막둥이야 위로 오빠 두명이 있는데 나는 대학생이지만 큰오빠는 갓 취직한 회사원, 작은 오빠는 취준생이야. 그리고 난 대학생인데 우리아빠가 작년에 정년퇴임은 하셨거든ㅠㅠ근데 우리아빠가 친구분 보증을 서셨다 완전 일이 꼬인거야..
진짜 드라마에서 보던것처럼 빚이 엄청나게 쌓이고 집은 경매로 넘어가는 마당에 ,
당장 급한 불 부터 꺼야되니까 저축했던 돈, 퇴직금, 큰오빠 월급까지 모조리 쏟아부어도 부족하더라고.
아무리 학생이라도 일단 급한불부터 꺼야되는데 당장 취직을 할순 없으니까 알바를 했지...
아침 짬내서 전단지 돌리고 카페에서 알바하고 고딩들 과외하고.
과제 양은 말도 못하고 가르치는 애들 과외 준비에 교양도 들으랴, 복수전공도 숙제도 해야되고 진짜 잠자고 먹는시간까지 줄여야 했지.
당연히 택운이한테는 비밀로 했지.
일이주에 한번씩 짬내서 만났는데 택운이도 만나는 텀도 길어지도 살도 꽤 많이 빠졌어.
그래도 남친인데 두번째때는 알아보더라고.
" 뭐 힘든거있어? "
" 어...? "
" 잘 먹지도 않고, 말도 잘 안하고. "
" 요즘 그냥 과제 많아서 그래. 힘든일 없어. "
" ... "
" 축구는 잘 돼? 요즘 학연오빠는 잘 지내고? "
" 거짓말. "
" 요즘 ㄱ...어? "
" 집에 바래다줄께. 일어나. "
다른때라면 웃어넘기면서 아니라고 할텐데 택운이도 내가 뭔가 숨기는게 있다고 눈치챈거같고 나도 데이트가 데이트가 아니라서 조용히 일어나서 택운이 차타고 집에 갔지.
타자마자 안전벨트 메주고 자라고 좌석 뒤로 젖혀줬어. 자기 겉옷 덮어주면서.
운전내내 손만잡고 아무런 말도 안하고 운전만 하더라고.
도착해서 엘레베이터 타고 문앞까지 바래다 주는데 아무말 안하다가 내가 들어가려니까 한마디 하고 갔어.
" 어떤 거라도 좋으니까 힘들면 투정 부려도 되고, 기대는 것도 좋은데
숨기고 혼자만 아프지만 마. "
사실 지금 집안은 그 일 수습하기에 바쁘고 나도 혼자 속으로 삭히는 편이라서 친구들중에서도 내가 힘든거 잘 모르거든. 가족들은 당연하고.
근데 뭔가 택운이가 알아주니까 되게 울컥하는거 있지. 그날은 진짜 펑펑 울었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지만 슬픈 건 슬픈건데 일이 수습이 안되서 계속 일했어. 오히려 과외는 봐주는 얘 한명더 늘려서 더 빡세게 일했어.
엄마나 오빠들은 당연히 공부만 하라고 했는데 내가 그럴수 있나.
아침 다섯 시 반에 일어나서 일곱시까지 전단지 돌리고 학교 가기전까지 과제하거나 잠시 눈 붙이고 학교갔자가 오후에는 카페에서 알바하고 여덟시부터 열두시까지 과외 뛰었거든. 집에 가서도 과외준비하고 과제하느라고 하루에 두세시간 자면 많이 자는 수준이였지.
근데 내가 진짜 저질 체력이야. 거의 정신력으로 한달정도 버텼는데 그것도 정도껏이지 이제 슬슬 지쳐가는거야.
돈도 아까고 시간도 아껴야 되니까 굶는것도 다반사에 기껏해야 삼각김밥이나 에너지바 먹고 떼웠거든.
몸도 말라가고 얼굴도 수척해진게 티가나서 걱정할까봐 택운이 만나는 것도 계속 미뤘어.
만나면 데이트 돈 써야되기도 하고.
그날도 카페에서 일할려고 라커룸에서 유니폼으로 옷 갈아입는중이였는데 택운이 한테 전화가 온거야.
