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여러분! 저번에 좀 (많이) 이상한 데서 끊겨서 당황한 사람 있니? 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의도한 바였지. 흐흫. 나 진지하다.
;;; 사담을 하려고 하면 말이 산으로 가니 두말 않고 그 다음 이야기라고 해야 되나.
응. 김지원한테 늘상 들어오던 그 말. '끝까지 같이 해요, 는 얼어 죽을' 을 내뱉고 난 다음의 이야기야.
많이 피곤했던 건지, 그냥 귀찮았던 건지, 심통이 난 건지, 이 자식이 글쎄 씻지도 않고 자려는 거야.
그래서 어떻게 했냐고?
"아, 미친놈아. 일어나. 씻고 자, 씻고."
"아아아아아아아. 몰라, 몰라아! 다 귀찮아."
"귀찮은 건 귀찮은 거고 씻고 자라고. 무대 뛰고 팬싸인회까지 뛰고 온 놈이."
"근데 평생이라느니, 끝 까지라느니 그딴 말 좀 안 하면 안 되나? 자주 들으니까 헤퍼. 애초에 진, 아! 아파!"
외마디의 비명이 터져 나왔어. 내가 등짝 스매싱을 날렸거든 ㅎㅎ 아니 그도 그렇지. 너무 얄미운 거야.
한때 연애 감정보다 팬심이 더 컸던 팬 입장으로 되돌아가 들으니까 기분 드럽고 안 배겨?
거기다가 평생같이 가자느니 하는 말은 김지원 지가 먼저 꺼낸 이야기면서.
"씻고 올게."
나한테 맞은 어깨 부근을 살살 매만지며 주섬주섬 옷가지를 챙겨 들고 욕실로 들어가는 김지원의 등짝을 보고 생각했어.
원래 자기를 좋아해 주는 사람이라면 뻑가게 아꼈던 사람이 넌데.
그랬던 네가 이제는 단 한마디의 말로 자신을 좋아한다는 사람들을 볼 때 경멸 어린 눈빛이 스치거나, 인상을 찡그린다거나.
그러고서는 결국은 '그딴 말 웃기잖아.' 로 모든 걸 함축해 버리는 쟤도 참 불쌍하구나, 하고.
실 없는 생각이지ㅋㅋㅋㅋ
"머리 말려줘."
"아! 좀! 새끼야 너 내가! 미친. 옷 안 입어?"
"뭐 어때."
"어떻긴 뭐가 어때! 네 몸 좋은 건 바비 보던 시절부터 알고 있으니까 수건만 덜렁 두르고 돌아다니지 말라고!"
"아씨, 귀찮게."
들고 들어갔던 옷들은 아마 세탁기에 처박아 두려는 목적이었던 건지 수건만 두르고 나온 김지원에게 역정을ㅋㅋㅋㅋㅋ 냈더니
또 옷을 껴 입고 네 앞에 털썩 앉더라. 살살 머리를 닦아 주니까 이건 뭐 개도 아니고 갸르릉거리는 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겁나 갠 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김지원. 자?"
도리질을 치더니 다시 꾸벅꾸벅 졸길래 껴안아서 끙차끙차 침대 위로 같이 기어 올라갔어.
토닥거리면서 재워 놓고 티비를 켰는데 마침 김지원이 바비라는 이름 아래 무대 위에서 공연을 하는 모습이 나오더라.
시선 고정이지ㅋㅋㅋㅋ 가끔 난 김지원 보다 아직 바비가 더 좋은 걸까 생각하기도 해.
"...?"
"..."
"뭐냐. 싸우자는 거냐? 너 미침? 너 드디어 갔냐? 유 황천길?"
"저딴 새끼 보지 마. 넌 나만 봐."
정신 나간 놈. 태양 나만 바라봐는 설레던데 이건 안 설렘 ㅇㅇ 겁나 어이가 없는 거야 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애초에 잘 보고 있던 티비 뚝 끄더니 이건 무슨 개떡같은;; 내 바비님이 ㅠㅠㅠㅠㅠㅠ
같은 사람이긴 하지만 ㅋㅋㅋㅋㅋ
"저건 너 아니냐?"
"저건 바비. 넌 김지원만 봐. 내 안에서 쟤를 보는 건 매스컴이랑 대중으로 족해."
여기서 김지원이 말하는 쟤란 곧, 티비에 나오는 연예인 바비. 아니 눈앞에 있는 이거나 티비에 나오는 저거나 다를 게 뭐람?ㅋㅋㅋㅋㅋㅋ
이렇게나 싫어할 거면서. 솔직히 난 그 뭐 같은 상황에 노래 하나 하겠다고 무대로 돌아간 이 자식이 좀 웃겨 ㅋㅋㅋ
징 하다고나 할까, 역시 불쌍하다고나 할까.
"야, 이리 와. 자자"
김지원이 날 부르길래 냅다 컴퓨터 앞으로 뛰어와서 사진 보정을 시작했어. 그러니까 어깨에 얼굴을 얹고 자기도 같이 보는 거야.
근 일주일간 찍은 사진을 한 장 한 장 보정하는데 무대에 서 있는 얘 표정이 너무 행복해 보여서 또 울컥하더라 ㅋㅋ
머저리 같은 게. 그래도 좋다고 무대에 서 있을 때는 세상을 다 가진 표정이다.
"너 지금 나 미련하다고 생각하고 있지?"
"어, 어? 아니. 그럴 리가!"
이거는 독심술을 하나ㅋㅋㅋ
"매일 보는 얼굴 지겹지도 않아?"
"..."
그 말에는 차마 대답을 못 하겠더라. 무대에 서 있는 너는 마치 다른 사람 같다고. 내가 아는 사람 중에 제일 반짝인다고 어떻게 말해.
노래할 때는 세상을 다 가진 표정이면서 정작 무대에서 내려오면 무대에 섰던 본인에게 한없이 모질게 구는 녀석 앞에서.
내가 이상한 거 아니다 ㅋㅋㅋㅋ 진짜야. 나 2차 진지함.
근 한 시간 정도 하고 나니까 얘가 어깨에서 꾸벅꾸벅 졸길래 그냥 또 침대로 질질 끌고 들어와서 잤다.
.. 근데 아오 진짜 이건 뭐 개도 아니고ㅋㅋㅋㅋㅋㅋ 자꾸 품에 파고들길래 간질간질해서 잠 설치다 잠들었어.
다음에 올 때는 좀 키포인트를 들고올게. 사실 이 자식이랑 있을 때 최근은 그닥 영양가 있는 일이 없어서 끙.
to B continued |
분량을 늘려 오겠다고 했는데 마음처럼 잘 되지를 않네요 ㅠㅅㅠ 소재가 신박하다고 해 주시는 분들 계신데 사실 흔하디 흔한 소재라는, 흑흑. 어떻게 풀어 나갈지의 문제겠지만 열심히 힘내서 써보겠습니다! 사실 아직 안 알려드리고 꽁꽁 숨겨두고 있는게 있어서 알쏭달쏭 하실 거예요. 곧 나올테니까 에이씨, 뭐야! 나! 짜증나! 이러지 마시고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ㅠㅅㅠ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또 댓글 써주시는 분들 다 너무 감사하고 감사합니다! |