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단편/조각 만화 고르기
이준혁 몬스타엑스 강동원 김남길 엑소 온앤오프 성찬
현미 전체글ll조회 1353l

 

에네스 카야 X 다니엘 스눅스

 

학원물 02

 

 

 

 

"니들이 뭐라고 그런 이유로 이렇게 애를 괴롭히냐."

"...."

"니들이 얘 애인이라도 되냐? 아니면 얘 아빠가 빚진 빚쟁이? 아니면 얘네 엄마랑 바람난 남자의 부인이라도 되나봐?"

"...."

"머리에 든게 없으면 생각이 있는 척이라도 하고 살아라."

 

 

얼굴보기 싫으니까 얘 데리고 빨리 나가라. 또 괴롭히기만 해. 그렇게 맹수가 으르렁 거리듯 낮게 목소리를 깔며 말하자 뒤에 멍하게 서 있던 놈들이 화들짝 놀라며 쓰러진 아이를 들쳐메고 허겁지겁 나갔다. 그렇게 고요해진 교실에 이 남자와 단 둘이 남겨지자 고맙기도 하고 왜이러는건가 싶어 불안해지기도 했다. 이렇게 선의를 베푸는 척하다가도 뒷통수를 친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라서, 그래서 여전히 경계를 풀지 않으며 작게 뒤로 한걸음 물러났다. 나보다 키도 한참 크고 아까 내 멱살을 잡았던 아이보다도 컸다. 명찰 위에 새겨진 이름에는 에네스 라고 적혀있었다. 에네스?

 


"괜찮아? 목안아파?"

"...."

"노려보는거 보니까 괜찮은가보네."

"...."

 


뒷걸음질 치는 나를 애 보듯이 피식 웃으며 성큼성큼 다가와 머리를 슥슥 두어번 쓰다듬고 그럼 갈게. 하는 그 모습이, 그 인사가 어딘가 매우 익숙했고 어디선가 본 것만 같은 모습인지라 당황스러웠다. 에네스, 에네스, 에네스. 이름을 그렇게 중얼중얼 마음 속으로만 곰씹어보면서 생각을 했으나 도무지 언제,어디서 본 것인지 기억이 나질 않아 그냥 착각인가 하는 생각으로 넘겨버렸다. 그렇게 내가 첫만남이자 다시는 마주치지 않을 인연라고 생각하던 에네스와의 만남은 끝이 났다. 

 

 


-

 

 

"...."

 

이상했다. 어제까지만 해도 교실에 들어오면 향하던 경멸과 비웃음의 눈초리가 모두 사라져있었다. 왜지? 고개를 살짝 갸웃하며 혹시 내가 들어오기 전에 담임선생님이 군기를 잡아놓고 간건가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꼴통학교라고 소문난 이 학교에서 선생님의 말을 잘듣는 학생이 몇이나 될런지. 도통 생각해도 감이 안잡혀서 그냥 생각하는 것을 포기했다. 이러나 저러나 지금 이 상황 덕에 내가 편한건 사실이니까, 그럼 된 것 아니겠는가. 사실 어제 맞지 않고 끝나서 무슨 일 있는거 아니냐는 할머니의 걱정과 의심도 한결 누그러지셔서 기분이 좋았는데 오늘도 잘만하면 어제와 같이 맞지않고 끝날 수 있을거 같아 어쩐지 기분이 좋아지려했다.

 


"야야, 저 새끼 이제 에네스 형한테도 뒤대주냐?"

"그런거 아냐? 그게 아니고서야 저 형이 저 년을 어떻게 알아."

"아는건 둘째쳐도 그렇게 지랄떨고 갈 정도면 뭐 있는 사이 아니겠어?"

"하여간 걸레년... 개 버릇이 어디가겠어?"

 


야 이러다 저 년 듣겠다. 들으라 하지 뭐, 지네 기둥서방한테 꼰지르는지 아닌지 한번 보자. 하지만 그 시선만 사라져 있었을 뿐 어제의 일을 미끼로 또 다른 소문들을 만들어내며 자기들끼리 소근거리는 저 모습들에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냥, 나를 없는 사람 취급해줄 수는 없는건가. 게다가 어제 난생 처음으로 본 그 남자와 자신의 사이를 그렇게 정의 내리는 것은 심히 불쾌한 일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번에도 생각하는 것을 포기했다. 내가 불쾌하다 한들 가서 따질수도 없는 노릇이고 따진다 한들 저 아이들이 예전처럼 다시 돌아가 나를 때릴지 아니면 더 괴롭히게 될지 모르는 일이었다. 기분은 나쁘지만 앞에서 대놓고 모욕을 주는 일과 물리적인 폭력이 사라진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드르륵-

 

 

"다니엘, 조금 이따 잠시 면담 좀 할 수 있을까?"