" ...여보세요? "
" 어디야? "
" 학교야, 학교. 너는? "
" 지금 지방훈련내려가는 길에 전화해봤어. "
" 안 본지 오래된거같어, 보고싶다ㅎㅎ "
" 그래 "
" 어? 나 안보고싶은거야? 나 서운할라그래ㅠㅠ "
" 몸은 괜찮아? 아픈거 아니지? "
" 당연하지, 요즘 밥도 많이 먹고 훈련 갔다오면 데이트하자! "
" 그래. 밥 잘 먹고 건강하고. "
" 뭐얔ㅋㅋㅋㅋㅋ무슨 먼데 가는 사람처럼ㅋㅋㅋㅋㅋ"
" 훈련해야돼. 끊자. "
" 응응. 열심히 해. "
뚝.
뭐 보고싶다, 사랑한다 이런 말을 기대한 내가 바보지만ㅋㅋㅋㅋㅋㅋ그래도 마음이 힐링되는 기분이였어.
그렇게 힐링받고 나와서 더 열심히 일했어.
나는 잠시 알바하는거라 안에서 일하는게 아니라 테이블 치우고 서빙하는게 일이였는데 생각보다 빙수나 커피, 접시 무게가 돌덩이 들어올리는 느낌이야.
오버한다고 한번에 두세테이블 그릇들 한번에 들어올리고 테이블 치우고 더 빨리빨리 일했어.
근데 여러개 접시 들어올리는데 순간적으로 배가 너무 아픈거야.
휘청하다가 다시 한번 들어올렸는데 진짜 너무 아파서 서있다가 다시 힘내서 접시들을 안에 갔는데
딱 내려놓자마자 너무 배가 아파서 쭈그렸다 그대로 쓰러졌어...
일어났더니 보이는건 이홍빈^^;;
내가 핸드폰 잠금 되있고 마침 안부전화한 이홍빈이 보호자로 소환됐음ㅋㅋㅋㅋㅋㅋㅋㅋ
" 일어났냐? "
" ...어 "
" 잘한다, 잘해. 어? 도대체 어떡해하면 니 나이에 신경성장애에 영양실조까지 생기냐? 내가 전화받고 기가차서 진짜... "
" ...그냥 뭐, 아니... "
" 됐고, 링거떨어지면 간호사한테가서 처방전 받고 가면됨.
아, 그리고 니 남친 불렀다. "
" 어...고마...뭐? "
" 뭐? "
" 뭐? 뭐? 택운이를 왜 불러, 미친놈아. 지방에 있는 얘가 어떻게 온다고. "
" 어? 바로 온다는데? "
아까 전화할때는 지방에 훈련한다고 했는데 올리가 없는데...
일단 이홍빈을 보내고 그냥 침대에 기대서 폰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누가 커튼을 확 걷는거야.
차마 누군지 보기도 전에 확 안겼는데 당연히 택운이겠지.
진짜 꽉 안고 있는데 몇분이나 지나도 내 옆에 숨소리만 들리고 아무 말도 안하더라고.
나도 택운이 안고 계속 토닥토닥 거렸거든. 아픈 나보다 더 놀란거같아서.
진짜 원망이 가득한 말투로 말했어.
" 낮까지만 해도 밥 잘 먹고 학교라던 애가 병원에 쓰려져있다는데... "
" 택운아... "
" 말했지. 힘든거있으면 말하라고. "
" ... "
" 끝까지 숨기고 말 안하고. "
" 미안해... "
" ...괜찮은거 맞지? "
끄덕끄덕 거리니까 그제서야 내 얼굴 보더라고.
나도 그때서야 택운이 얼굴봤는데 훈련받는 트레이닝복에 얼굴에 땀 범벅이고 얼굴은 진짜 울상...
내가 괜찮다고 해도 안괜찮은거같은 눈빛을 보내길래 활짝 웃었더니 그제서야 실소아닌 실소를 흩날리면서 다시 나 안아주더라.
" 진짜 내가 너를 어떡게 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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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기억하시는 분 계시나요?ㅠㅠㅠㅠㅠㅠ너무 늦게 왔나요? 사정이 생겨서 글을 모두 삭제하고 아이디도 바꿔서 신알신이 안 울릴텐데 이제 이 아이디필명으로 연재할꺼예요 급하게 올리는거라 나중에 수정이 있을수도 있어요ㅠㅠㅠ재밌게 봐주세요 그리고 05편은 06편이랑 조금 이어지는 내용일것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