"네? 아 네."

 


내 자리에 가방을 걸고 가지고 막 폰을 꺼내 노래를 들으려고 하는 순간 담임선생님이 나를 부르셔서 깜짝 놀라 핸드폰을 주머니로 쑤셔 넣었다. 사실 말했다시피 꼴통학교라 딱히 이런 것에 제재는 없지만 워낙에 나를 괴롭히는 아이들 중에 때리는 아이들이 많으니까 혹여 떨어뜨려 망가지는 일이 없게 하려고 하다 생긴 버릇이었다. 그리고 선생님이 교무실로 가있겠다며 조금 이따 내려오라는 말만을 남기고 나가시자 일순간 반 아이들의 시선이 모두 나에게로 몰렸다. 한두번 이런 시선을 받던 것은 아니었지만 몇번을 겪어도 유쾌하게 받아드릴수 있는 기분은 아니었다. 다시 핸드폰을 꺼내 노래목록만 뒤적이다 그냥 늘 듣던 재생목록을 틀었다. 하도 들어서 노래 순서까지 다 외워버린 재생목록이 조금 지루해서 셔플을 해놨는데 오늘의 첫곡은 퍼렐 윌리엄스의 해피였다. 익숙한 시작음, 그리고 익숙한 가사, 익숙한 이 분위기.

 


Because I'm happy
내가 행복하기 때문이야

Clap along if you feel like a room without a roof
지붕없는 방에 있는 느낌이라면 박수쳐~

Because I'm happy
내가 행복하기 때문이야

Clap along if you feel like happiness is the truth
행복이 진실이라고 믿는다면 함께 박수쳐

Because I'm happy
내가 행복하기 때문이야

Clap along if tou know what happiness is you.
너의 행복이 무엇인지 안다면 함께 박수쳐

Because I'm happy
내가 행복하기 때문이야

Clap along if you feel like that's what you wanna do
만일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안다면 함께 박수쳐

 

 

들으면 절로 몸이 들썩일 만큼 신나는 노래에도 나는 비트에 따라 몸을 흔들수 없었다. 가사에서 함께 박수를 치자고 했으나 박수를 칠 수도 없었다. 왜냐하면 나는 행복하지 않으니까. 정확하게는 행복하지 못하니까. 노래는 정말 신나게 행복하자 즐거워지자는 노래였지만 정작 이 노래를 듣는 나는 누구나 느낄 권리가 있는 그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 나쁜 쪽으로 선택받은 사람같았다. 신은 공평하다면서 왜 나에게는 공평하지 못하셨을까. 왜 나를 이렇게 사회에서 인간답게 살 권리조차 없게 만드셨을까. 괜히 재생목록을 셔플로 해놓아서 아침부터 우울해졌다.

 


-

 


"저- 선생님."

"어어- 그래. 다니엘, 여기 편하게 앉아."

"아 네에..."

"선생님이 뭐 큰 문제가 있어서 부른건 아니고, 그냥 학교 생활은 좀 어떻니?"

"아아..."

"다름이 아니라 할머니께서 며칠 전에 전화가 오셔서 우리 다니엘 학교 잘다니냐, 별 일은 없느냐 하고 물어보는데 없다고 대답했지만 생각해보니 선생님이 다니엘하고 이렇게 얘기해본적은 없는거 같아서- 어때, 혹시 힘든 일은 없고?"

"...예 뭐. 반 친구들은.. 모두 착,해서... 잘 대해줘요."

"그래? 괜찮은 것 같아 다행이네. 나는 혹시나 반 친구들이 다니엘을 좀 싫어하진 않을까 해서-"

 


울컥, 속에서 무언가가 치밀어 올랐다. 선생님이 한마디 한마디 할때마다 그 입을 당장 틀어막고 싶었다. 걱정해주는 척, 챙겨주는 척 온갖 척이란 척은 다해대면서 정작 제일 나에 대해 무관심한 사람. 나의 학교 생활은 어떻냐고? 그 질문의 답은 나를 조금만 주의깊게 보았다면 충분히 알 수 있는 답이었다. 있는 듯 없는 듯 죽은 듯이 살고 존재감이 드러날 때는 아이들에게 둘러쌓여 모욕을 당하거나 어른들 앞에선 친하게 지내는 척하며 알랑방구를 뀌다가 어른들이 사라지고 나면 이리저리 맞고 밟히고 걷어차이는 등의 행위를 당하는 나에게 괜찮은 것 같아 다행이라고? 속에서 분노가 차올라 선생님은 보이지 않게 주먹이 꽉 쥐어졌다. 눈 앞에 보이는 모든 물건들로 당장 선생님의 입에 쑤셔넣어 말을 더 이상 꺼낼 수 없게 하고 싶었다.

 

 


"힘든 것 있으면 얘기하고, 선생님이 그러라고 있는거니까-"

"...네."

"그래 그럼 이제 가봐도 되겠다."

"...."

 

 

이제 가보라는 말에 인사도 하지 않고 돌아서서 교무실을 도망치듯 빠져나왔다. 선생님과 얘기를 할 때 흘끔거리던 나를 향한 다른 선생님들의 시선과 싸구려 동정으로 쌓여진 그 위선이 다시금 생각나자 금방이라도 토할 것만 같이 토기가 치밀어 올랐다. 역겨워. 급하게 화장실로 뛰들어가 맨 앞칸의 변기에 대고 헛구역질을 했지만 나오는 것은 없었다. 그럼에도 무언가 답답하게 금방이라도 역류할 것만 같은 이 기분이 찝찝해서 입을 계속 헹구며 거울 속의 나를 보았다.

 


"...."

 


세상 어둠이라는 어둠은 모두 내가 집어삼킨 것 같은 모습이 담기자 얼굴이 더욱 찡그려졌다. 인생에 있어 몇년동안 나누어 먹어야 할 슬픔과 암울을 한번에 밀어넣어서 이렇게 속이 더부룩한 것일까. 그렇다면 나는 과연 몇년치의 불행을 먹은 걸까. 내가 먹은 만큼의 불행을 일찍 겪고나면 그만큼의 미래에는 확실한 행복이 보장되있는 것일까. 끊임없이 던지는 해답이 없을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잇고 늘어졌고 그 끝에는 단 하나의 질문만이 나를 메웠다.

 

 

이 답답한 속을 게워내 줄 나의 빛, 나의 행복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

 

참 정들아, 학원물이랬지 똥꼬발랄한 글이라곤 한적 없다ㅎ

 

 


이런 글은 어떠세요?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1
진짜 와 나아까근에도 첫댓달고온 정인데요ㅠㅠㅠㅠ아 독방에있다존댓말 쓰려니까어색한데요ㅠㅠㅠㅠㅠ 진짜이거 진짜취향 저겨규ㅠㅠㅜㅠㆍ 신알신하고갈게요ㅠㅡㅜㅜㅜ똥꼬발랄이든뭐든 진짜사라ㅇ입니다ㅠㅜㅠ
9년 전
현미
취향저격이라니ㅠㅠㅠㅠ 몸둘바를 모르겠네요ㅠㅠㅠㅠㅠ 신알신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정도 더럽.. the love...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2
와... 완전 좋아요 진짜...ㅠㅠ 쓰러집니다 그냥...
9년 전
독자3
아 대박ㅜㅜㅜㅜ좋아요ㅜㅜㅜㅜㅜ취저탕탕 신알신하고 갈게요ㅜㅜㅜㅜ
9년 전
독자4
똥꼬발랄 ㅋㅋㅋㅋㅋㅋㅋㅋ 2편도 잘 봤어요. 다니엘을 따라다니는 괴롭힘과 추문의 그늘이 에네스라는 강한 빛으로 사라져버렸으면 좋겠어요. 다니엘 화이팅!!! 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5
허어어어어어어어 심쿵 완전 내스탈ㅠㅠㅠㅠ유유어여렅
9년 전
독자6
다녤ㅜㅜㅜㅠㅜㅜ힘내ㅜㅜㅜ학원물 안발랄해도되니까 괜찮아요ㅠㅠㅠㅠ
9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715 1억05.01 21:30
온앤오프 [온앤오프/김효진] 푸르지 않은 청춘 012 퓨후05.05 00:01
      
      
      
전체 인기글 l 안내
5/12 11:46 ~ 5/12 11:48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
팬픽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